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악덕영주의 귀축성행기-145화 (145/166)

〈 145화 〉 왕가의 여자들

* * *

고문실에서는 피와 분변의 냄새가 훅 풍겼다.

바닥에 쓰레기처럼 구르는 세 남자는 그대로 노예시장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파샨. 이거 너무 심한 거 아니야? 아직 굴려야 할 일이 많은 양반들이란 말이야. 이러다가 죽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래?”

파샨은 멋쩍은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도련님. 그런데 제가 한 게 아니고...”

“응?”

파샨과 친위대원들 뒤에서 왜소한 체격의 남자 둘이 허리를 굽실거리며 나왔다.

두꺼운 앞치마에 급히 닦기는 했지만, 그들의 손에는 여전히 피와 살점이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파샨이 그들을 소개했다.

“폐주 폰세르크가 궁성 안에 둔 고문기술자들입니다.”

“궁성 안에 고문기술자를 들여? 참내...”

“나름 작위도 내려주고 우대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우대해준 고문기술자들이 돌아서서 제 살을 찢고 피를 빼냈단 말이지.

고문기술자들은 폰세르크의 앞니에도 구멍을 내던 참이었다. 보기만 해도 등골이 섬뜩해지는 몰골인데, 두 왕자의 모습도 그리 다르지 않았다.

그걸 본 왕세자비는 실신했고, 공주는 침묵.

왕비가 겨우 입을 열었다.

“이럴... 이럴 필요까지는 없지 않습니까? 백작... 아니, 공작께서는 이제 승자입니다. 승자로서의 관용을 보여도 되지 않겠습니까...?”

“관용? 그럼 내가 그럴 마음이 들게 해 봐.”

나는 왕비의 엉덩이를 손에 넣고 주물렀다.

왕비는 말없이 입술을 씹었고, 그녀가 희롱당하는 모습을 본 폰세르크의 눈동자에 불이 튀었다.

곧 죽을 지경이어도 제 여자에게 다른 남자의 손이 닿는 건 못 참는 거지. 그게 수컷의 본성이다.

하지만 그의 손목에 채워진 옥색 수갑은 그가 마력을 일으키는 족족 흩어버렸다.

마력을 빼앗긴 폰세르크는 앞으로 휘청거리다가 넘어졌는데, 고문기술자는 그가 앞으로 넘어져서 이마가 깨질 것을 우려했는지 옆구리를 걷어차서 어깨부터 넘어지게 했다.

나도 모르게 박수를 칠 정도로 깔끔한 킥이었다.

“자네 기술이 괜찮군.”

“감사합니다. 공작 각하.”

고문기술자는 폰세르크를 일으키고는 나보란 듯이 그의 따귀를 철썩 때렸다.

고통스러운 걸 따지자면 인두로 지지고 손톱을 뽑는 게 훨씬 고통스럽겠지만, 국왕이 한낱 고문기술자에게 따귀를 맞았다는 것은 정말 분통 터지고 눈물 날 만큼 수치스러울 게 분명했다.

“이 놈! 이 배은망덕한 놈아! 짐이 네놈에게 얼마나...! 얼마나...! 욱...! 이노옴! 그, 그만 두거라! 그만! 아악!”

폰세르크는 따귀를 맞을 때마다 입에 피거품을 물며 날뛰었다.

그러자 고문기술자들은 킬킬 웃으며 그를 걷어차고는, 두 왕자의 바지를 벗겨 볼기짝을 때렸다.

아니. 근데 내가 남정네 엉덩이까지 봐야 해?

내 표정을 본 파샨은 곧장 고문기술자들의 정강이를 걷어찼다.

“너무 나갔잖아!”

“윽... 죄, 죄송합니다.”

“재밌으라고 한 건 좋은데 재미가 없다는 게 문제야. 알겠어?”

“네, 넵!”

고문기술자들은 다시 내 눈치를 살피며 세 남자들을 고문하기 시작했다.

거꾸로 매달아 채찍을 치고, 고춧물을 푼 양동이에 머리를 담그고, 발이 수천 개 달린 지네를 먹이고, 서로의 뺨을 치게 하고.

다양한 고문 방법이 피로되지만, 그걸 보는 것도 슬슬 지루해진다.

남정네들을 괴롭히는 건 봐도 별로 재미가 없었던 것이다.

