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3화 〉 129화 : 산의 옛 주인 (4)
* * *
흙으로 된 길을 걷고 걸으며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아직 높이가 낮아서 그런가?
산이라기보다는 그냥 숲인데, 이거.
그것도 길이 굉장히 잘 닦인 숲.
멀리서 봤을 때는 완전히 바위밖에 없는 줄 알았는데, 그렇지도 않구나.
산꼭대기로 가는 것도 아니니, 이대로 계속 흙길만 이어지면 좋겠는데.
그보다 걸은 지 이제 한 시간 가까이 되는데, 생각보다도 훨씬 평화롭다.
나무 위에선 새들이 지저귀고 있고, 하늘은 화창하며, 비탈 아래에선 으르르르 하는 낮은 울림이……
……울림?
울음소리?!
내 앞을 걷던 메린이 환성을 지르며 곧장 검을 뽑았다!
“아싸! 늑대!”
“너 너무 대놓고 좋아하는 거 아니냐?!”
저 녀석, 벌써부터 히죽거리고 있는 거 봐!
뭐 저리 비축을 못해 안달이야?!
식량 아직도 한참 많이 남았구만!
우리가 서 있는 길 아래쪽 덤불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늑대 주제에 은신 공격을 할 셈인가?
스사사삭 소리가 사방에서 들리기 시작했다.
늑대답게 무리 지어 덤빌 모양이군.
잔뜩 긴장하며 경계하고 있자,
“크워어어엉!!”
덤불 속에서 엄청나게 큰 늑대가 튀어나왔다!
“……?!”
미쳤나, 뭔 늑대가 저렇게 커?!
쩍 벌어진 주둥이만 해도 내 몸통 1/3 은 그냥 들어가겠네!
“이야~ 큰 놈이네!!”
수상하게 의욕이 넘치는 메린이 곧바로 튀어나가 검을 휘둘렀다.
마치 칼날이 만든 잔상에 잘려진 것처럼, 놈의 대가리가 주둥이를 쩍 벌린 그대로 몸에서 떨어져나갔다.
그 모습을 보며 직감했다.
오늘 이 땅에는, 목과 머리가 따로 노는 주검이 엄청나게 많이 쌓일 것이라고……!
“사방에서 오고 있어! 조심해!”
언제 올라간 건지, 블루벨이 나무 위에서 소리치며 활 시위를 당겼다.
……근데 어째 이쪽으로 쏜 거 같은데?!
그러나 화살은 내 머리 한참 위를 지나갔고, 곧 위쪽에서 끼깅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사방에서 온다더니, 포위되어 있다고 봐도 좋겠구만.
……그보다 괜히 놀라고 난리야.
저 엘프가 아무렇지도 않게 나에게 활을 쏠 수 있을 리가 없는데.
연이어 화살을 활에 걸며, 블루벨이 재차 외쳤다.
“말은 내가 지킬 테니, 넌 앞에 나가!”
“그래그래, 고삐 내놓고 빨리 튀어나가.”
느긋한 말투로 내 등을 툭툭 치며, 위슨이 엘프의 말을 거들었다.
그의 옆에는 평소보다 덩치가 두 배는 더 커진 듯한 늑대가 앉아서, 나를 향해 꼬리를 흔들고 있다.
뭐, 정령이 위슨을 지킬 테니 고삐를 맡겨도 상관없긴 하겠지만……
“……”
……기분이 영 이상해.
왠지 위슨 혼자 안전한 곳에 피신시키고, 나머지 녀석들이 열심히 싸우는 분위기 같아.
착각인가?
“꼽냐? 꼬우면 정령 부리든가.”
“젠장!”
착각이 아니잖아!
제길, 역시 정령 부럽다!
한숨을 쉬며, 나 역시 검을 쥔 채 늑대들을 향해 성큼성큼 다가갔다.
저 앞에선 두 아가씨가 각각 한 무리씩 맡아서 휙휙 자르거나 으스러뜨리는 중이다.
군더더기 없는 움직임으로, 공격 한 번당 늑대 하나씩 해치우고 있겠지.
메린은 어쩌면 한 번에 두세 마리씩 썰고 있을지도 몰라.
하지만 나는 그 두 사람처럼 한 번에 여러 마리를 상대할 순 없다.
나 같은 놈이 대담하게 나가면, 그 도착지는 늑대 뱃속이 될 뿐이지.
……그러니 술수를 부릴 수밖에.
앞을 주시하며, 바닥에서 흙 한 줌을 쥐었다.
멀찍이서 두 아가씨를 경계하던 늑대들이 내 기척을 느끼고, 뒤를 도는 것이 보였다.
나는 그 자리에 멈춰 서서, 놈들에게 검을 겨눈 채로 천천히 뒤로 물러났다.
