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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유시인 현대로 귀환하다-346화 (346/357)

346화

‘컨디션이 돌아오지 않아.’

처음에 이상함을 감지한 것은 잠실에서 첫 공연을 마치던 때부터였다. 마지막 무대를 마치고 무대를 내려오던 순간 현기증과 함께 눈앞이 껌껌해져 계단을 헛디뎌 굴렀던 것이 시작이었다.

처음에는 많은 이들에게 능력을 사용해서 온 탈진 같은 상태인 줄 알았었다. 그도 그럴 게 예전에도 능력을 과하게 사용하면 극심한 피로를 느꼈던 경험이야 익숙한 것이었고 휴식을 통해 회복하는 것 또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그 생각은 이제는 고이 접어야 할 듯싶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원인은 이 몸인가…….”

조금만 움직여도 나른함이 밀려오는 몸. 가벼웠던 몸은 금방 무거워지고 조금만 무리해도 빠르게 체력이 바닥을 드러냈다. 마치 배터리 수명이 다한 핸드폰처럼 된 것 같아 도경은 그저 실소를 지을 뿐이었다.

이세계에서 생활했던 카일의 육체와 지금 박도경이란 원래의 육체. 두 몸의 성능 스펙은 생각지도 못한 상황을 가져왔다. 개처럼 굴렀어도 끈질기게 살아와 준 튼튼한 카일의 몸과 달리 교통사고 후 식물인간이었다가 깨어난 도경의 몸은 그의 이능과 능력을 감당할 정도로 내구도가 튼튼하지 못한 듯싶었다.

‘딸려도 이제는 이런 것까지 딸리냐. 자존심 상하게…….’

평범한 생김새와 변한 목소리도, 눈높이가 낮아진 체격도, 매일 아침 마주치는 아담해진 텐트도 웃어넘겼던 도경이지만 이번만큼은 웃음으로 넘길 수 없었다. 가수로서 자신의 원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신체적 한계는 그에게 있어 쉬이 넘어갈 수 없는 사항이었기 때문이다.

자존심이 상한다는 우스갯말로 얼버무렸지만, 사실은 분할만큼 속이 상한 상태였다.

“얼마나 더 내 노래를 부를 수 있을까……?”

중얼.

솨아아―.

능력을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몸 상태는 점점 악화 될 것이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이 능력을 사용 못 하는 순간이 올 것을 알기에 도경은 씁쓸한 마음을 금치 못했다.

세상에 영원한 것이 없다는 것은 알지만 가수로서 앞으로 자신의 최고의 노랫소리를 잃어버려야 한다는 사실을 순순히 받아들이기엔 도경은 준비가 되지 않았다.

“에휴.”

갑갑한 마음에 강바람을 쐬러 나왔지만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청승만 늘 뿐. 도경의 마음은 하나도 나아지지 않는다.

“이런 곳에서 웬 청승을 떨고 앉아 뭐 하고 있는 거냐?”

“음? 강한이 형이 이곳은 웬일이야?”

자신에게 다가오는 의외의 인물에 도경이 조금 놀란 표정을 지었다. 방송국에 있어야 할 김강한이 자신이 있는 한강에 와있으니 말이다.

“카심을 찾고 있다. 점심시간을 틈타 도망쳤어. 그 녀석이 네 쪽으로 오지 않았나?”

“아니. 내 쪽에 오지 않았는데? 무슨 일이야?”

“무슨 일인지는 내가 알고 싶군. 갑자기 미팅 약속을 앞두고 사라졌으니 말이야. 그리고 넌 좀 문자를 확인은 해라. 네가 확인 안 하니까 이곳까지 오지 않았나.”

으득.

“아하하. 워낙에 연락 오는 사람들이 많아서 말이야. 귀찮아서 잘 안 보게 되더라고.”

“흥. 누구는 발바닥에 땀 나게 일하고 있는데 누구는 팔자 좋은가 보군.”

“왜 나한테 그래? 그것보다 사장인데 너무 열심히 일하는 거 아니야? 설설해도 된다고? 생각보다 그 일이 체질에 맞나 봐?”

도경의 팔자 좋은 대답에 김강한이 그를 고깝게 바라보았지만, 도경은 그저 유쾌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김강한을 향해 미소를 보일 뿐이다. 저렇게 말을 내뱉지만 사실 지금의 생활이 그리 싫지 않아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마음에 들지 않았다면 진작 때려치웠을 거라는 것을 그 누구보다 잘 아는 까닭이다.

“조직의 탑이 제일 열심히 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사장은 노는 자리가 아니야.”

“역시. 제왕이 될 남자! 내 눈이 틀리지 않았다니까.”

