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8화 〉 이데트 누이
* * *
결국 나는 하이브의 마석 세 개를 바리보예즈에게 건넸다.
고생해서 얻은 걸 바로 바쳤으니, 아마 그 때 나는 이데트 누이의 이름이 나오자 그냥 이성을 잃었던 것 같다.
그나마 열 개를 다 주지 않은 것도 이오시스와 타라의 끈덕진 참견 덕분이었다.
“역시 레시아르 백작께서는 말이 통하시는 분이군. 협상에 능숙하다는 게 레시아르 가의 전통이기는 합니다만은. 하하하. 그럼 저는 켈자르에도 용무가 있어서, 이만.”
바리보예즈는 계승식까지 묵겠다는 자기 말도 잊은 건지, 희희낙락하며 저택을 떠났다.
그로부터 얼마 후에 이데트 누이가 마차에 실려 왔다.
등까지 길게 기른 황갈색 머리카락.
하얗다 못해 창백하기까지 한 얼굴.
정자세로 누워서도 퍼지지 않고 위로 솟은 커다란 가슴.
꼭 감은 눈을 아래로 덮은 눈꺼풀은 길고 예쁘다.
잠자는 공주님이 그대로 나이를 먹었다면 이런 인상이었겠지.
레시아르 가의 장녀. 첫째 누이.
일찍 죽은 어머니 대신 나를 돌봐온 이데트 레시아르.
그녀는 죽은 듯이 자고 있었다.
나는 이데트 누이의 손을 꽉 쥐었다.
그녀의 손은 보드라웠지만 차가웠다.
물어볼 게 아주 많았다.
그간 어떻게 지냈는지.
어쩌다가 이렇게 됐는지.
다른 누이들은 어디 있는지.
하지만 이데트 누이는 눈을 꼭 감고만 있었다.
“저택에 온지가 벌써 이틀짼데... 대체 언제 깨어나는 건가?”
주치의는 고개를 저었다.
“수십 가지 약과 독에 중독되신 상태입니다. 외람된 말씀이지만, 생명을 부지하신 것도 고귀한 금혈의 지체이시라 겨우 가능한 일입니다. 그러니 언제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실 수 있을지 어떨지는…….”
“치료가 불가능한 건가?”
“예. 제 실력으로는 치료할 수가 없습니다.”
“다른 의사라면 가능하고?”
“그것도 알 수 없습니다.”
내가 얼굴을 찌푸리자, 주치의는 급히 한 마디를 덧붙였다.
“다만 마녀라면 치료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녀들은 약초와 독초의 취급에 익숙하니까요.”
“마녀를 어디 가서 찾으라고?”
강력한 힘을 지닌 반사회분자를 귀족들이 용납할 리가 없지.
마녀들은 지난 수백 년 동안 철저하게 사냥당하면서 자취를 감추었다.
주치의도 그걸 모를 리가 없어서 가만히 고개만 수그렸다.
“쯧……. 나가 봐.”
바리보예즈는 이데트 누이가 혼수상태에 있다는 걸 숨겼다.
내 분노를 피하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누이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인지.
아니. 애초에 그녀가 이런 꼴에 처한 것도 그 놈이 주도했거나, 최소한 방조는 했기 때문이겠지.
왜 이데트 누이가 중독되었는지도 모르겠지만...
하나만은 확실해졌다.
놈은 내 적이다.
나는 주먹을 꽉 쥐었다가 풀었다.
당장 복수할 수는 없다.
레시아르 백작가는 이 지역에서는 강자일지 몰라도 다키아 왕국 전체로 보면 중형 귀족에 지나지 않는다.
정무대신을 적으로 돌린다면 상대해야 할 중앙군은 정병이고, 왕도의 기사단은 강력하다.
병무대신 올드완은 아마 가장 큰 적수가 되겠지.
하지만 시간은 젊은 내 편이다.
영지를 키우고, 군병을 늘리고, 더 강력한 마법사가 되어서, 몇 해가 걸리든 바리보예즈에게 복수하고 말겠다.
나는 분을 삭이고 고개를 돌렸다.
“세리야. 전담 메이드 붙여서……. 아.”
세리야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소리도 내지 않고 울며 소매 깃으로 눈물을 훔치고 있었던 것이다.
“죄송... 죄송합니다...”
그랬다. 세리야의 원래 주인은 이데트 누이.
이데트 누이가 대신에게 첩으로 팔려가면서 세리야를 내게 남겼었지.
이데트 누이는 세리야에게 있어 어렸을 적부터 함께 지내온 의자매이자 친구이자 주인인 것이다.
