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7화 〉 악녀와 충견
* * *
“그게 대체 무슨 말씀이신지...”
미체스는 내 제안에 불안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나는 낑낑대는 코코의 정수리를 긁어주며 다시 한 번 제안을 설명했다.
“코코가 너와 나 중 누구를 고를지, 내기하자는 거지. 간단하지 않나?”
“그, 그건...”
“싫으냐?”
미체스는 차마 싫다는 말은 하지 못했다.
당장 내가 그의 목숨을 살려주는 것만 해도 큰 선의를 베풀어 준 거니까.
나는 여전히 정신 못 차리고 있는 코코를 떼어다가 미체스와 나 사이, 중간 지점에 내려놓았다.
불안한지 자꾸 들썩거리는 코코의 어깨를 넬라에게 붙잡고 있게 했다.
승부가 바로 결정 나면 재미없으니까.
“미체스.”
“... 예... 형님...”
“기회를 줄게. 코코를 설득해 봐.”
내 말을 들은 미체스는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었다.
뻔히 보이는 농락에 놀아나고 싶지 않은 거겠지만, 그에게는 선택권이 없다.
원래 자기 세력이란 게 없던 녀석이다.
정무대신이 붙여준 귀족들은 전부 죽어버렸고, 넬라는 내게 넙죽 기어서 자지를 빨았다.
여기서 코코까지 잃게 되면 미체스에게는 아무 것도 남지 않게 된다.
이대로 추방당한다면 세상물정 모르는 미체스는 아티아를 나가자마자 속옷까지 탈탈 털릴 거다.
은혈을 죽일 수 있는 방법은 많지 않지만 털어먹을 방법은 수백 가지는 되니까.
그런 문제를 떠나서 미체스는 코코에게 애착을 느끼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넬라보다도 코코를 건드렸을 때 반응이 더 컸으니까.
그런 감정을 본인조차도 모르고 있었던 건, 글쎄... 코코가 하등한 수인이었기 때문이겠지.
무슨 일을 해도 다 받아주는 편리한 상대.
그런 사람이 떠나간다고 하니 이제야 그 소중함을 깨닫는 거다.
아둔하긴.
길게 고민하던 미체스는 결국 무릎을 꿇고 코코에게 말했다.
“코코...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네 말을 들었어야 하는 건데.”
주인의 목소리를 들은 코코의 귀가 쫑긋하고 움직였다.
미체스는 절절한 목소리로 호소했다.
“늦었지만 후회하고 있어. 내가 왜 그런 선택을 한 걸까 하고... 한 번이라도 네 말을 귀기울여 들었다면 이렇게까지는 되지 않았을 텐데 하고... 너를 그렇게 대해서는 안 됐었는데... 하고...”
말하면서 미체스의 목소리는 점점 더 낮아져갔다.
하지만 그 목소리에 담긴 감정은 반대로 점점 더 커져갔다.
“돌이켜보면 나를 위해 주던 건 언제나 너 뿐이었어. 다들 나를 무시하거나 이용하려 했는데, 코코, 너만은 나를 위해서 맞아가면서도 싫은 말을 해줬어. 그래도 결국은 내가 하자는 대로 따라주었고... 그리고...”
나를 향해 붕붕 꼬리를 흔들던 코코도 멍하니 멈추어 서서 주인을 바라보았다.
순한 눈매에는 어느새 이슬이 고여 있었다.
“코코. 나랑 같이 아카데미로 돌아가자. 나, 열심히 공부할게. 그래서 교수가 되면...”
코코는 숨을 죽인 채 미체스의 뒷말을 기다렸다.
미체스는 열정적으로 말했다.
“키에른으로 가자. 나를 좋아하던 여학우가 거기 있어. 데릴사위 제안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아마 지금도 유효할 거야. 거기는 예쁜 오렌지 나무도 많아. 너도 거기를 좋아하게 될 거야.”
키에른? 여학우? 데릴사위?
갑자기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져버린 탓에오른쪽으로 힘차게 흔들리던 코코의 꼬리가 아래로 축 늘어졌다.
미체스도 서자라곤 해도 결국은 명문 레시아르 가의 자제.
