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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유시인 현대로 귀환하다-261화 (261/357)

261화

“정말 고마워요. 여러분. 응원해주신 덕분에 여기까지 왔습니다.”

“마지막인 만큼 같이 즐길 수 있는 무대를 만들었어요. 같이 즐겨주세요!”

“그럼 가볼까요?”

“갑시다!”

와아아아아!

[TOP.10] 아이들이 내뱉는 마지막이라는 단어에 뜨거운 환호성을 보내는 관객들.

그들의 환호성에는 즐거움과 기쁨이. [TOP.10]에 대한 애정과 응원으로 가득하였다.

[잠깐 나의 존재를 알아 차려줘.

1초라도 좋아 나를 봐.]

따라단 쿵쿵!

[사실 아무 말도 할 수 없지만.

나를 봐줘 그대여~.

내 마음을 알아 차려줘.]

짝짝!

“...!”

가볍게 흥을 돋우는 부드러운 미디움 템포. 알록달록한 달달한 색을 띠고 있는 노래 속 14명의 남녀가 가볍게 스텝을 밟으며 손뼉을 치는 간단한 율동을 보이는 노래는 피날레를 장식하는 무대치고는 임팩트가 강하지 않았지만, 대신에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무대를 선사하고 있었다.

[그대를 좋아한다고 적혀있는 플래카드.

내 마음속의 아이돌은 진심을 알아주길 원해.

땀이 나고 두근두근거려도 알려주고 싶은 그 기분.

그것을 위해 내 마음속의 플래카드를 꺼내 보아요.]

“와~! 이 노래도 좋은걸? 진짜 작정했구나.”

“노래 왜 이리 훈훈하냐?”

“씹덕 터지네 넘사벽 아이돌의 탄생인가...!”

“작곡하고 프로듀싱까지 이리 잘하면 너무하잖아...!”

[아이돌의 마음속]

자신들을 지지하고 응원한 사람들에 대한 아이돌의 속마음을 표현하는 노래.

팬들을 향해 좋아한다며 환하게 웃으며 노래를 부르고 있는 [TOP.10] 아이들의 모습은 그야말로 완전무결한 아이돌이었다.

[좋아해요. 고마워요. 사랑해요

생각한 것은 솔직하게

가슴 속 어딘가에 간직한 말.

전하고 싶은 것. 말하고 싶은 것.]

‘고맙습니다!’

완전무결할 수밖에 없다.

노래를 부르고 있는 아이들의 마음은 진심이었느니 말이다.

‘애들아 할 수 있어! 자신을 가져.’

‘이 부분은 이렇게 하는 게 더 좋을 거야.’

‘무대 만들었는데 어때? 마음에 들어?’

‘너희들의 1호 팬은 우리다 알지?’

자신들을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힘 써준 [TOP.10 Project] 스태프. 그들을 떠올리면 진심일 수밖에 없었다. 자신들을 위해 노력해주고 응원해준 그들의 마음에 고마운 마음이 끊임없이 샘솟고 있었기 때문이다.

[1초의 순간. 알아차려 줘.

내 마음의 플래카드.]

딴딴딴

우르르르!

와아아!

하늘에서 쏟아져 내려오는 꽃가루와 알록달록한 수많은 풍선이 무대 위에 두둥실 떨어지며 무대를 여러 색으로 물들인다.

형형색색 아이들의 마음. 환상적인 풍경에 모두는 환호성을 지른다.

---

[TOP.10] 아이들의 무대는 끝이 났지만 그렇다고 모든 것이 끝나지 않았다. 콘서트장을 방불케 하는 즐거웠던 분위기도 잠시. 촬영 스튜디오는 정적으로 가득 찬 상태로 도경에게 이목이 쏠려 있었다.

아직 [Last Chance]에 대한 결말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행복한 결말을 맞이할지 아니면 원치 않는 결말을 맞이할지 아직은 긴장해야 하는 때였다.

[어떻게 보셨습니까 도경 멘토님.]

[음...]

꿀꺽.

무대에 대한 평가를 뒤로 미루며 좋은지 싫은지 알 수 없는 미묘한 표정을 고수하던 도경. 덕분에 도경이 지금 어떤 생각을 하는지 그 누구도 알 수 없었다.

