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음유시인 현대로 귀환하다-231화 (231/357)

231화

(뭐? 박도경이 다음 달 예능방송에 나온다고?)

(아이돌 프로젝트 프로그램? 왜 나가도 그런 곳을 나가냐?)

(나올 거면 우리 프로에 나오지...)

(박도경을 앉히게만 만드는 건 게스트 낭비다!)

방송가 바닥의 소문은 빠르다.

JY와 Nnet에서 기획 중이라는 아이돌 연습생 서바이벌 예능에 대한 소문이 빠르게 퍼진지 오래였기 때문이다. 그 소문은 다수의 예능프로그램 PD들은 부러움을 사면서도 한편으로는 도경이 아깝다는 생각을 하는 중이이었다.

“쯧. 아이돌 가지고 노는 예능도 단물 다 빠진 지 오래인데 거기다 도경을 끌어다 쓰냐? 나라면 다른 거 했다.”

PD들에게 도경은 일종의 보물 상자였다.

예능에 최적화되어있는 언변과 능력을 지닌 캐릭터가 미국에 가서 흥미로운 소재 거리까지 한가득 품고 돌아왔다.

그 이야기보따리만 풀어도 시청률 상승은 눈 감고도 뻔한 상황인데 그런 도경을 지루한 심사위원을 앉히다니 그야말로 아깝기 그지없는 것이었다.

“그래도 모르지 이번에도 대박 칠지 말이야...”

“에이~. 심사위원이 노력해봐야 얼마나 할 수 있겠어?”

“아니, 그래도 도경이잖아.”

“음...”

모두가 비관적으로 보는 가운데 몇몇은 도경이라는 이름을 꺼내 들며 프로그램에 남몰래 기대를 보내었다.

아이돌 연습생 서바이벌 프로그램.

수많은 프로그램이 양산되며 이미 단물이 빠지다 못해 이제는 온갖 문제와 욕을 떠안으며 논란거리가 된 연습생을 소재로 한 서바이벌 프로그램.

그 답도 없는 프로그램의 폐해를 도경이 답습할지, 아니면 타파해 나갈지 그야말로 미지수여서 몇몇 PD들은 눈빛을 반짝이며 관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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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도경과 박진용이 심사위원을 한다고?”

PD들이 새로 출연하는 도경의 방송에 성공 여부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면 아이돌을 소유하고 있는 엔터테인먼트 회사 관계자들과 연습생들 모두가 술렁이고 있었다.

국내에서 보컬과 초일류의 프로듀서로 인정받고 있는 박진용. 그리고 내는 노래 족족 모든 곡을 히트시키다 못해 이제는 빌보드 차트까지 이름을 알리고 있는 천재 작곡가 박도경.

그런 두 사람이 제작 기획하는 아이돌 연습생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그들의 처지에선 관심을 안 가지려야 가질 수 없었다.

[Top 10 Idol Project]

-(연습생이 뽑는 스타)-

채널:Nnet

제작기획:[JY] 엔터테인먼트 & Nnet 촬영팀

진행자:박진용&박도경

트레이너:박진용&박도경&[JY] 트레이너팀

[인원]

남녀 25명씩 총 50명 선발

[참가조건]

1.연습생 신분이거나 혹은 연습생 이력(2~3년) 있으면 참여 가능

2.TOP.10 최종 우승자들은 [TOP.10]데뷔 후. 그룹으로 이중활동 금지하며 유닛 활동 해체 후에도 솔로로만 활동할 수 있다.

3.연습생의 전속계약은 유닛활동 전후에 할 수 있으나 전속 계약서의 발효 시점은 TOP.10 유닛활동이 끝나고 난 이후로 선정한다.(전속 계약자도 이에 포함한다.)

*50인이 선정되면 모두를 모시고 설명간담회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최종 우승자 혜택

*멤버 데뷔 활동 기간 2년.

*박진용과 박도경 프로듀싱 앨범제작.

*아이돌 현장 출연

*도경의 소극장의 S앱 방송 출연.

*이후에도 소속사들의 협력에 따라 멘토들의 프로듀싱 지원 가능.

방송 프로그램 홈페이지와 전국 각지에 있는 소속사를 향해 [TOP.10]에 대한 출연 정보에 대한 공지가 뜨기 시작하고 업계 관련자들은 이게 단순하게 만들어진 아이돌 연습생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술렁.

“허...! 유닛이 해체돼도 솔로 활동으로 하라고?”

