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7화
도경과 백아현이 도착한 곳은 합정역에 근처에 있는 스튜디오.
“도착했습니다. 내리시죠.”
“문 안 열어주나 백 매니...”
휙! 푸욱!
주르륵.
“허허. 펜이 이러라고 쓰는 용도가 아닐 텐데...!”
“내리시죠.”
“응...”
드르륵!
밴을 근처에 세운 백아현의 말에 도경은 슬며시 연예인 놀이를 시전 해 보았지만, 백아현의 주머니에 꽂혀있던 만년필이 자신의 얼굴 옆으로 박히는 것을 보며 도경은 말없이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힐끔.
“쯧.”
‘주변 사람 있을 때나 연예인 놀이해야겠어. 둘이 있을 때는 목숨이 10개라도 부족할 거야.’
시트에 박혀있는 펜을 뽑아 주섬주섬 주머니에 챙기는 백아현의 살벌함에 도경은 혀를 차며 그녀를 탓했지만 그런 살벌한 사람을 향해 목숨의 위협을 받아가면서까지 장난치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 도경 또한 참으로 글러 먹은 인성이라 할 수 있겠다.
“이야. 여기가 정훈이 형이 운영하는 스튜디오인가? 듣기만 했지 직접 보는 건 처음인데 괜찮네?”
밴에서 내린 도경은 자신이 오늘 촬영할 장소를 훑어보며 감탄했다.
[G.스튜디오]
은하수 멤버 중 백수였던 최정훈이 운영하는 스튜디오 [G(Galaxy) 스튜디오].
합정에서 조금 외진 곳이라 하더라도 3층의 건물을 통째로 스튜디오를 꾸미다니 이를 보며 격세지감을 느끼는 도경이었다.
그도 그럴 게 은하수 멤버 중 프리랜서라 쓰고 백수라 읽는 35살의 형이 이런 번듯한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다는 것은 그야말로 놀랄 일이었기 때문이다.
“이번에 정부에서 창업투자 지원까지 받고 규모가 커졌습니다. 꽤나 사업수완이 있어 보이더군요.”
“그래? 하긴 그 형이 순박해도 일에 대해선 독한구석이 있었지.”
정말 그 조그마한 카페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신기하게도 도경이 그곳에 만났던 은하수 사람들은 모두 잘 나가는 중이었다.
“이렇게 또 같이 일하고 인연이라는 게 참 신기하단 말이야.”
그리고 자신의 스튜디오 이름을 은하수 ‘Galaxy’를 G를 따서 지은 최정훈은 행동은 그가 은하수 카페와 만났던 멤버들의 인연을 어떻게 생각하는 여실하게 느껴져서 절로 웃음이 나왔다.
“시간 됐습니다. 가시죠.”
“응. 일단은 지하로 바로 오면 된다고 했나?”
“네. 그곳에서 촬영할 예정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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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벅저벅.
[G.스튜디오] 들어가 지하로 내려간 도경은 익숙한 얼굴들을 보며 손을 들어 올려 보였다.
“정훈이 형! 저 왔어요.”
“왔구나! 도경아. 어서 와.”
도경의 등장에 촬영준비를 하고 있던 최정훈은 기쁜 표정을 숨기지 않으며 도경에게 다가와 반기었다.
가끔 은하수 멤버들끼리 만든 술자리에서 보긴 했지만, 서로들 일에 치히고 있는 중에다 도경이 예능과 드라마를 본격적으로 활동한 이후로 보기 힘들었던 둘은 꽤나 오랜만에 만났기에 서로들 반가움이 서려 있었다.
“와! 형 듣기만 했는데 진짜 성공하셨네요.”
“성공은 무슨 아직 직원들 월급에다가 임대료만 생각하면 잠도 못 자는걸. 요즘 아무리 먹어도 살이 안 쪄.”
“하하하. 그렇게 보이긴 하네요.”
“그나저나 드라마 축하해! 재미도 재미고 진짜 모두들 연기 너무 잘 하더라.”
“하하. 뭐, 운이 좋았죠. 상승효과라는 게 있잖아요.”
“도경이 네가 그 중심이었을걸!”
“하하하...”
‘이형은 참 한결같단 말이야...’
붉게 된 얼굴로 상기되어 호들갑 떠는 최정훈을 바라보며 도경은 자신의 머리를 긁으며 겸양을 떨었다. 원래 성격대로라면 한참을 거들먹거리며 으쓱거렸겠지만 자신을 항상 칭찬과 진심으로 열광하는 최정훈 앞에선 아무리 도경이라 하더라도 그리 행동하기 힘들었다.
