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2화
박진용의 시작과 동시에 무대의 오프닝을 맡은 TOP.10 Project가 모습을 드러냈다. 오프닝인 만큼 뜨거운 출발을 위해 남성 [T.P.M] 첫 스타트를 맞이하였다.
[TOP.10 Project] TPM 「Story」
[너와 나의 거리가 가까워져 지는 순간
뜨거운 공기 온몸이 달아 와.
지금부터 시작되는 스토리.
You and my story
Don’t Stop. 멈출 수 없는 이야기.
심장이 멈추게 나를 끌어 안아줘 Baby~.]
와아!
꺄아아악!
시작부터 뜨거운 가사. 그리고 화끈한 퍼포먼스로 포문을 여는 강백현의 하드캐리에 여성 팬들의 비명 소리가 터져 나왔다.
첫 아이돌 시작부터 옴므파탈 컨셉이라니 생각지도 못한 선택. 보통은 내공이 쌓여야 시도할 수 있는 컨셉이지만 수많은 인지도 속 모두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비주얼과 실력은 그것을 가능케 했다.
‘우와아아! 소리 봐’
‘미친! 이건 진짜 말이 안 된다니까.’
‘아, 춤추는데 왜 이리 다리 후달리냐. 죽겠네...!’
‘으아아악! 기분은 좋긴 한데 왜 이리 어지럽지?’
신인으로서 첫 공식적인 무대. 그것도 7만 명 앞에서 무대를 가지다니 정말 말도 안 되는 상황.
[TPM] 멤버들은 젖먹던 힘까지 짜내며 최선을 다해야 했다.
최선을 다하더라도 후들거리는 다리를 부여잡으며 거대한 함성과 압박감 속에 짓눌리지 않고 버티는 것이 고작 이였다.
‘분해...! 너무 분하잖아.’’
[TPM] 멤버의 리더 강백현은 그저 아쉬웠다. 지금의 무대는 연습한 대로 무대를 펼칠 뿐 그 이상을 보여주지도 객석의 반응도 살필 여유도 없었기 때문이다.
자신들의 노래와 퍼포먼스가 상대에게 잘 전달되었는지도 제대로 파악조차 되질 않으니 스스로에게 실망스럽기 그지없었다.
방긋.
하지만 강백현은 웃었다. 실망스러운 속사정과 달리 자신을 지켜보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웃음 지어야 했기 때문이다.
몸은 무겁고, 숨은 차오르고 다리는 후들거리지만, 최대한의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 [TPM] 멤버는 목소리 높여 노래를 부른다.
[Oh Oh Oh~!
You & I
시작과 마지막처럼 뜨거운 온도의 마음.
너와 나의 스토리는 이어져 나갈 거야.]
남자의 오기.
[TPM] 멤버들은 첫 무대는 7명의 남자들의 뜨거운 열정과 오기로 가득 찬 무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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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10 Project] - TPW 「시작」
[그대와 꿈의 시작
마주 잡은 손가락에서 넘쳐흐르는 사랑으로]
내 마음의 자판기를 눌러 줘요.]
불이 켜져요.
깜빡이는 빛 사이로 외쳐줘요.
love me Cute me! Cute me Love me!
그대의 마음에 쿵 하게!]
우워워워!
여자는 강하다고 했던가? 남성 팀 [TPM] 멤버에 비해 여성팀 [TPW] 멤버들은 무대에서 날아다니고 있었다. 무대 위에서 [TPW] 멤버의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이돌의 매력이 잘 드러나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콘서트를 보러온 남성들이 미친 듯이 소리를 지르고 있는 것이 딱 봐도 [TPW]멤버에게 입덕을 하고있는 남성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성준이가 보고 있어! 창피한 무대를 보일 순 없지.’
‘오오! 반응들 봐 이 맛에 아이돌 하나? 헤헤.’
‘진짜 데뷔한 거야. 보고 있어 파파? 내가 해냈어.’
‘언니들만 따라가면 잘 될 거야.’
‘내가 작사한 노래... 너무 좋아!’
[품 안에 차오르는 마음
나에게 용기를 줘요. 기적으로 걸음을 옮기는 해피엔딩.
OH~! 모든 게 이루어질 거야.]
‘도경 선배님에게 피해가 되지 않게...!’
