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화
[팝 요정 리아 그라테 갑작스러운 깜짝 내한]
[도경 & 리아 그라테 우리는 친한 친구 인연이라 밝혀...]
[표현 방식도 서양식? 찐한 포옹을 나누는 리아 그라테와 도경]
[도경의 인맥의 끝판왕 등장 상상도 못 한 팝 요정]
[리아 그라테(22)]
20대 초반에 혜성같이 가요계에 등장한 미국의 팝스타.
데뷔한 1년 동안 뮤지컬과 TV쇼의 단역으로 전전하다 청소년이 보는 시트콤의 개그전담 푼수 캐릭터를 열연 청소년 시청자들의 압도적인 인기와 지지를 이끌어내며 데뷔 2년 차에 싱글 앨범 [MY Way]를 내며 음반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었고 발매 동시에 싱글차트 탑 텐에 올라 멋지게 신고식을 치르며 인기를 얻었고 이 인기에 힘입어 몇 달 뒤 발표한 [Yours heart]는 발매 동시에 빌보트 앨범 차트 3위에 얼마 지나지 않아 1위를 차지하며 성공적인 데뷔와 함께 가수 리아 크라테로서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리게 되었다.
이후에도 리아 그라테는 빌보드 차트에 이름을 꾸준히 올리며 성공적인 데뷔가 우연이 아닌 자신의 기량으로 인한 것이라 입증해 나가며 빌보드에 새로운 공주가 탄생한 것을 알리며 모두에게 인정받았다.
시끌시끌.
치이익.
“도경 이거는 뭐야?”
“아, 쌈장이라고 야채에 고기를 싸서 찍어 먹는 거야.”
“이렇게?”
“어 잘 쌌네. 그리고 이렇게 먹으면 돼.”
우걱.
도경의 말에 쌈을 만든 후 조심히 쌈장을 바르는 리아의 모습에 도경은 고개를 끄덕이며 몸소 쌈을 먹는 시범을 보였다.
그 모습을 바라본 리아는 눈빛을 빛내며 자신이 들고 있는 쌈을 바라보며 재미있는 미소를 짓는다.
“헤에. 재밌게 먹네?”
와구.
어미 새를 보며 따라 하듯이 리아는 도경의 보여준 먹는 법을 그대로를 따라 하며 자신이 만든 쌈을 한입 가득 집어넣고 오물오물 씹어먹었다.
도도한 고양이의 이미지를 가진 리아가 볼을 부풀리며 쌈을 씹어먹는 진풍경에 묘한 귀여움이 물씬 풍겨 왔지만, 도경은 심드렁히 자신의 소주잔을 들어 올리며 그녀의 반응을 살폈다.
“어때?”
“맛있다!”
“그렇지?”
씩.
“도경 그 술은 뭐야? 냄새를 맡아보니까 알콜 냄새 밖에 안 나던데 맛있어?”
“소주라고 우리나라 사람들의 희노애락이 담긴 술이지.”
“소주? 희노애락? 되게 역사가 깊은 술인가 보네?”
초롱초롱.
키득.
‘또 엉뚱한 생각을 하려나 보네.’
자신의 말에 초록 병을 골똘히 보는 리아의 모습에 도경은 웃음을 터트렸다. 저대로 내버려 두다간 소주에 대한 엉뚱한 이미지를 가질까 봐 도경은 서둘러 진실을 말해주었다.
“그냥 싸서 먹는 술이라고”
“에이. 왜 싼 술 사 먹어? 도경 나 돈 많아! 먹고 싶은 거 시켜 비싼 술 내가 팍팍 사줄게.”
“까분다. 이걸로도 충분하거든?”
“헐...! 도경. 내가 아는 그 도경이 맞아? 그 조그마한 술로 충분하다고? 도경 어디아파?”
툭.
설마 자신이 술을 산다는 말을 거절할 거라 생각 못 한 리아는 정말로 놀란 표정을 지으며 도경의 이마에 손을 뻗어 열을 재었다.
정말로 진지하게 열을 재는 리아의 행동에 도경은 자신의 이마에 그녀의 손을 떼어내며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야. 이젠 나도 연예인이거든? 컨디션 관리는 기본 아니냐?”
