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화
뜨거웠던 라이브 콘서트. 그에 따른 결과는 순수하게 그 모습을 드러내었다.
[앤디 눈물의 라이브! 잊을 수 없는 Full Moon을 팬들에게 선사하다!]
[로시난테의 팬들에게 주목받고 있는 신인 뮤지션 Kyle!]
[이번 월드투어는 다르다! 로시난테의 새로운 변화!]
[지지 않고 다시 떠오르는 달. Full Moon! 환상적인 듀엣!]
[록스타와 이색적인 신인의 앙상블! 역대급 무대!]
무명의 동양인 신인과 함께했던 무대일 뿐이려만 로시난테의 콘서트는 역대급으로 뜨거운 반응을 받고 있었다.
콘서트를 관람했던 관객들과 그 안에 있었던 기자들이 콘서트에 대해서 호평 일색을 내뱉으며 극찬하고 있었고 도경과 앤디 두 사람의 마지막 무대는 영상으로 인터넷에 떠돌며 팬들에게 화제가 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와... 이거 오리지널보다 노래 더 좋은데?]
┗[ㅇㅈ 리메이크해서 디지털 싱글로 나왔음 좋겠음요.]
┗[나오지 않을까? 사람들 반응들 봐봐 엄청나잖아. 그나저나 저 동양인 대단하지 않아? 신인인 듯싶은데 뭐 이리 잘 불러?]
┗[ㄴㄴ 신인 아님. 궁금해서 알아봤는데 한국에서 유명한 가수더라고. 그리고 리아 그라테가 고백했던 남자로 소문난 애 있지?]
┗[아, 진짜? 아 맞네! 그 Again에서 나온 동양인 배우였네. 영화 속에서 노래 잘 부른다 했는데 그 배우였구나.]
┗[Again? 뭐 영화임?]
┗[ㅇㅇ 극장에서 잠깐 올라온 독립영화인데 생각보다 퀄도 좋고 잼남. 수작인 작품.]
┗[그래? 한번 봐야겠네.]
앤디가 처음 선보인 듀엣 무대.
퉁명스럽고 까칠하기로 유명한 앤디가 눈물을 보이며 열창을 한 마지막 무대에 관해서 로시난테 팬들은 열띤 이야기들을 나누고 있었는데 그의 옆에서 같이 열창했던 도경은 자연스레 사람들에게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도경을 중심으로 서서히 돌기 시작한 선순환. 아직 로시난테의 전미투어 일정은 많이 남아있었고 사람들의 반응을 고려했을 때. 도경의 미국 데뷔는 성공적일 것을 예감할 수 있었다.
그렇게 도경이 좋은 결과를 걷고 있을 때. 도경과 대치하며 반대쪽에 서 있던 인물에게는 악순환이 일고 있었다.
[앤디 프로듀서 모건에게 주먹을 휘두르다! 프로듀서와 불화?]
[고소당한 앤디. 로시난테 전미 투어 일정에 적신호?]
[Full Moon은 도작 당한 작품! 앤디 거물 프로듀서의 어두운 이면을 고발하다.]
[슈퍼노바 레이블사 프로듀서 모건에게 유감 전해. 로시난테의 전미 투어에 지장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해...]
“어이어이! 유감이라고? 지금 장난하는 거지!? 대체 뭐 하자는 건데? 말이 다르잖아!”
“......”
“엉!? 이게 어찌 된 건지 말해보라고! 프레딕!”
휙!
슈퍼노바 대표인 프레딕이 있는 사무실에 목에 흰색의 깁스를 두른 채 쳐들어와 얼굴을 붉히며 언성을 높이고 있는 모건. 그는 자신의 손에 들린 태블릿을 대표가 앉은 테이블에 내던졌다.
쿵-!
[한나 블레어! 도작 맞은 유작 Full Moon. 돈키호테&로시난테 7년 전의 오해 속에 밝히는 진실.]
