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화 〉 노예상점
* * *
외모는 일단 합격점이다. 둘 모두 예쁘다기보다 귀여운 타입의 소녀들이었다.
고개를 주억거리는데, 뒤에서 불평이 터져 나왔다.
“백작님! 백작님께서 아까 전에 한 사람이 일 분이라고 하셨잖아요! 저 애들만 두 명이 같이 한다는 건 불공평해요!”
그렇게 소리친 여자에게 바로 채찍이 날아갔다.
주잔느는 눈동자에 불똥을 튀겼다.
“이런 건방진 년! 노예 년이 주제도 모르고! 죄송합니다, 백작님. 정말 죄송합니다.”
여자는 그제야 제 처지를 인식했는지 신음소리를 참고 묵묵히 채찍질을 견뎠다.
상황파악이 그렇게 안 되나 싶기도 한데, 한편으로 생각하면 불만을 가질 수도 있겠다 싶다.
하류 인생을 탈출할 기회는 공평했으면 하겠지.
그런데 어차피 그건 다 백작님 기분에 달렸다.
맘에 들면 사들이고, 아니면 꼬투리 잡아서 존나게 굴리는 거다.
“자기소개나 해 봐.”
“저는 프렌다고, 이 아이는 토모입니다.”
생글생글 웃는 프렌다는 한눈에 봐도 활발해 보이는 아이였다. 우중충한 지하 복도에서도 얼굴에 빛이 났다.
분홍색 머리는 약간 곱슬거렸고, 선홍빛이 도는 작은 얼굴에 이목구비가 갖춰져서 귀여운 인형 같은 느낌이 들었다.
토모는 표정변화가 적은 소녀였는데 그래도 프렌다와 마주 쥔 손에는 힘이 들어가 있었다.
검은색 머리칼은 어깨 정도 길이의 단발이었고 피부는 희고 매끈했다.
둘이 나란히 서 있으니 서양인형과 일본인형이 나란히 세워진 인상이었다.
얼굴은 얘네 둘이 제일 낫네.
상급 노예가 아닌 이유를 모르겠다. 밋밋한 애들 체형이라 가슴과 엉덩이가 작아서 그런가.
“둘이 무슨 관계인가? 자매인가?”
“친구에요!”
“동향?”
“아닙니다... 이 안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프렌다와 토모가 차례대로 대답했다.
음. 노예 상점에서 싹튼 우정이라.
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곤 자지를 가리켰다.
그러자 프렌다와 토모가 내 양옆으로 와서는 겨드랑이에 손을 넣어 의자에서 일으켰다.
뭔가 싶은데, 프렌다가 앞으로, 토모가 뒤로 가서 자리를 잡고 무릎을 꿇었다.
“그럼, 봉사하겠습니다... 츄웁.”
“쭙.”
자지와 항문에 거의 동시에 반응이 왔다.
프렌다는 귀두에, 토모는 똥구멍에 키스했다.
후장에 전해지는 촉촉한 감각에, 순간 뇌정지가 올 뻔했다.
깜빡이도 없이 이렇게 바로 들어오는 게 어딨나.
후빨은 마티란 성에서 6P 이후로 두 번째인데 아직도 적응이 안 된다.
유리랑 메이드들 따먹고 나서 씻기는 했으니까 깨끗하긴 할 텐데.
간질간질한 항문에서 애써 신경을 돌려, 앞에 꿇어앉은 여자를 바라보았다.
“쭈부웁. 쭈붑. 쭈부웁.”
프렌다는 정성스레 자지를 빨면서 나를 올려다보고는 생글생글 눈웃음을 쳤다.
마티란 자작의 고혹적인 눈웃음과는 다른, 순진한 소녀의 눈웃음.
나이야 성인일 텐데 어리게 생겨서 그런지 묘한 죄책감과 배덕감이 든다.
프렌다는 좌우로 고개를 돌려가면서 춥춥 소리 내어 자지를 빨았다.
나를 살피면서 완급을 조절하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프렌다는 내가 기둥을 빨리는 쾌감에 조금 익숙해졌다 싶으니, 자세를 바꾸어 자지를 손으로 잡고 살살 대딸을 쳐주면서 불알에 입술을 대고 빨아댔다.
“츄우. 츄우. 츕.”
