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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유시인 현대로 귀환하다-157화 (157/357)

157화

부우웅!

“이 자식이!!!”

‘됐다!’

자신의 동료가 쓰러지고 나서 나머지 일행이 도경을 향해 달려드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다만 이상하게도 도경에게 달려드는 남성들의 두 눈에는 희열이란 감정이 떠있 었다.

‘이젠 경찰서에서 가서 고소하는 일만 남았어.’

도경의 신분이 연예인임을 아는 그들은 주문받은 대로 임무를 성공했음에 기쁜 감정을 숨기지 못하는 것이리라.

“어?”

“어설프긴. 표정관리라도 해라.”

“뭐?”

뜨끔.

자신에게 주먹을 휘두르는 사내의 웃음을 바라본 도경은 어이없는 표정을 지으며 파리 쫓듯이 손을 휘두르며 그의 주먹을 저지하였다.

탁!

궤도가 빗나가며 엉뚱한 곳으로 주먹을 휘두르는 사내를 보며 도경은 그를 비웃었다.

“그런데 뭘 기뻐하냐?”

피식.

“너희들 생각대로 될 거 같냐?”

“어, 어?”

덥석!

휙!

“!?”

도경은 억센 손 아귀힘에 끌려온 남성은 단숨에 지면과 떨어져 도경의 손에 번쩍 들렸다. 그 모습은 마치 드라마 속에서 보던 임꺽정의 현신한 모습이었다.

도경에게 달려들었던 사내들은 그런 비상식적인 광경에 도경에게 달려드는 것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이, 이거 놔!”

바둥바둥.

꿀꺽.

‘무슨 놈의 힘이...!’

‘힘으로는 안 된다.’

“내 친구 당장 안 내려놔?”

“그래 어서 내려놔!”

80kg가 넘는 자신의 일행을 번쩍 들고 있음에도 흐트러짐이 없이 자세를 유지하는 도경의 모습에 두 사내들은 본능적으로 자신들은 상대가 안 될 것을 알고는 도경을 향한 방식을 바꾸었다.

버둥버둥!

“야 당장 경찰 불러! 이 새끼 콩밥 먹일 거야! 야! 박도경 이거 좋은 말 할 때 놔라.”

“그래? 그럴까? 오늘 제대로 콩밥 한번 먹어 볼까?”

부우웅!

“히이익!”

사내의 말에 도경은 그를 세로로 들어 바닥을 향해 얼굴을 내리꽂는다.

설마 저 딱딱한 바닥을 향해 내려찍을 거란 생각을 못 했던 모두들 도경의 행동에 모두가 경악성을 내뱉었다.

꺄아악!

휘이이익!

사내가 추락하면서 바닥에 부딪혀 곤죽이 날거 같은 상황에 사람들은 비명을 질렀지만, 다행히도 그들이 걱정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우뚝!

사내의 얼굴이 지면의 충돌하기 직전에 도경이 자신의 팔에 힘주어 그의 추락을 멈추었기 때문이다.

“콩밥 싫어하진 않지만 누구 좋으라고?”

피식.

“흐어어어...!”

단 1cm.

도경이 조금만 나쁜 마음을 먹었다면 사내의 얼굴은 곤죽이 되어 피를 뿜으며 바닥에 쓰러져 있었을 것이었다.

자신의 무사함을 뒤늦게 인지한 사내는 이상한 소리를 내뱉으며 죽어다 살았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주, 죽는지 알았어.’

그 정도로 도경이 바닥에 자신을 박을 때의 박력과 속도는 장난이 아니었다.

“쯧. 이런 부분은 너무 아쉽단 말이야...”

휘익!

털썩.

가르드 대륙에선 하등 문제가 안 될 것이 법치주의 국가인 여기서는 골치 아픈 일이 된다.

조금 욕구불만을 느낀 도경은 그를 의자 위로 집어 던졌다.

“얌전히 앉아 있어.”

멍.

끄덕.

정말로 묵사발이 될 뻔한 경험에 사내는 도경의 말에 넋 나간 표정을 지으며 자신도 모르게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조금 전 공포로 다리가 제대로 풀려버려 일어날 힘도 없었기 때문이다.

이제 남은 사내는 두 명.

도경은 그들을 향해 고개를 돌려 바라보며 턱을 치켜세우며 그들을 향해 웃음을 보였다.

슥.

