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화
[역대 오디션 프로그램의 신화를 쓰다!]
[대세인증! 마이다스의 손]
[드림걸즈 love is crazy! 2번째 신곡 앨범 발표]
[JY엔터테이먼트 주가 고공행진 박도경 효과!]
[다음 주 결정되는 TOP.10 데뷔! 너무나 이른 결정에 다소 아쉬워해.]
TOP.10 Project는 이번에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터지고 말았다. 물론 나쁜 쪽이 아니라 좋은 쪽으로만 말이다.
30명 중 3분의 1인 10명이란 대량 탈락자가 발생하였고 다음 주에는 TOP.10 Project에서 데뷔할 10명의 참가자가 결정된다는 것에 모두들 너무 이른 결말 아닌가 싶어 아쉬운 소리를 내고 있었지만, 대체적으로는 양보다는 질을 선택한 제작진에 찬사를 보내고 있었다.
[한팀이 한순간에 떨어지니까 너무 아쉬움 ㅜㅜ 더 보고 싶었는데...!]
┗[아이돌로 데뷔하는 것만큼 5명 인원을 맞춰야 하니까 어쩔 수 없다고 봐. 그래도 인기순으로 나눈 순위로 비참하고 불쌍하게 만드는 것보단 깔끔하고 좋잖아.]
┗[그건 아닌 듯. 탑텐도 순위로 A-B-C로 나눴는데 한번의 무대로 한팀 전원 떨구는 건 조금은 불공평한 처사라 생각되지 않나요?]
┗[뭔 소리예요? 카메라 노출 순으로 만들어지는 빠순이 인기순이 아니라 실력평가 위주의 순위잖아요. 아이돌 데뷔시키는 건데 그 정도는 갈라야지.]
┗[젠장 그냥 말해 봤다. 최애캐들 떨어져서 부들거려 봤다고! 아 진짜 최예진 너무 아쉬움. 응원하고 있었는데 ㅠㅠ]
┗[ㅋㅋㅋㅋㅋㅋ 하긴. 다들 잘했는데 얄짤없이 떨어져서 아쉽긴 하죠.]
┗[그래도 훈훈하게 떨어졌음. 박도경이 참가자들에게 함께 트레이닝하면서 느꼈던 점을 적은 메모들을 전달해 주는 거 보면서 진짜 신경 많이 써주는 게 많이 보이더라.]
┗[그러게 말이야. 진짜 박도경 다시 봤음. 참, 그나저나 방송 제작 편수 보니까 총 8편이라는데 다음 주 결과 나오면 남은 두 편은 어찌 됨? 분량 나오려나?]
┗[뭐, 특별무대 같은 거 하지 않을까? 원래 참가자 뽑을 인원은 30명보다 많았는데 박도경이 뽑지 않아서 분량이 남은 듯.]
┗[멘토들 하드 캐리 가나요? 이번엔 기저귀 챙겼습니다요. 담 주는 참가자들 대 멘토들 보컬 대결인데 너무 기대된다.]
┗[ㅋㅋㅋㅋㅋ 인정!]
“쯧... 이 정도로 떠 버렸을 줄이야...!”
대부분이 호평과 빨리 끝난다며 아쉬움이 담겨있는 글들을 살피는 N.net의 국장 차승룡 국장은 감탄하는 한편 안타까움에 혀를 차고 있었다.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전무후무한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TOP.10 Project 때문에 묘한 처지에 처해 있었기 때문이다.
“골때리게도 이걸 마냥 좋아할 수가 없단 말이지...”
처음에는 시청률이 잘 나왔을 때는 단순히 고마웠다. 자신들이 투자자가 아니더라도 N.net에서 내미는 프로그램인데 성공을 거하게 시켰으니 이뻐 보이기까지 했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조금 달라졌다. 그도 그럴 게 TOP.10 Project가 떠버려도 너무 떠버렸다. 국장인 자신에게까지도 알력이 들어오게 만드는 상황이 벌어질 정도로 말이다.
