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9화
[토포사 남치근]
임꺽정(2017)에서 조정 쪽을 대표한 인물로서 임꺽정과 악연이라 할 정도로 숙적인 관계였다.
철두철미한 냉정함과 오만한 품성을 지닌 남치근은 다혈질인 임꺽정과 정 반대 성격의 인물로 극 중에 많은 가치관 충돌을 일으키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젊은 나이에 출중한 문무겸비를 한 자로서 특수한 임무를 맡는 토포사 자리에 올라 치안과 민생을 관리하는 남치근은 현재 도적이 되기 전의 임꺽정과 만나 서로를 향해 칼을 휘두르고 있었다.
“크윽.”
“봉학아!!”
“목을 노렸는데 살아있다니. 매일 붓만 잡았더니 검술이 무뎌졌나 보군... ”
“대체... 대체! 이게 무슨 짓입니까?”
“짓? 지금 내게 짓이라 했느냐?”
“그렇습니다. 다짜고짜 검을 휘두르다니 이게 무슨 경우 없는 짓입니까?”
“흐음... 경우가 없다?”
“그렇습니다.”
검으로 사람을 베었건만 검에 묻은 피를 털어내며 무미건조하게 자신의 검술을 걱정하는 남치근의 모습에 임꺽정이 분노를 토해 내었다.
피식.
“하긴 천한 놈들은 자기들이 뭘 잘 못 했는지 모를 수도 있겠구나.”
스윽.
“보이느냐?”
“?”
남치근은 옷자락을 들어 올리며 임꺽정을 향해 들이밀었다.
“네 친구란 녀석이 내 옷 소맷자락을 붙잡지 않았더냐? 덕분에 내 마음에 드는 의복이 구겨졌다 그것으로 이유가 충분하다.”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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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을 꿇으며 친구를 챙기고 있는 도경에게 오만한 자세로 자신의 옷 소매를 흔드는 정용환의 얼굴에 차가운 미소가 지어진다.
“호...”
“정말로 대본을 다 외웠구나...!”
“정용환이야 당연한 건데 저 녀석도 생각보다 하는데?”
짧은 대화의 순간이었지만 두 사림이 연기하는 임꺽정과 남치근의 모습에 지원자들은 놀란 눈으로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남치근을 연기하고 있는 정용환의 연기력에 밀리지 않는 연기를 선보이는 도경을 향해 놀라고 있었다.
정용환이야 이미 실력이라면 정평이 나 있는 배우 중의 배우라 놀랄 필요 없지만, 예능에 활약하며 가수 출신인 도경의 연기력은 예상한 것 보다 뛰어나서 놀랄 수밖에 없었다.
‘좀 한다 이거냐?’
도경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그의 연기는 군더더기 없었다.
친구를 챙기면서도 이 상황을 납득하지 못하는 임꺽정 특유의 반골 기질을 제대로 표현하는 호흡과 눈빛이 눈에 들어왔다.
온몸으로 자신에게 불만을 표현하며 도발을 건네 오는 정보에 정용환의 연기 스위치에 불이 들어왔다.
“마음에 안 들어...”
도경의 연기에 스위치가 들어온 정용환은 남치근과 일체화되어 그를 향해 자신의 진심을 내뱉고 말았다.
중얼
“응!?”
원래는 ‘너희들이 비천한 게 [죄] 그 자체다.’라고 말해야 할 정용환의 입에서 다른 대사가 내뱉어 진 것이다.
도경이 제일 먼저 그의 이상을 깨달았고 뒤이어 심사위윈들이 정용환이 대사를 다르게 내뱉는다는 것을 알았다.
“비천한 제 분수를 모르는 그 눈빛이 거슬려...”
휘이익!
손을 펴서 도경을 향해 손날을 휘두르는 정용환의 모습은 급작스럽게 칼을 휘두르는 무사의 모습 그 자체였다.
극 중에서는 남치근이 칼을 오연하게 휘두르지 이렇게 작정하고 휘두르지 않는다.
원래라면 임꺽정은 남치근의 검을 피해내며 그를 향해 소매에 단도를 꺼내 그에게 칼을 휘두르는 장면인데 이거는 피하기는커녕 임꺽정이 죽지 않는 것도 다행인 상황이다.
덥석!
정용환의 갑작스러운 애드리브. 하지만 도경은 당황하지 않고 기민하게 반응을 보이며 그의 애드리브에 반응하였다.
도경은 칼을 피하는 연기를 펼치는 것이 아닌 칼을 맞는 연기를 펼치며 정용환의 애드리브를 응수하였다.
비틀비틀.
“크으윽! 이 자식이!”