세리야는 어쩌면 나보다 더한 아픔을 느끼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미안해. 세리야.”
“아니... 아니에요, 도련님... 아, 백작님...”
파샨이나 할 호칭 실수를 하는 게, 세리야도 감정이 많이 격해진 거겠지.
세리야를 끌어서 품에 안고 다독였다.
“약속하지. 이데트 누이를 반드시 되돌려 놓겠다고. 그리고 누이를 이렇게 만든 자들에게 복수하겠다고.”
“백작님…….”
한동안 그대로 껴안고 있다가, 세리야에게 이데트 누이를 부탁하고 방을 나왔다.
부관참모 타라가 급히 내 뒤를 쫓았다.
“타라.”
“예.”
“공고를 붙여. 마녀의 행방을 아는 사람에게 금화 천 닢을 지급하겠다고. 마녀를 데려오거나, 마녀가 직접 찾아오면 만 닢을 지급하겠다.”
“그건 너무... 알겠습니다.”
“토모에게서 연락 온 건 없지?”
“예. 서신이 오면 바로 보고 드리겠습니다.”
“그렇게 해. 가서 쉬어.”
방으로 돌아가려는데, 복도에서 체닐린이 나와 눈을 마주치고 찔끔 놀랐다.
분풀이 좀 하려고 했는데 마침 잘 걸렸다.
“따라와.”
제가 잘못한 건 아는지, 체닐린은 순순히 따라왔다.
적당히 걷다가 뒤를 휙 돌아 체닐린을 노려보았다.
“호위기사 되겠다고 한 지가 언젠데 사고를 쳐?”
“나는 되겠다는 말은...”
“그럼 안 할 거야? 똑바로 말해.”
이전까지는 내가 아쉬운 입장이었지만, 체닐린이 죄를 지은 탓에 처지가 역전됐다.
그녀는 강하게 나가지도 못하고 쩔쩔맸다.
“옷 벗어.”
목소리를 착 내리깔고 명령했다.
평소와는 다른 모습에, 체닐린은 약간 겁먹었는지 허리를 구부정하게 굽혔다.
“여긴... 복도인데...”
“이런 씨발, 복도인데 뭐? 나는 눈이 없냐? 복도인 거 내가 모를 거 같아?”
“누가... 보기라도 하면...”
“벗어.”
“으…….”
체닐린은 메이드복을 위에서부터 천천히 벗었다.
모델 같은 길쭉한 몸매가 드러났는데, 복도가 서늘해서 그런지 살짝 닭살이 돋아 있다.
“속옷은 옷이 아니냐? 장난하자는 거야?”
허벅지에 손바닥을 짝, 갈기니까 체닐린은 히윽하는 소리를 냈다.
“알았다. 알았다니까... 돼, 됐나?”
체닐린은 두 손을 엉거주춤 내려서 유두와 보지를 감췄다.
“손 떼고 다리 벌려”
“그건…….”
“진짜 혼나볼래?”
“으으…….”
내 말대로 팔자로 다리를 벌려 성기를 내보인 체닐린.
자연스레 보지가 펼쳐지면서 선홍색 안을 내보였다.
추워서 그런 건지, 아니면 조금 흥분했는지 안이 꾸물꾸물 움직이고 있다.
장신의 미녀가 게다리로 보지를 보여주고 있는 상황.
보고만 있어도 절로 자지가 섰다.
눈치 빠른 사용인들은 이미 다 자리를 피해서 아무도 없지만, 체닐린은 괜히 움츠러들었다.
“저, 복도에서... 언제까지 이러고...”
“체닐린, 너. 일부러 나 엿 먹이려고 내무대신하고 짠 거지?”
막무가내로 강짜를 부리자, 체닐린은 기겁하며 고개를 흔들었다.
젖통도 따라서 출렁 움직였다.
“아니다! 내가 왜 그런 짓을!”
“내가 미우니까 그런 거 아니야.”
“아무리 그래도 나는 기사다! 그런 좀스러운 짓은 하지 않아!”
“그래서 잘 했다는 거야?”
“그건... 아니지만...”
“저기 벽 짚고 서.”
“으우...”
체닐린은 주춤거리다가 내 눈총을 받고는, 두 손을 벽에 짚고 뒤로 엉덩이를 내밀었다.
쭉 뻗은 허리에 척추 뼈가 드러난 게 섹시하다.
키 크고 마른 게 전생에서 태어났으면 슈퍼 모델이 되었을 텐데.
