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음유시인 현대로 귀환하다-239화 (239/357)

239화

‘나 전수미야!!!’

‘이대로는 포기 못 할 거 같아...!’

‘1위는 아무에게도 양보 못 해!’

‘무대... 무대 위에서 내가 해냈어...!’

와아아아아!

짝짝짝!

수많은 참가자. 누구 하나 할 거 없이 각자의 개성과 매력을 지닌 훌륭한 무대를 보여준 [신고식].

[TOP.10 Project]는 별다른 편집과 연출 없이 그대로의 모습을 2회분으로 나눠 시청자들에게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자그마치 [15.3%]란 경이적인 시청률을 기록했다.

[꿈을 향해 달려가는 30명의 아이들 모두를 울리다!]

[앉아서 잘난 척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다. 진정한 멘토란 이런 것이다!]

[출연자를 진정으로 위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 새로운 플랫폼을 제시하나?]

[대형기획사 우승 후보들을 누르고 1위를 차지한 강백현 그리고 밝혀지는 출신 성분.]

[뒤늦은 후회와 용감한 고백. 위험을 감수하는 멘토의 길.]

[화려한 뒤에 숨겨진 연예계의 어두운 모습.]

[기획사 연습생 불공정 계약 이래도 되나?]

30명의 참가자들을 직접 트레이닝을 봐주면서 함께 땀을 흘리며 [신고식] 무대를 준비한 도경. 그리고 상담하는 일을 자처하며 참가자들의 정신 교육을 맡은 박진용의 역할분담은 다양한 볼거리를 만들었고 참가자들의 사연 팔이가 아닌 각자의 스토리와 시련을 만들어 내었다.

그리고 모든 것을 딛고 성장하는 참가들의 무대는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였고 감동을 주면서 많은 화제와 인기를 끌어냈다.

[멘토와 참가자의 실력과 드라마로 이끌어낸 시청률. 이색적인 서바이벌 프로그램 TOP.10 Project!]

기존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자극과 갈등 중심이 아니라 성장과 실력 중심의 멘토와 참가자가 만들어 낸 드라마. 그것이 [TOP.10 Project]가 인기를 끌고 있는 요인이었다.

이 인기에 이바지한 프로그램을 이끌어 가는 멘토의 존재와 제작진에게는 현재 칭찬 일색의 댓글들이 달리고 있었다.

[갓도경 찬양하라! 하드캐리가 뭔지 제대로 보여주네.]

┗[미친 진짜로 저 정도였는지 몰랐다. 와 어떻게 온종일 트레이닝을 봐주냐?]

┗[체력 저게 말이 되냐? 무한 체력도 아니고 어떻게 저렇게 하루 종일 춤 추고 노래하냐? 심지어 참가자들보다 더 잘함.]

┗[ㅇㅇ. 참가자들도 그걸 알아서 더 죽어라. 연습 하더만, 그래도 다시 트레이닝 받으면서 멘탈 뽀개지는 모습 개 꿀잼.]

┗[맞아. 그래서 박진용도 역할이 크지 않았음? 모니터링하면서 조언해주는 데 참가자 기운 북돋아 주려는 모습이 역력한 게 진짜 엄마 포스 나더라.]

┗[역할이 보니까 도경이 대들보 역할을 해주는 남편이고 박진용이 내조해주는 현모양처더라]

┗[ㅋㅋㅋㅋㅋㅋ 미친 비유 봐라. ㅆㅇㅈ!]

도경과 박진용이란 멘토란 존재의 적절한 역할분담. 그리고 그들 사이에서 땀 흘려가며 올곧은 연습을 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많은 귀감이 되며 자극을 주었는데 그중 가장 큰 귀감이 된 존재는 그 누구도 아닌 바로 도경이었다.

[하루에만 티셔츠를 몇 개나 갈아입는 거야?]

┗[ㅇㅇ. 나는 처음에 연습실에 왜 저리 물통하고 수건이 많이 뒀는지 이상했는데 소름 돋았음.]

┗[솔직히 컨셉으로 짠 건지 알았는데 제작진도 의식했는지 24시간 배속 영상으로 보여주는데 진짜 대단하더라. 솔직히 멋있다.]

