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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덕영주의 귀축성행기-86화 (86/166)

〈 86화 〉 관계

* * *

아바르는 두꺼운 손바닥을 펼쳐 자신의 얼굴을 덮었다.

웅얼거리는 소리가 손가락 사이로 흘러나왔다.

“당신은 이제껏 내 이야기를 잘 들어주었지.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옛 이야기를 하나 더 해주고 싶소만.”

나는 화리메에게 눈짓해서 내 등 뒤로 숨도록 한 후에, 발을 적당한 너비로 벌려 섰다.

언제라도 바로 화염을 내뿜을 수 있는 자세.

선공한다면 유리한 지위를 점할 수 있겠지만, 지금껏 아바르가 해준 걸 생각하면 대뜸 불부터 뿜어내고 싶진 않다.

왜 갑자기 아바르의 태도가 바뀌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싸우지 않고 넘어갈 수 있으면 그보다 좋은 일은 없겠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야기하시오. 귀 기울여 듣도록 하지.”

“무녀와 원숭이의 이야기요. 이것도 일전에 해주었지. 태양의 도시에 갑자기 찾아온 원숭이가 조화를 무료하다고 느끼던 무녀와 만나 어우러졌다는 이야기.”

“기억나오.”

“간단한 이야기니까. 원숭이는 고귀한 무녀를 취했고, 무녀는 오누이를 낳았지. 무녀와 오누이는 각자의 벌을 받았소. 여기까지는 많이들 아는 얘기요. 하지만 이 이야기의 결말에 무언가가 빠졌다는 걸 아는 사람은 거의 없더군. 당신이라면 무엇이 빠졌는지 알 것 같은데.”

아바르의 물음에, 나는 고개를 또 한 번 끄덕였다.

“원숭이는 어디로 갔는지. 그게 빠졌군.”

“그래. 무녀의 순결을 취한 원숭이, 오누이의 아버지되는 존재 말이오. 이야기의 결말에서 그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아는 사람이 없어. 누군가는 태양의 징벌을 받아 먼지로 흩어졌다고 하고, 누군가는 무녀가 동굴 속에 숨겼다고 하지. 누군가는 그냥 죽었다고 하고, 누군가는 도망쳤다고 하지만, 모두 근거 없는 자기 생각일 뿐이야. 하지만... 나는 그 뒷이야기를 알고 있지.”

그의 몸에서 어마어마한 존재감이 흘러넘치기 시작한다.

황금의 인간들에게서 느꼈던 것만큼 강렬한 아우라다. 마력이라고 표현하기엔 이건 너무나도 완전무결하다. 화, 수, 목, 금, 토의 모든 속성을 하나로 아우른 듯한 완벽함. 그것이 거대한 기류로 흘러넘치고 있다.

나는 긴장감에 몸을 굳혔고, 화리메는 부르르 떨었다.

하지만 아바르는 그의 기세를 뿜어내는 대신 그것을 갈무리해서 집어넣었다.

위압적이기까지 하던 존재감은 순식간에 사그라지고, 그는 일개 길잡이로 돌아가 물었다.

“...원숭이는 무녀가 흘린 순결의 상징과 함께 사라졌소. 홀연히 나타난 것과 마찬가지로, 홀연히 사라졌지. 그 누구도 그것이 어디로 향했는지 알지 못하오. 다만 그가 취한 순결의 증표가 그와 함께 사라졌다는 것만 명백할 뿐이지.”

그는 말을 마치고 나를 힐끔 노려보았다.

숨겨진 존재감이 나를 짜부라뜨릴 듯이 압박해온다.

그는 다시 묻는다.

“조화로운 시대의 인간, 혹은 그의 혈액. 그걸 어디에 쓰려고 찾는 것이오?”

"글... 쎄..."

나는 마력을 전신에 휘감아서 간신히 그의 존재감을 떨쳐냈다.

아바르는 여기에 좀 놀란 표정을 지었기에, 나는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말을 돌렸다.

“그 용도가 정말 궁금한 건 아닌 것 같은데.”

“그래. 내가 알고 싶은 건 당신의 정체요. 정확히는 당신이 바로 그 원숭이가 아닌지, 그걸 알고 싶은 거지.”

“허. 내가 그 원숭이라고? 너무 과한 추측 아닌가?”

“원숭이라고 부르기는 하지만 그 존재는 혼돈 그 자체요. 태양의 도시에 갑자기 나타나서, 불현듯 일을 벌이고는 돌연 사라졌으니. 그 존재가 내 앞에 나타나지 못할 이유가 없소.”

그는 혼잣말을 하듯 나지막이 읊조렸다.

