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아카데미 속 악마대공이 되었다-6화 (6/169)

〈 6화 〉 아카벌레 ­ 6

* * *

[악마 파이몬]

심연을 들여다 보는 듯한 보랏빛 눈동자와 성격을 대변하는 듯한 송곳니.

톱날같은 이빨과 뒤로 돌려 묶은 머리를 가진 미소녀의 모습이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가챠에서 팔기 위한 모습.

실상은 전혀 다르다.

솔로몬의 72 악마 중 10위 권 안에 드는 9위의 대악마.

마계의 서쪽을 통치하는 왕이자, 다양한 학문을 통달했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는 악마.

그러나 이러한 것들은 이쪽 세계의 설정일 뿐.

이 게임을 통달한 내게 있어서 파이몬은 그저 SSR 따리 카드로 보일 뿐이다.

“한 가지 부탁? 부탁을 들어주는 거야 좋지만… 조건이 있다.”

“조건? 부탁을 받고 있는 건 나인데 어째서 그대가 조건을 거는 것인가?”

“네놈 말고도 부탁할 악마는 중간계에 널렸다. 예를 들면…… 마르바스. 그 늙은이는 아직도 산골에서 혼자 수련이나 하고있나?”

“자, 잠깐!”

내 말을 듣고 있던 파이몬이 테이블을 내려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

“마르바스에게 달려가서 당장 말할 수도 있지. ‘그대의 재산을 들고 중간계로 잠적한 파이몬의 거처를 알고 있다. 내게 도움을 주면 그 거처를 알려주지.’라고 말이다.”

설정상 파이몬은 마르바스의 손녀나 다름없는 관계.

이 협박은 당연하게도 먹힐 수밖에 없다.

“하……. 여전히 그 좆 같은 협상법은 좆같구나.”

“이 협상법의 이름이 좆 같은 협상법이니 말이다. 그래서, 내 조건을 들을 준비는 됐는가?”

파이몬이 한숨을 내쉬며 자신의 관자놀이를 꾹꾹 누른다.

“그래, 말해 보아라.”

“그 부탁을 들어줄지 말지는 내가 정하도록 하지. 물론 그렇다고 무조건 싫다고 하지는 않을 테니 걱정하지 말아라.”

“하.”

내 말을 들은 파이몬이 헛웃음을 내뱉는다.

“네놈에게 불리하거나 손해일 것 같은 부탁은 거절하겠다 이 말이더냐?”

“잘 알고 있군.”

정말이지 좆 같은 새끼로구나.

그렇게 중얼거린 파이몬이 곰팡대를 뻐끔뻐끔 피며 테이블을 두드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내 계산을 끝냈는지 내 눈을 똑바로 응시하기 시작했다.

“그레고리여.”

“왜 부르지.”

“그대라면 알고 있을 터다. 소환사에게 계약당한 소환수를 본래 세계로 보낸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말이다.”

당연히 알고 있었다. [소환사 아카데미아]의 설정이 그러하니까.

소환사에게 응답하여 소환당한 소환수는 본래의 세계로 돌아갈 수 없다.

그저 심상 공간에서 쉴 수 있을 뿐. 소환사가 계약을 해제할 때까지는 이 세계에 머물러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말이지, 이 늙은이는 이해할 수 없는 점이 있다.”

탁! 하고 곰팡대가 테이블 위에 놓였다.

“그대는 어째서 엘프와 계약을 한 것인가?”

그녀는 묻고 있는 것이다.

너처럼 강력한 악마가 어째서 엘프와 계약을 한 것인지. 어째서 용사의 후손과 계약을 한 것인지.

그렇게까지 계약을 했으면서 마계로 돌아가려 하는지 말이다.

“대답하면 계약은 성사되는 건가?”

“그렇다고 하지.”

이럴 때를 대비해 심상 공간 속에 적어 놓은 변명만 메모지 한가득인데, 벌써 부터 쓰게 될 줄은 몰랐네.

“유희다.”

“……유희?”

“재앙이 돌아왔다는 소문은 들었겠지?”

고개를 끄덕이는 파이몬. 나는 계속해서 말했다.

“용사의 후손과 함께 그 재앙을 쓰러뜨린다면 즐거우리라 판단되었다. 그렇기에 소환에 응했다.”

그리고 내 머리를 꾹꾹 누르며 말한다.

“기억까지 봉인하고 말이다.”

“………기억을 봉인해? 기억을 봉인 당했다는 놈이 나를 찾아오고, 마르바스를 들먹인 겐가?”

"내가 내 기억을 봉했으니 어떤 기억을 봉할지는 내 마음이 아닌가."

여기서부터가 본론이었다.