분명 자신들이 보기에는 너무나도 훌륭한 무대였지만 도경이 어떤 식으로 나올지 어떤 결말을 내릴지는 미지수였다.

[보통 무대가 훌륭해 보여도 개인으로 봤을 때는 흠이 생기기 마련이죠. 다들 한 번쯤은 보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팀으로 완성도가 높다고 극찬하지만, 만약 그 팀이 떨어졌을 때는 심사위원들은 칼같이 살아남을 멤버를 뽑는 것을요.]

[...!]

[그 말씀은 TOP.10 참가자들에게도 해당하는 말입니까?]

모두의 기다림 속. 도경이 드디어 입을 떼기 시작했다. 그 말을 얌전히 듣고 있던 MC는 혹시나 하는 표정으로 도경을 바라보며 물었다.

MC의 말에 사람들 모두 설마 하는 표정으로 도경을 보았다. 도경의 표정을 읽을 수 없었기 때문에 모두가 긴장한 상태로 도경을 보고 있었다.

[네. TOP.10 아이들 안에서도 그런 판단의 기준이 존재합니다. 잔인하지만 제 안에는 아이들의 순위가 정해졌습니다.]

“아...!”

도경의 말에 모두가 탄식을 흘렸다. 순위가 정해졌다는 말. 그것은 속으로 이미 탈락자의 유무를 정했다는 것 아니겠는가.

“진짜로 누가 떨어지는 거야?”

“아니, 저 정도면 다 붙이는 게 맞지 않아?”

“그러니까 말이야. 우리가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보는 눈이 있는데... 정말 너무해.”

“어떡해?”

사람들은 도경이 정말 너무하다 생각하며 불만 가득 찬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자신들이 도경만큼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이번만큼은 도경의 말에 불복할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게 [TOP.10] 아이들이 보여준 무대는 순위를 나누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로 훌륭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

[소수점 단위의 차이는 아무런 의미가 없겠죠?]

[네!? 그 말씀은?]

[하하하! 뭐겠어요.]

“...!!!?”

웅성웅성

사람 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한다고 도경의 마지막 말에 모두가 화들짝 놀라며 도경을 바라보며 머리를 굴리고 있었다. 도경의 꺼낸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 이해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도경의 말의 의미는 분명...!

[다 같이 가자는 거죠.]

씨익.

“!!!?”

[제작진하고 아이들에게 두손 두발 들었습니다. 설마 이 정도로 준비할지 상상도 못 했습니다. 표정 관리하느라 진짜 힘들었어요. 축하한다 애들아.]

[여, 여러분! 지금 들으셨습니까? 됐습니다! TOP.10 애들이 결국 해냈습니다. 14명 모두 데뷔 확정입니다!]

퍼엉!

“와아아아!!!”

“꺄아악!”

흥분하며 [TOP.10]의 데뷔를 확정하는 사실을 알리는 MC의 말과 동시에 터지는 축하의 꽃가루. 뒤늦게 상황을 인식한 사람들은 모두 목이 터지라고 함성을 질렀다.

경쟁보다는 서로를 위하며 노력했던 [TOP.10]의 아이들, 그리고 아이들을 응원하며 제작진들이 원하는 결말을 얻어 내었기 때문이다.

사람들 모두가 그들의 쟁취해낸 해피엔딩에 열광하며 축하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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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소름~~~! 해냈구나 애들아!!!!]

[아! 진짜 쫄았잖아요!]

[도경아! 이러라고 연기대상 준 거 아니잖아! 이렇게 놀라게 할래?]

[TOP.10! 축하합니다! 그런데 14명이면 TOP.14 아닌가?]

[역대급 무대였어! 당연한 거야!]

[애들아 꽃길만 가자! 그리고 TOP.10 제작진들도 모두 고생했습니다. 정말 고마워요!]

실시간 문자 채팅방도 난리가 났다. 분명 돈을 결제해야 하는 유료 문자 메시지 임에도 따라가기 버거울 정도로 축하 메시지가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태블릿 PC에서 그 문자들을 읽고 있던 도경은 미소를 짓다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의미심장한 말을 꺼내었다.

