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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조, 명군이 되다-16화 (16/380)

인조, 명군이 되다 16화

두 늙은이가 한강을 훑고 지나갔다.

그로부터 며칠이 지나, 한 장소에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본디 침수가 잦아 농지도 없고 거둬 쓸 만한 갈대도 흔치 않아서 평소 짐승들만이 방황하던 곳이었다.

이런 곳에 갑작스레 사람이 발 디딜 틈도 없이 모인 이유는, 정말로 별일이 있기 때문이었다.

“제길, 면상을 똑바로 못 봐서 그놈이 여기 나오는지 알 수가 없네!”

“자네도 원수 죽는 거 보러 왔나?”

“니미럴! 오밤중에 방문 다 때려 부수더니 얼마 있지도 않은 양곡을 다 훔쳐 가더라고!”

사내는 목이 헐 정도로 언성을 높였다.

하지만 고함은 멀리 퍼지지 못했는데, 사방에서도 소리치며 떠들어대는 탓이었다.

그야말로 만인을 향한 만인의 소란이었다.

“너무 기대하지는 마시게! 몇 놈은 죽을 터이니 그걸로 위안 삼으라고!”

“뻥뻥 큰소리를 쳐놨으면 똑바로 해야지!”

무수한 구경꾼들 사이에서 적잖은 사람들이 적개심으로 불탔다.

며칠 전, 한양의 중심지인 운종가雲從街의 골목마다 방이 붙었다.

글은 언문으로 쓰였으나 어려운 단어가 많아 설왕설래만 많고 제대로 해석되지 못했는데, 다행히 선비란 족속들이 본디 뽐내기를 좋아하므로 곧 많은 사람이 방의 내용을 알게 됐다.

대강 새로운 나라님이 즉위하던 날 소란을 틈타 도적질한 무리가 있으니 모월 모일 어디서 처단하겠다는 공고였다.

-이게 참말인가?

-마땅히 이렇게 해야지!

-도적놈들이 천벌을 받는구나!

반정군이라는 위세에 짓눌려 찍소리도 못 했던 피해자들에게는 둘도 없을 희소식이었다.

발 없는 말은 금세 천 리를 휘달렸고, 온 한양을 휩쓸었다.

그리고 오늘에 이르러, 정의의 실현을 원하는 무수한 백성들을 이곳으로 내몰았다.

“원래 죽이고 싶었던 놈들을 이참에 죽여 버리는 거 아니야?”

구경꾼 중에는 회의적인 사람도 있었다.

“그럴 거면 소란 때 다 죽였지, 왜 귀찮게 이런 일까지 벌여서 죽이나?”

“힘들게 배워놓고 간사한 짓만 해대는 작자가 얼마나 많은데, 난들 아나?”

“보면 알겠지. 정말로 새 세상이 오려는지, 여전히 그런 작자들의 세상인지…….”

둥! 둥! 둥! 둥!

북소리와 함께 모두의 이목이 강쪽으로 향했다.

강에서는 물길을 따라 십수 척의 크고 작은 배가 떠내려오고 있었다.

그중 대개의 배에 봉두난발의 죄인이 가득 타고 있었는데, 도합하자면 꽤 상당한 숫자였다.

“저렇게나 많이 죽인단 말인가?”

“아니지! 저렇게나 죽일 놈이 많았다는 것이지!”

구경꾼들 사이에서 당혹감과 적대감이 뒤섞여 흘렀다.

하지만 호기심만은 모두가 같았던지라, 사람들은 한층 더 웅성거리며 까치발을 들었다.

그리고 그들의 무수한 시선을 받으며, 도승지 이항복이 권자卷子를 펼쳤다.

“이들은 모두 거의가 있었던 날, 소란을 틈타 의병을 빙자하여 여염을 침탈하고 민간을 도적질한 자들이다!”

이항복이 발언하는 동안 구경꾼들은 합이라도 맞춘 듯 조용해졌다.

오직 불가피한 소음만이 깔린 채로, 이항복은 전언을 이어나갔다.

“이에 주상 전하께서 하교하시기를, 밤새 궁궐과 죄인의 처소를 약탈한 자들은 가볍게 다스릴 수 있으나, 무고한 백성들에게 해를 끼친 자들은 결단코 용서할 수 없다 하셨으므로, 이에 따라 이곳의 죄인들을 극형으로 다스린다!”

백관과 식자들에게는 의아한 처분이었다.

어찌 범궐犯闕한 민간의 도둑은 가볍게 처벌하면서, 한갓 여염이나 침탈하였다고 의병은 극형에 처한단 말인가?

많은 신하가 반대했다.

이는 공훈 있는 자를 포상하는 방법이 아니며, 백성들 사이에서 경중輕重의 분간이 흐려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왕은 자신의 의견을 고수했다.

