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아카데미 속 악마대공이 되었다-39화 (39/169)

〈 39화 〉 아카바퀴 ­ 39

* * *

“와, 그레고리님! 그 머리도 어울리세요!”

내 머리를 끝내고 염색을 하고 있던 로제에게 다가가자 로제가 가장 먼저 꺼낸 말이었다.

“그런가, 다행이군.”

로제의 앞에 있던 전신 거울을 바라본다. 확실히, 이건 이것대로의 매력이 있었다.

남자는 포마드라는 말을 어디서 들었던 것 같은데……. 틀린 말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나 다음으로는 왕녀, 마지막으로 로제의 머리가 모두 끝났다.

이곳에 오고 나서 처음으로 보는 완전 금발의 로제. 내가 뚫어지게 그녀의 정수리를 바라보고 있자 로제는 부끄럽다는 듯 몸을 베베 꼬았다.

“그렇게 보시면 부끄러운데요…….”

“아니, 그냥. 신기해서 말이다. 검은 정수리는 네 아이덴티티였으니.”

“네엑? 뿌리가 검은 게 아이덴티티씩이나 됐다고요?!”

아무래도 본인에겐 콤플렉스였겠지만 로제하면 가장 떠오르는 것은 검은 뿌리랑 담배였으니까.

뭐, 머리야 곧 있으면 금방 까매지겠지 싶었다.

“저, 그레고리님? 이제 방금 말씀하신 곳으로 가는 건가요?”

우리의 뒤에 서 있던 프리실라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슬슬 수행원들을 물리려는 모양이었다.

“그래, 멀지 않은 곳이니 지금 물리고 출발하면 될 거다.”

“네, 알겠습니다. 아, 라파엘은 지금 소환해도 될까요?”

아무래도 라파엘에게 호위를 맡겼으니 다들 돌아가라고 말할 모양이었다.

“상관없다.”

“네, 그럼. 라파엘?”

프리실라가 조용히 그녀의 이름을 중얼거리자 대로변에서 피어오른 바람이 뭉쳐 인간의 형상을 이룬다.

호숫가에 비친 석양빛을 연상시키는 적갈색 머리와 붉은 눈동자, 등 뒤로 접은 순백의 날개까지.

라파엘, 그녀가 지금 이 자리에 강림했다.

“흐음? 우리 프리실라가 왜 이렇게 신났나 했더니, 우리 자기가 있었네?”

“……헛소리하지 마라. 라파엘.”

“후후, 알겠어 그나저──”

실실 웃던 라파엘이 나와 눈이 마주침과 동시에 굳어 버렸다.

……왜 그러는 거지?

“와, 존나 멋있어.”

“…뭐?”

“그 머리, 존나 멋있다고.”

멍하니 나를 바라보고 있던 라파엘의 얼굴이 점점 붉게 달아오른다.

“……그래, 고맙다.”

칭찬이 부끄러워 [특성 : 귀족]으로 최대한 표정 유지를 하고 있었을 때, 라파엘을 소환하고 수행원들에게 달려갔었던 프리실라가 방긋 웃으며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그레고리님! 다 물리고 왔어요!”

“그래, 그럼 바로 가도록 하지.”

“음? 누구 만나기로 했어?”

라파엘은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 우선 간략하게나마 설명해주기로 했다.

“마르바스가 아카데미에 검술교관으로 취직한 건 알고 있나.”

“……설마 저번에 로제랑 계약했다고 했던 이유가 그것 때문이야?”

“반대다. 로제랑 계약을 했기에 아카데미의 검술교관이 된 거지.”

내 대답을 듣고는 표정을 찡그리며 턱을 쓰다듬는 라파엘.

“으음……. 확실히 마르바스 정도 되는 검사가 검술교관을 한다면 우리 프리실라에게 도움이 될 것 같기는 한데…… 그래도 상대는 악마인데…… 그렇다고 나랑 악연이 있는 것도 아니고…… 뭐, 상관없겠지. 그래서, 그 마르바스가 왜?”

생각보다 정리가 빨리 끝난 듯했다.

“그 마르바스를 만나러 갈 거다. 그러니 괜히 성질부리지 마라.”

“아~ 걱정마 걱정마~ 무엇보다도 마르바스잖아? 그 양반이랑 뭐 안 좋은 기억이 있는 것도 아니니까. 무엇보다…… 프리실라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지?”

“그래.”

그래도 자기 소환사라고 아끼는 건가.

“저희, 마르바스님을 만나러 가는 건가요? 확실히 대련에서 엄청난 활약을 하시고 검술교관으로 들어오셨다는 말은 들었는데……. 와아…….”

프리실라는 아직 마르바스를 만난 적이 없는 모양이었다.

“그래, 그럼 우선 가도록 하지.”

