소설리스트

음유시인 현대로 귀환하다-106화 (106/357)

106화

“가보겠습니다. 선배님들.”

“.......”

철컥!

쿵!

도경과 차도한이 나간 트리니스타 대기실.

그곳에 남겨진 멤버들의 묘한 침묵이 대기실 안에서 흐르기 시작했다.

“...씨발!!!”

콰앙!

우당탕탕!

도경이 나가고 좀 지나자 사람 좋은 모습만 보였던 최승환이 침묵을 깨며 자신이 들고 있던 음료수 캔을 책상 위로 집어 던졌다.

“어이쿠...! 새끼 결국 성격 나오네.”

“.......”

이에 팀 내에서 제일 맏형인 한준우는 조소 지으며 최승환을 바라보았고 막내인 김강운은 자신의 발위로 떨어진 캔을 바라보았다.

“건방진 자식!”

“하하하. 왜? 나는 재밌던데 너 그때 표정관리 못 하더라?”

“이익! 시끄러워.”

“뭐래? 뒤지고 싶냐. 너 때문에 같잖은 연기도 해줬는데 한 마디도 못한 네가 병신이지.”

“제길!”

콰앙!

근처에 있는 쓰레기통을 걷어찬 최승환은 한참을 씩씩거리다 조금 전 대화를 떠올리며 이를 갈았다.

(저도 정말 일이 왜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더라고요. 듣자 하니 팬분들의 투표 때문에 정진석 PD님이 저를 뽑았다 들었는데 트리니타스 팬분들을 원망을 해야 할지 아니면 고마워해야 할지... 저로서는 정말 죄송할 따름이에요. 그러니 선배님 이름에 결례 안 되게 열심히 활동하겠습니다. 불편을 드리게 된 것 같은데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좀 있다 촬영에 뵀겠습니다.)

‘그 새끼...!’

미안하다는 식으로 말했지만, 도경이 말한 말의 뜻은 딱 하나였다.

[원망할 거면 네 멍청한 팬을 원망해라.]

“분명 비웃었어.”

어찌 되었든 방송을 하겠다는 의사를 표현한 것이었다.

최승준은 도경이 자신에 대해서 죄책감을 가지거나 미안함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자신을 마지막으로 보며 지나쳤던 잠깐의 순간 그의 입가에 묘한 미소가 서려 있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아이돌 여자애들을 부담 없이 만날 수 있는 곳이었는데 저 새끼 때문에...!’

일자리를 두고 빼앗고 빼앗기는 현상이 비일비재 일어나는 연예계에서 단순히 케이블방송 하나 못했다고 화를 내는 최승환이 조금은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알고 보니 다른 이유 때문에 화를 내는 것이었다.

사실 여자를 매우 밝히는 성격인 최승환.

그에게 있어 연예계는 그야말로 보물 천지나 다름없는 곳이었는데 그중에서 세상 물정 잘 모르고 젊고 탄탄한 어린애들로 이루어진 여자 아이돌은 그에게 있어 군침이 흐르는 곳이였다.

하지만 최승환이 한국에 데뷔해 활동한 지 갓 1년.

최승환이 한국 연예계에서 수작을 부리기에는 아직 인맥이라던가. 만남의 기회 같은 것들이 많이 모자랐는데 마침 그것을 채울 수 있는 프로그램이 [아이돌 현장]이 나타난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든 그 방송의 MC자리를 노린 거였는데 그것을 도경이란 놈이 나타나 자신의 것을 낚아챈 것이다.

‘씨발! 오늘 촬영에서 어떻게든 조진다.’

쓰레기 같은 이유였지만, 최승환에게 있어 도경을 미워하는데 그만한 이유가 없었다.

“형.”

“응? 강운아 왜?”

흠칫

‘뭐, 뭐야? 저 새끼가 왜?’

최승환이 오늘 촬영에 도경을 작살내기로 벼르고 있을 때. 어디선가 조용한 소리가 들려왔다.

“화내시는 건 좋은데 말이에요...”

“어...”

도경에게 화냈을 때와 달리 정말로 아무런 높낮이가 없는 음성.

마치 로봇이 말하는 것처럼 삭막하기 그지없는 트리니타스 막내 김강운의 목소리에 최승환의 얼굴에서 당황한 표정이 떠올랐다.

뭔가 이상한 상황이었다.

막내를 대하는 형의 태도치고는 최승환이 너무나 움츠린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제 신발이 젖었잖아요.”

“아...! 이런 미안하다 강운아. 하필 그게 왜 그쪽으로...”

그 말대로 좀 전에 던진 최승환의 음료수 캔이 김강운의 신발 위로 떨어져 김강운의 흰 운동화를 푸르게 물들였다.

“닦아 주세요.”

“으, 응? 그것보다는 스타일리스트를 부르자. 닦아도 안 지워질 것 같은데 새 신발을..”

