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음유시인 현대로 귀환하다-256화 (256/357)

256화

[핫한형님]

학교를 컨셉으로 7명의 남자가 매주 다른 게스트와 함께 교실에서 토크와 콩트를 벌이는 예능프로그램. 이번에 핫한 형님을 찾아온 11명의 게스트에 7명 모두가 환호하며 그들을 반기기 시작했다.

“친구야! 오랜만이데이!!! 우리 도경이 보고 싶었다!”

“아니, 무슨 친구야? 게스트로 한번 밖에 보지 않고선...! 사람 참 속보이네.”

“마! 너가 도경이와 나의 숨겨진 우정을 알아~!? 모르면 가만있어!”

11명의 게스트를 반기는 가운데 핫한 형님 멤버 중 가장 그들을 반기는 이가 있었으니. 다름 아닌 그들의 리더 강원동.

그는 자신만한하게 미소를 그리고 있는 도경을 향해 격한 환영의 인사를 보내고 있었다.

“원동 형님!”

쿵!

“깜짝이야! 뭐꼬?”

“실망이에요 형님! 예전에 도경이가 우리 스트릿 예체능 깠다고 건방지다고 하셨잖아요. 그런데 지금 뭐하시는 거예요? 설마 도경이 떴다고 그러는 거 아니죠? 형님? 보여주세요!”

“정말이야 원동아?”

그 말에 도경은 쓰읍하며 강원동을 바라보고 있었고 강원동은 자신의 오른팔의 배신에 얼굴이 시뻘게진 채 손을 격하게 흔들며 흥분하며 자신의 억울함을 피력하고 있었다.

붕붕붕.

“아니다, 아니다! 동근이 니는 시끄럽다 마! 왜 그런 쓰잘데없는 소릴 하는데!?”

퍼억!

푸하하하!

“자 그럼 우리 소개를 시작할까?”

탁탁.

초반부터 웃음이 가득한 핫한 형님.

도경은 교탁 아래서 꺼낸 교편으로 주목을 모으며 자신과 10명의 소년 소녀들을 소개하기 시작한다.

“안녕! ‘우리는 제대로 뜬고’에서 나온 TOP.10 Project라고 해. 앞으로 이 녀석들이 아이돌로 데뷔하는데 예능 교육을 위해 출연했어. 모두들 예능은 이런 것이다 혹독하게 굴려줬으면 해!”

씨익.

[라디오 수다]

“여러분 작년에 자신을 낙하산이라며 소개하며 우리 구한이를 넘고 덩크를 꽂았던 독특한 한 신인을 기억하시나요?”

“그런데 이게 웬걸? 그 낙하산이라 불리던 신인은 현재 대한민국 전역을 들끓게 하는 가장 핫한 스타가 되어 돌아왔습니다. 남자중에 남자, 천재 작곡가, 미친 가창력, 연기대상, 시청률 사냥꾼. 또도, 수많은 수식어를 획득하고 이번에는 25억이란 통 큰 한방으로 갓(GOD)이라는 수식어까지 얻었습니다.”

“아~. 정말 떠도 너무 떴어요.”

하하하!

“그렇습니다. 1년도 안 되는 사이에 예능이면 예능! 연기면 연기! 음악이면 음악! 손만 대었다 하면 초대박은 기본인 마이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박도경! 그리고 이제는 국민 오디션 프로그램을 만들기까지 제작자까지. 도대체 이 신인의 한계는 어디까지인지 궁금합니다.”

“크흠...!”

긁적긁적.

자신을 향해 너무나도 거창하게 소개하는 MC들의 게스트 소개에 도경이 멋쩍어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그 옆에 앉아있는 [TOP.10 Project:M]이란 남성팀을 맡고있는 청년들은 경이롭다는 듯 도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속닥속닥.

“와... 저렇게 들어보니까 우리 멘토님. 진짜 사기셨구나.”

“그러고 보면 도경 멘토님도 연예계 활동한 게 1년 조금 안 넘었는데 진짜 대단하다는 말 이외에는 할 게 없어.”

“아니 그것보다요. 형들은 괜찮아요? 지금 나만 떨고 있는 거예요? 앨범도 안 나왔는데 라수에 출연이라니... 너무 떨려요.”