-……상께서 이르시기를, “화난 백성들이 저택과 궁궐을 범했다고 엄하게 처벌한다면 일의 말단만을 보는 것이다. 본디 죄인과 폐주가 권세를 믿고 가렴주구하여 백성들이 끝내 호랑이에게 잡아먹히기를 빌게 되었으니, 【고사를 인용한 것이다.】 실상 백성들은 빼앗긴 재물을 되찾고자 했을 뿐이고, 일의 원인은 간신과 폐주가 먼저 백성들을 도적질한 데 있는 것이다.” 하셨다. 【사신은 논한다. 이러한 연유로 범궐한 자들을 가볍게 다스린다면 백성들이 궐을 침범하는 행위 또한 가볍게 여기지 않겠는가?】

“죄인이 도망친다!”

누군가의 고함과 함께 구경꾼들이 일제히 숨을 삼켰다.

과연 죄인 하나가 배에서 뛰어내린 것이다.

풍덩!

요란한 물보라와 함께 큰 배에 타고 있던 형조판서 이서가 외쳤다.

“잡아라! 죽여서는 아니 된다!”

급박한 상황에 각 배에 탄 병사들이 어수선해졌다.

본디 죄인을 감시하던 자들이 시선을 바깥으로 옮기면서, 여전히 배에 있던 죄인들은 눈빛이 달라졌다.

지금이 아니면 살아남을 기회가 없었으니까.

죄인들은 서로를 쳐다보며 시선을 교환했고, 그들의 불운한 행동을 감지한 한 관리가 칼을 빼어들고 죄수선에 뛰어들었다.

쾅!

체중이 갑판 때리는 요란한 소리와 함께, 또 한 번 모두의 시선이 움직였다.

관리는 배와는 다르게 흔들림 없는 시선으로 죄인들을 노려보다가, 대뜸 환도를 내질렀다.

쐐액!

관리의 연배와 어울리지 않는 기력으로 휘둘러진 환도는, 순식간에 여러 죄수의 팔과 어깨를 가르며 피를 튀어댔다.

“으악!”

“크헉!”

십수 개의 자상이 찍찍 그어지고, 난데없는 난동에 죄인들은 가장자리로 물러나다 못해 아예 배에서 뛰어내렸다.

하지만 최초의 도망자와 달리 무거운 바위에 단단히 묶여 있던 그들은, 멀리 달아나지도 못하고 빠져 죽지도 못한 채 매달린 채로 둥둥 떠 있어야만 했다.

“이게 무슨 짓인가!”

형조판서 이서가 뒤늦게 만류하였지만, 난입과 함께 칼춤을 춘 병조참판 이귀는 다친 죄인들을 내려다보며 외쳤다.

“수상한 움직임을 보이는 자들은 형이 집행되기도 전에 X신으로 만들어주겠다!”

한바탕 휘둘러진 환도 끝에서는 핏물이 뚝뚝 흘러내리고 있었다.

살벌하기 짝이 없는 광경에 구경꾼들은 물론 움찔대던 다른 배의 죄수들까지 숨을 죽이고서 웅크렸다.

그렇게 소란이 가라앉자, 한 병사가 처음 배에서 뛰어내렸던 죄수를 잡아왔다.

죄수는 물에 흠뻑 젖은 채로, 체념한 모습이었다.

이귀는 그런 죄인을 칼끝으로 겨누면서 외쳤다.

“죄인을 강바닥에 처박는 데는 발목 하나만으로도 족하다! 다른 한쪽은 쓸모가 없는 듯하니 베어버린 다음 형을 집행하라!”

그 살벌한 명령에, 병사들은 형조판서 이서를 바라보았다.

자칫하면 배 위에서 엄청난 소란이 벌어졌을 수도 있던 참.

여전히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지 못하고 있던 이서는 코로 뜨거운 한숨을 뱉어냈고, 고개를 끄덕여 허락했다.

그 순간 한 병사가 창대 끝으로 죄인의 오금을 후려쳤고, 직접 강에 뛰어들어 죄인을 잡아 온 병사는 분풀이라도 하듯 한쪽 발목을 단칼에 날려 버렸다.

“으아아악!”

몸서리치게 만드는 절규가 강 위를 울렸다.

그것을 한시라도 빨리 닥치게 만들겠다는 듯, 병사들은 남은 발목에 다시 바위를 묶어 강바닥으로 던져 버렸다.

풍덩!

죄인이 두 번째로 만들어내는 물보라였다.

하지만 그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는 일은 없었다.

사태가 잘 수습되어 형이 집행되자, 가슴 졸이고 있던 강변의 백성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그 모습을 멀지 않은 곳에서 지켜보는 이가 있었다.

구경꾼들이 모인 강변의 반대편에서, 장막을 사방에 둘러놓은 채 삼엄한 호위를 받는 왕이었다.

