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악덕영주의 귀축성행기-39화 (39/166)

〈 39화 〉 스프

* * *

파티스트롬 가(家)라면 파티스 공국의 지배 가문.

그리고 아마트리체 영애는 파티스트롬 공작의 고명딸이었다.

“내가 나가서 맞이해야 하는 거 아닌가?”

의자에서 엉덩이를 들썩이자, 세리야는 고개를 저었다.

“아마트리체 영애가 금혈 귀족이라고는 하나, 작위가 없으니 백작님께서 직접 나가서 맞이할 정도로 격이 높은 상대는 아닙니다. 응접실에서 맞이하세요.”

세리야는 내가 나가지 않아도 예법에 어긋나지는 않는다며 아마트리체 영애가 오기를 기다리라고 조언했다.

이런 것도 하나하나가 기 싸움이긴 한데.

노예경매로 돈을 벌지 못했다면 차관이 좀 급했을 테지만, 지금은 한숨은 돌린 상태니까.

편하게 소파에 몸을 기대고서 기다리기로 했다.

꽤 시간이 흐른 후에야 아마트리체 영애가 응접실에 나타났다.

그녀는 보랏빛 드레스 자락 한쪽을 흰색 실크 장갑 낀 손으로 살짝 들어 인사했다.

백금발은 잘 정돈하여 당고머리로 땋았고, 턱선은 갸름하다.

눈썹은 약간 굵은 편이라 고집이 좀 있어 보이지만, 푸른색 눈동자에는 차분한 지성의 빛이 맴돌고 있어 전체적으로 우아해 보이는 아가씨였다.

가슴이 도드라지게 코르셋을 꽉 조이고 있어서 성희롱이 마렵긴 한데, 돈 받는 입장에서 그럴 수도 없고.

나는 신사답게 인사를 건넸다.

“반갑소. 아마트리체 양. 먼 길 오느라 고생하였겠소. 앉으시오.”

“오는 길이 멀긴 했지만, 레시아르 백작령이 발전하고 있는 모습을 구경하느라 그다지 힘들게 느껴지지 않았어요. 여기 아티아는 처음 와보는데, 굉장히 아름다운 도시더군요.”

아마트리체 영애는 일단 내 얼굴에 금칠부터 해주었다.

빈 말인 걸 알아도 미녀가 칭찬해주는데 기분 나쁠 리는 없다.

“그렇게 봐주었다면 감사하오.”

“전승탑과 위령비도 봤어요. 수혈 평민들까지 신경 써주시다니, 백작님은 굉장히 상냥하신 분이신가 봐요.”

“그들도 내 사람이니 공훈에 마땅한 보답을 한 것이오.”

“그렇군요……. 켈자르 원정의 승리, 늦게나마 축하드립니다.”

작년에 그 켈자르와 손을 잡고 아티아까지 쳐들어 온 게 파티스 공국이었지만, 아마트리체 영애는 모른 척 선물까지 건넸다.

커다란 보석이 박힌 예식용 검이었다.

나는 그걸 만지작거리면서 슬며시 일침을 넣었다.

“켈자르 백작의 우둔한 판단 때문에 그의 신민들이 많은 피해를 보았지. 파티스 공작께서는 부디 지금처럼 오래토록 현정(??)을 펼치시길 바랄 뿐이오. 아, 이 검은 고맙게 받겠소.”

아마트리체 영애는 얼굴을 조금 굳혔다가, 이내 다시 고아한 미소를 지었다.

“저희 파티스트롬 가는 언제나 레시아르 백작가와의 우호를 바라고 있답니다. 그 증거로, 이번에 백작님께서 요청하신 차관을 흔쾌히 공여해드리려고 해요.”

“반가운 소식이군. 공여할 금액이 어느 정도 되는지 여쭈어도 되겠소?”

“금화 십만 닢이에요.”

놀랍지 않냐는 듯이 눈썹을 들어 올리는 아마트리체 영애.

그래. 좀 놀라웠다.

켈자르에서 받은 배상금이 금화 사만 닢, 마리안에게 에누리해줘서 삼만 오천 닢이었다는 걸 생각하면 상당한 액수다.

물론 파티스 공국은 켈자르와 달리 자기 영지에서 전쟁을 치르지도, 패전하지도 않았으니 여유가 있었겠지.

그냥 바치는 배상금과 달리 언젠가는 돌려받을 차관이란 점도 다르고.

그래도 큰 돈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이만한 돈을 그냥 줄 리는 없고.

