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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유시인 현대로 귀환하다-143화 (143/357)

143화

[Ready~.]

단 한 번의 리허설.

놀랍게도 도경과 마성재는 곧바로 본격적으로 드라마를 촬영하기 시작하였다.

고된 노동과 부상 위험이 있는 액션신이 있는 장면인 만큼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데 한 번의 리허설 후. 본 촬영에 들어가다니 이는 일방적인 상황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Action!

탁!

[S#32 숲속/낯]

[왜놈들에게 수적 열세에 몰려 숲속으로 피한 관군들과 그들을 지휘하던 양반자제 출신의 무관은 결국 포위되어 왜놈들과 대치상태에 빠지며 위기에 빠진다.

한편 공을 세우기 위해 관군을 쫓으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임꺽정과 그의 친구 이봉학은 이때야말로 자신들의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고 여기며 관군들을 구하기 위해 몸을 나선다.]

“가라! 꺽정아!!”

“가긴 무슨...! 너는 안 내려올 거냐?”

“하하하. 궁수가 그 위험한 곳을 왜 내려간단 말이냐? 얼른 다녀와라.”

“쯧! 덩치가 아깝다. 그 몸으로 용맹하게 싸우지 못할망정 뒤에 숨어 활이나 쏘다니 창피하지도 않냐?”

카메라가 돌아가는 앞에 도경과 마성재 는 임꺽정과 이봉학이 되어 친구들끼리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연기하며 극의 상황을 이끌어 나간다.

“내가 이래 봬도 섬세한 궁수 아니냐.”

“니기미다. 섬세함은 개뿔...! 누가 네 더러운 얼굴을 보고 궁수라 여긴단 말이냐?”

“하하하! 격 떨어지는 소리 말고 얼른 내려가라. 저러다 모두들 뒤지겠다.”

“내가 백정인데 떨어질 격이 어디 있단 말이냐?”

“너 말고 당연히 내 격을 말 하는 거 아니겠냐? 백정 놈아 얼른 내려가서 일 보거라.”

빠득.

“너... 좀 있다 두고 보자.”

타다닥.

“하하하하!”

이를 갈면서 언덕으로 달려가는 임꺽정을 보며 이봉학은 웃음을 터트리며 자신의 친구를 향해 외치었다.

“갈 거 화끈하게 가 보거라. 꺽정아!”

피식.

“그래. 한 번! 가보련다!”

목숨이 위태한 사지를 향해 달려가는 도경은 뒤의 외치는 친구의 말을 듣고 웃음 지으며 등에 매달린 박도를 뽑아 들어 올리며 힘차게 언덕 아래로 뛰어내렸다.

“멈추거라 이놈들아! 으하하하하!”

도경과 마성재의 두 사람의 본격적인 드라마 첫 장면.

누가 봐도 나이 차이가 많이 나 보이는 데도 불구하고 정말로 서로를 친구처럼 여기며 거친 말을 편히 던지는 두 사람의 관계는 자연스러워 보였다.

어린 도경이 마성재에게 막말하는 모습은 자칫 건방져 보이고 불편해 보일 수도 있으려 만 이게 오히려 언밸런스의 극치를 달리면서 독특한 케미를 생성해 내었다.

피식.

“보통은 내 얼굴 보고 대사 치기 어려워하는데 그러긴커녕 진짜 나를 친구처럼 여기네.”

언덕으로 뛰어 내려가는 도경을 보며 마성재는 너털웃음을 지었다.

40줄에 가까운 자신을 정말로 친구처럼 여기고 바라보던 도경의 눈빛에 자신도 모르게 얼굴에 미소가 지어졌다.

휘이이익!

박도를 비스듬하게 지고 빠른 속도로 달려오는 도경을 보며 모두가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어...?”

도경이 언덕을 박차고 내려오는 속도가 리허설 때보다 더 빠르고 높이 뛰어올랐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비호(飛虎)같은 모습이었다.

화들짝!

“저, 저러다 고꾸라지는거 아니야?”