고가의 태블릿 패드였지만 모건에게는 그런 것은 하등 중요하지 않았다. 그가 신경 쓰고 있는 것은 패드 위로 떠 있는 하나의 인터뷰 기사였다.
그 기사 속 사진에는 한나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웨인과 앤디. 그리고 리암이 함께 인터뷰를 받고 있는 사진이 담겨 있었는데 모건의 입장에서는 이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기에 그는 불같이 화를 냈다.
“왜 저 녀석들이 모여서 이딴 기사를 내보내는데?! 이 문제에 대해선 제대로 커버해주기로 약속했잖아!? ”
“흠... 앤디 쪽에서 워낙에 막무가내여서 말이지.”
“그걸 말이라고 해? 앤디쪽에서 Full Moon을 도작했다는 제대로 된 증거가 없다는 걸 알고 허위사실 유포와 폭력 건을 엮어서 앤디를 고소하라고 한 건 당신이었잖아! 그렇게 이번에 제멋대로인 앤디 녀석의 관리할 좋은 기회라고 말이야. 그런데 지금 이게 뭐야?”
슈퍼노바 레이블의 대표와 모건. 두 사람의 모종의 거래. 그런데 지금 그 거래가 어긋나 버렸다.
앤디와 로시난테에 압박을 가해야 할 대표가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아. 그랬었지.”
“...그랬었지 라고?”
‘도대체 무슨 생각이지? 레이블 대표 프로듀서인 나와 로시난테가 틀어지면 손해를 보는걸 모를 양반이 아닌데 말이야.’
자신의 윽박 속에서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이는 대표를 보며 모건이 의아하게 바라보고 있자. 마주 편에 앉은 대표는 그를 향해 비틀린 미소를 피어 올리며 하나의 프린트물을 그에게 내밀었다.
툭!
“모건 자네가 도작했다는 증거가 없다는 전제에서 말이야.”
“이건?”
[슈퍼노바 유명 프로듀서 추악한 진실!]
대표가 건넨 것은 미국 내에서 유명한 음악전문지인 스톤즈(Stones) 다음 주 호에 실릴 칼럼 기사였다.
“모건 자네가 행한 부당거래와 성추행. 그리고 고스트 라이트를 이용해 곡을 작업했던 내용과 그것도 모자라 신인 아티스트의 곡의 강탈한 것까지 모두 실려있더군.”
“뭐!? 그런 헛 소리를...!”
“직접 읽어보던가.”
황급한 표정으로 모건은 프레딕이 건넨 프린트물을 읽고 그의 안색은 이내 새하얗게 창백해지기 시작했다.
자신을 향한 실명과 익명의 구체적인 제보들이 기사로 적혀 있었는데 모건은 이 내용이 모두가 사실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모건은 그 기사의 내용을 인정하지 않았다.
“아니야...! 아니라고!!! 프레딕! 이거 사실이 아니라는 거 알지? 얼른 이 기사를 쓴 기자에게 연락해서 정정 기사를 쓸 걸 요구하...”
“모건 왜 이래? 아마추어같이 말이야. 이미 게임은 끝났다는 걸 모르겠어?”
“뭐...?”
“회사 내부 사람들만 알만한 상세한 제보들이 어떻게 나왔겠어?”
“설마...”
그의 말에 모건은 무언가를 눈치챈 듯이 앞에 있는 프레딕을 바라보았다.
이 상황은 낯설지가 않았다. 상대를 외통에 몰아넣고 뒤통수를 치는 이 상황은 그가 가장 즐기던 행위였기에 모건은 지금 자신의 앞에 있는 대표가 자신을 배반했다는 것을 직감했다.
“그래. 이 기사. 우리 쪽에서 의뢰해서 낸 거야.”
“프레딕 너 이 자식...!”
