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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속 악마대공이 되었다-53화 (53/169)

〈 53화 〉 아카바퀴 ­ 53

* * *

유글리아 가문은 수많은 엘프 귀족가 중에서도 특별한 취급을 받는다.

세계수를 관리하는 그들은 어릴 때부터 철저한 예절교육을 받으며 훗날 세계수를 관리할 인재로써 철저히 교육된다.

즉, 세계수의 무녀가 되는 것이다.

‘물론, 저는 여동생이 있기도 했고 소환사에 대한 적성이 있어서 아카데미에 오게 됐지만요.

로제 역시 그런 교육을 받는 유글리아의 후계자였다. 그녀가 스스로 후계자의 자리를 벗어 던지고 소환사 아카데미로서의 진학을 바라기 전까지만 해도 말이다.

’소환사의 재능이 있다는 걸 안 가족들은 이해해주셨어요. 릴리님은 우리 가문의 자랑이었으니까요.‘

즉, 그녀는 아카데미에 들어오기 전까지 제대로 된 사회생활이란 걸 해 본 적이 없었다.

그것 때문에 아카데미에서 따돌림을 당한 것 같기도 하지만 말이다.

그리고, 그런 로제였기에 라구엘의 「징벌」은 통하지 않았던 것이리라.

심지어 태어나 처음 한 욕도 파르페에게 한 ’싸가지 없는 년‘일 정도이니 그녀에게 죄를 찾는 게 더 어렵지 않을까.

“……왜? ……왜 안 통하는 거야?”

“으윽, 계속 그러면 따갑다구요!”

계속해서 자신의 몸을 향해 징벌을 찔러오는 라구엘을 밀친 로제가 그녀를 있는 힘껏 밀쳐내며 외친다.

그리고 그런 광경을 보며 어이없어하는 나무엘.

“네 소환사는 대체 어떻게 되먹은 거야? 라구엘의 「징벌」은 나라도 스치면 더럽게 아픈데.”

“네가 그만큼 나쁜 녀석이란 거겠지.”

내 대답에 코웃음을 친 나무엘이 라구엘을 향해 외친다.

“라구엘! 「징벌」을 부탁해!”

“……응.”

그녀의 대답과 동시에 「징벌」에서 쏘아진 벼락이 나무엘의 검에 깃든다.

새하얗게 빛나는 검을 내게 겨누며 싱긋 웃는 나무엘.

“과연 너는 얼마나 아파할까?

”그렇게 나오겠다. 이건가.“

상대가 그렇게 나오면 나도 같은 방법으로 대처하면 될 뿐.

”그렇다면 너도 아파하게 해주지.“

[(스킬 : 화염 인챈트)를 발동합니다.]

새까만 내 몸에 불꽃이 깃든다.

그 광경을 보며 놀랍다는 듯 눈을 크게 뜨고 나를 바라보는 녀석.

지옥에서 올라온 바퀴.

불바퀴.

그게 바로 나다.

”이 정도면 네 녀석도 충분히 아프겠지.

“……안 그대로 끔찍한 모습인데 더 괴기해졌네?”

“그러는 주제에 잘도 공격하더군.”

“그것도 겨우지. 지금도 이렇게 마주하는 그것만으로도 힘든 걸?”

그런가. 다행히 내 외견이 가지는 공포는 그대로인 듯싶었다.

“그럼, 2차전 시작이군.”

그대로 녀석을 향해 있는 힘껏 주먹을 내지른다.

내가 알고 있는 한 사내의 기술.

인간의 몸으로 신에 도달한 남자가 사용하던 대표적인 기술.

“파이어 펀치.”

신의 주먹이 내 손에서 재현되었다.

“그래봤자 그냥 불을 두른 주먹이잖아!”

징벌과 불꽃이 겹쳐지며 엄청난 굉음이 울려 퍼진다.

그 탓에 표정을 찡그리는 나무엘. 허나 청각기관이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내게는 어떠한 영향도 없다.

이 형태의 나는 청각기관을 통하는 것이 아닌 공기의 진동을 느낌으로써 듣기 때문이었다.

다만, 징벌에 닿은 오른손에 끔찍할 정도의 고통이 느껴지고 있었다.

“너도 아픈가 보지?”

“더럽게 아프군.”

다행스럽게도 몸의 주인인 ’그레고리 존스‘ 가 아닌 ’나‘로서의 죄로 고통이 정해진 모양인지 죽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말이다.

“닿기만 하면 죽을 줄 알았나?”

“그럴 리가, 너 정도의 악마라면 최소 절규하며 쓰러질 줄 알았지.”

