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화
끼긱!
휙.
“그게 아니잖아. 좀 더 힘을 쓰란 말이야.”
“이렇게요?”
“아니 그 동작에서는 좀더...”
파밧.
무언가 분주한 소리가 넓은 공간 안에서 울려 퍼진다.
끽!
타앗! 탁!
“합!”
휙!
바닥에 운동화 밑바닥 마찰로 끽끽거리는 소리가 울려 퍼지고 동시에 무언가가 휘둘러지며 공기를 가르고 기합성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무언가 바삐 움직이며 소리를 내는 곳은 바로 기파랑 감독이 운영하고 임꺽정 스턴트맨들이 사용하는 체육관 이다.
“으으음. 시끄러워...!”
그 체육관 안에서 많은 사람들이 무언가를 연습하고 있을 때. 구석 한가운데 무더기로 패딩들이 바닥에 쌓여 있었는데 그 안에서 한 인영이 신음성을 내며 꿈틀거리기 시작한다.
“으으음.”
뒤척뒤척.
“야! 제대로 안 해?”
“죄송합니다!”
“감독님. 여기선 이렇게 하는 게 어떨까요?”
여기저기서 열의에 가득 찬 소리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가을이 끝나갈 시점 점점 추워지는 기온 속에서 체육관 안 만큼은 따뜻한 온도를 간직하고 있었다.
털썩.
“헉헉! 아이고 이러다 사람 잡겠다.”
“그러니까 말이야. 이러다 촬영 전까지 몸이 못 버티겠네요.”
“형님들! 그래도 시청률 50%로 넘었는데 이 정도 해야지 않겠어요? 저는 ”
“그건 막둥이 말이 맞다. 흐흐. 진짜 아직도 안 믿긴다니까. 솔직히 이렇게 할 맛 나는 작품은 처음이라니까.”
“그렇죠? 매화마다 그렇게까지 액션신을 뽑은 건 우리밖에 없을 겁니다.”
“맞아요.”
고된 연습에 한숨 돌리기 위해 구석에 와서 바닥에 앉은 남자들은 강도 높은 훈련에 혀를 내두르면서도 자신들이 참여한 작품에 자부심을 띄고 있었다.
“맞아. 이번 주 결방이긴 하지만 용환이 덕택에 우리들이 방송도 타고 아주 잘 됐지.”
“그러니까요. 집에 가서 가족들하고 우리 연습하는 모습을 같이 보는데 어찌나 뿌듯하던지.”
“킥! 너도 그랬냐? 나도 다음 날 아침 식탁 거하게 얻어먹었다. 고생한다고 말이야.”
“저도요. 스턴트맨 한다고 말 한마디 안 하시던 아버지가 어깨를 툭 치고 ‘수고했다 아들’ 이라 말해주는데 저도 모르게 눈물 나왔다니까요.”
“하하하. 울보네 우리 막둥이.”
“형님들이 그 상황 되어 봐야 안다니까요.”
정용환의 스캔들이 터지고 나서 임꺽정은 방영을 결방 할 수밖에 없었다.
저번 주에 임꺽정 드라마 방영은 드라마 제작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의 구성으로 면접부터 시작해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들을 소재로 특별편 [임꺽정의 탄생] 2화로 메꾸어졌었다.
보통 드라마에서 특별편은 시청자들에게 외면을 받지만 대작은 괜히 대작이 아니라는 것인지 시청률 30% 후반 대를 기록하며 많은 호응을 얻는 데 성공하였다.
특히 매화마다 눈부신 액션신을 만들었던 기파랑 감독팀의 액션스쿨 스턴트맨에 대한 감탄과 칭찬 일색이었는데 덕분에 안 좋은 일로 방영을 휴재했음에도 임꺽정 팀의 사기는 식기는커녕 더욱더 뜨겁게 달구어져 있었다.
“기파랑 감독님이 그렇게 기뻐하시는 건 처음 봤지.”
“하긴 언제 우리가 이렇게 대우받아 보겠냐.”
외국이야 스턴트맨이 전문적인 직업으로 인정받고 대우받는다지만 한국에서 스턴트맨의 위상은 그리 놓지 않은바. 간만에 받아 본 제대로 된 대우에 모두들 기분이 좋은 상태였다.
“그나저나 용환이 녀석 아직도 안 일어 났을 라나요?”
힐끔.
“일어났겠냐? 술로 아주 떡이 돼 있던데 아직 몇 시간은 푹 자야겠지.”
“스캔들 지독하게 났던데 잘 해결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친구들이 여기저기서 진짜냐고 물어보는 턱에 아주 피곤해 죽겠습니다.”
“그러게 말이다. 배우한테 이미지는 생명인데 말이야...”
