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음유시인 현대로 귀환하다-205화 (205/357)

205화

“이상입니다.”

“......”

뮤직비디오 이외에는 아무런 이력도 없는 자칭 무명의 감독 최정훈의 작품 [Again]에 대한 설명이 끝이 났다. 미리 보내둔 시나리오를 숙지한 기획팀 덕에 작품을 설명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좋은 반응을 이끌거나 한 것이 아니었다.

“흐음... 작품에 대한 설명. 잘 들었습니다. 최정훈 씨.”

“네.”

“그럼 지금부터 계산하도록 하죠.”

“김 팀장님 살살 해주시면 안 돼요?”

“하하. 안돼. 그래도 명색이 소속사 특수 전담기획팀인데 설설 할 수도 없지. 우리도 밥값은 해야 하지 않겠니? 도경아.”

“에휴...”

[소속사 특수 전담기획팀]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에 대한 대처와 팬들의 실시간 반응을 빠르게 따라가기 위해 만들어진 특수부대 같은 성격을 띤 스페셜 팀으로 [JY]엔터 안에서 S급 대우의 소속연예인이나 혹은 [드림걸즈]처럼 빠르게 치고 올라오는 신인 소속연예인에게만 붙여주는 기획전담팀은 이번에는 도경을 맡고 있었는데 도경을 바라보고 있는 그들의 표정이 심상치 않았다.

‘사장님을 믿고 너무 멋대로 굴었는데 이번에 좋은 건수가 잡혔어.’

[제어하기 힘든 야생마], [천둥벌거숭이], [언제 터질 줄 모르는 폭탄], [돌연변이].

도경이 밖에서 극찬과 활약을 인정받은 것에 비해 회사 내 사원들에게 도경에 대한 이미지는 생각보다 그리 좋지 않은 편이었다.

도경이 회사 대표 박진용의 전폭적인 지지를 등에 업고 절차나 단계는 무시하고 멋대로 연예계 생활을 나아가는 도경의 존재는 회사 내 사원들로선 그리 썩 좋은 연예인으로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엔터테인먼트라 하더라도 조직문화가 엄연히 존재하는 회사.

농밀한 회의와 절차를 거치지 않고 자기 멋대로 무언가를 진행해 나가는 도경의 존재는 회사 사원들에게 꽤 거슬리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흘깃.

‘앞으로 [JY]를 대표하는 연예인 될 텐데 이젠 가만히 내버려 둘 수 없다.’

도경은 이제는 회사에서 본보기가 되어주어야 하는 위치가 되어줘야 했다.

소속사 안에서 성공한 연예인이란 위치가 그렇다. [JY] 엔터테인먼트 연습생들은 도경을 보며 꿈을 키울 것이고 소속연예인들은 도경을 보며 기준을 잡으며 성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그에 따른 권리를 주장하고 행동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젠 도경을 멋대로 움직이게 둘 수 없었다.

‘그러니까 사장님도 우리에게 도경을 맡긴 거겠지.’

도경을 끼고 돌았던 박진용 사장이 기존의 기획팀이 아닌, 전담기획팀인 자신들에게 도경의 이번 일을 맡기었다.

그 의미는 무엇인가? 생각해보면 이제는 박진용 사장도 이대로 도경을 내버려 둘 수 없다는 판단에 도경을 자신들에게 맡긴 것이리라 기획팀장은 생각했다.

“자 그럼 시작하도록 할까요?”

S급 연예인이라도 회사의 입장과 절차를 지켜줄 것은 지켜줘야 하는 게 [JY] 엔터테인먼트.

그런 이념을 가진 기획팀장 김팀장은 날카로운 눈을 치켜뜨며 도경과 그리고 그의 친분을 이용해 영화를 찍으려는 최정훈을 바라보며 천천히 회의를 시작했다.

---

“스토리는 일단 무난해 보이니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아니, 시나리오를 따질 부분이 아니라는 게 정확하게 맞는 표현이겠네요.”

“.....”

회의의 시작은 김팀장의 의미심장한 발언으로부터 본격적으로 이야기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우선 영화 제작비가 5억에 투자자를 찾아보지 않고 독립영화로 제작한다고 하셨지요?”

“네. 부끄럽지만 투자자를 찾기에는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른 것도 있고... 애초에 독립영화로 제작을 기획한 영화라...”

“하,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애초에 투자자를 찾아 먼저 투자를 받고 배우를 찾는 게 기본 아닙니까. 혹시 말은 그렇게 하고 도경이의 이름을 팔아 나중에 투자받을 생각은 아닌지요?”

울컥.

“그럴! 생각은 없습니다!”

“그렇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워낙 손바닥 뒤집듯이 태도를 바꾸는 사람이 많아서요.”

“그럴 일은 없을 겁니다.”

“훗, 그런가요?”

“...!”

