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0화 〉 136화 : 너를 위한 정도(??)
* * *
저 아래까지 가라앉았던 의식이 서서히 떠오른다.
완전히 눈을 뜨기에는 조금 모자란 깊이에서, 감각이 먼저 깨어나 현실을 인지한다.
머리는 푹신한 베개 속에, 어깨에는 부드러운 담요, 그리고 팔 안에는 침구와는 또 다른 포근함이 따스함이 있다.
이 팔을 풀어야 깨어날 수 있을 텐데, 도저히 못 풀겠다.
너무 편안해서.
좀더 가까이, 더 깊이 품고 싶다.
팔 안에 담긴 따스함을 내 쪽으로 더 붙이자, 코끝이 간질거리며 은은한 라벤더의 향기가 풍긴다.
그 향에 취한 것처럼, 몸이 한층 더 나른해지며 의식이 도로 가라앉아가는 것 같다.
“으응…….”
내가 아닌 누군가의 웅얼거림을 들은 착각.
아직 꿈 속 밑바닥을 헤매고 있나보다.
이 방엔 나 밖에 없으니까.
……근데 이 느낌, 어째 좀 익숙한 거 같은데?
왠지 아주 최근에 이거랑 비슷한 걸 느꼈던 거 같은데.
희미한 의문에, 천천히 눈이 뜨였다.
“……”
흐릿한 시야 한가득, 갈색머리가 펼쳐져 있다.
이거 사람 머리 같지?머리가 있으면 몸도 붙어 있겠지?
그러고보니 팔에 뭔가 굉장히 푹신하면서 탄력 있는 게 닿는데.
손에는 약간 미지근한 바람이 느껴지고.
갈색머리…… 라벤더…… 푹신…… 바람…….
이거 사람이네, 사람.
……사람?
갈색머리 사람이라면……
메린?!
“꺄아아아악!!”
정신이 번쩍 들며 뒤로 홱 물러났다!
……그리고 훌륭하게 침대에서 떨어졌다.
우당탕! 쿵!
“아으윽…….”
더럽게 아프네, 망할…….
부딪힌 부위를 문지르며 바닥을 구르고 있는데, 문이 삐걱 열리며 쾌활한 목소리가 들렸다.
“이야, 굉장히 기운이 넘치시네요! 같이 자면 피곤이 확 풀리는 건 메린 님만이 아닌가봐요~”
히죽히죽 웃으며 로나가 방으로 들어왔다.
이 자식, 사제이면서 이런 사악한 흉계를 꾸몄겠다!
그래도 그녀의 무사한 얼굴을 보니, 빡치는 것보다는 반가운 마음이 먼저 들었다.
“……일단 무사해서 다행이다. 위슨도 같이 온 거지?”
“네! 지금 저녁 준비하고 계세요.”
둘 다 무사했구나. 다행이다.
나는 안도의 한숨을 쉰 후, 내 비명에도 아랑곳없이 쿨쿨 자고 있는 아가씨를 척 가리켰다.
“얘가 왜 여기서 자는 거야?! 너야?! 네가 메린 밀어넣었지?!”
“어머, 밀어넣다뇨~ 저희는 그저, 메린 님도 고생하셨으니까 좀 쉬시라고 방에 들였을 뿐인데요~ 침대 올라가라고 한 적 없는데요~
사실 다른 방이 있긴 한데, 여기랑 좀 떨어져 있으니까 안전상 어쩔 수 없었어요~”
말과는 달리, 얼굴은 계속 히죽거리고 있다.
이 녀석, 뻔해.일부러 그런 거야! 틀림없어!
“야, 임마, 그럼 차라리 날 깨우지! 이게 뭔 꼴이야?!”
제기랄, 한 침대에서 메린과 같이 누워서, 끌어안고 자버렸어……!
같이 안 잔다고 했는데, 침대 공유해버렸어!
아으아아아아!!
아, 얼굴 익어버릴 거 같아!
“나 참, 뭘 그리 부끄러워하세요? 그냥 잠만 잔 건데요.”