그건 또 무슨 바퀴킬러인지.

뒤로 물러서며 거리를 벌리려는 녀석에게 끈질기게 따라붙어 4개의 주먹을 계속해서 내지든다.

“그레고리류 ─파이어 아수라.”

그리고 끈질기게 징벌로 모든 공격을 막아내고 있는 녀석.

나는 공격만, 녀석은 방어만 할 뿐인데도 어째서인지 나만 데미지를 받는 느낌이었다.

이건, 억울해서 안 되지.

“화력을 좀 높이지.”

몸을 두르고 있던 불길을 팔로 옮겨 더욱 크고 강력한 불길을 만들어낸다.

비로소 몸의 불을 주먹으로 옮길 수 있는, 진정한 파이어 펀치의 경지에 이른 것이었다.

덕분의 녀석의 몸에 불길이 닿으며 같이 고통을 느끼는 사이가 되었다.

“라구엘! 교체야!”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

서로의 상성이 맞지 않다고 생각한 것인지 나무엘 녀석이 로제와 싸우고 있는 라구엘을 향해 외친다.

“그렇게 둘 거 같나.”

[스킬 : 날개 펼치기]를 발동합니다.

땅을 딛고 있는 발마저 지상의 굴레에서 벗어나 녀석을 향해 내질러진다.

총 여섯 군데에서 날아오는 공격. 하나둘 내 공격이 녀석에게 통하기 시작했다.

“나무엘에게서 떨어져. 악마.”

[(특성 :지독한 생명력]이 발동합니다.]

[지능이 폭발적으로 상승합니다.]

[회복력이 비약적으로 상승합니다.]

더듬이가 부르르 떨며 위로 섰다.

[(스킬 : 폭발적인 속도)를 발동합니다.]

있는 힘껏 뒤로 물러섰음에도 불구하고 한쪽 다리가 새까맣게 타들어 가며 사라졌다.

“천사가 제대로 쏘면 이 정도 위력인가.”

다행히도 징벌은 신성 속성으로 판별되지 않는지 다리가 급속도로 자라나고 있었다.

“그레고리님!!!!”

내게 「징벌」을 쏜 덕분에 빈틈을 만든 라구엘을 로제가 공격하며 라구엘의 왼쪽 팔을 베어내는 데 성공했다.

“괜찮으세요?!”

날개를 펼치며 뒤로 물러선 라구엘이 재빨리 나무엘에게 붙어주며 상처를 치료하기 시작했다.

천사들은 저 점이 성가셨다.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치유능력.

나는 치료할 틈을 주지 않기 위해 또 다른 스킬을 발동했다.

“검은 늪.”

[(스킬 : 검은 늪)을 발동합니다.]

두 사람 틈에서 새까만 늪이 형성되기 시작한다.

“이, 이건 그때 봤던……?! 네 녀석이었나!”

갑작스럽게 생겨난 벌레 때에 당황하는 나무엘. 그런 나무엘을 안고 라구엘이 하늘로 날아올랐다.

“여기라면 안전해…….”

하늘이라고 안전하다니.

“누가 안전하다고 했나.”

수만의 바퀴가 하늘을 향해 날아오른다.

내가 녀석들에게 내린 명령은 단 하나.

[공격]

바퀴들은 그 명령 때문이라도 기꺼이 하늘을 날아올라 두 녀석에게 달라붙고 있었다.

“이, 이런 망할! 라구엘! 어떻게 좀 해봐!”

“징그러워……! 떨어져!”

이번 공격은 「징벌」이 아니었다. 쌓아두고 있던 신성을 폭발시킨 것이다.

그 여파로 인해 흩날리는 바퀴의 시체들.

역시 [스킬 : 검은 늪]은 양학용 스킬이 맞는 건가.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을 때. 문뜩, 뇌리를 스치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상태창”

[마계의 대공, 그레고리 존스]

[★★★☆☆☆☆☆☆☆]

[특성]

1. 귀족

2. 지독한 생명력

3. 탐(?)

[스킬 목록]

1. 변신 (Lv.Master)

2. 날개 펼치기(Lv.3)

3. 폭발적인 속도(Lv.4)

4. 바퀴벌레 킥(Lv.2)

5. 검은 늪 (Lv.1)

6. 후각 상승 (Lv.1)

7. 화염 인챈트 (Lv.1)

[특성 : 탐(?) : 당신은 모든 것을 씹을 수도, 삼킬 수도 있으며 소화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새로 생긴 특성 [탐(?)]

이걸 이용하면 되지 않을까?

불꽃마저도 인첸트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마법이다.

그렇다면, 탐(?) 역시 인챈트 할 수 있지 않을까.

