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8화
와아아아!
자신보다 큰 3명을 뚫고 리바운드를 해낸 도경을 향해서 환호성이 쏟아졌지만 정작 당사자인 도경은 인상을 찌푸렸다.
“아니 대체 패스받아줄 사람이 어디 있냐고?”
철퍽철퍽!
퉁퉁!
리바운드 때 난입했던 상대 팀의 스몰포워드 멤버는 도경이 공을 잡자마자 벌써 자신이 마크할 대상으로 돌아가 있었는데 정작 자신의 팀 멤버는 자기들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었다.
“도경아 여기!”
뿌득.
“아, 진짜 늦잖아요.”
휙!
두 명의 흑인에게 둘러싸여 이리저리 몸싸움을 벌이던 도경은 틈을 내 목소리가 들려오는 쪽으로 서둘러 공을 건네었다.
공을 건네받은 박진용은 공을 몰며 팀 멤버의 가드의 역할을 맡고 있는 배우 출신인 서지한에게 공을 넘기었다.
타다다닥!
“바짝 얼어있네...! 존형 스크린 안 걸어 주고 뭐해요?”
움찔.
“으응...!”
“안 돼. 이거 상대가 아예 안 되네...”
빠르게 달려가 상대팀의 골대 아래로 향하는 도경은 자신의 팀원에게 소리쳤다.
몸싸움 자체가 안 되면 스피드로 승부해야하는데 불행이도 스피드도 딸리는 멤버들을 보며 도경은 갑갑하기 이를 데 없었기 때문이다.
힘과 스피드가 밀린다면 조직력에서도 앞서야 하는데 다들 심리적으로 많이 위축되어 있어 제정신들이 아닌 상태였다.
계속해서 늦어지는 반응에 예체능팀 멤버들의 발목이 잡힌다.
22대 13.
9점 차의 점수 차.
분명 자신은 리바운드를 잡아주고 센터로서 2, 3인분을 하는데 왜 득점력에서 이리도 밀리는지 짜증이 밀려오기 시작한다.
“형들 쫄지말고 과감하게 슛하라고요.”
“으응!”
휙!
“아니, 그렇다고 말 듣자마자 준비도 안 하고 막 쏘지는 말아야죠!”
‘하... 씨바.’
딱 봐도 링에 닿지 않을 짧은 공의 궤도에 도경은 서둘러 공을 받으러 가려 했지만, 앞에 센터 그 옆에는 파워포워드 때문에 진로가 막혀 나아가지 못했다.
턱!
“헤헤 나이스 패스.”
퉁퉁퉁!
도경이 막혀있는 틈을 이용해 상대팀의 스몰포워드가 공을 유유히 받아 공을 받아 저 멀리 달려가고 있는 자신의 팀원을 발견하고는 공을 빠르게 패스한다.
“하...”
완전한 노마크 상태로 달려가는 상태팀의 가드를 보며 어이가 없을 뿐이었다.
휙!
철썩!
“.......”
빠른 속공과 동시에 1초도 안 되어 골이 터졌고 도경은 허무한 표정으로 팀원들을 바라보다 제일 문제점인 멤버를 보며 소리 질렀다.
“존형!”
“으응?”
“후우...! 아니에요.”
계속해서 자신을 보호 못 해주는 파워 포워드의 존재에 결국 도경의 뚜껑이 열리려 했지만, 넋 나간 그의 표정을 보고는 이내 관두었다.
“미치겠네...”
처음에는 이러지 않았었다.
도경의 빠른 선공 그리고 연습한 대로 스피드를 이용한 속공에 초반은 서로 팽팽한 상황으로 흘러갔지만, 이를 지켜보고 있던 상대 팀의 감독이 빅맨들을 투입하면서 상황은 틀어지기 시작하였다.
게다가 골 밑에 도경을 상대로 2명을 밀착 마크시켰는데 덕분에 골 밑은 도경 외에는 아무도 들어 올 수 없었다.
