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9화
“이벤트를 벌여서 앨범을 팔고 있다고?”
“네.”
“그것도 팔씨름과 다트로 벌인 이벤트로 300장 넘게 팔았다고?”
“4천730달러니까. 정확히는 373장 되겠습니다.”
“뭐, 그런... 또라이같은...!”
‘273장이라고? 이걸 믿어야 해?’
아말리 아레나 경기장에서 제공해준 대기실에서 로시난테 멤버들과 공연준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앤디는 자신의 가더가 전해오는 이야기를 듣고는 인상을 찌푸리며 물었다.
웨인이 데려온 카일이라는 신인을 염탐해오라고 시켰던 가더에게 예상치 못한 소식이 들려왔기 때문이다.
고된 여행길에 지쳐 쓰러져도 모자랄 판국에 자신의 콘서트에서 요상한 이벤트를 벌이는 도경의 일행들 이야기를 듣자니 짜증이 치솟아 올랐다.
“대단하네. 이름도 없는 무명의 신인이 남의 콘서트장에서 300장 가까이 앨범을 팔다니 말이야.”
‘우리가 무명시절엔 앨범을 몇 개나 팔았더라?’
웨인을 미워하는 앤디와 다르게 도경 일행에게 악감정이 없는 리암은 도경의 일행들 활약을 들으며 순수하게 감탄했다. 무명의 신인이 남의 콘서트에 와서 자신의 앨범을 300장 이상 파는 것은 어려운 일이면서 대단한 일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흥! 대단하기는! 그런 방법은 결국 밑바닥에 한계가 드러나게 돼 있어.”
“......”
“젠장! 내 콘서트에서 그딴 웃기지도 않는 짓을 저지르다니. 체면만 구기는 것도 정도가 있지!”
쾅!
가뜩이나 짜증이 나는데 눈치 없이 감탄하는 리암의 말에 앤디가 급작스럽게 화를 내며 자신의 앞에 있는 테이블을 걷어찼다.
퉁퉁.
주르르륵.
테이블 위에 있던 푸른색의 에너지 드링크가 바닥을 구르며 연신 바닥을 적시고 있었지만, 대기실에 있는 그 누구도 그것을 신경 쓰지 않았다. 지금 앤디의 기분이 매우 저조하다는 사실에 연신 눈치를 살피기 바빴기 때문이다.
꿈틀.
갑작스레 싸해지는 분위기. 리암은 자신의 동생의 돌발적인 행동에 미간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앤디...! 너 스태프하고 멤버들 앞에서 그게 뭐 하는 짓이야? ”
“뭐? 기분 나빠서 걷어찬 게 그리 나빠? 그리고 내가 주변 사람들하고 멤버들한테 뭐라 한 게 아니잖아?”
“너 지금 그게 말이라고...”
“쯧! 다들 뭐라고 말 좀 해봐. 내 행동에 유감이라도 있는 사람?”
움찔.
또다시 시작될 것 같은 형의 잔소리에 앤디가 자신들의 눈치를 보고 있던 스태프와 멤버들에게 총대를 돌렸다.
“으응? 아니. 뭐 유감이라고 할 정도까지야... 나는 괜찮아.”
“패트릭 너는?”
“그, 그럼 우리가 앤디 너에게 불만을 가질 리 없지. 리암~! 우리는 괜찮아.”
“......”
“봐봐. 모두들 아무런 문제도 없잖아.”
씨익.
주변 스태프와 자신 동료의 반응에 의기양양하게 웃음 짓는 앤디를 바라보며 할 말을 잃은 리암의 표정은 아까보다 더욱 안 좋아졌다. 앤디의 눈치를 보는 사람들과 비위를 맞추는데 급급한 동료들의 모습에서 깊은 회의감을 느끼었기 때문이다.
‘이런 건 밴드가 아니야.’
이런 상황이면 상황일수록 예전의 원년멤버들이 떠올랐다.
사고도 많이 치고 짓궂은 장난과 유치한 이유로 서로 치고받으며 거친 욕설을 내뱉었지만 그립고도 그리운 옛 동료들을 말이다. 서로들 개성 강한 성격으로 많이들 부딪혔지만, 그 당시에는 지금과 달리 서로들 솔직하고 자유롭게 자신들의 생각과 감정을 이야기할 수 있었다.
그 반면 자신의 앞에 서 앤디의 눈치를 보고만 있는 지금의 멤버들은 어떠한가? 저들은 그저 밴드 사운드의 향상을 위해 구해놓은 부속품 같은 존재일 뿐이었다. 세션 멤버라는 언제든지 쓰고 갈수 있는 편리한 부품 같은 존재 말이다.
‘내가 멍청했어! 그때 조금만 더 참아서 멤버들을 붙잡아야 했어...!’
