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음유시인 현대로 귀환하다-172화 (172/357)

172화

3일 후.

[백설 왕자의 정체는 트리니타스의 리더이자 보컬을 맡고 있는 김강운]

[천의 목소리의 정체는 김강운!]

[김강운의 실력에 기성세대들 감탄하다!]

[트리니타스 김강운 응원 오다.]

[트리니타스 팬클럽소녀들 고생한 오빠에게 통근 선물.]

[김강운 야심 찬 솔로 앨범데뷔 선언! 올해 기대되는 백설 왕자 가요전쟁에 뛰어들다!]

차현식 PD의 손속은 빠르게 이루어졌다.

본격적인 선수등판이랄까? 도경의 상대해야 할 김강운의 이름이 온라인상에서 여기저기 도배되고 있었는데 어제에 밝혀진 사실인 것 치고는 엄청난 양의 기사들의 양은 차현식 PD의 영향 아래에서 나온 것임을 추측할 수 있었다.

‘백설 왕자는 김강운이다!’

가면가왕 10주간의 긴 행보 속.

백설 왕자는 마지막까지 우승을 차지하며 돌연 하차를 선언. 모두가 보는 앞에서 자신의 가면을 벗으며 정체를 밝히었는데 관객들과 시청자들 모두 충격과 경악을 금치 못하며 상상도 못 한 인물의 맞이하며 이내 모두 떠들썩하게 환호성을 내질렀다.

다름 아닌 백설 왕자의 정체가 인기 남성아이돌 그룹 [트리니타스]의 리더를 맡고 있는 김강운이었기 때문이다..

‘고고한 프린스(prince)’ 김강운.

나이에 맞지 않는 성숙한 분위기와 쿨하고 시크한 성격을 겸비하며 도도한 미소년의 포지션을 맡고 있는 김강운은 그야말로 ‘백설 왕자’라는 미명에 맞는 인물이었다.

으레 실력파는 외모는 조금 떨어지는 것이 사실 아닌 사실이었는데 그 선입견을 뒤집는 김강운의 꽃 미모의 등장은 더욱더 ‘백설 왕자’ 신드롬에 불을 지르는 결과를 가져왔다.

[김강운 미쳤네. 21살에 저 정도 실력이면 아이돌 너무 아까운 거 아니야?]

┗[아이돌이 하기에 아깝다가 아니라 이젠 아이돌도 얕보면 안 되는 시대인 듯.]

┗[ㅇㅇ. 실력파 보컬들이 김강운한테 연달아 패배하는 거 보면서 이게 현실이구나 생각하면서 ㅎㄷㄷ 하더라.]

┗[맞음. 내 주변에 아이돌 준비하는 친구가 있는데 솔직히 요즘 아이돌 무시하는 게 웃긴 거지. 춤, 노래, 외모까지 따져야 하는데 기성세대 가수들도 그렇게 하라고 하면 못 할걸?]

┗[우리 강운이 기특해 누나가 힘껏 케어 해줄게 하고 싶은 거 다 해!!!!]

┗[지성준 너 말고도 케어해줄 사람 많으니까 나나 케어해주 셈. 지금 침대 나오기 귀찮아서 방불 못 끄고 있는데 누나야 불 좀 꺼줘.]

┗[꺼져! 미친 오크새꺄.]

┗[ㅋㅋㅋㅋㅋㅋ 단호박 보소.]

[괜히 제2의 지성준이라 불리는 게 아니구나.]

┗[지성준? 지성준 보다 우리 강운이가 더 나거든요?]

┗[솔직히 그건 아니다. 빌보드 차트 30위권 안에 들어가서 역주행해서 2위까지 찍은 아티스트인데 아직은 그 정도 급은 아니지.]

┗[그거 다 소속 발이잖아요. 강운이도 TG엔터같은 공룡기획사 갔었으면 2위가 아니라 1위라도 진작 찍었을걸요?]

┗[TG엔터면 다 되는 줄 아나? 1위 찍는다고? ㅋㅋㅋㅋ 이분 빌보드차트가 뭔지 모르는 듯. 님 빌보드차트는 사재기하거나 팬 발로 1위 하는 국내 음원사이트랑 다른 거예요. 정신 좀 차리셈. ㅋㅋㅋㅋ.]

