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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덕영주의 귀축성행기-45화 (45/166)

〈 45화 〉 마수를 낳는 마수

* * *

숲지대 초입에서 야영하며 기다리길 며칠.

호출한 병력들이 오록스 단장의 선도 하에 질서 있게 행군하여 왔다.

백여우 기사단 백 오십, 적여우 기사단 이백, 그리고 보병 사천.

아티아를 방위할 병력만 빼고는 박박 긁어 와서, 켈자르 원정군의 두 배가 되는 대병력이었다.

오록스 단장이 거구에서 뜨거운 김을 뿜어내며 군례를 올렸다.

“백여우 기사단장 오록스, 분부하신대로 군을 이끌고 도착했습니다.”

“겨울길 오느라 고생했네.”

그 사이에 첫눈이 내려서 행군이 쉽지는 않았을 거다.

그래도 겨울이 더 깊어지면 군을 운용하기가 더 힘들어지니까, 의심쩍은 건 가능한 일찍 해결하는 게 낫지.

“근방에 맞서야 할 적이 있습니까? 혹시 파티스 공국을...”

“아니. 파티스와는 이제 화친 단계에 들어섰지. 이번에 부른 건 마수 때문이야.”

“마수 말입니까?”

오록스 단장은 의아하단 표정을 지었다.

대방벽이나 바다, 산, 호수 근처가 아닌 이상 마수는 사냥감일 뿐이다.

가끔 위험한 녀석들이 나오더라도 그건 마수사냥꾼이 해결해야 할 일이지, 군대를 동원할 일은 아닌 것이다.

하지만 언제나 예외는 있다.

“파티스 공국에서 마수 수천이 한 무리로 움직이는 걸 봤다.”

“마수가 수천 마리…….”

“그리고 그게 전부가 아니었지.”

올드완 병무대신이 쫓고 있는 무리는 아마 내가 불태워버린 무리와는 다를 거다.

그러니 그렇게 급히 자리를 떠났겠지.

“큰 문제군요.”

“아주 큰 문제지.”

어쩌면 켈자르나 파티스와 다시 전쟁을 치르는 것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차라리 인간끼리 싸우면 포로라도 잡고, 몸값이라도 요구하는데.

마수는 약탈하지 않고 강간하지 않는 대신에, 마주치는 사람은 모조리 죽여 버린다.

교섭도 안 되고 위협하는 것도 어려우니 이놈들이 떼로 모이면 영주 입장에서는 갑갑한 적이다.

“그렇다면 이 근처에 마수가 있는 겁니까?”

“그럴 가능성이 있어. 부란타 고원에서 여기까지 그리 먼 거리는 아니니까.”

영지 간에 장벽이 둘러진 것도 아니니까, 마수들이 움직이려면 얼마든지 움직일 수 있다.

“하지만 그만한 수가 움직였다면 어디서든지 보고가 올라왔을 겁니다.”

“나도 그럴 거라고 생각하긴 하는데. 낙관적으로 생각하기보다는 비관적으로 예상하고 준비하는 게 낫지.”

그럴 일 없을 거라고 편하게 아티아로 들어가서 놀다가 정작 일이 터지고 나서 다시 나오려면 늦다.

“단장이 백여우 기사단을 이끌고 숲 안에 들어가서 마수들이 있는지를 살피고 와.”

“백작님. 지구라트 숲 지대는 워낙 넓어서 기사들만으로는 다 돌기가 힘듭니다.”

“보병들도 데려가. 단장은 몰이사냥 해본 적이 있나?”

“예.”

“병사들을 퍼뜨려서, 숲 안에서 바깥쪽으로 밀어내듯이 마수들을 몰아내.”

“명을 받들겠습니다.”

오록스는 백여우 기사 백 오십과 보병 사천을 이끌고 숲 안으로 들어갔다.

그만한 인원이 한꺼번에 숲에 진입하니, 사방에서 우지끈거리는 소리가 나면서 난리가 벌어졌다.

