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1화 〉 어스름 속 느긋한 산책 (1)
* * *
옛 왕국의 도읍에는 때아닌 활기가 돌았다.
수많은 병기와 헌터들이 들어서며 평양성을 개축하기 시작한 까닭이다.
펄펄 끓는 은이 성벽을 덮고 수많은 마도병기가 제자리에 발맞춰 섰다.
헌터는 제각기 할 일을 하거나 개축을 도우며 재앙을 대비했고, 기술자들은 그들을 위해 발전소를 비롯한 새로운 인프라를 구축했다.
죽어버린 땅, 찬연한 은빛 성.
가소희는 근처 모란봉에 위치한 부벽루에 앉아 그 모든 것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미치겠네."
"왜 그러나."
"그냥. 실감이 존나 안 나서. 솔직히 내가 이런 걸 자주 겪은 것도 아니잖아."
그녀가 칼을 갈며 낮게 읊조렸다.
가소희의 나이는 이제 27세.
한국 칠성으로서 재앙을 상대한 회수라고 해봐야 고작 세 번이 끝이고, 이런 대규모 전쟁은 사실상 처음 겪는 것이다.
"할배는 이런 거 자주 겪어보지 않았어? 그 시절에는 이런 전쟁 많았잖아."
"허어, 그렇지. 적어도 열두 번은 된다네. 총을 쥔 적도 있고 창을 쥔 적도 있지만 다 살아남았지."
"은근히 자기자랑하네. 지금은 전성기 지난 뒷방 늙은이면서"
긴 수염에 허연 봉두난발.
정좌한 채 어깨에 비껴 멘, 붉은 천이 인상적인 낡은 창.
차원충돌 이후의 혼세를 창 한 자루로 헤쳐온 남자, 패창 이준욱이었다.
"클클. 그래도 아직 자네에게 무시당할 급수는 아니네만."
"누가 무시한대? 실제로 길드에서 뒷방 늙은이 취급 받는 것도 맞잖아?"
"아니라곤 못하겠구만."
패창의 칭호를 가진 노인이 때묻은 창대를 찬찬히 훑었다.
치기 어린 시절엔 '롱기누스'로, 늙어버린 지금은 그냥 '친구'로 부르는 낡은 창.
허름한 행색과 함께 이준욱을 얕보이게 하는 녀석이지만 그 어떤 동료보다 믿음직한 녀석이다.
"아직 난 현역인데 말이지."
"그 아랫도리도 마찬가지고 말야."
"늙은 나이에 아들 좀 두었기로서니 그러기 있는 겐가."
가소희가 장난스레 받아쳤다.
"내 제자한테 자꾸 시선 주는 거 내가 모를 줄 알았어?"
"허! 억울하군. 시선이 간 건 맞지만 그런 음침한 의도는 전혀 없었다네."
"나도 알아. 그 큰 거에 시선이 안 갈 수가 없지."
"아니래도."
칼을 갈던 가소희가 옅게 킥킥댔다.
그가 제자의 가슴 따위 보지 않았다는 사실 정도는 안다.
그냥 조금 놀려먹고 싶었을 뿐.
"그럼 왜 봤는데?"
"사실 내 아들의 신붓감으로 딱이라서 말일세."
"장난치지 말고."
"꽤 여러가지를 익히고 있더군. 그 무검희의 제자라길래 검술이 뛰어난 아이일 줄 알았는데 딱히 그런 것도 아니고."
가소희가 숫돌을 멈추었다.
무쇠로 만들어진 숫돌은 이미 다 닳아 있었다.
내구력 강하기로 손꼽히는 무기를 고작 숫돌 따위로 갈아낼 수 있을 리가 만무했으니 당연하다.
"내가 걔를 왜 제자로 뒀냐, 이걸 묻고 싶은 거지?"
"남의 일에 관심두는 것도 뭣하지만, 실은 그렇네."
"뭐, 나보단 무녀의 제자로 어울리는 애긴 하지."
