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8화 〉 보고
* * *
코코, 넬라와 정사를 마치고는 그대로 돌아가 루이사와 잤다.
그녀의 침실에서 잠들었다고 생각했는데 눈을 떠보니 내 침실이었다.
눈에 바로 보이는 건 익숙한 천장이다.
나는 팬티만 입은 채로 내 침대에 누워있었다.
그리고 파샨이 내 가슴팍에 얼굴을 묻고 있다.
도대체 뭘하고 있나 싶은데.
“개 냄새…….”
파샨은 내 몸 위에 코를 대고 킁킁거리면서 개 수인 코코의 흔적을 찾고 있었다.
모습만 보자면 바람피운 남편을 몰아세우는 아내 같지만, 글쎄.
내가 지금까지 누굴 안았다고 해서 파샨이 질투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오히려 자기도 껴서 나를 즐겁게 해줬으면 해줬지.
그런데 오늘은 파샨이 왜 이럴까.
코는 내 몸 위에 뭉개질 정도로 바싹 붙여서, 혓바늘은 바짝 세우고, 탐스럽던 여우 꼬리까지 잔뜩 부풀려서 뭉툭해졌을 정도다.
나는 파샨의 머리에 손을 얹어 슥슥 쓰다듬어주었다.
“뭐야. 그렇게 질투할 건 없잖아?”
“질투는... 아닙... 아니... 끼융...”
말을 흐리는 파샨.
그러다 그냥 혀를 내밀어 내 몸 곳곳을 핥아댄다.
코코의 냄새를 지우고 자기 냄새를 묻히느라 열심이다.
약간 위기감을 느낀 건가.
코코와 파샨은 개 수인과 여우 수인이라는 차이는 있어도 비슷한 점이 꽤 있으니까.
레시아르 가문의 종복이라는 점, 수혈의 농도가 짙은 수인이라는 점, 충성심이 높다는 점, 귀엽다는 점.
일단 생각나는 것만 꼽아 봐도 이 정도인가.
그렇다고 내가 코코를 중용할 리도 없는데.
가까이 둘 리는 더더욱 없고.
애초에 그다지 취향도 아닌 코코를 안은 건, 날 귀찮게 한 미체스에 대한 소소한 복수심 때문이었다.
솔직하게 말해줄까 하다가...
내 몸 여기저기에 자기 냄새를 묻혀오는 파샨을 보면 좀 귀여워져서 그냥 입 다물고 있기로 했다.
파샨은 내 눈치를 보며 이빨로 팬티를 슬쩍 벗기더니 슬그머니 아래쪽으로 엉덩이를 움직였다.
작고 보드라운 엉덩이 촉감이 하반신으로 옮겨간다.
“어허.”
낮게 한 소리하자 파샨은 입술을 빼죽이면서도 몸놀림을 멈추었다.
그 대신 파샨은 아예 내 허벅지 사이로 들어가서 혓바늘이 선 혀로 자지를 살살 핥기 시작했다.
토로록하는 질감이 꽤나 성감을 돋운다.
가만히 파샨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펠라치오를 즐기고 있는데, 부관 타라가 노크하고 들어왔다.
흰 피부에 어울리는 흰색 와이셔츠에 흰색 정장바지를 입고 들어와서 순백의 천사 같은 모습이다.
타라가 이렇게까지 공들여 차려입은 건 드문데.
게다가 자세히 보니 정장바지 위로 가지런한 팬티 선까지 드러나 있었다.
정말 작정하고 온 모습이다.
“으흠, 흠. 무슨 일이야?”
“일일보고 드리러 왔습니다.”
타라는 들어오자마자 침대에 걸터앉더니 자연스럽게 내 불알을 손으로 거머쥐었다.
사정관리를 해주겠다는 말을 듣긴 했지만 그게 이런 식일 줄이야.
파샨은 자지를 문 입을 조금 움직여서 타라가 불알을 만지기 쉽게 해주었다.
타라는 당연하다는 듯이 파샨의 배려를 받아들여 한 손으로 내 불알을 쓰다듬는다.
다른 손에는 보고용 서류판을 들고 있고, 시선은 거기에 고정되어 있다.
평소와 다름없는 성실한 표정이지만...
그래도 가만 보면 뺨이 희미하게 붉어져있기는 하다.
원체 하얀 타라라서 뺨을 붉히는 게 더 티가 났다.
타라는 약간 상기된 얼굴로 내 불알을 손에 넣고 주물러대면서 보고를 시작했다.
“우선은 만찬비용부터 보고 드리겠습니다.”
“간단히 해.”
“예.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예비해두었던 준비금이 조금 남았습니다.”
“추가비용이 더 들진 않았단 말이지?”
“예. 백작님.”
비용을 아꼈다는 건 언제나 희소식이다.
“이데트 님이 여러모로 다양한 절감책을 내주셔서 비용을 상당히 줄일 수 있었습니다.”
“역시 안주인이 있고 없고의 차이가 크구먼.”
