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음유시인 현대로 귀환하다-260화 (260/357)

260화

“사람들이 [TOP.10] 아이들이 어떤 컨셉을 원하는지 조사해 봐. 음, 아니다! 추첨 이벤트 형식으로 설문조사를 내서 투표해 미니 팬 미팅을 만들어 직접 피드백을 받아보도록 하지.”

“네! 그런데 팬들은 모두 다 좋다고 하는 데 참고가 될까요?”

“음. 현재 사안을 설명하고...! 그래! 전문가들도 모으도록 하지. 트레이너분들하고 [TOP.10]아이들 기획사 전략팀들도 모아서 이야기를 나누면 진지한 피드백이 가능할 거야. 그나저나 결과 알아본다던 FD는 어디 갔어? 아직이야?”

“그게...!”

덜컥!

“PD님! 시간 연장 승인 떴습니다. 분량은 걱정 없습니다.”

“좋아! 그럼 이번 방송의 컨셉은...!”

좋아하면 닮는다고 했던가? 결단을 내리고 뜻이 서자 김지승 PD는 도경처럼 망설이지 않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작가들과 이야기를 긴밀히 나누었고 제작진들을 한데 모아놓고 [TOP.10] 아이들과 도경의 이야기를 꺼내며 자신의 진심을 밝힌 김지승 PD의 말은 제작진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림 한번 만들어 봅시다!”

모두가 원하는 해피엔딩을 아는데 이대로 손 놓고 아이들에게만 맡길 수만은 없다. 도경이 아이들 모두를 선택하도록 우리가 도와주자며 자신들은 방송인이라고 피력하는 김지승 PD의 말은 제작진들의 열정에 불을 지폈다.

‘애들아 코디가 그게 뭐니?’

‘인터뷰 그렇게 하는 거 아니야.’

‘다시 한번 촬영 갈게! 파이팅이다! 애들아!’

‘우리 다 같이 좋은 그림 만들어 보자!’

그 어느 때보다 불타오르는 제작진.

[TOP.10]의 아이들이 행복한 결말을 맞이하고 시청자들이 원하는 결말을 보여주기를 소망하는 그들의 진심 어린 마음은 너무나도 뜨거웠다.

그 뜨거운 마음의 열기는 얼마 지나지 않아 [TOP.10] 아이들에게도 전달 되었고 당연한 거지만 아이들은 감동하였다. 혹독하고 잔인한 서바이벌이 될 것이라 생각했던 것과 달리 현장은 매우 따스한 마음들로 넘쳐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모두들...”

뭉클!

“모두 정말 감사합니다...!”

바쁜 촬영현장 속에 그들만의 사명감과 자신들의 응원하는 이타적임 마음으로 바삐 움직이는 제작진은 그야말로 감동 그 자체였다.

한마음 한뜻으로 피날레를 향해 달려가려 하는 제작진의 모습에 [TOP.10]의 아이들은 진심으로 고개를 숙이며 감사함을 표하며 이내 굳게 다짐하였다.

“저희 모두 힘낼게요!”

최선을 다해 모두가 원하는 해피엔딩을 자신들이 꼭 이루어내는 것을 결심하며 아이들 또한 비장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서바이벌? 데뷔에 대한 걱정? 그런 것은 이젠 아무래도 좋은 것이었다. 자신들이 해야 할 것은 최선을 다해 저 따스함 마음과 배려에 보답하는 것뿐이었기 때문이다.

‘응원에 힘내고 보답하는 게 아이돌이니까...!’

[아이돌(Idol)]

모두의 응원에 노력하고 보답하는 존재.

[TOP.10 Project] 제작진들의 마음에 [TOP.10] 아이들 심경에 지금 큰 변화가 찾아 오고 있었다.

---

[TOP.10 Project] 방송

(정말로 데뷔팀 아이들의 탈락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까?)

(어쩌면요? 그럴 확률이 희박하겠지만 없다고 할 수는 없겠네요. 말했다시피 무대 결과에 따라 판단하고 결정 내릴 생각입니다.)

(...!)

띠리링.

모두의 기대를 모으고 있던 [TOP.10 Project]의 시작은 도경과 제작진의 나누었던 하나의 인터뷰로 시작되었다. 그리고 인터뷰가 끝남과 동시에 검은색 화면으로 바뀌더니 하나의 자막이 뜨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도경 멘토님과 저희 제작진의 의견충돌이 벌어졌습니다.

제작진은 데뷔조 아이들이 탈락하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입니다. 마지막 기회를 잡는 자리.

누군가는 꿈을 잃는 사태는 너무도 잔인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감성을 자극하는 BGM. 그리고 이에 어울리는 숙연한 문구 자막이 화면에 시청자들과 이번 마지막 무대를 보러온 객석의 사람들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도 화면의 문구에 눈을 떼지 못했다.

