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2화
[리아 그라테 내한!]
[도경과 리아 그라테 러브전선 이상 무!]
[리아 그라테 도경이 머물고 있는 TOP.10 Project 숙소를 찾다.]
[대박에 초대박! 글로벌 톱스타 리아 그라테 TOP.10 Project 참가자들 만나다.]
“으하하하! 새끼들이 뭐? 가수 하나 못 다뤄서 국장 하겠냐고?”
탕탕탕!
도경과 리아의 기사들이 실시간으로 도배되기 시작하고 그것을 보고 있던 차승룡 국장은 매우 통쾌해하며 책상을 두드리고 있었다.
이 기사 다음에 나올 이야기가 무엇인지 미리 아는 까닭이다.
[리아 그라테 TOP.10 Project 특별 게스트 출현!]
이미 대박 시청률에서 다시 한번 더 뻥 띄울 수 있는 특별 게스트의 존재에 Nnet 과 CG&J는 크게 만족해했다. 광고와 PPL 그리고 잠깐 신경 써주는 정도로 TOP.10 Project를 통해 데뷔할 우승자들이 2년간 거둬들일 수익 지분 5%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크흐흐! 뚫린 입들이라고 잘도 지껄이더니 이제는 벙어리처럼 아무 말도 못 하는군...! 쌤통이다 쌤통이야. 하하하!”
상황은 이렇게 되었다.
리아라는 거래조건의 등장에 국장은 10%의 지분을 걷어 차버리고 차승룡 국장은 도경에게 새로운 조건을 요구했다. [TOP.10 Project]에 리아 그라테가 출연시키고 그녀가 출연하는 이유는 국장인 자신의 요구 때문이라고 말이다.
그로 인해 모든 것은 거둬들인 결과는 그야말로 만사형통이었다.
업계 사람들은 이미 리아 그라테가 [TOP.10 Project]에 출연한다는 사실을 알고는 어떻게든 가격을 올려 PPL과 광고협찬들을 한 보따리 가져오며 차승룡 국장에게 부탁했고 CG&J에선 차승룡 국장이 도경을 광고하도록 설득한 것에서 더 나아가 리아 그라테란 거물 게스트를 방송에 출연시키게 까지 만든 그의 기지를 칭찬하는데 바빴다.
“뭐, 10%든 5%든 그게 중요해? 내가 알바 아니지. 어차피 나한테 떨어지는 돈도 아니고 말이야. 오히려 이게 내 가치를 끌어올리는데 완성 맞춤이지. 안 그래? 뭐, 진작에 제대로 대우해줬으면 이런 일은 아예 없었을 테지만 말이야.”
Nnet을 소유하고 있는 CG&J 입장에선 리아 그라테가 안겨다 줄 시청률보다는 도경이 거둬들일 수익의 지분을 갖는 게 훨씬 이득이지만 차승룡 국장은 CG&J과 Nnet이 이득을 보는 것보다 자신의 가치를 격상하는 선택을 택하였다.
“국장의 기지에 시청률 상승이라!”
씨익.
“오랜만에 제대로 체면치레하는군. 하지만 그걸로는 만족할 순 없지. 진짜배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니까 말이야. [TOP.10 Project] 시즌2! 그걸로 제대로 터트리고 이 지긋지긋한 곳을 뜨는 거다! 하하하!”
자신을 향해 집에 있는 마누라처럼 돈돈돈 거리며 바가지 긁는 회사 임원들을 떠올리며 차승룡 국장은 자신의 머릿속의 행복한 상상의 나래를 그리고 있었다.
“흐흐흐...!”
[TOP.10 Project]:시즌2.
이번 거래에서 도경에게 뜯어낸 [TOP.10 Project]란 방송 플랫폼을 떠올리며 차승룡 국장은 실성한 듯 웃음 지으며 희열에 떨었다. 내년에 그가 총괄 책임자의 자리에 맡아 제작한 [TOP.10 Project]:시즌2는 그에게 많은 것을 안겨다 줄 게 자명한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회사에는 제작 지원금도 확답받았고 소속사들과 광고주들에게 시즌2에 대한 정보도 흘렸으니 얼마 안 지나서 알아서들 돈을 싸매고 찾아오겠지. 하하! 그야말로 땅 짚고 헤엄 치기지!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바로 곁에 있으면서도 어린애들한테나 정신이 팔려 노다지를 이리 쉽게 넘기다니 숲을 못 보고 나무만 본거지 정말 바보 같은 놈이야. 영악한 척은 하지만 아직은 경험이 없는 게 이런 곳에서 티가 나는구나.”