“너희들도 한 번 해볼 거야?”

움찔.

“크윽.”

너무나 당당하고 여유로운 미소.

자신의 일행 중에 제일 거구인 친구를 간단히 제압하는 도경의 모습에 자신들은 도경을 완력으로 이길 수 없는 것을 깨달으며 태도를 바꾸었다.

‘싸, 싸울 필요 없어. 어차피 목적은 이뤘어. 신고한 다음에 지저분하게 이끌어 가면 돼.’

“너 이 자식 이러고도 무사할 거라 생각해? 너 경찰 부를 거야!”

“경찰을 부른다고? 내가 그렇게 큰 잘못을 했나? 지금 저쪽 여자들이 나를 성추행범으로 몰아세운 데다가 너희들이 다짜고짜 시비를 붙으며 멱살을 잡아 올리고 주먹을 휘두른 건 네 녀석들이 먼저인데?”

“개, 개소리하고 앉아있네. 그럼 여자친구가 성추행당했는데 가만히 앉아있을 남자친구가 어딨냐?”

“그러니까 성추행하지 않았 데도? 연예인이 바보도 아니고 정말로 저렇게 떼거리로 다니는 여자를 성추행한다고 생각하는 거야?”

“그럼 우리 여자 친구들이 거짓말을 했다는 거야?”

“그럼 내가 거짓말을 했나?”

수평선을 달리며 이야기의 끝이 나 보이지 않는 와중 도경은 남자들 뒤에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여성들을 향해 말을 걸었다.

“어이 너희들 내가 마지막으로 기회 준다. 정말로 내가 성추행했다고 주장하는 거야? 지금 나는 너희 4명 모두에게 묻는 거야. 제대로 말하는 게 이로울 거야.”

움찔.

“뭐, 뭐?”

도경의 말에 모두의 이목이 여성들에게로 모였고 덕분에 그녀들은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몸을 움츠렸다.

아무리 작정했다 하더라도 많은 시선이 모이는 것은 그녀들로서는 부담 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냥 주먹다짐 몇 번 하고 경찰서 가면 될 걸 왜 이리 질질 끌어!? 자기들만 믿으라고 큰소리쳤으면서...!’

무언가 상황이 자신들이 원하는 것과 다르게 흘러가고 있음에 한 여성은 4명의 사내들을 한심스럽다는 눈으로 바라보았다.

한 명의 사내를 제압 못 하고 뻘뻘 거리는 것부터 시작해서 상황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 간 것도 무엇 하나 마음에 들지 않았다.

“웃기네요. 그쪽이 제 엉덩이 만졌잖아요! 어떻게 저희를 거짓말쟁이로 몰아갈 생각을 하세요? 연기자라 그런가? 진짜 어떻게 사람이 그리 뻔뻔할 수 있어요?”

“맞아요! 저희들이 봤는데 계속 그렇게 거짓말 하실 거예요?”

“사과하세요!”

“맞아요!! 안 그러면 신고 할 거예요!”

글썽글썽.

남자보다 여성이 강하다고 했던가?

자신의 일행이 밀려서 주춤거리던 남자들과 달리 여자들의 단결력은 대단했다.

어떤 여성은 눈물을 글썽이면서까지 분한 표정을 지으며 도경을 바라보았는데 그 모습을 지켜본 주변 사람들은 도경을 향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 시작했다.

웅성웅성.

긴가민가했던 사람들이 확신에 가까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만큼 여성이 흘리는 눈물의 위력은 대단했다.

“야 우는데? 박도경이 진짜 뭐 성희롱한 거 아니야?”

“몰라 그러기엔 박도경이 되게 당당하잖아.”

“연기하는 사람이니까 그럴 수도 있지 누가 알아? 그리고 박도경이 여자를 안 밝히는 느낌도 아니고 진짜로 했을 수도 있지.”

“그럴수도...”

“하아.”

자신에 대해서 무책임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주변을 보며 도경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나는 기회를 줬는데 말이야...”

“뭐라는 거야!? 계속 그렇게 뻔뻔하게 굴 거예요?”

“그건 너고.”

휙.

한심하다는 듯 그들을 바라봐준 도경은 뒤를 돌아서 그들에게 말을 건넸다.

지금 이 상황에 어울릴 벗한 분노라던가 수치심이 담긴 음성이 아닌 그저 귀찮은 기색이 역력한 목소리였다.