이번 [TOP.10 Project]의 제일 관심사는 데뷔조와 추가 합류를 할 후보들이 어떠한 결말을 맞이할지 모두가 궁금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지금까지도 많이 문제가 되고 있었고 뜨거운 화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제작진이 먼저 나서서 화두를 뛰었기에 모두들 제작진의 메시지에 집중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도경 멘토님의 행동을 이해하기도 합니다.

‘누군가가 기회를 붙잡으면 누군가는 기회를 잃는다.’

경쟁률 10000 대 1. 성공확률은 10% 미만.

데뷔를 하고 성공을 하기 위해선 누군가의 기회를 빼앗지 않는 이상 살아남기 힘든 게 그것이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뭐야...! 스타워X 오프닝도 아니고 좀 억지스럽지 않아요?”

“쉿. 조용히 해. 분위기 초치지 말고...! 네가 싸놓은 똥 치우려면 저 정도 해야지.”

“아니... 싸놓다니. 마이크 꺼져있다고 말이 심한 거 아니에요?”

“멀쩡한 애들 데뷔 망치려고 하는데 그럼 아니니?”

“무대 결과를 보고 판단한다는 거지. 정해진...”

“그러니까 제작진들은 그 만약의 일도 바라지 않는 거라고.”

“...하연간 유난들은...!”

검은색 화면 구구절절하게 흰 자막으로 올라오는 내용을 읽은 도경은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김지승 PD와 제작진이 있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제작진들은 도경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제작진들은 자신들이 준비한 노림수에 객석에 앉은 사람들이 어떤 반응을 살피는 데 온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제작진 일동은 아이들의 꿈을 응원합니다.

잔인한 현실. 힘든 현실이지만 그 속에서도 해피엔딩을 이루어낼 수 있다고 저희는 믿고 있습니다.]

스르륵.

[모두가 원하는 해피엔딩.

오늘 그 결말을 맞이하기 위한 도전이 시작됩니다.]

“...!”

‘마음껏 해도 된다고 했지만, 저 정도로 노골적으로 나올 줄이야.’

[TOP.10 Projcet]가 약을 빨아도 제대로 빨았다. 촌티 나는 연출을 무릅쓰고 저렇게 노골적으로 판을 마련하며 분위기를 깔다니 상상도 못 했다.

[떨어트릴 수 있으면 떨어트려 봐라!] -By 제작진 일동

저것은 일종의 선전 포고 같은 거였다.

자신들이 원하는 결말을 얻기 위해 앞뒤 가리지 않고 강하게 내뻗는 일직선의 스트레이트 펀치.

제작진은 진심으로 해피엔딩을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런 거는 싫지 않지.”

피식.

도경은 제작진들을 떠올리며 웃음 지었다. 보통이라면 자신을 몰아가며 기 싸움을 벌이려는 움직임에 역정을 내겠지만 도경은 그러하지 않았다.

제작진들이 저러는 것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벌이는 수작질이 아니라 타인을 위한, [TOP.10]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벌이는 싸움이라는 것을 아는 까닭이다.

짝짝짝짝!

[네~! TOP.10 Project의 제작진들의 진심을 느낄 수 있는 영상이었습니다. 저 또한 아이들이 좋은 결말을 얻기를 저 또한 응원하겠습니다. 그나저나...]

영상이 끝이 나고 몇몇의 사람들에게 박수가 울려 퍼지고. 무대 위에서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던 사회자 MC가 상황을 정리하며 멘토들이 앉아있는 심사석을 향해 고개를 들어 올렸다.

[영상을 어떻게 보셨습니까? 도경 멘토님?]

[네?]

[제작진들의 희망처럼 과연 TOP.10 친구들과 라스트 찬스를 붙잡아야 할 친구들이 모두 행복한 결말을 거둘 수 있을까요?]

[......]

‘사회를 보는 MC까지...!’

자신을 향한 MC의 물음에 할 말을 잃었다. 자신을 바라보며 번들거리는 MC의 눈빛에 그 또한 제작진에게 포섭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음...]

스멀스멀

MC의 물음속 카메라와 객석에 앉은 사람들의 시선이 자신에게 모이는 것을 느낀 도경은 자기 주변의 공기가 묵직하다고 생각했다.

무언의 압박.

자신들이 듣고 싶은 대답을 강요하는 사람들의 시선은 기묘한 열망으로 젖어

[그 누구도 떨어트리길 아까울 무대가 된다면 그리되겠죠.]

와아아!

결국, 사람들이 듣고 싶은 대답을 해주는 도경. 그 도경의 말에 환호성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반대로 어중간하거나 애매한 무대라면 얄짤 없다는 거겠지만요.]

씨익.

우우~!