아무리 상황이 안 좋아도 코코를 처첩으로 맞이하겠다는 생각은 꿈에도 할 수가 없는 것이다.
아니, 순종적인 코코의 성격상 그런 것까지는 바랐을 리가 없다.
그저 단 한 번만이라도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제대로 해줬으면 코코는 미체스를 택했을 텐데.
여학우가 있는 키에른으로 가서 데릴사위가 되겠다고, 미체스 놈은 끝까지 자기 이야기만 했다.
오렌지나무?
고생한 것에 대한 보상이나 처우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오렌지나무란 말이지.
웃기는 소리일 뿐이다.
미체스의 기회는 떠나갔다.
나는 넬라에게 신호를 보냈다.
“넬라. 이제 코코에게 선택하라고 해.”
“네, 백작님.”
넬라는 코코의 어깨에서 손을 떼었다.
코코는 주인인 미체스의 얼굴을 한 번 흘깃 보았다.
미체스는 간절하게 코코의 이름을 불렀다.
“코코...!”
못난 놈 같으니.
그래도 코코는 주인의 얼굴을 보고 마음이 흔들리는 듯 했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내 허벅지를 툭툭 손바닥으로 쳤다.
반쯤 발기한 자지가 반탄력에 퉁퉁 튀어 올랐다.
말라붙은 정액 냄새가 공기 중으로 풀풀 풍겨나갔다.
코코는 반사적으로 코를 킁킁거리며 자세를 낮추고 내 쪽으로 기어오기 시작했다.
“코코!!!”
미체스는 피를 토하듯 코코의 이름을 불렀다.
하지만 이미 발정한 코코의 몸을 멈춰 세울 수는 없었다.
그녀의 마음을 얻었다면 또 모르는 일이지만, 다 지나간 이야기다.
“학, 학, 학, 학.”
코코는 내 허벅지에 두 손을 올린 채 헥헥거리면서 긴 혀를 내밀었다.
혼미해진 눈동자에는 이성의 빛은 없고, 오로지 색욕만으로 가득하다.
나는 녀석의 턱을 간질여주었다.
불알 밑에 코를 묻고 뜨거운 열기를 내뱉는 모습이 바보 개 같아서 꽤 귀엽다.
수인은 취향이 아니지만 이 정도라면 안아주지 못할 것도 없나.
나는 코코를 끌어안아 올렸다.
“혀, 형님! 안 됩니다!”
“돼.”
나는 자지를 한 손으로 잡고 코코의 안으로 힘차게 밀어 넣었다.
뜨드득.
무언가 찢기는 느낌과 함께 비릿한 피 냄새가 풍겼다.
처녀였나.
미체스가 코코를 대한 태도를 생각해보면 그리 놀라운 것도 아니지만.
정작 그 미체스는 이제야 후회막심한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꿇어 앉아 있다.
“끼으응... 끼응... 낑... 끼응...”
발정기에 돌입한 코코는 아픔 따위는 느끼지 않는다는 태도로 쿵쿵 엉덩이를 내려찍어가며 꼬리를 흔들었다.
귀족 여자들에 비하면 대단히 명기랄 건 없지만, 체온 자체가 높아서 안까지 뜨끈한 건 좋았다.
아. 처녀인데 적극적으로 몸을 겹쳐온다는 것도 만족스럽다.
“챱챱챱... 챱챱...”
코코는 교미하는 내내 내 얼굴을 어마어마하게 핥아댔다.
커다란 혓바닥으로 입술은 물론이고 콧대, 눈, 귀, 쇄골, 심지어는 머리카락까지 낼름낼름.
이 정도로 엉겨오면 귀찮다가도 웃음이 나올 정도다.
내가 픽 웃자 코코는 더 열정적으로 내 얼굴을 핥아대기 시작했다.
미체스에게도 끝까지 붙어있던 걸 보면 충성심은 믿을만하고.
게다가 이런 맹목적인 애정이라면...
강아지 하나쯤은 키워도 괜찮을 법한데?
코코가 아기를 낳으면 최소한 이 정도로는 귀엽겠지.
귀족 여인들을 품을 때와는 달리 이것저것 따질 필요도 없다.