“흥. 이게 뭐 대수라고? 마루 너는 너무 담이 약해. 핫한 형님도 나갔잖아. 거기처럼 만 해.”

“말은 잘하는 데 광진이 형. 거기서 컨셉잘못 잡고 분위기 싸하게 만들지 않았어요? 그때는 10명 전원이 나가서 다행이지. 아니었으면 형 흑역사에요.”

“큭! 너 성환이...!”

“에이 에이! 또 싸우려 한다. 모두들 웃으면서 파이팅 하자고요!”

MC들이 소개하는 도경의 이력에 [TOP.Project:M] 아이들은 자신의 옆에 있는 도경이 정말 말도 안 되는 존재라는 것을 새삼스레 깨달으며 분주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것을 바라보고 있던 [TOP.Prject:M]에서 리더가 된 강백현은 웃음 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진짜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어.’

[TOP.10 Project]가 아직 안 끝났는데도 다른 예능방송 프로그램의 출현이라니 여태까지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핫한형님]에다가 [라디오수다]에. [위아 투게더] 그리고 [러너]까지 사실상 공중파를 대표하는 예능을 섭렵한거잖아. 진짜 이게 말이 돼?’

[TOP.10 Project]의 예능 트레이닝 편이라며 출연하게 된 예능프로그램을 떠올리며 강백현은 혀를 내저을 수밖에 없었다. 전 소속사에서 더러운 경험을 했던 만큼 지금 이 현실이 얼마나 말이 안 되는 건 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도 공중파 방송 3사를 대표하는 예능프로그램. 엔간한 인지도와 짬이 되지 않는 이상은 출연하는 것은 하늘에 떠 있는 별을 따기처럼 어렵다.

무엇보다 케이블 채널과 공중파 채널의 시청률에 대한 알력싸움 같은 것이 있어 케이블 출신인 자신들은 더욱더 촬영하기 어려운 것이 공중파 3사 예능인데 [TOP.10 Project]는 그것을 번갯불 콩 구워 먹듯 손쉽게 해내었다.

‘아니. 도경이 멘토님 힘이겠지.’

비슷한 또래지만 강백현은 도경을 멘토로서 까듯 하게 대할 수밖에 없었다. 도경에게 절로 고마운 마음과 존경심이 말로 표현 못 할 만큼 넘치고 있는 까닭이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

힐끔.

프로그램 하나 따오면 콧대를 치켜세우며 온갖 생색내는 곳이 이곳의 생리인데 도경에게는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25억의 사건도 그렇고 이제는 예능까지 함께 출연하며 물심양면으로 자신들을 홍보하고 지지하는 모습에 그저 도경이란 사람에게 감탄할 뿐이었다.

그 누가 이런 사람에게 안 빠질 수 있을까? 강백현은 도경에게 깊이 매료된 상태였다.

“이제 곧 나도 저 사람과 한 식구...!”

중얼

한 식구.

수많은 러브콜을 받던 무소속 출신의 강백현이 선택한 새로운 소속사는 도경이 있는 [JY] 엔터테인먼트였다. 도경과 같은 소속사의 식구가 된다는 것. 그것 하나만으로 강백현은 고민하지 않고 [JY]를 선택했다.

전 소속사에서 더러운 꼴 못 본 꼴 보았던 경험이 있는 만큼 소속사에 대한 강한 불신과 트라우마를 지니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도경이란 한 존재가 그것을 말끔히 씻어낸 것이다.

“[TOP.10 Project]라고 했나요? 지금 난리가 나도 제대로 났죠. 오늘 이들이 어떤 이들인지 직접 확인해 보도록 하죠. 자, 이제 모두들 들어와 주세요!”

“안녕하십니까!”

짝짝짝짝.

“이야. 역시 대세라 그런가요? 다들 훨친하게들 생겼네요. 다들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벌떡!

“하나, 둘, 셋! 안녕하세요! 저희는 [TOP.Projet:M] 줄여서 TPM예요!”

“하하하! 그 손가락 인사 누가 지은 거야?”

“도경 멘토님이요.”

“야! 그거 촌스럽다. 그 손 인사 빼라.”

“안됩니다! 이건 우리 도경 멘토님이 100%로 먹힌다고 직접 지어주신...”

“그렇죠. 촌스럽죠? 역시 빼는 게 좋겠네요.”

“네에? 멘토님!”

하하하하.

