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7화
[연습실] 3일 차
“쿵쿵쿵 따아. 좋아 거기서 한 번 더 쿵!”
쿵!
“오! 좋아. 느낌 좋아지기 시작했는데? 참, 여기 이 부분은 이렇게 하는 게 어때?”
쿵쿵. 휙, 휙!
“아...”
주르륵 뚝뚝..!
‘이젠 한계야...!’
땀에 온몸이 젖어가고 온종일 근육통에 시달리며 최선을 다해 따라갔다. 그런데도 어느새 한 발자국 나아가 앞을 제시하는 도경은 이제는 질리다 못해 공포였다.
도경이 집어주는 포인트들을 바라보는 가운데 연습생은 속으로 혀를 내두르며 고개를 저었다. 지금도 벅차다 못해 따라잡은 것도 기적 같은 상황인데 더 나아가다가는 뱁새가 황새 쫓다가 가랑이가 찢어질 판이었다.
‘여기서 멈춰야 해. 이러다가 내일 망할지도 몰라.’
여자 연습생 참가자는 머뭇거리며 도경에게 자기 생각을 말하기로 결심했다. 무리해서 따라오지 않아도 된다고 도경이 미리 사전에 공지했으니 지금 숙지한 데서 멈춰도 괜찮으리라 생각했다.
‘멈추고 싶을 땐 멈춰도 된다고 했으니까....’
내일의 무대의 컨디션을 위해서라도 지금 멈춰야 한다고 여자 연습생 참가자는 결정을 내렸다.
“저기... 멘토님.”
“응?”
“내일이면 테스트인데 안무를 바꾸는 건 괜찮을까요?”
“왜? 불안해?”
“네. 오늘 한 것만 해도. 버거워서요.”
“흐음...”
끄덕.
눈치를 보며 대답하는 여자 연습생 참가자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도경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표정으로 바라보다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의사를 도경이 순순히 받아들인 것이었다.
“아쉽네. 더 할 수 있을 텐데 말이야. 그래도 본인 상태는 본인이 잘 아는 법이니까. 수고했다. 수정아.”
“네...! 감사합니다.”
“그래 오늘 배운 거 숙지하고 다듬으면서 내일 무대 준비 잘 해주렴.”
“네.”
“그럼. 다음 연습생 불러줄래?”
끄덕.
“네.”
후들후들
‘내일도 근육통에 시달리겠네.’
도경에게 인사를 올리며 연습실을 나온 여자 연습생은 자신의 얼굴에 흐르는 땀을 닦으며 걸음을 천천히 옮기기 시작했다. 그녀가 걸음을 옮기는 곳은 [TOP.10 Project]에서 제공하는 마사지실이었다. 이대로 휴식을 취하다간 더 심한 근육통에 시달릴 것이 자명한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저벅저벅.
“...”
도경과의 맨투맨 코치를 받은 연습생들이 향하는 곳은 딱 두 곳이었다.
합숙소에서 제공하는 [마사지실]과 [개인 연습실].
마사지를 받는 것은 도경의 하드 했던 훈련에서 얻은 피로에 회복하기 위해서였고 개인 연습실은 도경이 보여준 것을 소화하기 위해서였다.
우뚝!
“하아...! 이래선 너무 찝찝하잖아.”
중얼.
마사지실로 걸음을 옮기던 여자 연습생 참가자는 발걸음을 멈추고는 인상을 찌푸리며 자신의 얼굴을 부여잡았다. 도경이 보여줬던 부분 동작들이 계속해서 머리에 맴도는 까닭이었다.
힐끔.
“아! 보면 안 되는데! 보면...”
꾸욱.
자신의 손안에 들려있는 스마트폰을 꾹 쥐며 갈등 섞인 눈으로 바라보던 그녀는 결국 쥐었던 손에 힘을 풀고는 좀 전에 연습실을 촬영한 동영상을 틀어서 보기 시작했다.