* * *

“큰일이라도 나는 줄 알았네.”

그나마 수습이 되어 망정이지.

죄인들이 집단으로 들고일어났다간, 애꿎은 사람만 잔뜩 상하고 죄인들은 놓쳤을 거다. 바다로 이어지는 한강이니까.

이런 율 이외의 방식으로 처벌하는 건 나의 억지였다.

일이 잘못됐다면 망신을 당했겠지. 그래서 위기를 수습한 이귀에게 눈길이 갔다.

‘맡긴 일에 대해서는 정작 입도 벙긋하지 않았지…….’

그가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갈피를 잡기 어려웠다.

이귀는 포기하고 다른 길을 알아봐야 하나?

그런 생각이 들 때, 영의정 이원익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하고 싶은 말씀이라도 있으십니까?”

“이런 방식으로 형을 집행하는 건, 두 번은 못 하겠사옵니다.”

어디선가 들어보았던 말이다.

기억을 되살리는 건 어렵지 않았다.

내가 조선 시대로 떨어진 뒤 지금까지의 세월은 그리 길지 못했으며, 이원익을 영의정에 제수한 뒤 지금까지의 시간은 더 짧았으니까.

그건 내가 북인 세력의 요주 인물들, 그리고 그들과 결탁해 부귀영화를 누린 잔챙이들을 처단할 때 한 발언이었다.

-이 짓거리도 두 번은 못 하겠습니다, 영의정.

더 이상의 정치적인 보복은 금지하기 위해서였다.

지금과는 상황이 다르다.

그리고 그때도 죽일 만한 놈들만 죽이지 않았던가? 억지에 불과했던 옥사를 확대하고, 폐주를 미혹했으며, 민간을 착취한 자들이었다.

“경께서도 죄인들의 죄상이 얼마나 무거운지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관리들은 죄 없는 백성들을 착취하고 침탈하는 것을 중하게 여기지 않았다.

그래서 죄인들에게는 도적이 의병을 빙자해 나의 이름을 팔았다는, 흔히 대역죄로 해석되는 불궤不軌의 죄목을 씌웠다.

“어찌 모르겠나이까? 다만, 오늘 엄정한 집행이 있었으니 앞으로 감히 주상 전하께 오욕汚辱이 되는 일은 없을 듯하여 드린 말씀이옵니다.”

말은 달랐지만 의미는 비슷한 발언이 있었다.

-죽을 만한 자들은 거의 복주되었으니 이 같은 일이 두 번은 없을 것이옵니다.

이 짓도 두 번은 못 하겠다던 나의 불평에 이원익이 한 대답이었다.

‘이원익이 기대했을 대답이었겠지. 하지만 내가 해주지 않으니, 자신이라도 대신 말하겠다는 건가?’

목소리는 조금도 높이지 않았지만, 강경한 태도다.

하지만 이원익이 나의 처벌 자체를 부정하기 때문에 만류하는 것처럼 느껴지지는 않았다.

애초에 그가 지적했던 건 ‘이런 방식’이었다.

“이 같은 방식을 취한 건 일벌백계를 위해서이지, 형을 남발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이원익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서 나를 바라보았다.

아마 그가 하고 싶은 말은,

-그 말 지켜주셨으면 합니다.

이것이겠지?

누가 어려운 시험 합격하고 공무원 된 사람 아니랄까 봐, 머리가 참 좋았다.

한참 전의 짧은 대화를 기억해 두고서 이때다 싶어 써먹다니.

나는 못 할 짓이다.

그러니…….

합리적으로 복수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영상께서는 맡겨둔 일, 잘 되어가고 있습니까?”

이원익은 그동안 놀지만은 않았다는 듯 당당하게 답했다.

“예에. 지금쯤이면 각 읍의 수령들이 토지의 증감을 조사하고 있을 것이옵니다.”

“양전의 감독은 어떻게 할 생각입니까?”

“계묘년처럼 양전어사를 파견할까 하옵니다.”

“으흠…….”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티를 내니 이원익이 놀라서 물었다.

“하교하실 말씀이 있으시옵니까?”

“계묘년 때는 진황지陳荒地를 조사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동안 많은 지주가 진황지를 개간하여 은루결隱漏結로 편입하였을 것입니다.”

선조 때 행해진 계묘양전의 이래로 상당한 세월이 흘렀다.

얼마나 많은 농지가 토지대장에 등록되지 않은 채로 불법적인 이익을 누리고 있을까?

이것을 잡아내지 않는다면 정직한 사람만 부담을 지게 된다.

“주의하고 있사옵니다.”

“그런데, 그때처럼 양전어사를 파견하겠다는 말입니까?”

계묘양전 때는 감독이랍시고 각 도마다 읍 하나만을 추첨해 양전어사를 파견했다.