[TOP.10 Project] 애들을 제대로 밀어주겠다는 확답에 도경에게 넘겨받은 방송 플랫폼을 떠올리며 차승룡 국장은 도경을 어리석다고 생각하며 비릿한 웃음을 지었다.
예능 프로그램의 특징상 가장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구간은 바로 성공한 이후에 다음 시즌. 첫 시즌에서 얻은 성공요소들과 시청자들에게 반응이 좋았던 데이터를 가지고 프로그램을 다듬고 다음 판을 키우면 더욱더 큰 성공을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차승룡 국장은 행복해하는 것이고 주변 사람들은 그가 얻어낸 결과에 부러움과 칭찬 일색의 반응들을 보이고 있는 것이었다.
“30명이 뭐냐? 다음에는 50명! 아니, 100명을 가지고 제대로 서바이벌을 벌여 보는 거야. 멘토는 도경을 못 섭외하지만, 그에 맞는 급을 찾아보면 하나 정도는 나오겠지. 방송은 못 하더라도 평타는 칠 거고 우승자 애들이야 데뷔시켜 몇 년 뼈 빠지게 굴리면 되겠지. 그리고 시즌3 시즌4까지 만드는 거야!”
차고 넘치는 게 딴따라를 지망하는 연습생들이었다.
YES만 말할 수 있고 NO라고는 말 못 하는 그들은 프로그램에 손쉽게 이용하고 버릴 수 있는 부속품 같은 존재. 굳이 그런 부속품에 애착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차승룡 국장은 생각했다.
도경이 데뷔시킬 아이들에게 집중했다면 그는 [TOP.10 Project]라는 예능 플랫폼에 포커스를 맞췄다.
“차승룡의 [TOP.10 Project].”
부르르.
수많은 연습생, 화려한 무대 세트, 광고, PPL 그 어느 프로그램도 넘보지 못할 규모의 스케일. 자신만의 TOP.10 Project를 그려나가는 차승룡 국장은 희열에 자신의 몸을 부르르 떨었다.
“닳아 없어질 때까지 우려먹어주마.”
돈과 명예 자신의 지위를 위해서 [TOP.10 Project]을 사골을 달이듯이 우려먹을 대로 우려먹을 생각으로 혈안이 되어있는 차승룡 국장.
그에게는 꿈을 향해 노력하는 연습생에 대한 존재도 [TOP.10 Project]가 지니고 있는 의미는 아예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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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 별 카페]
“도경아!”
“아 형! 오랜만이에요. 어떻게 잘 지내고 있었어요?”
“하하! 뭐, 정신없지. [Again]의 유통을 맡아 줄 배급사도 알아보느라 정신없었는데 이제는 상영관 확보와 홍보비용 때문에 골치를 썩이고 있는 중이지. 이게 생각 이상으로 복잡한 이해득실 관계가 섞여 있더라고! 영화를 찍는 것보다 이 문제가 더 힘들어...! 독과점 문제도 있고 말이야.”
“반쪽 된 얼굴 보니까 정말 그런 듯싶네요. 진짜 고무줄이라니까. 어떻게 이렇게 늘었다 줄었다 하는지 정말 재밌다니까요. 하하하!”
“웃음이 나오냐? 웃을 일이 아니란 말이야... 영화는 다 만들어졌는데 정작 상영할 개봉관이 없다니까?”
서로들에게 의미가 깊은 장소.
오랜만에 은하수 카페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도경과 최정훈은 서로들의 근황에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웃음을 터트리고 있는 도경을 보며 최정훈은 울상을 짓고 있었는데 영화 배급이 생각보다 많이 골치 아픈듯 싶었다.
미국에서 높은 칼로리의 식사를 하며 불어났던 체중이 1달 남짓도 사이에 많이 빠져 있었기 때문이다.