이 몸에 갑작스레 빙의한 나머지 그레고리 존스에 대한 기억이 없는 나를 잘 꾸며내야 할 필요가 있던 것이었다.

상대는 대악마. 시시한 변명은 절대 먹히지 않는다.

“나는 마계의 대공이다. 본체 그대로의 힘을 가지고 중간계에 오면 천계의 녀석들이 귀찮게 굴 것 아닌가.”

천계의 설정과

“그뿐만이더냐. 재앙은 가속화되고 강자라면 눈에 불을 켜고 찾는 드래곤들의 시선마저 끌겠지.”

재앙, 그리고 드래곤에 관한 설정마저 꺼낸다.

“그래서 스스로 판단했을 때 가장 즐겁게 힘을 봉인할 방법을 떠올렸고 그것이 바로 기억의 일부를 봉인하는 것이라 판단했다. 파이몬이여, 그대도 그런 자들의 개입이 귀찮아 이렇게 후미진 공방에서 점쟁이 노릇이나 하고 있는 것 아닌가?”

이 정도의 변명이라면 파이몬의 할아버지가 와도 무조건 먹힐 것이었다.

"그레고리여……. 그대는 정말……"

그리고

“내가 본 악마 중 가장 미친 악마이니라.”

내 예상은 보기좋게 맞아 떨어졌다.

“좋다! 그레고리 존스! 마계의 대공이자 모든 지하의 지배자인 자여!”

내게 손을 내미는 파이몬, 그녀의 눈동자는 이미 흥분이란 감정으로 물들어 있다.

“계약은 성립됐다!”

그녀의 손을 맞잡음과 동시에 주변의 풍경이 달라졌다.

고풍스러운 성을 연상시키는 주변의 모습과 창 너머로 보이는 새빨간 하늘.

나는 한눈에 이곳이 마계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마계란 곳이 이렇게 쉽게 올 수 있는 건가?”

내 말을 들은 파이몬이 싱긋 웃으며 고개를 치켜들었다.

“이 몸이니 말이다. 다행히 네 녀석의 힘이 크게 제한되어 있어 어렵진 않았느니라.”

그리고 녀석은 내게 새까만 검은 구슬을 하나 건네주었다.

“이 구슬을 깨면 우리가 앉아 있던 그 공간으로 돌아 올 게다. 그래서, 이렇게 마계까지 왔는데 뭘 할 셈이더냐?”

“당연한 것을 묻는군. 잠시 내 영토에 들를 생각이다. 말을 좀 빌려줄 수 있겠나.”

“어렵지 않지.”

손가락을 튕기자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등장한 해골마.

파이몬은 해골마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내가 아끼는 녀석이니라. 마계의 끝과 끝을 하루 만에 주파하는 녀석이지. 이 녀석을 빌려 주도록 하마.”

“고맙군, 하지만 이곳으로 돌아오지 않고 곧장 중간계로 돌아갈 생각이니 평범한 녀석으로 부탁하지.”

내 말을 듣고 피식 웃는 파이몬. 그녀는 내게 말의 고삐를 쥐여주며 말했다.

“스스로 돌아오는 똑똑한 녀석이니 걱정 마라.”

그녀의 말을 들은 나는 자연스럽게 해골마 위에 올라탔다. 그러자 눈앞에 알람 창이 떠오른다.

[특성 : 귀족]으로 인해 승마 스킬이 활성화됩니다.

편리하네.

“그레고리 존스여. 우리의 거래를 잊지 말도록.”

“그래, 네 녀석의 부탁을 한 가지 들어주도록 하마. 물론 할지 말지는 고민을 해보겠지만.”

발로 해골마의 갈비를 침과 동시에 해골마가 내달리기 시작했다.

열려있는 창문을 통해 성 밖으로 뛰쳐나온 해골마는 하늘을 내달리며 순식간에 파이몬의 성으로부터 멀어진다.

“역시 SR 등급답군.”

평범해 보이는 해골마이지만 사실은 [SR : 나이트메어]라는 쓸 만한 녀석이었다.

역시 9위쯤 되는 악마답게 귀한 녀석을 타고 다니는 군.

그렇게 두어 시간이 흘렀을까.

“히이이잉!”

나이트메어가 울부짖었다. 아무래도 목적지에 도착했다 알리는 모양이었다.

저 멀리, 새까만 성 하나가 보이기 시작했다.

판타지 만화에서 나올 법한 마왕의 성이 있다면 저런 모습일까.

성문 앞에 착지한 녀석은 푸릉 거리는 소리를 몇 번 내고는 다시 하늘로 날아 사라졌다.

“녀석이 나를 여기에 내려 놓고 갔다는 건 내가 이 성의 주인이라는 거겠지.”

