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악덕영주의 귀축성행기-89화 (89/166)

〈 89화 〉 휴가의 시작

* * *

나는 기름을 넉넉히 넣어서 튀긴 돼지고기를 한 점 잘라다가 씹었다.

그리고는 손수건으로 입술을 닦고, 접시 위에 고기를 퉤 뱉었다.

“음식이 영 별로군.”

“음식이 별로시라잖아!”

파샨이 벌컥 화를 내며 테이블을 두들기자, 메이드들이 벌벌 떨며 고개를 조아렸다.

그 덕에 깊게 모인 가슴골이 드러나며 꽤 볼만한 장면을 만들어냈다.

“백작님! 오찬은 두 시간 뒤라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쾨니히 남작이 헐레벌떡 식당 안으로 들어와서 가슴을 치며 말했다.

“배가 고파서 그 전에 무얼 좀 먹으려고 한 걸세. 그런데 지금 나한테 화내는 건가?”

“화를...! 내다니요, 어허허허. 백작님, 그저 저는, 오찬에 맞춰서 융숭하게 대접하려하는데 백작님께서 입에 맞지 않는 음식으로 배를 채우실까 저어되어...”

내가 싸늘하게 노려보자, 쾨니히 남작은 횡설수설하며 식은땀을 흘렸다.

그는 연합군 내에서 중앙에 선을 댄 귀족 중 하나였다.

휘하 기사들을 출격시키지 않고 뻗대던 소극적인 기회주의자들. 이런 자들이 한둘이 아니라 거의 절반에 가까웠다.

사실 이해가 안 가는 바는 아니다.

병무대신 올드완은 왕국 제일기사고, 그가 이끄는 검은튤립 기사단은 명성이 드높았으니.

아우럼 백작이 우리 편에 섰다는 걸 모르는 상황에서는 연합군으로 중앙군에 맞서는 게 계란에 바위 치는 것처럼 느껴졌겠지.

하지만 이들을 그냥 용서하는 건 열심히 싸운 자들에 대한 모독이기도 하고, 내 성미에도 맞지 않는다.

그러니 벌은 줘야겠지만, 그렇다고 연합군에 참여한 귀족들 중 절반의 목을 따버릴 수도 없으니.

이런 식으로 회군하며 영지에 들르는 방식으로 괴롭히는 거다.

겸사겸사 병사들의 회포도 풀게 하고.

“근사한데! 역시 옷이 날개야.”

“하하하! 이거 비단으로 된 거래!”

“양말은 나 줘. 한 켤레 남은 게 다 찢어졌다고.”

저택 밖이 어수선해서 내다보니, 땟국 묻은 옷을 입은 마력병들이 하인들과 서로 옷을 바꿔 입고 있었다.

점잖은 기사들이야 그렇게까진 하지 않고, 그냥 지나가던 상인 하나를 툭툭 찔러서 금화를 기부 받는다.

“어허허허... 백작님...”

쾨니히 남작은 저택이 만신창이가 되는 게 괴로운지 입술을 파르르 떨었다.

나는 모른 체하고 물었다.

“왜 그러는가?”

“그... 저들이 제 영지에서 행패를 부린지가 벌써 나흘쨉니다. 아무리 백작님이 저들을 비호하신다고 해도, 저 또한 제 영지를 지킬 의무가...”

“허어. 저들은 간악한 중앙에 맞서 싸우며 피를 흘린 진정한 군인들일세. 쾨니히 남작이 그대의 영지를 지킨 것도 저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지. 그런데 저들이 고작 옷 몇 쪼가리, 금화 몇 푼 챙기는 것이 그리 아깝나?”

“맞지요, 백작님 말씀이... 허나...”

“자네가 자꾸 그렇게 의심스러운 태도를 보이면 나도 자네가 중앙에 연을 댄 배신자가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네.”

“백작님! 저, 저는! 결코! 결코, 그런 사실이 없습니다!”

계승식에서 목이 잘린 귀족을 떠올렸는지 쾨니히 남작은 몸을 사시나무처럼 떨었다.

“그럼 의젓하게 좀 행동하게. 아. 이거 마음에 드네. 파샨, 친위대원 불러.”

“예. 도련님. 다들 들었지? 이거 챙겨!”

“저건 어떻게 못 가져가나?”

나는 가슴골이 깊게 패인 메이드 하나도 점찍어두었다.

그러자 쾨니히 자작은 주저 않고 그녀를 내 쪽으로 밀면서 소리쳤다.