“똑같이 팔다리 달린 사람인데 왜 이리 쫄아있어...?”
자신에게 2명이 마크가 들어 온 만큼 그를 적극 이용해야 하는데 이도 저도 아닌 자신의 팀원의 플레이에 도경이 의욕이 빠지려 할 정도였다.
삐익!
[타임아웃!]
이를 눈치챘는지 예능팀 감독 정용이 타임아웃을 신청에 모두들 기진맥진하는 모습을 보이며 자신들의 벤치로 돌아간다.
그중 도경이 제일 마지막으로 돌아가는 와중에 도경을 마크를 맡았던 상대팀의 센터와 포워드가 조소어린 미소를 지으며 도경의 신경을 건드렸다.
“쿡쿡! 안됐네. 빨강머리.”
“조그마한 게 애는 쓰지만 역시 우리한테는 안 되지 꼬맹아! 하하하!”
툭툭! 슥!
“허, 이게 돌았나!?”
짜악!
“뒈지고 싶냐?”
자신의 어깨를 툭툭치고는 머리를 향해 내뻗는 상대방의 손길에 도경이 인상을 쓰며 그의 손을 강하게 후려쳤다.
감히 자신의 멀리를 애처럼 쓰다듬으려 하다니 어이가 없다 못해 열받는 행동이었다.
경기 중에 이죽거리는 거야 어느 정도 이해는 해도 지금처럼 모욕을 주는 행동은 그냥 넘길 도경이 아니었다.
찌리릿!
“악! 이 빨간 원숭이 새끼가!?”
“누런 놈이 건방지게? 팬케이크 같은 얼굴 아예 반죽으로 만들어 줄까?”
“해봐 머저리들아.”
“이 새끼가...”
도경의 매서운 손길에 그는 험악하게 얼굴을 구기며 동양인 비하와 욕설을 내뱉으며 도경을 노려보았지만. 오히려 그게 더욱 도경의 성질을 긁고 말았다.
“뭘 꼬나보냐? 덩치만 큰 깜둥이 새끼야!”
“뭐, 뭐라고?”
“깜둥이라 했다. 새끼야! Cink에게 깜둥이라 욕 들으니까 어떠냐? 기분 좋지?”
“이 새끼가! 뒤지고 싶어?”
덥석!
차별에는 차별로 대처하는 도경은 흑인에게 해선 안 되는 단어를 맛깔나게 퍼부었고 이를 들은 두 흑인들은 흥분하며 도경의 멱살을 붙잡았다.
“도경아!”
“알! 잭슨! 그만두지 못해!?”
“코치님. 이 동양인 새끼가 우리보고 깜둥이라고 했다고...!”
“뭐!?”
갑작스럽게 벌어진 흉학한 분위기에 양쪽 팀 진영의 관계자들이 나섰지만 이내 알이라 불렸던 흑인이 외치는 말에 모두의 분위기가 싸늘하게 얼어붙었다.
인종차별이 심한문제로 여겨지는 미국에서 흑인에게 면전에 대고 비하 발언을 쓰는 것은 매우 위험한 행동이었기 때문이다.
“지랄하고 자빠졌네...!”
“뭐!?”
휘익!
“아아악!”
쿵!
도경은 코웃음 치며 그들의 잭슨이라 불리는 거한의 손을 붙잡아 손목을 꺾은 후 팔을 비틀었다.
“잘못은 네놈이 먼저 했고 비하 발언도 네가 먼저 했잖아. 나는 받은 대로 돌려 준건데 뭐가 불만이야? 그렇게 차별받기 싫으면 너희들부터 차별하지 말아야지. 안 그래?”
꾸우욱!
“아아악!”
“도경아 대체 너 왜 그래!?”
“잭슨한테 무슨 짓이야? 당장 그거 그 손 못나?”
“쯧!”
투욱!
“크으윽!”