‘대단한 녀석.’
최정훈은 진심으로 도경에게 감탄하고 있었다. 도경의 능력을 옆에서 봐왔던 만큼 그가 연기도 잘할 거라 생각은 했었다.
한창 영화를 촬영하고 있는 김찬미도 고개를 끄덕이면서 동의도 했고 말이다.
‘다만, 그렇게까지 잘할지는 몰랐어.’
올해 3분기는 가을에 낙엽이 붉게 물들 듯. 대한민국은 도경이 연기한 임꺽정에게 물들었다.
항상 달달하고 가벼운 현실 도피적인 드라마를 보고 있다가 정통사극 못지않은 리얼리티와 태어나자마자 금,은,동,흙으로 수저를 나누는 보이지 않는 신분제 속에 갇혀있는 대한민국 사회를 반영한 조선 시대의 임꺽정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매주 매 회마다 흔들었다.
빈사 상태에서 마지막까지 불태웠던 사내를 연기했던 도경의 모습을 떠올리며 최정훈은 흠모의 눈빛으로 도경을 바라보았다.
반짝반짝.
‘으... 오늘 유독 부담스럽네.’
원래 최정훈이 자신을 조금 대단하게 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오늘따라 유독 심하다고 생각하며 도경은 자신의 얼굴이 익을 것 같다는 생각에 곤란하던 차에 귀여운 구원자들이 등장했다.
파앗!
“선배님! 늦지 않지 않았습니까?!”
“오빠 왜 늦었어요.”
뒤를 점하고 나타난 소녀 둘. 유독 찹쌀떡같이 흰 피부가 인상적인 소녀와 갸르릉 거릴 것 같은 고양이를 닮은 소녀 둘이 도경을 급습하였다.
도경에게 익숙한 얼굴들. 드림걸즈의 랩을 맡고 있는 멤버 다연과 채연이었다.
“늦어? 약속 시간 맞춰서 왔는데?”
“우리보다 늦었지 말입니다.”
끄덕끄덕.
“맞아. 초심을 잃었어...”
“뭐래. 너희들도 온 지 얼마 안 돼 보이는 구만...”
같잖은 이유를 들먹거리며 시비를 붙는 소녀들을 보며 도경은 심드렁한 표정을 지었다. 딱 봐도 장난치려는 싶은 건데 상대를 잘못 골랐다.
“너희들 생얼에 눈 버릴 것 같으니까. 어서 얌전히 메이크업 받고 와라.”
“헐. 여자한테 어떻게 그런 말을...!”
“대박...!”
“급식 애들이 여자는 무슨 꼬맹이지. 꼬맹이는 얌전히 어른 말 들어야지?”
“저 작년에 졸업했지 말입니다!”
“저도 3달 뒤면 성인이거든요.”
“쉬쉬! 분유냄새 난다. 저리가렴.”
“...”
“와~! 기분 나빠~!”
애 취급을 하는 도경의 언행에 발끈한 두 소녀들은 도경에게 자신들이 당당하게 소녀가 아닌 여성임을 어필했지만, 도경은 끄떡도 하지 않은 채. 날 파리 쫓듯 손을 휘저으며 그녀들을 향해 비웃었다.
“너희들이 여자냐? 우쭈쭈 받는 아가들이지. 인정할 건 인정하자.”
“이익!”
사실 그녀들도 아직 어리기에 자신들이 여성의 성숙함이 아직은 모자란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아는 사실이라도 도경의 입에서 나오니 절대로 인정하고 싶은 오기 같은 것이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꼈다.
“우리도 잘 나가지 말입니다.”
“맞아요. 팬분들이 우리 예쁘다고 항상 말해주거든요?”
피식.
“역시 어려서 그런지 패기는 좋네.”
적당히 하려 했는데 꺾일 줄 모르는 다연과 채연의 의지에 도경은 결국 그녀들에게 패배를 안겨다 주기로 했다.
“최소 이쪽 누나 정도 되면 인정해주마.”
“헉!?”
“누구?”
도경의 비웃음에 노려보고 있을 때 도경은 자신의 뒤에 조용히 있던 백아현을 가리키자 뒤늦게 낯선 인물을 발견한 다연과 채연은 화들짝 놀란 표정을 지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저기... 선배님 이분은 누구십니까?”
‘확실히 저건(?)...!’
“오빠 MV에 출연할 모델이나 배우 분이에요?”
‘너무 이쁘시다. 누구시지?’
정장의 단추로 채워졌음에도 불구하고 묵직한 존재감을 발하는 그것을 보며 감탄하는 다연과 백아현의 외모와 분위기에 홀딱 빠진 채연은 도경에게 그녀의 정체에 대해 물었다.