“닦아요.”

“......”

정말로 작은 목소리. 하지만 그 말에 최승환이 아무 말도 못하고 김강운을 바라보다가 이내 그의 운동화를 바라보았다.

“형 옷으로요.”

아무런 감정도 들어있지 않은 존댓말.

21살의 동생의 말에 23살의 형의 얼굴이 붉히는 순간이었다.

--

“잘 하셨습니다.”

“응? 왜 안 어울리게 칭찬이에요?”

“아까 그 상황 말입니다. 당황하지 않고 잘 대처하시더군요.”

“뭐, 별것도 아닌 건데 창피하게 그러지 마세요.”

“아닙니다. 정말 군더더기 없이 잘 대처하셨습니다.”

“살다 보니 별걸로 칭찬을 받네요.”

긁적긁적.

도경은 낯부끄러움에 자신의 볼을 긁적이지만 차도한은 아까 전 도경의 처한 상황을 떠올리며 고개를 저었다.

연예계라는 곳. 명분 싸움이 중요하다.

만약 그 상황에서 도경이 화를 내서 싸움을 벌이거나 또 그 자리에서 미안함에서 무작정 사과를 하였다면 무언가를 요구하거나 빌미를 주는 상황이 돼 피곤한 상황이 만들어 질 수 있었다.

하지만 도경은 예의를 잊지 않는 와중에도 그들의 팬과 정진석PD의 이름을 거론해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정말 별것도 아니지만 말 한마디에 망하고 뜨는 연예계에서 도경의 대처는 칭찬받아 마땅했다.

‘생각한 것보다 마냥 맹탕은 아니라는 건가...가 아니라! 지금 뭐하는!?’

“도경 씨 잠깐 지금 뭐하시는...!”

철컥!

“야! 오빠 오셨다.”

“꺄악!”

도경에 대해서 평가를 재조정 하던 와중 차도한은 경악한 얼굴로 도경을 바라보았다.

그도 그럴 것이 도경이 연예계 선배의 문을 노크도 없이 문을 벌컥 열고 들어갔기 때문이다.

분명 아까 전에는 예의란 예의는 다 지키던 도경이었는데 지금의 행동은 무례하기 그지없었다. 게다가 도경이 들어간 곳은 여성 게스트가 있는 대기실.

좀 전 말한 것처럼 연예계는 명분이 중요한 곳. 지금의 행동은 매우 위험한 것이었다.

“죄송합니다! 아직 신인이라 잘 몰라 실수했습니다. 아이님.”

“아, 얘는 괜찮아요. 매니저님.”

“네 그게 무슨...?”

“오빠 내가 안 괜찮거든요?”

‘오빠?’

자신은 지금 깜짝 놀라 가슴이 벌렁거리는데 이 무슨 태평한 소리란 말인가.

차도한은 도경을 향해 눈살을 찌푸리며 그에게 뭐라 한소리 하려 했지만, 앞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눈을 휘둥그레 할 수밖에 없었다.

“하하하! 오랜만이다 지원아. 깜짝 놀래켜 주려고 했지.”

“참나. 진짜 다른 사람이었으면 진짜 경을 칠 일이에요. 알아요?”

“그건 그렇고 너 소희한테 내 엽기동영상 줬더라?”

“음.....”

“그거 약속 위반 아닌가? 그렇다면...”

“헤헤헤. 오랜만에 봤는데 되게 반가워요 오빠. 얼른 이리 와서 앉으세요. 참! 팬분들이 선물로 마카롱 줬는데 먹을래요? 맛있어요.”

도경과 친해 보이는 여성을 바라보며 차도한이 조금은 놀란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아이님과 아시는 사이입니까?”

“아, 조금...?”

“조금 이라뇨! 듣는 사람 서운하게...!”

“그러게 누가 그 영상을 소희한테 주래?”

훽.

“마카롱이 어디 있더라...? 아, 여기 있다. 맛있게 드세요 오빠.”

자신에게 건네는 마카롱을 받아들인 도경은 피식 웃으며 한입 베어 물었다.

“됐어 내가 애야? 못 본 사이에 성격이 능글맞게 바뀌었네.”

“헤헤헤.”

“요즘 잘 나간다 들었다.”

“그럼요. 요즘 [I] 이지원 하면 음색 깡패로 나는 새도 떨어트린다고 하죠!”

“헐... 요즘 내 주변사람들 이상해진 것 같아.”

이지원의 말에 도경은 짜게 식은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고 그의 표정에 이지원은 박장대소했다.

“오빠도 참 지금 다들 잘 나가잖아요. 지금 우리 은하수멤버들 보고 황금 인맥이라고 한다니까요.”

“애송이들 주제에...!”

“왜요? 우리 후배님 많이 서운하셔요? 깔깔깔.”