“백작님…….”
“아, 알아. 사람들 있는 데서는 이런 말 안 하지.”
이데트 누님을 안주인 취급하면 이데트 누님에게도, 그리고 첩실인 루이사, 화리메, 아마트리체에게도 실례다.
그렇지만 내게 저택을 맡길 사람을 떠올리라고 하면 아무래도 이데트 누님을 떠올리고 만다.
아마 카산드라 공주와 정식으로 혼인하더라도 이 생각에는 변함이 없겠지.
이데트 누이를 떠올리자 자연스레 그 속살까지 떠올리고 말았다.
잠에 빠진 것처럼 정신을 잃고 있던 이데트 누이.
나는 그녀의 잠옷을 벗기고 정신없이 그녀의 속살을 파고들었다.
그녀의 몸 안에 깊숙이 자지를 박고 아무런 피임구 없이 거칠게 사정했었지.
그 일을 회상하자 저절로 자지가 곤두선다.
입 안 가득 자지를 물고 있던 파샨은 신이 나서 혀를 움직이며 침을 질질 흘려댔다.
불알거죽이 탄탄해지는 걸 느꼈는지 타라도 손바닥을 조금 더 바싹 조여 주었다.
저절로 다리가 붕 뜨는 느낌이다.
나는 만족스러운 한숨을 내쉬며 손을 뻗었다.
타라는 가슴에 손이 닿자 어깨를 움찔했지만, 내가 단추를 푸는 동안 다소곳하게 보고를 이어나갔다.
물론 나는 보고 따위는 귓등으로 흘려보내고 있지만.
베이지색 브래지어 위로 모인 뽀얀 가슴이 음욕을 자극한다.
브래지어 사이로 손을 비집어 넣어서 탄력 있는 가슴을 조물딱거린다.
루이사나 마리안처럼 흘러내리는 것 같은 가슴도 물론 좋지만, 타라처럼 모양 좋고 탄탄한 가슴도 좋아한다.
“... 그래서, 어떻게 답신하면 좋을지를...”
“음? 뭐라고 했었지?”
잠깐 가슴에 정신이 팔린 사이에 타라가 중요한 말을 했던 모양이다.
내가 되묻자 타라는 불알을 쥔 손에 꾸욱 악력을 가했다.
“백작님...”
“알아, 알아. 듣고 있었어. 그런데 중요해서 한 번 더 듣겠다는 거야. 그리고 지금 손압 딱 좋네.”
“... 다시 한 번 말씀드리자면, 대귀족들은 저택을 떠나기 전에 모두 측근을 통해 비밀리에 제게 제안을 남겼습니다.”
내게 직접 제안을 하지 않은 이유는 면전에서 거절당할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겠지.
대귀족의 체신은 농노 수백 명의 목숨보다 무거운 것이이니까.
제안은, 들어보고 정하도록 할까.
“우선 수드베리히 공작은 자신의 아이와 백작님의 아이를 약혼시키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습니다.”
“음? 아직 카산드라 공주와는 혼례도 올리지 않았는데?”
“아무래도 마티란 자작의 태중 아기님을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태어나기도 전에 약혼을 시키는 일이야 귀족 가 사이에 비일비재한 일이지만...
글쎄. 이건 그다지 당기지 않는다.
내 멋대로의 생각이지만 루이사가 품은 아이는 아마 딸일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 돼지 같은 수드베리히 후작의 아들놈이 내 딸과 이어지도록 할 수는 없지.
이건 거절.
나는 타라의 젖꼭지를 엄지와 검지로 꾹 눌러서 거절 의사를 표시했다.
“아읏... 그럼 다음입니다. 파티스트롬 공작께서는 아마트리체 영애가 백작님의 첩실로 들어가는 것을 공식적으로 용인하겠다고 하셨습니다.”
“오. 큰 결심하셨네.”
공작가의 고명딸이 백작의 첩실이라니.
그 딸이 엄청난 하자가 없는 이상은 정말 드문 일이다.
파티스트롬 공작은 아마 내 가능성에 배팅한 거겠지.
나와 치고 박고 싸우다가 반쯤 송장이 된 켈자르 백작에 비하면 그의 선구안은 꽤나 괜찮은 편이라고 해도 될 거다.
“그 대신 지참금은 지난번의 차관으로 갈음하겠다고 하셨습니다.”
“그건... 음... 뭐, 받아들여야겠지. 신부값을 내지 않는 것만 해도 이득인걸.”
파티스트롬 공작가와는 장기적인 우호관계를 맺는 것도 바람직할 테니.
나는 타라의 유륜을 빙글빙글 돌려 동그라미를 그린다.
“흐읏... 그, 그럼 파티스트롬 공작에게 수락의 통지를 보내겠습니다. 그 다음으로, 파타하 데어뷘터는 애장품 교환을 제시했습니다.”
“그 우락부락한 여자가 꿈꾸는 소녀도 아니고. 애장품 교환은 뭔 헛소리야?”
