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음유시인 현대로 귀환하다-221화 (221/357)

221화

[세기의 악동 제대로 한 방 먹다!!!]

[스티븐 롱의 KO 전 세계가 환호하다.]

[스티븐을 쓰러트린 동양인의 정체는?]

[길길이 날뛰는 스티븐 롱. SNS에 심경 글을 올리다. ‘리아 그라테는 폭력적인 동양인에게 속고 있다.’]

[리아 그라테가 사건 전말의 입장을 밝히다...!]

스티븐 롱.

세기의 악동이라고 불리는 초대형 팝스타.

스타로서의 위치가 어느 정도냐면 20대 팝스타 중 제일로 성공했다 싶은 이를 뽑으라면 항상 세 손가락에 꼽히는 인물이 바로 스티븐이라는 인물의 정체였다.

온갖 만행과 패악질을 저지르며 온갖 구설수를 만들어도 엄청난 팬덤과 인기 덕분에 오히려 화제가 되어버리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펼치 게 만들 정도로 그는 명실상부한 슈퍼스타였다.

그런 톱스타를 주먹으로 KO 시킨 도경의 행동은 그가 저질렀던 사건 사고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대형사고를 쳐버린 것이나 다름없었다.

[아 씨발! ㅋㅋㅋㅋㅋ 살다 보니 이런 일도 오네. 영상들 보셨음? 속 개 시원함.]

┗[무슨 권투경긴 보는 중 1라운드 2초 KO!]

┗[동양인이 손이 맵네 ㅋㅋㅋㅋ]

┗[리아가 괜히 좋아하는 게 아니었음. 되게 터프한데?]

[(스티븐 롱 뒤통수 할렐루야)-링크 이거 영상 보셈. 어떤 미친놈이 만들었는데 개 웃김]

┗[ㅋㅋㅋㅋㅋ. 약빨았냐? 선곡 보소 뿜었다.]

┗[아 겁나 찰지게 맞네. 중독성 개 쩔음 5분 순간 삭제 됐다.]

세기의 악동이라고 불릴 만큼 만행이라고 부를 만큼 온갖 사건 사고를 치고도 아무런 반성 없이 승승장구하는 스타의 존재.

그것은 씹어도 씹어도 질리지 않는 것으로 이번에 도경을 통해 모두들 감로수를 맛보는 것처럼 스티븐 롱이 넉 다운한 것에 통쾌해하며 열광하였다.

미친 듯이 그의 망신이 담긴 영상을 되새김질하였고 새로운 2차 창작물을 뽑아 사람들과 공유하기까지 스티븐이 수난은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그리고 스티븐이 이일을 그냥 좌시할 리 없었다.

[스티븐 측. 물리적 정신적 피해에 변호사 선임. 고소준비 들어가나?]

┗[졸라 치졸한 새끼. 지가 잘못했으면서 고소한다고? ㅋㅋㅋㅋ]

┗[어이없지만 그래도 우리나라는 법치국가니까.]

┗[법치국가는 개뿔 머니 싸움이지.]

┗[ㅇㅈ. 변호사 선임이면 파워 싸움하자는 거지.]

[폭력밖에 모르는 원숭이 자식! 법치국가인 미국에 정의가 얼마나 무서운 나라인지 보여주겠어.] -스티븐 롱(SNS)

변호사를 선임한다는 것과 동시에 여론을 움직이려 드는 스티븐의 움직임에 리아와 도경은 코웃음 치며 그의 언플에 단호하게 대처했다.

[스티븐 자신의 행동부터 돌아보길. 솔직히 맞을 만했다. 사람들이 왜 환호할까요?]-리아 그라테(SNS)

[그냥 술집 양아치인 줄 알았는데 스타라고? 도대체 왜 저런 놈의 팬을 하는 거야? 미국 이게 최선이야?]- 도경(SNS)

[ㅋㅋㅋㅋㅋㅋ 리아가 드디어 칼 뽑나?]

┗[그러게요. 평소에는 조용한 대처만 하더니 이번에 작정한 듯.]