“돌이켜보면 공교로운 점이 너무 많았어. 당신들은 이 시대의 상식에 대해서 지나치게 무지했지. 얇은 옷을 입고 있었고, 생명수가 될 넥타르 한 병조차 지니고 있지 않았으니까. 게다가 그 비효율적인 방식의 부조화라니.”

화리메를 향하는 아바르의 시선은 분명한 멸시였다.

아우럼 백작가가 자랑하는 황금마법은 그에게 있어서는 화려한 묘기였을 뿐이었나.

“그러니 당신은...”

“잠깐. 네가 내 정체를 맞추기 전에, 나도 네 정체를 추측해보자.”

내가 도중에 말을 끊자, 아바르가 강렬한 안광을 뿜어냈다.

“내 정체?”

“그래. 네가 내 정체를 추측하려고 하니 내가 네 정체를 맞춰볼 기회도 줘야지.”

아바르는 침묵으로 답했지만 나는 그걸 긍정의 표시로 받아들이고 아바르와의 지난 며칠간을 헤아려보았다.

“너는 훌륭한 길잡이였지. 얼어붙기 전의 오아시스와 창고탑, 봉안탑, 그리고 태양의 도시의 곳곳을 아주 상세히 알려주었으니 말이야. 마치 그것들이 눈과 얼음에 뒤덮이기 전의 모습을 안다는 듯이.”

아바르는 고개만 끄덕였다.

나는 말을 이어나가며 생각을 정리했다.

“너는 우리에게 지나치게 친절했다.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나와 화리메를 이끌고 황금의 도시까지 길잡이를 자처했고, 어렵게 얻은 암브로시아와 넥타르를 거리낌 없이 나눠주었지. 우리를 원류에서 멀어진 후손이라고 여기면서도 긍휼히 보살폈단 말이야.”

“그게 잘못인가?”

“잘못은 아니지. 하지만 너는 사람뿐만이 아니라 늑대에게도 자비로웠다. 지금 내게 뿜어내는 존재감을 그 놈들에게 투사했다면 녀석들은 하찮게 짜부러졌을 테지만, 너는 어째서인지 힘을 숨기고 쓰지 않더군. 뭣보다도 너는 늑대 무리가 낭떠러지 밑으로 떨어지는 걸 안타까워했어. 아무리 자비로운 자라도 스스로에게 이빨을 드러내는 늑대를 그리 애처롭게 볼 수는 없는 법이지.”

아바르는 한쪽 입술을 씰룩였다.

조금 이상하다고 여겼던 일들이었지만, 이렇게 내 입 밖으로 내보고 나니 그것들은 확실히 하나의 사실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가 무어라 끼어들기 전에, 나는 바로 결론을 꺼냈다.

“백은의 인간과 설산 늑대를 모두 긍휼히 여긴 이유, 그건 네가 그들의 아버지라서가 아닌가?”

아바르는 한숨을 푹 내쉬고는 담담하게 말했다.

“당신의 추측은 맞았소. 나는 눈과 얼음의 대지를 두 발 또는 네 발로 거니는 짐승들의 아버지요. 그럼 내가 맞출 차례인가?"

"그래."

"당신은 내 아버지겠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동시에, 턱이 꺾이는 걸 느꼈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아바르가 이미 세 차례나 내 얼굴에 주먹을 꽂아 넣은 후였다.

“꺅!”

화리메가 비명을 내지르며 황금마법을 시전하려 했다.

하지만 나는 급히 손을 내저었다.

아바르는 여전히 힘을 갈무리하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그는 마치 전력을 다하는 것처럼 붉게 충혈 된 눈을 치뜨며 주먹을 내리쳤다.

“당신 때문에... 당신이 모든 걸 망쳤어! 당신이 이 세계를 혼돈 속에 빠뜨렸다고!”

두들겨 맞은 턱이 시큰하고 어금니가 흔들거린다.

그나마 아바르가 존재감을 갈무리한 채로 주먹을 휘둘러서 이 정도로 끝난 거겠지.

그래도 기분이 더러운 건 더러운 거다.

혀 밑에 고인 피를 퉤 뱉고 물었다.

“나 때문에, 대체 뭐가 잘못 됐다는 거냐?”

“태양이 사라지고 대지는 얼어붙었다! 조화는 깨지고 혼돈이 자리 잡았다! 어머니는 사라졌고 우리 남매는... 우리 남매는...”

“서로를 탐했지.”

“그래! 그리고 저 저주 받은 짐승들을 낳았다!”

“그건 잘 알겠는데. 내 잘못이 뭐냐?”

“파렴치한! 그 모든 게 전부 당신의 잘못이지!”

나는 이마로 아바르의 코를 들이박았다.