지금 와서 눈치챈 게 이상할 정도로 묘한 분위기와 매력을 지닌 미인의 등장에 두 소녀는 백아현에게 시선을 고정할 수밖에 없었다.
으쓱.
“후후.”
툭!
“어때? 내 매니저가? 죽이...?”
자신을 향해 시끄럽게 굴던 애들이 순식간에 조용해지는 것을 바라본 도경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그녀와의 친분을 과시하기 위해 백아현의 어깨에 손을 내뻗었지만, 그것을 순순히 하락 할 아현이 아니었다.
짝!
“어디 더러운 손을 내 뻗습니까?”
“...”
매정하다 못해 도경의 손을 살벌하게 뿌리치는 백아현의 행동에 주변 공기가 얼었다.
도경이 저렇게 싹싹하게 굴기에 친분이 있는 사이 인줄 알았는데 그녀의 태도를 보니 한파주의보를 내려야 할 정도로 쌀쌀하기 그지없었기 때문이다.
“...하하하. 내 새 매니저인데 성격이 보다시피 별로...”
“사내 성희롱으로 고소하도록 하겠습니다.”
뿌득.
“좋아!!! 성격 아주! 엄청! Very! 좋아. 천사 저리 가라 할 정도로 좋은 사람이야...!”
“성의를 봐서 한 번 봐드리죠.”
끄덕.
“이익...!”
부들부들.
백아현은 모두의 시선이 자신에게 모여 있겠다.
“앞으로 박도경님의 매니저를 맡은 백아현이라고 합니다. 모두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아.....”
뒤에서 부들거리는 도경을 뒤로하고 앞으로 나와 모두에게 공손히 인사를 올리는 백아현.
누군가와 달리 성숙한 분위기와 멋있음이 물씬 풍겨오는 그녀의 모습에 다연과 채연은 눈빛을 빛내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걸 크러쉬가 이런 거구나...!’
“언니다!”
저 도경을 말 한마디로 찍소리 못 내게 만든 그녀의 박력(?)에 두 소녀들은 한눈에 반해버리고 말았다.
“저... 저기...!”
“네. 뭐지요?”
우물쭈물.
낯을 가리는 채연이 백아현의 앞으로 다가가 손을 가만히 두지 못하며 우물쭈물하자 백아현이 조금은 상냥한 목소리로 그녀를 향해 답변해주었다.
의외로 귀여운 것에 내성이 없는 백아현은 아기고양이 같은 채연의 모습에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가 말을 할 때까지 참을성 있게 기다려 주는 것이다.
“언니라 불러도 돼요?”
헤실.
“...!”
‘이게... 아이돌.’
쑥스러워하면서도 본능적으로 사랑스러운 미소를 짓는 것을 잊지 않는 채연의 모습에 백아현은 자신의 눈앞에 귀여움으로 똘똘 뭉친 생물체에 감탄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마음 한구석이 치유되는 느낌에 자신도 모르게 허락을 해버리고 만 것이다.
끄덕.
“얼마든지요.”
“정말요?”
활짝!
“저도요! 누님!”
“두 분 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허락과 동시에 기회를 틈타 다연도 그녀들의 언니 동생 사이에 자연스레 합류하였고 이내 질문세례를 펼치며 화기애애 하는 그녀들의 모습에 스튜디오 안에 훈훈한 공기가 흐르기 시작한다.
“......”
그녀들의 모습을 바라보는 도경은 왠지 모를 소외감에 말없이 그녀들을 바라보며 분한 표정을 지었다.
“뭘까요.”
“응? 도경아 왜?”
“대체 이 패배감은 뭘까요...!?”
부들부들
“......”
백아현을 보면서 이를 가는 도경의 모습을 바라본 최정훈은 고개를 돌리며 그를 외면하고 말았다.
‘참... 제살 파먹기라는 게 저런 거지. 저 쫀스러움만 아니면 진짜 멋있을 텐데...!’
이상한 부분에 제 살 파먹기 하는 도경의 쫀스러움에 고개를 절레절레 내젓는 최정훈의 모습에 도경은
찌릿!
“응? 형 지금 되게 실례되는 말 하지 않았어요?”
“하하하! 아니야.”
찔끔.
‘쫀스러운 데다가 눈치도 빨라.’
“아닌데... 되게 지금 기분 나쁜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자자! 슬슬 촬영준비 시작합시다! 모두들 준비해주세요.”
“네!”
도경의 의심스러운 눈초리에 최정훈은 서둘러 촬영준비의 시작을 알리며 서둘러 일이 있는 척 자리에서 벗어났다.