“헤에. 의외다?”
“왜? 뭐가 의외야?”
“아니, 그렇잖아 나는 도경이 가수가 되면 분명 방탕한 락스타가 될 거라 생각했는데 너무 이미지가 다른걸?”
“사람이 다 의외의 면이 있는 거지. 뭘 그런 걸 가지고 다 놀라냐? 그리고 방탕한 락스타라니 그런 졸부스러운 놈들과 이 몸을 비교하지...”
“클럽에서 여자 가슴에 술을 붓고 마셔 재꼈던 사람이 그런 말을 하면 설득력이 없거든?”
푸후훗!
“야! 그걸 여기서 말하면 어떻게?”
“꺄하하. 뭐 어때? 그게 뭐 새삼스러운 일이라고 여기 사람들도 도경의 그 정도는 알 거...”
싸늘
갑작스러운 리아의 말에 도경은 마시던 술을 내뱉으며 당황한 모습으로 그녀의 발언을 나무랐지만 리아는 뭘 놀라냐는 표정으로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그를 보며 웃었지만 이내 주변에 싸늘해지는 공기에 자신이 무언가 실수를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저질...”
“오빠 정말로 그러고 놀았어?”
“도경 오빠 색마입니다.”
“정말 밑바닥의 끝을 알 수 없지 말입니다?”
“가슴...”
자신들의 대화를 들으며 경멸, 경악, 한심함, 의기소침(?)같이 다양한 반응들을 보여오는 이쁘장한 소녀들의 모습에 리아는 난감하게 웃으면서도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그녀들을 바라보았다.
모공 한 점 없을 것 같은 젊고(?) 탱탱한(?) 아이들이 내심 그녀의 마음에 걸리는 것이었다.
힐끔.
‘아시아 여자애들은 잘 안 늙는다고 하던데. 게다가...’
“한국에는 걸그룹이 많다고 했지...!”
계약서를 작성 할 겸. 회사 근처 도경이 맛있는 집이라며 데려간 식당. 거기서 우연치 않게 만난 [드림걸즈]라는 걸그릅의 미소녀들을 만난 리아는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쌜 죽 하게 동공을 좁히며 한국말로 소녀들에게 변명하기 바쁜 도경을 바라보았다.
“칫.”
갑자기 기분이 가라앉는 것을 느끼며 리아는 혀를 차며 도경을 향한 미안함도 잠시 그가 갑자기 얄밉게 느껴졌다.
“바보...!”
지그시
“?”
‘그나저나 저 애는 아까부터 나를 계속 쳐다보네? 팬인가?’
도경을 향해 원망스러운 말을 꺼내고 있을 때. 리아는 어디선가 자신을 뚫어지게 계속 자신을 훔쳐보는 시선에 의아해하면서 그녀를 향해 시선을 돌리었다.
화들짝.
“...!”
‘귀엽네.’
“이름이 하나라고 했던가...?”
어쩔 줄 몰라하며 자신의 시선에 고개를 티 나게 돌리는 미소녀를 보며 리아는 귀엽다란 생각을 가졌지만, 그런 그녀가 나중에 자신의 연적(?)이 될 거라는 것은 이 자리에선 리아는 상상도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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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in 줄거리]
(뮤지션의 꿈을 안고 무작정 아메리카 드림을 외치며 잠들지 않는 도시인 뉴욕에 상경한 한국인 청년. 그는 카일이란 이름을 지으며 뉴욕에 자리 잡기 시작하였다. 여러 클럽을 돌아다니며 가난하고 전전긍긍한 생활을 이어가는 가운데에서도 카일은 기죽지 않고 불같은 성정을 마음껏 표출하며 많은 사건과 트러블을 몰고 다니며 엉망진창인 뉴욕 생활을 이어 나가지만 그는 뮤지션이란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는다.