“워워. 모건 진정해. 이쪽 판이 다 그렇지. 그건 네가 가장 잘 알고 있잖아? 달면 삼키고 쓰면 뱉어야 한다는 걸 말이야. 그리고 너무 서운해하지는 말라고. 원래부터 이럴 생각은 아니었으니까 말이야.”
“원래부터 그럴 생각이 아니었다고? 그럼 도대체 왜 이런 거야? 회사에 내가 얼마나 헌신했는지 당신이 잘 알잖아. 나 모건이야 프레딕! 계약한 뮤지션 하나 비위 맞추려고 이렇게 쉽게 버려도 되는 패가 아니라고...! 정말 어리석은 일이라고!”
레이블 회사에 소속된 아티스트들은 조건에 따라 언제든지 떠날 수 있는 철새 같은 존재다. 그 반면 프로듀서는 레이블 회사의 얼굴이자 회사의 중심이나 다름없는 대들보다. 그런데 지금 자신의 앞에 있는 대표는 그런 프로듀서를 손쉽게 버릴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하. 헌신이라니. 모건 당신이 그렇게 스스로를 과대평가하는 스타일인지 몰랐네. 뭐, 그래도 프로듀서로서는 모건 당신의 능력 하나는 인정하지. 키워도 제대로 키웠더라고.”
“키웠다고?”
“앤디 말이야. 사실 여기 기사에 적힌 제보들 모두 그 녀석이 모아 온 거야. 그것도 모자라 거절할 수 없는 제안까지 들이밀고 말이야. 제 잘난 맛에 사는 록스타인 줄 알았는데 이젠 머리도 쓰고 다 컸다니까? 모건 당신한테 비즈니스를 제대로 배웠어! 하하하.”
“앤디 녀석이?”
대표의 말에 모건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자신이 아는 앤디는 이런 방법을 쓸 위인이 아니었다.
녀석이 자존심 강하고 까칠하고 모난 건 사실이지만 그런 만큼 현실 물정에 어두워 순진한 부문이 있었다. 그런 앤디가 이렇게 뒷공작으로 치밀하게 사람 하나 밀어버리려고 하다니 모건으로선 믿을 수 없었다.
욱신욱신.
“웨인!? 그래 그 웨인이야! 그 노인네가...! 웨인!!!”
“틀렸어.”
“앤디!?”
앤디의 평소와 다른 행동과 함께 목에서 느껴지는 통증에 모건은 웨인을 떠올렸다. 분명 이 상황 뒤에는 그가 있음을 믿어 의심치 않은 모건은 그의 이름을 울부짖으며 화를 터트렸지만, 이내 뒤에서 들리는 싸늘한 음성에 그는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네가 여길 어떻게...?”
“내가 불렀지. 사실 이 자리를 마련한 이유는 앤디 때문이거든. 이젠 됐지 앤디? 안 하던 연기하느라 힘들었다고 그러니까 약속 지켜라. 이번 Full Moon 디지털 싱글앨범 만들기로 말이야.”
“고생했어요. 프레딕.”
끄덕.
“어휴. 냉기 풀풀 넘치는 거 봐. 하하하! 이젠 만만히 보기 힘들어지겠어. 그럼 난 나가볼 테니 둘이서 이야기들 잘 나누라고”
“...!”
갑작스레 나타난 앤디. 그리고 대표의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며 모건은 자신이 두 사람에게 놀아난 사실을 알았다. 실 끊어진 연처럼 이 상황을 수습할 방법이 자신에게 없다는 것을 깨달은 모건은 그저 얼굴을 일그러트리며 앤디를 바라볼 뿐이었다.
“앤디... 7년. 7년이다. 너와 함께했던 시간이 말이야... 이쪽 판이 마냥 깨끗한 건 아니라는 건너도 알잖냐.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거냐?”
여태 만나려 해도 만나주지 않았던 장본인. 앤디를 바라보며 모건은 그에게 물었다.
“보니까 납득이 안가나 보이네요?”
