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음유시인 현대로 귀환하다-281화 (281/357)

281화

7만 명이 가득했던 콘서트가 끝이 나고 연예계는 도경이 열었던 콘서트로 뒤집히고 말았다.

【또다시 일내는 박도경 전무후무! 유례없는 무료 콘서트.】

【하루 조회수 2천만. 음원 사이트 어게인 콘서트에 쏟아지는 신곡에 점령당하다!】

【한류의 진정한 시작. 대한민국 가요계의 미래 가능성을 보여준 콘서트!】

【한국은 좁다! 공식발표 박도경 세계진출 선언!】

찬사. 그리고 또 찬사로만 가득한 기사들로 [Again] 콘서트는 연예계란을 가득 채웠다.

전 국민의 사랑을 받고 뽑힌 TOP.10 Project의 성공적인 데뷔와 걸그룹 [드림걸즈]와 [러블리]의 활약은 눈과 귀를 즐겁게 했으며 한국 가요계의 선두에서 한류를 이끌어가는 아티스트 들의 무대는 많은 이들의 감탄을 이끌어내었다.

콘서트를 본 사람들은 SNS에 자신이 직접 본 콘서트를 빠짐없이 인증하였는데 그것이 연예인, 기자, 심지어 정치가까지 등장하여서 사회적인 이슈를 낳았다.

Again의 콘서트가 시사 언론에서까지 언급할 정도니 가히 그 열기가 얼마나 뜨거운지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와... 이걸 이제 보네요. 얼마나 대단하길래 이리 시끄럽게 구나 했더니 콘서트 미쳤네요.]

┗[그걸 지금 보심? 난 어제 실시간으로 영상 봤는데 진짜 장난 아니더라.]

┗[ㅇㅈ 진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다.]

┗[헤헤! 전 현장에서 직접 봤는데 역대급으로 최고였습니다. 집에 갈 때 다리 풀려서 택시 타고 감.]

┗[개 부럽다 ㅠㅠ 저도 지금 영상 봤는데 갈 걸 그랬어요.]

┗[ㄴㄴ 갔어도 사람들 엄청 많아서 ]

역시나 제대로 뻥 터진 만큼. 공연이 끝났음에도 도경의 콘서트는 열기를 잃지 않고 뜨거운 인기를 구사하는 중이었다.

넷상이든 오프라인이든 도경이 연 콘서트는 사람들에게 화제의 이야깃거리였고 도경의 콘서트를 보지 못한 사람들은 그 콘서트가 얼마나 대단한지 확인하기 위해 도경의 S-live 채널에 직접 찾아와 영상을 보러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뒤늦게 콘서트를 본 사람들은 또 한 번 뜨겁게 야단법석을 떨며 자신의 주변 사람들에게 콘서트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돌고 도는 선순환. 이제는 도경이 연 콘서트에 대해서 모르면 간첩이 되는 분위기가 그렇게 만들어졌고 도경을 둘러싼 반응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우리는 지금 전설의 시작을 보는 것이 아닐까?】

『필자는 K-pop의 팬이다. 70년대의 락을 듣고 자랐으며 대학 시절에는 통기타를 붙잡으며 팝송과 포크 음악을 흥얼거리며 청춘을 보냈고 90년대에는 한국 대중가요의 황금기를 거쳤으며 2000년대에 한류를 꿈꾸는 시대를 목격하고 있다.

이 조그마한 나라가 지닌 작은 시장의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고 독자적으로 이루어낸 한류라는 형태를 만든 것은 놀라운 것이었지만 그 이면에는 다양성을 포기하고 위험을 최소로 줄인 획일적인 시스템에서 탄생한 아이돌이 판치는 K-Pop이란 뒤틀린 생태계가 놓여 있었다. 그것을 알기에 필자는 안타까움으로 한국 대중의 가요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분명히 말하지만, 아이돌들과 그들이 만들어 놓은 시장을 비하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생존을 위해서 다양성을 무시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해야 했던 대중가요의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말하고자 하는 것일 뿐이다.