“파타하 양은 가주가 아니라서 스스로 제안할 수 있는 게 거의 없습니다. 아마 우호의 표시로 본인의 권한 안에서 할 수 있는 걸 하고자 하려는 거겠지요.”
“그럼 본인이 입은 팬티라도 내놓으라고 해. 나도 내가 입던 팬티 줄 테니까.”
“적당한 물건을 골라서 교환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제 짬 좀 찼다고 내 말을 무시하는 타라.
괘씸해서 젖꼭지를 꾹 잡아당겼다.
“으읏... 흣... 마, 마지막으로 오스트 공작은...”
타라는 젖꼭지가 아픈지 눈매에 눈물까지 매달았다.
그래도 보고를 이어나가는 성실성 하나는 알아줘야 한다.
그 와중에 내 불알도 살뜰하게 만져주고 있을 정도니까.
“오스트 공작은... 파레트 님과 수잔느 님의... 구출을... 제안했습니다...”
갑자기 나온 두 누이의 이름에, 나는 눈살을 찌푸렸다.
이데트 누이와 마찬가지로 아우럼 가문의 강독 실험에 모르모트가 된 누이들.
다행 중 불행으로 이데트 누이는 돌아왔지만, 파레트 누이와 수잔느 누이는 여전히 아우럼 가문에 붙잡혀 있다.
아우럼 가문이 중앙과 연을 끊으면서 누님들에 대한 대우가 달라지긴 했을 테지만...
그것도 확신할 수는 없다.
여하튼 오스트 공작은 현재 아우럼 가문에 단장급 인재를 보내 영향력을 투사하고 있다.
그러니 그가 아우럼 가문을 윽박질러 누님들을 빼오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겠지.
하지만 대가 없는 호의는 없다.
오스트 공작은 내가 이데트 누이를 아끼는 걸 봤으니, 내가 다른 두 누이들을 아낄 거라는 점도 넉넉히 짐작하고 있을 터.
누님들을 보내주는 대가로 상당한 양보를 강요하겠지.
게다가 아우럼 백작에게는 중의적인 의미로 갚아야 할 빚이 있다.
누님들을 실험용 쥐로 쓴 빚과, 병무대신과의 결전에서 내 손을 거들어준 빚.
그 빚들을 갚기 위해서라도 그를 한 번쯤은 다시 만나볼 필요가 있다.
“그 제안은 잘 돌려서 거절하도록 해. 누님들은 내가 직접 가서 구해올 테니까.”
“알겠습니다. 중요 안건보고는 이상입니다. 다음으로 저택 내 동향보고를 드리겠습니다.”
타라는 보고를 올리는 내내 희고 고운 손으로 성심껏 내 불알을 희롱했다.
민감한 부위인 만큼 세게 눌러 짜거나 비벼대는 일은 없었다.
하지만 성실한 부관이 보고를 올리며 불알을 살살 터치해주는 것만으로도 슬슬 싸고 싶은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자지를 입에 문 파샨은 직접 사정의 기미를 감지하고 더 날렵하게 자지를 핥아댔다.
불룩, 불룩.
엉덩이에 힘을 주고 버티지 않았더라면 느슨하게 사정하고 말 뻔했다.
나는 잠시 한숨을 쉬고 타라에게 손을 들어보였다.
“음. 잠깐.”
“무슨 일이십니까?”
“잠깐 정자가 좀 올라와서, 싸게.”
내 말에 타라는 고개를 갸웃하다가 뒤늦게 이해했는지 얼굴을 붉혔다.
“손 멈추지 말고 계속 불알 좀 주물러 봐.”
“네... 네, 백작님.”
타라는 내 말을 듣고서야 멈춘 손을 다시 움직여 손바닥으로 불알 밑을 살살 쓸었다.
반면 눈치 빠른 파샨은 내가 따로 말하지 않아도 옆으로 목을 눕혀서 귀두를 얌하고 물었다.
뒤이어서 느껴지는 촉촉한 입술의 오물거림...
오돌토돌한 혓바늘로 요도구를 살살 찌르는 감각...
한 순간에 쪽 빨아들이는 느낌...
윽...!
도퓻
퓨웃, 퓻, 퓻!
보고를 듣는 동안 축적되었던 정액이 길게 사출된다.
파샨이 자지 끝을 입술로 반만 덮은 탓에 정액은 그녀의 입술에 덕지덕지 묻고도 모자라서 뺨과 턱에 일자로 남았다.
노리고 한 거겠지만, 그래서 더 만족스러운 그림이 그려졌다.
요 깜찍한 녀석 같으니.
나는 자지를 붓 삼아서 파샨의 얼굴에 정액을 동그랗게 펴 바랐다.
파샨은 기분 좋은 표정으로 눈을 감고 정액이 덕지덕지 발리는 느낌을 즐겼다.
“아직은 저도 갈 길이 멀군요…….”
내 사정을 관리해주겠다며 호언장담한 타라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