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2화 〉 화리메
* * *
하염없이 걷다보니 내가 지금 걷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아래로 시선을 내려 보니 발이 움직이고는 있는데, 주변의 경치는 전혀 바뀌질 않는다.
하늘 위에서 변함없이 내리쬐는 뜨거운 태양과 황금색으로 반짝이는 모래 언덕. 지긋지긋하다.
“으흐... 더는 못 걸어!”
한참 뒤에서 나를 쫄래쫄래 따라오던 화리메가 열두 번째로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냥 버리고 갈까 하다가 한숨을 푹 쉬고 돌아갔다.
“쪄 죽을 거 같아... 내가 뭘 잘못했다고 이런... 으우... 으흑...”
잘못이야 많이 저질렀잖아.
한심하게 쳐다보고 있자, 화리메는 억지로 눈물을 흘려내려고 눈꺼풀을 깜빡였다.
하지만 몸의 수분이란 수분은 이미 다 빠져나간 건지 눈물 한 방울조차 제대로 고이질 않았다.
헛짓거리 하고 있는 걸 보니 짜증이 치민다.
팔을 와락 잡아당겨 화리메를 일으켰다.
“거의 다 왔어. 아까 언덕에서 봤잖아. 피라미드.”
“신기루였잖아!”
“신기루가 보인다는 건 근처에는 뭔가가 있다는 거야.”
“안 속아!”
귀엽던 화리메의 목소리는 까마귀처럼 쩍쩍 갈라져 있었다.
그렇게 말하는 내 입에서도 단내가 풀풀 풍기고 있고.
안 그래도 쪄 죽겠는데 설득하는 것도 귀찮다.
나는 화리메의 팔을 휙 내팽개쳤다.
“그럼 넌 여기 있든지. 난 간다.”
화리메는 입술을 일자로 꾹 다물고 나를 노려봤다.
신경 쓰지 않고 등을 돌려 걷는다.
한 걸음.
두 걸음.
세 걸음.
네 걸음...
“가, 같이 가!”
화리메는 황급히 따라붙으려다가, 발이 뒤엉켰는지 그대로 몸을 굴렀다.
“흐큭!”
앓는 소리를 내며 낑낑거려도, 나는 곁눈질만 한 번 하고 계속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자 화리메는 몸을 일으킬 생각도 하지 않고 그대로 손과 무릎으로 엉금엉금 기어서 나를 쫓아왔다.
다시 한 번 한숨을 내쉬려다 삼키고, 뒤로 돌아가 화리메를 일으켰다.
이 빌어먹을 사막에서 헤매길 벌써 삼일 차.
화리메와 나는 싫건 좋건 서로에게 단 하나의 동반자가 되었다.
몸을 겹치는 만큼 나름대로 정도 쌓였다.
“조금만 참아. 다 와서 포기하면 지금까지 해 온 게 아깝잖아.”
“... 응.”
그렇게 다시 지루한 행보가 시작됐다.
얼굴을 통째로 구워버릴 듯 내리쬐는 태양열 때문에 나와 화리메는 고개를 푹 숙이고 걸었다.
양산은 바라지도 않으니까 모자라도 있으면 좋을 텐데.
완전히 찢어 발겨버린 화리메의 드레스가 너무 아까워진다. 그걸 뒤집어 쓰면 얼마나 시원했을까.
꿩 대신 닭이지만, 내 옷을 절반 정도 찢어서 화리메에게 두건처럼 쓰라고 주었다.
"고마... 전부터 신경 쓰였던 건데, 네가 쓰고 있는 그거, 내 팬티 아니야?"
"상식적으로 생각을 해라. 어떤 미친 놈이 여자 팬티를 뒤집어 쓰고 사막을 걷냐고?"
"그건... 그렇긴 한데... 그럼 그건 뭐야?"
쓸데없는 문답에 낭비할 기력은 없다. 나는 먼저 발걸음을 옮겼고, 화리메가 또 급히 따라왔다.
우리는 걷고, 걷고, 걷고, 또 걸었다.
발이 까지고 발목까지 열상이 올라와도 그저 걸었다.
“... 어?”
화리메가 뭐라고 중얼거렸다.
신기루에 속은 게 한두 번이 아니다.