얼마나 높게 뛰어올랐던지 감독과 관계자들은 도경을 걱정했지만, 도경은 웃음소리를 터갈지(之)자로 언덕을 박차고 화려하게 뛰어 내려온다.

타탁!

탁!

휘이이익!

원래라면 여러 번 지그재그로 내려와야 했는데 도경은 단 두 번의 발돋움을 하며 단숨에 허공으로 날아오르더니 발로 밟고 내려올 표식들을 생략하였다.

휘리릭~!

콱!

언덕 밑 부근까지 날아온 도경은 착지한 발에 힘주어 지면을 긁으며 가속도를 줄임과 동시에 몸의 균형을 붙잡았다.

카가가가각!

땅 지면을 긁으며 튀어 오르는 자갈들과 도경의 몸 주변에서 흩날리는 갈색의 흙먼지를 바라보며 모두가 언덕 밑으로 내려온 도경을 멍하니 쳐다보았다.

그야말로 눈을 끌 수밖에 없는 충격적인 등장이었기 때문이다.

“.......!”

부르르.

원래라면 크게 경을 치며 화를 내야 했다.

서로의 안전이 걸린 만큼 서로 사전에 나누었던 계획대로 모든 것을 이행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기파랑 감독은 화를 낼 수 없었다.

“멋지다...!”

사전에 얘기한 것과 다르지만 높은 언덕 위에 거대한 박도를 뽑아 올라 단 두 번의 발돋움으로 지면을 긁고 언덕을 내려오는 도경의 모습은 그야말로 터프함과 야성을 겸비한 멋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액션의 멋진 그림에 미쳐있는 기파랑 감독으로선 아마도 도경에게 화를 낼 수 없을 것이 분명 하였다.

저벅저벅.

“........”

후웅 후웅!

도경은 자신의 주변에 가득한 흙먼지를 박도로 능숙히 걷어내며 앞으로 걸음을 옮겼다.

“모두들 동작 그만!”

“...!”

꿀꺽.

충격적인 그 등장에 모두가 연기가 아니라 정말로 놀라고 있을 때 도경은 몸을 피고 박도를 들어 올려 자신의 어깨를 툭툭 치며 사나운 웃음을 지었다.

“임꺽정 등장이시다. 모두 얌전히 목을 내놓거라!”

“뭐? 건방진 놈. 쳐라!”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해놓고 무심히도 웃는 도경의 대사에 뒤늦게 정신 차린 엑세트라들은 짧은 대사와 함께 도경을 향해 몸을 날렸고 동시에 도경도 지면을 박차며 왜놈들에게 쏘아져 나간다.

“으하하하!”

휘리릭!

쾅!

“크악!”

부우웅!

“퍽!”

일직선으로 달려오는 임꺽정을 막지 못하고 추풍낙엽처럼 칼에 베이고 쓰러지는 왜군들의 모습이 연출된다.

‘호흡이 빠르다...!’

도경의 충격적인 등장 때문일까? 기파랑 감독은 모두가 흥분하고 있음을 느꼈다.

모두들 텐션이 올라 리허설 때보다 더욱 과격하고 빠른 동작을 선보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도경도 빠른 움직임을 선보인다.

사실 이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나 다름없었는데 도경의 액션을 보는 기파랑 감독은 두 눈을 크게 뜨며 놀라움으로 가득한 눈으로 도경을 보았다.

‘합을 실시간으로 맞추잖아!? 대체 어떻게 되먹은 반사신경 인 거야?’

두근두근.

휙!

파아앗!

끼익, 쿵!

“크윽!”

액션에서는 서로가 약속한 합의 템포가 중요한데 지금 모두들 텐션이 올라 약속과 다른 움직임을 보여왔지만 믿을 수 없게 도경이 실시간으로 모두의 움직임을 대처하며 완벽한 합을 짜 맞추었다.

“하하하하! 고작 이것밖에 되질 않느냐?”

도경의 호탕한 웃음을 지으며 신나는 강렬한 안광을 빛내며 자신에게 달려오는 스턴트맨들을 바라보았다.

건조한 리허설과 달리 정말로 감정을 담고 전투하는 장면을 연기 해버리자 도경은 흥분하고 말았다.