마르바스와 만나기로 한 장소에 근접하자 저 멀리 비둘기에게 빵부스러기를 던져주는 마르바스의 모습이 보였다.

……저런 모습만 보면 영락없는 중년 신사인데 말이지.

문뜩, 비둘기에게 밥을 주던 마르바스와 눈이 마주쳤다. 아무래도 우리의 기운을 느낀 모양이었다.

“마르바스.”

“그레고리. 그 옆은……천사인가?”

마르바스의 물음에 라파엘이 씨익 웃는다.

원활한 활동을 위해 날개까지 숨겼음에도 마르바스의 눈은 피하지 못한 모양이었다.

“라파엘이야. 그쪽 이름은 많이 들었는데 내 이름은 들었는지 모르겠네?”

“라파엘?”

그녀의 이름을 들은 마르바스가 미간을 찌푸렸다.

“아아, 들어봤지. 천계의 4대 천사, 붉은 천사, 천계의 망나니.”

“하하! 맞아 다 내 별명이지.”

“그리고 그레고리에게 차였다는 천사.”

웃던 라파엘의 표정이 굳었다.

“그대의 소문은 마계에서도 유명하지. 악마와 천사의 금지된 사랑? 뭐, 그런 쪽으로 소문이 났었는데, 표정을 보아하니 역시 사실인가 보군?”

장난스럽게 킥킥 웃는 마르바스. 그 모습에 라파엘이 부들부들 떨었다.

“장난은 여기까지 하지 마르바스, 지금은 내 친구로서 여기에 있는 녀석이다.”

“음? 저 천사가 말인가? 자네, 대체 뭘 생각하고 있는 건가.”

“그건 목적지에 도착하고 나서 천천히 말하지.”

그 길로 우리는 빈민가 안쪽으로 향했다.

아무래도 프리실라, 로제, 라파엘 같은 미녀가 셋이나 뭉쳐 다녀서인지 우리 쪽으로 시선이 몰렸지만 멍청한 녀석들은 아닌지 검을 쥐고 있는 마르바스를 보곤 죄다 눈을 돌려버렸다.

그렇게 도착한 곳은 [파리와 염소] 파이몬이 머물고 있는 주점이었다.

“그레고리, 이 안에서 사악한 기운이 마구 느껴지는데?”

마기에 민감한 라파엘이 코를 틀어막으며 내게 물었다.

흑마법사의 소굴이니 당연한 반응이었다.

“우리가 만날 녀석이 이 안에 있다. 마르바스, 마음의 준비는 했나?”

고개를 끄덕이는 마르바스. 그대로 안으로 들어서자 내 얼굴을 본 바텐더가 곧바로 뒷문을 열었다.

아무래도 저번 방문 이후로 파이몬이 따로 언질을 남긴 것 같았다.

그대로 뒷문으로 나가 3번째 방 앞에 선 나는 문을 열기 전 내 주위에 선 녀석들을 바라보았다.

이 멤버로 파이몬에게 오다니, 파이몬이 난리 치는 모습이 벌써 머릿속에 그려지기 시작했다.

음, 나쁘지 않은데.

“열겠다.”

문을 열자 동시에 안에서 자욱한 연기가 밖으로 천천히 흘러나온다.

담배 연기임에도 불쾌하지 않고 오히려 익숙하기까지 한 향기.

힐끔 로제를 바라보았다.

“아, 사람을 통해 조금 보내드렸거든요.”

나 몰래 따로 파이몬이랑 연락도 하는 모양이었다.

“파이몬. 손님들을 데려왔다.”

천막 너머에 앉아있는 인영을 향해 그렇게 말하자 나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음? 이 목소리는 그레고리…… 이거, 손님이 꽤 많구나…….”

천막 너머에 있는 인영이 휘적휘적 움직이며 천막을 걷기 시작했다.

조금씩, 조금씩 천막이 위로 올라가고 마침내 천막이 완전히 올라가고 나서야 그녀의 얼굴이 온전하게 보였다.

방금 잠에서 일어난 듯한 졸린 눈과 아직 타오르고 있는 곰방대의 불꽃. 그리고 풀어진 얼굴까지.

아무래도 일어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모양이었다.

“음? 그대는 로제이지 않느냐? 그대가 보낸 세계수의 잎은 잘 피고 있느니라.”

“헤헤…. 다행이네요. 파이몬도 음…… 건강해 보이네요?”

“그대가 보내준 이것 덕분이지. 그리고 옆에는…… 처음 보는 아해와……음?”

졸린 눈으로 우리를 훑고 있던 파이몬의 시선이 굳었다. 시선의 방향으로 보아하니 내 뒤쪽에 고정된 상황.

서서히, 반쯤 감겨 있던 눈이 커지기 시작했다.

“어, 어, 어! 어! 어! 어! 영가아아암?!!!!!!”

“오랜만이군. 파이몬.”