“네 방송은 승승장구한다 이거지? 나 조금 서운 하려 한다?”
“에이. 형 또 말을 왜 그렇게 하실까?”
“말은 무슨...! 너 지금 여기에 한수형 있었으면 한 소리 들었을걸?”
“으으! 그 형은 요즘 나 보기만 하면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라니까요.”
“그러니까 단추를 잘 꼈어야지. 여행 다니느라 결혼식에도 불참, 이번 결혼기념일 파티에도 안 와. 그 형이 말을 안 해서 그렇지 엄청 서운해했다니까. 꽤 오래 갈걸?”
“젠장! 파티에는 참석 했어야 했는데...! 누가 오자마자 예능일을 맡을 줄 알았어요? 지금도 간신히 시간이 나서 숙소 밖으로 나온 거지. 솔직 저로서도 이거 좀 고역이라니까요?”
“그래? 그런 것 치고는 참가자들과 우애들이 넘치는 모습들이 많이 보이던데? 덕분에 애들이 원성이 자자하더라. 자기 때들과 태도가 다르다고 말이야. 특히 소희가 너 훈훈한 척 한다고 난리가 아니더라.”
“걔는 지 오빠가 잘 되는 꼴을 못 본다니까요. 나중에 한 번 손 봐줘야겠다니까요.”
6시 정각.
지금은 퇴근하고 최근에 마련한 신혼집 보금자리에서 김미경과 노닥거리고 있을 [은하수 별] 카페의 점장인 정한수를 떠올리며 도경은 골치 아픈 표정을 지었다. 듬직과 의리를 담당하고 있는 그에게서 요즘 들어서 한 소리를 듣고 있었기 때문이다.
만날때 마다 그 큰 덩치로 스타님 오셨어요 하는 데 여간 곤혹스러운 게 아니었다.
“아서라 요즘 드림걸즈 애들 인기가 장난 아니다. 참, 그나저나 바쁘다면서 왜 보자고 한 거야?”
소희를 향해 이를 갈고 있는 도경을 보며 최정훈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웃음 지었고 이내 그가 자신을 보자고 한 연유를 물었다. 도경 본인이 말한 대로 요즘 [TOP.10 Project]에서 바삐 활약하며 눈코 뜰 새 없는 사람이 바로 도경이었기 때문이다.
“아아. 별거는 아니고요... 형!”
“응?”
“영화관 하나 하루 동안 대여해 줄 수 있었요? 배급사 분들에게 부탁하면 쉬운 일이죠?”
“어? 영화관? 갑자기 그건 왜?”
“아 다름이 아니고...”
자신을 부르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는 도경의 모습에 최정훈은 잠깐 움찔하였지만, 영화관이라는 의외의 단어를 내뱉는 도경을 보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한창 예능으로 바쁜 도경이 갑자기 영화관을 대여를 부탁하는 연유를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우리 상영회 한 편 하도록 하죠.”
“뭐? 상영회?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야? 뭘 상영하려고 하는데?”
“뭐를 상영하겠어요? 당연히 우리 영화 [Again]이지.”
“....!”
씨익.
도경의 환한 웃음. 그리고 이어지는 도경의 이야기에 최정훈은 어느새 그처럼 환한 함박웃음을 입가에 띄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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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IMAX]
[네! 여러분. 여러분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시청자 국민 여러분들의 뜨거운 인기에 호응을 입은 TOP.10 Project의 3번째 무대의 날이 다가왔습니다.]
“.....”
평일 늦은 심야 시간.
이색적인 장소에서 [TOP.10 Project]의 3번째 무대의 촬영이 시작되고 있었다. 영화관 객석에서는 평소보다 많은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는데 촬영 날에 보았던 연습생 평가단과 소속사 관계자 이외에도 다양한 사람들이 영화관 객석 자리에 앉아 큰 스크린 아래에 펼쳐진 무대를 응시하고 있었다.
[다들 평소와 다른 장소 그리고 낯선 사람들로 가득한 TOP.10 Project의 이번 무대에 많이들 의아하실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사실 이번 TOP.10 Project에서 많은 변화가 찾아왔는데요. 본격적인 촬영을 시작하기 전 미리 설명을 할 시간을 가지도록 하겠습니다.]