“당연한 거 아니냐!? 내가 없었으면 로시난테가 이렇게까지 성공했을 거 같아? 깨끗한 척도 정도가 있는 거다 앤디! 네 녀석도 그리 깨끗한 놈이 아니잖냐. 고스트 라이터 건은 너도 알고도 묵인한 문제잖아! 안 그래!?”
“그래... 그렇지.”
끄덕.
모건의 악에 받친 외침. 그 말을 들은 앤디는 고개를 끄덕였다. 모건이 내뱉은 말이 틀린 말은 아니었다. 다수가 성공을 원하고 성공은 소수에게 밖에 쥐어지지 않는 현실. 그렇기에 이쪽 판이 깨끗하게 돌아가지 않는다는 걸 앤디는 알고 있었다.
“로시난테가 성공한 건 당신의 힘이 크지. 사실 나도 깨끗한척할 생각 없어. 당신을 제보한 피해자들도 사실 신경 쓰지 않아. 다들 당신이 좋아하는 그 비즈니스를 하러 온 걸 알고 있으니까 말이야.”
“그럼 왜!? 왜 이렇게까지 하는 데!?”
“당신이 더럽고 역겨워서.”
“뭐? 역겹다고!?”
모건의 수완에 기대 성공한 것도 사실이고, 그가 정당하지 못한 방법을 사용한 것을 알고서도 묵언한 것도 사실이다. 그렇기에 앤디는 모건의 방법을 부정할 생각은 없었다.
“내가 깨끗한 놈은 아니더라도 자신의 애인이였던 여자의 노래나 훔치는 쓰레기는 치워야겠더라고. 모건 당신은 최소한의 선은 지켰어야 했어.”
“씨발! 멋대로 뒤진 년 때문에 이렇게까지 한다고? 제정신이야!?”
덥석!
앤디의 말에 모건은 그의 멱살을 잡아 올렸다.
한나. 이제는 지겨울 지경이다. 도대체 왜 멋대로 뒤진 년 하나 때문에 자신을 이렇게 괴롭히는지 미칠 지경인 모건이었다.
“글쎄...”
탁!
“한나가 정말로 멋대로 죽었는지는 알아봐야겠지.”
싸늘
“뭐? 그, 그게 무슨 말이야?”
스산한 앤디의 눈빛. 앤디는 모건의 팔을 쳐내며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모건을 바라보며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당신 한나의 죽음과 연관이 있잖아!”
“!?”
“무,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당황하는 안색 사이에서 심하게 흔들리는 두 눈동자. 평소라면 이런 실수를 하지 않았겠지만, 통수에 통수를 맞아 정신이 흐트러진 모건은 순간 자신의 흔들리는 눈동자를 숨기지 못했다. 그 모습에 앤디는 자신도 모르게 두 눈을 질끈 감고 말았다.
‘제기랄! 설마 했는데...!’
질끈!
(이상하지 않아?)
(뭐가?)
(재활센터에 들어가겠다고 미래를 기약한 사람이 왜 갑자기 마약을 한 것도, 작곡할 정도로 재기에 의욕을 보인 사람이 아무 이유 없이 자살 따위를 한 것도 전부 이상하잖아.)
(그건...)
(그리고 무엇보다 모건은 왜 한나와 애인이란 관계를 숨기고 그녀의 곡을 훔쳤을까?)
(...!)
“후우... 모건 당신...!”
깜짝.
“뭐, 뭐야!? 왜!? 이번엔 무슨 개소리를...!”
“각오해. 난 당신에게...”
중얼.
앤디의 이어지는 말에 안색이 창백해져 가는 모건. 앤디가 무슨 말을 꺼내고 있는지 그가 목소리를 낮춰 잘 들리지 않았지만 분명한 건 모건에게 그 인생 가장 최악의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장담할 수 있었다.
---
끼익!
“앤디 녀석 잘하고 있으려나 모르겠네? 훕-!”