┗[그나저나 스티븐 개 뻔뻔하다. 법이란 법은 지가 다 어겨놓고 미국의 정의를 보여주겠대.]

┗[미국 퇴출당했으면...! 그게 미국의 정의를 살리는 길일 듯.]

┗[ㅇㅈ]

[그나저나 동양인 개 맘에 드네. 스티븐을 상대로 배짱 하나 두둑하네.]

┗[미국의 최선이 스티븐이냐고 말 묵직하지 않음? 나는 창피해서 할 말 잃었음.]

┗[난 응원 글 쓰고 왔다. 그런데 얘도 인기 많은데? 팔로우 수많아서 놀랐다. ㅋㅋㅋ 그리고 애도 멀쩡한 놈은 아닌 듯 게시글들이 정상적인 게 하나 없음.]

┗[진짜? 어디임? 주소 좀 알려주셈.]

┗[-링크- 이거임 클릭 하셈.]

서로를 향한 매서운 저격 글이 교차하는 가운데 미국에서는 도경에 대한 관심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중이었다. 대형사고를 쳐놓고도 아무렇지 않게 영화촬영에 매진하는 동양인에게 흥미를 안 가지려야 안 가질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예전부터 리아를 따라다니며 좋아하는 티를 냈던 스티븐과 도경에게 호감을 들어낸 리아. 그리고 스티븐을 넉다운 시킨 도경을 둔 삼각관계는 모두가 좋아하는 가십거리의 요소들이 모여 있었다. 이것이 알게 모르게 도경에게 노이즈 마케팅의 효과를 가져오고 있었다.

---

“이야. 슈퍼스타님 덕분에 팔로우 수가 늘었네? 턱은 괜찮냐?”

“Fuck You! 저 새끼 죽여 버리겠어!!!”

우당탕탕.

“하하하하!”

사람들 모두 관심을 끌고 있던 남녀가 한자리에 모여 무거운 정적을 연출하고 있을 때. 뒤늦게 나타난 도경이 스마트폰을 가볍게 들어 보이며 스티븐을 향해 실실거리렷다.

도경의 놀림에 스티븐은 1초도 참지 못하고 자리를 뒤엎으며 도경을 향해 달려들려 했지만, 그의 옆에 있던 인물 때문에 도경을 향해 달려나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진정해요. 스티븐 또 일 복잡하게 만들지 말고요.”

“하지만...!”

“스티븐. 이럴 때일수록 제 말 들으세요. 제 말 듣고 손해 본 적 있나요?”

“젠장!”

쿵!

“나머지는 저에게 맡겨 주세요.”

깔끔한 슈트를 입은 흑인 여성의 말에 놀랍게도 스티븐은 화를 식히고는 자리에 얌전히 앉았다. 그 태도에 흑인 여성이 보통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추측할 수 있었다.

스티븐을 진정시킨 그녀는 고개를 끄덕여 보이며 자신의 흐트러진 옷소매를 가다듬고는 모두에게 자신의 소개를 하기 시작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스티븐의 개인 변호사를 맡은 에블린이라고 합니다. 오늘 여길 온 것은 요즘 벌어진 사건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왔습니다.”

“후우. 그런가요...! 일단 찾아오신 만큼 협상의 여지는 있다고 받아들여도 되겠습니까?”

‘올 게 왔군.’

에블린의 말에 리아의 에이전트를 맡은 조나단이 골치 아프다는 표정으로 도경을 흘깃 보고는 그들이 가져온 조건을 물었다. 스포츠를 벌이듯 매년 여러 가지 사건으로 법정소송이 벌어지는 미국에선 이 정도의 일은 예상한바.

에이전트지만 변호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조나단은 도경의 대리인으로서 일단은 스티븐 측에서 가져온 조건을 들어보기로 하였다.

“우선 물리적 정신적 치료비와 콘서트에 일정에 지장을 준 피해 금액을 고려해서 350만 달러를 청구합니다. 그리고 스티븐에게 했던 행동에 대한 공식 사과문을 요구하고요. 저희 측에게도 원인 제공을 감안해서 적당한 선을 고려했습니다. 어떻습니까?”