고개도 들지 않고 계속 발걸음을 옮기려하자, 화리메가 내 등을 퍽 쳤다.
“바이스! 봐! 보라니까!”
“뭔데.”
시큰둥하게 대답하고 슬쩍 고개를 돌리니, 화리메가 어느새 저 편으로 달려가 방방 뛰고 있다.
몸을 끌듯이 그 쪽으로 다가간다.
“발자국이야!”
“발자국?”
화리메는 바닥을 가리켰다.
정말로 발자국이다.
화리메의 발보다는 크고, 내 발보다는 작다.
우리 둘이 아닌 누군가 다른 이의 발자국.
“아! 저기!”
급히 고개를 두리번거리던 화리메가 갑자기 펄쩍 뛰었다.
그녀가 시선을 향한 곳, 이 근처에서 제일 높은 모래 언덕 위에 누군가가 서 있었다.
태양을 등지고 있어서 우리 쪽에서 보면 잘 보이지 않기는 하지만, 로마의 귀족들이 입는 토가처럼 천을 둘러 입고 있는 것 같긴 하다.
“화... 황금의 인간...”
화리메는 입을 쩍 벌렸다.
"황금의 인간?"
그게 뭔데.
“그것도 몰라?”
“내가 그것까지 알아야 되냐?”
화리메는 툴툴거리면서도 내 눈치를 보고는 설명했다.
"황금의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이야."
"그대로네."
"후대에 만든 표현이니까. 황금의 시대란 말도, 황금의 인간이라는 말도."
하긴. 자기네들 스스로 만들었다면 그런 어중간하게 낯부끄러운 이름은 짓지 않았을 거다.
"황금의 시대……. 어디서 들어봤는데."
"흥, 넌여자들 치맛자락 쫓아다니느라 아카데미도 안 다녔잖아. 탕아로 유명해서 좋겠...아얏."
바로 젖꼭지를 잡아 위로 비틀자 화리메는 곧 징징거렸다.
조금만 풀어주면 바로 성깔 나온다니까.
"마, 말해주면 되잖아."
"필요 없어."
"히이이읏!"
젖꼭지를 당겨서 눈물까지 쏙 빼주고 있는데, 모래 언덕 위에 있던 사람이 몸을 돌려 반대편으로 향했다.
분명 걷고 있는데 어찌나 빠른지 눈 깜짝할 사이에 모습이 사라졌다. 쫓아갈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인 건 발자국은 남았다는 건가.
“일단은 가면서 얘기하자.”
나와 화리메는 급히 발걸음을 옮겼다.
다행히 바람은 거의 불지 않았고, 발자국은 그대로 남아있었다.
이대로만 따라가면 그 인간이 간 곳으로 갈 수 있겠지.
그럼 적어도 물이라도 얻어먹고, 뙤약볕이라도 피할 수 있을 거다.
이 기괴한 곳에서 벗어나서 원래 우리가 왔던 곳으로 돌아갈 단서를 찾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테고.
마음이 풀려서 그런지 화리메는 사뿐사뿐 발걸음을 옮기며 자연스레 입을 열었다.
"아까 얘기 말인데, 인간의 역사를 다섯 시기로 나누는 건 알지?"
“당연하지.”
황금의 시대, 백은의 시대, 청동의 시대, 영웅의 시대, 그리고 철의 시대.
누이들이 저택에서 함께 지낼 무렵, 내게 자장가처럼 들려주었던 이야기다.
현재인 철의 시대를 제외하면 전부 다 신화 속의 시대다.
그 시대의 이야기는 전근대 역사가 다 그렇듯 신화와 역사, 민담과 잡설이 서로 섞여서 어디까지 진실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나도 옛날이야기 정도로만 알고 들었는데.
"황금의 시대는 모든 것이 다 완벽했던 시기야. 세계는 조화롭고, 인간은 현명하고."
화리메의 눈동자에 선망하는 빛이 떠올랐다.
저런 표정을 지으니까 딱 나이대 애처럼 보이긴 하는데.
물론 화리메는 성인이다. 저 커다란 젖통을 달고서 아이일 리가 없지.
"그런데 넌 그걸 어떻게 다 아냐?"
"이 정도는 아카데미만 다니면..."
"내가 못 배웠다고 무시하는 거냐?"
