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4화 〉 위를 향한 일상 (2)
* * *
히라 아유하는 주로 규슈 지방에서 활동하는 S급 히어로다.
차원충돌 이후 홋카이도와 더불어 가장 막심한 피해를 입은 지방이기에 전기는 발전소 하나에 의지하고 통신망도 지원되지 않는 곳이 허다한 등 그렇게 살기 좋은 지방은 아니지만, 그녀는 규슈에 꽤나 애착을 갖고 있다.
그녀가 나고 자란 곳이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더욱 큰 이유는 따로 있다.
"이 동네는 일이 별로 없는 것이다~!"
"월급 루팡 국가부도의 원인"
"무례한!! 그렇게 말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번에 뼈가 삭아 없어질 정도로 열심히 일한 걸 보지 못했느냐!!"
"흐암 그 전까진 B급 히어로 일감 뺏어 먹고 다녔으면서"
"그, 그게 내 죄는 아니지 않느냐! 이 동네가 너무 깨끗한 걸!!"
와자작.
텅텅 빈 아유하의 찬장을 무자비하게 약탈한 가소희가 입에 과자를 한 움큼 털어넣었다.
헐렁한 옷을 입고 과자 묻은 손으로 게임패드를 타닥거리는 게 무척이나 히키코모리 같았다.
몸을 딱 조이는 하얀 두루마기를 입고 유려한 연분홍빛 검무를 추던 가소희는 휴가만 되면 백수타락을 하고 만다.
"그, 그 과자는 언제 꺼내온 것이냐! 그게 몇 엔짜리인 줄 알고! 본녀의 스위트홈에 남은 마지막 과자라는 것이다!!"
"잔학한 일제에 수탈당한 조선의 쌀알들에 대한 복수다 아, 근데 이거 너무 별로다. 역시 우리 과자가 최고인 것 같아."
와자작.
벌써 일주일 째 꿈쩍도 하지 않고 마스터헌터를 플레이하고 있는 가소희.
처음 사흘까지는 그러려니 하면서 냅두던 무녀도 일주일이 되면서 비로소 인내심에 한계를 드러내고 말았다.
규슈의 수호자라 불리는 히라 아유하는 우습게도 자신의 집을 수호하지 못한 것이다.
"좀 그만하라는 것이다! 다른 놀 곳도 많지 않느냐!! 후쿠오카로 놀러가도 좋고!! 하다못해 돈코츠 라멘이라도 먹으러 가는 건 어떻냐는 것이다!!!"
"맞다! 돈코츠 라멘 배달시켜줘. 후쿠오카가 라멘으로 유명하다면서?"
"여긴 나가사키라는 것이다, 이 멍청한 분홍대가리!!!"
견디다 못한 아유하는 제 손에 들린 휴대폰으로 가소희의 분홍대가리를 찍어버릴까 생각했지만, 곧 그만두었다.
그녀가 들고 있던 휴대폰에 전화가 왔기 때문이다.
무녀는 신경질적으로 전화를 받았다.
"누구냐는 것이다!!!"
네? 아 가소희 헌터님 폰이 아닌가요?
그제서야 아유하는 제 손에 들린 폰이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이걸로 분홍대가리를 찍어버렸으면 식충이의 대가리와 휴대폰을 모두 박살내는 쾌거를 달성할 수 있었을 텐데, 정말 아쉬운 일이었다.
"그 분홍대가리라면 옆에 있는 것이다!! 벌써 일주일 째!"
"어어, 그래. 시현이구나. 잘 있었어?"
기름 묻은 손으로 재빠르게 휴대폰을 낚아챈 가소희가 어깨에 휴대폰을 올리고 전화를 받았다.
물론, 마스터헌터를 그만두는 일은 없었다.
아, 네. 잘 있었죠. 근데 왜 이리 연락이 없으세요? 연락 주신다면서.
"조금 바쁜 일이 있었거든. 헌터의 본분을 다하느라고."
신문에서 사태는 진압이 거의 다 됐다 그러던데 그냥 언론 플레이였나봐요? 아무튼 고생하셨네요. 이제서야 연락을 주시는 걸 보면.
"그렇지, 뭐. 일찍 연락 못해서 미안."
지금도 가소희는 벌써 170시간 째 쉬지 않고 게임패드를 두들기며 헌터의 본분을 다하는 중이었다.
"아, 근데 혼검기는 완성했어? 숙제였잖아."
아뇨 이거 못하겠던데요. 감도 안 잡혀요
"만드는 법은 개화?花에 다 들어 있지 않아? 그냥 따라만 하면 될 텐데."
그런 게 있어요? 아무리 펼쳐봐도 모르겠던데요. 뭔가 착각하신 건 아니에요?