시끌벅적.
“뭐지? 나 지금 되게 서운 하려 하는데?”
울컥.
자신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이 각자의 볼일을 보기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을 때 덩그러니 남은 도경은 왠지 모를 서러움에 주변에 사람을 찾았지만 아무도 없었다.
“응? 저게...!”
뒤늦게 이상함을 느낀 도경은 기가 막힌 표정을 지었다. 그 이유는 자신의 곁에 있어야 할 인물이 엉뚱한 애들을 쫓아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야 백아현! 너는 걔들 왜 따라가? 와...! 자연스럽게 쫓아가서 눈치채지 못했네. 누가 보면 너가 걔들 매니저인 줄 알겠다. 얼른 안와?”
“제가 보모입니까? 3살 먹은 애도 저쪽 가서 얌전히 메이크업이나 받고 오십시오.”
“뭐, 뭐라고! 어떻게 나한테 그런 말을!? 야!!!”
“시끄럽게...!”
슥!
자신의 외침에 귀찮은 표정을 지으며 펜을 꺼내드는 백아현의 모습을 발견한 도경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서둘러 말을 바꾸었다.
“아냐... 잘 다녀와.”
“흥.”
또각또각.
“......”
“지가 상전이지. 두고 보자...!”
으드득.
박도경 그는 힘든 상대일수록 불타오르는 남자였다.
왜 자신의 매니저에게 불태우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
서로의 자기소개가 끝나고 모두들 촬영준비를 마치고 스튜디오 안에 있는 세트장으로 자리에 모였다.
“세트장 마음에 든다.”
“응! 되게 많이 신경 써주셨나 봐.”
찰칵! 찰칵!
세트장은 노래방으로 꾸며져 있었는데 벽면에는 그라피티랑 테이블 위에는 각종 음료와 다양한 소품으로 꾸며져 있었고 바닥에는 교과서들과 시험지가 바닥에 굴러져 있었는데 이를 본 다연과 채연은 세트장의 미장센이 마음에 드는지 신난 표정을 지으며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세트장의 모습과 셀카들을 찍고 있었다.
“정훈이 형이 내가 부탁했다고 신경 써 준거야. 다 내덕뿐인 거 알지? 다른 애들도 촬영할 때 흡족해 했다고.”
“우와! 대박. 언니 말이 맞았어.”
“응 뭐야 얘 왜 이래?”
“대박이지 말입니다. 어떻게 생색낼 거라는 아현 언니 말대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행동하십니까?”
“제길 백아현!”
서로가 잡담을 나누고 있을 때.
[One Step(2) 촬영 가도록 하겠습니다! 세로 라이브인 만큼 평소와 동선이 다를 테니 리액션 부터 확인 할게. 노래 나오면 알아서 액션을 취해줘.]
“맡겨줘요 형!”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네!”
[Ready Action!]
최정훈의 신호에 맞춰 갖자 포즈를 취하기 시작하고 그와 동시에 음악이 흘러나온다.
두둥! 둥! 쿵딱! 쿵!
미디엄 템포의 감미로운 멜로디가 흘러나오기 시작하고 도경은 마이크를 집으며 하늘을 향해 고개를 치켜세우며 감정을 모은다. 이 노래의 중요한 포인트는 허무한 발걸음을 옮기는 ‘무기력함’ 과 그에 대한 ‘대항심’.
그것을 위해선 아까 전의 찌질 했던 도경의 모습은 어느새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없었다.
[One step. 별다를 거 없는 걸음.
똑같이 반복 된 걸음.
내가 서 있는 자리에서 보이는 지평선.
왜 이리 별 다른 이유 없이 울적한 건지.]
나른한 도경의 목소리가 스튜디오 속을 안개처럼 떠다니기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감성으로 적시기 시작한다.
노래방 자리에 앉아서 평범하게 노래를 부르고 있을 뿐인데 그의 존재감은 어느새 스튜디오를 가득 메우고 있는 것이었다.
“역시 도경이야!”
“저게...!”
희열에 찬 최정훈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이를 뒤에서 지켜보고 있던 백아현은 조금은 놀란 표정을 지으며 도경을 바라보았다. 그에 대해 많은 것을 아는 백아현은 그가 노래를 잘할 것을 알고 있었지만, 머릿속의 예상을 뛰어넘는 그의 노래실력에 감탄한 것이었다.
“박도경...”
처음으로 직접 현장에서 들어보는 그의 노랫소리.
가수로서 새로운 도경의 면모가 백아현의 머릿속에 각인되기 시작한다.
(다음 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