┗[ㅇㅈ. ㅋㅋㅋㅋㅋ 보는 내가 부끄럽다. 지금 ㅂㄷㅂㄷ 하고 있으려나?]

[그나저나 트리니타스 데뷔 아직 3년 차도 안됐는데 김강운 솔로 정규앨범 나온 거면 벌써부터 솔로 생각하는 건가? 요즘 각자 다른 활동들 시작하던데 사이 안 좋나?]

┗[울 애들 사이좋거든요? 이번에 각자 특기 분야에서활동하는 거예요. 뭘 모르면 말 말지 이상한 분위기 조성하지 마세요. 허위사실로 신고 먹이기 전에. 트리니타스는 10년 20년 영원히 롱런하자!!!]

┗[ㅋㅋㅋㅋㅋ 신고한데 무서워서 글 쓰겠나.]

┗[그러게 신고가 쉬운 줄 아나? 애들이 아직 어리네. 그리고 나 별로 트리니타스한테 악감정 없었는데 지금 팬 때문에 안티 될 듯 ㅋㅋㅋㅋ.]

┗[아서라. 그 말 못 들었냐? 트리니타스 팬들 거의 광신도라는 거? 건들 면 좆 된다.]

┗[ㅇㅇ 맞음. 어떤 사람 트리니타스 인성 빻았다고 욕했다가 팬들 중 해커한테 계정 다 털리고 수치플 당한 거 소문 자자함 조심해야 함 ㅎㄷㄷ]

백설 왕자의 밝혀진 정체에 떠들썩해진 온라인.

‘천의 목소리’라 칭송받던 백설 왕자가 미소년 김강운 이라는 것에 모두들 열광에 빠지는 상황이었다.

같은 1위라도 그 대상이 어떤 외모를 지니고 있냐에 따라 성공의 정도가 하늘과 땅 차이로 갈라지는 외모지상주의 대한민국 국가에서 백설 왕자가 김강운이라는 사실은 그야말로 모두가 열광하며 만족할 수밖에 없는 요소였다.

특히나 10대들의 김강운에 대한 애정은 어마 무시했는데 어린 나이로 자신들보다 윗줄의 선배와 기성세대 가수들을 실력으로 꺾고 당당하게 우승을 차지한 김강운의 업적은 그들에게 많은 카타르시스를 안겨다 주었기 때문이었다.

[지성준 이후로 탄생한 2번째의 십 대들의 우상.]

업계 관계자들은 백설 왕자 김강운이 만들어낸 신드롬을 주목했다.

그도 그럴게 연예계에서 특히 가요계에서 10대 청소년의 존재에게 인기를 구사하고 우상이 된다는 것은 특별한 것이기 때문이다.

1학년 단위로 좋아하는 아이돌과 트렌드가 갈라지는 춘추전국과도 다름없는 십대들의 세계에선 그들 존재들의 우상이 된다는 것은 그야말로 미래의 정상급 가수가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과 다름없었다.

시대와 국적을 불문하고 십대들의 우상이 된 스타들 태반이 최고의 위치에 서 있었던 것이 그 증거였다.

‘김강운의 이번 데뷔앨범에 제대로 뜨고 질 것이 정해질 거다!’

이번에 나올 김강운의 솔로 데뷔앨범.

그 앨범에 김강운이 톱으로 에스컬레이터로 단박에 올라설지 모두가 지켜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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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 툭. 툭.

딸카닥!

“이런데도 반응이 없다라...”

10주간의 공들인 김강운이라는 브랜드가치의 상승을 확인하면서도 차현식은 3일이 지났는데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 도경쪽의 움직임이 신경이 쓰였다. 데뷔까지 앞으로 1주일도 안 남았는데도 버스킹과 [아현]방송외에 그 어떤 움직임도 보이지 않는 도경의 이해 못 할 행동은 차현식 PD의 신경을 계속 긁었다.

방송에서도 버스킹하는 현장에서 자신의 데뷔에 대해 한마디의 언급도 하지 않는 도경의 행동은 그로서는 정말 이해 안 가는 것 투성 이었다.

“소속사도 그렇고 정말 무슨 생각이지. 다들 짜증 나게 하는군.”