그것도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마이크를 들고

[아아! 아직 너무 좋아하기는 이른데...!]

[네? 도경 멘토님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웅성웅성.

모두가 축제 분위기 속. 도경의 예상치 못하는 말에 모두가 잠깐 기뻐하는 것을 멈추었다. 축하하기 이르다니 이 이상 축하할 일이 남아 있단 말인가? 도경의 말에 사람들은 절로 호기심이 동하는 것을 느끼며 다시 한번 도경에게 이목을 집중하였다.

사람들의 이목을 다시 한번 더 이끄는 데 성공한 도경은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마이크를 붙잡았다.

[힘든 일을 이루어낸 만큼 보상도 후해야겠죠. 모두가 행복해하는 선물을 준비했답니다.]

방긋.

[저 박도경은 아이들에게...]

“!!!?”

도경이 준비한 마지막 선물.

그 선물의 정체를 들은 사람들은 모두 놀란 표정을 지으며 하나같이 말을 잃고 말았다. 너무나 파격적인 보상에 딱히 보여야 할 리액션이 떠오르지 않은 까닭이다. 하지만 이내 무대 위로 올라오는 도경으로 인해 모두가 그의 이름을 부르며 찬양하기 시작했다.

[박도경! 박도경!]

와아아!

어떻게 보면 참 희한한 일이다.

[TOP.10 Project]의 주인공은 아이들이 분명한데 마지막에 보면 사람들에게 환호성과 찬양을 듣는 것은 다름 아닌 도경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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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의 피날레! 모두가 기뻐하는 데뷔 확정!]

[박도경! 자신의 지분을 TOP.10의 아이들에게 양도하다. 그의 그릇의 한계는 어디까지?]

[25억? 그건 아무것도 아니다. 모두를 놀라게 한 도경의 깜짝 선물.]

[TOP.10 Project! 이렇게 욕심 없는 프로그램은 처음이다! 욕심을 버리고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역사를 쓰다!]

[무대 위 도경이 직접 부른 TOP.10 미니앨범의 신곡의 폭발적인 반응 나와. 차트 점령의 전초전.]

[진정한 국민 아이돌의 탄생! 박도경의 재조명]

이제는 놀랄 것은 없다고 생각했건만 도경의 깜짝 선물은 그 예상을 비웃듯 또 한 번의 파격적인 행보로 업계를 뒤집어 놓았다.

데뷔 후 [TOP.10]이 거둬들일 수입지분 중 도경 본인이 가지고 있던 지분 25%중에 5%를 남기고 모두 [TOP.10]의 아이들에게 양도했기 때문이다.

그런 도경의 행동에 업계 관계자들은 혀를 내두르면서 그의 행동에 찬사를 내보낼 수밖에 없었다. 그 누구도 할 수 없는 일.

[도경은 미쳤다! 그 나이에 누가 수십, 수백억이 될 수익을 과감히 포기할 수 있단 말인가?]- XXX소속사 관계자 김군.

[후배지만 자랑스럽고 존경스러워. 놀라운 신성!] - 리저렉션 리드기타 김학철

[아직 멀게만 느껴지는 벽. 무엇하나 나는 멀었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 GoHigh 지성준

[같이 함께 일하면서 나보다 한참 어린 후학이 이렇게 커 보이는 것은 처음이다.] - [JY]엔터테인먼트 대표 박진용

[박도경의 과감한 행보는 아이돌 산업. 아니, 연예계 전반에 큰 메시지를 던졌다!] - XX연예계 기자

[우리나라에 이렇게 멋있는 아티스트가 있었구나 처음 알았다] - 영화배우 송곽현

[자본주의의 숨 막히는 현실 속 간만에 시원한 바람을 맞아 보았다.] - 신성일 감독

결과 위주 그리고 자본이 전부인 연예계에 도경의 행동은 업계 전반에 걸쳐있는 아티스트들에게 크나큰 충격을 가져다주었다.