“으르르르……!”
놈들 중 몇이 이빨을 보이며 내 쪽으로 슬슬 다가오기 시작했다.
하나, 셋, 다섯…… 다섯인가.
그 중에서 한 놈이 다른 놈들보다 몇 걸음 앞서고 있다.
그 짧은 새에 저들끼리 돌격대장을 뽑다니, 이럴 땐 인간보다 똑똑한 것 같아.
“크엉! 컹! 으르르……!”
“……”
놈의 뒤에 있던 두 마리가 옆으로 슬쩍 빠지기 시작했다.
아, 고마워.
왼쪽으로 빠진 놈에게 뛰어가며, 손에 쥔 흙을 던졌다.
“끼이잉?!”
내가 뿌린 흙덩이에 눈을 맞은 늑대가 마구 고개를 흔들었다.
그 틈에 놈의 대가리를 잡고, 그 목에 검을 찔러넣은 다음,
바깥쪽으로 뜯듯이 옆으로 빼내었다.
푸슈욱!
반쯤 잘라진 목에서 붉은 분수를 뿜어내며, 놈의 거구가 스르르 무너지듯 쓰러져갔다.
……뒤통수가 저릿한 느낌이 든다.
그럴 줄 알았어.
그렇게 나와야지.
바닥에 쓰러져가는 늑대의 등을 디딤대 삼아 반대쪽으로 뛰어넘고, 바닥을 굴렀다.
“크어엉!”
짧은 포효 뒤에 들리는 철푸덕 소리.
아마 제 죽은 동료에게 부딪힌 거겠지.
나는 바닥을 구른 후, 손에 또 다시 한 줌의 흙을 쥐었다.
내 뒤통수를 노린 늑대는 아직 일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흙 뿌릴 필요는 없겠네.
재빨리 다가가 그 옆구리를 깊이 찌르고, 배를 가르듯이 쭉 그어버렸다.
어디 보자, 그 다음은……
“크워엉!”
“우와앗!”
이번엔 늑대가 한차례 빨랐다!
가까스로 이빨을 막긴 했지만, 놈의 거대한 덩치 때문에 내 몸이 뒤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아아, 여기까지……는 무슨, 아직 멀었어!
바닥에 등이 부딪치는 순간, 나는 밑에서 놈의 턱을 세게 걷어차버렸다.
놈의 발 하나가 땅에서 떨어지자마자 그쪽으로 굴러 일어난 후, 얼굴에 흙을 뿌려버렸다.
그 다음은 아까처럼 마무리.
“하아, 하아……. 어이씨, 놀랐네.”
남은 두 마리는……
멀리서 으르렁대기만 하고 있군.
세 마리가 죽어서 쫄았나?
……하, 멀리 있으면 무사할 줄 알고?
어림없는 소리.
검을 바닥에 꽂고, 허리춤 가방에서 슬링 끈과 돌을 꺼내었다.
두 마리의 늑대는 자신들이 곧 무슨 꼴을 당할지도 모르는 채, 나를 보며 위협만 할 뿐이었다.
차라리 그냥 덤비는 게 나을 텐데.
가만히 있다가 이마에 돌 박히는 것보단 명예로운 죽음일 테니까.
쌔애액!
퍼억!
두 개의 돌이 날아가 각각 하나씩 머리에 폭폭 박혔고, 비틀대는 두 머리는 곧 붉은 피를 뿜으며 바닥에 쓰러졌다.
“후우우……”
첫 시도에 꼬여온 놈들은 다 끝장냈나.
근데 내가 다섯을 상대하는 동안, 저 앞에선 그보다 배는 더 되는 듯한 수를 땅바닥에 엎어뜨리고 있었다.
지금도 계속 늑대를 늑대‘였던 것’으로 만들고 있고.
“……”
뭐, 어쩔 수 없지.
난 한꺼번에 여러 마리를 해치울 수 없으니, 한 마리씩 확실하게 끝장낼 수밖에.
……그건 그렇고, 뭔 늑대 무리가 이렇게 많아?
많아봤자 열 마리 아닌가?
뒤에서도 계속 활 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고…….
산이라 그런가?
“히히히!”
“하아아아아…….”
……일단 한 명은 지금 상황이 굉장히 만족스러운 듯했다.
신이 난 듯한 웃음소리를 들으며, 나는 땅이 꺼져라 푹 한숨을 쉬었다.
잠시 후, 으르렁거림이 사라진 숲에는, 비릿한 내음이 자리하며 제 존재감을 과시하기 시작했다.
다른 짐승이나 몬스터가 피냄새를 맡고 나타날지도 모르니, 되도록 빨리 떠나야한다.