아이돌이나 힙합. 그리고 행사가 없으면 먹고 살기도 성공하기 힘든 것이 한국 가요계의 현실을 말이다.

그래서일까? 이제는 모두들 아티스트의 가치관과 음악을 논하기보다 얼마나 성공을 하고 얼마나 벌었는지만 따진다. 그럴 수밖에 없다. 자신의 음악이 아닌 성공하기 위해 만든 음악을 만드는 데 성공 이외에 무엇을 논하겠는가?

그런 아쉬움의 나날 속에 예상치 못한 흐름의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처음의 시작은 [Go High]의 지성준이었다. 데뷔하자마자 혜성처럼 빌보드에 입성. 거품이 아닌 진정한 한류의 힘을 과시하며 사장되었다고 생각했던 밴드붐을 일으켰고 곧이어 그를 따라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솔로 아티스트인 [I]이지원과 [Jin]김우진의 등장은 아이돌이 아닌 솔로로도 성공할 수 있다고 좋은 본보기가 되어 주었다.

그뿐 만이 아니었다.

천편일률적인 아이돌들 또한 요근래에 새로운 변화를 도모하기 시작하는 활발한 움직임들이 목격되고 있었다.

아이돌 그룹 안에서 음악성을 겸비한 아티스트로서 인정받고자 하는 멤버들이 다수 출몰하여 위험을 무릅쓰고 도전적이고 실험적인 시도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음악과 K-Pop을 사랑하는 필자는 이 유례없는 현상을 흥미롭게 여겨 볼 수밖에 없었다.

평소 보지 못한 새로운 흐름과 변화는 그냥 오지 않는 것을 아는 까닭이다. 분명. 이 현상에는 무언가 원인이 있고 변하는 계기가 되는 시작점이 존재한다.

그렇게 일어난 흐름을 거스르고 거슬러서 도달한 시작점. 그곳에서 한 존재가 자리잡고 있음을 필자는 발견하고 말았다.

모두의 시작점.

얼굴 없는 작곡가 [Kyle].

그 작곡가는 3년 뒤에 연예계에 얼굴을 내비치며 [도경]이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시작했고 각종 예능에 활약. 아이돌 전문 예능 MC까지 맡으면서 아이돌들에게 음악적으로 영향력을 끼치기까지 이른다.

그사이에 드라마의 주연을 맡아 첫 작품부터 연기대상을 타고 동시에 연기, 예능, 음악 종류별로 신인으로서 휩쓸 수 있는 상이란 상을 다 휩쓸기까지 그야말로 폭풍이었다.

그렇게 얼굴 없는 작곡가에서 혜성같이 등장한 거물 신인으로 등극한 도경의 다음 행보에 모두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을 때. 그다음 행보는 모두를 황당케 했다.

무명의 신인 감독의 독립영화에 출연하기로 한 것. 모두가 그 선택을 잘못된 선택이라 우려를 보냈지만, 그것을 비웃듯이 도경은 14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신화적인 성공을 이루며 단숨에 명실상부한 탑스타로 자리매김한다.

독자노선을 걸어간 한 사람이 이루어낸 결과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괴랄한 결과와 영향력이다.

예능, 연기, 음악 스타성까지. 다재다능을 넘어서 다방면의 말도 안 되는 천재성을 증명한 존재가 도경이었다.

대단함에 대단함을 더해 태어난 것이 도경이란 존재가 아닐까. 필자는 요즘 들어 자주 그리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대단한 인물이 의미심장한 말을 꺼내었다.

[큰물]

도경이 바라보고 있는 눈에는 세계가 놓여 있는 것이었다. 정말 대단한 젊은이가 아닌가? 탄탄대로의 성공 가도를 버리고 새로운 도전을 택하니 말이다.

필자보다 한참 어린 연배이지만 편한 길을 가지 않고 매 순간 도전을 하는 그의 선택은 한 사람으로서 존경심이 들 지경이다.