정용환의 스캔들에 대한 이야기에 대한 걱정을 나누는 스턴트맨들의 얼굴에는 근심이 서려있는 가운데 모두가 정용환을 향해 걱정하였다.
놀랍게도 그들 중 누구도 정용환에 대한 악의적인 루머를 믿는 사람은 없어 보였다.
“용환이 형님은 잘 하실 겁니다!”
“응?”
“정용환이라는 배우는 루머 따위에 질만 한 배우가 아니니까요! 분명 잘 극복하실 겁니다.”
“.....”
그중 막둥이라 불리는 남자가 두 주먹을 불끈 쥐며 정용환을 응원했고 그를 바라보는 두 선배는 아연실색한 모습으로 자신의 후배를 바라본다.
“허... 막둥이 녀석 점점 심해지는데”
“그러게 말이야. 저 녀석 팬클럽도 가입했다고 하더니 정말인가 보네. 사내새끼가 징그럽게...!”
“그게 무슨 상관입니까...? 악!”
“시끄러워 임마. 팬클럽에 가입할 시간에 몸이나 만들어라. 저번처럼 탈진해서 쓰러지지 말고 말이야.”
꽈악!
“아악! 이거 놔요.”
“하하하!”
건방진 소리를 하며 자기혼자 뜨거워지는 후배를 이끌며 그들은 다시 자신들의 훈련을 소화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었다.
“......”
‘잘 할 거라고?’
꾹.
점퍼와 패딩 속에서 스턴트맨들끼리 이야기를 나눴던 것을 들은 정용환은 자신의 입술을 깨물 수밖에 없었다. 자신을 믿는 그들의 말이 무겁게 느껴진 까닭이다.
무엇보다 그런 말을 내뱉은 것은 그들뿐만이 아니었다.
“.....”
자신이 누워있는 곳이 스턴트맨들이 휴식하는 장소였는지. 스턴트맨들이 잠깐 쉬면서 수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모두들 자기에 대한 험담 대신 믿음과 신뢰를 보내는 말들을 내뱉었었기 때문이다.
재갈재갈.
‘대체 뭘 보고 날 믿는 거야...’
화끈.
듣다 보니 얼굴이 다 붉어질 지경.
자신의 무엇을 보고 저런 신뢰와 믿음을 보내오는지. 듣는 입장으로서 정용환은 어처구니가 없어질 지경이었다.
‘그나저나 내가 왜 이곳에 있는 거지?’
패딩과 점퍼에 뒤덮여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도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아는 정용환은 마지막 기억을 떠올려 보았지만 그래도 자신이 이곳에 있는 연유를 알 수 없었다.
“일단은 일어나야지...”
저벅저벅.
움찔.
어쩌다 보니 일어날 타이밍을 잡지 못해 계속 누워있던 정용환은 이제는 일어나려 할 때 또 누군가 그가 있는 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이런, 또?’
사람이 없을 때 일어나려고 했던 그의 계획.
이번에도 일어날 타이밍을 놓쳤다는 것에 정용환은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어휴. 멍청한 인간. 술이나 퍼마시고 아직도 퍼 자고 있네. 한심하긴!”
“!?”
움찔.
‘이 목소린?’
익숙한 목소리였다.
절로 귀가 기울어지는 저 목소리의 주인은 도경이 분명했다.
“자신은 걱정 받을 어리숙한 놈이 아니라면서 똥폼이란 폼은 다잡더니 뒤통수나 맞고 잘하는 짓이다.”
화끈.
‘윽...’
도경의 말에 정용환은 너무나 쪽팔려서 자신의 얼굴에 열이 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의 말대로 잘난 척이란 척은 다 했는데 결국은 이 모양 이 꼴이 되었기 때문이다.
“쯧쯧. 어울리지도 않는 정치질이나 하니까. 저리되지. 반면교사 삼아서 나는 절대 저러지 말고 잘 나가야지.”
울컥.
‘저게...!’
처음으로 자신을 흉보는 사람의 등장에 뒤늦게 정용환의 속에서 불길이 치솟았다. 남의 불행을 반면교사 삼는다니 성격 하나 제대로 꼬인 놈이란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것도 자신이 있는 누워있는 자리에 다가와서 저리 말하다니 부아가 치밀어 올랐다.
‘누구 때문에 이 사달이 났는데...!?’
솔직히 이렇게까지 거세게 역풍을 받은 이유에는 차현식PD의 존재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차현식 PD와 척을 진 이유는 바로 도경 때문이었고 말이다.
어떻게 보면 도경을 돕다가 이 사단이 났는데 그 장본인은 속편하다 못해 자신의 행동을 반면교사 삼는단다.
‘저런 놈을 돕다니 내가 미쳤던 거지.’