“이러면 누가 보내?”

“아니 그것보다 연습생, 전속계약자들의 전속계약 효력을 유닛 활동 해체 이후의 데뷔 하라는 게 말이 돼? 우리가 무슨 땅 파서 장사하는 줄 아나?”

“이거 갑질 아니야? 잘된 연습생들 위약금 물어서 가져오려는 날로 먹으려는 심산아냐...?”

[연습생]과 [전속계약 연습생]

연습생은 자유도가 높지만 언제든지 소속사에게 버림받을 수 있는 처지이고 반대로 전속 계약자는 버림받을 걱정이 없는 대신에 7년을 소속사에 머물며 영리활동에 이바지해야 한다.

같은 연습생으로 불리지만 사실 이 둘은 매우 다른 입장을 지지고 있었고 여러 가지 자잘한 차이와 장단점들과 리스크를 지니고 있었지만 가장 대표적인 큰 차이는 바로 수익에 대한 분배였다.

연습생계약만 맺은 연습생은 수익 발생에 대한 분배에 관한 계약조항이 없지만, 전속계약자는 데뷔 이후 시점으로 수익분배에 대한 조항이 계약서에 달려 있었기 때문이다.

‘데뷔 이후’의 시점. 문제의 중심은 바로 이것이었다.

수익 분배에 대한 전속계약의 효력이 발휘되는 시점은 첫 데뷔를 한 직후부터 발생이 되는데 TOP.10에서의 데뷔엔 전속계약의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사전에 공지를 내린 것이다.

이에 연습생을 지니고 있는 소속사들 측에서는 눈살을 찌푸리며 반발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는 손 빨고 구경이나 하나는 건가?”

“[JY]면 단가?”

“해도 너무 하는군. 왜 남의 소속사 밥그릇까지 참견 하는 지...”

“일단은 이 부분에 대해서 피드백을 넣어야겠어. 만약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고 했다.

소속사, 연습생, 방송가, [JY]엔터테인먼트.

서로들의 이해관계가 얽히고설키기 시작하며 불협화음을 낼 조짐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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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르르릉.

“네네. NNET. [TOP.10]기획팀 부서입니다.”

“네...! 네... 네. 알겠습니다.”

[TOP.10]기획실.

한창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대한 제작에 대한 준비에 몹시 바쁠 때. TOP팀 제작진들은 엔터테인먼트 회사들로부터 전화문의를 받느라 홍역을 앓고 있었다.

아마도 소속사들이 문제시 삼는 전속계약 부분으로 따지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PD님. 전속계약의 효력 시점에 대해서 수정을 해달라는 요구와 유닛 활동 후 솔로 활동의 제약을 풀어달라는 말이 많습니다. 해주지 않는다면 출연을 하지 않겠다고 합니다.”

“아, 또 그 얘기야?”

“PD님. 그렇게 태연하게 대처하실 게 아니라니까요? 대형 기획사들하고 중상위 기획사들까지 다들 출연 거부하고 있어요. 그렇게 되면 쓸만한 출연진들 구하기 힘들어져서 질이 낮아질 텐데 괜찮으시겠어요? 전속계약 부분은 소속사들의 입장에 맞춰주는 게...”

“안돼. 이 부분은 양보 못 하는 거 알잖아. 이번 방송의 중요한 핵심은 그 부분에서부터 시작되는 거라고.”

“.....”

“그렇게 된다면 분명 논란이 생길건데요. 이번 프로그램에 JY 연습생들 출연할 예정인데 대형 기획사와 네임드 있는 기획사 출신의 연습생들이 빠져버리면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 말들이 많을 텐데요?”

김지승 PD의 단호한 말에 작가는 입을 다물었지만 이내 제일로 걱정되는 바를 넘겨짚고 물어왔다. 사실 [TOP.10] 제작진 쪽에서도 갑자기 바뀐 콘셉트기획과 방향성 어수선한 건 똑같았기 때문이다.

처음 기획과 다른 이질적인 기획. 한 번도 시도해본 적이 없는 아이돌 연습생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대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긁적긁적

“뭐... 그렇겠지. 그건 좀 곤란한데 말이야.”

“그렇죠? 그러니까 하다못해 차후 솔로만으로 제한한다는 제약이라도 푸는 게...!”

“그래도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야.”

자신의 말을 듣고 난처한 기색을 표현하는 김지승 PD를 보며 작가는 화색을 지으며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고 설득하려 했지만, 그 기대는 완곡하게 거절을 뜻하는 김지승 PD의 말에 깨어지고 말았다.

