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음유시인 현대로 귀환하다-320화 (320/357)

320화

이틀 뒤. 놀라운 기사가 한국에 올라왔다.

[HBA 기대작 『왕좌의 길』 TBN채널에 실시간 동시 방영! 금요일 심야는 왕좌의 길이 책임진다!]

HBA에서 방영하고 있는 『왕좌의 길』을 한국에서 동시 방영한다는 기사가 올라왔기 때문이다. 이러한 소식은 얼마 지나지 않아 각종 국내 포탈과 연예계 뉴스란을 장식하며 뜨거운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불같은 성공신화를 이루는 도경! 화려한 국위 선양! 이번엔 미국 드라마로 안방에 돌아오다.]

[미국 내에서도 호평 일색! 왕좌의 길은 어떤 드라마?]

[솟아오르는 JY 주가!]

[왕좌의 길 로빈 행크스 ‘놀라운 아시아인’라 박도경 극찬해…!]

[한국 연예계 역사상 유례없는 빠른 성공!]

[자랑스러운 한국스타! 박도경에 대해 알아보자...]

미국에 진출하자마자 로시난테와 공연을 하며 빌보드 상위 차트에 입성. 그리고 미국 드라마의 주연까지 꿰차는 도경의 행보에 사람들은 열광을 넘어서 이젠 자긍심까지 느끼게 만드는 수준까지 오게 되었다.

[국내 커뮤니티 & SNS]

[왕좌의 길. 선발대입니다! 금요일 11시 자기 전에 기저귀 준비! 필수입니다.]

┗[ㅎㄷㄷ 그 정도인가요?]

┗[뭐라 말할 수 없네요. 액션이면 액션! 연기면 연기! 로빈 행크스와 밀리지 않는 존재감까지 그냥 보시라고밖에 말 못 하겠습니다. 저는 드라마 봤지만, 금요일에 친구들 불러서 치맥 뜯으면서 다시 한번 더 본방사수할 생각입니다. 미국 방영한 편 따라잡는다고 당분간 2화 분량을 동시 상영해주니 놓치지 말고 꼭 보세요!]

┗[월드컵 경기입니까? 드라마에 무슨...]

┗[ㅋㅋㅋ 오버같긴 한데 그래도 궁금하긴 하네. 현지 반응도 좋다고 하니 한번 볼까?]

┗[보세요. 저 LA사는 한인인데 현지 반응은 그리 나쁘지 않은 편이에요. 중세시대 판타지가 드라마에서 좀 매니악한 장르인 걸 고려하면 괜찮은 성적. 특히 저희 부모님이 자랑스러워하시네요. ㅠㅠ 한인들 사이에 주목받고 있는 드라마에요.]

┗[크~! 애국심은 물 건너서도 바뀌지 않는구나]

┗[뭔가 되게 자랑스럽다. 이게 국뽕인가? ㅋㅋ 드라마 대박 터져라!]

도경의 미국 활동에 매우 기뻐하며 기대하는 사람들.

[도경 형! 하고 싶은 거 다 해! 이젠 보내줘야 할 거 같아.]

┗[안돼! 어딜 보내줘요. 또도는 영원한 또도임. 얼른 한국에 왔으면 좋겠음 ㅠㅠ 요즘 바쁜지 인터넷 방송도 잘 안 키더라...]

┗[맞아요. ㅠㅠ S-live 소극장부터 브이로그까지 그거 보는게 인생의 낙이었는데 요즘 뜸하더라. 소극장은 못 해도 브이로그는 해줬으면...!]

┗[하긴 좀 멀어진 감이 있죠. 아이돌 현장도 탑둥이(Top.10 Project)들이 매주 재밌게 잘해주고 있지만, 도경이 확실히 클라스가 다르게 재미를 뽑아줬었음.]

┗[아현이야 그렇다 쳐도 S-live 소극장은 이젠 못 보는 거? 나는 반댈세!]

┗[이해는 간다만 우리 도경이가 너무 사이즈가 커져 버려서 어쩔 수 없음.]

┗[솔직히 개 혜자였죠. 매일 소극장 공연을 한다는 게 솔직히 말이 됨?]

┗[아...! 도경아 그리 빨리 커야 했니? 세월이 야속하다. 소극장에서 또도무쌍 찍던 게 엊그제 같은데 ㅠㅠㅠㅠ]

┗[엊그제 같은 게 아니라 진짜 엊그제임요. 아직 연예계활동 1년 반도 안됨.]

┗[엌! ㅋㅋㅋㅋ 그러네]

도경이 미국에서 활동하느라 자주 보이지 않는 것에 아쉬워하는 사람들. 다양한 사람들이 도경과 이번 드라마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누며 시끌벅적하다.

PM 11:00 (金)

『왕좌의 길』이 찾아뵀겠습니다.-TBN

그 시끌벅적한 노이즈 사이에서 TBN은 잊지 않고 좀 있으면 방영할 왕좌의 길을 홍보하는데 열을 올렸다.

[도경 신드롬! 어디까지가 끝인가?]