때린 것도 아니고 단순히 제압한 건데 크게 호들갑을 떠는 주변 반응에 도경은 혀를 차며 잭슨의 꺾은 팔을 놔주었다.
카메라가 돌지 않았다면 어깨 하나 친히 빼줬을 텐데 조금 아쉬웠다.
“이 새끼가!”
부우웅!
“잭슨!”
“도경아!”
자신이 동료가 보는 앞에서 저 작은 동양인에게 수모를 당한 것에 분을 참지 못한 잭슨은 벌떡 일어나 거대한 주먹을 도경에게 휘둘렀다.
갑작스러운 폭력에 모두가 놀랐지만 도경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움직였다.
스륵!
부우웅!
“어!?”
휘청.
주먹에 맞아야 할 상대는 어디론가 사라져 있는 상황에 잭슨은 당황하며 허공에 크게 주먹을 휘둘렀고 덕분에 잭슨은 자신의 힘을 이기지 못하고 균형을 크게 잃었다.
“그딴 둔해 빠진 주먹으로 누굴 때리려고?”
“!?”
퍽!
휘청.
“윽!”
어느새 잭슨의 뒤를 선점한 도경은 그의 오금을 툭 하고 끊어 찼다.
털썩!
덕분에 이미 균형을 잃고 있었던 잭슨의 육신은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픽하고 무릎을 꿇고 말았다.
“.......”
그 상황에 모두가 놀란 눈으로 도경을 보았다.
강하게 찬 것도 아니고 툭 건드리듯 걷어찼을 뿐인데 저 거한이 자연스럽게 바닥에 무릎을 꿇은 모습은 믿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들의 놀란 시선을 마주한 도경은 그들을 향해 비웃음을 지으며 그들의 자존심을 긁기 시작했다.
어차피 여기까지 온 이상 사이가 좋아지는 것은 바보같은 짓이다.
“어이! 불만 있으면 너희들이 자신 있는 농구로 덤벼. 너희들이 신고 있는 조던화는 장식이냐? 조던이 울거라고?”
발끈!
“저게...!”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는 도경의 말을 알아들은 박진용과 존의 안색은 창백해지고 도경의 말을 들은 피닉스 농구팀 멤버들의 얼굴에 노기가 섞였다.
잠깐 흥분한 잭슨이 너무하다 생각했는데 이내 자신들의 우상을 건드리는 도경의 도발은 쉬이 넘기기 힘들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노려보면 누가 쫄 줄 아냐? 흥!”
그들이 열 받든 말든 도경은 자신의 말만 하고는 자기 팀원들이 있는 벤치로 걸어갔고 이를 뒤에서 지켜보던 피닉스 멤버들은 도경을 향해 이를 갈았다.
“저 동양 놈 겁도 없이 감히...!”
“성냥개비 같은 녀석 주제에 어디 부러지고 싶은 건가?”
“카메라 있든 말든 반 죽여버릴 테야.”
빠드득
이미 흥분이 극에 달은 피닉스 멤버들은 한마음 한뜻으로 도경을 향해 불타오르고 있을 때 도경의 진영에서는 도경이 벌인 일 때문에 심각한 분위기가 되었다.
“도경아! 너 이게 대체 무슨 짓이야? 카메라도 돌고 있는데 제정신이야?”
“그래 도경아 너무 심했어. 흑인들한테 피부색으로 비하하면 큰일이라고! 너도 여행 다니면서 알 거 아니야?”
탁!
“.......”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미국에 오래 산 경험이 있는 박진용과 존이 도경을 나무라자 도경이 흐르는 땀을 닦은 수건을 바닥에 거칠게 던지며 둘을 노려보았다.
“도경이 너 이게 뭐 하는 짓이...”
“아... 진짜 어이없네...!”
“뭐?”