“찾았다! 마수입니다!”

“여기도 있습니다!”

한적한 공기가 병사들의 외침에 깨졌다.

저렇게 바로 발견할 정도면 마수들이 꽤 많은가 본데.

병사들의 함성과 마수들의 울부짖는 소리가 서로 겹쳤다.

난리통에 새가 우수수 날아오르고 나무가 쩍쩍 꺾이거나 부서졌다.

이윽고, 수천은 족히 될 마수 무리가 숲 바깥쪽으로 튀어나왔다.

저만한 수가 어떻게 숨어있었는지 신기할 정도다.

군대를 불러두어서 다행이었다.

저만한 놈들이 숨어 있다가 한겨울에 튀어나왔다면 끔찍했을 거다.

기동력이 빠른 기사들만 보내 구원하려고 해도 주변 마을들은 초토화가 된 이후였겠지.

“백작님의 판단이 옳았군요.”

“그러게 말이야. 저 놈들로 바비큐 파티나 한 번 더... 아니지.”

앞으로 불길을 뿜어내려다가 멈칫했다.

마침 겨울철이라 날씨가 건조해서 숲은 바싹 말라있는 상태다.

만에 하나라도 숲에 불씨가 옮아 붙기라도 하면 대화재가 날 수 있다.

지구라트 숲은 희귀한 동식물과 귀한 약초, 버섯이 한가득 나는 산지인데, 그걸 다 태워버릴 순 없지.

“제트리 단장.”

“예. 백작님.”

“적여우 기사단만으로 막을 수 있겠나?”

“맡겨만 주십시오.”

제트리 단장은 적여우 기사단원들을 넓게 벌려 서게 하여 반원형으로 숲의 입구를 둘러쌌다.

기사 이백 명이 한 사람 당 십 미터 간격으로 떨어져 있으니, 이 킬로미터의 포위망이 금세 완성되었다.

마수들은 뒤에서 오록스 단장에게 쫓기며 급히 이쪽으로 달려왔지만,

앞에서 기다리는 건 제트리 단장 휘하 적여우 기사단 일동.

이들은 마력 방어막과 파동을 적절히 이용하면서 마수들의 발을 묶었다.

그 사이에 오록스와 백여우 기사들이 마수 무리의 후방을 급습했다.

“산개하여 넓게 둘러싸라!”

오록스는 한 손에 도끼, 다른 손에 마검을 들고서 마수들을 마구 찍고 베었다.

그를 중심으로 백여우 기사들은 좌측과 우측으로 갈라져서 마수들의 뒤를 노렸다.

마력창 수십 개가 한꺼번에 날아들어 마수들의 살을 찢었다.

멀리서 지켜보니 슈팅 게임의 한 장면 같았다.

좀 더 잔인하긴 했지만.

겁에 질린 마수들은 차마 뒤로 돌아 싸우지는 못하고, 계속 앞으로만 내달렸다.

“위치를 지켜라!”

제트리 단장이 퇴로를 막아 굳게 버티면서, 마력파동으로 한 번 더 땅을 뒤집었다.

주변의 지대가 밑으로 깊게 파이자 마수들이 크게 휘청거렸다.

“돌격!”

“전부 다 쓸어버려라!”

적여우 기사와 백여우 기사들이 서로 앞뒤에서 그들을 공격했다.

마력창이 하늘을 뒤덮으며 쏟아져 내리자, 마수가 무수히 죽어나갔다.

다만 기사들의 수가 적어서 포위망이 완벽하지는 않았다.

부란타 고원에서의 포위섬멸진은 마법사인 나와 금혈 귀족인 아마트리체 영애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소수로 다수를 감싸면 당연히 어디선가는 반드시 구멍이 생긴다.

“윽!”

아니나 다를까, 적여우 기사단 중 하급 기사 하나가 마력이 다했는지 비틀거리다가 쓰러졌다.