도경의 말에 배신감이 역력한 표정을 짓고 있는 신인 아이들의 모습에 라디오 수다의 MC들이 환히 웃음을 터트렸다.

(싱싱하니까 마음껏 물어뜯어 주세요.)

신인이었던 도경이 이제는 신인을 데려왔다. 그것도 싱싱해 보이는 남자들로만 말이다. 대기실에서 신나게 물어뜯어 달라던 도경의 말을 떠올린 MC들은 눈빛들을 반짝이며 자신들의 앞에 있는 먹잇감을 바라보고 있었다.

반짝!

“...!?”

눈여겨봐야 할 것은 MC들의 시선이 머무르는 곳은 도경. 그 시선에 도경은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직감했지만 이미 늦은 감이 없지않아 있었다.

“자, 오늘 제대로 물고 뜯도록 해보겠습니다. 자기소개들 부탁드립니다.”

씨익.

라수의 MC들은 마음껏 물어뜯을 것이다.

TPM아이들이 아닌 바로 도경을 말이다. 덕분에 재밌는 방송이 될 것 같은 예감에 스튜디오 안에 있는 모두는 들뜨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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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아 투게더]

“안녕하세요. [TOP.Project:W] TPW입니다!”

“안녕하세요! 꿈꾸는 소녀들 [드림걸즈]의 하나, 소희 입니다.”

꾸벅.

와아아아!

미소녀의 존재는 어디서든 분위기를 밝게 만드는 법. 라디오 수다에선 [TOP.10 Project]의 남자아이들이 나섰다면 이곳에서는 여자 아이돌이 나섰다.

“와우~! 계 탔다!!! 오늘 무슨 꽃밭 특집이에요? 너무~좋다!”

“전한성 씨. 경고입니다. 어린 애들 앞에 두고 계 탔다가 뭡니까? 그리고 표정관리 안 할 거예요? 너무 변태 같지 않습니까. 다들 주의하세요.”

“참나. 이제는 표정 가지고 뭐라고 하네. 아니, 이런 날에 좋아하지 언제 좋아해요? 이렇게 어여쁜 소녀들이 모여있는데 표정관리가 되면 그게 남자입니까? 모두들 안 그래요?”

“옳소! 옳소!”

“어휴. 다들 자기들이 어떤 표정을 지었는지 봤으면 좋겠네요. 이러니 여자친구들이 안 생기죠. 그나저나 멍수 형 그렇게 반응해도 괜찮겠어? 이거 보면 형수님한테 또 혼나는 거 아니야?”

“괜찮아. 그날 TV 못 보게 쇼핑하자고 데려가면 돼...”

시무룩.

하하하하!

위아 투게더의 고정 패널들의 호응에 유지석은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젓다 자신의 옆에 있는 박멍수에게 말을 걸었고 그의 찰진 리액션에 스튜디오에 있는 모두가 웃음을 터트렸다.

웃기기 위한 멘트가 아닌 진심이 담겨있는 멘트이기에 더욱 웃긴 것이었다.

“그나저나 오늘 진짜 무슨 특집이에요? [드림걸즈]도 그렇고 [TOP.10 Project] 여성 우승자까지. 너무 궁금하다. 뭐, 여성아이돌 특집이에요? 아니, 그래도 TP.. 뭐지?”

“으이구! TPW요. 그새 또 까먹었어? 멍수형 좀 대기실에서 누워만 있지만 말고 대본 좀 숙지 좀 하세요. 진짜!”

“시끄러 마! 무슨 특집인지나 얘기해!”

하하하.

찰떡궁합의 오래된 콤비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두 MC 합에 모두들 웃음을 다시 한번 터트렸다. 그것을 보고 있는 TPW는 멤버들은 신기함을 담아 자신들의 앞에 펼쳐지는 풍경을 바라보았다.

TV로만 보던 유명 MC의 만담을 직접 두 눈으로 보고 있었으니 실감이 나지 않은 것이다.

‘신기하다...!’

‘우리가 위아 투게더에 나왔어!’

‘저 사람이 유지석 MC.’

‘생각보다 세트장이 조촐하다.’

‘......’

하나와 소희는 드림걸즈로 데뷔하며 온갖 예능에 출연해서 익숙한 듯 보였지만 TPW 멤버들은 예능 세트장을 두리번거리는 둥 생초짜의 모습이 역력했다.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유지석 MC는 피식 웃으며

“그렇게 신기해요? 박수현 양?”

