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9화 〉 메이드장의 계책
* * *
느지막한 오후. 정원이 내려다 보이는 발코니.
나와 이데트 누이는 메이드장 세리야의 시중을 받으며 한적한 티타임을 보내고 있었다.
“그래서, 그렇게 또 나가겠다는 거니?”
이데트 누이는 걱정스러운 눈길로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대답 대신 찻잔을 기울였다.
장미차 향기가 좋은데.
“얘 좀 봐. 다 컸다고 이제 누나 말도 안 듣는 거니?”
이데트 누이는 내 쪽으로 몸을 기울여 콧대를 지그시 눌렀다.
몸을 앞으로 숙인 탓에 가슴골이 아슬아슬할 정도로 깊이 보인다.
나는 좀 부끄러워져서 헛기침을 하고 고개를 돌렸다.
“어쩔 수 없잖습니까. 놀러 가는 것도 아니고 다른 누님들을 구하러 가는 건데.”
“그렇다고는 해도... 이 위험한 시국에...”
누님은 걱정이 많아 보였다.
동서남북의 대귀족들이 모여 파티홀 연합을 결성한 지 이제 수 일이 지났을 뿐이지만, 그 소식은 왕국 전역으로 퍼져나갔을 게 분명하다.
중앙의 폰세르크 국왕과 대신들은 가장 먼저 그 소식을 받아들였겠지.
놈들도 이제 엉덩이가 좀 뜨거울 거다.
제국에 뒤통수를 드러낸 채로 내전을 벌일 것이냐, 아니면 귀족들의 압력에 굴할 것이냐.
무얼 선택해도 제 살점을 베어내는 것일 수밖에 없다.
당연히 그런 선택을 강요한 내가 밉겠지.
이런 상황에서 레시아르 령을 떠나면 암살자들이 덕지덕지 달라붙을 거다.
내가 아무리 뛰어난 마법사라도, 자는데 심장에 칼 꽂으면 죽는 거다.
그러니 누님이 걱정하시는 것도 이해는 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다른 누님들을 더 방치할 수도 없다.
나는 이데트 누이의 손을 잡고 달래주었다.
“누님들을 데리고 안전하게 돌아올게요. 다 같이 모여서 그 때처럼 티파티를 열어요.”
“네 옆에는 토끼 인형을 앉혀 놓고 말이니?”
“그건 제가 가져온 게 아니었다니까요!”
“후후훗. 알아, 알아. 수잔느가 그랬겠지.”
이데트 누이는 입을 가리고 웃더니 작게 하품을 했다.
“피곤한 거 아니십니까? 파티 준비하느라 고생 많이 하셨잖아요.”
“너만큼 했겠니. 그렇지만... 이상하게 오늘은 졸리구나.”
“그럼 들어가서 이만 주무세요.”
“그건 싫어. 오늘이 가면 내일은 못 볼 지도 모르잖니.”
이데트 누이는 귀엽게 투정을 부렸다.
서른 넘은 여자가 이렇게 귀여워도 되는 건가?
“듣고 있니?”
“아, 네. 뭐라고 했죠?”
“거기까지는 어떻게 갈 생각이냐구.”
“고타마라고 애완 괴조가 하나 있는데, 일단은 그걸 타고 세제르 령까지 갈 생각입니다.”
거기서부터는 아슬아슬하게 오스트 공작의 영향권이니까, 배를 탈지 마차를 탈지 가서 생각해봐야지.
“괴조라니... 안전하긴 한 거니?”
“마수라고는 해도 알에서부터 키웠으니까요. 괜찮아요.”
암컷인 주제에 내 손길을 거부하긴 하지만.
그래도 파샨의 말은 잘 들으니까 됐다.
은밀하게 고타마를 타고 나가면 내가 레시아르 령을 떠났다는 사실을 최대한 늦게 알릴 수 있으니까, 암살자 대책에도 좋을 거다.
세제르 자작은 내 이모부가 되는 사람이다.
몸이 좋지 않아서 사교계에서 은퇴한 지 오래고 이번의 만찬에도 참여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처조카를 박대하진 않겠지.
기별 없이 찾아가는 게 예법에 거슬리는 일이기는 하지만, 이번만은 어쩔 수가 없다.
“너도 이모님을 뵌 지 오래겠구나. 가끔 편지는 쓰고 그랬니?”
“크흠. 흠.”
“내가 써줄 테니까 꼭 들고 가렴. 얘는 정말...”
이데트 누이는 기가 막힌 표정을 지었지만, 그 안에는 자신이 해줄 수 있는 게 하나라도 있어서 기쁘다는 속마음이 차있었다.
손윗누이로서 하나라도 더 해주고 싶은 마음이랄까.
누님은 세리야에게 차를 한 잔 더 청하고는 그 자리에서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나는 펜촉이 사각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조용히 차를 넘겼다.