그 옆에 있던 기사들이 그를 지키러 달려가느라 포위망에 구멍이 뚫렸다.

커다란 멧돼지 마수가 하나가 그 틈을 타서 내 쪽으로 달려왔다. 지닌 마력은 아마 중위종 정도.

제트리 단장이 급히 움직여서 구멍을 막았지만, 적여우 기사단 라인 뒤로 넘어간 녀석들까지 쫓아가지는 못했다.그랬다가는 다른 곳에서 구멍이 더 뚫릴 수 있으니.

“하이덴. 네가 저 돼지를 잡아와라.”

“예, 백작님.”

하이덴이 친위대를 이끌고 출격했다.

카이도 은근슬쩍 친위대원 안으로 끼어들어가 있었다.

키마이드라와 싸울 때 카이가 하이덴을 도와준 걸 계기로 둘이 친해진 모양이었다.

내가 계속 데리고 다닐 수는 없으니까 잘된 일이지.

친위대원들이 먼저 마력창을 던져 피어스호그의 피부에 피를 냈다.

피어스호그는 흉흉한 기세를 풍기며 덤비려 했지만, 친위대원들이 빙글빙글 돌아가면서 놈을 도발한 탓에 누구 하나를 콕 집어 공격하지 못하고 망설이고 있었다.

“여기다! 여기를 봐라!”

“아니! 이쪽이다!”

“이번엔 여기서 공격해주마!”

공격할 상대를 정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엄니를 돌릴 때마다 피어스호그의 몸에는 상처만 늘어갔다.

“꾸우울!”

피어스호그가 결국 못 참고 친위대원 하나를 찍어 돌격했다.

“잡았다!”

하이덴이 그 뒤를 노리고 말을 달려갔다.

뒤늦게 피어스호그가 고개를 돌렸지만, 하이엔은 피어스호그의 엉덩이 깊숙이 마검을 처박았다.

“꿰에엑!”

너무 잔인해서 더는 못 보겠다.

나는 눈을 질끈 감고 고개를 돌렸다.

돼지 멱따는 소리가 몇 번이나 더 울리고 나서야 잠잠해졌다.

“백작님. 피어스호그를 사냥해 바칩니다.”

하이덴이 친위대원들과 함께 피어스호그의 시체를 말꼬리 뒤에 묶어왔다.

"검을 열심히 수련했나본데. 키마이드라를 사냥할 때도 그렇고. 잘했어."

"감사합니다..."

하이덴은 벅찬 표정을 애써 숨기며 고개를 숙였다.

나이도 어린 녀석이. 마력 없는 자가 드문 내 측근 사이에서 두각을 드러내려고 열심히 검을 휘둘러 댔겠지.

좀 무모할 때가 있긴 하지만 담력도 있고.

제 아버지 공로만 보고 친위대 부대장을 시켜줬지만, 괜찮은 녀석을 건졌지 싶다.

나머지 마수들의 사냥이 마치기까지도 얼마 걸리지 않았다.

듬성듬성하던 기사들의 포위망에 보병들이 합류해서 촘촘하게 마수들을 둘러싸자, 그걸로 끝이었다.

마수들은 창날의 숲을 뚫지 못하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차례대로 죽어나갔다.

“승전을 축하드립니다. 백작님.”

“내가 뭘 한 게 있나. 그대들이 수고했지.”

이번엔 내가 한 번도 나서지 않았다.

레시아르 백작군이 점점 완성되어 가고 있다는 증거다.

아무리 마법사래도 총사령관이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한다는 게 사실 말이 안 되는 거지.

서로 공을 주거니 받거니 하는데,

오록스 단장이 피가 뚝뚝 떨어지는 도끼를 짊어 매고 와서 보고를 올렸다.

“백작님. 정찰 도중에 숲 안쪽에서 특이한 걸 발견했습니다.”

“특이한 거?”