"아니, 그런 게 아니고오."
손가락을 구부리자 화리메는 옆으로 홱 몸을 돌리면서 가슴을 껴안고 수그렸다.
"나는 봐, 금석의 마법사니까..."
"그러고 보니까 어디 가문 출신인지를 여태 안 물었네?"
"나즈레의 아우럼 백작가."
“아우럼 백작가라고?"
명문 백작가 여식을 마구 두들겨 패고 야외에서 개처럼 따먹고는 질싸까지 해버린 건가.
등에서 식은땀이 흐른다.
임신했다면 꼼짝 없이 책임을 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아우럼 가에서 당장에 가문 결투를 선언할 지도 모른다.
"방계이긴 한데……."
화리메는 말 끝을 흐렸다.
휴. 기사회생했네.
백작가라도 직계와 방계는 차이가 크다.
방계라면 적당히 첩 한 자리 주면 되겠지.
나는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화리메를 일으켜서 젖무덤을 주무르며 물었다.
"그런데?"
"히읏, 그게... 아우럼 가문은 대대로 황금 마법을 승계하는데... 황금 마법에 대해서는 어렸을 때부터 다 배운단 말이야."
"네 마법은 황금 마법보다는 암석 쪽에 가까웠던 거 같던데. 황금 마법도 쓸 줄 알아?"
“아까 썼잖아!”
“여기 오기 전, 그 전에 말이야.”
화리메는 어두운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잘... 못... 쓰긴... 했는데...”
대충 사정이 짐작 간다.
아우럼 가라면 마법의 명가.
레시아르 가문이 나와 아버지로 마법사 둘이 있는 걸로 지역의 강자가 되었다고 하지만, 아우럼 가문은 알려진 것만 해도 열 명이 넘는 마법사를 거느린다.
그게 다가 아니고 숨겨진 마법사도 적지 않을 거라는 소문이 있긴 했는데, 그 중 하나가 화리메였군.
하여튼 마법사가 그렇게 많고, 또 마법의 명가다 보니 같은 금석에서 유래된 마법이라도 가문의 승계마법인 황금 마법이 아닌 암석 마법은 좀 천대를 받는 모양이다.
마법사 한 명, 한 명이 소중한 다른 가문이었다면 상상도 못할 일이다.
마법사가 많고 폐쇄적인 아우럼 가문이니 가능한 거지.
그러니 화리메가 이렇게 밖으로 돌았겠지. 성격도 더러워지고.
동정이 가느냐 하면, 전혀.
그래봐야 여자들을 잡아다가 하이브에게 던져줬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그 중에 오페이아만한 미녀가 하나라도 있었다면?
갑자기 또 화가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히갹!”
난데없이 젖꼭지를 좌우 반대쪽으로 잡아 당겨진 화리메가 펄쩍 뛰며 소리를 질렀다.
나는 계속 젖꼭지를 잡아당겨 큰 젖을 최대한 늘어뜨린 채로 물었다.
"하이브는 도대체 왜 기른 거야?"
"아파... 하이브?"
"그 마수 말이야."
"아. 우리는 네스트라고 부르는데."
"우리? 그 우리가 누군데?"
화리메는 우물쭈물거리다가 버럭 소리 질렀다.
"마, 마, 말 못해! 차라리 죽여! 응... 그읏...!"
젖꼭지를 빙빙 원형으로 돌리면서 쭉 잡아채도 화리메는 입술을 꾹 다물고 참았다.
검지와 엄지로 유두를 압출할 것처럼 강하게 눌러 짜도, 중지로 탁탁 튕겨도 쉽게 입을 열지 않았다.
꽤나 중요한 정보인가 본데.
유두를 잡은 손을 떼었다.
긴장한 화리메가 마른 침을 삼켰다.
손이 하복부를 타고 사타구니로 옮겨간다.
“뭐, 뭐야?”
“아픈 건 싫잖아? 가만히 있어.”
“아픈 건... 싫지만... 흣... 얼른 황금의 인간을... 쫓아가야...”
“어차피 발자국만 따라가면 되는데, 뭘.”
화리메의 미약한 반항 따위야 씹어 넘긴다.
한 손으로는 엉덩이를 받치고서 다른 손으로 음부를 찬찬히 쓸어 내렸다.