“으응...”
하지만 누님은 몇 자 적더니 펜을 내려놓고 졸린 눈을 비볐다.
“그런데... 오늘... 왜 이리... 졸릴까...?”
“피곤하시면 들어가서 주무시라니까요.”
“그치만... 그치만...”
누님은 웅얼거리다가 팔에 머리를 기대고 눈을 감았다.
그 짧은 사이에 잠에 드신 것 같다.
이렇게 흐트러진 모습을 잘 보여주는 사람이 아닌데, 오늘은 약에라도 취한 것 같이...
잠깐.
약?
나는 급히 찻잔을 들어보았다.
모른다.
이것만으로는 모른다.
강독은 무색무취의 독이니까.
“이런... 씨발...”
노려도 날 노릴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누님을 노렸다고...?
이 놈들은 절대로 가만 두지 않겠다.
눈에 불길을 일으키는 내게, 세리야가 다독이듯 말했다.
“백작님. 진정해주세요.”
“이럴 때가 아니야, 세리야. 저택 안에 사용인들 전부 집합시켜. 쥐새끼가 하나 들어와 있을 거야. 강독을 치료할 암브로시아와 넥타르도 어서...”
“백작님, 그게 아니에요.”
“아니라니?”
“아가씨가 드신 건 강독이 아니라 쿨롱 차일 뿐이에요.”
세리야는 이데트 누이의 찻주전자 뚜껑을 열어 안을 보여주었다.
동글동글 말린 쿨롱 찻잎이 아래 가라앉아 있었다.
“쿨롱 차? 이게 왜...”
쿨롱 차라면 수면유도에 탁월한 효능을 보이는 차다.
그래서 보통은 자기 직전에 마시거나 하지, 이렇게 티타임에 내놓지는 않는데.
나는 얼른 내 찻주전자를 열어보았다.
이건 쿨롱 차가 아니라 장미 차였다.
“세리야. 대체 어떻게 된 거야?”
“제가 찻주전자를 미리 바꿔놨습니다. 아가씨께 가는 찻주전자에는 쿨롱 차가 담기도록.”
“그게 무슨... 제대로 된 설명을 해!”
“아가씨를 안아주세요.”
“... 뭐라고?”
세리야는 이데트 누이의 뒤로 돌아가서 그녀의 옷자락을 풀어헤쳤다.
탐스러운 젖가슴이 벌렁 모습을 드러냈다.
한동안 맛보지 못한 농익은 여체.
한 때는 저 젖꼭지를 입에 물고 짐승처럼 허리를 흔들었던가.
거친 음욕이 심장을 마구 두들겼다.
나는 간신히 욕구를 참아내며 세리야에게 물었다.
“세리야... 대체 뭘...”
“왜 이제는 아가씨의 침소를 찾지 않으시는 건가요?”
“찾지 않다니. 오늘도 이렇게...”
“길고 긴 밤에, 아가씨가 홀로 지새우는 그 날의 밤들에 말이에요.”
나는 크게 숨을 들이켰다.
세리야는 모를 거라고 생각했는데.
잠든 이데트 누이의 몸을 취할 때는 파샨 이외의 누구도 근처에 얼씬하지 못하도록 했다.
세리야에게는 특별히 신경을 써서 저택 외부로 보내 다른 일을 시키곤 했다.
... 그래도 유능한 메이드장에게는 뻔히 보였던 건가.
하지만 세리야가 어찌어찌 그 사실을 알았다고 치자.
그렇다면 그녀가 이런 식으로 나오는 건 이상하다.
오히려 나를 질책하거나 이데트 누이에게 알려야 정상 아닌가?
혼란에 빠져있는 나를 두고, 세리야는 이데트 누이를 공주님 안듯이 들어 올려서 침실로 옮겼다.
발코니에 앉아서도 세리야가 이데트 누이를 침대 위에 눕히는 모습이 다 보였다.
그녀가 이데트 누이를 다루는 손동작 하나하나에는 존경과 애정이 묻어 나왔다.
누님에 대한 세리야의 충심은 그대로였다.
그렇다면 나에 대한 태도가 도무지 설명되질 않는다.
내가 누님을 계속 따먹길 바란다고?
도대체 왜?
나는 세리야를 따라 방 안으로 들어갔다.
두꺼운 커튼을 치자 발코니가 싹 가려지면서 방 안이 어두워졌다.
세리야는 침대 맡에 촛불을 켰다.
옅은 조명 아래 이데트 누이의 잠든 얼굴이 드러났다.
마치 그날의 밤들처럼 곤히 잠든 누이의 얼굴.
세리야는 이데트 누이의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며 혼잣말처럼 말했다.