‘약해! 느려! 좀 더 빨리! 좀 더 과격하게! 들어오란 말이다!’

부족한 것이었다.

전쟁터에서 진짜 생사가 걸려있는 전투를 치룬 도경에게 있어 지금 자신을 향해 달려오며 창을 찌르고 칼을 휘두르는 스턴트맨들의 움직임은 부족해도 한참 부족한 것이다.

차라리 시작을 안 하면 안 했지. 시작한 이상 조금은 자신의 욕구를 풀었으면 한 도경은 대본에도 없는 대사를 자신의 앞에 있는 이들에게 외쳤다.

“감질 맛 난다! 목숨을 걸고 싸우는데 고작 이것뿐이냐? 좀 더 화끈하게 불태우며 들어 와보란 말이다!”

“으...!”

“으아아아아!”

휘이이익!

도경의 열망을 담은 일갈에 스턴트맨들은 정말로 자신이 생사를 겨루고 있는 느낌을 받으며 소리를 내질렀다.

그에 무기를 쥔 손에는 자연스레 힘이 들어갔고 도경에게 휘두르는 무기들은 더욱 힘차고 빠르게 그에게 휘둘러졌다.

“하하하!”

파가각!

휙.

퍽!

자신에게 날아오는 무기를 보면서 웃음을 터트리는 도경은 성난 호랑이가 된 것처럼 전투를 벌이며 우직하게 앞으로 길을 뚫으며 전진한다.

“이건...!”

찌릿찌릿.

그것을 바라본 기파랑 감독은 자신도 모르게 올라오는 전율에 몸을 떨며 모든 광경을 멍하니 보았다.

“미쳤다.”

부르르.

활활 타오르는 불꽃 그 자체였다.

모두를 흥분케 하고 홀려 죽을 것을 알아도 망설이지 않고 달려들 수밖에 없는 부나방으로 만들어 버리는 뜨겁고 매혹적인 불꽃.

그것이 도경이 보이고 있는 액션이자 그가 연기하는 임꺽정이었다.

쿠당탕!

“........”

“후욱! 후!”

활활 타오르는 불같은 격전의 액션은 끝이 나고 홀로 오연히 자리에 서서 숨을 몰아시고 있는 도경의 모습이 보인다.

짧은 시간이지만 사력을 다한 액션에 도경의 몸은 어느새 땀에 젖어 있었다.

스윽.

박도를 땅에 박으며 자신의 흐트러진 머리를 쓸어 올린 도경은 자신이 구해낸 관군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나리들... 괜찮으십니까?”

백정이라며 관군에게 천시를 받았던 임꺽정이 자신의 가치를 모두의 앞에서 증명하는 장면인 만큼 도경의 눈에서는 강렬한 안광이 터져 나오며 그들에게 거칠고 사나운 웃음을 지었다.

씨이익.

움찔.

도경의 그 시선을 받던 모두는 자신도 모르게 뒤로 한발 물러섰고 이 모든 장면을 카메라에 담고 있었던 기파랑 감독은 손을 들어 올려 허공에 강하게 휘두르며 소리 높여 외쳤다.

“컷~트!!!”

“아...”

그가 외치는 소리에 연기하고 있던 모두는 깜짝 놀라 기파랑 감독에게 고개를 돌렸고 뒤늦게 자신들이 연기를 하고 있었던 사실을 깨닫고는 신음성을 내뱉으며 다시 한번 이러한 상황을 만든 도경을 향해 시선을 보내었다.

“수고하셨습니다. 정말 감사드려요.”

“어어... 도경씨도 고생했어요.”

피식.

“하하하. 형님들 덕분이죠. 고생은요. 아까 제가 조금 강하게 찬 것 같은데 괜찮으세요?”

“으응. 이 정도야...”

“하하하! 역시 터프하시네요. 일으켜 드릴게요. 제 손 잡으세요.”

“어. 고맙다.”

“허...!”

엄청난 액션을 선보이고도 연기한 배역에서 빠져나와 자신과 손발을 맞췄던 스턴트맨들을 챙기는 도경의 모습에 모두 감탄성을 내뱉고 말았다.