움찔.
도경의 연기에 처음으로 정용환의 두 눈에 이채가 흘렀다.
‘설마 이 정도였을 줄이야.’
정용환은 도경의 연기가 대본만을 외워서 구현하는 모조품 같은 연기가 아닌 것을 깨달았다. 외우기만 해서 언행을 구현만 하는 연기였다면, 자신이 보인 급작스러운 애드리브에 따라오지 못했을 거기 때문이다.
‘자연스러워.’
오싹.
칼 맞는 타이밍에 맞춰 보이는 리액션과 도경의 표정 연기는 너무나도 자연스러워 정용환은 자신이 애드리브를 친 것이 맞는지 의심이 될 지경이었다.
“음?”
놀람도 잠시 정용환은 짧지만 첫음절의 대사를 내뱉으며 상황을 이어 나간다.
흐름이 끊이지 않고 계속해서 흘러가는 이상 배우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연기를 펼쳐야 하는 존재인 까닭이다.
“죽일 생각으로 휘두른 건데... 정말로 실력에 문제가 생겼나?”
도경을 바라보면서도 고개를 갸웃거림과 동시에 눈살을 살짝 찌푸린 그는 자신의 검을 바라보았다.
섬짓.
그런 정용환의 표정연기의 디테일은 정말로 소름이 돋을 지경이었다.
사람에게 칼을 휘둘렀음에도 사람보다 자신의 검을 보는 그의 무감각한 성정을 하나의 표정으로 남치근이 어떤 인물인지 알려왔다.
“크흑. 네 녀석! 우릴 사람으로 보지 않는 것이야?”
“사람?”
“그래!”
“언제부터 천한 백정이 사람이 되었더냐?”
울컥!
“이익!”
극 중에서는 칼을 겨루면서 대화를 나누지만, 도경과 정용환은 자연스럽게 대치 상황을 만들며 서로의 확연하게 다른 온도 차가 나는 연기를 드러내며 서로의 대사를 주고받기 시작했다.
“백정은 사람 아니더냐!!?”
찌이익!
“!!!!!!?”
갑자기 자신이 입고 있던 흰 셔츠를 한 손을 뜯어내는 도경의 행동에 모두가 놀란 눈초리로 바라보았다.
이 또한 대본에 없는 행동이었기 때문이다.
“나도 너와 똑같은 사람이야!!!”
“!?”
쩌렁쩌렁!
술렁.
자칫 과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위험한 행동이었지만, 모두들 눈살을 찌푸리기도 전에 도경의 일갈을 내뱉는 대사에 자신들도 모르게 숨을 죽였다.
텅텅!
“네 눈에는 이 피가 보이지 않는 것이야? 이 붉은 피가!!? 나도 너와 똑같은 색의 피를 지니고 희로애락의 감정을 지닌 뜨거운 사람이란 말이다!!!”
“......”
백정이지만 자신의 사람임을 외치는 대사를 설마 부상을 입은 자신의 피를 보이며 해석을 할 줄이야.
모두 도경의 열연에 할 말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이 자리에 있는 그 누구도 도경이 저런 연기를 보일지 상상도 못 했기 때문이다.
연기자 출신이 아닌 도경에게 지원자들이 보내었던 무시와 괄시는 어느새 감쪽같이 사라져 있는 상태였다.
울컥.
자신들이 도경에게 품은 개인적인 감정을 떠나 그들은 연기자였다.
연기력의 수준을 판단하는 눈과 귀가 있고 연기를 느낄 줄 아는 예민한 감성과 공감능력을 지닌 연기자란 족속 말이다.
“이건...”
수군수군.
도경이 펼치는 연기가 보통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도 그럴게 도경이 전신으로 보내오는 감정에 가슴이 쉴 새 없이 떨려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감정이 움직이다.’
‘제길 분하지만!’
‘추천받은 이유가 있었어...’
연기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게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안다.
도경이 싫다 하더라도 자신들을 연기자로 여긴다면 도경에게 무시하는 태도는 보낼 수 없는 것이었다.
“이야. 조각이다 조각. 어떻게 저런 몸을...!”
“허허. 역시 또 한 건 해내는 군.”
“음...!”
“...!”
연기도 연기지만 도경의 감정연기에 의해서 살아 숨 쉬며 꿈틀거리는 도경의 야성미 넘치는 조각 같은 몸에 모두가 경탄하는 눈빛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꿀꺽!
“저건 예술이다...!”
울룩울룩!
도경이 격정적인 호흡에 맞물려 혈기로 붉게 물들인 그의 몸은 당장이라도 김이 뿜어져 나올 것 같았다.