“아니! 저놈들은 욕해도 되고 우리는 안 된다고요? 무슨 흑인들만 특별하게 노예 생활하고 차별받았어요? 왜 우리만 저 녀석들을 신경 써줘요? 먼저 건드린 것도 저 녀석들이고 인종 비하 한 것도 저 녀석들인데 받은 거 똑같이 돌려줬는데 도대체 뭐가 문젠데요? 그리고 무시 받고 처 발리고 있는 건 우린데 지금 재들 신경 쓸 여유가 있다니 다들 분하지도 않아요?”
도경이 분노한 목소리에 모두가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그의 말 따라 시합하는 내내 자신들을 업신여기고 무시했던 상대방의 태도는 모두가 느끼고 있던 것이었다.
“도경아 그래도 상대가 잘못된 행동을 했다고 우리까지 똑같은 사람이 될 수 없잖니. 이번에는 네가 조금 지나쳤다.”
모두가 침음성에 잠겨 있을 때 팀원 중에 성숙하고 성격 좋은 서지한이 도경의 행동을 지적했다.
팀원들 중에 제일 막내인 도경의 언사가 조금 지나치다 생각했기 때문이다.
“형...”
“그래 도경아 말해 봐.”
“왜 그러면 안 되는데요?”
“응?”
“저는 중도 아니고 선비도 아니고 인격 수양을 하는 훌륭한 사람이 아니에요. 그저 평범한 사람이에요. 욕먹으면 화도 내고 게임에 지는 것도 끔찍이 싫어하는 평범한 사람이라고요.”
그 서슬 퍼런 말에 서지한이 움찔거렸다. 도경의 살기등등한 기세에 자신도 모르게 본능적으로 움츠린 것이다.
도경은 팀원들 모두를 노려보며 나지막이 말했다.
“적당이 나쁘면 안돼요? 왜 사람이 꼭 착해야 하는데요? 욕먹어도 아무 말 못 하고, 무시당하면 자기 실력이나 탓하면서 기나 죽고, 상대가 화내면 반성부터 하고 꼭 그렇게 살아야 해요?”
푸욱.
도경의 말 하나하나가 비수를 품은 말들이었다.
그가 내뱉은 말들이 묘하게 자신들의 상황에 겹치기 시작한다.
무시를 당하면서도 상대방의 실력에 기죽어 자신의 실력을 탓하며 시합하는 내내 스스로 적극적이지 못했다.
도경이 멱살 잡혔을 때 상대 팀처럼 적극적으로 화를 내며 달려들지 못하고 뒤에서 사태나 살피며 걱정이나 하고 있었다.
뒤늦게 자신들의 행동을 바라본 팀원들은 갑자기 도경을 보는 것이 낯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스윽.
“도경이 말이 맞다.”
“!?”
“원동이 형님...?”
모두의 맏형이자 예체능에 대들보인 강원동이 자리에서 일어나 도경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는 팀원들을 향해 노려보았다.
“니들 지금 뭐 하는 긴데? 창피한 줄 알아라.”
“네?”
“저놈들이 우리 막내 멱살 잡고 주먹까지 휘둘렀는데 걱정하고 화를내지 못할망정 잘잘못을 따지고 앉았나!?”
카메라가 돌고 있는데 보기 드물게 강원동의 오버하는 캐릭터가 아니라 평상시의 강원동이 모두를 향해 나지막이 질책했다.
갑작스러운 호된 질책에 도경 빼고 모두가 당황하기 시작한다.
“그게...”
“마! 씨그럽다. 너희가 내보다 농구는 잘해도 정신은 글러 먹었어!”
“......”
“네들 개인만 생각하지 마라! 우리 여기서 착한 사람 되려고 온 게 아니라 이기려고 온 거다! 시청자들이 보고 있는 거다. 그런데 왜 내 눈에는 이기려는 놈이 우리 막내 빼고 없노?”
“......”
강원동의 말에 모두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 말대로 이기고 싶은 투지를 보이고있는 사람은 생각해 보니 도경이 밖에 없었다.