그리고 내 추측이 맞다는 듯이 성문이 너무나도 쉽게 열렸다.

발걸음을 옮겨 성안으로 들어서자 일렬로 늘어선 생명체들이 보였다.

귀뚜라미, 사마귀, 장수풍뎅이.

곤충 박람회라도 온 것 마냥 수많은 곤충들이 성문 너머 양쪽으로 나열해있는 풍경.

그들의 가운데에는 양손을 모으고 고개를 숙이고 있는 새하얀 거미 한 마리가 보였다.

하체는 거미이지만 상체는 인간의 형체인 모습.

“모든 거미의 여왕. 아라크네 실비.”

내가 그녀의 이름을 부르자 모든 곤충이 무릎을 꿇어앉았다.

서서히 고개를 드는 아라크네 실비. 그녀는 애처로운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서서히 입을 열었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우리의 왕이시여.”

아무래도 이 녀석들이 모두 내 부하들인 모양이었다.

그렇다면 이야기가 빨라지겠네.

“지금 당장 마석과 프리즘 스톤을 모조리 가져오도록.”

“……예?”

“당장.”

“아, 예!”

어차피 여기 있는 건 다 내꺼 아니야?

폭풍 성장의 시간이다.

* * *

신체적으로 편한 바퀴벌레 폼으로 돌아온 나는 신하들이 계속해서 가져오는 마석과 프리즘스톤을 흡수하고 있었다.

“음…… 부족한데.”

“아직 많이 있사오니 천천히 드시옵소서.”

내 옆에 서서 계속해서 나를 바라보는 아라크네. 바퀴벌레 폼은 시각도 크게 발달해서 360도 전체를 바라볼 수 있었다.

“어째서 아무것도 묻지 않는 것이지?”

“예?”

우걱우걱. 계속해서 프리즘스톤과 마석을 씹어먹으며 아라크네를 향해 말했다.

“아무 말 없이 영토를 떠났다가 약해진 상태로 돌아와 프리즘스톤과 마석을 달라고 하고 있다. 그런데 너는 아무것도 묻지 않는구나.”

내 말을 들은 아라크네가 싱긋 웃었다.

“그야 그레고리님이시기 때문입니다.”

“음?”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그레고리님께서 하시는 일들이 잘못된 일일 리가 없으니까요. 그저 잘 되시기를 바라며 응원할 뿐입니다.”

……어떻게 이런 생명체가 있을 수가 있지?

지금까지 인성이 파탄나 있는 연놈들만 만나서 그런지 정신에 소름이 돋는 느낌이 들었다.

정신에 소름이 돋아?

그런 생각을 함과 동시에 온몸에서 빛이 솟구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눈앞에 떠오르는 알림창.

[마계의 대공, 그레고리 존스]

[★★☆☆☆☆☆☆☆☆]

등급이 한 단계 올랐음을 알리는 창이었다.

몸을 두리번두리번 둘러보자 바뀐 점들이 하나둘 눈에 띄기 시작했다.

한층 더 단단해진 갑피와 날카로워진 다리의 가시, 그리고 더 예민해진 감각까지.

별 한 개의 상승일 뿐인데 이 정도이리라곤 생각지도 못했다.

"성장을 축하드리옵니다."

실시간으로 등급이 올라간 것을 바라본 아라크네가 몸을 숙이며 축하의 말을 건냈다.

“아라크네.”

“예, 그레고리님.”

“간단하게 말하마. 지금 기억을 잃은 상태다. 마계인들이 나를 모르는 이유와 나의 과거, 현재 영토의 상황을 함축해서 계승석에 넣어 오도록.”

“예. 금방 준비하겠습니다.”

기억을 잃었다는 말에도 당황하지 않고 곧바로 명령을 이행하는 아라크네.

확실히, 자리를 비운 동안 영토를 관리한 악마 다운 모습이었다.

"계승석만 챙기면 볼일은 끝이군."

계승석. 이름 그대로 무언가를 계승할 때 사용하는 아티팩트였다.

게임에서는 다른 캐릭터의 경험치를 계승할 때 사용하거나 유저 정보를 옮길 때 사용하는 물건이었는데 설정상 정보를 옮기는 USB 같은 역할을 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내 부탁을 들어주는 아라크네의 태도를 보았을 때는 이 세계에서도 그 성능은 여전한 모양.

얼마 지나지 않아 아라크네가 정보를 담은 계승석을 내게 건네주었다.

“수고했다.”

“아닙니다. 그런데 그레고리님.”

“음? 왜 그러지.”

자리에서 일어난 나를 바라보는 아라크네. 아라크네의 얼굴에는 슬픔이 묻어있었다.

“곧바로 돌아가시는 건지요.”