아바르는 코를 쥐고 옆으로 굴렀다.

“아직도 인정하지 않으려고...”

“잘 들어. 아르토와 내가 몸을 겹친 건 사실이지. 하지만 옹졸하게 대지를 얼리고 도망간 건 내가 아니라 태양이 한 짓 아니냐? 너희 남매가 외로움에 못 견디고 서로를 탐한 것과 그로 인해 백은의 인간과 설산의 늑대들을 낳은 것, 그건 너희 남매가 한 짓이고.”

아바르는 주먹을 꽉 쥐고 무언가를 반박하려 했다.

그렇지만 나는 그가 입을 열기 전에 잽싸게 말을 이었다.

“태양은 몰라도 너희 남매를 탓하려는 건 아니야. 전에 말했잖아. 그건 죄가 아니라고. 내가 용서할 거라고.”

“당신이 뭐라고 우리를 용서해!”

나는 대드는 아바르의 면상에 주먹을 갈겼다.

“네 아버지다, 이 호로자식 놈의 새끼야.”

“윽…….”

아바르는 주먹보다도 아버지라는 단어에 더 충격을 받은 듯, 비척비척 뒤로 물러났다.

이거 효과가 있군.

나는 자상한 표정을 띄우며 두 팔을 벌렸다.

“아들아.”

“닥쳐! 당신이 뭐라고 이제 와서 아버지 행세를 한단 말이야!”

“본의 아니게 방치한 건 미안하게 생각한다. 사실 나는 너희 남매의 존재도 몰랐어. 우리 사이에 수 천 년의 간격이 있는데 너희들을 내가 어떻게 안단 말이냐. 아니, 변명을 하려는 건 아닌데...”

아바르는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

“모르겠어. 이제는 그냥 다 한심하게 느껴지는군.”

우리는 서로 잠시 말없이 서로를 물끄러미 바라만 보았다.

아바르로서는 어머니를 임신시키고 도망친 원숭이란 놈을 증오하고 있었을 테지만, 막상 만나보니 그냥 사람이랑 크게 다를 것도 없고. 하는 말을 들어보니 정말로 잘못한 것도 없는 것 같고.

게다가 며칠 간 지내면서 나름대로 정도 든 사이다 보니, 감정이 불완전하게 연소되다가 팍 식어버린 모양이었다.

나로서는 그냥 좀 민망했다.

내 나이가 이제 스물을 좀 넘겼는데 이렇게 장성한 아들이 생기다니.

게다가 아르토와 몸을 겹칠 때에는 무지성으로 질내사정을 하긴 했지만 애가 생길 거라고는 생각도 안 했다.

이래서 섹스를 할 때는 피임막을 써야한다는 거구나 싶다. 안 쓸 거지만.

“안 싸울 거예요? 둘?”

침묵이 길어지자 지루했는지 화리메가 물었다.

나와 아바르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 시선을 마주치고는 어깨만 으쓱였다. 이제 와서 치고 박고 싸울 이유도 없고, 그러기도 멋쩍었다.

“그럼 이거나 좀 치우죠.”

나와 아바르가 주먹다짐을 하면서 구르느라 호리병 몇 개가 깨져서 안에 든 넥타르가 줄줄 흐르고 있었다.

우리는 서먹하게 그걸 정리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가 조금씩 말문도 트이고, 서로에 대해서 한 마디, 두 마디씩 알려주기도 하고.

분위기는 화기애애하다고는 못해도 좀 풀어졌다고 할 정도는 되었다.

나는 내친 김에 궁금하던 걸 물었다.

“아들아. 왜 힘을 숨기는 찐따 놀이를 하고 있었는지 말해주지 않으련?”

아바르는 미간을 팍 찌푸렸다.

“씨만 뿌렸다고 아버지 행세요?”

“답이나 하렴. 아들아.”

“... 내 존재 자체가 죄악이니까. 벌을 감내해야 하는 것이니까.”

아비 없이 자란 폐해가 여기서 드러나는구나.

이런 중이병 환자 같은 말을 하면서 부끄러워하지도 않네

“그래서 스스로 마력을 봉인하고 눈 속에 파묻혀서 넝마나 주우면서 산단 말이냐? 네 후손들이 불쌍하지도 않아?”

“그들은 죄의 결과물이오. 나처럼. 태생부터가 죄악의 씨앗으로 인한 것이니, 눈과 얼음 또한 달가운 징벌로써 받아들여야지.”

“스스로를 용서하지 못하니 제 자식들에게까지 죄를 뒤집어씌우는구먼.”

내가 혀를 차자 아바르는 얼굴이 시뻘게졌다.