“……그러니까그거 하나만 해. 알았어?”
“알았어, 알았어~”
내가 단단히 이르자, 메린은 대강대강 답하면서 목이 똑 잘라진 늑대의 배에 대거를 대었다.
……대충 대답하는 게 맘에 안 들지만, 뭐, 그녀는 정말 한 마리만 작업할 거다.
메린은 그런 녀석이니까.
문제는 딴 녀석이야.
“위슨 너도.”
“……”
그래, 곧바로 뚱한 눈으로 날 보는 이 녀석!
나도 지지 않고, 건조한 표정으로 녀석을 마주하며 재차 말을 꺼냈다.
“갈 길 바쁘다, 임마.”
“……쳇.”
두 눈에는 여전히 불만이 잔뜩 서려 있으면서도, 위슨은 수긍하듯이 짧게 혀를 찼다.
그리고는 가죽을 벗기고 있는 메린의 근처에 쪼그리고 앉아, 늑대 이빨을 뽑는 등의 다른 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이빨도 무슨 재료가 되나?
“……”
그나저나 도축에 환장하는 녀석과, 재료 수급에 환장하는 녀석이 한데 있으니 정말 환장하겠군.
이 산에 있는 동안은 저 꼴을 매번 보겠구만.
하하하.
하아아아…….
아무튼 쉬자…….
“영차.”
말 앞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헝겊더미를 꺼내어 피투성이가 된 검을 닦기 시작했다.
은근히 귀찮지만, 바로바로 안 닦으면 녹이 슨단 말이지.
기름칠은…… 아직 안 해도 되겠네.
말끔해진 검을 다시 검집에 넣고, 방금까지 마구 굴러다녔던 숲을 멀거니 바라보았다.
산 밑 웨셋 정도는 아니지만, 여기도 큼지막한 시체가 굴러다니게 되었구만.
그래도 벌써 몇몇 시체엔 검은 새가 앉은 걸 보니, 땅이 썩어 못 쓰게 되진 않을 것 같다.
“근데 뭔 늑대가 저리 커?”
“늑대가 아냐. 다이어울프이지.”
내 옆에 앉으며 블루벨이 대답했다.
다이어울프…….
처음 듣는 이름인데, 산에만 사는 짐승인가?
그보다 이름에 늑대 들어갔으니 결국 늑대구만, 뭘.
아, 맞다.
깜빡할 뻔했네.
나는 옆에 앉은 엘프를 보며 말을 건넸다.
“고마워, 블루벨.”
“어? 뭐가?”
“늑대, 아니 다이어울프한테서 말 지켜줬잖아. 댁 입장에선 안 해도 되는 일일 텐데.”
그녀는 우리에게 포로로 잡혀 있는 상태이니, 우리가 다이어울프와 싸우건 말건 별 상관없을 텐데.
아니, 다이어울프가 우리를 죄다 잡아먹도록 응원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풀려날 테니까.
그러나 그녀는 말들을 지키기 위해 활 시위를 당겨주었다.
부탁도, 아무런 명령도 하지 않았는데.
“그러니 고마워.”
“……”
블루벨은 놀란 듯이 약간 동그래진 눈을 깜빡이더니, 갑자기 고개를 저쪽으로 홱 돌려버렸다.
이내 중얼거리는 듯한 작은 목소리가 들렸다.
“……차, 착각하지 마! 너희 좋으라고 한 거 아니니까. 말들이 잡아먹히는 게 불쌍해서 그런 거야!”
“그렇단다, 야. 고맙다고 해라.”
앉은 상태에서 팔을 뻗어, 되새김질을 하고 있는 말의 턱을 쓰다듬어주었다.
“푸흐응.”
“그러고보니 너 이름 뭘로 할까?”
기특한 놈이니까 이름을 지어줘야 할 텐데.
음…… 빌린 말이니까 렌탈?
아니면 신전에 있었으니까 홀리?
떠오르는 대로 입 밖으로 내보자, 말이 무어라 대답을 하는 것처럼 푸릉거렸다.
맘에 든다는 건지, 싫다는 건지 알 수가 있어야지…….
“조지 어거스터스 4세.”
갑자기 블루벨이 불쑥 중얼거렸다.
뜬금없이 또 뭔 소리래?
멀뚱히 쳐다보자, 블루벨이 어깨를 으쓱였다.
“얘가 그랬어. 자기 이름이 조지 어거스터스 4세래.”
“……”
쓸데없이 웅장한데.
왠지 말에게 붙일 이름이 아닌 거 같아.
이 녀석, 혹시 방금 지어낸 거 아니야?
……진짜 그런 거면 굉장한데?
엄청 똑똑한 놈이잖아!