나는 코를 푼다는 정도의 가벼운 마음가짐으로 코코의 체내 깊숙이 정을 토해냈다.
뷰르르릇.
뷰릇, 뷰르릇.
“키힝... 헥, 헥, 헥...”
코코는 사정을 받아내면서도 한 방울이라도 더 많은 정액을 짜내기 위해 엉덩이를 꾹꾹 눌러댔다.
그러는 사이에도 내 뺨을 쉬지 않고 핥아댄다.
“요 녀석, 그래. 그래. 착하지.”
“키이잉... 키잉...”
코코는 앓는 소리를 내면서 내 뺨에 자기 뺨을 비벼댔다.
역시 여자라기보다는 애완동물 같은 느낌이다.
귀엽고 기특하긴 하지만 뭔가 모자라다.
“넬라.”
“네, 넷. 백작님.”
우두커니 서 있던 넬라가 쪼르르 내 쪽으로 달려왔다.
승마복 여기저기가 내 정액으로 젖어 있긴 하지만 그 모습이 오히려 음심을 자극한다.
“옷 벗고 여기 엎드려.”
“네...? 엎드리라니 어떻게...”
“개처럼 엎드리라고. 코코처럼.”
내 말을 들은 코코는 재주도 좋게 내 자지를 끼운 채로 뒤로 돌더니 그대로 넙죽 엎드렸다.
백탁색 거품이 일어난 결합부와 국화 문양의 항문이 빤히 보였다.
그 모습을 본 넬라는 얼굴을 붉힌 채 망설였다.
“백작님... 그런 체위는 좀...”
“싫어? 싫으면 저기 가서 미체스한테 안겨.”
“아, 아니에요!”
넬라는 승마복을 벗어서 고이 접어두고는 코코의 옆에 나란히 엎드렸다.
미체스 쪽에서는 두 여자의 얼굴이나 간신히 보일 테지만, 내 쪽에서는 보지와 똥구멍이 적나라하게 다 보인다.
나는 천천히 허리를 끌어 코코의 안에서 자지를 빼냈다.
“끄응... 낑...”
코코는 엉덩이에 힘을 주어 자지를 조였지만 내가 꼬리를 잡아들고 볼기를 찰싹찰싹 때려주니 어쩔 수 없이 힘을 풀었다.
자지를 빼내 코코의 음부 밑에 받치자, 곧 애액과 정액이 주르륵 흘러나와 귀두 위에 쌓였다.
그걸 조심조심 옮겨서 넬라의 보지에 슥슥 펴 발랐다.
“배, 백작님...?!”
넬라는 뒤를 돌아보려 했지만 아무리 고개를 돌려봐도 자기 보지를 볼 수는 없는 법.
나는 말없이 몇 번 더 코코의 질내에서 윤활유를 퍼다가 넬라의 보지에 닦아놓았다.
“후, 이 정도면 되겠지. 어차피 처녀도 아니고.”
“네...? 핫...! 큭...”
넬라는 고개를 빳빳이 쳐들었다.
가는 목에 푸른 정맥이 선 게 뚜렷하게 보인다.
역시 비처녀라고는 해도 애무 없이 단번에 삽입은 좀 힘들었나. 그래도 윤활유는 많이 발라뒀는데 말이야.
나는 넬라의 안쪽까지 쳐 넣은 자지에 힘을 주어 껄떡여봤다.
꾹. 꾸욱. 꾹.
안에서 고개를 쳐드는 자지를 보드라운 질육이 사방에서 감싸 안았다.
넬라의 질내는 약간 말라있긴 했지만 따뜻하고 말랑말랑했다.
“앗...! 앗...! 아앙...! 앙...!”
허리를 처박을 때마다 넬라는 아픈 신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그 신음은 이내 달콤한 향기를 뿌려대기 시작했다.
코코는 방금 전에 싸준 걸로 부족했는지 혀를 길게 내민 채로 내게 달라붙으려 했지만, 나는 엄한 표정으로 손바닥을 내밀었다.
“안 돼. 기다려.”
“끼잉... 낑...”
코코는 시무룩한 표정으로 다시 엎드렸다.