┗[저 정도면 진짜 잘난 척해도 된다. 솔직히 저렇게 신경 써주는 심사위원이나 멘토 있었냐?]

┗[와... 이거는 진짜 인정할 수밖에 없네요. 츤츤거리는데 서비스해줄 건 다 해줌. ㅋㅋㅋㅋ]

┗[츤도경! 솔직히 다시 봤음. 힘든 내색 안 하고 형처럼 애들 가르쳐 주는데 심장 설렜다.]

데뷔와 함께 파죽지세로 사건 사고를 일으키면서도 실패를 모르는 도경의 성공신화에 박탈감과 질투를 느꼈던 사람들은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서 도경을 다시 볼 수밖에 없었다.

참가자들에게 거칠고 막 나갈 줄 알았던 도경이 솔선수범하며 프로그램에 참여한 아이들보다 더 많은 땀을 흘리며 직접 트레이닝을 맡고 책임지는 모습에서 도경의 모습은 의외의 일면이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참가자 아이들으 트레이닝을 봐주면서 틈틈이 엿보이는 도경의 열정과 고집은 도경에게 선입견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단순한 재능충이 아니었음... 연습량 실화?]

┗[그러게 하도 쉽게 무대를 소화해서 그냥 타고난 건 줄 알았는데 계속 연습생하고 반복하며 연습하는 거 보니까 진짜 소름.]

┗[당연한 거 아님? 아무리 천재라도 솔직히 저 실력을 그냥 갖춘 건 아니겠지.]

┗[하긴 매일 2, 3시간씩 소극장 여는데 그게 괜한 내공으로 되는 거겠음?]

┗[오늘부터 도경이 리스펙한다.]

화끈함과 성공의 대명사로 여겨져서 능력에 비해 가볍게 여겨지는 도경의 대외적인 모습 뒤에는 쉴새 없이 땀 흘리는 과정이 있었다는 것을 사람들은 깨달았다.

노력하는 사람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그것도 즐기면서 노력하는 사람은 더더욱 말이다.

[무대 퀄 봐라... 다들 역대급 아님? 어떻게 다 실수 없이 다 잘하냐?]

┗[처음에는 합격자들 뽑는 게 미심쩍었는데 무대 보고 반성함.]

┗[박도경 진짜 프로듀서로서 재능있는 듯. 행보들도 보면 보통이 아닌데 작곡도 그렇고 소극장부터 제작자의 자질이 있는 게 확실한 듯.]

┗[대박 날 것 같은 냄새 난다. TOP.10 누가 뽑힐 줄 모르지만 못해도 중박은 확실하듯. 솔직히 실력은 데뷔만 제대로 하면 상위권은 금방 치고 올라갈 듯.]

┗[ㅇㅇ 불가능한 건 아니라고 봄! 드림걸즈, 러블리 누가 띠었냐? 바로 갓도경 아니냐?]

┗[그래도 강백현 데려가는 건 좀 그렇지 않냐? 호빠 출신 아이돌이 말이 됨? 분위기상 보니까 쭉 갈 것 같던데... 솔직히 별로임.]

┗[호빠야 한때의 방황이고 반성하고 있고 실력은 이미 증명됐잖아. 저 얼굴하고 그 실력 갖추고 연예인 안 하면 뭐함?]

┗[실력만 좋으면 다 용서됨? 솔직히 쉽게 돈 벌려고 반반한 얼굴 믿고 몸판 전적이 있는 남창을 공인으로 인정하고 카메라에 보여야겠냐?]

┗[ㅋㅋㅋㅋㅋ 아니 누가 보면 강백현이 대역죄 지은 줄 알겠다. 생활고 때문에 아는 형 따라서 잠깐 했다잖아? 욕할 거면 호빠라는 출신을 약점 잡아서 스폰 대려고 했던 소속사 새끼들을 욕해라.]

┗1111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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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 남창인가?”

초반부터 엄청난 시청률의 쾌거를 이루어낸 [TOP.10 Project].