"아냐, 아냐. 그냥 하다보면 딱 감이 와. 한 200번?"
불쌍한 정시현은 벌써 1200번을 넘게 펼쳐보았다는 사실을 몰랐던 가소희는 매서운 눈빛으로 손가락을 연타했다.
화면 속 괴물이 치명적 공격에 다운되면서 프리딜을 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타다닥! 타다다다다닥!
"조, 조심히 좀 다루라는 것이다아!!!! 그것마저 깨먹으면 10번째인 걸 모르느냐!!!!"
"괜찮아. 어차피 게임패드는 소모품인데, 뭘."
네? 뭐라고요? 그보다 어디서 타닥대는 소리 들리지 않아요? 국제전화라 음질이 이상한가?
"어어,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 규슈가 워낙 통신이 안 좋아야지 여길 지키는 히어로는 지금껏 직무유기를 했다고 하니까."
아하, 이 동네나 저 동네나 똑같군요.
"그런 소리 할 거면 나 안 들리게 하라는 것이다!!!"
제 분을 못 이긴 아유하가 제자리에서 폴짝 뛰어 엎드린 가소희의 허리에 올라탔다.
불편한 티를 낼 법도 하건만, 가소희는 여전히 신들린 컨트롤을 자랑하며 태연하게 전화를 했다.
"아무튼, 혼검기는 더 노력해봐. 나는 일주일 뒤에 돌아갈 테니까. 그 전까지 만드는 거야. 알았지?"
너, 너무 짧아요!
"미안. 그렇게 애먹을 줄은 몰랐는데 아, 휴대폰 배터리 다 됐네. 그럼 끊는다!"
네에 들어가세요
뚝.
일주일 간 충전을 하지 않아 방전된 휴대폰.
가소희는 볼과 어깨 사이에 끼어 있던 휴대폰을 다다미 위에 툭 떨궜다.
"충전해조."
"하아, 친우여. 진심인 것이냐?"
"알았어, 미안해 이제 그만할게. 그렇게 정색할 것까진 없잖아."
"그걸 말하는 게 아니라, 혼검기에 대한 얘기 말이다. 혹시 제자가 생겼다는 말이 진짜였느냐?"
가소희는 일주일간 멈춘 적이 없던 게임을 비로소 일시정지하며 고개를 힐끔 돌렸다.
일주일의 강행군에도 촉촉하고 청순하기 짝이 없는 분홍색 눈동자였다.
"화편검무를 진심으로 타인에게 가르치고 있다는 말이냐?"
"어. 왜? 혹시 공동저작권이라도 행사하려고? 그건 힘들겠는데."
"공동저작권은 장난이었다는 것이다! 왜 이리 뒤끝쟁이인 것이냐? 흠흠, 아무튼 그걸 어떻게 타인한테 가르칠 생각을 한 것이냐? 혹시 저 아이가 검성의 딸이라도 되는 것이냐?"
"아니? 검재는 더럽게 없던데. 스피릿이야 쓸만하지만."
아유하가 어이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 가소희의 등을 내리쳤다.
"아니, 이 분홍대가리! 애초에 그건 혼검기가 있어야 제대로 쓸 수 있는 것이지 않느냐!"
"그래서 가르치고 있잖아. 그게 무슨 문제야?"
"혼검기의 난이도는 검기를 건너뛰고 단번에 검강을 만드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그걸 대체 왜 검재가 없는 애한테 시키는 것이냐!?"
"응? 그거 거짓말 아니었어? 그냥 스피릿만 잘 뭉치면 나오던데."
"그랬으면 본녀가 이미 만들었겠지!!!"
가소희는 그제서야 이상한 점을 느꼈다.
화편검무를 공동개발한 히라 아유하는 혼검기를 쓰지 못한다.
스피릿의 컨트롤은 가소희보다 수십 배는 정교함에도 말이다.
"그렇네. 왜 못 만든대?"
"검재가 없으니까!!! 장담하는데 그대가 마력을 타고났으면 한국의 검성은 현우석 따위가 아니라 그대였을 거라고!!! 그만한 검재를 타고 났으니까 혼검기를 만들 수 있는 거지!!!"
아유하가 주먹을 쥐고 가소희의 등을 퍽퍽 때렸다.
무녀복에 달린 방울이 시끄럽게 울린다.
"화편검무의 최소 요건은 검성 수준의 검재를 타고나는 게 전제란 말이다!!! 이 분홍대가리야!!!"
***
"으음 왜 이렇게 안 되지. 대체 뭘 감을 잡을 수 있다는 거야?"
= 아무리 생각해도 그 여자가 재능충인 것 같은데요.