나와 다르게 왕가의 세 여자들은 새파랗게 얼굴이 질려서 기절했다가 깨어나고 다시 기절하기를 반복하고 있지만.

더 두고 봐야 볼 것도 없겠다.

폰세르크와 두 왕자는 고문기술자들이 알아서 괴롭히게 하고, 나는 왕비, 왕세자, 공주들이나 괴롭히는 게 낫겠다.

이게 적재적소지.

파샨은 바로 옆방이 비었다며 나와 여자들을 고문실 옆의 석실로 모셨다.

이렇게 쓰일 거라고 생각하고 미리 정돈해 놓은 것인지, 옆방의 석실에는 널찍한 침대와 의자, 이동식 욕조까지 놓여 있었다.

나는 침대에 걸터앉아서 세 여자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옷 벗어.”

하지만 세 여자는 서로의 눈치만 살필 뿐이었다.

명령을 거부하겠다는 마음이 있어서라기보다는, 그냥 이 상황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왕가의 여자들로 떠받들어지던 그녀들이 한 순간에 성노예로 전락한 상황이니, 그럴 만도 하지... 만, 그걸 내가 이해해줘야 할 까닭은 없다.

바로 옆방을 두들겨서 고문 수위를 높이라고 전하려 하는데, 유페리아 공주가 눈을 질끈 감고 옷을 벗기 시작했다.

왕비는 대경실색해서 딸의 손을 잡았다.

“리아! 뭐하려는 겁니까!”

“주인의 요구에 따르려구요. 어마마마.”

유페리아 공주는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말 끝이 살짝 떨리고 있기는 하지만, 이 정도면 그녀의 나이치고는 상당히 의연한 대처라고 할 법하다.

내게 가장 먼저 무릎을 꿇은 것도 그렇고, 그녀는 이 셋 중에서 가장 현실주의적인 성격인 것 같다.

하지만 아직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한 왕비는 고개를 저었다.

“리아. 아무리 영락했다고 하나 그대는 이 나라의 공주이고 고귀한 금혈의 왕족이에요. 스스로를 그리 함부로 다루어서는 안 됩니다.”

“그럼 어찌하면 될까요?”

“... 그건...”

“어마마마께서는 제가 공주로서 대우 받게 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저를 여기서 탈출시켜주실 수 있으신가요? 하다못해 제 처녀성을 지켜주실 수는 있으신가요?”

왕비는 고개를 푹 숙였다.

유페리아 공주는 왕비의 손을 잡아떼고, 그대로 드레스를 벗으며 말했다.

“그것 보세요. 어마마마와 세자비 저하, 그리고 저의 운명은 레시아르 공작께 달렸습니다. 그러니 그 분은 저희의 주인이시고, 조금이라도 더 나은 대우를 받기 위해서는 주인께 잘 보이는 수밖에 없지 않겠어요.”

유페리아 공주는 속옷에 손가락을 걸고는 잠시 멈칫했다.

“저는... 저는, 아바마마나 오라비들처럼 되기는 싫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결심한 듯 단번에 속옷을 내렸다.

흰 살결. 생각보다 커다란 젖가슴과 털이 없어 민둥민둥한 보지가 드러났다.

분홍색 머리카락을 어깨 뒤로 넘기는 모습을 보자 음심이 동하기 시작한다.

내가 그녀를 핥듯이 살피고 있자, 왕비도 뒤늦게 옷을 벗어던졌다.

역시 왕비의 몸이 가장 풍만하고 먹음직스럽다.

서른 후반의 숙녀.

젖가슴이고 엉덩이고 무르익을 대로 무르익어, 무게를 이기지 못해서 살짝 처진 그 느낌이 좋단 말이지.

왕비가 바로 자신을 따라 옷을 벗을 줄은 몰랐는지, 유페리아 공주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어마마마?”

“리아는 옷을 입고 기다리도록 하세요. 어미가 할 수 있는 것이 많지는 않지만... 리아를 그렇게 자포자기 하게 두지는 않을 겁니다.”

왕비는 눈썹을 올려 대찬 표정을 지었다.

엄마는 강하다는 건가.

좋지. 나는 저런 표정을 짓는 여자를 좋아한다.

침대에 걸터앉아서 발을 까딱이고 있자, 왕비는 바닥에 엎드려 내 쪽으로 기어왔다.

그 바람에 아래로 흐르듯 처진 젖가슴이 좌우로 흔들렸다.