김팀장의 말에 최정훈은 주눅이 드는 분위기 가운에 데에서도 강하게 부정하였으나 김팀장은 그의 말을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다. 서류상의 계약이 아니라면 언제든지 말 바꿀 수 있는 게 이 바닥의 생리라 여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젠 각본에 있는 설정들 말입니다. 이게 현실적으로 말이 된다고 생각합니까?”

툭툭!

김팀장은 억울해 보이는 최정훈을 향해 은은하게 미소지으며 자신의 앞에 놓인 시나리오를 집게손가락으로 툭 건드리며 어이없다는 눈빛으로 최정훈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Again]의 현실적인 문제들을 콕 집어내기 시작했다.

“적은 제작비 때문에 큰 비용이 안 들도록 그것에 맞게 연출에 신경 쓴 티가 보입니다만... 그래도 말입니다. 각본의 주인공이 머무는 주요 장소가 뉴욕이라니 너무 현실감각이 빠져 있는 설정 아닙니까?”

“그건....”

“우선 최정훈씨 해외에 촬영한 경험은 있으십니까? 아니, 이것부터 묻도록 하죠. 정말로 5억 가지고 뉴욕까지 넘어가 영화를 촬영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까? 작품에 나오는 캐릭터를 연기할 외국 배우의 캐스팅은? 장소 섭외는? 촬영 중에 머무를 숙소와 배우들의 복지를 책임질 준비는 되어있습니까?”

“......”

속사포처럼 나오는 김팀장의 지적에 최정훈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도 그렇게 그런 현실적인 문제 대해선 자신도 깊은 동감을 하며 지금까지도 고민하는 부분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최정훈도 억울하기 그지없는 문제이기도 했다.

애초에 [Again]의 설정상 배경은 해외에 있는 뉴욕이 아닌 제작비 5억 원에 맞춘 국내의 서울이 원래 배경이었기 때문이다.

‘뉴욕이란 설정은 도경이가 바꾸라고 했다고 말할 수도 없고...’

흘깃.

[Again]의 설정이 바뀐 이유에는 다름이 아니라 [Again]의 출연을 승낙한 주연배우 도경에게 있었다.

도경은 최정훈의 작품을 보더니 몇 가지의 설정을 수정을 요구하였는데 최정훈도 김팀장처럼 현실적인 문제를 내세우며 우려를 표했지만, 그 우려하는 문제는 도경 자신이 알아서 해결한다는 강력한 주장 덕에 최정훈은 고집을 꺾고 일단 도경의 말대로 시나리오를 수정한 것이 이번 일의 숨겨진 사태였다.

“......”

‘말귀를 알아들은 거 같은데 다행히 양심은 있었나 보군. 단순히 도경을 보고 조금 욕심이 난 모양이니 잘 다독여서 돌려보내면 되겠어.’

그런 최정훈의 그 사정을 모르는 전담기획팀의 김팀장은 의기소침해서 하는 최정훈을 보며 고개를 끄덕이며 도경의 지인인 최정훈이 그래도 양심이 있는 편이라 생각하며 그를 가볍게 다독여 보내기로 결정하였다.

“최정훈 씨.”

“네...”

“너무 속상해하시지 않으셨으면 좋겠군요. 최정훈 씨도 보는 눈이 있고 듣는 귀가 있지 않습니까? 현재 억대 출연료의 CF나 작품 제의는 기본이고 모든 작가와 감독들이 도경이를 잡으려고 혈안이 되어있어요. 솔직한 심정으로 저희야 그런 일들을 도경이와 연결하고 싶은 마음입니다만...”

흘깃.

“저쪽에 앉아있는 도경이가 그렇게 고사를 하니 어쩔 수 없이 저희 속만 타고 있는 중이지요. 그런 도경이 갑자기 자기 지인에다가 무명의 감독에게 그것도 제작이 전혀 될 것 같지 않은 작품에 출연한다고 하니 저희 마음은 어떻겠습니까?”

흘깃.

“특히 지인들의 친분으로 얽히고설킨 비즈니스만큼 조심해야 하는 것도 없지요. 그러므로...!”

최정훈을 향해 말을 건네면서도 도경에게 눈초리를 주는 것을 잊지 않은 김팀장은 손가락 깍지를 끼고 나지막한 어조로 최후통첩을 내렸다.

툭.

“우리 전담기획팀은 전면으로 최정훈 씨 작품에 도경의 출연을 반대합니다. 이에 대한 이의가 있으시다면 말씀하셔도 좋습니다.”

“......”

“저요. 이의 있습니다.”

말 한마디 한마디 비수처럼 찔러오는 김팀장의 말. 그리고 그 말에 제대로 반박 하나 못하는 자신에 대한 능력 부족과 무기력함에 최정훈은 얼굴을 붉히고 침묵하는 가운데 모든 상황을 지켜보던 도경이 손을 들어 올리며 김팀장의 최후통첩에 이의를 제기했다.

