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음유시인 현대로 귀환하다-278화 (278/357)

278화

“잘 들어 나쁜 새끼야.”

와아아-!

[뭐라고 말 좀 해봐.

그게 너의 진심이니?

나쁜 새끼.] - Say something (리아)

[그래. 진심이야.

내게 뭘 듣고 싶은 거야?

욕하고 싶으면 해] -Say something (도경)

도경과 리아 그라테의 듀엣 무대. 사람들은 즐겁게 그 두 사람이 펼치는 무대를 바라보면서 즐거워할 수밖에 없었다.

영화 배경을 본떠서 만든 세트장. 그리고 영화의 한 장면은 연기하며 노래를 시작하는 구성은 영화를 본 사람들이라면 반길 수밖에 없는 무대였기 때문이다.

“와아-! 바로 이어서 가는구나. 듀엣 하려고 노래까지 어레인지 까지 했네.”

“이대로 쭉 Again의 OST들을 부르려나 본데?”

“세트 퀄리티 봐라. 진짜 공 많이 들였다. 영화 배경하고 똑같아.”

“저 둘 투 샷 실화냐?”

세트장이 회전하고 [Again]영화 속 한 장면을 구현하는 또 다른 세트장이 나타난다. 보기만 해도 사치스러운 장치. 정말 무료공연에서 나올 수 없는 엄청난 퀄리티에 사람들은 놀라면서도 도경과 리아를 향해 연신 감탄하였다.

[누구 보다 빛나는 별.

너희들이 나를 숨기고 싶어도 나는 빛나.

누군가의 별. 누군가의 희망. 누군가의 꿈 그게 바로 나야.

나는 락 스타-!] - I’am Rock Star

[자, 다시 미안하다고 얘기할게.

Sorry. 내가 실수했어.

멍청한 짓을 저질렀지 안 그래?

사과할게.

Sorry Sorry Sorry Sorry~.]

사람이 실수할 수 있잖아.

Again! 다시 시작해!] - Again

영화에서 나오는 OST를 순서대로 듀엣으로 보여주는 도경과 리아. 이쯤 되면 관중들이 이번 콘서트를 열어줘서 고맙다고 해야 할 지경이었다.

그것을 모르지 않는지 관중들은 도경과 리아에게 연신 뜨거운 호응을 보내며 연신 찬사를 내뱉었다. 조금이라도 자신들이 고마워하고 있다는 마음이 전달되기 바라면서 말이다.

“와아아아-!”

“무대 실화냐? 너무 끝내주잖아! 우와아!”

“미쳤다! 미쳤어! 이런 무대를 공짜로 보다니 꿈만같아!”

“하룻밤 내내 기다린 보람이 있어.”

“사랑해요-! 리아 & 도-!”

쓸쓸하고 고독한 「Pain」

연인들이 서로 싸우는 것처럼 불러주는 「Say something」

최고의 끝. 천상천하 유아독존처럼 누비는 「I’am Rock Star」

실수해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마법의 단어 「Again」

도경과 리아의 무대는 한편의 뮤지컬 작품을 감상하는 것과 다름없었다.

실시간으로 즉흥 연기를 이어가며 각 세트장 위에서 연기를 펼쳐가며 듀엣을 부르는 도경과 리아의 모습은 정말 꿈만 같았다.

“대단하구나 도경아. 저, 세계적인 팝스타와 함께 무대를 꾸미다니 말이야...”

무대 위의 도경과 리아. 두 남녀를 황홀하다는 듯 바라보고 있는 박진용의 두 눈은 쉴 새 없이 좌우로 흔들렸다. 꿈만 같지 않은가? 아시아인이 세계적인 팝스타와 자연스럽게 무대에 서 있는 도경의 모습이 말이다.

국뽕일수도 아니, 국뽕이 맞을 것이다.

한국에 태어난 가수가 세계적인 스타와 나란히 서 노래를 부르는 모습. 그것은 박진용으로선 꿈에나 그리던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래... 인생 한번 살지 두 번 살겠어?”