“퍼거슨 감독이라고 알아?”

“?”

“SNS는 인생의 낭비라고 주옥같은 말을 남기신 분이지.”

저벅저벅.

“하지만 나는 그 말을 거부하겠어.”

“뭐래...!? 왜 갑자기 딴소리하는 거야?”

“그도 그럴게 SNS가 지금의 상황에 구원투수가 돼줄 거 같거든.”

“뭐!?”

도경의 영문 모를 소리에 도경과 대치중인 일행들은 도경을 어이없는 눈으로 바라보았지만, 도경은 그들의 신경을 쓰지 않고 자신의 자리로 걸어가 무언가를 꺼내 들었다.

“안녕 모두들! 지금 모두들 상황 지켜봤지?”

피식.

“어떠냐 이 몸의 인기가?”

“!?”

“그래도 꽤나 보고 있었네? 아니 오히려 늘었잖아? 4천 명이나 되다니. 너희들도 진짜 할 거 없다.”

키득키득.

술렁.

‘설마?’

모두가 황당한 눈으로 도경을 바라보았다.

그도 그럴게 지금 이 상황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들어 손을 흔들며 혼잣말을 하는 도경이 제정신으로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중 도경과 가깝게 있던 한 남성이 도경의 스마트폰에 뜬 화면을 보고 그에게 소리를 질렀다.

“너, 이 새끼 지금 뭐 하는 거야?!”

“응?”

씨익.

“라이브 방송이다만?”

“뭐?”

“라이브 방송이라고. 근데 무섭게 왜 소리 지르고 지랄이냐? 그리고 누구보고 새끼래?”

덥석!

“컥!”

부웅!

도경은 한 손으로 스마트폰을 한 손으로 자신을 향해 새끼라 부른 남성의 멱살을 잡아 올림과 동시에 그의 발을 걸어 그를 바닥으로 내리 꽂았다.

쿠당탕!

“하여간 가만히 있지 매를 벌어요. 응? 멋있다고? 그럼~. 형이야. 오늘 제대로 탈탈 털어보려고...! 그러니까 너희들도 나가지 말고 잘 보고 있어.”

휙.

“자, 다시 성추행에 대해서 이야기 한 번 해볼까? 다시 말해 봐봐. 내가 엉덩이를 만졌다고?”

스마트폰을 높게 들어 올리며 웃음을 터트리던 도경은 뒤를 돌아서며 자신을 성추행범으로 몰아세운 여성들을 바라보았다.

“내가 이유도 없이 갑자기 만졌나 보네?”

“어, 어...!”

“어느 손으로? 어떻게? 움켜쥐었나? 아니면 음흉하게 터치했나? 혹시 내가 만지면서 무슨 말을 내뱉기도 했어? 우리 시청자들하고 한번 삼자대면 해야 할 듯싶은데 자세히 좀 이야기 해줘 봐봐.”

주춤주춤.

“그, 그게...!”

“어? 왜 그래 안색이 창백한데? 괜찮아? 그건 그렇고 왜 뒷걸음질 쳐? 뭐 잘못했어?”

“으으윽!”

“에이. 설마 도망가려는 건 아니겠지?”

저벅저벅.

고저 없는 목소리로 스마트폰을 십자가처럼 내뻗으며 그녀들과 거리를 좁히는 도경의 모습은 가히 엑소시스트를 보는 것과 같았다.

그가 다가갈 때마다 여성들이 경기를 일으키며 안색이 안 좋아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씨이익.

도경은 그런 그녀들을 보며 차가운 미소를 피어 올리며 자신의 앞에 있는 미녀들을 향해 눈빛을 빛내었다.

“아! 혹시 사람들이 많아서 부끄러워서 이야기 못 하는 거야?”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역으로 상대를 엿을 먹이는 것만큼 재밌는 일은 없었다. 다만 유쾌한 기분은 별도로 도경의 두 눈에 머문 온도는 서릿장처럼 차갑기 그지없었다.

‘너희들 같은 종류가 더 질이 나쁘지.’

가벼워도 너무나 가벼웠다.

사회적으로 사람을 말살시키려 들었던 사람들이라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가볍게 생각하고 스스럼없이 행동했다.

그것은 나쁜 짓을 저지르는 것을 알지만, 자신들이 얼마나 심각한 큰일을 저지르는 것인지는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그런 태도들이 도경의 심기를 제대로 건드렸다.