“로제.”

“네?”

“지금부터 인챈트를 할 생각인데 네 도움이 필요하다.”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얼마든지요!”

“지금, 새로운 종류의 인챈트를 시도해볼 생각이다. 내 마력이 폭주하지 않게 도와줬으면 좋겠군. 할 수 있겠나?”

“……네! 아마 이게 필요하실 거예요!”

로제가 그렇게 말하며 내게 건넨 것은 자기의 파이프 담배였다.

언제 준비를 해놨는지 안에 약초까지 꾹꾹 눌러놓은 상황.

확실히, 이런 상황에서 세계수의 잎은 큰 도움이 되리라.

나는 파이프 담배를 입에 물고 불을 붙힌 뒤, 몸의 마력을 움직였다.

스킬을 사용했을 때의 감각. 여기에 [특성 : 탐(?)]을 곁들인다.

몸속에서 마력이 갈팡질팡하는 것이 느껴졌다. 원래라면 바로 폭주해야 하지만 세계수의 잎과 등에 얹힌 로제의 손이 그것을 통제한다.

마침내, 여러 길을 둘러보던 마력이 탐(?)으로 향하는 길을 발견한다.

[새로운 스킬의 조합을 발견합니다!]

[이 스킬은 당신만을 위한 스킬입니다!]

[탐을 인챈트 할 시 마나소모가 감소합니다!]

[마계의 대공, 그레고리 존스]

[★★★☆☆☆☆☆☆☆]

[특성]

1. 귀족

2. 지독한 생명력

3. 탐(?)

[스킬 목록]

1. 변신 (Lv.Master)

2. 날개 펼치기(Lv.3)

3. 폭발적인 속도(Lv.4)

4. 바퀴벌레 킥(Lv.2)

5. 검은 늪 (Lv.1)

6. 후각 상승 (Lv.1)

7.화염 인챈트 (Lv.1)

설마 새로운 기술을 발견 했다고 이런 혜택을 줄 줄이야.

나는 그대로 하늘을 향해 손을 뻗으며 검은 늪에 탐을 인챈트 시킨다.

내 손에서 뻗어 나간 검은 연기가 바퀴들과 한곳에 섞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변이 일어났다.

“나무엘……. 이 녀석들, 신성을 먹고 있어.”

“뭐? 신성을 먹는다니, 그게 말이 되는 거야?!”

두 사람의 주변을 두른 신성을 바퀴들이 갉아 먹기 시작한 것이었다.

새까맣던 바퀴들이 새하얗게 물드며 하나둘 땅으로 쓰러진다.

하나 하나의 개체가 약한 만큼 씹고 삼킬 수는 있어도 소화까지 시키는 것은 무리였던 것이다.

“……이대로면 위험해. 나무엘, 내려갈게.”

“그래, 이 정도면 얼추 회복은 됐으니까.”

라구엘이 표정을 찡그리며 우리를 노려본다. 결국 치료는 끝내놓고 왜 그렇게 쳐다보는지.

결국, 만들어지는 2:2 구조.

땅에 내려온 라구엘이 승부를 내겠다는 듯 자신을 향해 몰려는 바퀴들에게 신성을 흩뿌렸다.

“이제, 끝낼 거야.”

피직. 하고 라구엘의 발에 밟힌 바퀴가 짓뭉개졌다.

나무엘의 검에 깃드는 「징벌」

라구엘 본인의 손에는 검이 아닌 도끼창 형태의 「징벌」이 형태를 잡았다.

“……그레고리님. 저거 조금 위험한데요?”

두 사람의 무기에 깃든 「징벌」을 본 로제가 식은땀을 흘리며 내게 말했다.

징벌로만 이루어진 무기라면 모를까, 나무엘의 손에 들린 검은 형체를 가지고 있었고 로제에게 치명타를 먹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로제, 검을.”

“네?”

어리둥절해 하는 로제의 검을 그대로 채간 나는 방금 전 새로이 배운 마법을 그대로 써먹었다.

화염 인챈트 역시 마법인데, 그렇다면 탐을 섞으면 어떻게 되는 걸까.

로제의 검에 새까만 화염이 휩싸인다.

그것은, 모든 것은 불태우고 모든 것은 삼키려는 듯한 하나의 검은 불꽃.

저쪽의 스킬이 「징벌」 이라면, 나는 이 불꽃의 이름을 이렇게 지으리라.

“탐욕.”

모든 것을 삼키려고 드는 이 불꽃에 그 만큼 어울리는 이름은 없으리라.

솔직히, 아마테라스는 좀 위험하잖아.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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