손가락으로 촬영 구간을 툭툭 두드리며 찾아보는 영상은 좀 전에 도경이 개량했던 부분 동작이 찍힌 구간이었는데 그것을 바라본 그녀는 결국 신음성을 내뱉고 말았다.
“으...!”
뚜벅... 뚜벅...!
“조, 조금만... 해보고 아니다 싶으면 말자...!”
마사지실이 있는 정 반대 방향으로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는 그녀가 향하는 곳은 개인 연습실. 싫으면서도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발을 동동 굴리며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는 그녀의 모습은 우스꽝스럽기도 귀엽기도 해서 절로 웃음이 나온다.
“...!”
지이이잉.
그 모든 것을 말없이 담고 있는 카메라의 렌즈는 반짝이고 있었는데 TV 방송으로 이 상황이 어떻게 나올지 심히 기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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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미 & 신유진 숙소]
“으아아아! 드디어 내일이네요 언니!”
풀썩.
“흐아아. 온몸이 노곤해요.”
“유진아 씻어야지.”
3일 동안 연습생 참가자들은 연습실에서 도경에게 시달렸다. 시달렸다는 것보다는 정확하게는 극한까지 몰렸다는 게 올바른 표현이리라. 그렇기에 침대에 몸을 눕혔을 때는 극상의 행복을 느낄 수 있었다.
“아, 몰라요. 진짜...! 귀신에 홀린 것 같다니까요? 정신 차리니까 1시간이 뚝딱 지나 있었다니까요.”
“뭐, 그렇지... 진짜 사람 홀리는 데는 선수니까 말이야.”
‘인정할 건 인정해야겠어. 이런 훈련을 받으니까 소희 언니가 데뷔에 성공한 거야.’
처음에는 오기반 더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으로 도경의 훈련을 따랐고 이내 끊임없이 이어지는 도경의 주문에 질려버리는 자신을 발견했다. 하지만 그만큼 도경의 트레이닝에 인정할 수밖에 없었기도 했다.
차라리 아예 못하는 것을 주문한다면 모르겠지만 정말로 절묘하게 조금만 하면 따라 할 수 있게끔 예시를 보여주는 도경의 주문에 따를 수밖에 없는 자신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수미 언니. 진짜 도경 선배님 대단한 거 같아요! 신기해서 이것저것 안무 짜와서 섞어 갔는데 단박에 따라 하신다니까요? 진짜 도경 선배님은 천재가 아닐까요?”
끄덕.
“뭐, 그 오빠가 성격이 좀 그렇지 실력은 분명 하니까...”
“네? 성격 괜찮으시던데 왜요? 까칠할 줄 알았는데 털털하시고 의외로 꼼꼼하셔서 괜히”
울컥!
“그건! 유진이 네가 능력도 출중하고 워낙에 연습하는 걸 좋아하니까 그런 거지. 그 오빠가 성격이 얼마나 안 좋은지 알면 놀랄걸?”
“그래요? 저는 괜찮던데? 도경 선배님이 수미 언니한테 조금 엄격하셨나 보네요.”
갸웃.
“엄격? 말도 마...”
절레절레.
[JY] 연습생인 유진과 전수미는 연습을 마치고 한 방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전수미는 후배 선유진의 말에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질색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떠오르는 도경의 맨투맨 트레이닝...
(왜 이리 맥아리 없게 불러?)
(이렇게 배짱이 없으니까. 수미 네가 드림걸즈에 떨어졌지.)
(이것도 못 해?)
(얼굴이 아깝다 아까워.)
(키만 컸지 하나도 성장한 게 없네.)
(네가 그러고도 우리 [JY] 엔터를 대표하는 참가자냐?)
(너보다 3살 어린 유진이가 오히려 낫다.)
다른 참가자에게는 타이트하지만 그래도 깔끔하게 선을 지키며 트레이닝을 하는 편이었지만 꼭 자신의 순서만 되면 들들 볶는 도경의 행동에 전수미는 결국 인터뷰 당시에 울음을 터트릴 정도로 한계에 몰려 있었다.