돈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예능프로그램 하나 출연하는 것보다 인지도를 높이는 것에 도움이 되지 않는 버스킹을 하는 도경부터 시작해 그런 도경에게 전적으로 데뷔를 맡기는 소속사나 모두 하나 제정신이란 생각은 들지 않았다.

“후... 별것도 아닌 걸로 다 짜증이 나는군.”

‘그날부터 컨디션이 이상하다.’

저번에 백아현에게 한 방 먹은 이후부터 짜증 나는 감각은 차현식 PD의 곁을 떠나지 않고 맴돌고 있었다.

자신이 감시를 당했다는 사실을 깨달은 후. 차현식 PD는 제일 먼저 경호원을 구하였고 자신 주변의 보완에 철저하게 신경 쓰는 둥 여러 가지로 뒤늦게 주의를 기울였지만, 자신의 손으로 상황을 통제하고 좌지우지하는 것을 좋아하는 그로서는 자신이 누군가에 감시받았다는 사실은 그를 계속해서 불쾌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제법이야. 자기 능력 믿고 나대는 철부지인 줄 알았건만 그건 아니라는 거지...”

재능과 능력이 뛰어난 천재일수록 현실과 동떨어지는 감각을 지닌 법인데 도경은 그런 부류가 아니라는 것을 차현식 PD는 뒤늦게 깨달았다. 항상 즉흥적으로 남의 주목을 이끌며 시끌벅적한 것을 즐기는 성향의 도경을 보며 그를 철부지처럼 얕잡아 봤지만, 사실은 그가 음흉한 능구렁이였고 자신이 방심했음을 차현식 PD는 인정해야만 했다.

“이 업계만큼 겉보기로 판단하는 것만큼 위험하다는 걸 모르는 건 아니었는데 말이야.”

피식.

“그래서 연예계는 재미있는 거겠지.”

제일 화려하면서 제일 추악한 곳.

온갖 비극과 희극이 격정적으로 교차하는 이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알 수 없는 곳에서 차현식 PD는 도경에게 자신이 비극을 알려주자 마음먹었다.

“너는 어떻게 버텨낼까?”

스윽.

스마트폰을 들어 올린 차현식 PD는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오랜만에 즉흥적인 감정에 몸을 맡긴 그는 원래의 계획가 달리 자신이 먼저 시작의 신호탄을 쏘자고 마음먹었다.

[차 PD님 전화 주셨습니까?]

“오늘 강운이 뮤비랑 음원하고 정각에 공개하도록 해.”

[네? 오늘 정각 말씀이십니까? 원래라면 박도경 데뷔 후에 하시기로 했지 않았습니까? 날짜도 미리 공지했는데...]

“그냥 오늘 바로 발표하도록 해 마음이 바뀌었다. 날짜야 깜짝 이벤트다 뭐 다 둘러대도록 딴 거 필요 없고 팬클럽이나 관리 잘해 놔. 이번에 화력은 정말 중요할 거니까 말이야.”

[아, 알겠습니다...!]

뚝.

그리 대단한 지시가 아닌 간단한 것이었지만, 그의 말 한마디 때문에 많은 인원들은 원래 정해졌던 일정을 무리하게 앞당겨 오늘 온종일 밤샘작업으로 잠을 못 이룰 비극을 겪을 것이었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은 온전히 한 사람의 비극을 위해서였다.

“나오지 않는다면 먼저 나오게 해주지.”

김강운 1st 정규앨범 타이틀 [Snow lie]

스페셜 이벤트 MV 공개 1시간 전.

원래라면 도경의 데뷔를 망치고 난 후 곧바로 김강운을 등장시킬 계획이었지만, 이번만큼은 차현식 PD는 자신의 감정에 몸을 맡기며 자신의 카드를 먼저 들이밀었다.

상대가 어떻게 나올지 예측이 되지 않아 골치를 앓는 것보다는 과감하게 일격에 선제공격으로 상대방을 격침시키는 방법을 택한 차현식 PD는 두 눈에는 싸늘한 한기가 스쳐지나갔다.

‘한방에 나가떨어져 재미없게 만들면 각오하는 게 좋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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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다닥!

영화 속에서나 볼 벗한 컨테이너 방.

온갖 전자기기들이 구비되어있는 이곳에서 한 남성이 헤드폰을 끼고 무언가를 열심히 타이핑하고 있었다.