“백작님! 제 딸이라도 내드릴 테니 제발 언제 떠나실지 확약이라도 주십시오!”

“그건 됐어. 자네 딸이 자네를 닮아서 영 미색이 별로더군. 아내는 그럭저럭 미인이던데. 부인을 내줄 생각은 없나?”

“…….”

“농담이야, 농담. 웃어.”

“어허허허허허…….”

쾨니히 남작은 결국 울며 겨자 먹기로 금화가 잔뜩 든 궤짝 하나를 내놓았다.

전별금 명목으로 내놓은 거라, 이걸 받으면 나는 떠나줘야겠지만 앞으로도 이런 영지는 많이 있으니.

“더 있고 싶었지만 해야 할 일이 많고 상황이 복잡하니 이만 가겠네.”

“어허허허... 더 모시고 싶었습니다만...”

“그럼 며칠 더 있다 가기로 할까?”

“…….”

“농담이야, 농담. 웃어.”

“어허허허…….”

“파샨. 가는 김에 저것도 챙기자고.”

“예! 도련님!”

우리는 살뜰히 쾨니히 남작의 정원수까지 뽑아갔다.

#

불량한 태도를 보인 귀족들의 영지를 한 차례 순회하고, 말단 병사의 주머니에도 은화가 그득해질 즈음.

우리는 헤시아스에 도착했다.

헤시아스는 레시아르 영내 최대의 항구도시다.

다만 직할령임에도 토후이던 헤시아스 남작가문이 대리통치를 하느라 레시아르의 영향이 많이 퇴색한 곳인데.

그래서 이 놈들은 이번 연합군에 병사를 대지 않았다. 면피용으로 자금만 좀 보냈을 뿐.

언제고 한 번은 기를 꺾어놔야 할 곳이라 생각했기에, 나는 헤시아스를 마지막 행선지로 잡았다.

“무엇부터 하시겠습니까?”

그간 내 대신 잡무를 도맡아 한 타라가 지친 기색으로 물었다.

“헤시아스 남작과 약속을 잡으실 건지, 여기서 근신 중인 전 레시아르 백작께 문안을 여쭈실 건지, 그 동안 계속 무시하셨던 마이포흐 남작과 아마트리체 공녀와 일정을 함께 하실 건지, 카산드라 공주의 항의를 처리하실 건지, 부디 구체적인 명을 내려주십시오.”

“상황 봐가면서 하도록 하지. 나는 좀 쉴 테니 부관도 좀 쉬어.”

“전쟁이 끝나고 해야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쉰단 말입니까. 백작님께서 노신다면 저라도 일을 해야지요.”

나는 타라의 잔소리를 피해 덜컥거리는 마차를 잡아탔다.

체닐린과 파샨은 허겁지겁 마차를 쫓아오다가, 오지 말라는 내 말에 시무룩해져서 타라를 따라갔다.

마부가 뒤를 돌아보고는 이거 좀 높으신 분 같았는지 굽실거리며 물었다.

“어디로 모실까요?”

“창녀촌으로.”

나는 그에게 은화 두 닢을 던져주었다.

“감사합니다, 나으리! 헤시아스의 홍등가는 아주 유명합지요. 나으리께서도 실망하지 않으실 겁니다.”

“그런가?”

“원래 항구에는 홍등가가 들어서기 마련 아닙니까. 게다가 이 주변에는 커다란 항구가 없다보니 자연스레 헤시아스의 홍등가가 커졌지요.”

마부는 꽤나 입담이 좋았다.

그는 자기가 아는 곳에 가면 마담이 서비스를 넉넉하게 해줄 거라고 호언했지만, 그런 싸구려 업소에 갈 수는 없지. 성병이라도 걸렸다가는 큰일이니까.

나는 그가 한 번도 들어가 보지 않았다는 고급 창관 앞에서 내렸다.

“은화 한 닢... 아니, 동화 두 닢만 더 주시면 나오실 때까지 기다리겠습니다요.”

“아니야. 여기서 자고 갈 수도 있고.”

“그러시면 다음에 또 뵙기를 바라겠습니다. 좋은 시간 보내십시오, 나으리!”

그가 말을 채찍질해서 떠나자마자 붉은 색으로 칠한 문이 열리더니, 호리호리한 몸매의 여자가 나왔다.

나이는 사십 중반 정도. 곱게 늙은 여자였다.

“귀하신 분을 모시게 되어 영광입니다. 안으로 드시지요.”