“뜨면 좋은 거지 욕심 많은 새끼들...! 지들도 동의해 놓고 지금 뭐하자는 건데?”
한 채널의 국장 자리를 맡은 차승룡에게 알력을 집어넣는 정체는 그 채널을 주인 CG&J그룹. 그들이 차승룡 국장을 향해 알력을 넣는 이유는 현재 높은 관심과 사랑을 받는 중인 TOP.10 Project 화제성과 시청률에 있었다.
N.net 예능 시청률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프로그램 [TOP.10 Project].
자신들의 채널에는 분명 좋은 일임은 틀림없었지만, 총기획과 투자를 맡은 건 도경이었고 그렇기에 실질적으로 N.net과 N.net을 소유하고 있는 CG&J에서 걷어 들이는 수익은 미미하기 그지없는 게 현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당연히 CG&J의 입장에선 그러한 사실이 매우 안타까웠으며 8편으로 끝나는 TOP.10 Project의 짧은 방송 분량에 발을 동동 굴리며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이득을 볼까. 혈안이 되어있었고 그러한 사정이 그대로 차승룡PD 에게 압박이란 형태로 전해져 오고 있었다.
“이런 상황이 되어야 하다니 짜증 나네...!”
TOP.10 Project의 짧은 방송 분량을 최대한으로 늘리고 그사이에 자신들이 밀고 있는 PPL 상품과 광고들을 틈틈이 집어넣을 생각으로 혈안이 되어있는 CG&J. 하지만 그들은 자신의 욕심을 채울 수 없었다. 총 제작자와 투자자인 도경이 CG&J의 요구를 단박에 거절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도경과 회사 임원들의 사이에 껴서 이도 저도 못 하고 있는 상황이 되어 차승룡 국장만 난감해지게 되었다. 그리고 거기서 더 나아가 애초에 도경과 왜 이런 형태로 계약을 맺었냐며 무언의 눈빛으로 힐난을 받기까지 하였는데 명색이 한 방송 채널의 국장인데 그야말로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으드득.
“이 미친 내로남불 새끼들. 처음에는 제작비 아꼈다고 좋아하더니 지금은 뭐? 월권? 한 사람에게 너무 특권을 준 게 아니냐고? 아주 입이 뚫려있다고 막말 내뱉어. 방송에 참견하면서 진짜로 월권행위를 한 건 자기들이면서 말이야. 그것 때문에 채널 이미지 박살 났는데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지.”
딴따라 하나 다루지 못해서야 국장하겠냐며 조롱하며 은은하게 압박을 주던 CG&J 임원들의 태도에 차승룡 국장은 신물이 올라오는 표정을 지었다.
일반 방송사와 달리 CG&J회사 수많은 그룹 중 하나로 속해있는 방송사인 만큼 회사 이익을 위해서라면 언제든지 선을 넘어야 Nnet. 덕분에 이에 대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 무엇보다도 가장 힘든 것은 돈을 벌어들이긴 만큼 채널로서 가장 중요한 이미지와 신뢰를 잃고 있다는 것이었다.
지금에야 음악방송 채널이라는 특성을 먼저 선점한 것 때문에 계속 승승장구하지만 이런 식으로 계속 채널을 운영하다간 분명 다른 경쟁사에게 밀릴 것은 자명했다. 지상파 3사 언론이 케이블 언론에 밀린 것처럼 말이다. 한 나라가 흥망성쇠 하는 것처럼 방송국 사정 또한 그와 다르지 않다는 게 류승룡 사장의 지론이었다.
“적당히 해 처먹어야지. 진짜 요즘 들어 돈독 올라서 앞뒤를 생각 안 한단 말이야. 혁신 타령하는 주제에 조금만 실적 안 좋으면 죽일 놈 만들거나 퇴물 만들려고 하고 말이야. 예전에는 국장 자리는 존경받는 자리였는데 요즘은 ATM 기계 보다 못하다니까? 돈 한 푼에 마누라 바가지 긁듯이 득달같이 달려드니 죽겠어. 죽어.”