“음...”

‘그래도 여론을 생각해서 받아들기 쉬운 적정선 금액을 제시한 건가?’

피식.

콘서트를 2주 앞두고 있던 스티븐의 사정을 알기에 조나단은 그녀의 제시한 합의 조건이 그리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수십 수백억. 솔직히 부르면 더 부를 수 있는 게 셀럽들의 세상의 합의금이라는 배팅액이란 존재였는데 그래도 양심은 있는지 예상한 것보다는 한참 아래의 선을 제시한 스티븐 측을 보며 조나단은 고개를 끄덕이며 앞에 있는 에블린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일단은 가격 조정 할까요? 거창하게 진단서를 준비해왔지만 살펴보니 결국 단순 타박상이던데 2주 뒤 콘서트에도 그렇게 지장을 미치는 요소를 찾아볼 수가 없군요. 350만 달러는 너무 과한 액수라 생각됩니다. 100만 달러 선으로 합의를 하시죠. 대신 공식 사과를 성의있게 하지요.”

“그건 안 됩니다. 미국에서 폭력죄가 쉽게 볼 수 없는 범죄라는 것을 아실 텐데요?”

“그럼 개싸움으로 가시겠습니까? 우선은 그쪽이 먼저 원인 제공을 하지 않았습니까? 도경을 기다리고 있는 리아 양을 스티븐이 성추행하지 않았습니까?”

“성추행 이라... 증거 있습니까?”

“제가 그래서 말하지 않았습니까. 개싸움 한번 가보자고요. 확실한 증거는 없지만, 신체접촉 등 정황상의 증거는 영상으로 남아 있으니 저는 해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만?”

“흥!”

타닥!

조목조목 따지는 조나단의 말에 에블린은 코웃음 치며 조나단과 그의 뒤에 있는 리아를 바라보며 책상 테이블을 가볍게 손가락으로 퉁기었다.

“그런 어설픈 블러핑은 그만둬 주시죠? 개싸움이라고요? 지금 제가 누군지 모르십니까? 저희와 달리 그쪽은 잃을 게 아주 많을 텐데요. 성추행이라... 여성 연예인이 이런 소란에 휘말리면 이미지에 타격이 얼마나 갈까요? 350만 달러면 그쪽 입장에선 그리 큰돈도 아닌 걸 아는데 그런 리스크를 감당할 거라는 말을 설마 믿으라는 건 아니겠죠?”

“......”

‘괜히 스티븐의 개인 변호사를 해온 게 아니라 이건가? 입담 한 번 매섭군.’

에블린에 말에 이번엔 조나단이 입을 다물었다. 그녀가 내뱉은 말 어느 한 군데도 틀린 말이 없었기 때문이다.

솔직히 리아의 일도 아니고 도경의 일에다가 리아의 이미지를 생각해 본다면 350만 달러쯤이야 그리 큰 액수도 아니었다.

‘자존심은 상하지만 순순히 받아들이는 게...’

사실 조나단의 입장에선 대외적으로 이번 문제를 스티븐과 도경 두 남자에게만 눈길을 고정 시키고 싶었기에 에블린이 제시한 합의 조건을 받아들이기로 마음이 기울고 있는 상태였다.

애초에 에블린이 제시한 합의 조건을 튕긴 것도 자신의 자존심상 한 번 보여주기식으로 튕겼을 뿐이었고 자신이 내뱉었던 개싸움은 추후도 실행에 옮길 생각이 전혀 없는 조나단이었다.

“휴~. 역시 스티븐과 함께해온 개인 변호사라 그런지 매섭네요. 졌습니다. 350만 달러의 청구는 군말 없이 받아들이도록...”

“잠깐!”

“도경!?”

합의금을 깎으면 좋았겠지만, 오히려 무리하다가 판이 깨질 수도 있는 판이였기 때문에 조나단은 빠른 결단을 내리며 그녀를 향해 항복에 의사를 보이기 시작했다.