파티스 공국은 레시아르와 어정쩡한 불가침 정도가 아니라 화친을 원하는 건가?

켈자르가 탈탈 털리는 걸 보고 겁을 집어먹은 걸 수도 있겠다.

잠깐만……. 아쉬운 건 저쪽도 마찬가지라고?

그러면 성희롱 가능한 거 아니야?

나는 빠르게 계산을 마치고 나서, 일어서서 팔을 아마트리체 영애에게 내밀었다.

“만찬을 준비해뒀소. 이쯤이면 요리가 다 되었겠군. 함께 가시겠소?”

“어머. 감사해요. 그러면 사양하지 않고.”

그녀는 살포시 웃으며 내 팔에 손을 올려놓았다.

그대로 에스코트해서 대식당으로 함께 간 후, 잠시 양해를 구하고 자리를 빠져나왔다.

복도에서 서 있자니 곧 메이드들이 음식을 담은 카트를 밀고 왔다.

세리야, 체닐린, 유리, 데이지였다.

“백작님. 당부하실 말씀이라도 있으신가요?”

대식당에서 손님 접대하고 있어야 할 내가 복도에 나와 있으니, 세리야가 대표로 다가와서 물었다.

나는 그녀를 끌어당겨 귓속말로 음습한 계획을 전달했다.

“이거 될까?”

“백작님이 원하시는 건데, 당연히 되게 해야지요.”

세리야는 안경을 올려 쓰고는 능숙하게 지시를 내려 메이드들을 내 앞뒤로 배치시켰다.

키 큰 체닐린이 나를 뒤에서 받치고, 아담한 유리가 옆에서 달라붙는다.

세리야가 내 바지 앞섬에 딱 머리가 닿을 정도로 무릎을 꿇고, 데이지는 그 옆에서 스프 접시를 들고 대기한다.

“이런 걸 대체 왜…….”

체닐린이 궁시렁거렸지만, 세리야의 눈총을 받고는 입을 다물었다.

서열정리가 완벽하게 마쳐진 모습이다.

아무리 전직 기사단장라도 우리 메이드장 호통 몇 번이면 꼼짝 못 하지.

“그럼, 백작님. 봉사를 시작하겠습니다.”

세리야는 바지 앞섬을 쓰다듬고는, 바지를 내려 흉악하게 커진 자지를 꺼냈다.

“뭐...!”

“조용히 하세요.”

경악하는 체닐린에게 경고하는 세리야.

덕분에 유리와 데이지도 소리를 삼켰다.

“언제, 어느 때라도 백작님께 봉사한다. 그것이 우리 메이드의 사명입니다. 매번 교양하는 데, 체닐린 양은 아직도 그걸 이해 못하는 건가요?”

세리야는 내 자지를 두 손으로 공손히 주무르면서 체닐린에게 날카로운 눈총을 던졌다.

“그게...”

“또 독방교육을 받아야겠군요.”

“아, 아니다.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그럼 적극적으로 봉사하세요.”

체닐린은 세리야에게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게 한숨을 쉬고는, 팔을 내 허리에 두르고서 가슴을 등 뒤에서 슬쩍슬쩍 밀어대기 시작했다.

그걸 본 유리가 질세라 자기도 가슴을 내 팔에 대고 꾹꾹 눌렀다.

그러면서 내 얼굴을 위로 올려다보면서 입술을 쭉 내밀어 키스를 졸랐다.

“백작님. 유리여기에 뽀뽀해주세요.”

“귀엽기는. 입술 딱 대.”

뒤로는 체닐린의 가슴, 앞으로는 세리야의 손, 옆으로는 유리의 입술.

삼면으로 메이드의 극진한 봉사를 받으면서, 혼자 소외된 채 똥마려운 강아지처럼 끙끙거리는 데이지를 지켜보는 것도 나름의 재미다.

아마트리체 영애의 윗가슴을 볼 때부터 정액이 마려웠는데.

가려웠던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것 같은 세리야의 손놀림에, 불알이 딴딴해진다.

세리야는 위로 올라온 불알 밑을 손바닥으로 닿을 듯 말 듯 돌리면서 터치했다.

기둥을 빠르게 앞뒤로 문지르면서 구슬을 원형으로 돌리는 손기술에, 사정감이 울컥울컥 북받친다.

“아으... 접시. 접시 대.”

데이지가 급히 스프 접시를 내 자지 앞으로 가져다댔다.

귀두가 스프 표면에 닿았다.

스프는 좀 식어있었지만 그래도 안은 좀 뜨거웠다.