한편 대학 시절 남자친구 지미와 함께 유명한 레이블 회사[몬스터즈]를 세운 천재 프로듀서이자 여성 작곡가 키이라.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그녀는 자신의 변해가는 남자친구와 회사에 회의감을 느끼는 와중 자신이 홀로 만들었던 곡을 듣고는 자기 회사가 밀어주는 아티스트에게 멋대로 준 지미와 싸움을 벌이다가 결국 그녀는 그와 이별을 고하며 회사를 떠나고 홀로 레이블 회사를 차리며 독립하지만 함께한 회사 동료에게 사기를 당하며 꿈도 희망도 없는 생활을 이어가며 결국 회사를 정리하게 된다. 그리고 그날 그녀는 길거리를 방황하다 허름한 클럽에서 카일이란 뮤지션을 발견하게 된다.)
엉망진창이지만 꿈을 포기하지 않는 남자와 좌절한 한 여자의 만남으로 일어나는 스토리가 담긴 영화 [Again].
“헤에~ 이게 우리가 찍을 영화..”
즐거운 식사시간이 끝이 나고 영문판으로 번역된 [Again]의 각본과 이미지 보드를 받은 리아는 눈빛을 반짝이며 그것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도경과 통화로 대충 영화의 내용을 들으며 허락을 하긴 했지만, 영화의 각본과 이미지 보드를 보는 것은 다른 감각의 문제였기 때문이다.
사락사락
영화의 각본을 읽어 내려가는 그녀의 손은 빠르게 좌우로 움직이며 종이를 넘기고 있었고 그녀의 동공은 상하로 움직이며 글을 읽고 있었다.
꿀꺽.
‘쟤도 빠르게 읽네...’
“원래 가수들이 출신들이라 그런가?”
최정훈은 자신의 시나리오를 읽는 리아를 보며 자신의 앞에 있는 맥주를 들이키며 그녀를 흘끔흘끔 보았다. 몇 번을 봐도 비현실적인 풍경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국민 여동생이라고 불리며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셀럽 스타가 자신의 시나리오를 읽고 있는 것은 언제나 봐도 쉽게 믿기지 않은 상황이었다.
“좋은 영화가 될 것 같아. 도경 이거 마음에 들어! 특히 영화 이미지 보드가 상당한데? 재밌는 장면들이 많아.”
“그렇지? 나도 그거 보고 출연을 결정 한 거야.”
“응. 사실 좀 불안하긴 했는데 이 정도면 믿고 맡겨도 되겠는걸?”
“치, 칭찬 감사합니다. 리아씨.”
“아니에요. 제가 여러 사람과 일했지만, 감독님처럼 이렇게 머릿속에 이미지를 꽂히게 그린 사람은 감독님이 처음이에요.”
“그, 그래요? ”
‘저 리아 그라테가 나를 이리 칭찬하다니 그것도 감독이라니...’
중반 부분까지 읽었던 리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만족스러운 평을 내렸다.
솔직히 스토리야 그렇게 특출나진 않았지만, 캐릭터들의 설정과 그것을 어떻게 살리고 연출할지 상세하게 보여주고 있는 최정훈의 완성도 높은 이미지 보드에 그녀는 칭찬하며 최정훈을 치켜세웠다.
그녀의 칭찬에 최정훈은 어쩔 바를 모르며 어색한 영어로 고맙다고 그녀에게 고맙다고 말을 하면서도 얼굴에는 기쁨이란 감정을 숨기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감독님...”
“네?”
“스토리상 남주와 여주가 동거도 하고 키스하는 장면도 있는데 베드신은 없어요?”
“......!”
모두가 예상치 못한 그녀의 폭탄 발언에 리아와 함께 온 매니저인 니엘 삼촌도 도경과 함께온 전담기획팀의 김팀장도 깜짝 놀란 표정으로 그녀를 보며 할 말을 잃은 상태로 정적을 유지했다.
그리고 폭탄 발언을 받은 최정훈은 당황하다 못해 경악한 표정을 지으며 자신이 서툰 영어 실력으로 그녀의 말을 잘못 들었나 싶어 조심스럽게 다시 한번 확인해 본다.
“저 죄송하지만 제가 잘 못 들어서요. 지금 베, 베드신...”
“네. 베드신이요! 이왕이면 격정적이고 정열적인 신으로 부탁드려요. 저, 열심히 할 자신 있어요.”
