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2화
[Nnet 신규 연습생 서바이벌 프로그램 자체제작비만 40억! TOP.10 Project 대형기획사의 JY엔터테인먼트 알 수 없는 행보]
[이색적인 공고 모집. 도경 브랜드 파워 과시하나?]
[소속사에 반대해도 연습생 위약금까지 물어준다는 오디션! 파격인가? 갑질인가?]
[드림걸즈 서바이벌 출연자 연습생 [TOP.10 Project] 참가. [JY] 숨겨진 속내. 나머지는 다 들러리?]
[연습생들을 꿈을 이용하는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이대로 괜찮나?]
[TOP.10 Project] 프로그램 제작이 발표되고 프로그램의 티져와 홍보영상이 나온 후.
연예계란은 도경과 박진용. JY엔터테인먼트에서 자체적으로 도전하는 연습생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많은 관심을 나타내며 기사들이 우후죽순 올라오기 시작했다.
[박도경은 언제봐도 패기 지리네.]
┗[패기고 뭐고 너무 막 나가기만 하는 거 아니냐? 튀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슬슬 지겹다.]
┗[그럼 조용히 활동하면 마음에 들고? 새삼스럽기는!]
┗[도경이 아직 데뷔 1년 차인데 ㅠ ㅠ 이런 말 나오는 거면 이젠 이미지 소모 좀 걱정해야 할 듯.]
┗[박수칠 때 떠나라!]
┗[1년밖에 안 됐거든? 돌았냐. 너가 벽에 똥칠할 때까지 카메라에 나올 거니까. 기대 접어라.]
┗[ㅋㅋㅋㅋㅋ 도경 코스프레 오지 구요.]
┗[ㅇㅇ 나중에 [1S4S] 방송 꼭 봐라.]
┗[ㅗ ^_^ ㅗ]
[박진용 또 심사위원 하냐? 안 지겹나? 죽을 때까지 가수로 사는 게 꿈이라더니 언행 불일치 개 쩌네.]
┗[ㅇㅇㅇ. 솔직히 이젠 퇴물 됐음. 작곡도 그렇고 예전과 같지 않음.]
┗[윗분 말이 심하네. 박진용이 퇴물이면 다른 사람들은 뭐임? 애벌레인가?]
┗[ㅋㅋㅋㅋ 퇴물은 오바고 그래도 기량이 예전 같지 않다는 건 ㅇㅈ.]
┗[우리 드림이들 한창 커야 할 때인데 신규 그룹 내는 건 좀 에바인 듯.]
[JY연습생 참가. LSM, TG는 불참가. 이거 판 짜놓은 거 냄새가 난다. 냄새가...!]
┗[딱 봐도 타 소속사 괜찮은 연습생 먹으려는 수작.]
┗[ㅇㅇ. 아니면 다른 유닛 그룹처럼 단물 다 빼고 자기네 출신 애들만 띄울 생각이 보임]
┗[그런 듯 조사해보니까 네임드 소속사들은 그거 알고 ㅌㅌ한 듯.]
┗[JY 이미지 좋았는데 이번 방송으로 씹창 나는 거 아니냐?]
대부분이 새로운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등장에 대부분은 기대하는 시선으로 지켜보았지만 몇몇은 날카로운 시선으로 [TOP.10 Project]를 바라보고 있었고 그런 부정적인 시선을 지닌 사람들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었다.
[TOP.10 Project] 전에 있던 연습생을 이용한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Vote101], [Unit24], [K.dol 48]같이 이미 이런 프로그램이 얼마나 막장인지 사람들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눈살을 찌푸릴 과도한 경쟁과 출연진들 간의 갈등상황 연출. 그것도 모자라 악마의 편집까지 이미 자극에 물들대로 물들어 부작용으로 이제는 연습생을 이용한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대중은 피곤함과 염증을 지니고 있는 상태였다.
기대한다는 칭찬보다는 프로의 우려와 사람들의 피로함이 느껴진 댓글을 읽던 도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댓글들이 별로 좋은 반응들은 없네요.”
“워낙에 아이돌 연습생들을 이용하는 프로그램은 많았으니까.”
“쯧. 그러게 Nnet 방송국 놈들이 다 망쳤다니까요.”
“어머! 애. 너 그래도 돼?”
화들짝.
“왜요?”
“아니 네가 나가는 것도 Nnet 이잖니... 그리고 저기 카메라 돌고 있는데 괜찮아?”
소근
미용실 샵에서 메이크업을 받고 있던 도경은 [TOP.10 Project]의 댓글을 읽으며 Nnet에 대한 욕설을 터트렸고 도경의 메이크업을 봐주고 있던 아티스트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 도경은 한 달 동안 스타를 밀착 취재하는 [1S4S]에 촬영중 이었기 때문이다.
“괜찮아요. 내가 뭐 틀린 말 한 것도 아니고요. 그렇죠 피디님~?”
“묵비권 하도록 하겠습니다...”
“하하.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시네요. PD님. 괜찮습니다. 제가 Nnet 싼 똥 제대로 치워드리겠습니다.”