무대 울렁증을 앓고 있던 박수현이 7만 명이 되는 관중들을 바라보며 하나의 마음을 담으며 떨림 없이 고음을 내뻗었다. 이제는 망설임이나 두려움 따위는 느낄 수 없었다. 그녀의 마음속에는 흔들리지 않는 지지대가 존재하고 있는 까닭이다.
와아아!
생각지도 못한 박수현의 고음파트에 사람들은 놀라고 말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름다웠다. 거대한 스크린 안에 비추는 박수현의 모습은 반짝반짝하다 못해 빛이 나는 착각이 들 정도로 박수현은 빛나고 있었는데 그녀를 보자니 꽃이 개화한다는 표현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TOP.10 아이들의 무대였습니다. 모두들 큰 박수로 맞이해 주세요.]
짝짝짝짝!
“TOP.10! TOP.10!”
[TPM], [TPW]의 오프닝 무대가 끝나고 14명 아이들이 7만여 명의 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며 힘차게 인사를 올렸다.
첫 데뷔 무대이자 신고식은 그렇게 여러 가지를 낳으며 [Again]의 스타를 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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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실]
짝짝짝.
“잘했다. 노래도 좋고 저 정도 호응이면 확실하게 뜨겠네.”
“애들 기량도 좋아요. 첫 무대가 저렇게 큰 무대인데 실수 없이 잘 해낸 거에 박수주고 싶어요.”
“하긴 신인이 저렇게 큰 무대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게 쉬운 게 아닌데 말이야. 요즘 아이돌들 보면 어리지만 존경스럽기까지 하다니까. 그나저나 도경이는 어떻게 봤어? 명색이 프로듀서잖아.”
힐끔.
“어떻게 보긴...”
대기실에서 김우진과 이지원이 TOP.10 아이들의 무대가 무사히 끝남에 안도와 축하의 박수를 동시에 보내며 [TOP.10 Project]에 관해 소감을 나누었는데 이내 도경 쪽으로 고개를 돌려 그에게 무대 소감을 물었다. 그래도 명색이 [TOP.10 Project] 신곡을 작곡하고 프로듀싱했던 도경인데 그의 의견을 안 들어볼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도경의 소감은 의외로 짜기 그지없었다.
“딱 연습한 대로 했는데 뭐, 그럭저럭지. 백현이랑 수현이 이외에는 매력 어필이 다소 약했고 말이야. 첫 무대가 큰 무대인 것을 감안해도 연습한 것 그 이상의 것이 안 나워서 조금 아쉬워.”
“무슨 소리여요. 첫 무대 저 정도면 잘한 거거든요? 춤추면서 라이브로 실수 없이 한 건데 진짜 악마 아니에요?”
“가수가 라이브로 하는 건 당연한 거 아니야? 그리고 노래 좋은 거 못 들었냐? 이렇게 착한 악마 있으면 나와보라고 해.”
“윽. 진짜 왕재수라니까.”
“하하하! 그래도 도경이 욕은 하지 않았잖아. 나쁘지는 않았다는 거지.”
“네. 뭐 딱 그 정도죠. 어차피 저 애들은 지금이 시작이지 끝이 아니니까요. 더 성장할 거에요.”
“그래...”
미래를 내다보는 도경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김우진. 그는 씁쓸한 웃음을 지으면서 도경의 눈에 자신들이 어떻게 비출지 궁금했다. 성장이란 가능성의 단어가 자신들에게 포함되는지 궁금하지만, 한편으로는 두렵기도 해서 물어볼 수 없었다. 다만 확실한 건 조금이라도 자신이 나태해진다면 도경의 주변 사람들에게 단숨에 추월당할 거라는 사실과 도경의 기준에 머무르지 못할 거란 사실이었다.
“정말 더 노력해야겠다.”
중얼.
“그럼요. 노력 안 하면 저 녀석들 눈물 빠지게 혼낼 겁니다.”
“하하하. 혼나는 건 싫으니까 말이야.”
“네?”
“응?”
“아아... 크흠! 형은 잘하고 있어요. 아니, 뭘 제 신경을 써요. 그러지 마요. 불편하니까 말이에요. 충분히 자신에게 자신감 가져도 돼요.”
“그러냐?”