모두에게 들려주고 싶은 김강한의 말을 들으며 도경은 흡족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에덴에 대한 복수가 끝나고 산으로 들어가 은거하며 살려는 것을 억지로 저 자리에 앉혀 놓은 게 정답이었기 때문이다. 저러한 인물이 음지에서 청부조직에서 일했다니 그야말로 인재의 낭비였다.

“또 그 실없는 소리냐? 카심도 그렇고 너도 그렇고 어째서 엉뚱한 것도 모자라 끈질기지? 그 두 특성은 정말 최악의 조합이다.”

“진짜라니까. 나만큼 관상 잘 보는 사람은 없을걸? 그나저나 둘이서 오랜만에 보는데 여기 앉아나 봐요. 이야기나 나누게. 카심 걔가 그래 보여도 IQ165의 영재잖아. 작정하면 형도 못 찾아.”

“후……. 그 IQ를 일하는데 써주면 좋으련만. 쓸데없는 데만 활용하니 속이 터지는군.”

“하하. 원래 천재랑 괴짜는 종이 한 장 차이라니까.”

“일하기 싫다고 화장실에서 청소부 부장하고 도망친 천재 따윈 필요 없어. 난 성실하게 책임을 다할 회장이 필요할 뿐이야.”

풀썩.

도경의 말에 김강한은 카심이 회사에서 어떻게 도망갔는지를 떠올리며 이를 갈다가 이내 도경이 손으로 두드렸던 옆자리에 앉아 강바람을 맞으며 앞에 펼쳐지는 풍경을 바라보며 속을 식혔다. 그래도 나름대로 효과가 있는지 흘러가는 강물을 바라보며 김강한의 안색이 평온한 안색을 되찾기 시작했다.

“그나저나 한국에 오자마자 날뛸지 알았는데 의외로 조용하더군.”

“아아. 당분간은 절대 휴식이라며 시끄럽게 잔소리하는 사람이 있어서 말이야.”

“어디 안 좋나?”

“뭐, 조금?”

도경의 대답에 김강한이 고개를 돌려 그를 살피기 시작했다.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염려가 섞인 시선이었다.

“죽을병이라도 걸렸나? 뭐, 괜찮을 거다. 너라면 쉽게 죽지 않을 거다”

“뭐라고? 이 사람이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음? 그게 아니었나?”

“쉬고 있으면 다 죽을병 걸린 거야? 말이 되는 소릴 해. 그리고 그걸 위안이라고 내뱉는 거야? 쉽게 죽지 않는다니……. 뭐 그런 살벌한 멘트가 다 있어?”

“네가 여태껏 쉰 적이 없으니 하는 말 아닌가. 아니면 말아라.”

“참 내……. 형도 참 정상은 아니야.”

“너한테 듣고 싶지 않군.”

김강한의 말에 도경이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자신과 카심이 괴짜라고 말하지만 사실 이 사람도 정상적인 감각을 지닌 위인은 아니었다.

“아니면 말라니……. 진짜 김빠진 말이라니까. 덕분에 오랜만에 궁상 좀 떨어보려고 했던 게 날아가 버렸네.”

“궁상? 뭐, 요즘 너도 이상한 컨셉에 꽂혀 있는 거냐? 그거 추천하고 싶지 않군. 강운이 녀석도 최근 이상한 컨셉에 꽂혀서 이상한 짓거리 벌이다가 아현이한테 한 대 맞고 정신 차렸으니 말이다.”

“아! 그러고 보니 백아현하고 강운이랑 사귄다며? 도대체 둘이 언제부터 그런 사이가 된 거야? 나 완전히 놀랐다고?”

김강운의 말에 문득 얼마 전에 난 두 사람의 열애 기사를 떠오른 도경은 궁금함에 김강운과 백아현에 대해서 물었다. 전직 자신의 얼음덩어리 매니저와 기계처럼 노래를 불렀던 김강운의 러브스토리라니 그 연유가 궁금했다.

“나도 잘 모른다. 모두에게 숨기고 사귀었으니 말이다. 짐작하지만 꽤 된 듯싶다. 그리고 얼마 안 있으면 식까지 치를 예정이다.”

“뭐!? 결혼? 그 두 사람이?”

“3개월이란다.”

“엑!?”

“그래. 너도 그런 표정을 지을 줄 아는군. 나도 많이 놀랐다.”

놀라움에 놀라움이 더해진 도경의 경악성에 김강한이 기껍다는 웃음을 지었다. 자신의 배다른 동생인 강운과 의남매였던 백아현의 결혼도 모자라 임신이라니. 자신도 지금도 실감이 가지 않았는데 동지가 늘어난 듯싶어 은근 기뻤다.

“조촐하게 식을 치를 예정인데 좀 있으면 청첩장을 갈 테니. 올 수 있으면 와라.”

“아, 아니……! 당연히 가야지. 나중에 날짜 알려줘. 무슨 일이 있어도 일정 비울 테니까 말이야.”