그녀는 내가 누군지 아는 눈치였지만, 그걸 입 밖에 내지 않았다.

신분을 숨기고 다니는 귀족이 꽤 있는 모양이다.

나는 그녀를 따라 벽돌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안은 꽤 넓고, 층고도 높아서 탁 트인 인상이었다. 좁고 퀴퀴한 창관이라는 인상과는 정반대였다.

그녀는 정확히 반 보를 앞서 나가며 승강기까지 안내했다.

인력으로 도르래를 돌려 위아래로 움직이는 승강기였다.

그걸로 꼭대기 층인 오 층까지 올라가, 바닷가가 내려다보이는 가장 전망이 좋은 방으로 들어갔다.

적당한 곳에서 돌아갈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녀는 내 방 안까지 따라왔다.

“네가 날 상대하는 건가? 늙은 여자는 좀...”

“말씀도 재치가 넘치시는군요. 귀하신 분.”

너무 공손히 말하니까 오히려 비꼬는 것 같단 말이지.

그래도 그녀는 침대에 걸터앉은 나를 보고 그 밑의 바닥에 꿇어앉았다.

“고귀하신 분. 체형이나 머리색, 즐기시는 성향이나 취미가 있으시다면 말씀해주세요. 그 어떤 요구를 하시더라도 귀하신 분의 취향에 맞는 아이를 올려 보내겠습니다.”

“그냥 내가 보고 고르면 안 되나?”

“송구합니다만... 때로는 직접 보고 고르시는 것보다 저희가 귀하신 분의 요구를 듣고 대신 골라드리는 게 더 정확할 때도 있답니다. 제가 이 나이까지 해온 일이 바로 그거기도 하고요. 하지만 귀하신 분께서 직접 보고 고르시길 원하신다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아니야. 경영 철학이 아주 투철하시구먼. 그런 건 존중을 해줘야지.”

나는 좀 생각하다가 말했다.

“손으로 잘 하는 여자가 좋겠어. 당연한 거지만 손기술만 좋을 게 아니라 예뻐야 해. 털이 많거나 해서도 안 되고.”

“더 원하시는 조건은 없으십니까?”

“그래.”

“그럼 바로 올려 보내드리겠습니다. 혹시라도 그 아이가 마음에 들지 않으신다면...”

“그런 말 안해도 내가 뺨을 때려서 돌려보낼 거야.”

“후후후……. 농담도 잘하셔라.”

여자는 이마가 바닥에 닿도록 인사하고는 방을 나섰다.

나는 침대에 털썩 누운 채 눈만 굴려서 방을 살폈다. 안은 널찍해서 열 명이 숙박해도 될 것 같았다.

침대를 중심으로 왼쪽은 문, 오른쪽은 창문인데 창문 너머로 항구와 낚시 배가 보였다.

아주 멀리서 갈매기 울음소리가 났다.

간만에 나 혼자만 보내는 시간. 남자에게는 이런 시간이 아주 중요하단 말이야.

어쩐지 섹스보다는 자위를 하고 싶은 기분이지만, 내 손으로 자위를 할 필요는 없겠지.

상념을 깨듯 누군가 문을 두들겼다.

“들어와.”

“실례하겠습니다.”

들어온 건 검은 머리를 길게 기른 미녀였다. 훤히 드러낸 팔과 다리는 매끈매끈하다.

입술은 두툼하니 붉고, 코에는 작은 미인점이 박혀 있다.

예쁘기는 하지만 보자마자 고급 창부라는 인상이 드는 여자였다.

“창녀처럼 생겼군.”

“감사합니다. 고귀하신 분.”

여자는 내 말에 끄떡하지 않고 오히려 생글 웃어보였다.

마티란 자작의 눈웃음에 비할 바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눈으로 호선을 그리는 아양은 굉장히 선정적이었다.

“평소라면 내가 움직이고 했을 텐데 요즘 좀 지쳐서 말이야. 가만히 누워 있을 테니까 네가 잘 하는 걸 해 봐.”

“알겠어요.”

“참, 이름이?”

“페릴이여요. 귀하신 분께만 알려드리는 본명이랍니다.”

그럴 리가 있나.

하지만 나는 코웃음만 치고 머리 뒤로 손을 받쳐 팔 베개를 베었다.

그러자 페릴은 슬그머니 침대 가로 다가와 내 다리 옆에 걸터앉았다.