화들짝!

“네, 네!”

“어. 너무 놀라는 거 아니에요? 긴장 풀어요 수현 양.”

“아... 네. 감사합니다.”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이네요? 박수현 양이 TPW 그룹의 리더라고 들었는데 실례지만 리더의 성격에 조금 안 맞는 거 아니에요? 하하. 너무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네요?”

‘이렇게 긴장하면 촬영 조금 곤란할지도 모르겠는데?’

국민 MC의 갑작스러운 말에 놀란 개복치처럼 화들짝 놀라는 모습에 유지석 또한 덩달아 놀랬다. 그도 그럴 게 자신이 사전에 받은 정보에 의하면 TPW의 멤버의 리더는 박수현이었는데 아무리 봐도 그녀의 성격상 리더의 자리에는 잘 어울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게... 도경 멘토님이 정해준 거라서요...!”

“그래요? 도경 씨가요? 의외네요. 리더로 뽑힌 이유가 따로 있나요?”

“아... 그건...!”

화끈.

“칫.”

“어휴~!”

‘응? 반응들이 독특한데?’

머뭇거리면서 쑥스러운 목소리로 대답하는 박수현을 보며 유지석이 눈빛을 반짝였다. 도경이라는 이름에 나오자 드림걸즈와 [TPW]의 출연 게스트들이 가지각색의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다.

하나는 도경의 이름에 토라진 듯이 입술을 삐죽였고 그의 친동생 소희는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그리고 그 질문을 받은 당사자는 얼굴이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모두의 궁금증 속. 팀 내에서 털털함과 비글미를 맡은 전수미가 손을 들어 올리며 자신에게 모두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그들의 궁금증을 직접 풀어주었다.

“이뻐서래요.”

“네?”

“얼굴로 열일하라고 도경 오빠가 리더로 수현 언니를 뽑았어요.”

“아, 아니에요! 제가 애들 중에서 나이가 가장 많아서...”

“에휴. 수현 언니에 비하면 우린 오징어지.”

“유, 유진아?”

“야! 신유진 왜 우리까지 끌여들여? 오징어라니?”

“맞어. 오징어는 아니라고요. 그래도 우리도 각자 나름 귀여운 매력이...”

“그래 그럼 넌 쭈구미 정도로 타협 보자. 그것도 귀엽잖아.”

“이익! 말 다했어?”

투덕투덕.

‘애, 애들아? 잠깐...!’

왁자지껄.

머뭇거리는 자신의 리더를 대신해 대답하는 수미. 그녀의 말에 박수현 민망함에 고개를 푹 숙여 버렸고 그녀 주변의 모습을 보면서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짓고 있던 신유진이 능글맞은 아재 표정을 지으며 장난을 쳤는데 그녀의 발언에 소녀들은 발끈하는 모습을 보이며 반기를 들며 투덕거렸는데 난장판도 이런 난장판이 없었다.

“하하하. 도경 씨가 왜 박수현 양을 TPW에서 리더로 뽑았는지 저는 알 수 있겠네요.”

“네...!?”

“그러게요. 나도 알 것 같다~. 수현 양이 고생 좀 하겠어.”

“에? 그게 무슨 의미예요?”

“방송 보면 알 수 있을 거예요. 하하.”

비글들처럼 왁자지껄하게 변한 소녀들의 모습에 유지석은 재밌다는 듯 웃음을 터트렸다.

“자, 그럼 오늘의 위아 투게더 주제를 소개하도록 할까요? 크흠! 대박 중의 대박! 대세 중의 대세! 도경을 붙잡은 소녀들~! 프로듀서님만 믿겠습니다!!! 우리는~~”

[황금 줄을 붙잡은 걸그룹!]

퍼엉!

익살스러운 톤으로 오늘의 주제를 소개하는 유지석은 허공을 향해 손을 내뻗으며 마지막 소개를 외치며 방송의 시작을 알렸고 동시에 준비된 폭죽이 터지며 흥을 한껏 끌어 올렸다.

짝짝짝짝!

순탄한 출발.

그렇게 도경과 TOP.10 Project의 아이들의 예능 섭력기가 시작되려고 하고 있었다.

(다음 화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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