그리고 무엇 보다 설레는 자신을 발견한다. 이번에는 세계를 향해 도전장을 내민 도경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말이다.

필자가 지녔던 K-Pop에 지녔던 안타까움은 어느새 희망과 설레임으로 바뀌어 있었다.

한 사람의 팬으로서 필자는 도경의 도전을 지지하며 응원한다.』 - 칼럼니스트 이자 음악평론가 허재웅.

┗[인정 합니 다요! 세계로! 미국으로 가즈아!!!]

┗[이렇게 읽으니 새롭게 와닿네요. ㄷㄷㄷ 진짜 말도 안 되는 위인? 이었구나.]

┗[이거 허재웅 칼럼 맞냐? 음악에 까다로워서 대세 아이돌이던 뭐건 간에 들이받는 사람인데 이글은 잡지 페이지를 빼곡 채우는 글에 애정이 넘치네.]

┗[크~ 클라스 오지고요.]

신격화(神格化)

인기가 정점에 올라오면 찾아오는 특이점. 그것이 도경을 향해 찾아오고 있는 것이었다.

[노래 마지막 뭐냐? 숨을 못 셨다.]

[이거는 미쳤다. 이걸 뭐라고 얘기 해야 하냐?]

[저 정도였나? 정말 한국에 몸담기엔 좁을지도...]

[먹힌다! 이건 먹힐 거야-!]

[Bad blood 개---좋아!]

특이점을 불러일으킨 것은 다름 아닌 도경의 노래 덕분이었다.

7만여 명의 숨을 죽였던 그 압도적이고 신비한 노래.

사람들은 도경을 인정하다 못해 그의 위치를 천상계로 격상시키는데 망설이지 않았다.

[도경의 노래를 들었다고 생각하는가? 그 생각은 틀렸다. 라이브로 직접 들어봐야 진짜를 안다.]

[소극장에서도 도경의 노래를 들었지만, 콘서트에서 부른 라이브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차이가 났다. 소극장에서 부르는 건 연습이라고 말했던 도경의 말은 농이 아닌 진심이었다.]

[무대 크기와 청중의 숫자만큼 힘을 발휘하는 가수.]

[무언가가 다르다. 듣는 순간 영혼이 사로잡힌다.]

타다다닥.

많은 사람이 도경의 그 신비스러운 노래를 논하고 있었고 사로잡혀서 극찬하기 바쁜 와중 결국 도경의 노래를 수식하는 끝판왕이 등장하고 말았다.

「신의 목소리」

장난스럽게 치켜세웠던 예전과 달리 이번에는 진심으로 경탄해서 마지못해 나온 칭송에 누군가는 이에 대해서 너무나 오버한다고 말을 하였지만, 콘서트 현장에서 도경의 노래를 라이브로 직접 들은 사람들은 절대로 과장된 표현이 아니라 주장하였다. 그것도 딱 한 마디로 말이다.

“직접 들어보면 알아.”

피식.

그것이면 충분했다.

반박하는데 구구절절한 말이 필요 없다. 직접 그 노래를 듣는 순간 그 말이 과장이 아닌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 흔들림 없는 완고한 태도와 담백한 반응에 사람들은 자신들의 마음속에서 반발심보다 호기심이 앞서는 것을 발견한다.

“얼마나 대단하길래 모두가 하나같은 반응이지?”

“진짜 그 정도일까?”

“오글거리게 신의 목소리는 무슨~ 지금 시대가 어떤 시대인데 정도껏 해야지...”

특별하고 특별한 노래.

주변의 평가를 믿지 못하는 자와 믿는 자. 많은 말들이 오가며 도경의 노래에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었지만 한 가지는 분명했다.

‘젠장 듣고 싶잖아-!’

도경의 노래는 이미 세상에 나와버렸고 그 노래는 사람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끼치고 있었고 사람들을 홀리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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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

“아니! 뭐가 급해서 벌써 가려고 하니? 더 좀 휴식을 취해야 하지 않겠니?”