서로가 이미 산전수전 겪을 대로 겪은 선수들인데 기 싸움으로 무의미하게 시간을 낭비하는 것은 조나단의 스타일은 아닌바 그는 빠르게 태세를 전환하고 에블린이 제시하는 합의 조건들을 수용하려 하였는데 가만히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도경이 미간을 찌푸려 트리며 둘 사이를 껴들었다.

“지켜보고 있으라고 해서 지켜보고 있었는데 350만 달러가 무슨 껌값이야? 양아치 깽값치곤 터무니없잖아. 그리고 조나단 공식으로 사과하라는 조건까지 받아들이려는 것은 아니겠지요?”

“도경! 당신은 끼어들지 말아요.”

“그럼 잘하던가? 당신 일류라더니 도대체 하는 게 뭐야? 저딴 조건이나 순순히 받아들이고 앉아있고 자기 돈 아니라는 거야?”

“지금 말 다 했습니까? 애초에 이게 다 누구 때문인데...”

“조나단! 도경! 두 사람 다 그만둬! 서로 같은 편끼리 뭐 하자는 거야? 도경 합의금 문제라면 내 선에서 무리 없이 알아서 해결할 수 있어. 그러니까...”

“그것 때문이 아니야 리아. 나는 저, 새끼한테 엄한 돈 나가는 게 싫을 뿐이야.”

“뭐...?”

“크큭! 하하하하”

“!?”

짝짝짝!

도경의 말에 조나단이 얼굴을 붉히며 그와 갈등을 빚고 있고 그 둘을 말리는 리아를 지켜보고 있던 스티븐이 박장대소하며 모두를 향해 웃음소리를 터트렸다.

“뭐야? 스티븐.”

“이야~. 이거 가관이라서 말이야. 고작 350만 가지고 그리 추하게 싸울 줄이야. 리아가 좋아하는 남자가 이렇게 급이 낮은지는 상상도 못 했어.”

“시끄러워 스티븐 넌 조용히 입 닥치고 있어. 도경은 너 같은 졸부가 아니라서 그래.”

“하하하. 리아 말은 그렇게 해도 솔직히 너도 창피하지? 자신의 남자가 푼돈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 말이야”

꿈틀.

“너 지금 돈 가지고 나한테 유세 떠냐?”

“한 2억 달러 정도 있는데 이 정도면 떨어도 된다고 생각한다만? 이 거.지.새.끼.야?”

“...!”

‘아... 저 새끼! 진짜 재수 없네.’

어떻게 입만 열면 자존심 긁으며 밉상인 소리를 골라서 하는지 스티븐의 말에 도경의 얼굴에 묘하게 일그러진 미소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도경은 스티븐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게 존재 자체만으로 이렇게 재수 없게 느껴지는 인물이 있을 줄이야. 저것도 재능으로 친다면 분명 스티븐은 넘사벽의 SSS급의 재능을 가지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350만 달러라고 했나?”

“응?”

“그거 내가 때우도록 하지.”

“오~! 리아 도움 없이 합의금 내겠다고? 남자의 자존심이라 이거야? 그런데 정말 괜찮겠어? 너무 분수에 맞지 않게 객기 부리려는 거 아니야? 아니, 정말 돈은 있긴 해?”

“없어. 그래도 네 녀석 꼬락서니 보니까 객기 한 번 부려보련다. 그것도 350만 달러의 가치에 걸맞게 말이야.”

“헤에~. 350만 달러의 객기라고? 재밌는 말장난을 하네. 뭐, 어떻게 해보시려고 그러시나?”

피식.

도경의 말에 스티븐은 조소 지으며 도경을 향해 조롱하면서도 재밌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350만 달러는 푼돈이야 어떻게 되든 상관없지만, 주제도 모르고 나대는 동양인이 어떻게 나올지는 아주 흥미로웠기 때문이다.

“몸으로 때우자.”

“뭐?”

“몸으로 때운다고 새끼야...!”

우드득.

주먹을 말아쥐어 보이며 무언가를 내뱉는 도경을 보며 스티븐의 얼굴에 미소가 서리더니 이내 참지 못하고 박장대소하며 웃음을 터트렸다.

(다음 화에서 계속)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