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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속 악마대공이 되었다-24화 (24/169)

〈 24화 〉 아카벌레 ­ 24

* * *

"그대는내게무엇을주겠는가.”

내가나보다도훨씬강한마르바스에게이렇게당당히나설수있는바로필요성때문이었다.

이렇게꼬이고꼬인상태는아무나풀수없다. 아니, 나나1위인바알을제외하고는아마존재하지않을것이다.

본래이름값이라는게그렇다. 아무리약해져도과거의일화나전설, 실화가있다면그이름은그자체만으로도강력한힘을가진다.

그리고, 마르바스는내게그힘을바라고있다.

“……필요한걸말해보게.”

그렇지, 이제주도권을넘겨야지. 나는당당히허리를등받이에기대며말했다.

“로제에게스승이필요하지. 음, 여긴너무멀기도하니자네가아카데미근처로오는게좋겠군. 아니, 아카데미의검술교수로오는건어떠겠는가?”

장담컨대아카데미는절대거절하지못할것이다.

다른아카데미와는다르게소환과마법에치중되어있는[소환사아카데미]에는반드시실력있는검술교관이필요하니까.

“나보고지금아카데미에서선생노릇이나하라는겐가?”

나를바라보며되묻는목소리에나는뭐가이상하냐는듯그를바라보았다.

“할것도없지않은가. 보아하니산속에서수련이나하고있는것같은데그렇다면아카데미에서수련을하는게좋지. 그곳에는자네말고도수많은차원의소환수들이모이니말일세.”

오히려다너에게좋은거다. 그러니받아들여라.

“그다음으로는…… 그래, 계약을맺도록하지. 나중에한번자네의도움이필요할때, 그대가날한번도와주는걸세. 물론무리한부탁은하지않을테니걱정하지말고.”

“……그게끝인가.”

“끝이겠나.”

이거, 완전도둑놈이네.

작업치다가걸린주제에이것만주려고?

“균형이맞추어졌다고싶을때까지, 그대에게한번씩제안하겠다. 지금은이정도로만족하도록하고.”

내제안에마르바스가고개를끄덕인다.

“그럼앞에말한두가지는그렇게하도록하지.”

“현명한선택이다. 그대가아카데미에오면내경지도금방오를것같은예감이든단말이지.”

넌결국내가강해져야만살아남을수있다. 라고돌려말한것이었다.

“나쁘지않군.”

“파이몬도아카데미근처에있으니만날수있을거다.”

“그녀석이라면도망가겠지만.”

“자네가진다고했으니안도망갈수도있지않나. 파이몬이라면오히려당당하게맞서겠지. 배째라며말이다.”

“그것도그렇군.”

킥킥거리며마르바스가웃는다. 그웃음소리에나도웃음이나올것같았다.

악마를족속이원래이렇다. 서로를통수치고서로를속이려드는종족.

그리고발각되더라도합당한대가만치루면용서해주는종족.

‘소환사아카데미아’의악마는그런종족이었다.

“묻고싶은게있다.”

“뭐지? 말하게나.”

아무리30위안에드는악마들이라도이렇게쉽게결집하는것은말이안됐다.

“녀석들뒤에있는놈이누구냐.”

그들서로서로가마석의광맥을탐낼테니까. 하지만, 그런그들이모였다는것은뒤에누군가있다는소리나다름없었다.

그리고, 마르바스는전혀예상치도못한이름을내뱉었다.

“아몬. 그자가뒤에있는걸로추측되네.”

“……확실히, 그녀석말고는이런일을꾸밀녀석이없긴하지.”

게임에서도중간보스로등장하는녀석이다.

뒤에서무언가꾸미고조종하는것을좋아하는녀석으로, 게임에서요상한퍼즐같은것을만들어플레이어를괴롭히던악질중에악질.

괜히그녀석의이름을들으니가슴한켠에있던분노가스물스물기어나왔다.

“인간계에는아직진출하지못한모양이지?”

“재앙쪽에붙었다큰피해를입었으니말일세.”

그나마다행이었다.

그녀석이인간계에서나와로제까지방해한다면일이꽤복잡해질터였다.

“대충필요한정보는알았다. 그럼나는우선강해지는걸목표로하지.”

이야기를모두끝마치고서재에서나가기위해문고리를잡았을때, 뒤에서목소리가들려왔다.

“그레고리여.”

힐끔뒤를돌아보자고개를숙인마르바스의모습이보였다.

“……고맙네.”

……뭐래. 영감탱이가.

* * *

게임으로만보던캐릭터와만나직접이야기한다는것은꽤신비한경험이다.

비교하자면TV속연예인들을만나는느낌이랄까.

다른점이있다는나는상대를너무잘알고있다는것이다.

그러나, 이녀석은다르다.

“그래서말이죠! 마계에서만사용한다는마법을봤었는데무슨땅이폭발하더라니까요?”

방금까지디브리오스와수련하며봤던것들을팔을붕붕돌려가며설명하는로제.

“그래서제가그것좀알려달라니까아직제수준으로는어렵다고못박는거있죠?”

내가했던플레이의결과.

로제는그자체만으로도내게힐링이되는존재였다.

“그렇군. 그렇게마계의마법을배우고싶다면나중에내마법을알려주마.”

“네? 그레고리님의마법이요? 그레고리님의마법이라면분명일전에…….”

갑자기로제의표정이굳더니심가게떨리기시작했다.

“……그거군요.”