“강원동씨...”
“아... 제가 너무 나섰습니다. 죄송합니다. 감독님.”
맏형의 호된 질책에 분위기가 싸하게 가라앉을 때 조용히 있던 정용감독이 상황을 정리하기 강원동을 불렀다.
“하하하! 아네요. 원동씨. 내가 해주고 싶었던 말을 그대로 해줬어. 다만 시간이 없어서 말이야.”
“아...”
“모두들 강원동 씨. 말대로 우리는 여기 이기려고 온 겁니다. 이기기 힘든 상대인 거 압니다. 모두들 알고 오지 않았습니까. 대등하게 실력을 겨루거나 잘하려고 했으면 미국에 안 오고 비슷하거나 약한 팀을 골랐겠죠. 안 그렇습니까?”
끄덕.
감독의 말에 예체능팀이 표정을 굳히고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가 여태까지 붙었던 팀 중에 쉬운 팀이 있었나요?”
“아니요...”
“그럼 지금하고 그때랑 뭐가 다른가요? 분명 어려운 건 다른 게 없는데 왜 평상시와 달리 기가 죽어있나요?”
“......”
유구무언. 예체능팀은 정용감독의 물음에 할 말이 없었다.
자신들이 이미 시합을 하기도 전에 정신적으로 이미 패배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만 했다.
“다들 깨달은 것 같으니 긴말 안 하겠습니다. 자! 이제 제대로 경기 해봅시다. 원동 씨!”
“네?”
“몸 풀고 있으세요.”
“네!? 감독님 그 말은...!”
끄덕.
“그래요 이번 판에 원동 씨 힘이 필요해요.”
“아.......”
갑작스러운 자신의 출전 소식에 강원동의 표정이 묘하게 바뀌었지만 정용감독은 그런 그를 보며 그저 웃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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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익!]
서로 간의 작전 시간이 끝나고 아까 멈추었던 그대로 예체능의 팀이 공격권을 가진 상태로 경기가 시작되었다.
퉁퉁퉁!
천천히 볼을 돌리며 앞으로 미국팀을 향해 나아가는 예체능팀.
좀 전과는 달리 차분한 느낌에 미국팀원들은 예체능팀을 향해 의아한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응? 뭐지 뭐가 좀 바뀐 것 같은데?”
“저기 흰 놈이 나가고 저 돼지 놈 하나가 들어왔는데? 힘 좀 꽤 쓰게 생겼는걸?”
“크큭! 그래 봤자 야. 아까 워밍업 때 뛰는 거 보니까 느려 터졌던데 그 속도로는 우리 옷깃도 스치지도 못할걸? 하하하.”
퉁퉁퉁.
분명 비웃는 태도가 여실히 느껴지는데도 예체능팀은 동요하지 않고 미국 팀과의 거리를 천천히 좁혀 왔다.
‘이것 봐라? 뭐가 좀 다른데?’
“어이! 다들 방심...!”
퉁!
타다닥!
미국팀 피닉스 감독은 예체능팀에게서 무언가 다른 느낌을 받고는 주의를 주려 했으나 불행히도 예체능 팀이 그의 경고보다 한발 먼저 빠르게 움직였다.
“뭐지?”
개인이 각자 뛰던 것과 달리 함께 움직이는 전혀 다른 움직임이었다.
동시다발적으로 움직이는 예체능팀의 공격에 미국팀이 살짝 당황하며 서둘러 반응을 보이기 시작한다.
휙!
공을 몰고 빠르게 몰고 가는 가드 서지한에게 상대 팀 가드와 스몰포워드가 순차적으로 달려 들었다.
순식간에 자신의 앞의 진로 막혀 난색을 표할만 한데도 서지한은 밝게 미소 지었다.
‘다행이야 그래도 어그로는 끌리는 구나.’
씨익.
휙!