[그냥 오늘 바로 발표하도록 해 마음이 바뀌었다. 날짜야 깜짝이벤트다 뭐다 둘러대도록 딴 거 필요 없고 팬클럽이나 관리 잘해 놔. 이번에 화력은 정말 중요할거니까 말이야.]

“......”

우뚝.

“정각 12시면... 1시간밖에 남지 않았군?”

차현식 PD의 말에 그는 타이핑을 멈추고 자신의 손목시계를 흘끗 보며 시간을 체크한다.

슥!

Rrrr Rrrr.

“접니다. 다름이 아니라...!”

시간을 체크한 남자는 신속하게 어디론가 전화를 걸어 무언가 용건을 꺼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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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0 PM.

모든 것은 차현식이 짜놓은 대로 순조롭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백설 왕자 김강운 Snow lie 오전12시 전격 공개!]

[미친 비주얼! 폭발 스틸컷!]

[기대감 폭발 T팬들 설렘에 잠 못 이루어!]

[팬들의 보답을 위해 공개일정 앞당겨 발표!]

[ED]엔터테인먼트와 연관된 기자들은 김강운의 타이틀곡과 MV의 발표를 앞 다투며 기사들을 내기 시작했고 각종 포털 사이트 연예계 뉴스란에 그에 대한 기사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공들여 찍은 각종 스틸 컷과 티져 영상에 김강운의 팬들 모두는 기대감에 부풀어 자신들의 왕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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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시10분

“흐흐흐! 슬슬 시작해 볼까나?”

“......”

모두가 기대감에 부푼 달콤한 기다림을 갖고 있을 시각.

다른 곳에서는 모두가 고대하고 기다리던 그 순간을 망칠 생각에 희열에 벅차오른 인물이 악당 같은 웃음소리를 흘리고 있었다.

“도경아 시간 다 됐다. 슬슬 시작한다.”

“네! 형 부탁드릴게요.”

끄덕.

희열에 벅차올랐던 그 인물의 정체는 바로 다름 아닌 도경이었다.

백아현에게 연락을 받자마자 도경이 서둘러 튀어나온 곳은 신촌에 [G 스튜디오]. 앞으로 있을 일을 하는 데 있어 굳이 도경이 직접 스튜디오에 나올 필요는 없었지만, 자신이 기분을 내야 한다며 고집 바득바득 부려 현재 [G스튜디오] 직원들이 있는 사무실에서 도경은 모든 상황을 직접 지켜보고 있었다.

토톡!

[소속사들하고도 연락 다 되었습니다. MV만 올라오면 바로 활동 재계한다고 합니다.]

[ㅇㅋ! 고생했어!]

[그나저나 정말로 그렇게 메시지 보낼 겁니까? 가만히 두면 저희한테 더 좋을 텐데요?]

[아냐. 나머지는 이젠 내가 알아서 하면 돼. 그리고...]

[?]

[그래야 더 열 받을 거 아니야.]

[도경 님은 참 성격 나쁘십니다.]

[후후. 부탁할게.]

톡을 보내며 용건을 마친 도경은 스마트폰을 주머니에 넣으며 어느새 모두의 시선이 모여져 있는 곳을 발견하고는 그쪽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저거구나.”

씨익.

“어때?”

대형스크린 한 화면에 세로로 5칸으로 나누어진 곳에 5명의 인물들이 각자의 개성을 뽐내며 자리 잡고 있었는데 배경과 의상 소품에 칼라별 포인트를 준 라이브 동영상은 느릿느릿 쉴 새 없이 움직이며 자신을 클릭하라고 유혹하고 있었다.

[블랙(채연&다연)]-[엘로우(하린)]-[레드(도경)]-[핑크(김주희)]-[블루(이지원)]

일명 전대물(Hero series) 색상.

모두가 촌스럽다고 반대했던 도경이 기획하고 밀어붙인 컨셉은 다행스럽게도 [G스튜디오]직원들의 센스로 세련되게 바뀌어 있었다.

[다섯 가지의 색깔 One Step!]

5가지의 색상에 담긴 자신의 노래를 보면서 도경은 자신의 안에서 뿌듯한 감정이 샘솟는 것을 느꼈다. 다른 사람이 목소리를 빌린 자신의 정규앨범은 보기만 해도 뿌듯해졌기 때문이다.