가소희는 다 쓴 숫돌을 절벽 아래로 던졌다.
쇠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사실 부탁받아서 한두 개 정도 알려주다 말려고 했는데 제자를 두는 것도 생각보다 즐겁더라고. 프린세스 메이커하는 기분도 들고."
"그 시리즈가 아직도 있었나. 뭐, 그런 이유라면 더 말하지 않겠네."
"말리려고 했어?"
"자네의 선택인데 내가 뭐라고 간섭하겠나. 다만 그 아이가 무기를 휘두르는데 재능이 너무 없다는 사실을 말하려 했을 뿐."
가소희가 어깨를 으쓱거렸다.
그런 거야 이미 한참 전부터 알고 있던 사실이다.
"난 제자는 가려 받는 거 아니라고 배운 사람이라."
"자네가 그런 생각을 갖고 있을 줄은 몰랐구만."
"날 뭘로 보는 거야. 좀 못 배운다고 막 내치고 그런 사람 아니거든."
"좋은 자세로군."
사제관계는 수직관계가 아닌 서로 주고받는 수평관계.
스승에게 인생을 구원받은 가소희로서는 당연한 신념이다.
"그리고 우리 시현이가 딱히 재능이 없는 것도 아냐. 주술은 잘 쓴다고."
"그런가? 하긴. 검무도 반은 주술이니 말일세."
"그러하니라! 그 가슴덩이의 영혼은 늪과 비슷하니 재능이 없는 게 이상한 거지!"
바람과 함께 나타난 무녀가 둘 사이에 끼어들었다.
그녀는 무례하게도 이준욱 앞에 놓인 접시에서 사과 한 조각을 홀랑 빼앗아 먹었다.
이준욱은 패창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도 허허 웃고 있을 뿐이었다.
"이 싹바가지 없는 녀석아. 먹을 게 없어서 늙은이 걸 뺏어먹냐?"
"암냠. 혹시 양갱은 없는 것이냐?"
"아우, 이 년을 그냥."
가소희의 주먹이 아유하의 이마를 호쾌하게 훑었다.
따악!
"아야! 때리지 않는 것이다, 이 무례한 녀석!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이다!"
"옛다. 너 많이 먹고 꼭 돼지 돼라."
"혹시 더 때려줄 수 없겠느냐?"
"내가 탈무드에 나오는 젊은이인 줄 아냐."
가소희가 공중에 동동 떠 있는 아유하에게 양갱을 던졌다.
무녀가 해맑게 웃으며 양갱을 받으려는 찰나, 낡은 창의 붉은 천이 문득 술렁였다.
양갱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어어!? 늙은이!!! 감히 새파랗게 젊은 심장의 양식을 빼앗지 않는 것이다!!!"
"클클. 이 87년의 인생으로 조언하네만, 감히 남의 것을 빼앗으면 언젠가 빼앗길 줄도 알아야 한다네."
그러면서 이준욱은 창 끝에 박힌 양갱을 홀랑 빼먹는 것이었다.
"여, 영감탱이!!"
"맛있군. 어떻게 만든 겐가?"
"뭐 비법이랄 게 있나. 그냥 좋은 재료 쓴 거지 뭐."
"혹시 도매로 팔 수는 없겠나?"
"날 양갱 공장으로 아는 건 아니지?"
무녀는 우울하게 옆으로 내려앉았다.
창날에 끈적하게 눌어붙은 양갱을 떼던 이준욱은 무녀에게 물었다.
"젊다리. 다른 친구들은 오고 있나?"
"지금 오고 있는 것이다"
"그런가. 그 불안정한 아이는?"
"그 주 뭐시기라면 걔도 오고 있느니라."
패창이 수염을 쓸며 기분좋게 고개를 끄덕였다.
실로 오랜만에 칠성 모두가 한데 모이는 것이니 그로서는 기꺼운 일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오랜만에 개판이 되는 꼴을 보겠구만."