삐죽.

자신을 사회적으로 말살하려 들었던 일행들을 눈에 담은 도경은 그들을 향해 혐오와 경멸을 담아 입가를 비틀었다.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뭐...”

“!?”

도경의 의미모를 말에 도경과 대치하던 일행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그들의 궁금증은 빠른 시간안에 해결 되었다.

타다닥!

“서울 강남경찰서 청담지구대에서 신고받고 왔습니다. 잠시 비켜주십시오.”

“실례합니다. 여기 신고자분! 신고자 어디에 계십니까!?”

웅성웅성.

“여깁니다!”

“!?!?”

인파를 헤치며 울려 퍼지는 두 중년인의 목소리.

도경은 때마침 오는 손님에 입가에 환한 미소를 지으며 손을 번쩍 들어 두 명의 순경들을 반기었다.

“하하하! 제가 신고했습니다. 고생이 많으십니다.”

갑작스러운 경찰들의 난입에 모두가 당황하면서도 도경이 언제 신고한 것인지 궁금해 하며 귀신이 곡할 노릇이란 표정으로 도경을 바라보았다.

수군수군.

“언제 경찰에 신고 한 거지?”

“몰라. 우리가 보기 전에 미리 했던 건가? 그나저나 경찰 왔는데 되게 해맑네. 연예인이 저래도 되나?”

“그러게. 진짜 아무 잘못도 없는 거 같은데? 경찰까지 먼저 부른 거 봐서 말이야.”

“하긴 요즘 연예인을 상대로 시비 붙는 사람들도 많잖아.”

“뭐래 너 아까는 박도경이라면 그럴 만하다고 그러지 않았냐?”

“큼...!”

경찰의 등장에 다시 한번 상황이 역전되었다.

도경의 당당한 태도와 당황한 표정이 역력한 기색인 남녀일행의 모습은 무언가 숨겨진 뒷이야기가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자 됐지? 조용한 경찰서 가서 우리 진득하게 이야기 나눠 보자고?”

“아아...!”

경찰의 등장에 모두들 놀란 표정으로 도경을 바라볼 때. 8명의 남녀 일행들은 도경을 향해 경악 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안색이 새하얗게 변해 그를 바라보았다.

보통이라면 자신들의 목적을 이루었다 기뻐할 테지만, 도경의 행동에 절망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저기 순경님. 제가 여기서 인터넷 방송 라이브를 하고 있었는데 이분들이 지금 사건의 목격자이기도 하시거든요. 갈 때까지 방송을 켜야 하니 양해 부탁드리겠습니다.”

“아, 아 그래요...? 뭐 그렇다면 어쩔 수 없죠. 그런데 혹시 임꺽정의 박도경씨 되십니까?”

“하하하! 네 제가 바로 임꺽정의 박도경입니다.”

“큼큼! 드라마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하하하! 감사합니다. 참, 그나저나 보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데 천천히 자리를 이동해서 일을 진행할까요? 가게영업에 방해도 주는 것 같아서요.”

“그렇군요. 일단 밖에 나가도록 하지요.”

“네. 잠시만 제가 볼일이 있어서.”

번갯불 콩 구워 먹듯이 도경은 화기애애한 분위를 만들며 일처리를 적극적으로 주도하고 순경들은 도경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그와 시비가 붙었던 일행들을 챙기기 시작한다.

도경은 그들을 뒤로하고 2층 바에 있는 바텐더에게 다가가 자신의 품속에서 무언가를 건넨다.

“이거 받으세요.”

“이걸 왜?”

“하하. 카드를 왜 주겠어요? 계산하라고 주는 거지. 소란 피운 것도 미안한데 오늘 제가 제대로 한턱 쏩니다.”

“네?”

“잠시만요.”

타닥!

도경은 바 카운터에 올라가 모두를 향해 큰 목소리 높여 외쳤다.

“여러분! 제가 오늘 소란스러운 일을 피웠습니다. 뭐 별로 잘못한 건 없지만...! 그래도 분위기를 흐려서 죄송스럽네요. 그래서 말입니다...!”

웅성!

소란을 피우고, 경찰을 부르고, 난데없이 바(Bar) 테이블에 올라서서 모두를 불러 외치는 도경의 행동은 정말 제정신이 아닌 사람의 그것이었지만 도경의 이어지는 말에 모두들 환호성을 내지를 수밖에 없었다.