숨만 쉴 뿐인데 살아 움직이는 것 같은 도경의 근육들에 절로 시선을 강탈당할 수밖에 없었다.
두근두근.
‘이게...!’
이 자리에 있는 사람 중 가장 출격을 받은 사람을 뽑으라면 단언컨대 그의 상대역할을 맡고있는 정용환이었다.
두근!
‘컨트롤 할 수 없다.’
자신의 심장이 심하게 뛰고 있는 것을 느낀 정용환은 미세한 호흡조절을 통해 자신이 연기하는 남치근의 캐릭터 냉정함을 간신히 유지하려 했지만, 이내 자신이 느끼는 이 동요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는 자신이 생각한 남치근의 캐릭터를 비틀었다.
꾸욱.
“하! 지금 내가 너와 같은 사람이라 말을 하는 것이냐?”
“그렇다!”
초반에 임꺽정을 만나는 씬에서 남치근은 냉정함을 유지하며 임꺽정을 거들떠보지 않으며 먼지보다 못한 존재로 그를 다뤄야 했지만 도경의 연기에 그러할 수 없었다.
말로 표현할 수 없지만, 본능과도 같은 감각에 정용환은 남치근에게 새로운 감정이 부여하였다.
“착각도 유분수지 백정 놈다운 지저분한 소리를 하는군.”
“착각이라고?”
도경의 뜨거운 연기에 정용환은 지독히도 차가운 혐오감을 품으며 싸늘한 음성으로 도경의 말을 전면 부정한다.
“개나 소 돼지 같은 가축들도 뜨거운 피를 흘리고 희로애락을 표현한다. 어디 들어 본 소리 같지 않더냐?”
“너... 지금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아는 것이냐?”
피식.
“너야말로 이제야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자각을 하여라. 가축은 가축답게 얌전히 목을 내밀 거라.”
“...!”
정용환이 남치근에게 부여한 감정은 혐오감이었다.
가축이 자신을 사람이라 착각하는 것에 대한 짙은 혐오감.
그를 표현하기 위해 정용환 아니, 남치근은 시리고 시린 서늘한 미소를 지어 보여 왔다.
그 미소에 도경이 짙은 모욕감을 느끼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부르르.
“인제 보니 너희 윗놈들 이야 말로...였다.”
“뭐라?”
전신을 떨어오며 도경의 떨리는 목소리.
그의 안에 맹렬하게 휘도는 감정들이 한데 모여 활화산처럼 끓어오르기 시작하더니 이내 하늘을 울리듯 터져버리고 말았다.
“너희 윗놈들이야말로 백정 놈들이라 했다!!!”
파앗!
터지는 화산처럼 자신을 향해 맹렬하게 몸을 날려 오는 도경을 보며 당황할 만하지만. 정용환은 표정을 굳히고는 도경의 감정을 정면으로 마주한다.
“짐승 같은 놈.”
휘이익!
날아오는 도경을 향해 싸늘한 표정을 지은 정용환은 사납게 손을 휘둘렀다.
도경이 내보이는 감정을 찢어 발기듯 말이다.
우뚝.
정말 눈 깜빡할 사이에 교차하는 도경과 정용환 두 사람은 마지막 동작을 취함과 동시에 움직임을 멈추었다.
진검승부처럼 서로의 감정을 다 드러내 부딪힌 만큼 자신 안에서 술렁이는 가슴을 진정시킬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
이를 아는 듯.
도경과 정용환 두 사람의 연기가 끝났음에도 모두들 그 둘이 감정을 정리하도록 조용히 기다려 줬다.
‘이 놈은...’
‘역시나 얄미운 놈이야 하나도 안 져주네...’
감정을 정리한 두 사람은 정적을 유지한 채 서로에 대해 눈빛을 빛내며 숨을 가다듬는다.
짝짝...!
짝짝..! 짝!
두 배우의 열연에 넋을 놓은 누군가가 자신도 모르게 박수를 치기 시작하자 주변 사람도 그와 동조하여 손뼉을 마주하며 박수를 치기 시작한다.
짝짝짝짝짝!
배역을 두고 경쟁해야 하는 지원자들 사이에서 박수가 터져 나오다니 오디션 현장에 보기 드문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그만큼 두 사람이 보인 열연은 대단한 것을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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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정말...”
임완식 감독은 두 사람의 연기를 바라보며 탄식을 내뱉었다.
“엉망진창이군...!”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용호상박의 뛰어난 열연을 펼친 두 사람에게 예상치 못한 혹평을 내뱉었다.
“계속 저렇게 연기를 한다면 몸이 못 배겨 낼 거야. 만날 때마다 저렇게 계속 연기할 건가?”