꿈틀.

“도경아? 아까 전의 내 말 못 들었니?”

“잘 들었죠. 덕분에 김팀장님이 우려하는 문제가 무엇인지 잘 알 수 있었던걸요?”

스슥.

“뭐....?”

‘무슨 생각이지?’

웃음 지으며 의외의 말을 건네며 무언가를 펜으로 종이 위에 적고 있는 도경을 보며 김팀장은 의아함을 담아 도경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검은색 글씨로 빼곡하게 적혀져 있는 종이를 들고 자리에서 일어나 앞으로 나서는 도경의 행동은 명백하게 전단 팀인 자신들의 의견을 뒤집기 위한 행동.

“최정훈 감독님의 [Again]에 왜 제가 출연해야 하는지 지금부터 설명하겠습니다.”

“도경이 너...”

“하하. 사실 제가 정훈이 형을 꾄 거라서 말이에요. 가만히 앉아있기도 그래서 좀 할 말들을 적어 봤어요.”

“좋다...! 도경아 대신에...”

스슥.

모두의 앞을 나서서 웃음 짓는 도경을 바라보던 김팀장은 인상을 굳히곤 자신의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었다. 방금 전 그렇게 말했음에도 고집을 버리지 않는 도경의 행동에 살짝 몸에 열이 오른 탓이다.

“네가 우리 전무팀을 설득 못 한다면 순순히 출연하는 뜻을 접어 주겠지? 솔직히 네가 출연하겠다고 우긴다면 우리로서도 방법이 없으니까 말이야.”

“그럼요. 저도 눈치라는 게 있어요. 요즘 회사에서 저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그리고 김팀장님이 우려하시는 게 뭔지 잘 알고 있어요.”

“그건...!”

“하하하. 괜찮아요. 아직 제가 회사에 자리 잡기엔 시간이 짧았으니까 말이에요. 그리고 제가 제멋대로 군건 사실이니까요.”

크흠.

쿨럭쿨럭.

“......”

자신들을 바라보며 천진난만하게 웃음 짓는 도경을 보며 몇몇은 무언가 찔리는지 목을 가다듬으며 도경에게 시선을 돌렸지만, 김팀장은 끝까지 도경의 얼굴에서 시선을 돌리지 않았다. 도경이 회사에게 막대한 이득을 가져다줄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멋대로 구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김팀장의 가치관은 지금에 와서도 흔들리지 않고 굳건했기 때문이다.

“그럼... 다시 한 번 논의를 시작하도록 하지.”

이글이글.

오히려 그는 더욱 뜨거운 눈으로 도경을 응시하며 자신의 생각을 관철하려고 더욱더 불타오르는 중이었다.

씨익.

“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2차전을 알리는 김팀장의 말에 도경은 자세를 곧추세우며 [Again]의 문제점에 대한 자신의 해결방안을 전담기획팀에게 말하기 시작한다.

도경 VS 전담기획팀 10평 남짓한 좁은 공간 안에서 뜨거운 논의가 시작되기 시작한다.

---

도경의 설명에 전담기획팀들은 혀를 내두르고 말았다.

“해외를 진출을 노린다고? 그것도 영화제를 통해서?”

“네. 이왕 할 거면 해외를 겨냥한 영화가 좋지 않겠어요? 생각해보면 저예산 독립영화가 영화제를 통해 세계로 뻗어 나가는 케이스도 없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저는 거기서 경쟁력이 있다고 보거든요. 제 연기에, 제 노래까지 저는 자신 있어요.”

“허... 그래서 뉴욕이란 배경을 설정한 것도?”

“네. 아메리칸 드림이란 소재는 나라 불문하고 모두가 이해하는 코드잖아요?”

“흐음...”

‘너무 쉽게 될 것처럼 말을 하는구나. 들었던 대로 터무니없는 자신감이야.’

적게는 수십억, 수백억 들인 영화들과 경쟁이 아닌 독립영화와의 경쟁을 노리는 도경의 의도에 김팀장은 고개를 끄덕이는 한편. 자신의 앞에 있는 젊은 청년을 보며 이래서 도경은 도경이란 생각을 하였다.

강한 자신감을 넘어서 확신을 자신하는 도경의 자신감에 그 또한 조금 마음이 혹한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아마도 저런 점에 박진용도 그렇고 모두가 그에게 휘둘리는 것이리라.

“그래. 도경이 네 말대로 100보 양보해서 그렇다고 치자. 그래도 뉴욕에 가서 촬영하기엔 5억이란 제작비용은 너무나 적다. 네가 몰라서 그렇지 요즘 독립영화들도 자본들이 많이 투자되는 작품들도 꽤 있어 네가 말한 것처럼 경쟁하기 어려울 거다.”