“네. 제가 보증합니다.”
“그거 다행이네. 솔직히 기쁘다.”
“형은 좀 건방도 떨고 그래요. 그러다가 나중에 재미없는 사람 될걸요?”
“하하하. 너처럼 건방 떠는 건 무리다.”
씨익.
귀를 쫑긋거리며 도경과 김우진의 이야기를 몰래 듣고 있던 [Go High] 멤버들은 질린 표정으로 그 둘을 바라보았다.
“저러니까 성준이가 항상 연습실에 처박혀 있지. 괜히 그러는 게 아니였어...!”
“기준이 뭐 이리 높아? 사실 연습한 것만큼 나온 거면 정말 잘 한데 말이야. 그나저나 성준이가 매일같이 닦달하던 연습 이상을 보여줘야 한다는 말버릇이 근원지가 바로 저기서 나온 거였구나! 악의 원흉이었어...!”
“헉! 우리도 도경의 희생자였단 말인가...!?”
“뭐래요? 그 연습 덕분에 지금의 저희가 있는 거거든요?”
도경을 향해 원망 섞인 눈길을 보내고 있는 자신의 멤버를 보며 성준은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그 수많은 연습 덕분에 스스로에 대한 실력과 자신감을 가지며 이 자리에 올 수 있는 것은 본인들이 스스로 알고 있을 터.
성준은 자신의 멤버들을 바라보며 그들이 들으면 경악할 이야기를 내뱉었다.
“솔직히 이번 콘서트가 끝나자마자 연습실에서 한동안 합숙하면서 트레이닝 하고싶은 심정이에요.”
“노, 농담이지.”
“농담 아닌데요. 저 형 옆에 있는 게 쉬운 줄 알았어요? 아! 말 나온 김에 진짜로 우리 단체로 외진 곳에 방 잡아놓고 다음 앨범 작업이나 할래요?”
성준의 권유에 멤버들이 기겁하며 서둘러 반대표를 들고 일어났다. 이번에 도경과 음원 겨루겠다고 앨범준비에 가루가 되도록 갈린 후유증이 아직 다 낫지도 않았는데 작업실에 박히자니 듣기만 해도 끔찍하기 이를 데 없었다.
“야! 이번 앨범 나온 지 얼마나 됐다고 그래? 그러기만 해봐 연락 끊고 잠수탈줄 알아. 결사반대!”
“나도 반대! 성준아 우리 연애도 하고 그래야지. 군대 가기 전에 연애 한번 제대로 못 하게 생겼다 이게 말이 되니?”
“호오. 연애 한 번 못 한다라... 다들 뚫린 입이라고 잘도 그런 거짓말을 하는군요. 다들 지금 열렬한 연애 중인 거 다 알거든요?”
“헉...! 그걸 어떻게...?”
“후후. 제가 아무 말 안 하니까 모르는 줄 알았죠? 그렇지만 그건 큰 착각입니다. 그룹의 흥망성쇠를 결정하는 멤버들의 연애사를 리더인 제가 모를 리 없지 않겠습니까. 사장님하고 면담 가기 싫으시면 딱 일주일만 고생해보죠.”
“......”
“누구야!? 누가 이 녀석이 말 못 하고 내성적인 막둥이라고 기 살려주자고 리더로 추천한 거야? 민용이 너였지? 네가 저런 악마를 탄생시켰어! 만족하냐?”
“아니. 다들 동의했잖아. 내 잘못이야? 그리고 성준이 너 어디서 형들에게 협박 질을...!”
“리더는 팀의 미래를 위해선 쓴 선택을 해야 하는 법이죠. 후후.”
“언제는 달콤한 선택을 하게 해줬냐!”
“음. 형의 두둑한 통장? 모든 수익을 N/1로 배분한 저의 공명정대함?”
“뭐라고! 이 자식 너 광고도 잘 안 찍잖아! 좀 많이 찍어오고 나서 말해!”
시끌벅적
갑작스레 엎치락뒤치락하는 성준과 [Go High] 멤버에 대기실은 금세 소란스러워졌지만 모두들 말리지 않고 지켜보고 있었다. 자신들이 보기에 싸움이나 다툼보다는 서로 간의 우애를 확인하는 행동 같았기 때문이다.
“뭐야. 되게 재밌게 노네?”