“시끄러!”
“더 부끄러운 짓도 하지 않으셨어요? 카엘 님, 메린 님 좋아하시니까요. 꺄아~”
저, 저 잔망스러운 녀석!
어디서 몸 배배 꼬고 있어?!
“뭔 생각하는 거야, 이 자식아! 네가 상상하는 거 안 했어! 건전하게 있었다고!”
“뭐라고요?”
얼굴을 덮은 두 손을 떼고, 로나가 얼굴을 찌푸렸다.
“안 했어요? 왜요? 카엘 님, 메린 님 좋아하시잖아요. 뜨거운 한때를 보내시기 딱 좋은 때라 생각했는데요. 혹시 사명을 다 마치시기 전까진 금욕하겠다고 서원이라도 하셨나요?
으음, 사명을 중시하는 그 투철함은 감탄스럽지만 조금 쓸데없네요.”
“저기요, 사제님. 사제님이 서원을 쓸데없다고 하시면 안 되죠. 애초에 그런 거 하지도 않았고.
너 어째 내가 일 저지르길 바란 거 같다?”
“그건 아닌데요. 근데 카엘 님은 혈기왕성한 젊은이이시잖아요. 사모하는 여자와 단 둘이 있게 되면 애욕이 끓어올라서 그대로 꺄아~ ……가 될 줄 알았죠.”
“……”
이 녀석은 나를 뭘로 보고 있는 걸까?
나 그래도 평소에 되게 성실하게 하고 다닌 거 같은데.
왜 그런 충동적인 놈으로 보이고 있는 거지?
“하…… 나 그런 놈 아니야, 임마. 게다가 몸 상태도 엉망이었는데 애욕은 무슨.”
“히히, 그렇긴 했어요. 그럼 카엘 님, 밖에서 말씀하시죠. 메린 님은 아직 주무시니까요.”
“그래. ……아, 잠깐.”
조심스럽게 메린을 들어 베개 위에 똑바로 눕히고, 내가 발광하느라 흘러내린 담요를 다시 펴서 덮어주었다.
……진짜 잘 자네.
새삼 생각하는 건데, 얘 자는 얼굴 귀여운 거 같아.
아, 이럴 때가 아니지.
“……잘 자.”
머리를 정돈해주며 인사를 건네고, 조용히 방을 나섰다.
솥 앞에서 손을 흔드는 위슨에게 간단히 인사하며, 로나를 따라 오두막 바깥으로 나왔다.
낭떠러지에서 뛰어내렸을 때만 해도 날이 창창했는데, 지금은 짙은 주황빛으로 물들어 있다.
……대체 얼마나 오랫동안 의식을 잃고, 얼마나 오래 잔 거야?
로나는 크게 기지개를 켠 후, 나를 돌아보며 물었다.
“몸, 괜찮으시죠?”
“아, 응. 치유해준 거지? 고마워.”
“히히, 고맙긴요. 그게 제 일인걸요.”
그리고 이어서, 그녀는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카엘 님, 다신 그러지 마세요.”
“엉? ……아, 그거. 미안.”
화를 낼 줄 알았는데, 그녀는 여전히 미소를 지으며 나지막이 말하고 있었다.
“뭐에 대해 미안하신 거에요? 용사로서 목숨을 함부로 한 것? 아니면 또 이런 일이 있으면 또 저지를지도 모른다는 것?”
“……둘 다.”
거짓말이 통하지 않는 사제님이니, 솔직하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차마 눈은 마주할 수 없다.
으, 이번에는 화내겠지? 철퇴만 안 휘둘렀으면 좋겠다.
“후후.”
그러나 로나는 이번에도 화를 내긴커녕, 오히려 더욱 부드럽게 웃고 있었다.
“정말로 메린 님을 많이 좋아하시네요. 그런데도 관계를 안 가지시다니 신기하네요. 메린 님은 분명 거부하지 않으셨을 텐데요.”
“……그, 그걸 어떻게…….”