“와...! 감독님 저 녀석 진짜 보통내기가 아니네요.”

“그래... 보통 녀석이 아니야.”

자신의 식구들을 하나하나 챙기는 도경의 모습을 바라본 기파랑 감독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도경을 바라보는 두 눈에 기이한 열기를 띠었다.

“아직도 여유가 있으니 말이야.”

“...?”

도경의 완벽한 연기와 액션을 본 기파랑 감독은 자신 머릿속에 자신이 구상한 액션들을 떠올리며 서늘한 웃음을 피어 올렸다.

“난이도를 올려야 되겠어.”

“네...!?”

기파랑은 고개를 끄덕이며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저런 물건을 두고 썩힐 수는 없잖아? 남들 챙기는 저거 안 보여?”

“감독님 설마..!”

“저 정도로 여유가 있는데 시시한 액션을 할 수 없지.”

씩.

그 말을 옆에서 듣던 중년남성의 얼굴이 창백하게 변하였고 기파랑 감독을 향해 난처한 시선을 보내었다.

‘크, 큰일 났다.“

[액션의 대가] 기파랑 감독.

그가 괜히 액션의 대가라 불리는 게 아니었다.

지금은 스턴트맨과 액션 배우에서 은퇴했지만 기파랑이란 남자는 액션이라면 기꺼이 목숨을 걸어가며 위험을 감수하는 사내였기에 액션의 대가라는 소리를 듣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그가 도경을 보며 난이도를 올리겠다고 의욕을 보여 온다.

이것이 도경에게 그리고 스턴트맨인 자신들에게 있어서 길일지 흉일지 알 수 없었지만, 직원은 딱 한 가지만은 확신했다.

“집에 가기 글렀다... 아... 신혼인데...!”

회사 연습실에서 동선을 연구하고 액션에 대한 합을 땀내 나게 짤 생각에 자신도 모르게 울상이 지어지는 것을 느낀 직원은 구석에 한숨을 쉬며 도경을 향해 원망의 눈초리를 보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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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꺽정 촬영 실내 세트장]

“뭐? 벌써 끝냈다고?”

임완식 감독은 놀란 표정을 지으며 자신의 스마트폰에 대고 다시 한번 물었다.

“아직 촬영한 지 3시간도 안 됐는데 전투 신이 다 끝났다고?”

“.......”

놀람이 가득한 임완식 감독의 목소리에 주변에 있는 모두가 조용히 그의 통화내용에 귀를 쫑긋 세웠다.

“한 번? 원 테이크에 모두 끝냈다고? 허... 운동신경 좋은 건 알고 있었지만, 이거 예상외인데?”

술렁.

임완식 감독의 말에 주변 사람들도 놀란 표정을 지으며 도경이 있는 촬영장에 떠올리며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원 테이크? 그게 가능한가? 박도경 오늘 액션신 있는 날 아니야? 그건 말이 안 되는데...”

“혹시 날림으로 찍은...”

“야! 기파랑 감독 몰라? 배우가 도망갈 정도로 자신이 원하는 컷이 나오기까지 달달 볶는 사람인데 말이 되는 소릴 해라.”

“그렇지...”

“좋겠다! 그럼 지금쯤 다들 집에 갈 준비하고 있겠네.”

“그러게 원래대로면 밤새도 끝낼까 말까인데... 아! 차라리 내가 지방으로 내려갈걸.”

“크크크! 그쪽 내려간 애들 축제 분위기일게 보이네.”

잠시 휴식시간에 예상치 못한 속보에 스태프들이 술렁이며 지방으로 내려간 팀을 부러워하고 있을 때 간이의자에 앉아 대본에 시선을 주고 있던 사내가 눈빛을 빛내며 고개를 들어 올렸다.

스윽.

“원 테이크라고?”

정용환은 술렁이는 분위기속에 인상을 찌푸리며 지방으로 내려가 있을 도경을 떠올리며 인상을 굳혔다.

얼핏 듣기로 도경이 현재 맹활약을 펼치며 이미 그 하드한 액션일정을 다 마친 듯싶었다.