“레시아르 공작님.”

“주인님이라고 불러.”

“... 주인님.”

나는 손을 뻗어 왕비의 얼굴을 쓰다듬어 보았다.

탱탱한 젊은 살결은 아니지만 부드럽게 착 감겨오는 살결이다.

내친 김에 아래로 손을 내려서 젖가슴을 쥐어보았다.

당연하지만 왕비의 젖가슴이라고 해서 왕국 제일이라거나 하지는 않다.

하지만 몰캉몰캉하고 쫀득한 촉감은, 내가 만져본 젖가슴 중에서도 굉장히 풍미 깊은 것이었다.

왕비는 애써 의연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내가 가슴을 만지기 편하도록 두 팔을 가지런히 모았다.

“아무쪼록 이 몸으로 봉사할 테니...”

“봉사할 테니, 공주는 건들지 말라?”

“... 어찌 그렇게 요구할 수 있겠습니까. 그저, 주인님이 이 추레한 몸으로 만족하신다면, 아직 어린 공주에게는 관대한 결단을 내려주시기를 바랄 뿐입니다.”

“그야 물론. 네 몸으로 만족한다면 그리하지.”

왕비는 입 꼬리를 간신히 올려서 미소를 짓고는 내 발등에 키스했다.

유페리아 공주가 놀라서 외쳤다.

“어마마마...!”

“리아는 오지 마세요. 눈을 감고 고개를 숙이도록 하세요.”

“아니. 눈을 똑바로 뜨고 지켜봐라. 어미가 딸을 위해서 희생하는 감동적인 모습을 잘 새겨둬야지.”

내가 끼어들자, 왕비는 어쩔 수 없이 입을 다물었다.

“그러고만 있을 건가?”

“아닙니다... 주인님.”

그녀는 내 바지와 속옷을 조심스럽게 벗겨냈다.

한동안 여자를 안지 않아서 뜨겁고 딱딱하게 부어오른 자지가 모습을 드러냈다.

“... 그럼... 봉사하겠습니다...”

왕비는 자지 끝에 입술을 붙였다.

쪽.

찌릿찌릿한 기분이 올라온다.

사실 폰세르크나 그 왕자들을 괴롭힐 때는 그다지 감흥이 없었는데.

이제 자지에 왕비의 키스를 받아, 그녀를 취한다고 생각하니까 발끝이 저릿할 정도로 흥분감이 흘러넘친다.

왕비의 버드키스를 받은 것만으로도 자지는 멀건 국물을 흘려대기 시작한다.

왕비는 조금 놀란 듯 나와 자지를 번갈아보다가, 아예 결심한 듯 자지 끝에 혀를 굴려 즙액을 핥아냈다.

그녀가 혀를 움직일 때마다 즙액은 찔끔찔끔 조금씩 더 새어나와서, 이대로 있다가는 혀끝의 애무만으로도 싸버릴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냥 한 번 싸고 시작할까.

저 요염한 얼굴에 백탁액을 뿌려서 문지르는 것도 즐거울 것 같은데.

내가 하는 생각을 눈치 챈 건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왕비는 걸터앉은 나를 침대로 살짝 밀어 눕히고 허벅지 위에 앉았다.

허벅지 위에 느껴지는 묵직한 둔부의 느낌이 좋다.

왕비는 가슴 앞에 손을 모은 채로 심호흡을 하더니, 땋은 머리를 다시 한 번 위로 바싹 묶었다.

나는 왕비가 준비를 마치기까지 기다리며, 그녀의 허벅지를 매만졌다.

자연스럽게 조금 벌어져 있는 보지에서는 습기가 느껴졌다. 이미 눅눅하게 젖어있는 듯하다.

내가 그녀를 매력적으로 느끼듯, 그녀도 나를 매력적으로 느끼고 있는 것은 당연했다.

더 나은 아이를 갖고자 하는 바람은 금혈의 여자도 마찬가지로 품고 있는 것이니까.

왕비는 점점 더 습기를 더해가는 보지를 내 허벅지에 칠해가며 호흡을 갈무리했다.

보드라운 외음부에 허벅지가 쓸리는 감각도 상당히 좋지만, 슬슬 감질맛이 나기 시작한다.

"... 그럼... 주인님..."

왕비는 말 끝을 다 잇지 못하고 엉덩이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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