역시나 도경은 도경이었다.

모두가 듣고 싶은 대답을 해주는가 싶더니 한순간에 분위기를 싸늘하게 만들고는 야유를 사는 도경.

[야유해도 어쩔 수 없습니다! 제 노래 받기가 쉬운지 압니까? 저 히트곡 메이커 카일 박도경. 제 노랜 내가 주고 싶은 사람한테만 줄 겁니다. 동정표로 억지로 웃음 띠며 줄 생각 절대 없습니다. 알겠습니까?]

우우우~!

벌떡!

[안돼. 물러줄 생각 없어. 돌아가~.]

우우우우~!

도경의 찰진 드립에 더욱더 높아지는 원성 어린 야유. 하지만 도경의 표정 그 어디에도 난감해하는 기색은 없었다. 아니, 오히려 저런 반응을 즐기는 듯한 웃음까지 짓는다.

모두가 욕해도 할 말은 하는 남자, 쌍 마이웨이 길을 걷는 남자 그가 바로 도경이었다.

---

[우우우~.]

[TOP.10 Project]방송 처음으로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야유. 그 야유를 즐기는 도경의 모습에 방송 중 화면 구석에 문자를 달수 있는 실시간 댓글 창 또한 난리가 나기 시작했다.

[미친...! 박도경 넌시눈 이냐? 저 상황에 찬물 확 끼어 얹네.]

[진짜 제대로 마이웨이 걷네. 저 정도면 소시오패스급]

[릭 플레어 = 박도경 ㅇㅈ?]

[악마다! 악마가 세상에 나타났다]

[TPM TPW 건들지 마라!!! 테러한다!]

[패기 지린다. 자기 곡은 주고 싶은 사람한테만 줄 거래. 클라스~.]

[아 개 웃긴다. 저기서 드립 칠 생각을 하냐? 박도경 또라이 인정!]

“풋..!”

사상 초유의 사태에 제작진들 또한 살짝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가운데 한쪽에서는 어이없어 웃음을 터트렸다. 설마 저 상황에서 저런 언행을 보일지 생각도 못 했기 때문이다.

“와...! 진짜 얄짤 없으시다. 도경 멘토님.”

“진짜 저 오빠 신경세포는 제 정상이 아닐거야.”

“너무 야유가 심한 거 아니야?”

“괜찮아요. 수현 언니. 표정들 보면 그냥 분위기상 장난삼아 지르는 거지 진심은 아니니까요. 걱정 마세요. 진짜 너무 도경오빠 빠순이 아니에요?”

“뭐, 뭐래? 아니거든?”

“아니긴 또도 팬카페 가입한 거 다 알고 있거든요?”

“어, 어떻게?”

“어? 찔러본 건데 진짜였어요? 와... 언니 진짜 빠순..”

“아니라고!”

웃음의 근원지는 무대 가림막 뒤쪽에서 숨죽이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던 [TOP.10]의 아이들이었다.

그런데 한 가지 특이한 점이 아이들에서 눈에 띄었다. 어쩌면 데뷔가 좌초될 수도 있는 상황을 두고 모두의 표정은 밝은 기색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줄 만한 사람에게만 곡을 준다니. 이거 너무 우리 무시하는 거 아니에요? 당연히 우리한테 줘야 하는 거 아니에요?”

“옳소 옳소! 막둥이 잘 말한다.”

“헤헤!”

“맞아 오히려 우리가 곡 마음에 안 들면 까버리자!”

푸하하하!

도경, 제작진도 모자라 참가자까지 약을 한 사발 들이키고 미쳐가고 있는 것일까?

[TOP.10] 아이들의 상태가 짐짓 이상하다. 자신감이 넘치다 못해 패기가 넘치는 도경의 뺨을 후드려 칠 기세로 파이팅을 보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냉혹한 현실을 이기고 꿈을 쟁취할 전사! 우리의 자랑스러운 TOP.10의 아이들을 지금 이 자리에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모두들 응원의 박수들을 주십시오!!!]

위이잉!

와아아아!

짝짝짝!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리는 MC의 멘트와 동시에 천천히 올라가는 가림막. 그 너머의 새어 나오는 빛을 보며 [TOP.10]의 아이들은 때가 됐다는 듯이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 짓고 있었다.

“자...!”

씨익.

“그럼 가보도록 할까요?”

끄덕!

서로를 향한 따스한 미소. 굳건한 신뢰감을 보이는 눈빛. 그것이 아이들이 잔혹한 현실이 가져다 두는 두려움을 이겨낼 힘을 주었다.

저벅저벅.

[All for one. One For all].

그렇다. 무대에 선 [TOP.10] 남녀 14명은 이미 하나의 완성된 아이돌 그룹으로 거듭나 있었다.

(다음 화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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