“백작님께서 파레트 아가씨와 수잔느 아가씨를 데려오시고 나면, 저택은 화기애애해지겠지요.”
“그래. 누님들의 수다 소리에 저택이 온통 시끄러워지겠지만 말이야.”
세리야는 옅게 미소 짓고는 한 마디를 덧붙였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백작님께서 다시 이데트 아가씨를 안게 될 일은 없어지겠지요.”
아마도. 그러겠지.
내게는 성욕만큼이나 갈구하는 욕망이 하나 있다.
가족들에게 사랑받고 싶다는 욕망.
전생과 다르게 현생에서는 누이들이 내게 그 사랑을 나눠주었다.
하지만 아버지의 암계 때문에 누이들은 뿔뿔이 흩어졌지.
이제 내가 움직여서 파레트 누이와 수잔느 누이를 데려오면, 내가 바라왔던 가정을 꾸릴 수 있을 거다.
정상적인 가정.
정상적인 오누이 관계.
그걸 지키려면 이데트 누이의 몸에 발정해서는 안 된다.
아쉬운 일이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애초에 내가 누님의 몸을 취한 게 잘못된 일이었으니까.
“그게 정말 잘못된 일일까요?”
“오누이가 벗은 몸을 맞대는 게 올바른 일은 아니지. 도대체 하고 싶은 말이 뭐야, 세리야?”
세리야는 대답 없이 내게로 다가와 몸을 어루만졌다.
요염한 손길에 자연스레 자동반사적으로 하물이 움찔거린다.
세리야는 옷섶 안으로 손을 집어넣어 내 가슴을 살그머니 쓰다듬었다.
가녀린 손가락이 젖꼭지를 살살 돌릴 때마다 참기 힘든 쾌락이 새어나왔다.
“번거롭게 생각할 필요가 있을까요? 백작님께서는 원하시는 걸 모두 가질 권리가 있으세요. 늘 그러셔왔듯, 백작님은 눈앞에 있는 여체를 취하시기만 하면 된답니다.”
그녀는 내게 달라붙어 혀를 빨면서 살살 자지를 흔들었다.
절묘한 압력으로 자지를 쥐락펴락하는 보드라운 손바닥.
그건 어지간한 여자의 보지보다 훨씬 기분 좋았다.
이데트 누이의 방 안에서, 언제 깰지 모르는 이데트 누이의 앞에서 세리야의 손딸을 받는다는 것도 흥분감을 끓어 올리는 요소였다.
하지만 사정해서는 안 된다.
한 번 불붙으면 멈출 수가 없게 된다.
“세리야...! 그만...!”
내 명령에도 세리야는 못 들은 척 두 손으로 자지를 훑어대며 입으로는 키스를 퍼부었다.
그녀는 내 동정을 가져간 여자다.
내 몸을 속속들이 아는 여자가 작정하고 나를 녹이려 든다면 버티기가 쉽지 않다.
당장이라도 세리야를 침대에 때려눕히고 개처럼 박고 싶은 생각에 이성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그렇게 된다면 세리야는 정사 중에 자연스레 이데트 누이를 섞을 거다.
왜 그러는지는 몰라도 세리야가 내게 누님을 안게 하려 한다는 건 확연하니까.
나는 필사적으로 세리야의 유혹에 저항했다.
그녀를 떨쳐내려고 손을 대는 순간 오히려 그녀를 덮치고 말 것 같아서, 손도 대지 않고 꿋꿋이 선 채 오로지 버티고 버텼다.
“백작님... 여기 아래의 백작님도 움찔, 움찌일 떨리고 있어요. 잔뜩 싸고 시원해지고 싶지 않으신가요?”
세리야는 손가락을 세워 자지를 더듬으며 속삭였다.
거미처럼 세운 손가락이 성기를 애무할 때마다 머리가 찌릿찌릿해진다.
그 사이에도 그녀는 내 목에 쉬지 않고 키스마크를 남겼다.
쯉, 쪽, 쪼옥.
정성스레 목을 빨아오는 애무에 눈 앞이 몽롱해진다.
잠깐이라도 방심하면 그녀가 원하는 대로 넘어가 버릴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참고 또 참았다.
내가 이데트 누이의 몸을 탐하는 동안 그녀가 깨어버리기도 한다면, 그렇게 되어 이데트 누이가 나를 경멸하게 된다면...
누님이 나를 경멸하는 시선으로 바라보는 걸 상상하면, 도무지 세리야가 원하는 대로 해줄 수는 없었다.
어금니를 악물고 세리야의 손길을 버텨낸다.
보드라운 손결과 촉촉한 입술과 뜨거운 한숨을 이겨내야 한다.
그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나는 기적적으로 버텨냈다.
스스로도 놀라운 일이었다.
“하아…….”
결국 지친 세리야가 먼저 백기를 올렸다.