고맙다고 절 받는 것을 원하는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사람을 돕는다는 생각으로 도왔던 건데 저런 검은 머리 짐승이었다니 절로 이가 갈리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깜짝 놀랐었지. 취중 진담이라더니 그렇게 나를 생각해 주고 있을 줄이야...”
‘뭐?’
“나에게 ‘너는 잘생겼고 그리고 연기도 잘하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벽해. 그게 바로 퍼펙트 그게 바로 인생의 진리지’란 말을 해주다니. 좋은 선배였어... 저는 선배님처럼 실패하지 않고 성공하는...”
“내가 그럴 리가 없잖아!”
벌떡!
푸화확!
누가 봐도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지껄이는 도경의 말에 정용환이 벌떡 일어나 그를 향해 소리를 질렀다. 자신이 아무리 취했다고 하지만 정용환은 자신의 인생을 걸고 장담할 수 있었다.
“절대 그런 말을 뱉을 리 없어! 술 취한 거 이용해서 멋대로 말 지어내지 마라!”
휙!
“하하. 일어나셨습니까? 선배님.”
“진작부터 일어나 있었거든? 아주 막 지껄이더라? 뭐? 똥폼? 반면교사? 정치질? 이게 입이 뚫려있다고 막 말하지!?”
“하하하.”
솟구쳐 오르는 점퍼와 패딩 사이에 분노하는 정요환이 보이고 그를 보는 도경은 웃음을 짓는다.
“선배님이 아직 술이 덜 깨셨나 보다. 이상한 소리를 하시네...”
“훨씬 전부터 일어나 있었단 말이다. 밑 장 빼지 마라.”
발뺌하는 도경의 모습에 정용환이 얼굴이 시뻘게진 채로 그를 노려보며 따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내 도경의 말에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도경이 자신이 깨어나 있던 것을 진작 알고 있었던 것을 알 수 있었다.
“모두가 선배님을 믿는 것도요?”
“....”
“기자들 말보다 자신들과 같이 땀 흘리고 훈련했던 정용환을 믿는다고 하네요. 참 남자란 단순한 면이 있다니까요? 이런 게 사내들의 의리인가?”
“그러게...”
자신을 올곧게 마주 보며 말하는 도경을 보며 정용환은 눈을 피하며 말꼬리를 흐릴 수밖에 없었다.
“나에게 과분하지...!”
악의적인 루머도 있지만. 자신이 차도한을 배신하고 거짓말로 사람들을 속인 것은 사실이었다.
자신은 이런 지지를 받을 정도로 훌륭한 놈이 아니라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나는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놈이 아니란 말이다.’
모두가 손가락질하며 의심하고 있는 상황 속에 사람들의 전폭적인 믿음과 신뢰는 마냥 고맙기만 한 게 아니었다.
오히려 그들을 실망시켜야 할 죄책감과 부담감으로 마음이 힘겨웠다.
“또, 쓸데없는 생각 한다. 좀, 자기만 생각하지 말고 저쪽도 봐봐요.”
“뭐?”
도경의 말에 정용환은 그가 턱짓으로 가리키는 방향을 향해 고개를 돌렸고 이내 신음성을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아...”
어느새 훈련을 멈추고 자신을 향해 시선을 건네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짧지만 많은 시간을 보내왔던 사람들.
눈을 마주칠 때마다 웃으며 인사를 보내오는 그들의 모습에 정용환의 가슴이 울렁인다.
“선배님은 저 사람들에게 책임져야 해요.”
“책임?”
“정용환이란 배우가 어떤 사람인지 보여줘야 할 책임.”
“......”
“실망을 시키든 만족을 시키든. 형편없는 놈이든 잘난 놈이든 간에 배우면 시선과 관심을 모은 이상 끝은 보여 주고 가야죠. 안 그래요?”
“너...”
저들의 기대와 신뢰를 보내는 눈에 보답하라는 것 같은 따스한 위로의 말이 아니었다.
‘끝을 보여주고 가라고?’
실망을 안겨 줄 사람들에 대한 부담감 그리고 죄책감에 도망갈 구석을 주지 않는 잔인한 주문이었다. 관심을 모은 이상 싫든 좋든 모두에게 자신을 노출하라는 말이었다.
그것이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던 저열함이라도 말이다.
“품삯도 받은 값은 치러야죠.”
“잔인한 말을 하네.”
“그럼. 재주를 팔아서 돈 버는 게 쉬운 줄 알았어요?”
“그러게 정말 어렵다.”
피식.
두 사람은 마주하며 웃음을 짓기 시작했다.
예인(藝人)인 두 사람의 입장과 동질감이 담긴 미소였다.
“자, 어쩌실래요?”
“어쩌긴...”