“1시간 동안 여러분들의 술안주 값을 제가 대신 쏩니다!!!”

와아아아!

꺄아아!

“와, 무서 워라...! 딱 1시간이에요! 얼마가 긁힐지 모르겠지만 사나이 도경 오늘 눈 한번 질끔 감겠습니다!”

하하하하.

즐거움에 가득한 함성소리와 웃음소리가 바 안으로 가득 울려 퍼지고 도경은 테이블에 내려와 황망한 시선을 보내고 있던 8명의 남녀 일행들을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

“뭘 그렇게 벙쪄 있어? 쏘는 거 처음 보냐?”

“......”

씨익.

“너희들 인.실.좆이라는 말 아냐? 너희들을 보니까 채팅창에서 본 그 단어가 계속해서 머릿속에 떠올라. 오늘 처음 알았는데 참 좋은 단어 같아. 뜻이 뭐냐면...!”

자신의 말에 입만 뻐끔거릴 뿐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남녀 일행을 보며 도경은 비웃음 지으며 방금 전 채팅창에 읽었던 단어를 떠올리며 그들에게 말을 걸었다.

“인생은 실전이라네? 좆만이들아.”

쿵!

“라네? 아, 순경님들 이거 욕한 거 아니에요. 그저 채팅창에 읽은 거 알려 준겁니다. 하하하! 그럼 서에 가보도록 할까요?”

스마트 폰을 들으며 자신들을 앞질러 신나는 발걸음을 옮기는 도경을 보며 두 순경들은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다년간 많은 신고를 받았지만 저런 유형의 신고자는 단언컨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허...”

“저런 신고자는 처음 아닙니까? 누가 보면 좋은 일 생긴 사람인 줄 알겠지 말입니다.”

“그러게 말이다. 그나저나 이 사람들 안 됐네.”

“네? 뭐가 말입니까?”

뒤에 있는 남녀일행을 안쓰러운 눈으로 바라보는 선배의 말에 그의 옆에 있던 어리숙한 순경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딱 보면 견적 안 나오냐? 연예인이 인터넷 방송으로 실시간 켜놓고 시청자들을 목격자 증인으로 쓰겠다는 거잖아. 보통이라면 이미지 때문에 피해자든 가해자든 사건을 쉬쉬하며 숨기는 게 연예인의 특성인데 말이야.”

“어? 그 말씀은...!?”

“그래. 제대로 끝을 보자는 거지.”

두 순경의 대화를 뒤에서 엿듣고 있던 남녀일행은 절망한 표정을 지으며 앞에 있는 도경을 바라보았다.

소근.

“씨발 제대로 좆 됐네! 대체 왜 이렇게 되는 건데?”

“됐어 일단 버팅겨 봐.”

“아...!”

“언니 어떡해요...”

“......”

글썽.

남자들은 창백한 안색을 지으면서 연신 이 상황에 대해서 욕을 내뱉으며 타개책을 논하고 있었고 여성들은 그들의 욕을 들으면서 뒤늦게 자신들에게 엄습한 상황을 파악하고는 눈가에 눈물을 글썽이고 있었다.

Rrr!

“아, 아현아. 늦은 시간 미안한데 변호사 한 명 좀 청담지구대에 보내줘. 응응. 1시간 정도 걸린다고? 뭐 어쩔 수 없지. 그래. 일단 부탁할게.”

남녀 일행들이 자신의 상황에 절망하고 있을 때. 도경은 더욱더 그들의 절망의 구렁텅이를 깊이 파헤쳐 놓고 있었다.

인생의 선배로서 현실이 얼마나 혹독한 것인지 몸소 겪게 해줄 생각이었다.

“뿌린 만큼 거둬봐.”

그날 한 연예인은 파출소에 들어가 8명의 남녀를 털털 털기 시작하고 자신의 무고함을 밝힘과 더불어 남자들이 이런 사건을 자주 일으키는 상습범이라는 것까지 밝혀내는 기염을 터트리며 이 모든 것을 라이브로 3시간 동안 방송하였다.

[남중남(남자 중의 남자) 인.실.좆 시전 레전드]

여담이지만 이날 도경의 라이브 방송의 시청자 수는 최고 1만 2천까지 찍으며 영상으로 까지 만들어져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를 뜨겁게 달구기 시작한다.

(다음 화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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