쿵!
“그건 그렇고 박도경 이 자식은 왜 이리 연락을 안 받아? 연락을 준다 한 게 3시간이 지났는데 말이야. 아직도 깜깜무소식이라니 이 어린놈의 자식까지도 나를 무시하는 거야 뭐야? 본때를 보여줘!!?”
CG&J를 헐뜯으면서 욕하지만 결국 그 나물에 그 밥. 한참을 투덜거리다가 이내 도경을 향해 분노를 터트리고 있는 차승룡 국장의 모습을 보자니 방송 채널의 이미지를 박살 내는데 CG&J쪽에게만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닌 듯싶었다.
“이놈의 자식! 어디 보자 전화 번호가...!”
큰소리를 치지만 도경의 전화번호를 누르는 그의 손길은 이내 조심스럽게 바뀌었다. 기분 내키는 대로 하고 싶지만, 업계에서 또라이로 소문이 자자한 도경을 떠올리니 신중하게 몸가짐을 하는 자기 자신을 발견한다.
‘젠장 시청률이 깡패지...! 깡패야!’
그도 그럴 수밖에 없었다. 시청률 20%를 앞둔 [TOP.10 Project].
Nnet 방송 역사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길 예능방송프로그램의 주인은 그 누구도 아닌 바로 박도경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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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10 Project 회의실]
지잉~! 지잉~!
“되게 끈질기네. 국장 자리는 시간이 많나? 대체 몇 번이나 전화하는 거야?
“아하하. 아주 많이 달아올랐겠네요. 지금 국장이 CG&J 임원들에게 불려서 한 소리 들었다는 소문이 자자하던데 진짜인가 봅니다. 원래는 자존심 세서 엉덩이가 무거운 사람인데 말이에요. 하하하! 참, 도경 씨. 오늘 꼭 연락 안 줘도 됩니다. 아니 꼭 그래 주도록 해요. 이 바닥은 뜸 들이는 사람이 갑이니까요.”
“어라? PD님 그러셔도 돼요? 같은 소속사 사람들이잖아요?”
“하하하. 그 양반은 그 정도는 골려줘도 됩니다. CG&J임원들 횡포에 PD들이 목소리를 높일 때 모른 척 시치미 떼면서 자신은 힘없다고만 말하며 고개만 절레절레 저었던 게 그 사람입니다. 이번 기회에 쌓았던 스트레스 좀 풀어야죠. 도경 씨 덕분에 이런 재미난 일도 경험하고 요즘 방송 촬영할 맛이 나서 하루하루가 힘이 납니다.”
도경과 김지승 PD는 회의실에 만나 현 상황과 앞으로의 방송일정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중이었는데 계속해서 같은 번호로 전화가 걸려 오고 있는 것을 보며 웃음을 터트리고 있었다.
‘짜식들 비웃을 때는 언제고 말이야. 꼴 좋다.’
박도경을 가지고 하는 게 겨우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라고 비웃음 샀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국장이 애타서 직접 전화할 정도로 현재 상황은 180도 역전되었다. 방송사에서 있는 모든 PD들이 그를 무시 못 했고 김지승 PD를 향해 선망과 부러움을 보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8화짜리 방송 분량을 12화로 늘리는 것도 그렇고 데뷔 유닛 아이돌을 자신의 CG&J 엔터테인먼트에서 맡겠다고? 그게 말이 되냐?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거야?’
하루 이틀 고질병이 아니기에 PPL이나 방송 분량에 대한 문제는 김지승 PD가 미리 예견한 문제. 그렇기에 도경과 김지승 PD는 이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할지 한참 전부터 결정을 내린 상태였다. 다만 예상한 것보다 말도 안 되는 요구와 제안하는 조건들은 정말로 상상외였다.
“하긴 욕심날 만도 하지.”
중얼.
“네? PD님 뭐가요.”