“그래, 그거다.”

[스킬: 검은늪]

수많은바퀴를공격해상대를집어삼키는스킬.

그바퀴들역시평범한바퀴는아닌지라표면을갉아먹으며지속적인공격을하는기술이었다.

내가상대방의입장에서이런기술을당한다면?

상상만해도끔찍하다. 그리고그렇기에강한기술이었다.

아마게임이었다면공포라는상태이상을일으키는스킬이었겠지.

“……그건사양할게요.”

“아쉽군. 그래도, 나도과거에마법은꽤쓸줄알았으니등급을올리다보면네게알려줄마법을배울지도모르지.”

“그렇겠죠?”

그렇게말하며싱긋웃는로제.

로제는착한아이였다.

저녁식사때마르바스의태도가달라진것을보고나와둘사이에일이있었다는것을깨달았을터인데전혀티를내고있지않다.

그만큼나를믿는다표현하는것같아기분이좋았다.

“슬슬자러가보도록. 내일은아침일찍일어나야하니까.”

“아, 그런가요? 네! 그러면내일뵈요!”

손을흔들며방에서나가는로제.

아마내일마르바스가같이마차를타고떠나면반응이어떨지기대되었다.

“……오늘은심상공간에서쉴까.”

마르바스에게얻은정보를정리할필요가있었다.

아마소환사아카데미아나외전을하다보면안보이던게보이겠지.

자연스래심상공간으로들어간나는게이밍의자에앉아[소환사아카데미아]를실행시켰다.

“아몬, 네놈의약점을속속히밝혀주마.”

잘살고있는날먼저건드린건너니까.

* * *

정신없이플레이를하던도중, 옆에서물소리가들려왔다.

잠깐, 물소리?

고개를돌리고나서야그물소리가TV에서나오고있다는사실을깨달았다.

시계가가리키고있는시간은오전5시.

아무래도로제가먼저일어나씻고있는모양이었다.

“오늘은늦잠을안자고잘일어났나보군.”

여기로오는날에도늦잠을잤다며허둥지둥거렸었는데, 그래도오늘은잘일어난것같아다행이었다.

그러다문뜩, TV에가벼운세안이라면보여선안되는게보였다.

새하얀허벅지, 종아리, 발가락, 그리고한번씩보이는배꼽.

그제야나는로제가세안이아니라샤워를하고있다는사실을깨닫고는TV를꺼버렸다.

“큰일날뻔했군.”

그야말로범죄자나다름없는행동.

누가본다면샤워실에cctv를달아놓고구경하는줄알법한상황이었다.

“그나저나시간이벌써이렇게지날줄은몰랐는데.”

대략7시간은플레이한거였다. 본래현실이었다면피곤에찌들어드러누워야하겠지만다행히이몸은하루정도안잔다고이상해지진않았다.

“……나도씻을까.”

항상변신변신으로위생을해결했었기에따듯한샤워가그리웠다.

모든옷을벗고욕실에들어가따듯한물을온몸으로맞았다.

오랜만에하는샤워라그런지평소보다도더개운하게느껴졌다.

욕실에서나와물기를닦아내고옷을다입었을때쯤. 초인종소리가들려왔다.

TV를켜자준비를마친로제가저택의현관에서있는모습이보였다.

적당히옷매무세를정리하고로제의옆으로이동하자로제가깜짝놀란얼굴로나를바라보았다.

“음? 왜그러지?”

“아, 아니요! 젖은머리의그레고리님은처음봐서요.”

“그런가.”

확실히, 지금은머리만감고내충털고나온것이니좀다를지도몰랐다.

“……이상한가?”

“아, 아니요! 그것도그것나름대로의매력이있달까……그렇다고전에머리가이상한건아니고요! 그그…… 둘다어울리세요.”

그게고개까지숙여가며말해야할내용이었나.

나는녀석의정수리에손을얹었다. 까만머리가자라고있는로제의정수리는따끈따끈했다.

“그래, 아직안온녀석이있으니그녀석이오면가자.”

“네? 아직안온사람이있나요?”

힐끔고개를돌리니허리춤에검을찬마르바스가걸어오고있는모습이보였다.

“아, 왔군.”

“…네?”

짐하나없이검만챙기고천천히걸어오는마르바스. 나는녀석을바라보며물었다.

“짐은그게끝인가?”

“디브라오스가따로짐을들고천천히따라오기로했다. 그때까지는뭐, 여관이나아카데미기숙사에서지면되겠지.”

“어어…… 저는이게무슨상황인지전혀모르겠는데요…….”

눈동자가빙글빙글돌고있는로제. 대충짐작한반응이었다.

“마르바스는아카데미교직원으로취칙할예정이다. 노후자금이필요하다더군.”

“……네? 노후자금이요?”

무슨개소리를하냐는듯한심하게나를바라보는마르바스.

내가어깨를으쓱이자고개를숙이며생각하고있던로제가진지하게중얼거렸다.

“확실히, 노후자금은중요하죠. 그럼마르바스님이선생님이되시는거죠?”

“그렇지.”

“와! 그러면자주뵙겠네요! 너무좋아요!”

신나서방방뛰기시작한로제를마르바스가어이없게바라본다.

어쩌겠는가. 이게로제의매력인것을.

“슬슬마부가도착할시간이됐다. 빠르게움직이지.”

“네!”

아카데미의일요일.

어떻게대악마를끌고가는우리를아카데미측에서어떻게생각할지기대되기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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