애초에 뚫을 생각도 없었다. 서지한은 2명이 자신에게 충분히 어그로가 끌리는것에 기뻐하며 자신의 뒤에 있던 박진용에게 공을 재빨리 패스했다.
탁!
“도경아!”
박진용은 서지한에게 받은 공을 뜸들이지 않고 곧바로 빠르게 도경에게 찔러 주었다.
타닥!
“나이스패스!”
왼쪽 사이드에 서지한과 상대팀 2명 상대팀 슈팅가드는 반대편 사이드에는 예체능팀의 김현과 놀고 있다 도경을 보고는 재빨리 다가오려 했지만. 박진용의 스크린에 달려가는 도경의 근처에 다가가지도 못하고 길을 내주었다.
“역시 너한테 공이 올 줄 알았다!”
“그래? 알면 한 번 막아보시지!?”
“흥!”
타다닥!
퉁퉁퉁!
골 밑에서 도경을 괴롭혔던 센터가 도경을 향해 코웃음 치며 천천히 걸어 나오고 있을 때 그를 뒤따르려 했던 파워 포워드인 흑인은 한 사람에 의해서 곤혹을 치르고 있었다.
“크흑! 이거 놔 돼지 새끼야...! 뭔 놈의 손아귀 힘이...!”
“뭐라 씨부리노? 나는 너만 본다.”
꾸우욱!
“아악!”
수비를 등지고 밀착해 마크하는 강원동은 살짝살짝 그의 몸을 체킹하며 유티폼을 보이지 않는 각도에서 억세게 잡아 댕기며 그의 중심을 뒤흔들었다.
전직 천하장사답게 단단한 무게중심과 억센 손아귀 힘 때문에 아무리 덩치 큰 흑인이라 하더라도 강원동을 밀고 들어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상황을 보지 않고 무작정 자신만 막는 그의 무식한 마크에 진만 빠지고 있었다.
“가라. 도경아 한 방 먹여 봐!”
“네!”
강원동 덕분에 센터 대 센터의 대결이 성사되자 도경은 웃음 지으며 빠르게 공을 몰고 앞으로 나갔다.
타다닥!
휘익!
“뭐!?”
겁 없이 자신의 앞에 점프하는 도경을 보며 잭슨은 비웃음을 지었지만 이내 도경의 점프력에 안색이 창백해졌다.
휘이이익!
“무슨”
스프링처럼 튀어 올라 순식간에 허공을 점하는 도경을 보며 당황한 나머지 무의식적으로 손을 올린 잭슨.
이를 본 도경은 웃음 지으며 오른손에 있던 공을 왼손으로 옮긴 후 자신의 팔을 그의 팔에 가져다 대었다.
타앗! 툭!
“억! 더블 클리치!?”
씨익!
“그래 짜샤!”
콰아앙!
“......”
2m의 거인을 농락하고 고난이도의 기술을 보이며 골대에 덩크를 내리꽂는 도경의 뒤로 심판의 호루라기 소리가 들려왔다.
삐이익!
[수비 디펜스파울!]
“뭐라고!? 잠깐 스친 것뿐이라고!?”
그저 살짝 스쳤을 뿐인데 파울을 먹은 잭슨은 심판에게 항의를 했지만 심판은 고개를 흔들며 자신의 경고를 무르지 않았다.
“고맙다 잭슨! 1점 냠냠냠 잘 먹을게! 하하하!”
뿌드득!
“으으으....!”
1점의 자유투를 얻은 도경은 잭슨을 향해 손으로 냠냠 먹는 시늉을 직접 만들어보이며 그를 비웃었다.
그 깐족거림에 혈압이 오른 잭슨의 머리 위로 혈관이 두드러지게 톡 튀어나왔는데 조금만 힘이 들어가면 피가 터져 나오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잭슨의 얼굴과 머리가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Fuck!!!”
와아아아아!
잭슨과 상반되는 환호가 터져 나오며 농구코트 장을 가득 채우기 시작한다.
(다음 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