무명에서 이제는 [TOP.10 Project]란 대박 프로그램의 MC로서 대중들에게 익숙한 얼굴로 자리매김한 MC는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조목조목 상황을 정리해 나가며 이번 [TOP.10 Project]에 찾아온 변화에 대해서 알리기 시작한다.
[(無)광고, PPL이 없어 청정한 방송이라 소리를 듣던 TOP.10 Project가 이번 편부터는 PPL과 광고방송을 내보내기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변화되기 전의 방송을 칭찬해 주셨던 시청자 분들게는 그야말로 죄송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는데요. 이런 변화에 대해서 더 자세히 이야기를 올리고자 TOP.10 Project 프로그램의 총책임을 지고 있는 분을 이 자리에서 직접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조금 놀라울 수도 있는데요. 일단은 만나보도록 하시죠.]
“응... 놀라울 수 있다고?”
“뭐야? 왜 이리 거창해? 그나저나 책임자가 자리에 올라온다고?”
“그러게 대체 뭔데 촬영 전에 이렇게 뜸을 들여?”
“이번 객석에 온 구성원들도 그렇고 왠지 심상치 않은데? 특종 냄새가 나...!”
웅성웅성.
연습생과 소속사 관계자 이외에 객석에 앉은 사람들 중 몇 명이 눈빛을 빛내며 무대를 바라보며 서로들 지금의 심상치 않은 사태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자세히 관찰하니 그들 모두 기자라는 직업의 공통분모를 가진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들의 목에 걸려있는 사원증 비스름한 목걸이와 무릎 위에 놓여진 푸른빛을 내뿜는 태블릿 PC 그리고 휴대하기 편한 블루투스 키보드가 그것을 증명했다.
뚜벅뚜벅.
[안녕하십니까. TOP.10 Project의 기획과 총책임을 맡고있는 박도경이라 합니다. 하하! 조금 낯설게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지금 이 자리엔 멘토가 아닌 한 프로그램을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여러분께 인사 올립니다.]
꾸벅.
모두의 기다림 속.
검은색의 세련된 정장을 입은 한 남성이 모두의 시선을 받으며 무대 맨 앞으로 걸음을 옮기며 인사를 올리기 시작했는데 모두는 살짝 놀란 표정으로 그 남성을 바라보았다. 그도 그럴 게 프로그램의 총 책임자로 자신을 밝히고 있는 사람은 다름이 아니라 모두에게 TOP.10 Project의 열혈 멘토로 익숙한 도경인 까닭이다.
“박도경이 총책임자라고....!?”
“뭐야? 도경 멘토님이 저기에 왜 나와있어?”
“뭐지? 지금 상황이 어떻게 되는 거야?”
웅성웅성.
책임자라는 자리가 어떤 자리인지 아는 몇몇은 도경의 등장이 어떤 의미인지 눈치채고는 경악과 비슷한 놀라움이 가득한 눈빛을 보내었고 아직도 상황이 잘 이해가 가지 않는 몇몇은 도경이 왜 저기에 나와서 평소 보지 못한 태도로 고개를 공손하고 까듯 하게 숙이며 인사를 올리는지 이해가 안 가 조금은 혼란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여 하여튼 간에 현재 이 예상치 못한 상황에 모두가 따라가기 힘든 것은 어느 쪽이든 간에 마찬가지인 듯싶었다.
슥!
[하하하! 여러분 좋은 밤입니다. 아, 다름이 아니라 오늘 이 자리를 마련한 이유는 한 프로그램의 총책임자인 저 박도경이 독단적인 선택을 한 이유와 모두의 동의를 구하기 위해서인데요. 그 전에 한가지 묻도록 하겠습니다.]
씨익!
모두의 놀라운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도경은 90도 공손히 숙였던 고개를 들어 올린 도경은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으로 웃음지으며 모두를 향해 손을 들어 올려 반가운 손 인사를 건넸는데 이내 도경의 이어지는 첫 마디의 말에 모두가 벙찐 표정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여러분 돈 좋아하시죠?]
“...?”
(다음 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