교단 마구간에 있던 놈이라 그런가?
어쩌면 축성된 건초를 먹어서 똑똑해진 건지도 몰라.
아무튼 자기소개를 했으니, 그대로 불러줘야지, 뭐.
“그래, 조지. 앞으로도 잘해보자.”
“히힝!”
인사하며 턱을 쓰다듬어주자, 녀석이 짧게 울며 주둥이를 들이밀었다.
그리고 마치 나와 말 사이에 끼어들듯이, 잿빛 늑대…의 새끼가 고개를 쑥 내밀었다.
물론 저 흙바닥에 널부러진 놈들의 새끼는 아니고, 위슨의 정령이다.
“멍!”
“엉? 너 아직 안 들어갔어? 아, 그래그래. 너도 고생했어.”
얼굴을 들이미는 녀석을 껴안고, 이마와 등을 긁듯이 쓰다듬어주었다.
아, 푹신푹신해…….
“……너 이상해.”
이번에도 불쑥, 블루벨이 중얼거리듯이 말을 꺼냈다.
“엉? 모르는 소리 마. 얘 털이 얼마나 푹신한데.”
“아니, 그거 말고. 넌 다른 인간이랑 전혀 달라. 특이해.”
“뜬금없이 뭔 소리야?”
안고 있던 늑대를 내려놓자, 녀석은 내 주위를 폴짝폴짝 뛰며 돌더니 연기가 되어 사라졌다.
왠지 이야기 잘 하라고 인사하며 자리를 피해준 것 같았다.
연기가 사라진 후, 블루벨은 가만히 나를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감정적이고, 이기적이고, 탐욕적이고, 폭력적인 게 인간이잖아. ……근데 넌 달라. 전혀 아니야.”
“……”
뭐지? 지금 이거 시비 거는 건가?
내가 아까 엘프들이 인간 마을을 작살냈다고 추측한 걸 앙갚음하려는 건가?
하지만 버럭 쏘아붙이기엔, 블루벨의 표정은 한껏 진지해보였다.
으음…… 아무래도 그냥 시비 털려는 건 아닌 것 같군.
그럼 나도 진지하게 상대해줘야지.
나는 어깨를 으쓱이며 대답했다.
“아니, 네가 잘못 본 거야. 난 특이한 거 없어. 나도 충분히 감정적이고 이기적이야. 탐욕…은 모르겠지만 길바닥에 떨어진 동전을 그냥 냅둘 정도로 욕심 없진 않아.
마지막은 뭐였지? 아, 폭력. 혹시 아까 내가 늑대, 아니 다이어울프 잡는 거 못 봤어? 내가 왜 폭력적이지 않아?”
게다가 이 엘프가 말하는 건 인간의 모습 일부일 뿐이다.
이성적이고 이타적이며, 무욕하기도 하고 평화를 사랑하는 인간도 있다.
그뿐인가? 다른 성질들도 무척 많지.
친절함, 냉담함, 관대함, 옹졸함…….
블루벨이 말한 건, 정말 아주아주 작은 일부분인 것이다.
그러나 엘프는 고집스럽게,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넌 내가 왜 여기 왔는지 알지?”
“어. 들었어.”
“내가 언제 온 건지도 알아? 그 괴상한 심문 때 말했었는데.”
“아니.”
로나와 위슨은 블루벨의 심문 내용을 자세히 말하진 않았다.
그저 이 엘프가 용사를 죽이려 했다고만 했을 뿐.
“왜 안 물어봤어? 내가 뭘 알고 있는지 궁금하지 않아?”
“엘프가 왜 용사를 죽이려 하는지 모른다며? 그럼 아무것도 모르는 거나 마찬가지인데, 달리 물어볼 게 뭐가 있어?”
“……내가 너희 인간들을 염탐했을지도 모르는데?”
“글쎄, 강가에서 강도질하던 녀석이 그런 훌륭한 첩보 임무를 수행했을 것 같진 않은데?
설령 했다고 해도, 그건 내가 신경 쓸 게 아니지. 심문하면서 줄줄 다 말했을 거 아냐. 알아서 하겠지, 뭐.”
우리의 자랑스러운 사제님과 마법사님은 콧등에도 신경을 안 쓰고 있겠지만, 그때 위병들도 같이 있었다고 했으니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겠지.
그렇게 말하자, 블루벨은 나에게서 시선을 돌려 앞을 향했다.
“……내가 여기 넘어온 지는 한 달 정도 됐어. 그 괴상한 종소리가 울린 다음에 왔거든.”
나무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에, 그녀의 머리카락이 이리저리 흔들거렸다.
그 작은 장난질을 그대로 내버려둔 채, 블루벨은 저 앞 너머를 바라보며 이야기를 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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