서러움에 중간에는 연습실을 박차기까지 하는 돌발상황까지 일으켰던 전수미 하지만 그렇게 당했기에 이를 악물었고 필사적으로 연습했고 덕분에 자신의 감정을 꾹꾹 담아 노래를 부를 수 있었던 전수미였다.
(봐. 하니까 되잖아.)
“칫...!”
마지막으로 들었던 도경의 감상평. 신기하게도 그 말 한마디에 사르르 녹는 자신을 발견하며 전수미는 볼을 부풀리며 분해했다. 도경에게 당한 게 얼마인데 말 몇 마디로 풀리는 자신이 손해 봤다는 생각은 버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천재는 개뿔...! 도경 오빠는 그냥 실력 좋은 성격 파탄자야!”
“트레이닝이 매우 힘 들으셨나 보네요.”
“성격 다 버리는 줄 알았다니까. 내 말 좀 들어봐봐”
“아하하.”
힐끔.
‘언니 그런데요. 지금 표정은 이곳에 온 순간 중에 제일 좋은 걸 아세요?’
[JY]연습생 후배 신유진은 도경을 향해 이를 가는 그녀를 보며 난감한 웃음을 지으면서도 전수미의 컨디션이 좋아 보여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드림걸즈 멤버 선발에 탈락한 이후 의기소침해져 있다가 [TOP.10 Project]에 참가하면서 모두의 주목에 부담을 지닌 모습을 보이고 있었는데 도경에게 트레이닝을 받은 이후로 그런 모습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일부러 그런 걸지도...’
칭찬과 위로가 필요한 타입이 있고 잡생각 안 들게 혹독하게 굴러야 빛을 발하는 타입이 있는데 팔팔하게 날뛰며 도경에게 이를 가는 전수미의 모습을 보니 아무래도 후자인 듯싶었다.
“내일 기필코 보란 듯이 콧대를 눌러주겠어.”
“후후! 좋아요. 언니 그 기세에요. 휘유~! 수미 언니 뜨겁다. 뜨거워!”
“이게 감히 언니를 놀리고 앉아있어. 유진이 너는 어리면서 왜 이리 능글맞니?”
풀썩!
“꺄아! 언니 간지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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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백현 & 최마루 숙소]
“형. 무슨 전화인데 그렇게 심각한 표정으로 받으세요? 괜찮으세요?”
“하하하. 아냐. 아무것도... 마루야 잠시 나갔다 올게.”
“네...”
갸웃.
‘무슨 일이지?’
10일.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자신의 룸메이트인 맏형을 보며 최마루는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남자팀 연습생 연장자로서 항상 웃으며 사려 깊은 행동으로 남자 연습생들의 정신적인 지주를 맡고 있었던 백현이 굳은 표정으로 밖을 나갔기 때문이다.
“진짜 표정 안 좋았는데...”
합숙 기간 적응하지 못하는 자신을 자상하게 챙겨주며 잘 돌봐주었던 형이기에 최마루의 표정에는 걱정으로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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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썩.
“하아. 쓰게기 같은 새끼들...!”
합숙소 근처에 있는 공원으로 나온 강백현은 벤치에 앉아 하늘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허나 아무리 한숨을 내쉬어도 지긋하게 질척이는 현실은 그저 숨통을 조여오기만 한다.
강백현(26)
비하인드 테스트로 붙은 연습생 참가자 강백현. 아이돌을 하기에는 노령이나 다름없는 참가자였지만 그는 나이를 무마시킬 정도로 그는 잘생겼었다. 아이돌보다는 배우에 어울리는 마스크를 지닌 강백현은 여성 연습생 참가자인 박수현과 양대산맥으로 비교되며 비주얼 깡패로 주목을 받은 참가자였다.
스윽.
철컥! 팅!
화르륵.