이곳저곳에 조금은 번잡스럽고 시끌벅적한 현상에 누군가는 호들갑을 떤다고 눈살을 찌푸릴 수 있겠지만 분명한 것은 현재 도경의 영향력은 사회와 대중들에게 범국민적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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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좌의 길 세트장]-(LA)

“도경 씨. 어때요? 한국에 있는 팬분들에게 영상 메세지 보내주시겠어요?”

“그럼요. 저길 보고하면 되나요?”

“네. 부탁드리겠습니다.”

현재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젊은 당사자인 도경은 오랜만에 한국어를 쓰며 TBN에서 찾아온 연예정보 프로그램 『연예계[S]가십』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HBA가 그러했던 것처럼 TBN에서도 자신들의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서 망설이지 않고 도경이 있는 미국까지 단숨에 발걸음해온 것이었다.

“안녕하세요. 큰물에서 나간다며 미국에서 활동 중인 박도경이라고 합니다. 저를 증명하기 위해 이것저것 하는 도중에 이번에는 드라마로 여러분께 찾아뵙게 되었네요. 연기대상 박도경 아시죠? 이번에도 연기로 여러분들을 깜짝 놀라게 해드릴 테니 기대하세요. 받은 만큼 값어치 하는 놈! 여러분들이 자랑스러운 별! 또도 박도경은 파이팅 하겠습니다!”

꾸벅.

“하하하! 역시 도경 씨 다운 유쾌하고 시원한 영상편지군요. 도경 씨의 팬인 저도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미국에 갔지만, 변함없이 털털하고 시원한 도경의 인터뷰에 리포터와 촬영 스태프들은 웃음을 터트렸다.

탁!

“카메라 끊겠습니다.”

손바닥으로 대신한 슬레이트. 인터뷰의 끝남을 알리는 동시에 카메라의 전원이 꺼지고 도경을 인터뷰한 리포터는 도경에게 감사함을 표시했다.

“도경 씨. 불편한 기색 없이 재밌게 인터뷰 응해줘서 정말 고맙습니다. 늦게 와서 어찌 될까 싶었는데 도경 씨 덕분에 무사히 인터뷰를 할 수 있었네요.”

“아뇨. 갑작스럽게 여기까지 오신 선배님이 고생하셨죠.”

“혀...”

거의 급습이나 다름없는 인터뷰도, 일정에 차질이 생겨 약속 시각에 늦게 도착하기까지 한 『연예계[S]가십』팀을 불편한 기색 없이 배려해주고 맞이해준 도경의 모습에 리포터는 정말로 고마운 표정을 지었다.

“역시 소문은 믿을게 못되는 군요.”

“네?”

“아, 실례했습니다. 워낙 방송가에 도경 씨 성격이 보통이 아니라고 무성한 소문을 들어서요. 사실 티를 내지 않았지만 정말 긴장 많이 했습니다.”

“아아. 제 소문이 좀 그렇죠?”

“아닙니다. 직접 겪어보니 그건 충분히 헛소리였다는 걸 알겠네요.”

“하하. 그리 봐주시니 저야말로 감사하네요.”

MBN 음악방송 PD와의 불화를 시작으로 공중파 방송의 출연을 보이콧하고 인터넷 방송으로 독자노선을 걷는 도경의 행보 때문인지 방송가나 증권가 찌라시에서는 도경에 대한 소문이 그리 좋지 못했는데 리포터가 직접 도경을 겪은바 그것은 분명 잘못된 헛소리가 분명했다.

“도경 씨. 인터뷰 끝나셨으면 서둘러 촬영장으로 돌아가셔야 합니다. 모두들 도경 씨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알았어. 크리스틴. 리포터님 저는 이만 촬영 때문에 먼저 일어나 볼게요. 천천히들 준비하고 오세요.”

“이런, 저도 모르게 너무 붙잡았군요. 늦게 온 것도 죄송한데 어서 가보도록 하세요.”

“하하. 작별인사 정도는 나눠야죠. 그리고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서로들 너무 갑작스러웠잖아요? 그럼 나머지 촬영도 잘 부탁드려요.”

“네 맡겨주십시오.”

타다닥.

서둘러 전동 카트에 몸을 싣고 자리에 인터뷰 장소를 벗어나는 도경을 보며 『연예계[S]가십』팀은 감탄이 섞인 표정을 지었다. 보이는 이미지와 달리 어린 친구가 어딘가 의젓한 구석이 있었다.

“후우... 역시 사람은 직접 겪어봐야 아는 거네요. 어찌 될까 싶었는데 정말 다행이에요.”

“그러게 말입니다. 보통 어린 친구가 이 정도로 성공하면 스타병 걸려 헤어나오지 못하는데 말이야. 참, 독특한 친구야.”

“그나저나 괜찮을까요? 좀 전 매니저 말 들어보니까 저희 때문에 촬영에 차질이 빚어진 것 같은데 말이에요. 한국에서도 눈총받는 일인데 외국인이 도경 씨는 어떨는지...”