자리에서 벌떡 일어선 파이몬이 재빠른 몸놀림으로 의자 뒤로 숨었다. 그리고는 힐끔 머리만 내미는 파이몬.

“그, 그레고리여!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 저 영감이 왜 여기에 있는 것이야!”

“……일단 진정하고 자리에나 좀 앉지. 중요한 이야기를 하려고 왔으니.”

“그래, 네가 걱정하는 일은 없을 거다. 파이몬.”

마르바스의 인자한 목소리가 통한 것일까. 마치 경계심을 풀은 고양이처럼 파이몬이 서서히 의자의 뒤에서 나왔다.

“도, 돈을 내놓으라 온 것은 아니겠지?”

“그래. 우선 자리에 앉지.”

마르바스의 확답을 듣고 나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자리에 앉는 파이몬.

“대체 무슨 짓을 저지르고 다닌 게냐. 그레고리여.”

“많은 일이 있었지.”

“그렇다고 설마 천사까지 데려올 줄이야…….”

그렇게 말하고는 고개를 젓는 파이몬. 그녀 역시 라파엘이 천사임을 간파한 모양이었다.

“나도 설마 그 파이몬에게 데려올 줄은 몰랐는데.”

라파엘에게서 짙은 투기가 느껴진다. 아무래도 과거 둘의 관계 때문인 듯싶었다.

과거 천마대전이 한창이던 시절, 마계의 선봉장이던 파이몬과 천계의 선봉장이던 라파엘의 만남이었으니 오히려 당연하다 느껴졌다.

“둘 다 적의는 집어치우고 자리에 앉지.”

나는 그렇게 말하며 자리에 앉았다. 뒤이어 나를 따라 자리에 앉는 마르바스와 로제.

칫, 하고 혀를 찬 라파엘 역시 순순히 자리에 앉고 나서야 분위기가 진정되었다.

“우선 너를 찾아온 이유는 세 가지다. 하나는 마르바스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여기 있는 프리실라 때문, 마지막은 나 때문이다.”

“……그것참, 본녀를 귀찮게 할 것 같은 이유들이구나.”

어이가 없다는 투로 말한 파이몬이 곰팡대를 물었다. 어디 한번 말해보라는 태도였다.

“이야기하기 전에 한 가지를 확실히 하지. 프리실라, 라파엘. 지금 여기서 나오는 이야기들은 모두 비밀에 부쳐라.”

“……어련할까. 이런 자리에서 나오는 말인 만큼 나도 알아서 입조심 할게.”

“네, 알겠습니다.”

확답을 받았으니 이제 이야기해도 되겠지.

“우선 프리실라에 관한 용건부터 말하는 게 좋겠군. 이 아이의 성장에 도움이 될 만한 물건을 팔면 좋겠다.”

“거래? 지금 내게 천사의 소환사를 도울만한 물건을 팔라는 건가?”

“돈이 필요한 건 네 녀석이지 않나.”

내 말을 들은 파이몬이 힐끔 마르바스를 보더니 이내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조금 있다 창고를 열어주지. 이것으로 첫 번째 용건은 끝?”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입을 열었다.

“두 번째 용건은 마르바스가 직접 말할 거다. 마르바스?”

“그래, 말해야겠지.”

고개를 도리도리 젓던 마르바스가 파이몬을 바라본다.

“파이몬.”

움찔. 하고 파이몬의 몸이 떨렸다. 아직까지는 마르바스가 무서운 모양이었다.

“……미안하다.”

“응?”

갑작스레 튀어나온 마르바스의 사과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 파이몬.

이어 나오는 마르바스의 말들에 파이몬의 표정이 점점 굳기 시작하여 이내 분노로 물들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지금 할배가 말한 대로라면, 나는 할배의 손바닥 위에서 놀고 있었다는 거네?”

얼마나 화난 것인지 말투마저도 바뀐 파이몬. 그 모습에 마르바스는 고개를 푹 숙이며 ‘미안하다.’라고 말할 뿐이었다.

“하, 어이가 없네. 마계의 대악마라는 작자가 그딴 녀석들에게 잘못 걸려서 인간계로 도망치다니. 거기다 나를 이용하기까지 해?”

마르바스는 그저 고개를 숙이고 있을 뿐이었다.

[특성 : 귀족]이 발동합니다.

웃음이 나올 것 같았다.

파이몬이 마르바스에게 분노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나는. 나만큼은 알 수 있었다.

파이몬이 화난 포인트는 마르바스가 자신을 속여서가 아니라는 것을.

자신의 할아버지나 다름없는 마르바스를 노리는 악마들에게 분노한 것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그래서, 뜬금없이 이걸 왜 사과하러 온 거야? 할배만 입 닫고 있었으면 난 아직도 할배를 생각할 때마다 무서워서 벌벌 떨었을 텐데.”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 표정을 찡그리는 파이몬. 거기서 내가 입을 열었다.