이래서야 감독도 허울에 불과한 수준.

걸린 읍만 재수 없다고 치부할 정도다.

나는 손짓으로 이원익을 다가오게 한 뒤, 작은 목소리로 일렀다.

“계묘년 때는 각 도마다 두 명의 양전어사를 선발했지요?”

팔도를 다 합치면 열여섯 명.

“이번에는 팔도에 흩뿌릴 게 아니라, 선혜법의 확대를 가장 희망하는 도에 모조리 파견해서 총체적으로 감독합시다.”

“……!”

“어차피 팔도에 한꺼번에 대동법을 시행한다는 건 너무 과격한 변화라서 잡음이 많이 일 겁니다.”

실제로도 그렇게 됐고.

조선의 곡창 지대인 하삼도下三道, 그러니까 경상도와 전라도, 충청도에 일괄적으로 대동법을 도입했다가 반발이 너무 거세서 이원익부터 혁파를 주장했을 정도다.

그가 선혜법을 처음으로 제안하고, 삼도대동법으로 확대를 주도한 당사자인데도 말이다.

‘좋은 개혁이라는 건 아는데 굳이 가시밭길을 걸어갈 필요는 없지.’

개혁이 필요하지만, 해야 할 개혁이 대동법만 있는 게 아닌지라 여론의 관리도 중요했다.

이원익도 일괄적인 도입까지는 기대하지 않았던지, 다만 놀라는 대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일개 도에 어사를 열여섯 명을 파견한다면, 총 백 스물여덟 번을 파견하게 되옵니다.”

감독을 하려면 지위가 지방관들을 상대할 정도는 되어야 하는데, 이 정도나 되는 사람이 흔치 않았다.

이런 사람들은 이미 요직에서 중요한 업무를 맡고 있을 테고 말이다.

그러니 무슨 말을 하는지는 안다.

“하지만 나라의 녹을 먹는다는 게, 원래 그런 것 아닙니까?”

얼마 되지도 않는 녹봉 받아먹으려고 악착같이들 시험을 치는 게 아니다.

명예와 권력이 따라오니까 굳이 하는 거지.

그럼 그에 상응하는 고생 정도는 할 수 있잖아?

“반발이 걱정된다면…… 이 제안은 내가 아니라 영상께서 하신 것으로…… 크흠.”

개혁한답시고 앞으로 욕먹을 일이 많은데, 나 혼자서 욕을 먹으면 개혁이 다 엎어질 수가 있다.

그러니 선혜법 확대와 관련해서는 처음 말을 꺼낸 사람이 함께 부담을 져 주는 게 옳다.

안 그래?

“……예에.”

“경께서 영의정을 맡아서 대업을 책임져 주니 아주 든든합니다.”

할 말 다 하고 물러나라고 살짝 손짓하니 이원익이 끄응, 앓으면서 멀어졌다.

그러게 왜 상사를 갈궈? 다 본인이 자초한 화다.

다시 강 맞은편을 보니 배는 다 흩어지고 구경꾼도 대부분 사라진 뒤였다.

그리고 비스듬한 방향에서 한 무리가 다가오고 있었다.

형의 집행을 맡았던 관리들이다.

“고생 많으셨네.”

외곽의 신하들이 동료들을 맞아주었고, 이어 내가 있는 안쪽으로 안내했다.

선두는 형조판서 이서였다.

그리고 반 발자국 대각선 뒤에 선 자들은 좌의정 박홍구와 우의정 조정이다.

두 사람이 판서보다 뒤에 서는 건 예법이 아니지만, 앞에 서는 건 부담스러웠겠지. 트집을 잡는 사람도 없었다.

그런 세 사람의 뒤로는 집행에 참여한 이하의 관리들이 자리했다. 개중에는, 모두의 이목을 사로잡은 이귀도 있었다.

‘자리를 한 번 더 만들어야 하나?’

높으신 분들을 세워놓고 일개 참판인 그와 대담을 나눌 수는 없으니까.

일단 이서부터 치하했다.

“내가 백성들에게 일벌백계의 표상을 세우고자 억지를 많이 부렸는데, 형조판서께서 위태로운 행사를 큰 차질 없이 수행해 주니 참으로 감사합니다.”

“망극하옵니다.”

“경들의 노고는 내가 잊지 않을 터이니, 오늘은 이만 해산하여 충분히 쉬도록 하십시오.”

원래 바깥 활동 뜸한 사람들이 한참이나 배 위에 있었던지라, 다들 지쳐 보였다.

그래서인지 이서도 사양하지 않고 수긍했다.

“예에. 신들은 이만 물러나겠나이다.”

이서와 박홍구, 조정과 이하의 관리들이 떠나는 예를 보이려던 순간이었다.

“전하.”

이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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