그렇게 말하는 본인은 숨기려고 하는 모양이었지만 바퀴폼으로 감각이 확장된 지금은 눈치채는 게 어렵지 않았다.

“그래, 잠시 들른 것이니 말이다.”

앞으로의 원할한 전개를 위해서 내 과거와 정보 그리고 등급업은 필수 불가결한 문제였다.

그리고 이것을 빠르게 해결하는 방법이 내 영토에 돌아오는 것이었고 말이다.

“……다시, 돌아오시길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곤 대답했다.

“그래, 얼마 걸리지 않을 것이다. 다음 번에 올 때는 좀 더 오래 머물도록 하마.”

여기에 아직 먹을 게 얼마나 많은데, 한 번만 오면 그게 등신이지.

심지어 마계는 숨은 요소가 넘치는 땅인 만큼 로제를 데리고 올 필요가 있었다.

“예. 그렇다면 기다리겠습니다. 지금껏 그래왔듯이.”

그 모습에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그래, 다음 번엔 내 소환사도 함께 데려오도록 하마."

짧은 작별 인사를 마치고, 파이몬에게 받은 구슬을 깨자 주변의 풍경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점점 뭉개지는 공간, 이윽고 보이는 것은 익숙한 골방의 모습이었다.

“오. 그래, 영토는 잘 다녀왔는가?”

“덕분에. 고맙다.”

내 말을 들은 파이몬의 눈이 커진다.

“하하! 내가 천하의 그레고리 존스에게 감사의 말을 듣다니! 이거이거, 영광이구먼.”

끌끌끌 웃던 파이몬이 이내 웃음을 뚝 그치고는 내게 다가왔다.

한 걸음. 한 걸음. 숨결이 느껴질 정도로 가까워지고 나서야 멈춘 파이몬은 뚫어지게 내 눈을 바라보고 있었다.

“일단 나도 악마라고 대충 자네의 모습을 볼 수 있다만…… 그 짧은 사이에 강해졌군?”

“그래, 일이 잘 풀렸다."

"그러한가. 그러하면 다행이구먼."

그러곤 다시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 앉는 파이몬.

"볼 일을 다 보았으면 슬슬 가보시게. 새로 받아야 할 손님이 있으니."

휘적휘적 손을 흔드는 파이몬. 생긴 건 귀엽게 생긴 꼬맹이 주제에 행동거지 만큼은 영락없는 노인네다.

"그래, 나중에 한 번 찾아오지.”

나는 그렇게 말하곤 가게 밖으로 나갔다.

태양이 떠오른 것으로 보았을 때 지금까지 흐른 시간은 약 6시간 정도. 6교시인 대련까지 아슬아슬할 것 같았다.

“어쩔 수 없군. 변신.”

반짝반짝 몸에서 빛이나며 주변의 시선이 내게로 몰리는 게 느껴진다.

그리고 이내, 거리 전체가 비명으로 휩싸이기 시작했다.

“저, 저게 뭐야!”

“꺄아아아아악!!!!”

“위병! 위병을 불러!”

"악마다! 진정한 악마가 현현했다!!!!"

내 모습에 여성들은 기절하고, 남자들은 겁에 질려 도망간다.

2성으로 진화하며 안 그래도 흉측한 모습이 더 흉측하게 보이는 모양이었다.

“너희와 놀아줄 시간은 없다.”

나는 몸을 앞으로 누여 세 쌍의 다리로 아카데미를 향해 있는 힘껏 달리기 시작했다.

“녀, 녀석이 오고 있어!”

“오지마!오지마!오지마!오지마!”

“으아아아아아아아!!!!!!!!!”

그래봤자 공격하지도 못한 녀석들이다. 무시하며 도로를 질주하고 있을 때, 왠지 모를 급한 마음이 들었다.

아무래도 로제에게 무슨 일이 생긴 듯 싶었다.

“걷기만 해서는 늦겠군.”

────!!!

한 층 더 크고 아름다워진 날개까지 펄럭이며 아카데미를 향해 날아가자 마침내 소변까지 지리며 기절하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아니, 내가 무슨 크툴루도 아니고 보는 것 만으로 기절하는 게 말이 되나.

뭐, 공포를 즐기는 이 몸에 있어선 그리 나쁜 일은 아닌 것 같지만.

실제로 경험치가 쌓이는 게 느껴지고 있었다.

"경험치를 쌓으며 복귀할 수 있다니, 일석이조로군."

이때는 몰랐다.

이후 서머니아에 세상의 모든 혐오스러운 것을 섞어 만든 괴물이 거리를 활보하며 인간의 정신을 오염 시킨다는 전설이 생길 줄은 말이다.

아라크네 실비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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