“그거 고마운 말이군.”

“허……. 그 두 사람의 애라……. 어떻게 클지 상상이 안 가는데? 괜찮은 거 맞아?”

“…그건 나도 걱정이군.”

얼음덩어리처럼 냉정한 백아현과 기계처럼 감정동요가 없는 김강운.

그 둘의 조합에 도경과 김강한은 앞으로 태어나지 않는 아이에 대해서 걱정을 나누기 시작했다.

‘그 애에 비하면 내 상태야…….’

큰일에는 큰일로 덮어씌운다더니 도경의 상황이 딱 그짝이었다.

* * *

웅성웅성.

“뭐야? 어째 정기총회 때보다 사람이 더 많이 왔잖아?”

도경과 김강한 두 남자가 앞으로 태어날 아이에 대해서 걱정을 나누고 있을 때. 다른 이들은 한 회사의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한자리에 모여있었다. 뒤늦게 그 자리에 들어선 카심이 많은 사람이 늘어선 회장 안을 살피며 자신의 자리에 앉았다.

“역시 도경이 삼촌 때문인가?”

【JY엔터테인먼트 임시주주총회】

주주들을 향한 회사에 대한 보고와 앞으로의 계획과 전망을 보고하는 자리.

현재 JY엔터테인먼트 본사에는 많은 이들이 모여있었는데 정기총회 때보다도 많은 인원의 참가에 카심은 그 이유에는 도경이 놓여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 예상이 다르지 않았는지 대부분 회의내용이 도경과 관련된 것들로 주주총회가 진행되었다.

“쯧. 쓸데없고 재미없는 이야기만 하기는…….”

회의장에서 오가는 이야기들을 들으며 카심은 혀를 차며 못마땅하다는 듯이 회장 안에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그도 그럴 게 주주총회의 회의라고 치기에는 너무나 수준 낮은 질의응답들이 오고가고 있었으니 말이다.

―도경 씨의 앞으로의 휴식은 얼마나 길어질 예정입니까?

―미국에 활동을 접고 귀국한 이유가 어딘가 몸이 좋지 않다는 소문이 있는데 사실입니까?”

―JY엔터테인먼트에 새로운 그룹을 프로듀싱 아이돌 그룹에 도경 군이 참여합니까?

―미국에 대한 활동을 정말로 접는 겁니까? 그렇다면 앞으로의 수익전망은 어떻게 되는지요?

―홍상현 감독이 차기작 시나리오를 도경 씨에게 건넸다고 하던데 어떻게 되었나요?

―당분간 국내 활동에 전념한다고 말씀하셨는데 올해는 해외 활동이 아예 없을 거란 말씀입니까?

이것이 회사의 계획과 미래를 논의하는 주주총회인지 아니면 한 연예인에게 질문하는 기자들의 기자회견인지 구별이 되지 않는 가운데 박진용 대표는 그들의 질문에 대해서 성실히 응하며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대답을 내놓고 있었다. 그것을 바라보며 카심의 찌푸린 표정이 조금은 나아졌다.

“그래도 저 사람은 마음에 들어.”

한 회사의 대표가 굳이 나오지 않아도 되는 자리에 나와 저런 수준 낮은 질의에도 못마땅해 하는 기색 없이 겸손하고 성실하게 질문에 응대하는 모습에 왜 도경이 이 엔터테인먼트 회사에 몸을 담고 있는지 이해가 갔다.

“갑작스러운 해외 활동의 정지와 국내 활동에 전념한다는 도경의 계획이 주주분들 입장에선 충분히 우려를 낳는 일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은 기계가 아니라는 것을 주주분들이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엔터테인먼트 사업은 사람이 재산인 사업입니다. 이익을 위해 무리하게 활동시키거나, 억지로 쥐어 짜낸다면 무엇이 남겠습니까? 5년간 도경이 소화해낸 스케줄은 지금 제가 이곳에서 이런 말 하면 안 되겠지만 대표인 제가 말릴 정도로 정말 미친 짓이었습니다. 지금 당분간은 휴식을 취할 거라는 그 말이 기쁠 정도로 말입니다. 그런데도 도경이 활동을 재촉하신다면 저는 대표로 지금 이 자리에 빌어 주주님들께 말씀드리겠습니다. 그것은 무리라고 말입니다.”

“……!”

겸손하지만 강단있는 박진용 대표의 말에 주주들이 입을 다물었다. 대주주들이 있는 앞에서 회사의 수익전망과 계획을 논하는 자리에서 확실하게 무리라고 단언하는 대답은 비즈니스 맨으로서 있을 수 없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은 역으로 박진용 대표에 대한 신용을 불러일으켰다.

“대표로서 한 사람으로서 제가 도경과 이 회사를 믿듯이 여러분도 도경과 이 회사를 믿어 주셨으면 합니다.”