“읏...”
삼 일간 내 손에 수도 없이 농락당해온 화리메의 몸이 달뜨기 시작했다.
“또... 으읏... 이 발정난 개 같은...”
“이번엔 그런 거 아니고. 그냥 아는 대로만 말해. 그럼 그만둘 테니까.”
“싫거든...! 흣...!”
쌀알만 한 클리토리스를 위로 잡아당기자, 화리메는 허벅지를 좌우로 펼치면서 등을 쭉 폈다.
내 가슴팍에 몸을 비비면서 더운 한숨을 내뱉는 게 벌써 조교가 다 됐다.
“너무 좋아하는 거 아니야?”
“누가... 좋아한다고... 이 호색한이... 이잇...!”
화리메는 눈물을 그렁그렁 매단 눈으로 나를 흘겨보면서 애써 보지를 숨기려 안간힘을 쓴다.
하지만 그녀의 작은 손으로는 내 솥뚜껑 같은 손을 막아내지 못한다.
나는 허벅지 사이에 숨겨진 화리메의 은밀한 꿀단지를 슬슬 긁어냈다.
“응... 으응...!”
손가락 끝을 넣어 살짝 건드렸을 뿐인데 벌써 꿀이 흘러나왔다.
화리메는 작은 머리를 뒤로 찧어 내 가슴팍을 두들겼다.
“핫... 하아... 하아... 바이스읏...! 그, 그만...!”
“어림도 없지.”
“흐으... 읏... 아앙...!”
스타카토를 치는 것처럼 손끝을 세워 질구 근처를 들어갈 듯 말 듯 톡톡 건드린다.
화리메가 긴장해서 뻣뻣하게 굳으면 소음순을 살짝 치고, 긴장이 풀려서 유연하게 풀어지면 곧바로 질내로 손가락을 뻗는다.
“할 거면 하고...! 말 거면 말라고...!”
“내 마음인데.”
“이이씨... 읏... 아웃... 읏!”
질내에 들어간 손가락을 천천히 삽입하다가, 단번에 끝까지 쑥 집어넣었다.
화리메는 입이 벌어진 채로 얼어붙었다.
그 상태로 잠시 서 있던 화리메의 다리가 휘청거렸다. 가볍게 가버려서 힘이 쭉 빠진 것 같다.
그녀의 하반신을 농락하던 손에 갑자기 무거운 빨랫감이 얹힌 것처럼 묵직한 무게감이 더해진다.
나는 찬찬히 화리메의 몸을 내려 모래 위에 앉히고선, 엉덩이를 만지던 손을 골을 따라 앞으로 슬근슬근 움직였다. 반대로 둔덕을 쓸던 손은 뒤로 빼내고.
두 손이 화리메의 양쪽 구멍을 동시에 공략했다.
“햐읏?! 뭐, 뭐야아?”
“태그 : 더블 페네트레이션.”
“그게 뭔데...! 더러워... 더럽다구우...!”
보채는 것 같기도 하고 밀어내는 것 같기도 한 화리메의 울상, 귀엽지만 살짝 갈라진 음성, 손끝에서 느껴지는 보드랍고 촉촉한 속살.
배에 착 달라붙을 정도로 빳빳이 발기한 자지 끝에 물방울이 맺힌다.
자지는 무언가를 삼키는 것처럼 꿀떡거리다가 반대로 희멀건 액을 질질 흘려냈다.
화리메의 항문을 애무하던 손을 떼고, 발기한 자지를 그녀의 엉덩이 골에 묻었다.
직장을 노리고 꽂은 게 아니라 세로로 갈라진 엉덩이골의 방향에 맞추어 세로로 가져다 댄 것이다.
“머야앗?!”
화리메는 화들짝 놀라 앞으로 몸을 숙였다.
그 바람에 보지에 얕게 쑤셔 넣었던 손가락이 안으로 쑥 들어갔다.
손톱 위에 무언가 오돌토돌한 부분이 닿았다는 느낌이 들었고, 바로 다음 순간에 화리메가 거의 울부짖는 것 같은 소리를 내질렀다.
"응그읏...! 아아아아악!"
푸샤앗!
물이 분사되며 내 손가락을 질척하게 적셨다.