“아. 위에서 내놓은 조건들 말입니다. 과한 요구이기도 하지만 내놓은 조건들도 그만큼 상당히 좋지 않습니까? 위쪽에서 정말로 욕심이 나나 봅니다.”
“아... 그거 말이죠. 좋은 제의이긴 한데 제가 볼 때는 별로더라고요. 거는 조건들이 모두 하나같이 저한테 쓸모없는 것들뿐이라서요.”
“하하. 그게 별로라니...”
도경의 말에 김지승 PD는 헛웃음을 지었다. PPL광고 수익 분배와 전에 촬영한 편수까지 모두 포함 편당 1억 원이란 거액의 출연료 제시와 향후 Nnet 전폭적인 지지까지 걸었건만, 도경에게는 모두 쓸모없는 것이 되어버렸다.
“하긴 도경 씨한테는 시시해 보일 수도 있겠네요.”
말도 안 되는 배포에 비웃을 수도 있겠지만 김지승 PD는 비웃음은커녕 도경의 말에 동의를 표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애초에 한 프로그램을 자신의 사비로 전액 투자한 배포를 지닌 도경이다. 게다가 현재 TOP.10 Project는 유례없는 성공을 거두고 있었고 이 방송을 통해 아이돌로 데뷔하는 참가자들이 성공적인 데뷔를 치를 것은 눈으로 직접 보지 않아도 뻔히 알 수 있는 상황이다.
Nnet과 CG&J에서 시청률 6%대의 유닛 아이돌로만 벌어들인 수익만 해도 년 매출 100억원의 25%의 수익을 앉아서 가져갔었다. 그런데 도경이 배출해 낸 아이돌은 얼마나 수익을 낼까?
피식.
“파격적이라고 해도 한참 모자라지.”
‘사람들이 도경 씨의 사이즈 견적을 제대로 못 내고 있다.’
방송사 내에 들리는 소문으로는 국장이 직접 나서 도경을 영입하고 [TOP.10 Project] 시즌 2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하는 데 김지승 PD가 봤을 때는 떡 주는 당사자는 전혀 생각 안 하는 김칫국을 마시는 일과 다름없었다.
‘국장님 당신들이 담기에는 서로 보고 있는 곳이 너무 다릅니다.’
[TOP.10 Project]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상황들을 이야기 나누며 향후 어찌할지 이야기를 나누면서 뼈저리게 느끼었다. 그리고 김지승 PD는 확신했다. 이 방송 플랫폼은 그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놀랄 일은 아직 많이들 남아 있답니다. 여러분!’
씨이익.
자신의 맡은 프로그램 중 역대 사상 최고의 프로그램이 될 것에 김지승 PD는 자신의 심장이 두근거리는 박동을 느끼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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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
휘이이잉!
“진짜 너무해 도경! 연락 없다가 용건만 있을 때만 연락하고 심지어 나를 마중 나와주지도 않는다니! 정말 믿기지 않네요. 정말 너무한 처사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듣기 좋은 미성. 어딘가 뾰족하게 날이 서 있는 투덜거림에 모두가 그녀를 훔쳐보다 이내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예상치 못한 존재가 공항 입구에서 나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게 말이다...! 리아 내가 확신하는데 그 녀석은 나쁜 남자가 틀림없다. 소문으로는 그의 옆에 여자들이 많다고...”
“삼촌! 내가 도경이 욕하지 말라고 했죠?”
“리아 대체 어느 장단에 맞추라는 거냐? 이 삼촌 너무 피곤하구나.”
“흥! 몰라요!”
“젠장. 사귀든지 끝나든지 이번에 확실히 했으면 좋겠군.”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투덜거리는 두 서양인의 정체는 도경과 함께 영화를 찍었던 리아 그라테와 그녀의 삼촌이자 전담 매니저를 맡고 있는 니엘 이었다. 도대체 미국에 있어야 할 두 사람은 한국에는 무슨 일로 내한 것인진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도경하고 관련된 일이었다.
(다음 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