“하지 마라. 후배는 개뿔. 너 근데 성격 원래 이랬냐? 조금 하이 한데?”

“그래요? 뭐, 오빠 없는 새에 여러 가지 일이 있었으니까요.”

부잣집 아가씨처럼 새침데기 모습은 어디로 가고 많이도 털털해진 모습에 도경은 조금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건 그렇고 오빠.”

“응?”

“요즘 제가 작곡한 노래가 있는데...”

“선배님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잠시 뒤 촬영에 뵀겠습니다.”

그녀의 말을 듣자마자 도경은 먹고 있던 마카롱을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나 대기실에 밖으로 나가려 했다.

덥석!

“아잉. 오빠 그러지 말고”

“이젠 애교까지 부리네. 그건 아니다 지원아. 외국에서 그러면 모지리 취급 받는다.”

“쳇. 그냥 들어보기만 하라니까요. 이번 노래 진짜 좋다니까요. 진짜, 진짜. 진짜! 듣기만 해보라니까요?”

“...듣기만 한다.”

“헤헤. 이리 와요.”

이지원의 옆자리에 앉은 도경은 그녀가 건네는 한쪽 이어폰을 받아들여 자신의 한쪽 귀에 꽂았다.

“자 틀어봐. 어디 얼마나 좋은지 들어보자.”

“기대하시라!”

“진짜 성격 많이 바뀌었네.”

“헤헤헤.”

‘두 사람 사이가 보통이 아닌 것으로 보이는데 뭐지?’

“저 사람이 그, 도경씨구나. 의외로 평범해 보이네.”

두 사람은 웃다가 이내 이어폰에 노랫소리가 흘러나오자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음악을 감상하기 시작했다. 이를 멀리서 지켜보던 차도한은 알 수 없는 눈빛으로 보고 있을 때.

옆에 누군가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려 그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말았다.

“그 도경씨요?”

“아... 도경씨 매니저님이시군요. 저는 아이[I] 이지원의 매니저 박태현이라 합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네. 저는 차도한이라 합니다. 여기 제 명함입니다.”

도경과 지원 매니저인 두 사람은 서로의 연락처가 적힌 명함을 교환하며 인사를 나누었고 이때를 틈타 차도한은 궁금한 점을 그에게 물었다.

“저기 도경 씨와 아이[I]씨는 어떤 관계입니까? 매우 친해 보이던데 저는 듣지 못했거든요.”

“아 그래요? 저도 도경씨에 대해 잘 모르지만 확실하게 아는 건. 저 사람이 우리 지원이가 많이 존경하는 아티스트는 거예요.”

“네? 도경씨가요?”

“그럼요. 지원이가 앨범 작업하다 막히면 회사 내 작곡가보다 먼저 찾는 사람이 저기 도경 씨인데요. 그래서 그럴까요? 처음 보는데 낯설지가 않네요. 하하하.”

“그런...”

현재 솔로 여성 가수로 데뷔해 20대의 젊은 나이에 국민 여동생과 실력을 인정받은 싱어송라이터인 [I]가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 저기에 있는 도경이라니 쉽게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 정도였나?’

산전수전 겪어 별로 놀라지 않는 성격인데 도경과 있으면 자꾸만 놀라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연예계에 데뷔하자마자 신인인데 예능 고정 MC를 맡고 이제는 [I]가 존경하는 아티스트가 앨범 하나 없는 도경이란다.

매니저 시절 초기에 많은 신인들을 맡아봤지만 저런 신인은 단연컨대 도경이 처음인 차도한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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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지나 드디어 촬영시간이 다가왔다.

[요즘 봄기운에 기분들 싱숭생숭하시죠.

외로움에 잠이 오지 않는다고요? 그럴 땐 라수를 보세요.]

부드럽고 차분한 오프닝 멘트의 주인 김국신의 목소리가 스튜디오에 울려 퍼지고 뒤를 이어받아 다른 MC들도 라수의 분위기를 잡아간다.

[시청자들에게 깨알 재미를 선사하는 유잼무노잼! 윤종진이 있습니다.]

[게스트를 무섭게도 하지만 희망을 주기도 하죠. 저 사연 판도라 김구한도 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국방의 의무를 떠나기 전. 라수의 의무를 다하는 저 규영도 있습니다. 충성! 저 잊으시면 안되용~]

오프닝 멘트가 끝나고 MC들끼리 자신들의 오프닝 멘트에 서로가 품평을 하며 서로 헐뜯기 시작한다.

“에이 너도 나이가 몇인데 그런 애교를 부려? 그러지 마라 그러다 너 군대 가서 몰매 맞어.”

“알겠지 말입니다.”

“참 나... 군대도 안 간 놈이 맨날 군대 코스프레야. 다들 군대 가는 건데 너희들은 생색이 너무 심해.”

“충성!”