온종일 서로를 향해 죽일 듯이 욕하고 싸우는 앤디와 동료의 틈 사이에 이리치고 저리 치이는 것에 지쳐서 무기력하게 원년 멤버들을 떠나보냈던 자신의 과거가 그저 원망스러울 정도로 리암은 지금의 밴드의 상태에 대해서 후회하고 있었다.
벌컥!
“하하하! 다들 잘 쉬고 있어? ...응? 뭐야? 분위기 왜 이래?”
“로, 로먼 씨!”
“지금 앤디 표정 왜 저래? 내가 그렇게 말했건만...! 패트릭, 사일러 너희들 또 뭐 앤디 비위거슬리 게 한 거 있어?”
“아, 아닙니다.”
“저희가 그럴리가요...!”
“그럼. 앤디가 왜 저리 똥 십어 먹은 표정이야?”
검은 선글라스, 금목걸이와 치아에 금색의 그릴즈를 부착한 화려한 치장을 한 체구가 좋은 흑인의 사내가 등장하자 앤디와 리암을 제외한 대기실에 모든 인원이 더욱더 숨을 죽이기 시작했다.
“모건 씨. 멤버들에게 그러지 말아달라 부탁했을 텐데요? 그냥 형제들끼리 말다툼 벌였을 뿐입니다.”
“하하하! 그래? 그럼 내가 패트릭하고 사일러에게 미안한 짓을 해버렸네? 두 사람 다 이해해줘. 힘든 투어를 앞둔 내 아티스트들의 컨디션에 민감해지는 게 프로듀서인 내 입장이니까 말이야.”
“무, 물론입니다.”
“그럼요! 모건 씨 이해합니다.”
“그렇지. 그거 고맙구먼.”
씩.
모건 휘태커(42)
절대적인 갑.
메이저 레이블인 슈퍼노바에 대표 프로듀서이자 로시난테를 전속으로 관리하는 인물로서 특유의 카리스마로 사업적인 수완과 실력 좋기로 유명한 프로듀서였다.
“그나저나 모건 씨가 여긴 어쩐 일이십니까? 일 때문에 바쁘지 않습니까?”
“우리 자랑스러운 로시난테 보러 왔지.”
“정말입니까? 다른 이유로 여기 온 게 아닙니까?”
“하하! 리암. 왜 이리 날을 세워?”
“모건이 다른 의도로 이곳에 온 거 같아서요.”
“아아! 지금 이러는 게...”
피식.
모건의 예상치 못한 등장에 모두가 숨죽이고 있을 때. 리암은 인상을 굳히고선 그가 온 연유를 물었다. 한 레이블사의 대표 프로듀서로 바쁜 그가 이 자리를 찾아온 게 개인적으로 미심쩍을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웨인 영감탱이 때문이었어? 거, 너무한 거 아니야 리암? 누가 보면 내가 나쁜 짓을 하러 온 놈 같잖아. 난 그저 오랜만의 인연을 보고 싶어서 왔을 뿐인데 말이야.”
“치프는 그걸 원하지 않을걸요?”
“치프...?”
빠득.
“지금 치프라고 했어?”
치프라는 단어에 모건의 입안에서 빠득 하고 기분 나쁜 소리가 울려 퍼졌다.
“리암. 농담이 아니라 정말로 서운해지려 하는걸? 너희들과 함께하며 지금 이 자리까지 힘쓴 건 그 영감탱이가 아니라 나야. 그런데 지금 그 영감탱이를 치프라고 부른 거야? 그것도 바로 내 앞에서? 그 영감탱이와 내 관계를 모르지 않잖아?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거지?”
덥석.
“....”
“모건 씨. 참아. 형이 계집애처럼 조금 감성적인 구석이 있잖아.”
크게 언성을 높인다거나 흥분한 기색을 보인 것은 아니었지만 이곳에 있는 모두는 알 수 있었다. 나지막한 음성으로 리암을 노려보며 그의 멱살을 붙잡은 모건은 그 어느 때보다 극심하게 분노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항상 냉소적이고 건방짐이 하늘을 찌르는 앤디 조차도 한발 물러서서 모건을 말릴 정도로 그의 분위기는 심상치 않았다.
“리암 세상에는 해도 될 말이 있고 하면 안 될 말이 있어. 치프라니. 과거를 미화하는 건 정도껏 해야지. 너희들은 이젠 엄연한 아티스트이자 스타라고? 노망난 영감탱이 밑에서 재롱떠는 손자 시절을 떠올리는 건 정말 곤란해.”
툭.
“솔직히 말해봐. 너희들 싸운 것도 그 인간 때문에 벌어진 일이지?”
“......”