"그러게. 그래도 쉽게 만들 수 있다고 했는데 그냥 그런 소리를 할 이유는 없잖아? 나 보고 엿먹으란 것도 아니고."
사악!!
1274번째 개화?花.
나는 여전히 혼검기의 감을 잡지 못하고 있었다.
= 아니, 아무리 생각해도 혼검기라고 해도 일단은 검기인데 말이에요. 검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냥 이름만 그런 거 아냐? 스피릿은 마력이랑 궤가 다르니까 검에 대한 이해 따위 필요 없지 않을까?"
사악!!
1275번째 개화?花.
당연히, 혼검기의 혼 자도 보이지 않았다.
바퀴벌레의 눈곱의 먼지만큼도 모르겠다.
"아니, 정말 그런가? 칼을 쓰겠다고 설치던 스피릿 사용자가 한둘도 아닌데 전 세계에서 가소희만 혼검기를 만들었다는 건 조금 이상한데."
= 글쎄요. 정말 뭔가 있는 걸까요? 인체실험이 필요한 거라든지!
"그럼 나한테 가르쳤겠니."
가소희가 날 엿먹이려던 게 아니라면 가능성은 두 개.
내가 뭔가를 놓치고 있거나, 가소희가 뭔가를 놓쳤거나.
아마 전자이지 않을까.
"전문가의 의견이 필요한 때야."
= 전문가? 혼검기 전문가가 그 분홍대가리 밖에 더 있어요?
"너 자꾸 다른 사람 그런 식으로 부를래? 칠흑여제는 자꾸 깜둥이라 부르더니."
= 영웅님도 저 보고 천쪼가리나 망할 보자기라고 하잖아요! 이 음침하고영웅스러운중2병일본도검은코트거유암살자!!
"주술사라는 정체성은 쏙 빼놓네."
아무튼, 내가 말한 전문가는 가소희를 말한 게 아니었다.
검성의 아들이자 행적에 따라 검신, 혹은 검마라 불리는 사내.
현서진을 말한 것이다.
'적어도 이게 검 때문인지 아닌지는 판별해줄 수 있겠지. 원인이 검과 관련된 거라면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도.'
검기 정도야 재능이 없는 사람이라도 각고의 노력을 거치면 형성해낼 수 있다.
혼검기를 이루는 스피릿이 아무리 거친 힘이라고 해도 그 정도는 노력으로 커버할 수는 있겠지.
아마도.
"화편검무면 노력을 할 가치가 있지 않겠어."
나는 현서진에게 전화를 걸었다.
***
"혼검기? 스피릿으로도 검기를 만들 수 있다고?"
"그렇다던데."
현서진은 내게 고민이 있다는 말을 듣자마자 한달음에 개인수련장으로 달려왔다.
뭐가 그리 급했는지 구체적인 내용도 듣지 않은 그는 자리에 앉아 내 설명을 들었다.
"가소희 헌터님의 검무라 그게 혼검기가 있어야 제대로 쓸 수 있다는 거지? 그런데 혼검기가 감이 안 잡혀서 날 부른 거고."
"응."
"검무 검무? 으음"
그는 시원하게 깎인 턱을 부여잡고 깊은 생각에 빠졌다.
마치 자기 고민인 것 마냥 눈까지 감고 골똘하게 생각하는 모습이 뭔가 미안했다.
왜 이리 진지하게 임해주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빚을 지워두었나.
칼을 무릎 위에 올려놓은 현서진은 깊게 생각하다가 눈을 번쩍 떴다.
그리고 날 걱정 어린 시선으로 쳐다봤다.
"미안한데, 시현아. 너 그거 맞는 선택이야?"
"뭐? 왜?"
"넌 전투스타일이 어떻게 돼?"
"전투스타일이라니, 그야"
나는 자신 있게 말하려다가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지금 나의 전투스타일을 뭐라고 명명해야 할 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부적술을 곁들인 검사? 아닌데. 암기와 부적술을 위시한 중거리 어태커? 이것도 좀 그런데. 검을 아예 안 쓰는 것도 아니잖아. 그러고보니 뭐라고 딱히 정해진 게 없네. 근접해서 싸우다가 말리면 검을 내던지는 것도 일상이고.'
그런 생각을 하며 눈동자를 데굴데굴 굴렸다.
그러다가 한 가지 명쾌한 답을 떠올리고 경쾌하게 말했다.
"올라운더!"
"."
현서진의 시선이 더 심각해지는 걸 보니, 아무래도 정답은 아닌 듯 했다.
"시현아. 기분 나빠하지 말고 들어줬으면 해."
"뭔데?"
"혼검기나 검무에 집중하기보다 당장은 다른 것에 집중했으면 해."