“음. 그럼 일단 경쟁력은 넘어가도록 하고요. 뉴욕에서 촬영과 제작비용에 대한 부분은 저도 생각이 있어요. 일단 숙소나, 식비, 장소 섭외는 제가 아는 친구를 통해서 해결 가능할 거고요. 무엇보다 이게 중요한데 영화 촬영 일을 한 달 안으로 타이트하게 잡으면 가능할 거에요.”

“한 달? 지금 한 달이라고 말했니?”

“네.”

“아니, 무슨 영화가 공장에서 뚝딱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고 지금 그게 말이 된다고...”

“김팀장 님.”

“응?”

도경의 말에 김팀장은 어처구니없는 표정으로 도경을 바라보았지만, 도경은 오히려 그를 향해 고개를 저으며 그의 앞에 놓인 책자를 가리켰다.

“정훈이 형. 이미지 보드 못 보셨어요?”

“이미지 보드?”

“보시면 알다시피 이미 저 형 머릿속엔 찍을 화면이 다 정해져 있어요. 저대로 촬영만 하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울컥

“도경아...”

최정훈은 도경의 말에 울컥하면서 감동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30일 영화제작.

관계자들도, 문외한이 보아도 불가능하다고 여기는 것을 자신의 능력이라면 할 수 있다고 도경이 믿어주었기 때문이다.

‘도경이가 나를 믿어 줬어...!’

꾸욱.

모두가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주지 않을 때 한 사람만큼은 절대적으로 자신의 가치를 믿어주었다. 그렇기에 최정훈은 김팀장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쿵!

“김팀장님! 도경의 말대로라면 가능합니다. 믿어주십시오!”

“아니, 믿고 안 믿고의 문제가 아니라 현실적인 문제들이... 그, 그래요. 해외에 배우섭외는 어쩔 겁니까? 해외영화제에 출품하려는 만큼 괜찮은 연기자를 써야 할 거 아닙니까. 특히나 도경과 함께 연기 할 여 주연 말입니다. 작품에 같이 듀엣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있는데 도경과 급이 맞는 그런 여주연을 구하셨습니까?”

“그거라면, 차차...!”

“형 그건 괜찮아요.”

“응? 도경아?”

“이미 여주연은 제가 섭외했거든요.”

“!?”

“뭐라고? 벌써 여주연을 섭외했다고?”

감정에 휩쓸려 기세 좋게 나섰으나 김팀장의 또 다른 지적에 최정훈은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머뭇거리자 이번에도 도경이 나서서 상황을 역전시킬 비장의 수를 꺼내었다.

“네. 팀장님 제가 말했던 뉴욕에 사는 친구예요.”

“하아... 도경아 친구가 아니라 그래도 전문 배우를 써야지. 그리고 노래는 어떻게 하려고?”

“아아. 걱정 안 해도 돼요. 그 친구 연예인이에요. 게다가 뮤지컬 배우 출신이라 연기도, 노래도 꽤나 하구요.”

“연예인? 도경이 네가 해외 연예인 친구가 있었다고? 그게 누군데?”

도경의 예상치 못한 인맥의 발견에 김팀장과 전담기획팀 그리고 최정훈마저도 궁금증을 담아 도경에게 시선을 모았고 그들의 시선을 받은 도경은 짓궂은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입을 열기 시작한다.

씨익.

“그게 누구냐면요...”

“!!!?”

도경의 이어지는 말에 회의실에 있던 모든 사람의 얼굴엔 경악 어린 표정리 지어지고 만다.

---

[인천국제공항 고속도로]

“니엘 삼촌 아직 멀었어요?”

“허허. 금방이다 녀석아! 너무 재촉하지 말아라. 낯선 나라에서 이 만큼 운전해서 이 정도로 가면 충분히 빠른 거다.”

“그러게 그냥 공항에 있는 택시 타자고 했잖아요.”

“뗏! 무슨 일이 일어날 줄 알고 그런단 말이냐?”

“칫..!”

검은색으로 선팅된 창가를 바라보며 낯선 이국의 풍경을 바라보는 금발의 포니테일 머리 스타일을 하고있는 미소녀는 볼을 빵빵하게 부풀리며 자신의 머리를 창가에 기대며 조용히 속삭였다.

중얼.

“빨리 보고 싶단 말이에요...”

“응 무슨 말 했니? 리아야?”

“아뇨. 그냥 빨리 가주시기나 하세요.”

“허허허. 알았다.”

볼멘 목소리에 자신의 조카가 심기가 불편한 것을 안 중년인은 자신이 밟고 있는 페달을 힘주어 밟으며 렌트한 외제 차의 속도를 높인다.

부우우웅-!

시원하게 뻗어 나가는 검은 외제 차.

세상에서 가장 빠른 자동차 그것은 마음껏 다를 수 있는 타인의 자동차였다.

(다음 화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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