“그러게 사이가 좋은가 보다. 다행이야. 성준이가 낯을 많이 가리는데 저런 동료들이 있어서 말이야.”
“하긴 녀석이 까칠해서 그룹을 한다고 했을 때 걱정 많이 했는데 보니까 다들 다루기 쉬운 호... 아니, 순박하고 좋은 사람들이더라고요.”
‘잘하고 있어. 저런 녀석들은 우직한데다 뒤끝 없고 맷집이 좋아서 조련하면 할수록 빛을 바랄 거다.’
그 동생의 그 형이랄까? 도경은 [Go High] 멤버들을 달달 볶는 성준을 바라보며 흐뭇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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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벅저벅.
“GO High 선배님들은 괜찮으려나 몰라.”
“괜찮아요. 언니. 자주들 그래요. 성준이가 워낙에 멤버들을 쥐잡듯이 잡거든요. 저게 일상이에요.”
“그래? 되게 쿨 해서 그렇게 안 보이던데 되게 의외네.”
“오빠랑 저희 관계라고 생각하면 돼요. 성준이가 음악적인 부분에서는 사정 안 가리거든요. 멤버들 쥐어짜는 거 보면 괴롭히는 방식이 오빠랑 똑같다니까요.”
“윽...! 우리 성준 님이 그럴수가... 언니 아니죠? 농담이죠? 어떡하죠? 저, 탈덕 할 것 같아요.”
“그래 소희 네가 심했다. 비교해도 그런 악마랑 비교하냐.”
풋.
“다들 정말 친한가 보구나. 부럽다...!”
“네에?”
대기실을 나와 무대가 있는 방향으로 빠른 걸음을 옮기는 드림걸즈와 함께 걸음을 옮기던 러블리의 리더 하린이 그녀들의 대화를 듣더니 부러움을 드러냈고 그것을 듣던 드림걸즈 막둥이 멤버들이 경악하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부럽다니 언니 도경 오빠랑 녹음 작업하지 않았었어요? 어떻게 그런 충격적인 말을...?”
“혹시 하린 언니는 괴롭힘을 즐기는 취향?”
“응?”
도경의 손을 거쳐 갔다는 공통점이 여아이돌 그룹 드림걸즈와 러블리. 녹음 시 1대 1로 맨투맨 극한의 코치로 멤버 중 울지 않은 사람이 없다는 그의 혹독한 스파르타식 녹음 작업은 이젠 말하기도 입을 아플 정도였다.
툭.
“봐봐요. 언니만 그렇다고요. 나랑 미오 언니는 엄청 한 소리 들었었다고요.”
“그, 그래...? 나한테는 음악적으로 좋은 말만 해주던데 도대체 뭐가 맞는 거지?”
“뭐라고!? 그 인간이요?”
“으, 응. 나는 되게 즐겁게 녹음 작업했는데...?”
갑작스럽게 달려드는 드림걸즈 멤버에 하린은 얼굴을 붉히며 쑥스러운 듯 도경과의 녹음작업실에 있었던 이야기를 했다.
“진짜요?”
“진짜야. 좋은 이야기도 많이 해주고 칭찬도 많이 해줘서 되게 고마웠거든 나중에도 시간 되면 같이 작업하자고 권유도 해줬는데... 휴. 연락이 없더라.”
“헐! 뭐지? 뭐야? 이거, 무슨 상황?”
“저거(?) 다요.”
슥!
“으응?”
움찔.
항상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는 팡웨이가 길고 가느다란 검지로 하린의 한 신체 부위를 가리켰고 12명의 소녀가 그녀의 손가락을 따라 하린을 바라보았고 그녀들의 노골적인 시선에 하린은 얼굴이 새빨개진 채로 자신의 몸을 손으로 가렸다.
“오빠...”
“이건 차별이다! 차별이에요!”
“저건 이길 수가... 우유 많이 마실걸...!”
갑작스레 복도에서 난리가 난 여아이돌들의 모습에 스태프들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녀들을 바라보았지만 그들의 시선에도 도경을 향한 오해를 불태우는 드림걸즈 멤버들이였다.
하지만 도경에게 다행스럽게도 그녀들의 오해는 얼마 지나지 않아 곧 풀리게 된다.
(다음 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