현서진이 깊은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그 말을 들은 나는 잠시 눈을 깜빡이다가 고개를 갸웃했다.
혼검기에 대해 도움을 달라고 불렀더니, 왜 뜬금 없이 진로에 간섭을 한단 말인가.
"왜?"
"넌 너무 다재다능해. 아니, 잡다해. 무엇 하나 중심이 되는 게 없어. 굳이 말하자면 부적술이 중심이겠지만 그것도 불안하기 짝이 없고"
현서진은 자리에서 일어서며 나가는 문으로 느직하게 향했다.
흰 문 앞에 멈춰선 현서진은 내게 따라오라는 말을 남기고 방을 나섰다.
조언을 구한 입장에서 그냥 보낼 수도 없으니 하릴 없이 그를 따라나섰다.
"검무에 신경을 쓰지 말라고? 무슨 소리야? 너도 그 위력을 보지 않았어? 혼검기도 없이 의린이의 땅꺼트리기를 받아낼 정도라고."
"그래, 그 무검희의 기술이니 담긴 힘은 엄청나겠지. 하지만 나는 위력 같은 걸 이야기 하는 게 아니야. 네 기?는 완전 흐트러져 있어. 아무렇게나 뿌린 바둑돌처럼."
"기?가 흐트러졌다고? 무슨 무협지에 나올 법한 소리를 수단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을 텐데."
다페르헤이드에서도 그렇다.
어떤 캐릭터로 플레이를 하던 간에, 익힐 수 있는 기술은 상충하는 게 있지 않은 이상은 전부 익히는 게 진행에 편하다.
전투 시 선택할 수 있는 수단이 늘어날수록 승리에 유리한 건 당연한 일이니까.
물론 주로 쓸 기술은 숙련도를 쌓아 놓는 게 좋지만, 그것도 강제는 아니다.
기?가 흐트러진다던가, 그딴 현상은 발생하지 않는다.
'잠깐. 설마 여기선 진짜 있는 일인가? 할 줄 아는 것 좀 많다고 뭔가 달라져?'
설마, 그건 아닐 것이다.
혼이 얕아서 익힌 주술이 혼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가 아니라면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
내 혼은 주술에 삼켜지지 않을 만큼 깊기에 그딴 일은 기?가 흐트러진다느니, 그딴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현서진을 따라 도착한 곳은 다름 아닌 대련장이었다.
그는 거침 없이 무대를 하나 잡더니 날 이끌고 그쪽으로 향했다.
"그래, 수단은 많을수록 좋아. 인정해. 그런데 너 말야"
무대에 도착한 현서진은 아카데미제 무기를 땅에 고이 내려놓고, 등에 메고 있던 낡은 검집에 손을 뻗었다.
낡디 낡은 가죽 검집에서 나온 것은 별빛.
사인참사검이었다.
"전력을 다 해서 날 이길 수 있어?"
"무슨 소릴. 나랑 싸우겠다고? 랭크대전 룰로?"
"랭크대전 같은 봐주기식 대련이 아니야. 진짜로, 서로를 죽이기 위해 전심전력을 다 했을 때, 날 이길 수 있느냐고."
서로를 죽이기 위해 전심전력?
그렇다면 내가 현서진을 못 이길 건 없다.
연막탄, 섬광탄, 최루탄을 비롯한 일회용 전술무기부터 토템술을 위시한 정령술, 암기, 발도술, 결정적으로 퍼베이시브 에픽의 영웅강림까지.
아카데미의 정해진 룰을 벗어나면 나는 1학년 내에서 못 죽일 존재가 없다.
"당연하지. 한 번 해보자고?"
"그래. 난 아무리 생각해도 네게 지는 경우의 수가 안 보여."
오만하게 읊조린 현서진이 사인참사검을 들고 무대로 올라갔다.
그리고 무대 밑에서 짝다리를 짚은 내게 손짓했다.
"토끼나 사슴을 아무리 모은다고 해도 용 하나를 이길 수 없는 것처럼 말이야."
나는 그 말에 코웃음 쳤다.
어디 싸움 걸고 싶어서 안달난 것도 아니고.
"알려달라는 건 왜 안 알려주고 갑자기 웬 헛소리를 하니? 한 번 싸우자고? 규칙 없이?"
"규칙은 단 하나. 불사장치가 발동될 때까지."
그러니까, 최소한의 룰도 없이 생사결을 펼치겠다는 말이다.
나는 그저 웃고 말았다.
'대체 뭘 원하는 건지.'
나는 망설임 없이 뒤돌아 섰다.
그리고, 현서진에게 말했다.
"정령토템이랑 전술무기 갖고 올 테니까, 딱 기다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