"이 부벽루도 문화유산인데 부숴 먹으면 어쩔 거야, 영감? 할배가 있다고 해서 주하연 그년이 발작하지 않으리란 법도 없잖아. 성자랑 검성도 마찬가지고."
"잘 될 걸세. 아무리 원한이 깊다 해도 나랑 타국의 S급 히어로 앞에서 개판을 칠 놈은 없을 테니."
"쯧. 하긴. 주하연이야 뭐 마법소녀 전우회에서 한소리 들었을 거니까"
가소희가 눈을 돌려 하늘을 흘깃 쳐다봤다.
무구히 빛나는 별들 사이로, 혜성이 꼬리를 그리며 떨어져내렸다.
"검성이 오네."
환상, 별빛, 복사꽃, 마법소녀, 낡은 창, 교주, 산성.
그에 더해 건방진 무녀까지.
여덟 강자가 모인 칠성회의가 그 막을 올렸다.
***
지하에서의 사건으로부터 2주.
영원한 순회의 군세가 압록강을 넘었다.
= 그 할배, 정말 무서울 정도로 강하던데요.
"옛날에는 한국최강을 차지하던 시절이 있었으니까. 지금은 늙어서 약해진 거야."
= 그게요? 구세대 용사, 뭐 이런 포지션인가?
"딱히 구세대라고 할 건 없지. 지금도 활동하고 있잖아?"
나는 가소희가 소개한답시고 데려온 이준욱의 눈을 상기하며 그리 대꾸했다.
고집스런 눈매 속에 잠든 패기.
그가 신창이나 창성이 아닌 패창으로 불리는 이유가 따로 있는 것이다.
= 칠성끼리는 다 사이가 좋은가봐요? 그 마법소녀만 빼고요. 이렇게 덷고 와서 소개를 해주는 걸 보면.
"에이. 칠성끼리 어떻게 다 친하겠어. 데면데면하거나 안 좋은 사이 한둘은 있기 마련이지. 그리고 주하연도 친한 사람은 있다고."
가소희는 그런 면에서 발이 넓은 편이다.
가장 최근에 칠성이 되었음에도 최고참인 이준욱에게 말을 놓는 것이나, 최강자인 하르미아와 선배후배하는 사이인 걸 보면 말이다.
= 사교성이 좋나보네요. 영웅님도 좀 닮아봐요! 이렇게 천막 속에 박혀 있지만 말고. 오죽하면 그 분홍머리가 패창을 데려왔겠어요?
"나가기 귀찮아."
= 좀 나가요!! 당신은 몰라도 저는 얼마나 심심한데요!!
나는 한숨을 쉬며 휴대폰을 껐다.
어제부터 간이 기지국이 세워져서 인터넷이 가능해졌는데 대체 무슨 이유로 나가서 시간을 버려야한다는 건지
징집된 아카데미 학생들이 오기까지는 아직 사흘이나 남기도 했으니 적어도 그때까지는 움직일 생각이 추호도 없었다.
"평양성은 다 둘러봤어. 할 수 있는 것도 다 했고. 이제 진인사대천명?人????만 남았다고."
= 아아~ 심심해심심해심심해! 꼭 여기 박혀 있어야 되는 건 아니잖아요! 이게 대체 지금 며칠 째예요?
셀레스티가 팔을 타고 올라와서 내 머리를 도고도고 때렸다.
나는 무시하고 마저 휴대폰을 켜 메신저를 확인했다.
성초은의 메세지가 와 있었다.
[성초은: 시현 후배! 혹시 평양이에요?]
[나: 넹!]
[성초은: 많이 힘들겠다... () 어디 다쳐서 오는 건 아니죠?]
[나: ㅠㅠ이]
[나: 걱정마세여 어차피 아카데미 학생은 후방이니까]
나는 태연하게 손가락을 놀려 답장을 보냈다.
극정 아카데미 학생은 모두 실전 투입이 가능할 정도의 전력이기 때문에 이런 전쟁에서는 늘 징발의 대상이 된다.