그녀의 엉덩이를 어루만지면서 내 바지를 아래로 벗어 치웠다.
체닐린의 맨몸을 봤을 때부터 자지는 꼿꼿하게 발기되어 있었다.
다만 이대로 박아버리기엔 체닐린의 키가 너무 커서 약간 불편하다.
“무릎 구부려.”
“이건... 차라리 방으로 들어가서....”
몸을 빼려는 체닐린의 사타구니를 노리고, 아래서 위로 손매를 쳤다.
팡!
“하아아악!”
완전히 숨넘어가는 소리를 내는 체닐린.
하지만 다리를 덜덜 떨고 있기는 해도 자세를 완전히 무너뜨리지는 않았다.
여전히 벽을 짚고 엉덩이를 쭉 내밀고 있는 게, 그간 세리야가 교육시킨 게 허사는 아닌 모양이다.
“자꾸 말대꾸 할래?”
“으흑...”
음모가 적은 체닐린의 고간은 내 손바닥을 맞아 붉게 물들어 있었다.
거기를 살살 어루만지다가 다시 한 번 세게 손매를 쳤다.
파앙!
“흐으으으윽!”
손바닥을 약간 오므려서 때리니까 풍선 터지는 소리가 났다.
소리 나는 만큼 아프진 않을 텐데도 체닐린은 눈물을 글썽였다.
아니.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쭈룩.
새빨개진 보지 사이로 투명한 애액이 한 줄기 늘어졌다.
“이런 변태년이...”
“그, 그런 거 아니다!”
고통 때문에 몸이 반사적으로 액을 분비한 거겠지만.
나는 일부러 체닐린을 몰아갔다.
손가락을 넣어 체닐린의 질 안을 후벼 파면서 놀려댔다.
“이렇게 적시고서 변태가 아니긴. 이렇게 밝히니까 나한테 좆발려서 앙앙대는 거 아니야. 아니지. 당하길 기대하고 일부러 진 거 아니야?”
“그런 모욕적인... 하아앙?”
중지를 쭉 세워서 질 안으로 다 묻히도록 집어넣자, 체닐린은 펄쩍 뛰면서 야한 소리를 질렀다.
그대로 손가락 끝만 살짝 굽힌 채로 질벽을 살살 긁어주자 이번에는 우는 소리를 냈다.
“히이잉...그만... 그마아아안...”
“그만하란다고 그만하는 놈이 어딨냐고.”
질꺽. 질꺽, 질꺽. 질꺽.
푸슈우우웃!
중지를 안에서 깔짝이면서 엄지를 뻗어 음핵을 놀려줬더니, 체닐린은 얼마 못가 애액을 쏘아냈다.
체닐린은 벽에 머리를 붙이고서 다리를 부르르 떨었다.
“잘못했다! 잘못했으니까아...!”
“잘못하면 벌을 받아야지.”
피가 몰려서 검붉어진 자지를 한 손으로 잡아 뒷보지에 조준하고, 그대로 푹 집어넣었다.
“히그으으윽!”
체닐린의 허리가 위로 휘었다.
길다란 고양이가 손톱을 세우고 경계하는 자세.
하지만 그 엉덩이 사이에 내 자지가 박혀있으니 체닐린은 꼼짝 못한다.
푸욱! 푸욱! 푹! 푹! 푹!
후배위 자세를 딱 잡고는 사정 봐주지 않고 거칠게 피스톤질을 시작했다.
넣을 때는 끝까지, 체닐린의 엉덩이가 푸르르 흔들리도록 강하게 박았다.
“흐윽... 흐으윽... 하윽...!”
체닐린은 메이드로 일한지 꽤 되었는데도 복근이 성명하게 남아있다.
그게 기사로서의 자존심인지 뭔진 모르겠지만, 지금은 내 자지가 기분 좋도록 압박감을 주는 도구에 불과하다.
조임 좋은 체닐린의 보지에 세게 자지를 박아 넣으면서 엉덩이에 손매를 갈겼다.
짝!
“개년아! 너 중앙에서 보낸 첩자지? 솔직하게 말해!”
“히약! 아파아앗!”
“아프라고 때린 거야 쌍년아.”
짜악!
체닐린의 엉덩이를 내려치고는 그걸 그대로 내 치골에 붙인다는 느낌으로 꽉 잡아당겼다.
“다 알고 있으니까 똑바로 불어!”
“히극! 아니라니까아아! 나는... 켈자르의 기사...! 바이스 네가 날 잡아왔는데 내가... 어떻게 중앙의 첩자냔 말이다...!”