나는 앞으로 손을 뻗어 넬라의 젖가슴을 주물럭거렸다.
그러다 잠시 군것질하는 감각으로 옆으로 손을 내밀어 코코의 젖통을 매만지기도 하고.
슬금슬금 옆구리에서 엉덩이 쪽으로 손을 내려와 두 여자의 살결을 비교하며 항문까지 만지작거린다.
넬라의 안으로 살살 자지를 밀어 넣으면서 두 여자의 몸을 희롱하는 건 꽤나 즐거웠다.
하지만 지켜보는 미체스의 입장에서는 그리 즐겁지 않은 듯 했다.
“큭...! 형님...! 어떻게 저한테 다 뺏어 가실 수가 있습니까...!”
미체스는 기우뚱하게 몸을 숙인 채 소리쳤다.
발기한 채로 그렇게 말해도 설득력이 없다.
나는 힘껏 넬라 안으로 자지를 밀어 넣고서 미체스에게 말해주었다.
“네가 착각하는 게 있는데.”
“... 뭡니까, 그게.”
“넬라는 네 것이었던 적이 없어. 이 독사 같은 년은 그저 자기 욕심을 위해서 널 이용했을 뿐이야.”
내 말에 넬라의 몸이 움찔하고 떨렸다.
나는 힐난하듯 허리를 척척 움직이며 넬라의 질내를 몰아붙였다.
“그렇지, 넬라?”
“히윽... 백작님...”
“솔직하게 말해.”
넬라는 고개를 푹 숙인 채로 조그마하게 대답했다.
“네엣...”
“똑바로 말해. 미체스에게 들리도록.”
“저는... 미체스를 이용했습니다...”
“이용한 정도가 아니잖아?”
허리를 돌려가며 자지 끝으로 질내를 콕콕 찌르자, 넬라는 흐느끼는 신음소리를 흘려내며 몸을 비틀었다.
“아학... 백작니임... 어흐흐윽... 거기... 안대앳...”
“솔직하게 대답하라고.”
“흐극... 그러니까... 미체스를 속여서...”
“미체스를 사랑했냐고.”
“아니요옷!”
“정말? 단 한 순간도 사랑한 적이 없었다고?”
“네! 어떻게 저런 우유부단한 꼬맹이를 사랑할 수 있겠어요!”
넬라는 내가 허리를 흔드는 대로 흔들리면서도, 그 순간만은 또박또박 소리 내어 답했다.
“그럴 수가...”
미체스가 허탈한 한숨을 내뱉자, 넬라는 표독한 시선으로 그를 노려보았다.
“너 같은 놈을 정말로 사랑했을 거라고 믿었어? 흥! 너는 애정결핍에 줏대도, 능력도, 야망도 없는 애송이일 뿐이야! 게다가 좆도 요만한 주제에 자기가 잘한다고 생각하는... 아읏...!”
잠깐 풀어줬다고 신나서 날뛰는 꼴이 같잖아서 푹하고 깊게 박아줬다.
자궁벽에 자지를 쾅 박아버리자 넬라는 몸을 부들부들 떤 채 숨을 깊게 들이켰다.
“그... 그에 비하면 백작님은 이렇게 남자다우시고... 아흣... 자지도... 우람... 하앗... 핫... 아아앙...♡”
달뜬 교성을 내뱉는 넬라는 이미 내 색으로 물든 암컷이었다.
미체스는 배신감을 삼키고서 코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넬라는 그럴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코코는 원래 제 것이었어요!”
“그래. 맞아.”
“그렇다면...”
“하지만 네가 버렸지.”
나는 넬라의 안에서 자지를 빼내어 코코의 질내에 삽입했다.
살짝 부어오른 음부는 수월하게 남성기를 받아들였다.
“끼응...!”
코코는 희색 섞인 울음소리로 삽입을 반겼다.
토실토실한 엉덩이는 나를 유혹하듯 살랑살랑 흔들렸다.
엉덩이 윗부분에 북슬북슬 자라난 털도, 뭐, 손바닥으로 슥슥 쓸고 있자면 기분이 좋아지기는 했다.
코코는 스스로 허리를 흔들어가며 내 자지를 졸라댔다.