그런 특성 때문에 극정 아카데미는 나라의 혼란이 가중되면 학교보다는 무력단체의 성격이 짙어지기도 한다.
물론 미래의 주전력이 될 아카데미 학생을 최전선에 보내야 할 일은 결단코 없어야 한다.
농부아사 침궐종자(???死 ???子)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나라의 미래가 될 파릇파릇한 씨앗을 당장 어렵다는 이유로 내몰아 죽이는 건 멍청한 짓이니.
하지만 지금의 평양성은 고양이 손이라도 빌려야 할 참이다.
안 그래도 강남에서 일어난 테러 때문에 사제들이 무척이나 부족하니 말이다.
때문에 헌협에서는 학생 신분이라도 자원에 한해 최전방 라인에 배치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했다.
'맞다. 이 참에 제니스에 글도 좀 올려야겠네.'
나는 생각난 김에 거침없이 제니스에 글을 작성했다.
제목: 최전방 자원 안 하는 매국노 있냐?
글쓴이: zx혼령환후xz
난 이미 평양 도착했다 ㅋㅋ 이런 국난에 지 안위만 생각하면서 오들오들 떠는 겁쟁이들은 없지???
나는 나름 만족하며 글을 게시판에 올렸다.
무릇 한국인을 움직이는데는 애국심이 최고 아니겠는가?
= 무슨 글을 써도 그렇게 써요? 그렇게 도발하면 애들이 퍽이나 좋아하겠네요.
"그런가? 인터넷만 잡으면 깊이 생각을 안 하게 돼서."
곧 게시글에 댓글이 다다닥 달렸다.
나는 댓글란에 들어가 반응을 확인했다.
댓글(4)
부처가돼버려: 병신임? 가든 말든 내 마음이지;
교류직류: 이런 거 갖고 구라 좀 치지 마라 진짜 나가서 싸우는 사람은 뭐가 되냐?
복벽주의: 이젠 별 좆같은 걸로 주작을 다 하네 ㅉㅉ
다섯글자닉: 인증이 없으면 뭐다????
"켁."
= 거봐요. 반응 안 좋을 거라니깐.
최전방 자원 좀 독려했기로서니 이렇게 욕 먹을 일인가.
나는 억울함을 참지 못하고 천막 밖으로 뛰쳐나와 평양성 안팎을 찰칵찰칵 찍었다.
그리고 당장 게시글을 올렸다.
제목: (인증) 아니 개새끼들아 나 평양성 맞다고
글쓴이: zx혼령환후xz
(사진)(사진)(사진)
ㅅㅂ이들 그냥
댓글(6)
복벽주의: 요즘엔 자살하는 걸로 부심도 부리네 ㅋㅋㅋ
ㄴ 강아지는헉븜: 딱 봐도 아카데미 성적 꼬라박아서 명예로운 죽음하러 가는 거임 걍
ㄴ ㅇㅇ: ㄹㅇ 걍 이딴 부심 부리는 거 보면 빌보드 등수가 보임 ㅋㅋㅋㅋ
ㄴ 부처가돼버려: 이 병신 몇 반임? 장례식 치를 때 육개장 무전취식하게 ㅇㅇ;
이거바이럴: 어디서 퍼왔네 ㅂㅅ
불꽃의임진왜란: 이딴 나라 지키겠다고 나서는 게 자랑이냐 ㅋ 난 돈 많으니까 일본으로 튈란다~
땃쥐가람: 걍 니애미 ㅋㅋ
"이 씨발놈들이?"
= 어우. 참으세요. 솔직히 누가 자원해서 최전방 오고 싶겠어요?
그 말이 맞긴 하다.
그래도 이 놈들이 응원은 못해줄 망정 욕부터 박고 본단 말인가??
이건 결코 묵과할 수 없는 사안이다!
"폰 좀 들어봐."
= 뭐하게요?
"셀카 찍게."
셀레스티는 어이없어 하면서도 얌전히 폰을 들어줬다.