“성장했다 생각했는데 아니었어...!”
보는 눈이 있음에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자신 스스로 끝을 내고 있었다.
한 명의 관객이 있는 이상 가수는 노래를 해야 했고 배우는 연기를 펼쳐야 한다는 당연한 사실을 자신의 고통에 집중하느라 망각하고 있었다.
‘너무 나만 생각하고 있었던 거야.’
배우란 직업을 선택했음에도 불구하고 주변을 둘러보지 않고 타인을 보지 않았던 자신의 이기적인 마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이번에는 그러하지 않을 것을 다짐했다.
“우선은 드라마...! 드라마부터 준비 해야지!”
“괜찮겠어요? 열의는 인정하지만 지금 상황 안 좋잖아요. 일단은 기자회견 같은 거라도 해야 하지 않겠어요?”
“아니야. 그건 나중에 해도 돼.”
도경의 말에도 일리가 있지만, 정용환은 고개를 저으며 부정을 표했다.
자신의 끝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지만, 그때까지 배우로서 정용환이 할 수 있는 것은 딱 한 가지 밖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내가 먼저 해야 할 건 연기야.”
“멋있네요.”
씨익.
도경은 얼굴에 진한 미소가 떠올랐다. 배우 정용환의 의지가 그리 만든 것이다.
“따라와요.”
“...!”
도경은 정용환을 이끌며 스턴트맨들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용환아 어서 와라!”
“고생 많았다. 그나저나 연습해야지! 너 많이 쉬었다.”
“맞아 도경이가 너 없는 새에 얼마나 우리 들들 볶았는지 모른다. 너에게 맡기마.”
“하하하!”
“......!”
울컥.
우락부락한 스턴트맨들 모두들 자신들에게 걸어오는 정용환을 반기며 웃음 짓기 시작했다.
정용환은 그들의 미소에 말을 잇지 못하고 바라보다 이내 고개를 숙이며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말을 내뱉는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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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그락!
은은한 푸른빛 조명.
조용한 피아노 선율이 흐르는 이곳은 유명한 재즈 바(BAR)에 한 남자가 술을 마시며 미소를 피어 올리고 있었다.
“행방불명이라고? 어디 가서 자살이라도 하려는 건가?”
많은 기자가 포위되어 있는 자택에 사라져 연락 두절인 정용환에 대한 보고를 매니저에게 받았던 차현식 PD는 유쾌함에 웃음 지었다.
“그러게 제대로 거래를 했어야지. 후후후.”
씨익.
테이블 위에 둔 스마트폰에 뜬 기사들을 보며 차현식은 흡족한 눈빛을 띠었다.
자신에의해서 한 명의 대세 배우가 나락으로 추락한 사실이 그에게 희열을 안겨다 주었기 때문이다.
스윽.
탁.
“아저씨. 거래 좋아하시나 봐?”
움찔.
스마트폰으로 정용환의 기사를 바라보고 있던 차현식은 자신의 옆에 다가와 말을 거는 남자를 보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너는?”
그도 그럴게 너무나 예상치 못한 의외의 인물의 만남이었기 때문이다.
“안녕 하쇼.”
씨익.
“자기소개는 피차 안 해도 되겠지?”
도경의 건방진 태도임에도 차현식 PD는 포커페이스를 지키며 냉정한 눈으로 도경을 보면서 상황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박도경...”
‘나를 알고 찾아왔군. 정용환 녀석이 불었나? 그나저나 이곳을 어떻게 알고 찾아왔지?’
“뭐 때문에 나를 찾아왔지?”
상황을 파악하고는 냉정하게 차현식의 태도에 도경은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이야. 조금이라도 당황한 표정을 지을 줄 알았는데 말이야. 거, 재미없는 양반이네.”
“무슨 일이냐 물었다만?”
피식.
“무슨 일이긴. 그쪽 좋아하는 거래 하러 왔지. 댁 신조가 Give & Take 라면서? 오늘 나와 거래 하나 어때?”
“거래?”
연장자에 대한 예우를 걷어차는 도경의 건방진 태도에도 차현식 PD는 도경이 말한 단어에 관심을 기울인다.
닳고 닳은 그 반응에 도경은 웃음 지으며 품속에 하나의 USB를 그에게 내보였다.
“그건?”
“내 데뷔앨범이 담긴 USB.”
“앨범?!”
도경은 웃음 지으며 USB를 그에게 던졌다.
툭!
“가져가쇼.”
“......”
스윽.
“무슨 의미인지? 들어 볼 수 있을까?”
흰색의 USB에 바라본 차현식의 눈매가 가늘어지면서 알 수 없는 묘한 표정을 지으며 도경을 눈에 담기 시작한다.
(다음 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