정면을 향해 고개를 숙이며 간곡히 부탁하는 그 모습에 주주들도 무엇을 느꼈는지 좀 전처럼 노골적이거나 수준 낮은 질문들을 날리지 않았다.

“대부분 질문은 다 나온 듯싶군요. 그럼 이제부터 저희 회사에 대한 희망 사항과 건의사항을 받겠습니다. 여러분들의 생각을 부담 없이 내어주신다면 감사한 일이…….”

“건의 있습니다!”

“……!”

“빠르군요. 이 시간을 기다린 모양입니다.”

하하하.

길고 길었던 질의응답이 끝이 나고 마지막으로 주주들이 회사에 바라는 앞으로의 희망 사항이나 건의사항을 받는 시간이 되었다. 박진용은 부담 없이 그들의 생각과 의견을 내놓아 달라는 부탁이 끝나기도 전에 한 사내가 빠르게 손을 들어 올리며 큰 소리로 건의가 있음을 외치자 에너지 넘치는 그 반응에 박진용이 농을 던졌고 회의장은 기분 좋은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마이크를 전달받으시면 자기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도경 공식 팬클럽 『매드맨(Mad men)』 2기 회장이며 도경이 비공식 팬클럽 『또도사모』 4기 회장이자 부업으로 D&D 회장직을 맡고있는 카심 알 나인이라 합니다. 카심이라 불러주십시오.”

“…….”

웅성웅성.

그 황당한 소개에 모두의 웃음소리가 멎고 말았다. 자신들이 잘못 듣지 않았다면 지금 저 외국인 청년은 부업으로 D&D회장을 맡고 있다는 소리 아닌가? 모두가 그 말에 진의를 확인하느라 정신없을 때. 박진용이 소란스러운 회의장의 분위기를 정리하며 카심에게 말을 건넸다…

“두 팬클럽의 회장이라니. 대표로서 저희 아티스트를 좋아 해주셔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카심 씨께서 건의하시는 사항이라면 허투루 들을 수 없겠네요.”

“네 맞습니다. 이건 우리 제 의견뿐만이 아니라 도사모 팬들의 모든 건의사항이니까요.”

“모든 팬분의 건의사항이라 그게 뭐지요?”

비장하기까지 한 카심을 바라보며 박진용 대표와 회의장 안에 있는 주주들은 알 수 없는 긴장감에 숨을 죽이며 카심의 건의사항을 기다렸다. 무언가 엄청난 게 나올 것 같은 분위기에 당연히 그래야 할 것 같았다. 하지만 그들의 기대와 달리 카심의 건의사항은 너무나도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공식 팬 미팅을 요구합니다!”

“네?”

“그리고 사인포함 하이파이브와 포옹도! 사진은 추첨을 통해서…….”

“…….”

팬 미팅.

모두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카심을 바라보고 있었지만 카심은 신경 쓰지 않았다. 그에게 있어 중요한 것은 여태껏 한 번도 열리지 않았던 도경의 팬 미팅에 관한 것뿐이었기 때문이다.

팬으로서 끝나지 않는 그의 건의사항에 회의장에 있는 모두는 아연실색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회의장 안에 소식을 듣고 나타난 김강한의 부하직원에게 카심은 제압당해 회장 밖으로 끌려 나오는 상황은 웃을 수 없는 결과를 불러일으켰다.

[JY엔터테이먼트 주주총회에 소동이 벌어지다!]

[정체불명의 D&D 회장의 정체는 도경의 광팬? 주주총회에 슈퍼스타 도경의 팬 미팅을 요청하다!]

[JY엔터테인먼트 주가 상승!]

[대주주의 팬심! 그의 팬 미팅 건의사항 적극적으로 논의하겠다 JY엔터 입장 밝혀……!]

“헤헤헤.”

“이 꼴통 새끼. 지금 웃음이 나오냐!?”

퍽!

“아, 삼촌 머리 때리면 머리 나빠져……! 그리고 팬 사인회가 어때서? 팬 서비스로 당연히 해야 하는 거 아니야?”

“말이라도 못하면……!”

자신이 벌인 일에 웃음을 흘리고 있는 카심과 그 청년의 뒤통수를 갈기며 골치 아프다는 표정을 지었다. 카심이 원하는 대로 예정에도 없는 팬 사인회를 열게 생겼기 때문이다.

여태껏 미뤄 온 만큼 많은 사람이 몰려올 것이고 팬들은 분명 자신을 향해 짓궂은 장난을 준비해 올 게 분명하기에 도경은 속으로 곡 소리를 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어째 고민할 시간도 없냐……!’

조금은 자신에 대한 고민에 빠지고 싶었는데 그러기도 참 쉽지 않다고 생각하며 스타의 삶에 도경은 한숨을 내쉬었다.

(다음 화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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