“...너 요즘 이상하다 무 논리로 대답을 하네.”

“넵 충성!”

“...”

두 사람의 앙숙다운 모습이 익숙하게 하지만 언제 봐도 웃긴 모습 김구한 옆에있던 윤종진이 구한을 가리키며 웃음을 터트렸다.

“푸하하하. 이젠 구한이 말은 규영이가 듣지도 않는다. 하긴 말이 말다워야 알아듣지.”

“뭐...!? 그럼 형도 말도 안 되는 소리 했잖아. 유잼 무노잼? 유노잼 무잼을 잘못 말한 거지?”

발끈.

“너는 판도라 상자가 아니라 그냥 재앙이야! 희망을 줘? 입에서 똥만 뱉으면서 진짜 뻔뻔하게 말이야.”

“똥? 에이! 이봐요. 내가 얼마나 많이들 고인 될 뻔한 사람들을 살렸는데 다들 고맙다고 문자도 오고 그랬어. 알기나 해?”

“야! 그건 몇 명이잖아 대신에 네 연락처 지운 사람은 수두룩이 많아. 너만 나오면 채널을 돌린다는 소리가 있어.”

“뭐라고? 누구? 누군데 이름 대봐 누구야?”

“너라면 말해? 하여튼 그런 사람들 있으니까! 많이 반성하고 자숙해.”

“크흠...”

게스트 들이 기다리든 말든 자기들 끼리 물고 뜯기 바쁜 MC들을 바라보며 자리에 조용히 상황을 보고 있던 김국신이 상황을 정리해 나간다.

“자자. 이젠 시작해야지.”

[자 지금부터 웃음폭탄을 시원하게 날려드릴! 고품격 방송 우리는...!]

“라디오 수다!!!!”

방송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오프닝 멘트가 끝나고 MC들이 게스트들에 대해서 설명을 하기 시작한다.

라디오 수다는 한 가지 컨셉을 잡아 게스트 특집을 구성하는데 오늘은 자신만만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여러분 오늘은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오늘은 듣보잡 한 분만 빼면 아주 핫한 게스트들이에요.”

“야 진짜 구한이 너 너무한다. 아무리 신인이라고 하지 듣보잡이라니. 그래도 전에 한끝발 날리던 얘였어.”

“뭐? 그럼 뭐라고 얘기해? 3년전에 유명해던 사람이라고 소개해?”

“그냥 신인이라고 해. 꼭 말을 그렇게 모질게 해야하나?”

“허 참. 그래서 형이 안 되는 거야. 이봐요! 그렇게 얘기하면 시청자들이 쟤한테 시선하나 줄 거 같아요? 이렇게 자극을 줘야. 시청자들도 관심도 가지고 카메라도 샷도 한 번 받지. 사람 깊은 마음도 모르고 말이야. 참 몇 년을 방송하는데 갑갑하네. 갑갑해!”

“그래? 그래 알았다. 듣보잡아!”

“...”

“왜? 형 내 마음에 감동 먹었어?”

“자 게스트들 이젠 모시죠.”

깐족거리는 윤종진에 꼴 보기 싫은 구한은 대본에 시선을 주며 그를 무시하고는 퉁명스럽게 방송을 진행해 나아갔다.

욕이 턱밑까지 올라왔지만 참고 있는 것이다.

[그렇습니다. 게스트를 모셔야겠죠. 이번 게스트들의 특집기획은 엄청난 실력에 독특한 길을 걷는 ‘천재형 괴짜’ 특집 게스트들입니다. 자리에 나와 주세요!]

근 1시간에 가까운 오랜 기다림.

지루한 표정을 짓고 있던 게스트들은 표정을 관리하고 자리에 일어나 세트장의 문을 열고 몸을 들이밀며 마련된 자리에 앉기 시작한다.

“반갑습니다.”

[트리니타스], [I]의 이지원. 그리고 듣보잡이라 들었던 도경은 자리에 앉아 MC들과 인사를 나누기 시작한다.

‘묘하네...’

겉으로는 화목한 분위기가 흘렀지만, 묘한 긴장감과 신경전이 도는 공기에 김국신은 눈빛을 빛내며 게스트들을 바라보기 시작한다.

“자, 시청자들 분께 자기소개 해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게스트까지 포함해서 본격적으로 방송의 시작을 알리는 그만의 신호에 게스트들이 자세를 잡기 시작한다.

‘듣보잡이라...’

나오기 앞서 게스트들의 간략한 소개를 읽었던 MC들이 소개에 담아두었던 세 글자.

신인이라 어쩔 수 없다. 알면서도 가슴에 불길이 솟아오른다.

번뜩.

‘자 한번 가봅시다!’

독하고 모질기로 소문난 방송 [라디오 수다.]

과연 거기서 도경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 기대가 되는 상황이었다.

(다음 화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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