“할 것도 없이 놀아서 뭐하겠어요.”

“노는 게 아니라 요양해야지-! 무슨 병원에 퇴원하자마자 미국행을 가는 게 말이 되니?”

실랑이하는 두 모자.

걱정하는 마음에서 자식을 말리며 잔소리하는 어머니의 모습은 주변에서 한 번쯤 볼법한 풍경이지만 당사자인 아들은 주변의 모이는 시선에 핼쑥한 표정을 지으며 황급히 그녀의 행동을 만류했다.

“엄마 목소리 줄여요! 모양 빠지게 사람들이 들으면 어쩌려고 그래요?”

“들으라지. 엄마가 아들 걱정하는데 창피하니?”

“아아. 제발 아들 체면 좀 생각해 줘요.”

“네 얼굴이나 보고 그런 이야기하렴. 그 꼴로 미국행은 무슨 미국행이니.”

“하하하 엄마도 참...”

공항에서 실랑이는 벌이는 두 모자는 바로 도경과 그녀의 어머니인 서단비 여사였는데 도경은 쓴웃음을 흘리며 그저 이 난감한 상황을 어떻게 타파할지 고민에 빠졌다.

“너무 걱정하지 마시라니까요. 저 괜찮으니까 말이에요 네...!”

긁적긁적.

“얘 상처 건드리지 말라니까? 흉 지면 어쩌려고 그래?”

복잡한 심경에 평소처럼 자신의 얼굴을 긁적인 도경. 그것을 바라보고 있던 서 여사가 화들짝 놀라 다시 한번 도경에게 잔소리를 퍼부었다.

이마와 왼쪽 뺨. 턱밑에 더덕더덕 붙어 있는 반창고들 그렇다. 지금 도경의 얼굴 상태가 말이 아니었다.

분명 무언가 사고가 난 듯싶은데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제길 하필 정면으로 계단에 곤두박질칠 게 뭐야? 재수가 없었어.’

열창을 다 하며 콘서트를 마친 도경이 무대 뒤에 있는 계단을 내려오는 순간 발을 헛디뎌 일어난 불온한 사고.

아마도 원인은 7만 명 앞에 자신의 힘을 전력으로 사용한 것이 이유일 것이다.

“이러니 내가 안심하고 보낼 수 있겠니. 이렇게 불안해서야...! 엄마는 네가 독립하는 게 아직 이르다고 갑자기 생각이 드는구나 그리고 또...!”

“어, 엄마 제발 그만...”

푸욱.

돌고 도는 끝이 날줄 모르는 서 여사의 쳇바퀴같은 잔소리 폭풍에 도경은 결국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아, 쪽팔려...!’

한없이 쪽팔리고 쪽팔린 도경. 그도 그럴 게 그렇지 않겠는가?

세계를 향해 멋지게 포부를 들어내자마자 계단에 굴러 기절한 것도 모자라 많은 사람이 지나다니는 공항에서 어머니에게 소박맞고 있다니 전설을 지향하는 남자로서 하나부터 열까지 모양이 빠지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어, 엄마 나 이러다가 늦겠어. 이젠 갈게요! 진짜 괜찮으니까 너무 걱정 말고! 그리고 아부지는 저 올 때까지 건강 잘 챙기면서 가족 잘 지키고 계세요. 믿는거 알죠? 그럼 이만 가볼게요! 두 분 다 사랑합니다!”

붕붕!

후다다닥!

“이 녀석!”

“허허허! 잘 다녀오거라.”

“네! 다녀오겠습니다!”

세계를 향한 도경의 첫 걸음.

의미 깊은 첫 여행의 순간은 어쩌다 보니 쪽팔림을 피하기 위한 도주행이 되어버렸다.

역시나 도경. 하나부터 열까지 평범하게 가지 않는다.

(다음 화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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