자지털과 불알 사이로 프렌다의 작은 얼굴이 사라졌다가 드러나길 반복했다.
꼬불꼬불한 자지 털 한 가닥이 프렌다의 입술 위로 말려 올라갔다.
상급 노예에게 싸지 못했던 정액이 벌써부터 마려워진다.
뒤에서 느껴지는 감각도 사정을 재촉한다.
토모의 촉촉하고 말랑말랑한 혀가 항문 주변을 살금살금 돌려가면서 핥는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살짝살짝 안으로 들어오는데, 그럴 때마다 전신이 찌릿찌릿하다.
토모의 혀가 항문을 살살 핥을 때마다 불알이 부르르 떨리면서 정액을 올려 보낸다.
올려 보낸 정액은 프렌다가 딱딱하게 굳은 자지를 세게 빨 때마다 요도를 쑥쑥 올라가면서 사정을 보챘다.
더 기분 좋은 사정을 위해 오줌구멍을 꾹 닫고 버텼다.
자연히 항문에 힘이 들어가는데, 갑자기뒤에서 차가운 손이 내 엉덩이를 주물러댔다.
항문이 순간적으로 이완하자,토모는 교묘하게 그 안으로 혀를 더 깊게 집어넣었다.
허벅지에 힘이 풀려서 하마터면 비틀거릴 뻔했다.
이런 씨발. 나는 넣는 놈이지 넣어지는 놈이 아니야.
항문에 더 힘을 줬지만, 이미 혀를 집어넣은 토모는 날름날름거리면서 장내 깊은 곳까지 침을 적셨다.
토모는 뒤에서 똥구멍을 핥고, 프렌다는 앞에서 자지를 목 끝까지 집어넣었다가 입술까지 빼기를 반복.
두 명이서 정액을 뽑아내기 위한 착정을 작정했다.
쮸밥. 쮸밥. 쮸바밥.
프렌다의 귀여운 얼굴이 내 자지를 삼킬 때마다 형편없이 망가졌다.
볼이 폭 패이면서 볼 안쪽의 보드랍고 촉촉한 살이 자지 옆면을 감쌌다.
더는 못 참겠다.
나는 프렌다의 머리를 사타구니 쪽으로 꾹 눌러 고간 사이에 묻었다.
“...! ...! ...!”
이기적인 무지성 딥쓰로트.
피스톤질조차 하지 않고 계속 내 고간으로 프렌다의 얼굴을 잡아당기기만 했다.
허벅지에 닿은 젖살이 뭉개지면서 프렌다의 얼굴이 살짝 추하게 변했다.
귀두가 목젖을 두들기면서 꺼떡거려도프렌다는 신음조차 내지 못하고 팔을 버둥거렸다.
마침 뒤에서 토모가 앞으로 손을 뻗어 프렌다의 두 손에 깍지를 꼈다.
그러자 프렌다도 좀 진정이 되는지, 버동거림도 좀 잦아들었다.
두 미소녀가 앞뒤로 손을 잡고 내 앞뒤에 입을 묻은 오묘한 상황.
토모는 그 상태에서 내 엉덩이골에 완전히 얼굴을 파묻고 혀를 쭉 내밀어 직장을 마구 휘저었다.
근막 너머로 전립샘이 자극되면서 정액이 순식간에 오줌구멍으로 토해져나왔다.
똥구멍과 오줌구멍이 불타는 것 같은데 그게 미칠 듯이 기분 좋다.
“아오... 씨...”
나는 참지 않고 프렌다의 목 안에 대고 정액을 내뿜었다.
도퓻! 도퓨웃!
뷰르르르. 퓻퓻!
정액이 튀어나오는 동안에 어찌나 기분이 좋은지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서, 상체를 숙이고 프렌다의 얼굴을 껴안듯이 해서 계속 사정했다.
“으읍. 으그읍. 히끕...”
분출된 정액이 목젖을 치자, 프렌다는 헛구역질을 하면서도 모두 목 뒤로 받아 넘겼다.
사정하는 내내 토모는 내 똥구멍이 맛있는 사탕이라도 되는 양 살뜰하게 혀로 훑었다.
세찬 정액 분출이 끝난 후에도 전립선이 계속 자극돼서 귀두 끝에서 정자가 줄줄 흘렀다.