도경과 리아의 모습을 바라보며 박진용은 무언가를 결심하며 하늘을 바라보았다.

쾌청한 밤하늘. 반짝이는 별.

그것을 보며 무엇을 생각하는지는 오로지 박진용만이 알 것이다.

---

“실화냐...”

“허...”

S-live

【Again Concert】 -(Live)

[플레이]:15,570,942

[좋아요]:200,731,429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는 카운트 숫자.

도경의 S-live 채널의 상황파악을 위해 카메라가 있는 곳에서 노트북을 펼치고 모니터링 하고 있는 [JY]직원과 S-live 운영하는 사이트에서 파견된 카메라 담당 팀원들이 아연실색한 표정으로 현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다.

“팀장님 이런 조회수 보신 적 있으세요?”

“어, 없지. 천만이 넘는 조회수라니... 문제 없으려나?”

“뭐, 재생횟수만 남는 거니까 괜찮지 않겠어요? 실제로 보는 사람은 많이 쳐도 절반 정도겠죠.”

“절반이라도 몇백만 만이거든? 지금 네가 얼마나 터무니없는 말을 하는 줄 알아? 혹시라도 모르니까 회사 측에 기술팀하고 연락해서 문제가 될 여지 없는지 물어봐.”

“어, 좀 전에도 물어보지 않았나요? 괜찮다고 언질 받았었는데...”

자신의 직원의 태평한 말에 어이가 없다는 듯 바라보던 팀장은 그에게 이 폭주하는 조회수에 방송이 문제가 되지 않는지 사이트 쪽으로 문의하라 말했지만, 그의 주문을 받은 부하직원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어, 좀 전에도 물어보지 않았나요? 괜찮다고 언질 받았잖아요.”

“불안하니까 다시 물어보라는 거잖아! 그때는 700만 정도였잖아. 지금 그 두 배라고? 자꾸 얼타는 소리하고 앉아있을래? 무슨 일 생기면 네가 책임질 거야? 여기에 걸려 있는 광고만 몇 개인 줄 알아? 조금이라도 실수하다간 우리 모가지 날아가는데 그냥 멍하니 있을래?”

화들짝.

“아닙니다-! 당장 물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어휴. 저 자식 3년 차 되니까 빠져 가지고는...! 언제 한번 날 잡아서 정신교육 해야겠어. 예전에는 빠릿빠릿한 맛이 있었는데 말이야.”

서둘러 조용한 곳으로 달려가는 부하직원을 보며 짜게 식은 눈으로 바라보던 팀장은 고개를 돌려 노트북을 바라보고 있던 [JY]엔터 직원을 바라보며 말을 걸었다.

“거, 왜 이리 조회수가 폭주하는지 원인 찾았습니까?”

“네 감독님 그게... 각 팬덤에서 입소문이 터진 것 같습니다.”

“하? 그거야 미리 공지한 콘서트 게스트들 때문에 예상한 바 아닙니까. 초반에는 분명 이 정도까지 아니지 않았잖아요.”

“그게... 게스트들의 팬덤이 아닙니다.”

“네?”

“지금 콘서트에 온 연예인들의 팬덤들이 유입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뭐라고요?”

그의 말에 놀란 표정을 짓는 팀장은 [JY]엔터 직원이 가리키는 노트북의 모니터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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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아.. 태준이 따라 나도 갈걸... ㅠㅠ』 - 빅 아이돌 서강한

『난리 났다-! 하루종일 기다린 보람 있습니다. 여러분! 저는 방송 접습니다. 순수하게 공연을 즐기고 싶네요. 보니까 S-live에 방송하고 있네요. 공연 보고 싶은 사람들은 그쪽으로 가세요.』 - 1인 미디어 크리에티브 대사서관

『SNS잘 안 하는데 자랑스러운 후배 님들 홍보하고 싶어 킵니다. 대한민국 가요계의 미래는 밝습니다 파이팅!』 - 가수 양태섭

『도경이 형님 너무 멋있습니다-!』 - 인피니티 스톤

『전무후무한 공약입니다. 공연 스케일 엄청나요!』 - 영화배우 한선영

화제의 콘서트 [Again:Kyle&Ria].