그녀는 내 둔부와 허벅지를 만져가며 저절로 엉덩이가 붕 뜨게 만들고는 그 틈을 타 매끄럽게 바지와 속옷을 벗겨냈다.

구렁이 같은 자지가 덜렁 드러났음에도 페릴은 표정 하나 바뀌지 않고 익숙한 손길로 차분히 쓰다듬었다.

내 주위의 여자들 중에는 처녀의 순진한 반응이 많지만, 이런 것도 가끔은 나쁘지 않지.

“저는 식사도 제 손으로 하지 않는답니다?”

뜬금없이 시작된 페릴의 말에 나는 귀를 기울였다.

“물건을 고르는 것도, 옷매무새를 정리하는 일도, 심지어는 뒤를 닦는 것까지 모두 하녀에게 맡겨요. 물론 뜨개질이나 빗질도 제가 하는 일이 아니지요. 그렇게 손을 아껴서, 저는 귀하신 분의 음경만을 어루만지는 거랍니다.”

보드라운 손바닥의 살결이 슬슬 발기하기 시작한 자지를 살살 쓰다듬었다.

살이 서로 닿는 듯, 닿지 않는 듯한 거리에서 반복되는 미세한 촉감.

오로지 자지를 애무하기 위해 만들어진 손은 촉촉하고 부드러웠다. 게다가 화장수까지 발랐는지 은은한 자몽향이 났다.

한동안 쓸 일이 없어서 늘어져있던 페니스는 간만의 자극에 기지개를 켜며 일어났다.

빳빳하게 굳어서 직선으로 선 자지 끝에 페릴은 짧게 키스했다가 입술을 떼었다.

귀두 끝에 붉은 연지가 묻었다.

“츄읍...”

페릴은 그것을 지우듯이 다시 키스해 입술로 연지 자국을 덮고는, 두 손을 턱 아래로 숨겨 자지를 주물렀다.

짜내는 것처럼 한 차례 압박하고서는 살살 간질이며 지나가고, 다시 슥슥 문지르다가 손톱 끝으로 톡 건드리면서 사정감을 조절하는 기술이 보통이 아니다.

페릴은 귀두 끝을 문 채 나를 올려다보며 웃음 짓다가, 천천히 입술을 떼었다.

확연히 찍힌 키스마크. 페릴은 자지 기둥을 잡은 채 다른 손 검지를 돌려가며 키스마크를 귀두 전체로 넓힌다.

“후우...”

자지가 불끈거리는 감각에 절로 허리가 휜다.

“편히 계세요, 귀하신 분. 아무 것도 힘들일 필요는 없으시답니다.”

페릴은 내 허벅지 안쪽을 다독였다.

자지로 집중되었던 성감이 허벅지로 퍼져나가면서 밀려왔던 사정감은 일단 사그라진다.

“살살, 살살...”

페릴은 손에서 힘을 쭉 빼고는 손가락을 세워 지문으로 자지 전면을 긁었다.

아래에서부터 위로.

두 손목으로 귀두를 꾹 누르고는, 다시 반대로, 위에서 아래로.

나는 대자로 드러누운 채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고 페릴의 세심한 핸드잡을 만끽했다.

목을 살짝 들어보면 페릴의 야한 몸에 딱 달라붙어 체형을 그대로 드러내는 옷이 보인다. 연지색처럼 연붉은색의 옷은 그녀의 가슴과 엉덩이를 더 도드라지게 보이는 듯하다.

페릴이 조금만 움직여도 위로는 훤히 드러난 팔 옆으로 옆가슴이 보이고, 아래로는 치마가 말려 올라가 허벅지 안까지 그대로 드러난다.

아마 그런 용도로 만든 옷이겠지.

내가 빤히 쳐다봐도 페릴은 오히려 성욕을 자극하는 야한 미소를 보낼 뿐이다.

그녀는 붉은 입술 사이로 혀를 내밀고는 그 첨단부에 침을 모아 보였다.

“천박한 년.”

가학심에 욕설을 내뱉어도 페릴은 감사하다는 듯이 고개를 숙이곤, 모은 침을 자지 위에 흘려낸다.

점도 높은 침은 페릴의 혀에서부터 내 자지 끝까지 이어지다가, 툭 끊어지면서 불알까지 흘러내린다.

“우후후…….”

페릴은 왼 손으로 내 불알을 들어 받치고는, 오른손으로 침을 자지 전면에 넓게 발라 폈다.

마른 살끼리 부딪던 감촉과는 전혀 다르다.