“마수 같기는 한데... 말로 설명 드리기가 좀 힘듭니다.”

“그럼 가서 보자고.”

제트리 단장에게 전장 수습을 맡기고, 오록스와 함께 숲 안으로 들어갔다.

나무가 듬성듬성 난 숲 초입에서부터 치열한 전투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마수들의 시체가 널려 있고, 개중에는 숨이 붙어 있는지 헐떡이며 독기를 내뿜는 녀석도 있었다.

하급 기사가 급히 검을 휘둘러 놈의 목을 베었다.

숲 안으로 들어갈수록 가관이었다.

얇게 내렸던 첫 눈이 뒤집혀서 흙과 피와 살점으로 더럽혀져 있는데, 숲의 정령이라도 있으면 대노하지 않았을까 싶은 광경이다.

아군 보병들의 시체도 드문드문 보였다.

“아군 시신은 시간을 들여서라도 다 수습하도록 해.”

“예. 백작님.”

“그런데 어디까지 들어가야 하나?”

“이제 곧 나타납니다.”

커다란 바위가 오솔길을 막아서듯 솟아나 있었다.

바위를 빙 돌아서 가보니, 공터에 나무로 만든 오두막이 듬성듬성 열 채 정도 퍼져 있다.

버려진 밭에는 쟁기와 낫이 아무렇게나 던져져 있고, 들풀이 빽빽이 자라났다.

“화전촌이군.”

“예. 마수의 습격을 받은 것 같습니다.”

“생존자는 없었나?”

“습격이 몇 달 전쯤인 지라, 생존자가 있었더라도 이미 마을을 떠났을 겁니다.”

잠시 둘러보니 마을은 휑했다.

마수가 뜯어먹은 건지 인골이 흩어져 있고 오두막 중 반은 썩어서 무너지기 직전이다.

“저 안쪽입니다.”

오록스가 그나마 상태가 나아보이는 오두막 한 채를 가리켰다.

나무판자로 쌓아올린 계단이 썩어서 조심조심 발을 디디며 안으로 들어갔다.

“냄새가 지독하군.”

“예.”

냄새가 문제가 아니긴 했다.

오두막 안쪽에는 거대한 심장이 걸려 있었다.

아니, 심장처럼 보이는 무언가였다.

둘레는 성인 남자 셋이 나란히 손을 맞잡고 둘러싸도 다 재지 못할 정도로 크고, 높이도 내 키는 훌쩍 넘길 정도다.

거대한 심장처럼 생긴 그것은, 천장과 벽면에 핏줄 같은 촉수를 잔뜩 이어서 매달려 있었다.

그건 쉼 없이 맥동하고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고약한 냄새가 풍겼다.

비위 약한 병사들은 구역질을 간신히 참았다.

"이런 마수를 본 적이 있나?"

"저는 없습니다. 백작님."

"소관도 마찬가지입니다."

친위대원이나 기사, 보병들에게 물어봐도 이 마수를 안다는 사람이 없었다.

키마이드라보다 더 한 희귀종이란 건가.

그럴 확률은 낮지만, 이게 최초로 발견된 신규종이라는 가능성도 있기는 하다.

가만히 그 괴물을 관찰하고 있는데, 갑자기 괴물이 제 몸통 아래로 구멍을 내었다.

꾸에엑!

구토하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리고 그 몸통의 구멍에서 작은 마수들이 쏟아져 나왔다.

“괴, 괴물!”

하이덴이 급히 칼을 빼들어 죽이려 했지만, 나는 손을 들어 제지했다.

“어허. 죽이는 건 쉬워. 나중에 죽이더라도 알건 알아내야지.”

“죄송합니다. 백작님.”

“병사들 출입 통제하고, 종이랑 펜 있으면 좀 줘봐.”

“여기 있습니다.”

반나절 가량 시간을 들여 관찰하면서 녀석의 습성을 파악해냈다.