“......”
‘예상은 했지만, 진짜 다루기 어렵네.’
Nnet측에서는 [TOP.10 Project]와 도경이 출연하기로 약속한 밀착취재 예능프로그램 [1S4S] 연계해서 촬영해서 방송하면 호응이 좋다고 생각했는데 그 선택은 조금 다시 고민해야 할 듯싶었다.
도경이 쉴새 없이 이어지는 수위 센 발언에 이번 촬영분들을 어떻게 편집할지 걱정 한가득 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지겨우면? 세상에 재밌는 게 있긴 해?)
(사장님이 요즘 조금 딸리긴 하죠. 초심을 잃으셨다니까요.)
(짜고 치긴 개뿔. 어차피 손익 계산해서 참가한다 안 한다 하는 건데 멍청하긴.)
(어차피 뜰 놈만 뜨는 거 모르나?)
(JY 무시하는 것도 아니고 설마 이렇게 티 나게 작전하겠어요?)
(연습생이 오든 말든 걔들 마음이지. 엔터 사업이 쉬워?)
‘힘들어...! 힘들긴 한데...’
메이크업을 받으면서 댓글 하나 읽었을 뿐인데 통편집을 해야 할까 말까 고민하는 판이지만 [S14S] PD는 결국 자신이 모든 것을 방송에 보여 줄 거라는걸 알고 있었다.
그 이유는 단 하나...
“재밌다.”
재밌었다.
도경은 곤란하기 이를 데 없는 출연자지만 그만큼 재미를 안겨다 주었다.
로큰롤 같은 인생을 살 거 같은 도경이 사실은 집밥을 좋아해 아침밥을 꼬박꼬박 챙겨 먹는다던가. 아침에 하는 일일 드라마에 빠삭하게 꿰뚫으며 눈을 떼지 못하는 의외의 모습도 저렇게 애들같이 쉼 없이 투덜거리는 모습도 새롭고 흥미로웠다.
‘희한하지... 이상하게 자꾸 눈이 가.’
갭(Gap)이라고 해야 하나?
도경에겐 묘한 마력이 있었다. 연예인 치고는 수수한 모습이면서도 그 누구보다 당당하고 자유롭게 굴면서도 보기 불편하지 않았다.
“저것도 재능이라면 재능이지.”
누군가는 말 한마디 잘못 꺼내서 몰매를 받고 누구는 말 한마디에 몰매보다는 관심과 주목을 받고 웃음을 이끌어내는데 민감한 문제를 꺼내도, 자극적인 말을 내뱉어도 대수롭지 않게 소화하는 도경의 존재는 명백히 후자의 케이스였다.
[1S4S] PD는 도경을 향해 혀를 내두르면서 촬영하는 한편 이번 방송의 컨셉을 어떻게 잡아나가고 풀어나갈 것인지 미리 머릿속에 계획을 구상해 나갔다.
만지작만지작.
“참, 누나! 저 머리 좀 염색해주세요.”
PD가 이번 [1S4S]에서 도경의 모습을 어떻게 연출 할까 생각에 잠겨 있을 때. 도경은 자신의 검은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다가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고는 무언가 생각에 잠기더니 이내 자신의 머리 색을 염색할 것을 주문했다.
검은색의 머리도 나쁘지 않지만, 이번에 나설 [TOP 10. Project]에서 중심이 될 자신이 임팩트가 부족하다는 것을 느낀 까닭이었다.
“응? 머리 염색하게? 무슨 색으로 하고 싶은데?”
“예전에 했던 레드 브라운계통에서 조금 더 짙은 색깔로 해주세요.”
“또 붉은색이야? 물론 붉은색도 잘 어울리지만, 너무 한가지 색만 고집하는 건 별로 좋지 않은데 다른 색은 생각 없어? 도경이 너는 조금만 변화를 줘도 인상이 확 바뀌니까. 다른 색을 도전해 보는 것도 좋은데 말이야.”
“아뇨. 전 붉은색이 좋아요.”
“아니, 도대체 왜?”
다양하게 이미지의 변화를 주어야 할 연예인이 한 가지 색만 고집하는 것이 갑갑했던 그녀는 도경을 설득해 보려 했지만 이내 이어지는 도경의 대답에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주인공을 상징하는 색은 역시 레드니까요.”
“......”
[TOP.10 Project] 첫 촬영.
오늘의 도경은 만전 태세를 갖추고 하루를 나아가려고 하고 있다.
---
[XxX 엔터테인먼트]
수군수군.
“아... 긴장된다.”
“후하후하!”
“......”
누군가는 스트레칭을 하며 몸을 풀고 있었고, 어떤 이는 숨을 고르고 있었고, 또 다른 이는 눈을 감으며 자신의 컨디션을 최대한 아끼려는 기색이 역력하다.
그도 그럴 게 여기 있는 모두들 조금 있으면 벌어질 오디션에 만전을 기해야 할 연습생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박도경 방송에서만 보다가 실물 보니까 생각보다 평범하지 않았어?”