그녀는 이제 창을 쥐듯 내 자지를 쥐고는 위아래로 세게 흔든다.

“큭...”

“기분 좋으신가요? 귀하신 분?”

“그냥저냥...”

“그럼 더 기분 좋게 해드려야겠네요?”

왠지 지는 것 같아서 말을 돌리자, 페릴은 다 안다는 듯 웃고는 내 허벅지 위에 자신의 허벅지를 걸쳤다.

내가 몸을 세우면 그대로 대면좌위로 넘어갈 수 있는 아슬아슬한 자세.

페릴은 그렇게 다리를 걸치고는, 마치 자신이 자위하듯 내 다리와 자기 다리 사이에 놓인 자지를 쥐고 흔들었다.

“크으...”

“아직 별로신 거죠?”

페릴은 자지를 흔들면서 두어 차례 더 침을 흘려 내린다.

윤활유가 더해지자 자지는 더욱 민감해져서 시뻘게진다. 피가 어찌나 쏠렸는지 한계까지 커져서 아플 정도다.

“금방 시원하게 해드릴게요, 귀하신 분.”

그녀는 엉덩이를 당겨 앉아 내 자지가 자신의 사타구니 앞까지 가도록 하고는, 맨살이 드러난 다리로 허벅지를 꾹 눌렀다.

그리고는 오른손 네 손가락으로 자지를 쥐고, 엄지만 치켜세워 귀두 끝을 문질러댄다.

요도구에서 흘러나오는 쿠퍼액이 페릴의 엄지에 묻어서 길게 늘어났다가, 페릴의 타액과 합쳐져 더 끈적끈적한 윤활제로 변한다.

흘러넘치는 윤활제는 불알까지 내려가기에, 페릴은 왼손으로도 끊임없이 불알을 문지르며 알뜰하게 윤활제를 썼다.

“귀하신 분, 움찔움찔하시네요? 이제 곧 사정하실 건가요?”

“아직...”

“금방 싸실 것 같은데요?”

“아니라고...”

“자지가 벌름벌름하고 있는데...”

사정에 가까워지자 페릴은 가학적인 미소를 띠우며 내 자지를 혹독하게 문지른다.

“그런데 귀하신 분. 그거 아세요? 귀족 자제분들 중에서는 너무나도 순진하셔서 아이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모르는 분도 계시던데. 그런 분들은 이런 곳에 와서 성교육을 받기도 한답니다?”

“그래서... 어쩌란 거지...?”

“그냥, 알려드리는 거예요. 참, 귀하신 분, 손에 싸셔도, 임신할 수는 없답니다?”

페릴은 찡긋 윙크하면서 맨다리로 내 허벅지를 강하게 짓눌렀다.

자지에 댄 두 손은 그 사이에도 서로 반대 방향으로 돌아가며 정액을 쥐어짜낸다.

그 손놀림에 나는 더 못 참고 정액을 헌납했다.

뷰웃...!

뷰웃...!

븃...!

븃...!

페릴은 내가 사정하는 타이밍에 맞춰 자지를 밑에서부터 위로 올려짜며 정액을 퍼올렸다.

두 손을 번갈아가며 짜대는 탓에 진한 누런색의 정액이 튀어나와 페릴의 손과 옷을 더럽혔다.

그래도 그녀는 아랑곳 않고 계속 자지를 흔들다가, 손목을 비틀어서 역수로 대딸을 시작한다.

엄지와 검지 사이의 근육이 기둥 깊숙한 곳에서부터 귀두 바로 밑까지 꾹꾹 눌러대며 비축해둔 정액을 모조리 뽑아낼 기세로 움직인다.

몇 번이나 자지가 움찔거리면서 정액을 뿜어내도, 그러다가 끝내 퍼낼 정액이 없어 헛사정을 하며 꿈틀거리기만 해도 페릴은 끝까지 손을 움직였다.

자지가 기운을 잃고 축 늘어져서야 페릴은 손을 놓았다.

페릴은 대야를 가져와서 손을 씻고 수건에 물을 묻혀 자지를 닦아주었다.

그 촉촉한 손이 닿을 때마다 벌게진 자지가 움찔움찔하긴 하지만, 바로는 못할 것 같다.

나는 가만히 누워서 페릴이 자지를 만져줬을 뿐인데 전력질주한 것처럼 거친 숨이 새어나온다.

“기분, 좋으셨나요? 귀하신 분?”

“그래…….”

나는 헉헉거리면서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페릴은 방긋 웃었다.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