“후... 원 테이크라...!”

실내 촬영에 있는 사람들이 박도경의 촬영을 팀을 부러워하는 것을 보며 정용환이 입술을 가볍게 깨물었다.

꾸깆.

“그게 뭐 대단한 거라고!”

배우들은 주변 분위기에 민감하다.

특히나 명배우일수록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의 감정에 매우 민감한데 이유는 자신들의 연기에 따라 그들의 퇴근 시간이 정해지기 때문이다.

신인이든 원로배우든, 잘생기거나 예쁜 것을 떠나서 촬영장에 일하는 스태프들에게 있어 촬영을 일찍 끝내게 연기해주는 배우가 최고인 것이다.

“그쪽을 부러워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지.”

자신을 두고 도경이 있는 곳을 부러워하는 스태프들을 보며 정용환은 굳은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전화를 끊고 주변 사람과 무언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임완식 감독을 향해 걸어갔다.

“응? 용환 씨 무슨 할 말이라도 있어?”

“특별한건 아니고 빨리 연기하고 싶어서요. 오늘따라 컨디션이 좋네요.”

“...!?”

이글이글 거릴 정도로 의욕 넘치는 정용환을 보는 임완식 감독은 아무 말 없이 그를 바라보다가 웃음을 지었다.

정용환이 왜 이렇게 불타오르는지 내심 짐작 가는 구석이 있었기 때문이다.

피식.

“그래. 내 배우가 연기를 하고 싶다는데 감독이 미적거리면 안 되겠지. 그럼 우리도 ‘그쪽에 지지 않게’ 한 번 가보도록 할까?”

“네. 부탁드리겠습니다.”

“하하하. 나야말로 잘 부탁하네.”

척하면 척하고 자신의 뜻을 이해해준 임완식 감독을 보며 정용환은 공손히 고개를 숙였고 임완식 감독은 재밌겠다는 듯 웃음을 터트리며 그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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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간 후.

“컷!!!”

“수고하셨습니다.”

정용환은 자신이 마음먹은 대로의 결과를 뽑아내었다.

“오늘 촬영 종료! 다들 뒷정리들 시작하세요.”

와아아!

짝짝짝짝!

실내 촬영장에 있던 스태프들은 그 말을 들으며 환한 웃음을 지으며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전에도 말했지만, 그들에게 있어 제일 좋은 배우는 집으로 빨리 보내주는 배우였기 때문이다.

“이야 정용환 진짜 연기를 잘한다고 들었지만, 저 정도일 줄 몰랐네.”

“상대 배우 실수 말고는 단 한 번에 끝냈지?”

“박도경도 그렇고 정용환도 그렇고 진짜 대단하네. 배우 캐스팅 이번엔 우리한테 대박인 것 같다.”

“그러게 계속해서 이렇게만 촬영되면 원이 없겠다.”

한 번에 NG 없이 촬영을 다이렉트로 끝낸 정용환을 향해 박수가 쏟아지고 있었고 그와 호흡을 맞췄던 임완식 감독은 붉게 상기된 얼굴로 정용환을 쳐다보며 휘파람을 불었다.

“휘유. 이거, 정말로 원 테이크로 다 끝내버릴 줄이야...”

의식하고 있다는 것은 예상했지만 정용환이 정말로 이렇게까지 불태우며 연기를 펼칠 줄은 임완식 감독도 예상외였다.

“아무래도 상황이 흥미진진해지겠는데?”

믿기지 않지만 대세 배우인 졍용환이 신인인 박도경에게 지닌 경쟁의식은 전력을 다하는 진짜배기인 것을 파악하며 임완식 감독은 오늘부터 본격적인 전쟁의 서막이 피어올랐다는 것을 깨달았다.

“대세 배우와 신인배우의 연기대결이라...!”

그의 예상대로 [임꺽정] 촬영장은 두 배우의 원 테이크 대결로 기쁨의 환호성을 지르며 촬영 내내 축제 분위기를 펼쳐는데 여념이 없게 된다.

(다음 화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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