프렌다는 목 끝에 귀두를 꽂은 채 사정이 끝나고서도 한참동안 볼이 패이도록 자지를 쭉 빨았다가 놓기를 반복하면서 남아있는 정액을 모두 입 안에 받아냈다.
“으굽... 후구웅... 가르르르릉...”
프렌다는 정액을 머금은 채 볼 한 쪽으로 양치질을 하다가 반대쪽으로 넘겨 양치질을 하고, 목 뒤로 넘겨 가글까지 하고는 내게 입을 벌려 침과 정액이 범벅된 걸 보여주었다.
그리곤 가지런히 무릎을 꿇은 채 나를 올려다보며 생긋 웃으며 그걸 꼴딱 마셨다.
“파하...! 어떠셨나요, 백작님?”
“좋아. 아주 좋았어.”
안 좋다고 할 수가 없었다.
앞의 프렌다와 뒤의 토모가 서로 마음이 딱딱 맞지 않으면 할 수가 없는 완벽한 2인 봉사였다.
“넌 내가 사도록 하지.”
“감사합니다!”
“다만 말이야. 아무래도 다른 노예들과는 공평하진 않은 거 같아서, 조건을 하나 걸려고 하는데.”
“네. 말씀만 하세요.”
프렌다는 내가 무슨 말을 할지도 모른 채 그저 생글생글 웃고만 있었다.
괴롭혀주고 싶은 미소다.
나도 마주 웃어주며 말했다.
“저 년 뺨을 쳐.”
“... 예?”
“너희 둘이 꼼수를 써서 다른 년들이 따낼 수도 있었던 자리 하나를 먹었잖아. 안 보여? 저기 저 분노한 눈빛들을 봐.”
실제로 다른 노예들은 부러움과 시샘, 그리고 분노가 뒤섞인 시선으로 프렌다와 토모를 노려보고 있었다.
토모는 당당히 서 있었지만 프렌다는 그런 눈길에 위축됐는지 몸을 수그렸다.
나는 프렌다의 뺨을 어루만지면서 속삭였다.
“저 년 뺨을 치면 너는 내가 사줄게. 하지만 저 년은 여기 남는 거야. 애초에 내 정액을 받은 년만 사주기로 했으니까 그게 사리에 맞지.”
“네에에? 하지만... 저, 혼자...? 아니, 토모 뺨을... 저는... 그런 거... 전 못...”
프렌다는 고개를 붕붕 흔들었다.
“프렌다. 때려.”
토모가 프렌다의 손을 잡았다.
“토모!”
“소중한 기회야. 놓쳐선 안 되잖아. 저번에 도축업자한테 끌려간 언니 기억 안나? 여기 있다가는 언제 그렇게 될 지 몰라.”
“너는 어떡하라구!"
"나도... 언젠가는 기회가 오겠지."
"나만 가라고?그럴 바엔 그냥 둘 다 남자! 토모, 응? 지금까지 같이 잘 해왔잖아.”
“프렌다. 착하지. 곧 따라갈 테니까.”
토모는 프렌다의 손을 쥐고 그녀의 뺨에 댔다.
표정이 없다고 생각했던 토모의 얼굴에 자애로움이 피어났다.
프렌다는 울먹이면서 고개를 저었다.
감동적인 장면이다.
누구야, 소녀들의 우정을 시험하는 악덕 귀족이.
주인공 안 나오나? 주인공!
“으아... 아아... 토모... 싫어, 싫다구!”
세차게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프렌다.
그 바람에 분홍색 머리칼이 입 안에 들어가도 잘근잘근 씹으면서 발광까지 한다.
“넌 할 수 있어! 프렌다!”
나는 주인공 대신 프렌다를 응원했다.
“토모가 힘들게 내 똥꼬 빨 때 너는 편하게 자지 빨았잖아! 어차피 처음부터 정액 받을 것도 너였고, 친구 버리고 혼자 편해지려고 한 거 아니었어? 조금만 떳떳해지면 편하게 살 수 있어! 자! 저 씨발년 뺨을 쳐버려! 그러면 백작한테 귀염 받으면서 살 수 있다니까!”
“난 못해! 못한다구!”
“프렌다! 해야 해! 다시는 이런 기회가 없을 지도 몰라!”
토모는 프렌다의 손을 쥐고 자기 따귀를 날리려 했지만, 프렌다는 팔에 힘을 주며 버텼다.