끼익! 끼익!
“뭐가 말입니까?”
“앤디와 모건이요. 앤디가 계획대로 잘하고 있는지 걱정이네요. 그런 건 연기와 타이밍이 중요한데 그 녀석이 잘하고 있나 모르겠네요.”
“음... 도경 씨 그거 말입니다. 너무 나아가는 거 아닙니까?”
“음? 그게 무슨 말이에요? 토마스?”
“모건이 한나 씨의 죽음과 연관이 있다니 조금은 과한 추측 같아서요.”
“그런가...”
툭.
고급호텔처럼 모든 게 다 구비되어있는 호화로운 장소.
도경은 천장에 매달려있는 철봉에 자신의 발을 묶어 윗몸일으키기를 하염없이 하고 있었는데 그의 옆에서 운동을 보조하고 있던 토마스의 말에 도경은 운동을 멈추며 철봉에 묶인 자신의 발을 풀고 바닥에 내려왔다.
“뭐, 토마스 말대로 억측일 수도 있어요.”
꿀꺽꿀꺽.
푸하!
“근데 토마스 그거 알아요?”
“응? 뭐가 말입니까?”
꿀꺽.
몸을 풀며 근처에 있던 물병을 집어 들며 시원하게 들이키는 도경. 온몸이 땀범벅이 되어있는 도경 시원하게 물을 들이켜는 모습은 한 편의 스포츠음료 광고를 보는 듯했다.
옷에 가려 미처 몰랐는데 도경의 몸은 남자가 봐도 환상적인 몸이었다. 누가 저 몸을 보면 가수라고 생각할까? 토마스 연신 속으로 감탄을 내뱉고 있을 때. 도경은 1리터의 다 비운 물병을 바닥에 내려놓고 철봉을 향해 점프한다.
“픽션은 현실을 못 이긴다는 사실을 말이에요.”
철컥!
“결과는 금방 나올 겁니다.”
끼익 끼익!
이번에는 철봉에 매달려 풀 업을 시작하는 도경을 바라보며 토마스는 할 말을 잃고 말았다. 도경의 강한 확신이 담긴 목소리도 불가사의하게도 그는 지칠 줄을 모르는 근력운동도 일반 상식으로는 따라갈 수가 없는 탓이다.
‘역시 쓰레기는 치워야 제맛이지. 공연은 이젠 걱정할 게 없으니 순탄하게 빌보드도 찍을 텐데 왠지 Full Moon에 밀릴 것 같은 예감이 든단 말이야... 뭐 듀엣이니 상관은 없다면서도 조금 아쉽네.’
비즈니스만을 외치던 쓰레기를 머릿속에 지워가며 도경은 그 빈 공백에 자신의 미래에 대한 계획으로 채워놓기 시작했다. 그런데 채워 넣는 것이 하나같이 터무니없는 것들이었다.
자신의 앨범을 빌보드 차트에 올리는 것을 당연히 생각하다 못해 Full Moon에 순위가 밀릴 것까지 걱정한다. 정말 말이 되지 않는 신경이 아닐 수 없었는데 놀라운 것은 도경의 생각한 계획대로 그를 둘러싼 현실은 하나하나 이루어져 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부우웅-.
‘다음은...’
고급호텔이라 여겼던 호화로운 장소. 그곳은 사실 호텔이 아닌 30억짜리 투어버스 안이었다. 낡은 구닥다리 캠핑카가 엊그제였는데 어느새 톱스타 부럽지 않은 버스 안에 도경이 있는 것이었다.
이 모든 게 미국에 온 지 한 달도 안 되는 시간. 공연 2회차 만에 도경이 일구어 놓은 결과였다.
“브라운관이다.”
귀를 즐겁게 했으니 이번엔 시각을 사로잡을 차례. 도경은 이미 다음 단계를 바라보고 있는 중이었다.
(다음 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