“PD님...”

“하하. 나도 상황을 모르는 건 아닌데 그래도 믿어 보자고... 아니...! 믿어야 하지 않겠어? 솔직히 위험부담은 우리보다 [JY]엔터쪽이 더 지고 있잖아. 그들이 입장을 바꾸면 모를까. 이건 우리가 왈가왈부할 게 아니야.”

“......”

사실 그라도 지금 문제가 심각한 것은 매우 잘 알고 있었다.

아이돌 연습생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실력과 끼를 겸비한 스타성 있는 출연진을 확보하지 못 한다면 방송은 난항을 겪을 그도 왜 모르겠는 가? 하지만 김지승 PD는 믿었다. 아니, 믿을 수밖에 없다는 표현이 맞았다.

(제가 미국에서 짭짤하게 돈 좀 벌어온 게 있는데 40억이라고 했나요? 그 제작비는 전원 제가 지원하도록 할게요. 기획제작은 저희가 하고 Nnet 측에선 촬영과 편집만 맡아주세요.)

(그 말은...)

(네. CG&J 방송사가 이 프로그램에 숟가락을 안 얹는 조건이 제가 출연하는 조건입니다.)

(...!)

방송 프로그램의 모든 권한을 쥐는 대신 리스크를 모두 지겠다는 도경의 제안. 액수도 액수지만 젊은 청년으로서 믿기지 않는 배포에 김지승 PD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도경이 이런 과감한 캐릭터인 줄 알았지만 직접 겪어보니 상상을 초월했기 때문이다.

‘다들 [JY] 엔터테인먼트가 무슨 속셈들이 있는지 알고들 있겠지.’

피식.

논란거리의 조건들과 [TOP.10 Project]의 기획제작에 [JY] 엔터테인먼트가 명시된 까닭에 연습생을 가진 소속사들 입장에선 대형 소속사의 갑질과 자신들의 연습생을 가로챌 생각으로밖에 비칠 것이다.

하지만 그것에 대해서 김지승 PD는 그들을 비웃을 수밖에 없었다.

(코 묻은 애들 가지고 장난치면 쪽팔리잖아요.)

활짝.

자신의 물음에 환하게 웃으면서 대답하는 젊은 청년의 미소. 그 미소에 김지승 PD는 다시 한번 도경의 팬이 되고 말았다.

“그나저나 그쪽은 잘 협상이 되고 있나 몰라?”

‘잘 됐으면 좋겠군.’

김지승 PD는 지금쯤 CG&J 방송사 관계자들과 협상을 나누고 있는 도경과 박진용을 떠올리며 그들을 향해 응원을 보내었다.

김지승 PD의 입장에선 촬영만 맡으라는 도경이 제안이 건방져 보여야 정상이지만 애들을 가지고 장난치기 싫다는 도경의 그 웃음에 오히려 한 번 더 도경에게 입덕하는 계기가 될 정도로 그는 이미 도경의 편이었다.

띠링.

---

[Nnet 기획 본부실.]

“안녕히 계세요.”

“하하. 고생들 하셨습니다. 그럼 이만 저희는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타악.

두꺼운 불투명한 유리문을 열고 나오는 두 남자.

“으아아! 드디어 끝났다!”

“후우~. 살 떨려 죽는 줄 알았네.”

한 남자는 십년감수한 표정으로 문밖을 나왔고 한 남자는 기지개를 피며 드디어 끝났다는 기쁨에 활짝 기지개를 피며 찌뿌드드한 몸을 스트레칭하며 풀고 있었다.

너무나 상반되는 반응의 두 남자는 바로 김지승PD가 걱정하고 있던 박진용과 도경이었다.

꾸욱 꾹.

“뭐가 살 떨려요? 3대 기획사 엔터테인먼트 사장이면서 뭘 그리 쫄아요?”

“야! 기획사 사장이라도 국장 앞에서는 조심해야 하거든? 가뜩이나 프로그램을 멋대로 기획 바꾸고 이제는 손까지 떼라고 해야 하는데 그럼 테이블에 발 올리고 협상하냐? 그리고 너 미쳤냐? 뭐? 시청률 나오기 싫으냐고? 나는 새도 떨어트리는 박도경 모르냐고?”

“아니. 그만큼 시청률에서 제가 책임지겠다고 말한 거죠.”