“닥쳐! 이 첩자년! 정액 훔쳐오라고 지령 받은 거 다 알아, 정액 도둑년아!”
아무 말이나 지껄이면서 자지를 질 안 깊게 밀어 넣고, 엉덩이를 또 한 대 친다.
짜아악!
“히갸아아아악!”
“가만히 있어.”
자지를 쑤셔 넣은 채로 체닐린 오른쪽 다리 오금으로 팔을 넣어 들어올렸다.
체닐린은 벽에 붙인 두 팔과 왼쪽 다리만으로 몸을 지탱해야 했다.
그런데 그 왼 다리도 무릎을 굽힌 상태니, 균형이 무너져서 허둥지둥 대다가 뒤에서 자지를 박아대고 있는 내게 기댈 수밖에 없다.
자연스레 깊이 삽입되는 체위가 완성된다.
자지가 뿌리까지 체닐린의 엉덩이 사이에 깊게 파묻혀서 불알까지 꾹꾹 눌린다.
“흐어…….”
한심한 한숨 소리가 절로 나왔다.
“하아악... 흐아악... 흡.”
체닐린도 슬슬 느끼는지, 거친 숨소리를 뱉다가 급히 숨을 멈췄다.
“너 방금 느낀 거 아니야?”
“아니... 그든...!”
체닐린은 아랫입술을 깨물며 신음소리를 숨기려고 해보지만, 턱 밑으로 침이 줄줄 새게 되어 더 추하게 될 뿐이다.
“또 거짓말 하네!”
두 손으로 양쪽 궁둥짝을 동시에 소리 나게 때렸다.
“흐꺄악!”
엉덩이에 힘을 줬는지 그렇잖아도 꽉 조이는 질이 더 뻑뻑해졌다.
잠시 가만히 서서 등을 어루만지면서 물었다.
“정말 첩자 아니야?”
“아니... 라니까... 흐윽...”
“그럼 내편이야?”
“흐앙... 알았어, 알았으니까...”
“알긴 뭘 알아! 시발!”
화나는 걸 전부 체닐린의 질 안에 풀어 넣는다는 느낌으로 세게 허리를 튕겼다.
고간이 서로 맞닿을 때마다 손매 치는 것보다 더 큰 소리가 났다.
팡! 팡! 팡! 파앙!
쉴새없이 자지로 보지를 쑤셔대면서 틈날 때마다 엉덩이를 때렸다.
“그마... 그마안...하윽...! 하그윽...!”
“내 기사가 되라!”
“되겠다! 바이스 레시아르의 호위기사! 되겠다고!”
“그럼 임신해라!”
“아니... 되겠다고 했는데... 왜...”
“싼다!”
뷰쿠웃!
뷰루루룻! 뷰룻!
억울해하는 체닐린의 질 안에 푸짐하게 정액을 싸질렀다.
체닐린의 탄탄한 배를 끌어안고 엉덩이에 힘을 주었다.
자지가 맥동하면서 이차, 삼차로 정액을 발사했다.
몸을 꽉 붙이고 부르르 떨면서 시원하게 마지막 한 방울까지 체닐린의 보지 안에 정액을 짜 넣었다.
“흐으윽...”
“후하...”
개운하게 사정을 끝마치고 체닐린을 바닥에 눕혔다.
벌려진 다리 사이로 정액이 찔끔찔끔 새나왔다.
“아깝게. 다 몸에 좋은 거니까 보지로 잘 삼켜.”
체닐린의 두발을 모아서 붙잡고 위로 쭉 들어올렸다.
다리와 엉덩이가 자연스레 따라 들리면서, 질구 밖으로 빼꼼 나오려던 정액이 다시 체닐린의 질 안으로 들어갔다.
“그럼 호위기사 하기로 한 거다.”
“알았... 다... 고... 흑... 흐윽...”
결국에 승낙할 거면서 꼬장은.
“여기 계셨군요. 백작님.”
뒤에서 이오시스가 슥 나타났다.
얘는 왜 자꾸 내가 딴 여자랑 섹스하고 있을 때 나타나는지 모르겠네.
주섬주섬 팬티만 주워서 입고 물었다.
“무슨 일이야?”
“제 나름대로 생각해봤는데, 이데트 님을 치료하는 방법, 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말에 나도 모르게 이오시스의 어깨를 꽉 잡았다.
“정말이야? 어, 어떻게? 어떻게 하면 이데트 누이를 치료할 수 있는데?”
이오시스는 실눈을 살포시 떠서 웃으며 말했다.
“이데트 님을 안으세요.”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