“제가 졌습니다. 백작님. 애초에 백작님을 설득하려 한 게 주제넘었던 걸 지도요.
그녀의 손길이 떨어지는 동시에 나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정말 아슬아슬했다.
이삼 분만 더 붙어 있었다면 못 참았을지도.
“... 세리야. 이제 솔직히 말해봐. 대체 왜 이러는 거야?”
세리야는 깊게 허리를 숙여 읍했다.
“불충인 걸 알면서 부탁드립니다. 이데트 아가씨께도 여자로서의 행복을 알려주세요.”
그건, 정말 생각지도 못한 말이었다.
“여자로서의 행복이라니?”
“생각해본 적 없으신가요? 이데트 아가씨는 청춘을 통째로 잃어버리셨어요. 꽃다운 나이에 강독의 실험체가 되셨으니까요.”
“그래…….”
“게다가 아가씨는 내무대신 바리보예즈와 한 번 혼인을 올렸던 몸. 그게 강독 실험을 숨기기 위한 가장 혼인이었더라도, 사교계에서는 치명적인 결함이 된답니다.”
“그 또한 그러겠지.”
“레시아르 가문과 급이 맞는 가문에서는 청혼서가 오지 않을 테고, 눈독 들이는 남자들은 기껏해야 졸부나 이혼한 늙은이들.”
“그런 놈들은 내가 용납 못해.”
세리야는 살짝 눈웃음을 지었다.
“그럼 아가씨께서는 평생 독수공방을 하셔야 하는 건가요?”
“그건...”
“아니면, 백작님은 야망과 욕망을 구분하지 못하는 하급 귀족이나 자기만의 낭만에 도취한 기사에게 아가씨를 보내줄 수 있으신가요?”
“그... 건...”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이데트 누이를 다시 누군가에게 시집 보낸다는 일 따위.
당연히 그녀는 내 저택에서 나와 함께 일생을 같이 할 거라고 생각했다.
“아가씨께 독수공방을 강요하시는 건가요?”
“그건 아니지만...”
“그럼 젊은 애인을 허락하실 건가요?”
“그건 절대 안 돼!”
세리야는 그렇지 않냐는 듯이 또 한 번 눈웃음을 짓더니, 진지한 표정으로 다시 길게 읍했다.
“죄송합니다. 백작님. 제 억지고, 불충이에요. 하지만 저는 아가씨께서 앞으로 평생, 기나긴 밤들을 홀로 지새우길 바라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그 상대가 있다면, 그건 오로지 백작님 뿐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난 모르겠어. 세리야. 이걸 이데트 누님이 바랄까?”
“의외로 바라고 계실지도 모릅니다.”
“그럴 리가.”
“백작님. 백작님은 백작님의 기분에 솔직하게 행동해주세요. 그게 백작님의 멋있는 점이신 걸요.”
하고 싶은 대로라.
“그러다 누님이 임신하기라도 하면?”
“경사가 아닐까요? 제가 충의를 바치는 두 분이 아이를 만드시다니. 저는 호호 할머니가 되어서도 백작님과 아가씨의 아기님을 보살펴드릴 수 있겠지요.”
그녀는 요염한 손길로 자신의 하복부를 쓰다듬었다.
그러고 보면 저 안에 몇 백 번, 아니, 몇 천 번이나 정자를 쏟아 부었던지.
하지만 세리야는 결국 임신하는 일이 없었다.
진단을 받아보진 않았지만 아마 불임이겠지.
불임이기에 세리야는 내 피에 더 집착하는 게 아닐까.
그렇다고는 해도 나와 내 누이의 아이라니.
안경알 너머의 눈동자에서는 약간의 광기까지 느껴졌다.
"쉽게 할 말이 아니야. 그렇게 태어난 아이는 레시아르 가문에 입적하지도 못할 거고, 혹시라도 사교계에 알려지게 된다면 더러운 아이로 낙인 찍힐텐데."
“그 때는 제가 어떻게든 방법을 생각해보겠습니다. 백작님과, 아가씨와, 아기님 모두에게 득이 되는 방향으로요.”
"그게 가능할까?"
"가능합니다. 분명해요."
세리야는 장담했지만, 나는 쉽게 고민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아직도 결정을 못하셨나요?"
나는 솔직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세리야는 옅게 한숨을 내쉬고 물었다.
"그럼 아가씨가 다른 남자에게 그 몸을 허락하셔도 좋으신가요?"
"세리야. 비겁해, 그건."
"솔직해지세요. 백작님. 그렇지 않으면... 누군가 아가씨에게 연서를 보내고 나서야 후회하실 건가요?"
그녀는 나를 이데트 누이가 누운 침대 쪽으로 끌어당겼다.
나는, 이번에는 그녀의 손길에 저항하지 않았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