신고식의 무대의 여파는 그야말로 대단했다. 연습생 참가자마다 실시간 검색어도 오르기도 했고 또 각자를 응원하는 입김들이 커져가고 있는 중이었다.

그것을 증명하듯 방송에서 참가자들의 신상과 함께 공개했던 개인 SNS에 팔로우나 친추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고 있었다.

“각오는 했지만 역시나 조금 힘드네...”

모두가 자신들이 참여하는 방송의 시청률이 높은 것에 기뻐하며 의욕을 다지고 있을 때. 프로그램의 한 참가인 강백현은 마냥 기뻐할 수 없었다. 방송에서 떳떳하지 못한 자신의 과거가 모두 알려졌기 때문이다.

‘왜 그랬을까?’

강백현은 그 당시의 상황을 떠올렸다.

그도 그럴 게 그는 자신의 치부를 모두에게 드러낼 생각이 없었기 떄문이다. 정말로 처음이자 마지막인 무대라 생각하고 무대 위에 올라섰었다.

마지막.

그 단어가 주는 힘을 빌려 강백현은 준비해왔던 것을 모두 버리고 하루 전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하는 돌발상황을 벌일 정도로 그는 정말로 마지막이라 생각했다.

[Defying Gravity].

점수를 생각해 고려한 춤과 대중적인 댄스곡을 버리고 강백현이 선택한 것은 브로드웨이 히트작 위키드의 [Defying Gravity]. 평소에 자신이 수없이 감명 깊게 들었던 뮤지컬 노래인 만큼 독특한 도입부까지 만들어 연기까지 선보이며 자신이 보여주고 싶은 무대를 만들었다.

무대 위에 서 있던 시간은 노력한 시간에 비해서 정말로 짧은 시간이었지만 덕분에 모든 것을 담아내서 토해낸다는 게 이런 감각이구나 처음으로 깨달았던 순간이었다.

무대를 마치고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박수 세례를 보며 강백현은 말 못 할 성취감과 쾌감을 느끼었다. 그리고 말로 표현 못 할 만큼의 씁쓸한 감정을 느끼기도 했다.

마지막 후회를 남기지 말자며 전력을 다했던 무대는 생각한 것만큼 시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훌륭한 무대였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이게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아쉬움이 남는 무대이기도 하네요. 강백현씨는 아쉽지 않으세요?”

“그건...”

울컥.

‘아쉬운 게 당연하잖아!’

박수와 함께 자신의 마음을 건드리는 도경의 심사평.

마지막이라는 말에 강백현은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리는 자신을 느끼면서도 어쩔 도리가 없는 자신의 처지에 이를 갈았다. 그리고 자기가 처한 상황을 알고 있는 도경이 자신을 모두가 보는 앞에서 왜 이리 괴롭히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노래처럼 살아요.”

“네?”

“나는 강백현씨가 불렀던 Defying Gravity란 노래처럼 현실에 맞서 싸웠으면 해요. 그도 그럴 게 무대 위에선 모습을 보고 확신했거든요. 만약 이게 마지막이면...!”

쿵!!

띠리리릭!

이미 관객들의 투표는 끝난 상태.

도경은 의미심장한 말을 내뱉으며 심사석 위에 있는 버튼을 쿵 하고 내리찍었고 이어지는 강백현을 향한 투표수 공개에 모두의 두 눈은 화등잔만 하게 커졌다.

“평생 후회할 테니까 말이에요.”

“...!”

298표.

총 300명 관객들 298표란 압도적인 점수. 그 실감 나지 않은 자신의 점수에 결국 강백현은 눈물을 터트리고 말았다.

그런 강백현을 바라보며 도경은 미소지으며 마지막으로 물었다.

“과거 때문에 이대로 포기할래요?”

“저는...!”

도경의 마지막 물음.

강백현은 자신의 처지를 잊고 가슴속에 있던 자신의 진짜 속마음을 털어놓아 버렸다.

“저는 포기하고 싶지 않습니다!”

---

그 당시를 떠올리며 강백현은 웃음 짓는다.

“포기하고 싶지 않다니 청춘물 찍는 것도 아니고 너무 오바했어.”