일단 알아낸 건, 이 놈이 어마어마한 생식능력을 가졌다는 거다.

이 놈은 한 시간에 대략 다섯 마리씩 마수를 낳았다.

쉬지 않고 계속 낳는다고 가정하면 하루에 백이십 마리, 한 달에는 삼천 육백 마리가 된다.

일 년을 방치한다면 사만 삼천 이백 마리의 마수가 생겨난다는 건데.

저 놈 하나 때문에 소규모 영지 하나가 통째로 없어질 수도 있겠다.

하지만 본체는 마수를 낳는 것 외에는 다른 능력이 없어보였다.

우리를 공격하지도 않았고, 특히 대단한 방어력이 있는 것 같지도 않았다.

“마수를 낳는 마수라…….”

“저런 게 있다면 여기 지구라트 숲에 마수 수천 마리가 갑자기 생겨난 것도 설명이 되는군요.”

“그래. 부란타 고원에 그만한 마수들이 튀어나온 것도 그렇고.”

“저건 어떡할까요?”

“가져갈 수 있으면 아티아로 가져가서 연구를 더 해보고 싶은데.”

“예. 그럼 촉수를 떼어보겠습니다.”

하이덴이 명령을 내리자, 친위대원들은 역겹다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천장과 벽면에 붙은 촉수에 손을 대었다.

“그럼 한 번에... 어어억?”

촤악!

그리 힘을 주지 않은 것 같은데도 촉수가 찢어지면서 붉은 피가 쫙 튀었다.

친위대원들은 기겁하며 물러났다.

하지만 이 괴물은 그대로 피를 엄청나게 많이 뿜어내더니, 이내 한 줌도 안될 만큼 작게 쭈그러들었다.

“죄송합니다! 백작님!”

“그대들 잘못이 아니야. 이놈이 이렇게 약할 줄 누가 알았겠나.”

"허나..."

"다시 생각해보니 이런 놈을 두고 연구한다는 것도 위험한 발상이지. 뭐 그렇게 송구스러워 할 필요 없어. 거기 그거나 좀 주워봐."

친위대원 하나가 손을 뻗어 바닥에 떨어진 마석을 주워서는, 피를 잘 닦아서 내게 바쳤다.

안에는 벌레 같이 생긴 게 들어있었다.

켈자르 원정 당시에 파샨이 내게 가져다주었던 마석과 꼭 닮았다.

그 때는 이런 마석을 품고 있던 게 괴상한 생명체가 아니었고, 그냥 평범한 마수였는데.

마수로 움직이다가 적당한 곳에 조건이 맞춰지면 심장 같은 모습으로 변하는 건가?

그래서 거기서 마수를 낳고?

즉석에서 떠올린 발상이지만 그럴듯한 추론이라고 생각한다.

갑자기 나타난 수천 마리의 마수 무리.

그리고 마수를 낳는 마수.

인과관계가 없을 거라고 보는 게 더 어렵다.

켈자르, 레시아르, 그리고 아마도 파티스에도 이런 놈들이 있었겠지.

바퀴벌레는 한 마리가 보이면 백 마리는 숨어 있다는데, 이만큼 번식력 좋은 마수가 그보다 덜하지는 않을 거다.

"이름이 없으면 불편하니까, 일단 이 마수는 하이브로 명명하겠다."

"예. 병사들에게도 하이브로 주지시키겠습니다."

"봉신 영주들에게 알려서 경계토록 하고. 백여우와 적여우 기사단이 총출동해서 레시아르령에 하이브가 더 있는지 수색하고, 있다면 섬멸해야겠어. 힘들겠지만 오록스 단장이 고생 좀 해야겠군."

"이런 마수는 가능한 빨리 해치우는 게 덜 고생하는 거겠지요. 명을 받들겠습니다."

오록스 단장은 씩씩하게 대답했다.

과연. 영지 내에 이런 놈들이 얼마나 있을지.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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