헤벌쭉.

다섯 명의 히어로.

자신들의 히어로를 띄우기 위해 분발하고 있을 소속사들을 물량공세를 떠올리며 도경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흑막에는 쪽수로 깨부숴야 제맛이지.”

[One Step]

[Melody Project]

도경의 카드가 공개되는 순간이었다.

--

5명의 싱글앨범 발표와 공개.

멜로디 프로젝트라는 미명하에 공동운명체로 묶여있는 소속사들의 지원은 그야말로 무서웠다.

그도 그럴게 5개의 소속사에 동시다발적으로 내보내는 언론플레이는 가히 공룡규모의 단위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30분쯤 지나자 연예계 음악관련 뉴스들은 이 독특한 프로젝트에 주목을 관심을 쏟기 시작한다.

[ED]엔터테인먼트

“뭐? 5명이 싱글앨범으로 데뷔했다고?”

“네 그런데 문제가...”

“응 뭔데?”

“5명 모두 지금 동시에 MV를 공개했습니다. 아니, MV보다는 라이브 영상에 가까운데 퀄러티가 상당하다고 합니다.”

“!!!?”

갑작스러운 사태에 [ED]엔터테인먼트는 당황할 수밖에 없는 일이 일어났다.

김강운의 MV가 공개되기 10분 전에 5명이 싱글앨범을 발표하며 동시에 라이브 영상을 올렸기 때문이다.

하루의 관심을 모두 독차지해야 하는 순간에 갑작스럽게 엄한 녀석들이 튀어나와 모든 것을 망쳐놓고 있었다.

우우웅! 우우웅!

“팀장님 전화 왔습니다.”

[차현식 PD]

모두들 지금 영상을 바로 올릴지 아니면 약속대로 정각에 올릴지 갈팡질팡하는 가운데 사신보다 무서운 한 존재로부터 전화가 걸려온다.

“......”

--

“쓸모없는 것들. 바로 올려야지 그걸 또 망설이다니...!”

딸칵! 딸칵!

유브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도경의 멜로디 프로젝트를 본 차현식 PD의 표정이 심각하게 굳어있었다.

“이...!”

한 작곡가에게 태어난 다섯 가지의 다른 종류의 One Step.

자신에게 그야말로 익숙한 노래 멜로디 라인에 차현식 PD는 자신의 뒷목이 뻣뻣해지는 것을 느끼었다.

‘교활하고 놈!“

쿵!

협업을 통해서 결국은 자신의 정규앨범을 낸 도경의 술수에 자신이 제대로 한방 먹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타이밍이 너무 인위적이다..!”

분명 공개발표 1시간 전에 매스컴을 때렸건만 도경 측에서 준비했다는 듯이 10분도 안 되어서 5개의 영상을 동시에 올리고 언론플레이 들어갔다.

5개의 기획사가 동시에 여는 언론플레이. 그것은 차현식 PD의 인맥의 힘으로도 감당할 수 없는 힘이었다.

덕분에 김강운의 홍보는 생각하는 것만큼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이게 과연 우연일까?’

5개의 기획사가 하필 김강운이 데뷔하는 시간에 맞춰서 10분째 안되어서 칼같이 동시다발적으로 언론을 움직이는 행동은 절대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니었다.

띠링!

“음?”

뒤늦게 올라온 김강운의 뮤직비디오.

댓글들의 반응을 살피며 대체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것인지 파악 중이던 차현식 PD로부터 한 개의 문자가 날아왔다.

[USB, 바이러스, 클라우드 감염, 도청]

“!!?”

띠링.

[전언: 스코어 1:0]

“이 말투는...!”

문자지만 단답으로 할 말만 하는 화법이 어딘가 낯설지 않은 것을 느낀 차현식 PD는 한 여성을 떠올리며 모르는 번호로부터 온 메시지가 전달하는 단어들을 조합하며 이내 지금상황이 어떻게 된 것인지 어렵지 않게 깨달았다.

훽!

그의 시선이 머물고 있는 곳.

그것은 도경이 건네주었던 조그마한 USB가 들어있는 서랍장이었다.

“......”

(다음 화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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