수인들이 대개 그렇지만 코코도 대면좌위로 할 때보다 후배위로 할 때 더 능숙하게 몸을 놀렸다.
아마 동물적인 본능 같은 게 남아있어서 그런 게 아닐까.
"저 비루먹은 암캐년..."
미체스는 코코가 자진해서 움직이는 걸 보고 나지막히 욕설을 내뱉었다.
그러자 코코는 고개를 들어 미체스를 빤히 바라보며 말했다.
“코코는 주인님께 말씀드렸어요... 백작님한테 반기를 들면 안 된다고... 코코는 주인님께 말씀드렸어요... 넬라 양을 조심하셔야 한다고... 코코는 주인님께 말씀드렸어요... 저택에서는 다른 마음을 먹으면 안 된다고...”
“그건...”
“주인님은 한 번도 코코의 말을 들은 적이 없어요. 주인님은 언제나 코코를 때렸어요. 주인님은 마지막에는 코코를 버리려고까지 했어요.”
코코의 말에 미체스는 고개를 떨구었다.
강독 반입의 책임을 코코에게로 돌리려 한 건 넬라였지만, 미체스도 암묵적으로 동조했다.
주인이 지켜주지 않는 개는 버려진 개다.
코코는 눈물이 그렁그렁해진 얼굴로 미체스를 바라보았다.
“저는 실망했어요. 주인님.”
그렇게 말하는 그녀의 몸은 앞뒤로 흔들리고 있었다.
“아니... 전 주인님.”
코코는 미체스에게 고개를 돌려, 뒤쪽의 나를 바라보았다.
눈물 고인 얼굴이 헤죽 웃는 얼굴로 바뀌었다.
갑자기 격하게 사정감이 치솟아 올랐다.
나는 코코의 허리를 껴안고서 그녀의 엉덩이에 치골을 강하게 치받았다.
탐스런 꼬리가 좌우로 살랑살랑 흔들렸다.
나는 그걸 휙 낚아채서 코 밑에 대고 깊게 숨을 들이켜며 세심하게 허리를 돌렸다.
자궁외구에 귀두를 착 붙이고 비비적거리며 정확하게 정자를 쏟아낼 구멍을 찾아내려는데, 도중에쮸옷... 하고아주 옅게 빨아들이는 느낌이 드는 곳이 한 군데 있었다.
나는 거기에 잽싸게 요도구를 붙이고는 있는 힘껏 코코를 껴안았다.
"키에엥..."
짜부러지는 느낌에 코코는 작은 비명소리를 내질렀다.
하지만 그 비명에는 분명한 쾌락이 담겨 있었다.
나는 코코를 더 강하게 조여들면서 있는 힘껏 사정했다.
븃 뷰루룻 븃 븃 븃
정액은 단 한 방울도 질 밖으로 새지 않고 모조리 자궁 내로 빨려들어갔다.
사정하면서도 코코는 이걸로 임신하겠구나 하는 확신을 느꼈다.
그렇잖아도 쉽게 임신하는 수인이다.
이만큼이나 싸질렀다면 여섯 쌍둥이 정도는 낳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열두 쌍둥이 정도를 낳으면 좀 곤란해진다.
나는 사정하는 도중에 잽싸게 허리를 튕겨 넬라의 질내에도 정자를 쏘아냈다.
“아핫... 백작님...♡”
“낑... 끼잉... 주인님...♡”
넬라와 코코는 태내에 가득 부어진 정자로부터 또다시 발정해 교성을 내질렀다.
미체스는 지금껏 보지 못했을 넬라와 코코의, 암컷으로서의 얼굴들.
나는 그녀들의 일면을 자비롭게 미체스에게 보여주었다.
하지만 미체스는뭐가 맘에 들지 않는 건지제 눈을 가린 채 흐느껴댔다.
그렇다면 소리로라도 들려주면 될 뿐이다.
나는 넬라와 코코의 몸을 마음껏 연주했다.
“또, 또 안에 싸주세요...!”
“주인님, 좋아, 주인님, 좋아, 주인님, 좋아.”
“아하핫. 이게 섹스였어. 저딴 놈과는 비교도 되지 않아... 하아... 좋아앗...”