“앗 뜨.”

“이대로 사정을 도와드리겠습니다. 백작님. 부디 기분 좋게 사정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세리야가 밑기둥 깊숙한 곳에서부터 쭈욱 쭈욱 뽑아주는 정액을 그대로 스프 안에 방출했다.

도퓻! 도퓻도퓻!

뽀글. 뽀그르르.

정액이 스프 밑으로 뿜어지면서 거품이 일었다.

세리야는 한 손으로 자지를 계속 훑어서 정액을 끝까지 빼주면서도 다른 손 새끼손가락으로 스프를 잘 저었다.

나는 만족스러운 한숨을 내쉬면서 체닐린에게 몸을 기댔다.

“하아……. 이런 게 충성이야. 알았어, 체닐린?”

“…….”

“체닐린 양. 백작님께서 물으시는데 왜 대답이 없나요?”

세리야가 날카롭게 쏘자, 체닐린은 우물쭈물하다가 대답했다.

“네. 알, 겠, 습니다.”

“하아. 안 되겠군요. 체닐린 양. 이리 돌아오세요.”

세리야는 내 앞에 체닐린을 꿇어앉혔다.

키가 워낙 커서 좀 멀찍이 앉힌 후에 상체를 비스듬하게 앞으로 굽혀야 내 자지에 얼굴이 딱 맞았다.

“이거 혹시...”

“네. 맞아요. 체닐린 양이 백작님을 청소해드리도록 해요.”

“내가 왜...”

“마지막 기회입니다. 한 번만 더 불평하거나 백작님께서 만족하지 못하시면 한 달간 독방교육이에요.”

체닐린은 또 한숨을 쉬려다가 세리야의 눈치를 살피고는 한숨을 삼켰다.

그리고는 눈을 꼭 감고 내 오줌구멍에 입술을 대고 쪽 빨았다.

요도에 남은 정액이 체닐린의 입 안을 타고 넘어가면서 야한 목넘김 소리를 남겼다.

싫다, 싫다해도 여러 번 시키니까 숙달이 되는구먼.

기분은 좋았지만 일부러 안 좋은 척, 목소리를 낮추고 체닐린을 을렀다.

“어허. 눈 떠야지.”

“……네.”

체닐린은 나를 반항적인 눈빛으로 올려보면서 귀두를 혀로 돌려가며 스프를 핥아서 닦아냈다.

“... 쭈붑.”

이어서 윗기둥 절반 정도를 입에 넣어서 다시 여러 차례 세게 빤 다음,

“츕. 츕... 후아...”

밑기둥 절반은 좌우로 입술을 대서 깔끔하게 청소를 마쳤다.

“어, 어떠신가요…….”

“잘했어.”

꿇어앉은 체닐린의 머리를 쓰다듬으니, 살짝 얼굴 근육이 풀려서 헤, 하고 입꼬리를 올리다가 흠칫하고 고개를 돌렸다.

나는 바지를 올리고 먼저 대식당에 들어갔다.

아마트리체 영애는 손님을 놔두고 왜 이리 오랫동안 자리를 비웠냐는 듯이 눈치를 주었지만, 나는 그냥 모른척했다.

곧 메이드들이 따라 들어와서 에피타이저와 스프를 내놓았다.

“맛있어 보이네요.”

“영애를 위해서 특별히 만든 것이니, 부디 즐겨주시면 좋겠소.”

아마트리체는 미소로 대답하고는 스푼을 들어 스프를 뜨려다가 멈칫했다.

스프에 허여멀건 액이 둥둥 떠다니고 있었으니.

그녀는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미소를 지어주었다.

네가 어쩔 건데?

스프에 정액 좀 쌌다고 전쟁이라도 할 거야?

아마트리체 영애의 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그렇군요……. 저를 위해서, 특별히 만들어주신 거네요?”

“그렇소. 손님이 맛있게 먹어주면 접대하는 주인으로서는 그만한 행복이 없지.”

그녀는 나를 빤히 바라본 채로 스푼을 들어 천천히 스프를 떠올렸다.

정액이 스프 표면에서부터 들어 올린 스푼 위까지 쭉 늘어났다.

그녀는 정액 줄이 끊어지기 전에 스푼을 잘 휘감아서 스프와 정액 덩어리를 그대로 입에 집어넣었다.

“으... 음. 맛있군요.”

도톰한 입술에 끈적한 정액이 묻었다.

그녀는 냅킨으로 톡톡 입술을 찍었다.

그럴 때마다 냅킨과 입술 사이에 정액이 거미줄처럼 이어졌다가 끊어졌다가 했다.