둘은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밀고 당겼다.
“주잔느. 여기 팝콘 없나?”
“... 예.”
노예상인인 주잔느도 좀 질렸다는 투였다.
“이 나쁜 놈! 이런 게 재밌어? 재밌냐구!”
프렌다는 토모를 확 밀치고, 내게 달려와서 내 따귀를 갈겼다.
짝!
따귀소리 후에는 무시무시한 정적이 흘렀다.
어느 누구도 숨소리조차 내지 않았다.
특히 주잔느는 식은땀을 어찌나 많이 흘리는지, 누가 보면 얼굴로 오줌을 싼다고 해도 믿을 지경이다.
계급구조에서 밑바닥을 기는 노예가 꼭대기에 있는 백작의 뺨을 치다니.
이건 프렌다의 목을 하나 치는 걸로 끝날 일이 아니다.
나는 내 뺨을 더듬어보았다.
수혈 평민이 때려봐야 티도 안 나지만, 연출이다.
“날 때린 건 네가 처음이야.”
“... 네?”
“죄송합니다!”
짝!
또 한 번 따귀소리가 울렸다.
다만 이번에 맞은 건 내가 아니라 프렌다였다.
그녀의 뺨을 친 것도 내가 아니라, 토모였다.
토모는 프렌다의 뺨을 치고는 그녀를 엎어서 자기와 함께 내 쪽으로 절을 올리게 했다.
“죄송합니다. 백작님. 용서를 구할 정도로 뻔뻔하게 굴지 않겠습니다. 저를 죽이세요. 찢어죽이시든, 태워죽이시든, 백작님 마음이 풀리실 정도로 고문한 다음 죽이시든 좋습니다. 부디 저를 죽여주세요.”
“너를? 왜? 내 뺨을 친 건 프렌다인데?”
“프렌다에게는 자기보다 저를 죽이는 게 더 큰 벌이 될 테니까요. 프렌다를 괴롭히고 싶으시다면, 그렇게 하셔야 해요.”
“토, 토모! 안 돼요! 죽일 거면 저를 죽이세요! 얘는 아무 잘못 없잖아요!”
프렌다는 그제야 상황의 심각성을 깨달았는지 눈물 콧물을 질질 흘리면서 내게 빌었다.
심심풀이로 물이나 빼려고 했는데.
이런 재밌는 여자들을 건질 줄은 몰랐다.
“둘 다 지랄 그만해.”
“...!”
“둘 다 사겠다.”
“가, 가, 가, 감사합니다!”
프렌다가 호들갑을 떠는 사이,
토모는 이마에서 피가 나올 정도로 세게 바닥을 찧으면서 인사를 올렸다.
성격이 저렇게 다른가.
둘이 어떻게 친구 먹은 건지 궁금해진다.
여하튼 셋을 사주기로 했는데 일단 두 명은 샀고. 나머지 하나는...
“나도 즐길 만큼은 즐겼고, 딱히 더 싸고 싶은 생각은 없는데. 약속한대로하나는 더 사줘야지?”
“백작님께서 하고 싶은 대로 하시면 됩니다. 그렇게신경써주시지 않으셔도…….”
주잔느가 황송하다는 듯 굽실거렸다.
“아니야. 약속한 건 지켜야지.베티아. 이리 나와."
나는 베티아를 세워두고 자지를 훑어서 빠르게 한 번 사정했다.
허름한 치마 위에 정액이 그대로 묻었다.
"이걸로 베티아가 마지막으로 정액을 받은 거야."
“... 감사합니다.”
하나도 감사하지 않은 표정으로 베티아가 답했다.
살아오면서 감정을 느끼는 부분이 다 닳아 없어져 버려서 껍데기만 남은 듯했다.
저건 저대로 즐기는 맛이 또 있겠지.
나는 파샨이 걸쳐주는 옷을 입고 위층으로 다시 올라왔다.
프렌다가 내 뒤를 졸졸 따라서 계단을 오르다가 창문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을 보곤 울먹였다.
토모도 무표정한 얼굴에 살짝 화색이 돌았는데, 베티아는 멍한 모습 그대로였다.
셋이나 사 버렸네.노예 사러 온 건 아니었는데.