강백현은 그날 모든 것을 고백했다.

생활고에 호스트 일을 했던 자신의 과거. 그리고 그것에 소속사에게 약점을 잡혀서 잠시지만 스폰을 했던 일. 모든 것들을 모두가 보는 앞에서 모든 것들을 말했다.

‘그래도 속은 후련해.’

피식.

후련했다.

자신의 밝혀진 과거에 실망하고 떠나는 지인들과 주변 사람들에게 조롱과 욕을 먹고 있는 가족들 그리고 응원 댓글로 가득한 다른 참가자들 SNS와 달리 자신의 SNS에선 응원만큼이나 온갖 욕설과 비판이 많이 달리고 있는 힘든 상황이었지만 강백현은 그래도 후련하다고 생각했다.

(이젠 앞만 보고 달려.)

끄덕.

“그래 그 말대로야. 책임은 다했어. 이젠 고민하지 말자. 아니...!”

무대를 마친 자신에게 다가와 건넸던 도경의 말.

그 말을 떠올린 강백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마음을 가다듬었다. 사실 자신에 대한 악플들을 읽어도 별로 감흥이 오지 않는 것이 정확할 것이었다. 그도 그럴 게 그들의 존재에 신경 쓸 여력이 없는 것이 현재 강백현의 입장이었기 때문이다.

“고민할 시간도 아까워. 내가 경쟁해야 할 사람은 따로 있으니까.”

꾹.

[신고식] 마지막 무대를 떠올리며 강백현은 이를 악물어야 했다. 압도적인 기량과 경험 그리고 스타성까지 모든 것을 갖춘 존재와 경쟁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형! 휴식시간 끝났어요. 어서 오세요.”

“아아... 미안! 잠깐 물만 마시고 갈게.”

씨익.

“형. 또 악플 읽었어요?”

“어. 그냥 읽다 보면 파이팅이 생기잖아.”

“형도 참 성격 이상하다니까요.”

“너도 나처럼 이 악물어야 하는 상황이면 욕도 힘이 되는 게 알걸?”

“네네. 얼른 오시기나 하세요. 1위 강백현님.”

“하하하.”

상념에서 벗어난 강백현은 땀을 대충 닦아내고는 웃음 지으며 자신의 멤버들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고 그런 강백현을 멤버들은 웃음 지으며 이야기를 나눴는데 놀랍게도 강백현을 대하는 멤버들의 태도에는 그에 대한 과거에 대한 혐오나 선입견은 존재하지 않았다.

“자, 그럼 다시 파이팅 합시다! 그전에 힘차게 구호 외치면서 시작할까요?”

“좋지!”

“좋아요!”

“아아! 그래 파이팅 해야지!”

“그럼 할게요! 하나... 둘... 셋!”

하루 24시간 수없이 다짐하는 구호. 그들에게 이제는 하나의 의식과도 같았다.

연습에 들어가지 전에 외치는 하나의 다짐. 모두들 자신들의 공공의 적을 떠올리며 외친다.

“타도! 박도경! 이길 수 있다! 파이팅!!!”

“파이팅~!”

---

“...!”

연습실 가득 울려 퍼지는 참가자들의 목소리.

그 파이팅이 가득 찬 목소리는 옆방까지 들려올 정도로 우렁찼다.

“애들 파이팅이 장난 아니네...”

“흥. 원래 별것도 아닌 것들이 요란할 뿐이죠. 그나저나 쟤들 저희 옆방에 있는 거 알고 일부러 그러는 거 아니에요?”

“하하. 그러지 마라. 파이팅 넘치는 모습이 얼마나 보기 좋아.”

“저희도 구호하나 만들까요. 박살 어때요?”

“응?”

“너희들의 꿈도 희망도 박살 내주겠다는 뜻으로요.”

씨익.

“악당이냐...?”

멘토인 주제에 연습생들을 향해 파이팅을 불태우는 도경을 보며 할 말을 잃는 박진용이었다.

“원래 애들은 넘어지고 다쳐야 튼튼해져요.”

(다음 화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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