씨발년.

자지가 막 설 것 같다.

하지만, 내가 일방적으로 그녀를 희롱하는 듯해도, 여기에는 넘을 수 없는 선이 정해져 있다.

내 추행이 너무 노골적이라면 아마트리체 영애도 모른 척할 수가 없다. 파티스 공국도 지켜야 할 위신이 있으니.

그렇게 되면 차관 금화 십만 닢과 레시아르­파티스의 우호관계는 물거품이 되는 거다.

“차관 십만 골드. 드리겠다고 했지요.”

아마트리체 영애는 수프를 스푼으로 휘휘 저으면서 말했다.

“아까는 미처 말씀 못 드렸는데, 차관을 드리는데 조건이 하나 있어요.”

“그게 뭐요?”

“저희 파티스 공국 영내, 부란타 고원에 마수들이 부쩍 늘어났어요. 그것들을 퇴치하는 데에 레시아르 백작님이 꼭 도움을 주셨으면 합니다.”

“내가 직접 말이오?”

“예. 안될까요?”

아마트리체 영애는 단호한 미소를 지었다.

뭐야.설마 진짜 수프에 정액 좀 넣었다고 이러는 거 아니지?

누구는 없어서 못 마시는 건데.

좋은 마음에 넣어줬더니 이런 식으로 갚아?억울하네.

마수야 별 거 아니지만, 거기까지 갔다가 오는 건 엄청나게 귀찮은 일일 게 뻔하다.

돈도 벌렸겠다, 이번 겨울에는 따끈한 벽난로 앞에다가 메이드들을 늘어놓고 먹고 자고 박고 싸고 하는 나날들을 보내려고 했는데.

“... 바로 답하기는 어렵겠고, 가신들과 의논해 보고나서 답을 드리겠소. 오늘은 먼 길 오느라 피곤하실 텐데 이만 쉬시오. 방을 내어드리리다.”

“긍정적인 답변을 기다리고 있겠어요.”

아마트리체 영애는 드레스 한쪽을 살짝 들어 올리곤, 또각또각 구두 소리를 내며 방을 나갔다.

#

아마트리체 영애를 빈 방으로 올려 보내고 난 후.

나는 이오시스와 타라를 호출해서 파티스 공국의 차관 조건을 전했다.

물론 수프에 정액 섞은 얘기는 쏙 빼놓고.

“이거 어떻게 생각하나?”

타라는 고심하다가 대답했다.

“뭔가 숨겨진 진의가 있을 겁니다. 파티스 공국이 고작 마수 무리를 감당 못하진 않을 텐데요.”

그 말대로다.

‘세계의 끝’, 혹은 ‘대방벽(大??)’이라 불리는 동서남북의 변방지에서는 마수와의 전쟁이 사활이 걸린 문제라지만, 대륙 내에서도 중부에 위치한 다키아 왕국과 파티스 공국에서 마수는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거대하고 강력한 마수들은 대방벽에 막혀서 건너오지 못하고, 자잘한 마수들만 남아있을 뿐이니.

“하지만 내가 묻고 싶은 건 그 진의야. 그 진의가 뭐냐고? 파티스 공국의 마수 사냥 따위에 왜 나를 콕 집어서 부르는 거지?”

“죄송합니다. 그것까지는…….”

타라는 얼굴을 붉혔다.

이오시스가 말을 대신 받았다.

“백작님의 전력을 확인해보려는 속셈이겠지요. 켈자르와 달리 파티스의 지배자들은 아직 백작님의 마법을 직접 눈으로 보진 않았으니까요.”

“대침공 때 일선 지휘관들은 봤을 텐데.”

“파티스 가의 혈족들은 보지 못 했을 테니...”

“좀 납득이 되지 않는 설명이군.”

설마 진짜 수프에 정액 탔다고 날 엿 먹이는 거겠어?

이건 분명히 뭔가 내가 모르는 파티스트롬 가의 진의가 숨겨져 있는 거다.

타라와 이오시스도 그걸 모르는구먼. 에잉. 쯧쯧.

내가 한심해하는 걸 아는지, 가신 둘은 부끄러움에 얼굴을 빨갛게 익히면서 머리를 깊게 수그렸다.

“어쨌든 뭐……. 금화 십만 닢을 들여오는 조건으로는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니야. 귀찮기는 하지만 그만한 돈을 들여올 수 있다면,유람 다녀온다고 생각하고 다녀오지.”

일단은 그렇게 정했다.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