그는 능숙한 길잡이에 아는 것 많은 이야기꾼이었고 막대한 힘을 숨긴 은거자였지만, 그래도 아버지 앞의 아들이라는 지위는 손해 보기 마련이라.

“너도 용서와 해방을 원하지 않았니. 그래서 내게 답을 구한 거 아니었어?”

“그 때는 당신이 당신일 거라 생각지 못했지. 내가 불민했소.”

“내가 네 아버지건 아니건 간에 너는 내 앞에서 용서와 해방을 바랐다. 그렇다면 스스로를 억죌 필요가 없다.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살면 돼. 나처럼.”

아바르는 벌레 씹은 얼굴로 말을 받아쳤다.

“참 좋으셨겠소. 하고 싶은 대로 어머니를 취하고 휙 도망갔다가 슬금슬금 나타나서 술이나 찾으러 오니. 팔자 한 번 좋구려.”

빈정대던 그의 시선이 화리메와 나 사이를 번갈아 지나쳤다.

생각해보면 이건 어머니를 임신시키고 튄 아버지가 젊은 여자랑 다시 나타난 상황인가.

나는 헛기침을 하고 말을 돌렸다.

“그래서, 내 딸은 어디 있니. 내 아들아.”

“어머니를 찾으러 떠났소.”

“아르토를? 태양이 아르토를 데려갔다면서?”

“태양도 찾으러 간 거지. 파르토는 언제까지 얼어붙은 대지 위에서만 살 수는 없다고 했소.”

“파르토?”

“당신 딸 말이오.”

“딸이 아들보다 백배는 낫군.”

아바르는 대답하지 않고 씀바귀를 씹은 듯한 표정만 지었다.

남매의 의견이 서로 갈린 모양이었다.

또 다시 정적.

어색한 사이라 이야깃거리가 떨어지면 금세 이렇게 무거운 침묵이 찾아온다.

이럴 때는 비밀을 공유하는 게 제일이지.

나는 아바르를 툭툭 치고는 귓가에 속삭였다.

“그... 아들아. 사실은 나도 내 누이를 범했단다.”

“아니, 아니... 아니?”

아바르는 기겁하며 내 옆에서 떨어졌다.

그리고는 자기가 뭘 잘못 들었나 싶은지 귀를 후비더니, 아주 방방 뛰며 소리를 질렀다.

“그걸 도대체 왜 말해주는 거요? 아버지가 고모를 범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할 아들이 대체 어디 있겠냔 말이오!”

“나는 그냥 서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서...”

“그냥 제발 닥치시오! 제발!”

정적.

“... 그래도 친남매가 제일 꼴...”

“닥쳐!”

#

나는 어색함을 무릅쓰고 아바르와 계속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바르는 까칠하게 대하긴 했지만 묻는 말을 무시하지는 않았다.

부자관계가 뭐 이런 거겠지.

그래도 서로가 서로에 대해서 아는 게 거의 없는 만큼, 부족한 시간도 쪼개야 할 필요가 있었다.

그 덕에 아바르는 내게 조건부나마 협력해주기로 약속했다.

당장 가장 큰 도움이 되는 건 그가 직접 피를 내어주기로 한 거였다.

“나는 당신과 어머니의 피를 반씩 이어받았으니, 내 피로도 어느 정도는 대용이 되겠지.”

아바르는 얼음송곳을 자신의 팔뚝에 찔러 피를 묻힌 다음, 그걸 내게 쥐어주었다.

내 아들이기도 하면서 황금의 인간인 아르토의 아들이기도 한 아바르의 혈액이다.

전이의 조건으로는 충분하겠지.

나는 선혈이 뚝뚝 흐르는 얼음송곳을 조심히 받쳐 들었다.

“고맙긴 한데 좀 섬뜩하구나.”

“죄책감 좀 가지라고 일부러 그런 거요.”

“으음…….”

내가 앓는 소리를 내자, 아바르는 괜히 발로 눈 더미를 팍 차고는 중얼거렸다.

“그쪽 상황이 대충 해결되면 꼭 다시 오셔야 하오.”

“파르토와 네 어머니를 찾으러 오란 말이지? 알겠다.”

“이래 놓고 한 천 년 뒤에 느지막히 유람이나 오는 건 아닌지 모르겠군.”

"걱정 마라, 아들아. 다음 번에 올 때는 네 형제들도 줄줄이 데려올 테니."

"저 원숭이 같은...!"

"그럼! 또 보자!"

화리메는 암브로시아와 넥타르가 가득 든 자루를 붙잡고 내게 달라붙었고,

나는 아바르가 혈액을 묻힌 얼음송곳에 마력을 불어넣었다.

익숙한 굉음과 어지럼증을 지나, 우리는 수천 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현재로 돌아왔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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