바싹 마른 몸 어디에서 그렇게 물이 나오는지.
“아아악...!”
화리메는 조수를 내뿜으면서도 괴로운지 갈라진 목소리로 계속 비명을 내질렀다.
손가락으로 질벽을 두들기면서 어디가 가장 반응이 좋은지를 탐색해본다. 아까 거기가 어디더라.
여긴, 아니고. 여기도, 아니고.
여긴가?
"흐윽!"
쾌락과 고통이 분리되지 않는 오르가즘 속에서 화리메는 아까운 물을 질질 흘려가며 계속 울부짖었다.
“그마...! 그마마! 그마마아...!”
그녀는 그만하라는 말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허우적거리며 팔다리를 휘둘렀지만, 나는 오히려 손놀림을 빠르게 했다.
검지와 중지를 겹쳐서 질 안을 유린하며 엉덩이골 사이에 파묻은 자지를 위아래로 흔든다.
화리메의 반응이 격렬해질 수록 자지에 가해지는 엉덩이의 압박도 강해진다.
불알에 힘을 주어 버티지 않았다면 사정을 두어 번은 했을 거다. 공갈 사정 이후 세차게 꺼떡이던 자지가 엉덩이 사이에 끼어서 잠시 멈추었다. 눈에 별이 보이는 것 같은 아찔한 쾌감이 스쳐 지나갔다.
화리메가 뒤로 손을 뻗어 내 목을 잡아당기면서 자지가 엉덩이골 더 깊숙이 묻힌 것이다.
“히기긱...! 아우우우우!”
푸슛, 푸슈웃!
화리메는 쉴새 없이 조수를 계속 쏟아냈다.
“시러... 그만...”
오들오들 떨며 갈라진 목소리로 간청하지만, 나는 못 들은 척 했다.
쟁여두었던 사정감이 폭발하기 직전이다.
하이브에 대해 캐묻기 위해 시작한 정사지만, 지금은 그게 뭐건 일단 사정하기 위해서 움직인다.
두 팔을 화리메의 가슴 양 옆으로 착 붙이고 손은 아래로 내려 그녀의 보지에 파묻는다.
양 손의 검지를 한데 모아 질벽을 간질이듯 괴롭히며 앞으로 몸을 숙여 화리메의 정수리에 턱을 얹었다.
자연스레 몸이 서로 깊게 밀착되면서 자지도 엉덩이골 사이에 꽉 끼여들어갔다.
"와오... 녹아버릴 거 같네..."
“더어... 더어... 가기 시러...!”
“훗, 훗. 야, 야. 죄지 말라고... 으윽...!”
“흐기잇...! 흣...! 흣...! 흐으으으으읏...!”
화리메는 몇 번이고 경련하며 절정에 이르렀다.
작지만 풍만한 몸에 힘이 잔뜩 들어가는 게 느껴진다. 절로 엉덩이골도 한데 모여들며 자지를 꾹 조였다.
“좀만 참으려고 했는데... 이 요망한 년이... 싼다...!”
“아아앙...! 앙! 앙! 하앙...!”
화리메는 음핵에서부터 대음순, 회음부, 항문까지 이어지는 일자 성감대가 동시에 압박되는 걸 느끼며 다시 한 번 세찬 조수를 뿜어냈다.
나도 화리메의 신음소리에 맞추어서 사정했다.
울컥울컥!
뷰루루룻!
끝이 막히지 않아 정액이 사방으로 튀었다.
화리메의 엉덩이는 물론이고 가까이는 등골, 멀리는 뒷목에까지 정액이 날아가 묻었다.
그래도 역시 가장 많은 정액을 받아낸 건 엉덩이라,잔뜩 뿜어져 나온 정액이 커다란 궁둥이 양쪽에 치즈처럼 늘어졌다.
자지를 떼어내고, 귀두 끝에 맺힌 정액을 화리메의 항문에 가져다 댄다.
작고 청결한 분홍색 똥구멍은 생물처럼 옴찔거리다가 귀두가 슬쩍 닿자마자 흡입하듯 거기 묻은 정액 찌꺼기를 쏙 빨아들였다.
자지가 저절로 꺼떡거렸다.
“한 번 싸고 끝내려고 했는데... 이렇게 날 유혹한다 이거지.”