“앙, 앙, 앙, 앙! 주인님! 더해주세요! 주인님! 사랑해요!”
"응... 으응...! 응...! 큭..."
"쥬인니임... 헤엑... 쥬인니이임..."
그렇게 몇 번을 더 어우러졌을까.
또각거리는 구두 소리가 들려왔다.
“여기 계셨군요. 백작님.”
구두 소리를 내며 내려온 건 메이드장 세리야였다.
그녀는 휙 안경을 올려쓰고는 지하실을 한 번 둘러보고 상황을 파악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넬라 포투치아 양과 코코를 안으셨군요.”
세리야의 목소리를 들은 미체스는 고개를 번쩍 들었다.
그녀가 내 사람인 건 분명하지만, 미체스에게 그녀는 첫사랑이기도 했다.
일방적인 첫사랑일 뿐이지만, 미체스는 만찬을 위해 저택에 도착했을 때부터 세리야가 자신의 말을 믿어줄 거라는 이상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세리야! 세리야! 너는 속고 있어!”
미체스는 대뜸 그렇게 소리 질렀다.
목소리에 악이 받힌 걸 보니 이미 죽을 각오는 한 모양이다.
그는 악동의 괴롭힘을 일러바치는 아이처럼 세리야에게 빽빽 소리쳤다.
“세리야! 네가 섬기는 주인은 악덕 귀축이야! 내게서 여자친구와 시종을 모두 뺏어가고 그걸 나한테 보였다고! 세리야는 속고 있는 거야!”
말을 마치고 씩씩거리는 미체스.
하지만 세리야는 어깨만 으쓱일 뿐이었다.
“네. 그래서 어쩌란 거죠?”
“아니, 그러니까 세리야가 속고 있다는...”
“아뇨, 저는 백작님의 기호에 관해서 잘 알고 있습니다. 백작님은 여인들을 희롱하시기를 좋아하십니다. 귀부인에게서는 정조를, 기사에게서는 절조를, 아가씨에게서는 애정을, 친구 사이에서는 우정을 빼앗아가기를 즐기는 분이시지요.”
“뭐... 라고...?”
“저는 그걸 전부 알고, 백작님께 몸과 마음을 바치고 있습니다.”
“어떻게... 그럴 수가...”
“글쎄요. 발단은 이데트 아가씨께서 제게 도련님, 아차, 백작님을 부탁하셨기 때문일까요. 하지만 지금은 제 자신의 의지로 백작님께 충성을 바치고 있습니다. 이 레시아르의 주인은 백작님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역시 우리 세리야.”
나는 세리야의 허리에 팔을 감고 그녀의 입술을 취했다.
“아아... 아아아아...! 왜 다들 저런 인간한테 빠지는 거야! 내가, 내가 백 배는 더 착하고 잘해줄 수 있다고!”
미체스는 광분해서 날뛰었지만 그에게 신경 쓰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세리야는 나와의 키스에 취해있었고, 넬라와 코코는 내 다리에 휘감겨 있었으니.
세리야는 키스를 마치고서 깔끔한 손수건을 꺼내 내 얼굴과 입술을 닦아주었다.
“개 수인은 버릇이 고약하군요. 백작님의 존안에 흔적을 남기고 싶은 마음은 알겠지만, 이렇게 침을 잔뜩 묻혀서야... 제가 재교육을 담당해도 괜찮을까요?”
“너무 심하게만 하지마.”
“알겠습니다. 그리고 백작님, 위에서...”
“그래. 루이사가 기다린다고 했지?”
“예.”
“그래. 가자.”
계단을 올라가기 전, 세리야가 문뜩 물었다.
“그럼 미체스 ‘군’은 어떻게 처리할까요?”
“이데트 누님이 목숨만은 살려주라고 했으니까, 적당한 곳에 보내놓고 감시하도록 해.”
“알겠습니다.”
그걸로 미체스에 대한 처분은 끝났다.
꼼꼼한 세리야의 성격상 미체스의 일이 다시 내게 전해질 일은 없을 것이다.
그의 두 여자, 넬라와 코코만이 내 아래에 남았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