돈 벌러 왔다가 돈 쓰고 왔다고 또 타라가 눈치 주려나.
아니. 지가 뭔데 나한테 눈치를 줘.
씨발년. 확 강간해버릴까 보다.
급발진하려다 참고.
나는 슬슬 본래 목적을 꺼내기로 했다.
“주잔느.내가 오늘 와서 보니까, 노예상이라는 게 생각처럼 나쁘지가 않아.”
“그렇게 봐주시니 감사할 뿐입니다.”
“숨어서 장사하기 불편하지 않나?”
“그렇기는 합니다만...”
주잔느는 내가 무슨 말을 할지 예상을 대충 한 눈치였지만, 일단은 조심스럽게 고개를 숙였다.
“대로에 점포를 내도록 허락해주지. 임대료와 세금만 제때 낸다면. 어때?”
“백작님의 은혜에 어찌 감사해야 할지...”
“다른 노예상들에게도 전파하도록 하고. 금액 같은 건 나중에 사람을 따로 보낼 테니까 협의하도록 해. 여하튼 너한테도 충분히 이익이 가도록 할 테니까.”
“예.”
“그런데 경매 제도는 같은 건 없나?”
“경매요?”
마스크를 쓴 남녀들이 모여든 욕망의 장.
경박한 사회자가 단상에서 떠들어댄다.
이 여자는 어디 숲에서 사냥해온 무슨 엘프입니다. 여자 감별사가 확인한 바로는 처녀라고 합니다. 운운.
엘프 처녀를 얻기 위해 돼지 남작이랑 주인공이 서로 돈 지랄 경쟁이 붙어서, 결국은 당연히 주인공이 이기고.
대충 맛있는 거 먹이고 옷 사 입히니까 엘프는 주인공한테 홀딱 반하고.
알고 보니 그 여자는 엘프 여왕의 하나뿐인 딸이었고.
그런 게 판타지 소설 국룰이었는데.
그런 노예 경매가 없단 말이야?
“노예라는 게 그리 비싸진 않다보니 경매는...”
“그런가?”
하긴. 이 세계는 사람값, 특히 수혈 평민값은 똥값이다.
경매란 게 고객들을 한 자리에 모아야 하고, 준비도 해야 하는 만큼, 들이는 노력에 비해 값이 안 나온다면 할 필요가 없지.
“왕도에서는 사연 있는 미인들을 경매에 붙이기도 한다고 들었습니다만...”
있긴 있는데, 레시아르 같은 중형 영지에선 공급도 수요도 미치지 못하니 없다는 거네.
아니. 그래도 경매는 포기할 수 없다.
현실 미소녀 가차. 얼마나 가슴 떨리는 단어인가.
내 로망이기도 하고.
뭣보다 진짜 큰돈은 경매에서 벌리는 법이다.
“몇 달에 한 번. 수준 높은 노예들을 따로 뽑아두었다가 그 때 한꺼번에 경매에 올리는 건 어떤가? 그건 가능할 것 같은데?”
“저 혼자서는 좀 힘들겠지만, 레시아르 백작령에 있는 노예상들이 모두 모인다면 가능할 거 같습니다.”
“그거 괜찮네.”
노예상 여럿이 모여서 경매를 연다면 규모도 상당해질 테고.
귀족들한테 참가권도 팔면 내가 뿌린 금화가 다시 돌아오지 않을까.
여자가 있는 곳에 술과 도박도 빠뜨릴 수 없으니까 ‘초가을의 과실’ 쪽으로 동원해서도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다.
대충 이야기를 마무리 짓고.
나는 나가려다가 발을 멈추었다.
작은 우리에 갇혀 있던 노예가 떠올랐다.
“맞다. 저기 벌 받고 있는 년 있었잖아.”
“예. 백작님.”
“그 년도 내가 데려갈게. 괜찮지?”
“저야 괜찮습니다만, 백작님께 괜한 폐를 끼치는 게 아닐지……. 반항적인 데다가 훈육이 덜 된 년입니다. 차라리 다른 년을 데려가시는 게...”
“아니야. 저 년이 딱 좋아.”
부게른 남작한테 줄 선물로 괜찮아보였다.
대머리 추남 아저씨는 순애보다는 역시 능욕이지.
살구는 살구대로 아껴줘도,줘팸용 노예가 하나 있으면 좋을 거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