못해도 수십억, 많게는 백억 원 이상의 수익을 멘토로서 자신이 키우는 아이들에게 지지하는데 아낌없이 선뜻 건네었기 때문이다. 멘토라고 하지만, 솔직히 말해 완전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사람들이 멘토, 멘토라고 추앙하지만 사실 도경은 후학을 위해 힘쓰는 멘토라는 위치와는 거리가 멀었다. 연예계 1년 차 아직 뜨근뜨근한 신입이었고 그의 나이는 20대 초중반. 그 나이엔 큰 성공과 많은 돈을 벌기 위해 피가 끓어야 하는 때인 까닭이다.

도경이 보인 행동은 평범한 스케일의 사람의 감각으로선 절대로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박도경]

그렇기에 모두가 놀라고 그렇기에 모두가 찬양했다. 잘 나가는 것을 떠나서 연예계에 있는 모두에게 박도경이라는 존재는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도경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SNS에 거론하고 도경의 스타그램에 팔로우하고 도경에게 갖는 관심과 호감도가 완전히 새로이 거듭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고 그러한 반응은 자연스레 대중들에게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우오오오! 미친 실화냐? 지분의 25% 중 20%를 떼준다고? 이거 그냥 찬양 각 아니냐?]

┗[그게 그렇게 대단한 거예요?]

┗[대단하죠! 조사해보니가 도경지분이 30% JY엔터 매니지먼트 15% 나머지 55%가 소속사와 TOP.10 애들이 전속계약한 수입비율만큼 나누는 건데 14명의 애들 소속사도 못한 걸 박도경이 한거에요.]

┗[이젠 농담이 아니라 갓이다. 진짜로 갓이야.]

┗[확실히... ㄷㄷㄷ]

[우리나라 힙합은 좆됐다. 도경이 죽지 않는 이상 이젠 돈 자랑하는 가사 못 쓴다. 이렇게 멋있게 돈 쓰는 사람이 있는 데 돈 자랑 하면 졸부만 됨.]

┗[ㅇㄱㄹㅇ ㅃㅂㅋㅌ!!!]

┗[악! 뿜었다 X발. ㅋㅋㅋㅋㅋ 미친! 생각해 보니 그러네]

┗[인정! 이게 진짜 멋이지. 스웨그 외치는 힙찔이들 본 받으셈. 내가 힙알못이라도 도경이 졸라 멋있다는건 안다. 니들이 외치는 힙합이 이거 아니냐?]

[갓도경 찬양해라! TOP.10 애들 곡 죽여주게 뽑은 거 보소. 노래 개 좋다! 그냥 작곡가로 전업을 하라고 말하고 싶은데 노래도 오지게 잘 부르네. 게다가 연기까지 우리 도경이 몸이 남아나냐?]

┗[ㅋㅋㅋㅋ 인정. 다 잘하니까 한 몸이 부족하다. 분신술 배워야 할 수준.]

┗[그러게 이번에 영화까지 찍지 않음? 과연 영화는 어떨까?]

┗[임꺽정으로 연기대상 받은 갓도경 모름? 천만 관객 공약 걸었는데 진짜 찍을지도 모른다.]

┗[생각해보면 실패한 적이 없네. 하나같이 다 대박 진짜 천재라는 게 있는 건가?]

┗[천재 ㄴㄴ 갓 ㅇㅋ?]

┗[ㄷㄷㄷ 신급으로 격상한 거봐라. 이젠 섣불리 건들면 X될 듯. 연예계에 새로운 하느님이 생기는 건가?]

---

“갓이라...!”

피식.

수많은 찬양 댓글.

그 어느 때보다 인정받는 자신의 평가에 도경은 기분 좋은 미소를 띠며 힘껏 기지개를 피며 창문 밖의 펼쳐진 푸른 하늘을 바라보았다.

오늘은 [TOP.10 Project]의 숙소를 머무는 마지막 날.

길지 않았지만 농밀한 시간을 이곳에서 보낸 만큼 마지막이라고 하니 같은 풍경도 새삼스럽게 다르게 보이는 느낌이었다.

“조금만 더 기다려. 놀랄건 아직 많이 남아있다.”

휘이잉

사륵

푸른 하늘이 보이는 창문 아래 있는 하나의 책상.

그 책상 위. 창문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팔랑이는 흰색의 오선지의 새하얀 종이들을 보며 도경은 싱그럽게 웃음 짓는다.

(다음 화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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