“뭘 열심히 해? 지금 뭔 소리 하는 거야? 영화 망칠 일 있어!?”
딱!
“악!”
“!!!?”
리아의 폭탄 발언 그리고 이어지는 도경의 응징에 모두가 또다시 경악하고 만다.
[리아 그라테]
무대 순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위약금을 물고 공연을 무를 정도로 한 성깔 하기로 유명한 공주님에게 계약을 앞두고 거리낌 없이 손찌검하는 도경의 행동에 다시 한번 심장이 철렁인다.
“도경 남자가 빼는 거 아니라고 고맙게 여기라고 너도 좋잖아...!”
“말도 안 되는 소리 하고 있네.”
“씨이...! 그럼 나한테 왜 키스 한 건데...!?”
쿠쿵!
“!!!!?”
읍!
“뭐, 뭐래!? 네가 먼저 기습키스 해놓고 왜 내가 한 거로 말하는데? 아까부터 일 복잡하게 만드는데 선수네. 지금 나는 너를 부른 것을 맹렬하게 후회한다.”
“흥! 그래도 거부하지 않고 느낀 주제에!”
“아니 솔직히 말한 건 말하자 너 지금은 용 됐지만, 그때는 범생이 스타일에 수수한 너드 스타일 이었잖아.”
“뭐라고 지금 말 다 했어?”
현재 미국에 열렬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팝 요정과 잔잔할 날이 없는 사고뭉치 도경의 만남.
그 둘의 좌충우돌 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사람들은 무언가 자신들의 환상이 깨지는 광경에 혀를 차고 있었고 두 사람의 실랑이에 껴있던 최정훈은 침묵을 지키며 슬며시 자신의 스마트폰을 들어 올려 무언가를 작성하기 시작한다.
“......”
타다닥. 타닥.
[도경과 리아 그라테와 서로가 먼저 키스했다고 지금 내 앞에서 꽁냥꽁냥 중... ㅠㅠ 옆구리 시리다.]
은하수 멤버들이 있는 단톡방에 폭탄 소식을 알려오는 최정훈의 톡에 잠시 후 도경의 핸드폰은 쉴새 없이 울리기 시작한다.
“아, 형 도대체 뭘 올리는 거예요!”
“아, 몰라 도경아 나 술 많이 마셨나봐... 어지러워 내일 필름 끊길 듯?”
“형. 지금 취한 척하는 거죠! 그런 식으로 빠져나갈 생각 하지 말아요.”
“아... 어지러워.”
“와, 연기하는 거봐.”
찰칵!
“자, 잠깐! 너는 또 뭘 찍어? 야 손가락 놀리지 마라! 너, 지금 이상한 거 쓰고 있지?”
“싫은데?”
툭.
뒤늦게 단톡방을 확인한 도경은 최정훈을 향해 맹렬히 따지려 했지만, 스마트폰으로 이상한 포즈를 취하며 자신이 보이는 구도로 셀카를 찍은 리아가 무언가를 적고 있자 불길함에 도경은 서둘러 그녀를 막아보려 하였지만 리아는 코웃음 치며 파란 버튼을 누르며 그를 향해 혀를 내민다.
[나쁜 남자 ㅠㅠ] -(#그날 밤은 다 장난? #달콤한(하트) #약속 #노래)
스타그램에 의미심장한 게시물을 올린 리아.
팝 스타 리아 그라테 스타그램의 팔로우 수는 정확히 1억 300만 명.
전 세계에 도경을 알리는 시작은 그의 노래도 그의 영화도 아닌 리아 그라테의 단순한 장난이 빌미가 된 사진 한 장으로부터 시작이 되었다.
“야 너 무슨 짓 했어~!”
[리아 그라테의 남자]
한동안의 땔 수 없는 꼬리표가 도경에게 달리는 순간이었다.
‘무사히 마칠 수 있을까?’
꾸르륵.
지금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뒤늦게 깨달은 최정훈은 도경과 리아를 바라보며 그의 첫 작품인 영화 [Again]이 과연 조용하고 안전히 마무리될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그와 동시에 갑자기 위장에서 밀려오는 속 쓰림에 그는 자신의 미래를 조심스레 예견해 보았다.
(다음 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