“그만... 그마안...”
화리메는 내 손을 꼭 붙잡고 더듬더듬 쉰 목소리로 애원했다.
마음 같아서는 한 판 더 뛰고 싶지만, 나도 물을 뽑아내자니 목이 타고 눈이 퀭하다.
좀 고민이 되긴 하는데...
섹스야 돌아가면 언제든 할 수 있으니까 본론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그럼 말해줄 거야?”
“... 그건...”
아직도 망설이고 있나.
모래 위에 엉덩이를 붙이고, 화리메를 내 품 안에 끌어 앉았다.
그리고는 상냥히 등을 쓸어주며 속삭였다.
“말해줘도 괜찮아. 우리가 며칠을 함께 보냈냐고. 아직도 내가 그렇게 못 믿을 인간처럼 보여?"
"... 응."
"아니, 하, 참. 그래, 그럼 그렇다고 치고.이 괴상한 곳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아?"
허허벌판에 사람이라곤 나와 화리메 둘 뿐.
먹을 것도 없고 덥기는 또 얼마나 더운지.
이런 곳에서는 마법사라도 버티기가 힘들다.
황금의 인간이니 뭐니 하는 것도 사실 먼 발치에서만 봤을 뿐이니까 아직은 믿기 힘들고.
설령 그게 사실이라고 해도 언젠가는 우리가 사는 그 곳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는지 화리메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그녀의 어깨를 가볍게 쓰다듬으며 말했다.
"그럼 협력하자고."
"협... 력?"
“정보교환 말이야.”
화리메는 그다지 내키지 않아보였다.
나는 화리메를 더 세게 껴안으며 귓가에 입을 파묻듯 해서 물었다.
"애초에 여기로 오게 된 계기가 뭐였어?"
"바리보예즈가... 마석을... 아!"
"그래. 그 놈이 하이브의 마석을 터뜨린 거잖아. 그럼 되돌아가는 방법을 알아내기 위해서라도 하이브에 관해서 알아야 되지 않겠어?"
내 말에 일리가 있다고 느낀 건지 화리메는 잠시 생각하는 눈치였다.
나는 화리메의 어깨에 팔을 걸치고 허리를 숙여 은근히 속삭였다.
"어차피 바리보예즈는 폭발을 못 견디고 죽었을 거야. 우리만 입을 잘 맞추면 아무런 문제도 없다니까?"
"그치만..."
"에휴. 됐다, 그럼. 여기서 섹스나 줄창 하다가 말라 죽지 뭐. 대신 보지는 대주는 거지?"
화리메는 미간을 확 찌푸렸다.
고민은 길지 않았다.
내가 하복부로 다시 손을 가져가자, 화리메는 내 팔목을 꽉 잡았다.
"맹세해. 어디 가서도 발설하지 않겠다고."
“당연하지.”
“맹세하라고.”
“아버지의 명예를 걸고 맹세한다. 나 바이스 레시아르는 화리메 아우럼이 한 말을 어디 가서도 입 밖에 내지 않겠노라.”
거기까지 말하자 화리메는 결국 비밀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네스트... 너는 하이브라고 하니까 하이브라고 할게. 하이브의 마석은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는 건, 봐서 알 거고."
"알지. 알지."
"그 힘이 어디서 오는 거라고 생각해?"
"글쎄."
하이브의 마석을 깨뜨리면 예외 없이 그 안에서는 자그마한 벌레의 사체가 나왔다. 그리고 그 벌레의 배 안에는 어떤 존재의 혈액이 미량 들어있었고.
그 존재.
금혈의 마법사인 나조차도 범접하기 어려울 정도의 마력을 가진 존재.
그게 바로 뭐냔 말이지.
나는 한숨을 푹 쉬고 뻐근한 목을 돌렸다.
자연스레 시야에 화리메의 금발과 금안, 그리고 그녀가 밟고 선 황금색 대지가 들어왔다.
그리고 벼락처럼 스친 영감.
"설마……."
"맞춘 거 같네."
화리메는 허리를 구부려 바닥에서 황금색 알갱이를 한 주먹 쥐었다.
그리고는 몸을 일으켜서, 그걸 천천히 흩뿌렸다.