“후우~.”
“재계약을 안 하면 다 까발리겠다고? 하하...! 진짜 미친 새끼들이라니까.”
이럴 때의 탈출구는 딱하나 밖에 없는 것을 아는 강백현은 자신의 품속에 있는 물건을 주섬주섬 꺼내기 시작했는데 그가 꺼낸 흰색의 얇고 길쭉한 물건은 놀랍게도 합숙소에 머물고 있는 연습생들에겐 절대 금기인 담배였다.
하지만 강백현은 아랑곳하지 않고 담배를 자신의 입으로 가져다 대고는 어느새 희뿌연 연기를 짙게 내뿜기 시작했다.
좀 전에 걸려온 한 통의 전화 때문이었다.
“....누가 그딴 곳에 다시 들어갈까 보냐?”
뿌연 연기를 짙게 내뿜은 강백현은 하늘을 멍하니 바라보다 이내 실소를 지으며 자기 혼자 키득거렸다.
“여기까지인가 보네. 아쉽네. 꽤 나 열심히 준비했는데 말이야.”
틱!
“좋은 꿈 꿨다고 치자 강백현...! 어차피 원래 목적인 위약금은 다 갚았잖아... 뭘 아쉬워해? 안 그래?”
반쯤 타다 만 담배 꽁투를 손가락으로 튕긴 그는 애써 웃음 지으며 다시 한번 더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강백현은 하루종일 연습실에 있어서 오늘의 날씨가 어떤지 잘 몰랐지만 그래도 좋았던 날이라고 유추할 수 있었다.
안개 낀 것처럼 앞이 흐린 자신의 현실과 달리 달은 선명하고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좋아. 가볼까?”
벌떡.
맑은 달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던 강백현은 무언가 마음에 결심이 섰는지 자리에 힘차게 일어나 어디론가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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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현진 & 나성환]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네.”
갸웃.
“왜? 무슨 일 있었어?”
“아아. 백현형을 좀 전에 마주쳤거든...”
“백현형이 왜?”
배고파서 야식을 먹으러 나갔던 동갑내기인 룸메이트 연습생 나성환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방안으로 들어오자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고 있던 지현진이 의아함을 담아 물었다.
“심각한 표정으로 도경 멘토님 방으로 찾아가서 말이야.”
“이 시간에? 무슨 일 있나?”
“어. 아무래도 그런 것 같아.”
“?”
‘분명 그건 담배 냄새였거든...!’
서바이벌 프로그램 합숙소 생활치고는 스마트폰도 사용 가능하고 트레이닝 이외에는 여유로운 편인 [TOP.10 Project]에서 절대적으로 금하는 게 딱 3가지가 있다.
술과 담배 그리고 이성접촉. 이것을 어기는 자는 무엇을 불문하고 퇴출이다. 그런데 담배 냄새를 풍기면서 멘토가 있는 방으로 들어선다? 그야말로 미친 짓이나 다름없는 일이었다.
‘내일이 첫 무대인데 분위기 이상해지는 거 아니야...!’
무슨 일이 생겨도 단단히 생길 것 같은 예감에 나성환의 얼굴이 절로 찌푸려져 있었다.
돌발상황이라던가 분위기가 흐려지는 걸 극도로 싫어하는 그로서는 내일 무대에 뭔 일이 생겨나면 정말로 짜증 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뭔데? 뭔데? 뭔 일인데 나도 좀 알자”
“그러니까...”
띠리리!
“어! 할머니 전화 왔다!”
후다닥
그런 나성환의 까칠한 기색을 알아차렸는지. 지현진은 나성환에게 무슨 일이 있는지 물어보려 했지만, 자신에게 걸려온 전화 때문에 그 뜻을 이룰 수 없었다.
지현진은 이부자리에 벗어나 스마트폰을 들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전화를 받기 시작했다.
“성환아 통화 좀 하고 올 게 좀 있다 얘기하자.”