리암의 멱살을 푼 모건은 자신을 바라보는 형제들과 눈을 마주치며 싸움의 연유를 물었고 두 형제들은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었다. 그의 말처럼 두 형제가 부딪힌 이유의 발단은 웨인과 관련이 있었기 때문이다.
“후-. 너희들은 애초에 그 노인네를 만났으면 안 됐어. 그렇다면 그런 싸구려 도발에 넘어가 이런 상황이 오지도 않았을 텐데 말이야.”
“흥! 넘어가 준 거야. 그가 믿는 녀석이 얼마나 형편없는지 알려주고 싶었을 뿐이야.”
“그런 생각이 어리석었다는 거다. 그 영감탱이를 괴롭히고 싶었으면 그의 제안을 거절하고 무시하는 게 옳았어. 그리고 나라면 더 나아가 그가 믿는 신인을 망치거나 오히려 빼앗을 거다. 그게 더 훌륭한 복수극 아닐까?”
“윽. 그건...!”
모건의 말에 앤디는 분한 표정을 지었다. 모건 그의 말대로였다. 웨인을 괴롭히거나 복수하고 싶었다면 더 좋은 방법이 많았기 때문이다.
“앤디. 이젠 더 그딴 노인네에게 휘둘리지 마라. 보지도, 듣지도 말고 철저하게 무시해.”
“제길! 나도 그러고 싶어. 하지만 어떻게 그래? 그 인간만 보면 계속 떠오르는걸.”
“하아-. 한나를 말하는 거냐?”
“앤디...”
슬픔과 괴로움이 뒤섞인 앤디의 목소리에 모건이 한숨을 내쉬었고 앤디는 복잡한 표정으로 자신의 동생을 보았다.
“나는 그 인간을 절대로 용서할 수 없어.”
으드득.
“그 인간 때문에 한나가 자살했으니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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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수많은 도전자와의 사투 속에 현재 총상금은 5340달러.
스트롱 맨, 로빈후드. 팔씨름과 다트로 무수한 도전자를 물리친 도경은 예기치 못한 강자의 등장에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기에 도경이 이렇게 난감해하는 것일까?
“꼬마 친구는 이름이 어떻게 되지?”
“제이든이요.”
“나이는?”
“일곱 살!”
“와아! 귀여워!”
무표정한 금발의 사랑스러운 어린아이의 말에 주변에서 사랑스럽다는 반응이 터져 나왔다.
새하얀 피부 찹쌀떡 같은 젖살이 빠지지 않은 아이는 동화책에서나 나올 법한 깜찍하고 귀여운 외모를 지니고 있어 모두가 그 어린아이를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이 형이랑 팔씨름하기엔 너무 어리지 않을까?”
“대신 저 힘세요. 아빠랑 팔씨름하면 맨날 이기는걸요?”
“으음. 그건 말이지...”
“네?”
“끄응. 아니다. 아무것도 아니야.”
하하하.
“좋아! 이 형하고 팔씨름하자. 대신 형은 절대 안 봐줄 거야? 울거나 떼쓰면 안 된다.”
“넵!”
도경의 난감해하는 모습에 사람들은 웃음을 터트렸다. 그도 그럴 게 아빠가 일부러 너한테 져주는 거라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 어린아이의 동심을 지켜주는 것 또한 어른의 의무.
결국, 도경과 일곱 살의 어린아이의 재미난 매치가 성사되었고 두 남자(?) 진심 어린 승부가 웨인의 심판 아래에 펼쳐졌다.
쿵!
“졌다...!”
와아아아-!
한 편의 드라마가 탄생 되었다. 다윗과 골리앗처럼 불패의 기록을 자랑하던 도경이 일곱 살의 어린아이에게 패배하고 만 것이다.
“아빠-! 아빠-!!! 제가 이겼어요!”
“제이든-!”
와락.
“꼬마야! 강한걸? 당연히 이길 줄 몰랐는데 설마 질 줄 몰랐어.”
“헤헤헤. 형도 강했어요.”
힘겨운 사투 끝에 이긴 소년은 자신의 승리를 콘서트에 같이 온 아버지와 함께 기뻐하고 있었고 그런 두 부자를 향해 걸음을 옮긴 도경은 여지껏 모아왔던 우승상금이 가득한 통을 자신을 이긴 어린아이에게 건네었다.
“자, 여기 우승상금. 가져가야지? 게임기 말고 아버지 차 사드려야 한다?”
“네! 형아.”
“헉! 정말로 이걸 받아도 되겠습니까?”
소근.
“그럼요. 덕분에 이렇게 재밌는 이벤트가 되었잖아요. 부담가지지 않으셔도 돼요.”
찡긋.
“아...! 감사합니다!”
꾸벅
“여러분 상금을 탄 여기 제이든에게 박수와 환호성을 보내주세요!”
와아아!
“멋있다!”
“축하한다 꼬마야!”