황금 모래가 태양빛을 받아 반짝반짝 빛나면서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황금의 인간. 하이브의 마석에는 그들이 가진 힘의 조각이 들어 있는 거야."
"그게... 가능해? 아니, 애초에 황금의 인간이라는 게 실존하는 거였어?"
"방금 봤잖아?"
"그게 난 황금의 인간인지도 모르겠다고. 뭐,황금의 인간에 대해서는... 그래, 알았어. 그렇다고 치자. 그럼 하이브는 왜 기르는 건데?"
은근히 다시 물었지만, 화리메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건 말 못해."
"왜?"
"돌아가는 거랑은 상관없으니까."
거만하고 멍청한 줄만 알았더니 은근히 예리하다.
바리보예즈와 아우럼 백작가의 목적이 뭔지는 여기서 빠져나가는 것과는 관계가 없긴 하지.
입을 일 자로 꾹 다문 걸 보니 윽박질러도 대답이 나올 것 같진 않고.
하이브의 마석에 담긴 게 뭔지를 안 것만으로도 소득은 있었다.
듣고 나니 화리메가 여기로 온 이유도 짐작이 간다.
하이브의 마석은 황금의 인간과 관계가 있으니, 황금 마법을 승계하는 아우럼 백작가의 화리메와도 어느 정도 관련이 있었겠지.
지금 당장 무슨 관계인지는 모르겠지만,
하지만 나는 왜 끌려온 거지?
화석(火?)의 마법사로 화염을 다루는 나는 황금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
잠깐…….
화염검을 급히 꺼내보았다.
“역시.”
큼지막하게 박혀서 검을 화려하게 빛내던 화석(火?)이 산산조각 나 있었다.
이게 이유도 없이 스스로 부서질 리는 없고.
내가 여기 끌려온 것과 무슨 인과가 있긴 하겠지.
원리는 알 수 없지만 하이브의 마석은 속성석과 관련이 있는 듯하다.
“언제까지 이러고 있을 거야?”
화리메가 지친 기색으로 물었다.
물을 한창 쏘아댔으니 몸이 더 바싹 마르긴 했겠지.
“알았어. 다시 움직이자.”
이것저것 알아내긴 했지만 어차피 당장 쓰일 건 아니고.
일단은 얼음물에 몸을 담구고 싶은 심정이다.
우리는 얼마 안 남은 천 쪼가리로 정액과 애액을 닦아내고선 발자국을 따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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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을 넘고 넘기를 얼마간.
그러려고 하지 않아도 태양열 때문에 고개가 절로 숙여져서 벼처럼 고개를 숙이고 걷는데,갑자기 주변이 더 환해진 느낌이 들었다.
"바이스! 도시야!"
눈이 번쩍 뜨였다.
황금의 도시.
전생에서 봤던 엘도라도라는 영화가 떠오른다.
거인이 도시 전체를 황금으로 빚어낸 것 같다.
우선 눈에 들어온 건거대한 피라미드. 도시를 뒤에서 받치는 것처럼 솟아있는 피라미드는, 그 계단을 따라 오르면 태양에도 닿을 수 있을 것처럼 무척이나 높고 웅장하다.
그 외에도탑, 신전, 도로와 분수대까지 모조리 휘황찬란한 황금색을 빛낸다.
엄청난 규모에서 한꺼번에 뿜어져 나오는 황금빛은 위압적이기까지 하다.
하지만 나와 화리메는 위축되기보다도 기뻐서 방방 뛰다가 서로를 껴안았다.
"저기에 황금의 인간들이 사는 거지?"
"응! 조화로운 분들이니까 분명히 우릴 도와주실 거야!"
화리메는 선물 포장지를 뜯기 전의 아이처럼 신나보였다.
방계에 소외되었다고는 해도 아우럼 백작가의 일원. 황금 마법의 조종을 만나는 걸 엄청 기대하고 있는 것 같다.
나야 그런 건 별로 관심이 없고.
일단은 시원한 물이나 한 잔 얻어 마시고 싶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
그나저나 황금의 여자는 보지가 있을까?그럼 그건 황금의 보지인가?
한 번 보고 싶은데.
나와 화리메는 각자의 기대를 품고 도시로 뛰어 내려갔다.
하지만 도시에 도착하자마자 우리의 기대는 어이없이 박살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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