“괜찮지 않을까? HBA에서 드라마를 위한 거라고 협조받았으니 말이야. 감독도 허락했으니까 인터뷰할 수 있던 거고 말이야.”

“윗사람 괜찮다는 거랑 아래에서 휘둘리는 사람들이 사정이 같겠냐?”

『연예계[S]가십』팀원들은 하나같이 도경에 대해 걱정을 보내었다.

자신들이 지각한 것 때문에 한창 촬영 중이던 것을 멈추고 드라마 현장을 빠져나온 도경에게 불이익이 가지 않을까여서였다.

“그거 아마 괜찮을 겁니다.”

“네? 리포터님이 그걸 어떻게 아세요?”

“그때 제가 현장 분위기를 잠깐 살펴봤었는데 분위기가 그리 나쁘지 않더군요. 모두들 이해해주는 눈치였어요.”

“그래요? 미국 사람들이 생각보다 사정을 많이 봐준 모양이군요. 다행이네요.”

“음. 그런 느낌은 아닌 것 같던데...! 그, 봐준다는 느낌보다 조금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예?”

스태프의 말에 리포터가 가로로 고개를 저으며 그 말을 부정했다. 그도 그럴 게 그것은 사정을 봐준다는 느낌보다는 좀 더 다른 느낌의 감각이었기 때문이다.

“말로 표현 못 하겠고 현장에 가서 보면 알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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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현장]

위윙-.

촬영현장을 서둘러서 달려오는 하얀색의 전동 카트. 그것을 바라보던 스태프들은 도경이 온 것을 확인하며 멈췄던 촬영을 재개하기 위해 부산히들 준비하기 시작했다.

“도경 늦었어!”

베르닉 영주의 아들. 아서 파이크의 역할을 맡은 잭 스미스가 촬영장에 도착한 도경을 격하게 환영했다.

“잭. 미안해. 인터뷰가 생각보다 좀 길어졌어.”

“진짜. 누가 보면 내가 아니라 네가 주연인 줄 알겠다.”

“하하하. 질투하는 거야?”

“뭐래? 건방 떨지 마. 이번에는 내가 포텐 터트리는 날이니까 각오하라고.”

“후후. 얼마든지. 들어와 전부 받아줄 테니까.”

“이익! 얄미운 녀석! 로빈 씨가 마음에 들어준다고 기고만장해져서-!”

“남자의 질투는 추한 법이지.”

“으아악! 두고 봐.”

비명을 지르며 메이크업을 재정비하러 떠나는 잭 스미스. 능글맞고 신사다운 모습은 어디로 가고 머리를 북북 긁으며 도경에게 히스테리를 부리며 자리에서 떠나는 잭 스미스의 모습은 예전과 많이 달라 보였다.

“하하하. 잭 녀석 의외로 유리 멘탈이라니까.”

“왜? 보기 좋잖아. 저렇게 솔직하게 감정 드러내는 게 나는 마음에 들어.”

“동감이야. 어딘가 케케묵은 구석이 있었는데 훨씬 보기 좋아졌어. 이게 다 P(Perfect)맨인 너의 효과인가?”

“효과는 무슨. 지 혼자 질투하는 거지. 그나저나 스캇 너는 이 P맨을 위해 많은 준비 해 왔어?”

“그럼~! 배역을 빼앗긴 것도 모자라 드라마에서 존재감까지 빼앗길 수 없지. 이날을 위해서...!”

“위해서?”

“열심히 몸을 만들어 왔다고!”

불끈.

“......”

뒤에서 들려오는 호탕한 웃음소리에 도경은 고개를 돌아보자 낯익은 인물이 도경의 눈에 들어왔다. 굵직한 선으로 그려진 호탕한 이목구비를 간직한 미남자. 온몸으로 마초적인 향기를 물씬 풍기는 청년은 도경과 아나긴 배역을 가지고 경쟁을 벌였던 『스캇 드바로』 였다.

“어때?”

자신의 두 팔을 들어 올린 후 몸을 비틀어 자신이 힘겹게 만들어낸 근육을 보여주는 스캇 드바로.

“아니. 훌륭하긴 한데 난 연기를 말한 거였다만...”

“하하하! 겁먹었군. 걱정하지마 도경. 살살할 테니 말이야. 그럼 좀 이따 보자고.”

“살살한다니 쟤는 날 때리기라도 할 생각인가?”

의미 불명의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하고 떠나는 스캇 드바로의 행동에 도경이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을 때. 옆에서 조용히 지켜보고 있던 크리스틴이 도경에게 한마디를 건네었다.

“P맨 효과입니다.”

“응?”

P맨. 도경이 밀던 그 우스꽝스러운 별명. 그런데 그게 왜 효과라는 단어까지 붙으면서 크리스틴의 입에서 나올까? 그야말로 궁금하기 그지없는 일이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도경과 관련된 이상 정상적이지 쓰이지 않으리라는 것을말이다.

“모두가 도경 씨 때문에 이상해졌습니다.”

(다음 화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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