“내게 걸렸다. 자신이 저지른 덕분에 일어난 재앙을 본인 탓이 아닌 것처럼 말하다 내게 제대로 걸렸지.”

내 말에 옆에 앉아있던 로제가 ‘아, 그때 그래서…….’ 라며 중얼거렸다.

마르바스의 저택에서 있었던 일을 되새기는 모양이었다.

“그레고리, 너한테 걸렸다고?”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마르바스 덕분에 마계에 있는 내 영지가 휘말렸다. 덕분에 마계에 있는 실비와 내 영지가 위험하게 되었지.”

“실비? 그 실비 엘레고스를 걱정하는 거야? 그녀라면 네 영지 정도는 지킬 텐데?”

그녀 역시 실비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모양이었다.

나 역시 적당한 악마들이 모였다면 실비를 믿었겠지. 하지만, 그들의 뒤에는 그 녀석이 있었다.

“아몬, 그 악마들을 뒤에서 조종하는 자가 아몬이다.”

“……그 망할 새끼가 연루되어있다고? 그러면 충분히 걱정될 만하지.”

이해가 되었다는 표정을 짓는 파이몬. 아몬의 이름을 들은 그녀의 표정에 불쾌감이 서린다.

“그래서, 나는 빠르게 5성을 찍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그래야만 마계를 자유자재로 출입할 수 있게 되니까.”

나의 존재로서 그들을 물리는 것이 가능하다.

그렇게 말하자 파이몬이 고개를 끄덕인다.

“확실히, 그레고리 너 정도 되는 악마가 돌아온다면 녀석들도 쫄기야 하겠지. 녀석들은 네가 약해졌는지도 모를 테니까. 그럼, 네 목적은 널 5성으로 빠르게 올려달라. 이 말이야?”

그녀의 말에 나는 도리도리 고개를 저었다.

나의 성장은 그렇다 치고 나 혼자만 강해져서는 5성을 절대 찍을 수 없었다.

지금의 나는 악마이기 이전에 소환수였으니까. 로제 역시 같이 성장해야만 했다.

“마르바스의 말로는 아직 시간적 여유는 충분하다 하더군. 네 도움 없이도 충분히 5성을 찍을 자신이 있다.”

“그래? 그럼 네 용무는 대체 뭔데?”

궁금하다는 듯 묻는 그녀에게, 나는 별 것 아니라는 듯 그 단어를 내뱉었다.

“동맹.”

“……뭐?”

“동맹이다.”

아몬은 중상위의 악마들을 모아 연합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 악마들은 상위권의 대악마가 되기 위해 우리를 노리고 있다.

그렇기에, 나는 생각했다.

우리 역시 동맹을 만들면 되지 않을까? 허나, 마르바스와 나만으로는 그들의 연합에 대항하기엔 힘들었다.

그렇다면, 뭉치면 된다.

자신이 속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만들어 주어 파이몬에게 빚을 지게 만들고, 자신이 할아버지로 여기는 마르바스가 위험에 빠졌다는 사실을 말해줘 그녀의 분노를 마계의 악마들에게 돌린다.

과거 아몬에게 당한 적이 있는 만큼, 그녀는 절대 이 제안을 거절할 수 없다.

이 만큼의 동맹이 이루어진다면 승리는 확실해지니까.

마르바스는 나를 속인 대가를 나중에 갚으라 했으니 내 제안을 거절하지 못한다.

그 역시 내 제안이 그때 말한 부탁임을 깨달았을 것이다.

그렇기에, 그는 이 제안을 절대 거절하지 못한다.

라파엘에겐 소환사의 성장을 빌미로 빚을 만들어 놓는다. 무려 평화로운 이 시대에 악마들 간의 전쟁에 끼어들 수 있는 찬스였다.

전쟁과 전투를 사랑하는 라파엘로써는 절대로 참을 수 없는 제안일 것이다.

모든 것은 계획대로.

“대악마 3명과 대천사의 동맹이다. 이 정도라면 충분히 할 만할 터.”

그리고 나는 그들의 뒤에서 큰 피해 없이 내 영지를 지키고 적들을 흡수하여 성장한다.

완벽한 승리를 위해, 그들은 나를 성장시킬 수밖에 없다.

결국, 최고의 이득을 보는 것은 나와 내 소환사인 로제뿐.

이것이 바로 내가 생각한, 내가 계획한 이 좆 같은 세계에서 살아남는 법.

“대천사 라파엘, 대악마 파이몬, 마찬가지인 대악마 마르바스여.”

절대로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그들에게 제시한다.

“내 제안을 받아들이겠는가?”

녀석들의 심리를 꿰뚫고 있는 나만이, 고인물이 이 세상에서 살아남는 방법이었다.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