나는 부적을 뽑아 화火를 적은 뒤 주먹에 붙이고 팔을 힘껏 당겨 카메라를 겨눴다.
그런 뒤, 아랫입술을 앙 깨물고 화난 표정을 지었다.
인터넷에 흔히 돌아다니는 '잼민이 주먹짤'의 구도다.
찰칵!
= 제가 찍었지만 귀엽네요.
"됐어! 올릴 거야!"
나는 분기탱천해서는 휴대폰의 액정을 다다다 두들겼다.
제목: 죄송합니다.
작성자: zx혼령환후xz
(사진)
죄송하긴 뭐가 죄송해 ㅋㅋㅋㅋㅋㅋㅋ
빌보드 황금색 이름도 아니면서 아가리 턴 새끼들은 꼭 나가 뒤~져라 제발 ㅋㅋㅋㅋㅋㅋㅋ
최전선의 사제 분들이 부족하니 신성력 사용자 분들은 많이 지원해주세요♡
나는 글귀에 악센트까지 줘서 글을 쓰곤 제니스를 꺼버렸다.
내 얼굴을 알아본 이용자들에 의해 알람이 빗발쳤지만 고져스하게 무시했다.
어딜 장학금도 못 받고 다니는 것들이.
"어휴, 짜증나!"
푸흐흐, 귀여워라
= 참 어리네요.
"이씨."
생각해보면 1학년 최우수 끝자락 주제에 너무 나댔나 싶었지만, 극정 아카데미는 제니스에서 일어난 일을 크게 문제 삼지 않는 분위기니 괜찮을 거다.
아마도.
띠링.
[성초은: 근데 후배님! 혹시 흑백결합을 이용한 무기가 전선에 배치됐다는 건 아세요?]
[나: ? 그게 벌써 무기에 적용 됐어여?]
[성초은: 제가 말씀 안 드렸나요? 제가 대충 아이디어 내서 만든 건데]
헐.
그런 건 듣지 못했다.
[나: 그럼 그때 연구소에서 만지고 있던 게?]
[성초은: 흑백융합기관포예요! 아직 프로토타입이지만요!]
[나: 와... 돈 엄청 벌었겠네요? 나중에 용돈 주시는 거죠??]
= 이 속물!!
"실전에 배치될 정도면 효용을 인정 받았단 소리 아냐. 대단한 거지."
국가에서 흑백융합기관포를 전선에 배치했다면 특허를 가진 성초은에게 떨어진 돈은 어마어마할 터.
하지만 이어지는 성초은의 말은 날 놀라게 했다.
[성초은: 저 특허 공공으로 풀었어요!]
[나: ??]
[성초은: 이런 세상에서 제 잇속만 챙기는 건 조금 그렇잖아요. 어쩌면 전쟁의 끔찍함을 덜 수도 있는 일인데. 태양에도 특허를 낼 순 없잖아요?]
태양에는 특허가 없다, 라.
나는 그만 옅게 미소짓고 말았다.
과학자가 보일 수 있는 가장 멋진 태도 아닌가.
'나라면 절대 못할 것 같은데.'
여러모로 존경스러운 여자다.
우월에게 타락하지만 않는다면야
[성초은: 혹시... 허락도 안 맡고 일을 저질러서 불편하신가요?]
[나: 아뇨? 제가 왜 불편해해요? 멋져요!]
[성초은: ㅎㅎ 흑백결합은 후배님이 알려준 거니까요... 그 근처에 있으면 그 무기 한 번 보실 수 있겠네요?]
그러고 보니 무기가 여기에 배치됐다고 했지.
본 역사보다 훨씬 빠르게 나타난 무기인 만큼 그 원리거 사뭇 궁금해졌다.
나는 한 번 둘러보겠다고 답장한 뒤 폰을 집어넣었다.
"무기 보러 가자."
= 우앗! 드디어 바깥을 돌아다니시는 거군요?
"가끔은 폭풍전야를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지."
나는 성벽을 따라 길을 걸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