“나, 잘 건데...”
“네! 할머니 잘 계시고 있죠? 저요? 하하하! 당연히 잘 지내고 있죠.”
철컥 쿵!
“또 자고 있을 때 깨우는 거 아니겠지? 그건 사양하고 싶은데...”
자신의 대답도 듣지 않고 나가는 지현진을 바라보고는 허탈함이 섞인 한숨을 내쉰 나성환은 서랍장에 있는 안대와 귀마개를 꺼내 잠자리의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에너지가 넘치는 지현진과 다르게 나성환은 철저하게 자신의 에너지를 아끼는 타입이었기에 잠은 무엇보다 중요했다.
“제발 별일 없어라.”
모든 준비를 마친 그는 내일의 평탄한 하루를 기원하며 안대와 귀마개를 착용하고 숙면에 들기 시작했다. 철저하게 마이페이스를 지키는 개인주의자 그게 바로 나성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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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게실]
“하하! 할머니 걱정 안 해도 된다니까? 밥도 잘 나오고 사람들도 모두 잘 해줘. 동갑 친구도 있다고 말했잖아. 걱정하지 말래도? 아, 성환이랑 친해졌냐고? 걔야 뭐 항상 성격이 까칠하니까... 그래도 전보다 많이 친해졌어 알고 보니까 재밌는 녀석이더라고. 응응!”
사실 지현진은 그렇게 잘 적응을 잘하고 있지는 않았다. [TG]라는 꼬리표. 알게 모르게 견제하는 주변 참가자그룹과 단절되어 항상 혼자 돌아다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좀 전에 봤던 룸메 나성환 이외에는 대화를 나눌 상대가 없는 지현진은 어떻게 보면 철저히 혼자라고 할 수 있었지만, 그는 자신의 할머니에게 걱정을 끼치지 않기 위해서 목소리에 힘주어 태연히 거짓말을 하며 괜찮다는 듯 웃음소리를 내뱉었다.
“걱정하지 말고 내일도 좋은 성적 거둘 테니까. 할머니도 병원에서 내가 갈 때까지 몸조리 잘 하고 있어. 손자 TV에 나오면 응원하는 거 잊지 말고. 꼭 데뷔할 테니까 꼭 지켜봐 봐야 해...! 알겠지 할머니?”
꾸욱.
스마트폰 너머 미약한 목소리에 지현진은 자신이 붙잡고 있는 폰을 꼭 쥐며 입술을 깨물었다. 이 목소리가 자신이 몰래 비하인드 테스트를 볼 수 있게 용기를 주고 항상 지치지 않는 힘을 가질 수 있게 해주었다.
‘꼭! 올해 안에 데뷔한다...!’
지현진은 내일의 무대를 떠올리며 누구보다 눈에 띄는 활약을 할 거라 다짐하며 휴게실 창밖으로 보이는 달을 바라보며 자신의 마음을 다독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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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 있어...! 안 떨고 잘 할 수 있을 거야...! 그러니 이젠 할 수 있어 박수현.’
‘오빠는 보고 있을까...!?’
‘이번에는 꼭...!’
‘내 노래를 들려주고 싶어...!’
밤하늘 맑은 달빛 아래 속. 합숙소에 머무는 남녀 연습생 참가자들은 현재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며 자신의 열망을 끊임없이 달빛에 속삭이고 있었다.
첫 번째 무대 [신고식].
대중에게 단독으로 자신의 모습을 정식으로 보여주는 무대.
모든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첫 단추를 잘 끼는 사람이 최종까지 살아남는다는 것을 모두는 알기에 설레는 마음으로 기나긴 시간을 버티며 내일을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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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10 Project]
[신고식]
생각보다는 크지 않은 무대였지만 모두들 기대와 흥분을 지니며 그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퍼엉!
[네! 모두들 안녕하십니까.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첫 무대입니다. 모두들 준비되셨습니까?]
와아아아아!
(다음 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