사람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은 만큼. 사람들은 콘서트에 참여하면서 자신의 SNS에 자랑 아닌 자랑을 올렸고 그중 연예계 종사자들의 SNS는 엄청난 파급효과를 낳고 있었다.

콘서트에 참여한 것에 인증샷을 올리며 열광하거나 콘서트에 참여하지 못함을 아쉬워하는 연예인들의 모습에 대중들의 호기심을 자극한 것이었다.

콘서트에 관심이 없던 사람도 대체 얼마나 대단하길래 이 난리인지 확인을 위해 도경의 S-live로 들어왔고 그것은 모두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하게 만드는 기염을 터트렸다. 그리고 이 사실을 전해 들은 광고주들은 함박웃음을 터트렸다.

“으하하하! 대박이에요 대박! 지금 조회수가 1500만이 넘었답니다.”

“허허허! 역시 명불허전이구먼. 광고효과 말도 못 하겠군.”

“그러게 말입니다. 조금 건방지지만 그래도 받은 만큼 제대로 일해주는군요.”

무대 곳곳에 PPL 상품들과 다음 게스들의 무대를 준비할 때마다 자신들의 회사 제품의 광고가 흘러나오는 S-live의 인터넷 방송을 떠올리는 그들은 매우 흡족해하며 눈빛을 반짝였다. 투자한 만큼 만족스럽게 효과가 돌아오는 물주는 그들에게 있어 사랑스러운 존재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 대세라고 정평이 나 있는 도경을 직접 겪어본 그들은 명불허전이라는 말이 괜히 생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박도경을 잡아야 한다!’

---

[다시 시작하자!]

퍼어엉!

와아아아-!

세트장 아래로 뛰어내린 도경과 리아! 그리고 터져 나오는 폭죽에 운동장은 떠들썩하게 환호성으로 가득 채워진다.

[Again! 다시 시작하자.

잊어버리는 거야.]

“Again~!”

『Again~!』

쿵!

[사람이 실수할 수 있잖아.

Again! 다시 시작하자!]

[Again-!]

『Again!』

쾅!!

서로의 노래에 ‘Again’이란 추임새를 넣어주는 두 사람. 그리고 그런 두 사람의 추임새를 따라 하는 관중들은 서서히 흥이 오르는 것을 느끼며 도경과 리아의 노래를 따라 부르기 시작했다.

[욕설을 내뱉듯 외쳐도 돼.

Again! 내게 마법의 단어를 읊어줘.

다시 시작하자!

다시 시작하고 시작해!]

쩌렁쩌렁!

“...!”

일명 떼창.

가수들의 노래를 관중들이 함께 따라부르는 현상이 벌어지고 만 것이다. 전의 노래들은 뮤지컬 같은 도경과 리아의 노래의 흐름을 끊지 않기 위해 자제했지만, Again의 노래가 끝이라는 것을 아는 관중들은 이젠 스스럼없이 노래를 따라부르기 시작한 것이다.

‘대단해. 그렇지만 조금 방해되는걸?’

‘하하. 조금 그렇지?’

척!

갑작스럽게 들이닥치는 관중들의 떼창에 살짝 당황한 리아는 도경과 이어왔던 듀엣의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것을 느끼며 곤란한 듯이 도경을 바라보았고 도경은 그녀의 눈빛에 웃음 지으며 왼손의 검지를 하늘로 치며 올리며 신호를 주었다.

‘그럼 좀 더 높이 올려보자고!’

‘Okay-!’

떼창이라는 게 가수들에게 감동을 주기도 하지만 노래의 몰입감과 흐름을 깨는 부작용도 있기에 도경과 리아는 여기서 한층 더 높이 뛰어올라야 한다는 판단을 짧은 순간에 내렸다.

[수 없이 Again을 외칠 거야.