자연스러워서 몰랐겠지만, 저 둘이 펼친 연기는 대본과 다른 애드리브가 연속인 연기였다.
큰 흐름을 어기진 않는 한에서 저렇게 온 신경을 세워서 전력을 다한 연기는 감독의 입장에서는 고마운 한편 불안요소가 될 수밖에 없었다.
“허허. 임 감독.”
“네?”
“저 둘은 임꺽정 배역을 따기 위해 서로 경쟁하는 이 자리에 서 있는 것이네만...”
“아...”
그의 말에 임 감독은 순간 정신을 퍼뜩 차리며 도경과 정용환을 바라보았다. 둘이 펼치는 열연에 집중한 나머지 이 자리가 어떤 자리인 망각한 것이었다.
‘허, 미치겠군...!’
이건 그야말로 상상도 못 한 일이었다.
내심 정용환을 임꺽정의 배역에 생각을 하고 확정짓고 있었는데 저런 걸 두 눈으로 봐버렸으니 심한 갈등에 휩싸일 수밖에 없었다.
술렁.
“대체 누구를 뽑아야 합니까.”
“허허허. 그걸 나에게 물어보면 어쩌나? 두 사람 최선을 다해서 자신이 보일 수 있는 임꺽정을 보여줬고 감독인 자네가 결정을 내려야지.”
“허...”
“음... 두 사람 다 인상이 너무 강해서 뭘 어떻게 견적을 내야 할지 모르겠네요.”
심사위원들 끼리 깊은 고민에 빠져 있을 때 도경은 그들을 보면서 웃음 지었다.
피식.
‘운이 좋았어. 정용환 덕분에 좋은 결과물이 나왔다.’
자신의 자리로 무언가 생각에 잠긴 정용환을 바라보며 도경은 솔직히 자신이 운이 좋다고 생각했다. 자신에게 본때를 보여주러 나왔던 거겠지만, 그의 의도가 어찌 되었든 도경에게 큰 이득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이래서 파트너가 중요하지.’
정용환이 아니었다면 도경이라도 그런 포텐 터지는 연기는 나오기 힘들었을 것이 분명했다. 예상했던 것보다 좋은 결과물에 심사위원들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느낀 도경은 눈빛을 빛내었다.
‘알아서 떠 먹여 주는 걸 못 먹으면 바보지! 여기서 굳히기 나간다.’
“저기!”
“응?”
깜짝!
“비밀병기 나가도 될까요?”
씩.
“비밀병기? 그러고 보니...!”
도경의 말에 임 감독의 표정이 모호해 변해갔다. 이런 상황을 예견한 듯 말했던 좀 전의 도경의 발언이 지금에 와서 크게 심상치 않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허허허. 그래 한번 물어보자꾸나. 대체 뭘 준비해온 거냐?”
“OST.”
“OST!?”
“저. 박도경이 만든 [임꺽정] OST. [천지를 울려라] 들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띠링!
“작곡가이자 가수인데 이쯤 해줘야죠. 저와 OST. 1+1 패키지 갑니다.”
“!!!?”
당당당당!
그의 예상치 못한 발언에 모두가 경악한 표정을 짓고 있을 때 도경의 OST.
세상 처음으로 들려주는 그의 오리지널의 노래.
[나의 목소리를 들어라~.]
조용히 속삭이는 목소리 속.
물기 가득한 도경의 감성이 모두의 귀를 사로잡기 시작한다.
정용환이 ‘배우’라는 브랜드를 강점을 내세웠다면 도경은 자신이 지닌 ‘가수’라는 강점으로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다.
‘이렇게까지 했는데 나를 안 뽑고 배겨...!?’
그야말로 지독하다는 말 밖에 나오지 않는다.
자세히 따져보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지독할 정도로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진 도경이었기 때문이다.
배우에게 밀리지 않는 [열연]을 펼치며 자신에 대한 선입견을 깨는 데 성공하였고, 일부러 부상을 입는 씬을 골라서 자신의 옷을 찢는 연출을 통해 자신의 [몸]을 드러내 시선을 사로잡은 후. 마지막으로 모두의 귀를 사로잡는 [노래]로 굳히기에 들어간 것이다.
그야말로 치밀한 설계 그 자체 우리가 평소 알던 도경이 맞나 싶을 정도로 의심이 갈 지경이었다.
‘임꺽정은 내 거야. 양보 못 해.’
박도경.
그는 평소에는 욕심이 없는 편이긴 했지만 가지고 싶은 것이 생긴다면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질 정도로 원하는 것을 얻어야 직성이 풀리는 욕심 많은 남자였다.
(다음 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