“어어. 뭔가 되게 사나워 보일 줄 알았는데 인상 좋더라. 동네 형 같은 느낌?”
“맞아. 오히려 박진용 사장이 더 무섭더라.”
“원래부터 무서웠어. [K스타] 오디션 볼 때도 제일 까칠했던 사람이 박진용 사장이었잖아.”
“후아...! 살 떨린다.”
자신의 소속사에 도경과 박진용 사장이 도착하고 들어오는 것을 봤던 목격한 연습생들은 두 사람에 대한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오늘 오디션에서 자신을 심사할 두 사람인 만큼 연습생들 모두들 들뜬 기색을 보이며 관심을 표할 수밖에 없었다.
꿀꺽.
‘박진용 사장 그리고 박도경...!’
‘대형기획사들이 빠졌다면 이건 우리한테 기회다.’
‘잘 한다면 기획사를 갈아탈 수도 있어!’
‘왠지 느낌이 좋아!’
‘이 기회를 살려야 해! 얼굴을 조금이라도 알릴 수 있다면...!’
연습생들도 바보가 아니었다. 아니, 바보가 될 수 없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어린 나이에 계약서를 접하고 매일 혹독하고 땀내 나는 트레이닝을 견뎌오며 매주, 매월 마다 평가받으며 눈치를 보는 게 일상이고 눈물 빠지게 혼나는 곳이 일상인 소속사에서 바보로 있다는 것은 말이 되질 않았다.
그 어린 학생들이 밑바닥에서부터 비교당하고, 비교하고 아득바득 버티며 인내하는 것인 만큼 연습생 중엔 자신의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임하는 사람이 많았고 그만큼 생각을 많이 하고 계산하는데 철저했다.
하지만 그런 소년 소녀들이 원하는 것은 의외로 순수할 정도로 단순한 것이었다.
‘좋은 성적을 얻어서 데뷔 조에...!’
‘데뷔...!’
‘꼭 데뷔하겠어!’
힐끔.
[데뷔.]
개성이 가지각색인 소년 소녀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품고 있는 소망.
저 굳게 닫힌 문 너머에 그들이 소망을 이룰 기회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연습생분들 입장해 주세요!”
“...!”
---
Every day live
[도경 소극장]
드디어 [TOP.10 Project] 서바이벌의 프로그램의 첫 스타트인 오디션이 시작되고 있을 때. 의외의 장소에서도 무언가 벌어지고 있었다.
저벅저벅.
“누구십니까?”
“...이요.”
“일단 얼굴에 쓴 마스크부터 벗고 여기 명단을 작성해 주도록 해요.”
끄덕.
소극장의 굳게 닫힌 문 앞 테이블에 앉아있는 경비원.
그의 제지에 옮기던 발걸음을 멈춘 인영은 고개를 들어 올리며 경비원에게 자신의 용건을 밝혔지만, 그가 쓰고 있는 검은 마스크 덕분에 말소리가 잘 전달되지 않는다.
불명확한 의사 표현에도 불구하고 경비원은 그 말을 알아들은 듯 고개를 끄덕이며 능숙하게 안내를 하기 시작한다.
“명단에 기재한 정보는 허위로 작성할 시 바로 퇴장이니 주의하셔야 하고. 신분증과 전화번호 확인. 그리고 마지막으로 핸드폰 반납의 절차를 마치면 입장 가능합니다. 동의하십니까?”
“네...”
끄덕.
신분검사를 위한 철저한 검사가 10분 정도 이루어지고 경비원은 무언가를 기재 하더니 굳게 닫힌 소극장의 문을 향해 손짓하며 웃음 지었다.
“확인되었습니다. 들어가도록 해요.”
꾸벅.
“감사합니다...”
“뭘요. 행운을 빕니다. 학생.”
끄덕.
끼이이익.
움찔.
“...!”
굳게 닫혔던 문이 열리고 경비원의 응원을 받았던 학생이라 불렸던 소년은 자신의 눈 앞에 펼쳐진 광경에 자신도 모르게 발걸음을 멈추고 말았다.
고오오오.
번뜩.
숨이 막히다 못해 짓눌려 압사할 것 같은 긴장감으로 가득 차 있는 소극장의 무거운 공기와 은은한 조명 아래 어두운 공간 속.
수많은 눈동자들이 사나운 빛을 내뿜는다. 그 각각의 눈동자들이 품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비장함’과 ‘독기’라는 감정.
“후...”
그것을 마주한 소년은 한숨을 고르고는 멈췄던 발걸음을 다시 옮겨 소극장 안에 있는 객석 중 한자리를 골라 앉아 눈을 감고는 차분한 상태를 되찾기 위해 노력한다.
“꼭 합격한다...!”
꾸욱!
[Behind 오디션 테스트]
도경과 연습생 둘 사이에만 이루어지는 비밀리의 오디션 테스트.
더도 물러날 곳 없어 소속사들 몰래 테스트를 보러 온 연습생들이 하나둘 도경의 소극장에 모이고 있었다.
(다음 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