너와 함께 하는 순간을 얻을 수 있다면 말이야.

OH~] - Kyle&Ria

0.1초 순간의 찰나.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들의 노랫소리를 지키고 관중에게 전달하고 싶은 가수로서의 욕심과 그들의 본능이 짧은 순간 많은 것을 이루어내었다.

노랫소리를 키우며 즉흥적인 두 사람의 애드리브 하모니 향연에 모두가 떼창을 멈추게 만든 것이다.

“...!”

손댈 수 없는 언터쳐블(Untouchable).

관중들은 본능적으로 느끼는 순간이었다. 저 두 사람의 노래에 자신들이 껴드는 것은 안된다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알았다. 자신들에게 허락된 것은 오로지...

와아아-!

환호성을 지르는 것뿐이라는 것을 말이다.

---

와아아아아.

“하아.. 하아...!”

“후우.”

영화 한 편을 구현한 무대는 그렇게 끝이 나고 땀을 흘리는 리아와 그런 리아에게 자신이 마신 생수를 건네는 도경. 리아는 도경이 건네는 생수를 시원하게 들이키며 호흡을 고르고 있었다.

“.....”

그런 두 사람을 관중들은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 노래가 끝났음에도 아무런 말을 던지지 않는 도경과 리아를 기다려주고 있는 것이었다.

그 묘한 공백과 여운이 독특하기 그지없었는데 7만여 명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서 여유롭게 아무 말 없이 자신들의 상태를 점검하는 도경과 리아의 모습은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격이 다르다고밖에 말로 표현을 못 했다.

자신들을 신경 쓰지 않음에도 오히려 그것이 특별하게 느껴진다니 그것을 격이 다르다는 표현 이외에는 적당한 표현을 떠올릴 수 있겠는가?

스윽.

[이거...]

관중들 모두가 도경이나 리아 둘 중 아무나 말을 걸어주길 원하는 가운데 그들의 염원을 알았는지 수건으로 가볍게 땀을 닦은 도경이 손에 쥐고 있던 마이크를 들어 올려 긴 침묵을 깼다.

모두가 도경이 무슨 말을 건넬까 고대하는 가운데 도경은 예상치 못한 말을 꺼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오졌다.]

“...!”

[개 오졌다. 무대 진짜 끝내줬다. 인정?]

오지다니 인정이라니! 이 얼마나 경박한 표현이란 말인가?

정말로 예상치 못한 도경의 첫 마디에 누군가는 이마를 부여잡았고 누군가는 웃음을 터트렸으며 누군가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도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7만여 명. 1500만 명이 보는 앞에서 오지다란 표현을 쓰다니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었다.

완벽한 무대를 보여놓고 경박함으로 장식하다니 다 된 밥에 재 뿌리는 것도 정도가 있지 어떻게 보면 대참사일 수도 있는 일이었다.

[오졌다? 그게 무슨 말이야?]

[멋있고 훌륭했다는 한국의 고유 감탄사야.]

[좋은 말이네.]

끄덕.

“좋아...”

도경의 설명을 들은 리아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무언가 생각에 잠기다 이내 웃음 지으며 마이크를 들어 올려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관중에게 힘껏 손을 흔들며 외쳤다.

[오졌다! 여러분 모두 뜨거운 호응 오졌다. 모두 고마워요!]

“......”

‘응. 그거 아니야...!’

영어와 오졌다의 끔찍한 혼종의 탄생.

자신들을 향해 해맑게 웃는 리아의 모습에 관중들은 하나같이 안타까움이나 죄책감에 가까운 감정을 느끼며 그녀의 미소를 외면할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게 왠지 모르게 한국인 대표로서 리아 그라테에게 사과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였다.

“흐흐! 급식체를 쓰는 팝스타라 이거 기사 되겠는걸?”

찰칵!

【오졌다】

대한민국에 탄생한 급식체가 세계적인 팝스타를 더럽힌 역사적인 순간이 한 기자의 카메라에 고스란히 찍혔다.

(다음 화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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