짝짝짝짝!
도경이 건네는 돈이든 통을 받아들인 두 부자. 그런 두 부자를 향해 도경은 마지막까지 서비스를 잊지 않았고 도경은 이내 자신의 이벤트가 끝이 났음을 모두에게 고하였다.
“이것으로 이번 이벤트를 마치겠습니다!”
아직 공연까지 1시간 정도 남았지만, 사람은 박수를 칠 때 떠나야 할 줄도 아는 법. 도경은 이벤트를 성황리에 마치며 자신에게 다가오는 웨인과 토마스와 함께 웃음을 나누었다.
“하하하하! 도경 고생했다. 멋진 이벤트였어.”
“그러는 웨인이야 말로 바람 잘 잡아주던데요? 중간에 관객들 호응을 이끌어내서 제이든을 응원하다니 정말 나이스 어시스트였어요. 덕분에 멋진 그림 하나 만들었네요. 토마스는 어땠어?”
“정말 멋졌어요! 꼬마 아이랑 팔씨름할 때 도경 씨 연기 엄청나게 실감 나던데요? 진짜인 줄 알았다니까요?”
“그치? 내가 연기 좀 해.”
“정말로 대성공이다. 도경! 설마 너에게 이런 재주가 있을 줄은 꿈에도 상상 못 했다니까. 정말 놀라워.”
웨인은 기분이 좋아도 너무 좋았다.
갑갑한 캠핑카 안에서 수십 시간을 갇힌 강행군에서도 지친 기색 없이 스스로 이벤트를 열어 자신의 앨범을 홍보하며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안기는 도경의 모습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쁨을 느끼었기 때문이다.
‘억지로 해서 되는 게 아니야. 이 녀석은 타고난 엔터테인먼트 능력을 지니고 있다.’
웨인이 본 바에는 도경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 줄 아는 천성적인 재능이 있었다.
사람들의 귀를 사로잡는 언변. 그리고 찰진 리액션과 사람을 사로잡는 쇼맨십에서 펼쳐지는 연기력은 그야말로 신들린 것과 같았다.
‘무엇보다 사람을 즐겁게 만드는 것을 자신이 즐길 줄 아는 놈이야.’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자신도 즐거워하는 도경의 그 자질에 웨인은 또다시 한번 도경에게 반하고 말았다.
그야말로 마트료시카 같은 매력을 지닌 존재나 다름없었다. 까도 까도 새로운 매력에 헤어나올 수 없게 만드니 말이다.
High & High!
기쁨에 고조 될 대로 고조 된 웨인. 그런 그가 할 행동은 이미 정해져 있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기분이다 도경! 이렇게 기분 좋을 땐 역시 고기지! 스태프에게 이곳 근처에 맛있는 스테이크 집이 있다고 들어놨는데 당장 하도록 하지!”
“또 고기에요?”
“왜 그래서 싫어?”
“하하. 그럴 리가요 웨인. 힘도 썼겠다. 스태미너엔 고기만큼인 게 없죠. 가도록 합시다!”
“역시 도경! 뭘 안다니까. 그래 그럼 가보도록 하지. 우리를 기다리는 고기에게 가도록 하자고!”
짝짝짝!
“하하하! 그 고기 사랑은 여전하십니다.”
“...!”
사람들의 이목도 끌고, 앨범도 팔고, 훈훈한 스토리도 만들었겠다. 그야말로 뿌듯한 성과에 웨인은 맛좋은 스테이크를 뜯으며 회포를 풀 생각에 함박웃음 지으며 발걸음을 옮기려 했지만 예상치 못한 손님에 발걸음을 묶이고 말았다.
“거, 아주~. 신수가 훤하십니다. 웨인 씨.”
“모건...!”
으득.
환한 웃음을 지으며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모건을 발견하며 웨인의 표정이 석고상처럼 싸늘하게 굳히며 자신도 모르게 이를 갈고 말았다.
모건 휘태커.
자신이 믿었던 오래전의 옛 부하이자 자신의 돈키호테의 로시난테를 훔쳐 떠난 존재. 그와의 재회는 바로 전까지 하늘 끝까지 치솟았던 기쁨을 앗아가 버리는 데 충분했다.
“오랜만에 보는군요.”
씩.
반짝.
인상이 굳다 못해 창백해지는 웨인을 향해 웃음 지으며 반짝이는 모건의 치아에 붙어있는 금색의 그릴즈를 보며 도경은 직감했다.
“강냉이 털어버리고 싶네.”
중얼.
도경이 모든 경험치로 쌓아 올린 그의 본능이 예고했다. 자신의 눈앞에 나타나 금니를 반짝이는 녀석은 쓰레기 단위의 세포를 지닌 구타 유발자라는 것을 말이다.
(다음 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