“그게 말이냐 방귀냐? 진짜 그때만 생각하면 이가 갈린다. 이가 갈려.”

빠득.

“헤헤. 그래도 저 덕분에 잘 풀렸잖아요.”

‘그 정도로 세게 나가지 않으면 들어먹을 족속들도 아니었어.’

농담이 아니라 진짜로 이를 갈아 보이는 박진용 사장을 보며 도경은 웃음 지으면서도 조금 전 이야기를 나누었던 국정과 임원 사람들을 떠올리며 속으로 혀를 찼다.

웃고는 있지만, 조금의 빈틈이라도 보이면 물어뜯으려는 하이에나. 도경이 그들에서 느낀 인상이었다.

“에휴 그러게 정말 네가 대세이긴 한가 보다. 그 정도 조건으로 허락이 떨어지다니”

“하하하. 음방들을 다 까길 잘한 거 같네요.”

“그러게 말이다. 진짜 알다가도 모를 업계라니까...!”

‘진짜 탐나기는 한가 봐...’

힐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면서도 박진용은 자신의 앞에 있는 도경에 대한 가치를 새삼스레 느끼고 있었다. 방송사들이 도경을 얼마나 원하고 있는지 그를 높게 보는지 말이다.

결론만 말하자면 제작비 지원으로 전권을 얻는 데 도경은 성공했다.

대신 도경은 다음 앨범을 낼 때. Nnet에 하는 음악방송 [10 Count] 독점출연을 해야 했고 스타들을 인터뷰하고 밀착 취재하는 예능프로그램 [1S4S(1Star4Show)]에 출연하기로 약조해야만 했다.

“자, 이젠. 방송만 신경 쓰면 되겠네요.”

“글쎄다...”

협상이 잘 마무리된 덕에 [TOP.10]우승자 그룹들의 행보로 얻는 수익 파이는 이젠 [JY] 엔터테인먼트와 우승한 참가자들이 속한 소속사들에만 돌아가게 되었다. 하지만 박진용 사장은 도경처럼 낙관적으로만 보지 않았다.

한 아이돌 그룹에 다수의 소속사가 연합하고 손발을 맞춘다는 것은 엄청난 이해관계를 요구하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리 쉬운 게 아니란다 도경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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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용의 예상은 얼마 안 있어 빠르게 현실로 이루어졌다.

[TOP. 10 Project] 기획실.

“출연 거부요?”

“그 참가조건에 자신들의 클레임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출연을 안 하겠다고 하는군요.”

“허...”

도경의 손에 소속사 리스트가 적혀있는 종이. 도경은 종이를 넘기며 그중의 소속사가 붉은색으로 그어진 것을 보며 혀를 차며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이 사람들 되게 웃기네.”

“네?”

“아니 그도 그렇잖아요. 내가 원하는 건 그들의 허락이 아닌데 말이에요.”

툭.

“PD님.”

씨익.

종이를 툭 던진 도경은 붉은색의 형광펜으로 표시된 소속사들을 떠올리며 미소 지었다.

어딘지 모르게 비릿한 그 미소에 기획실에 있는 모두가 도경의 기분 현재 유쾌하지 않은 상태라는 것을 느꼈다.

“우리 프로그램 출연자 모집 항목에 하나 더 정보를 추가하도록 하죠.”

“네? 어떤걸요?”

“소속사의 반대에도 출연을 원하는 연습생은 50인 선발 과정 합격 시 연습생 쪽에서 희망시 소속사와 발생하는 위약금을 전부 책임지며 방송의 참여를 돕는다. 그리고! 소속사를 나온 추후에도 나 박도경이 서포트 할 것을 약속한다. 제 이름 써서 보장한다고 꼭 써주세요.”

“그런...!”

“도경아 너...!”

도경의 파격적인 말에 김지승 PD는 경악하는 표정을 지으며 눈을 휘둥그레 뜨며 도경을 바라보고 있었지만, 미소를 짓고 있는 도경의 표정은 여전했다.

분노도 비장함도 없는 차분한 신색. 도경의 뜻은 온전히 이성적인 판단에서 내리는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제가 원하는 건 기획사들의 허락이 아니라 연습생들의 협조에요.”

모두가 이 순간 깨달았다.

한 프로그램의 40억이란 제작비를 지원하고 방송사에 허가까지 받은 사람.

[TOP.10 Project]란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이끌고 나아가는 선장은 김지승PD도 박진용 사장도 아닌 바로 박도경이란 것을 말이다.

(다음 화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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