어떻게 메린이 거부 의사가 없었던 걸 알고 있는 거지?
설마 어디서 다 보고 있던 건가?!
놀란 내 얼굴을 보며, 로나는 킥킥 웃었다.
“메린 님은 카엘 님을 특별하게 생각하시니까요. 당연하죠.”
“트, 특별?! 이 녀석이 누가 들으면 오해하게시리! ……메린은 그런 거 없어. 그냥 나랑 오래 알고 지냈으니까 친숙한 거겠지.”
“그럴 수도 있죠. 그래도 메린 님이, 카엘 님에게 애착을 가지고 있는 건 확실해요. 당신이 그 사람에게 누구보다도 큰 영향을 주고 있고요.”
……어느 여관에서 그랬던 것처럼, 로나는 진중한 말투로 말을 이었다.
“그 사람이 어떤 상태인지 말씀드렸던 거 기억하시나요?”
“……어.”
사람은 모두 영혼을 품고 있으며, 그 영혼은 그 크기에 맞는 그릇에 담겨 있다.
그리고 메린은 태생적으로 영혼이 그릇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
그 탓에 일반 사람들이 마땅히 느껴야 할 감정도, 죄의식도 느끼지 못한다.
물론 그녀 자신은 희로애락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감정에 공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우는 사람을 보고도 그걸 달래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지 않는다.
기뻐하는 사람을 보며 그 기쁨을 나누려 하지 않는다.
곤란에 처한 사람을 불쌍히 여기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그 빈 자리를 합리성으로 채워야 한다.
논리와 이치를 행동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그래야 사람 흉내라도 낼 수 있으므로.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인 후, 그녀는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당신은 그 사람을 ‘사람으로 만들고 싶다’고 하셨죠. 사람 흉내를 내는 존재가 아닌, 당신이나 위슨 씨와 같은 사람으로.”
“그래.”
“그럼 관계를 가지는 것도 좋은 방법일 거에요.”
“……네? 왜요?”
얼빠진 목소리로 되묻는 내가 재미있다는 듯이, 로나는 킥킥 웃었다.
그러나 그녀의 얼굴에서 농담하거나 놀리는 기색은 조금도 없었다.
“영혼이 그릇을 다 채우지 못해서 문제가 되는 거라면, 영혼을 채우면 되지요. 즉, 여러 감정을 가지게 하는 거에요.
사람의 감정은 기본적인 희로애락에서, 다른 사람과의 교류와 교감을 통해 변형되고, 파생되며 풍부해지는 구조랍니다.
메린 님은 카엘 님에게 애착을 가지고 있으니, 카엘 님이 더더욱 교감하시면 되는 거에요. 물론 그 변화는 굉장히 느리겠지만요. 어쩌면 평생 걸릴지도 몰라요.”
평생…….
……뭐, 각오했던 거니까 상관없나?
어차피 무슨 사고를 당하지 않는 한, 내가 먼저 메린을 떠날 일은 없을 테니까.
아, 설마.
“……그게 그때 말한 네 방법이야?”
메린을 사람으로 만드는 방법.
그때 로나는 나를 돕겠다고 하면서,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다’ 라는 말을 남겼었다.
“맞아요. 계속해서 메린 님과 교감하는 것. 그게 당신이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에요. 그러니 육체관계를 가지는 게 좋다는 거죠.”
육체관계의 본 목적은 자손을 남기는 것.
그리고 그걸 보다 적극적으로 수행하도록, 그 행위에서 여러 긍정적인 영향을 가지도록 만들어져 있다.
그 중 하나가 감정이며, 그 감정 중에가장 강렬한 것은 쾌락이다.
아무리 작은 마을일지라도 창부 하나는 반드시 존재하도록 만들 정도로, 인간은 쾌락에 쉽게 빠져든다.
그 다음으로 강한 동기를 불러일으키는 것은……
“교감이래요.”
“교감?”
“저도 들은 얘기인데, 사랑하는 사람과 몸을 섞을 때, 그 사람에게 더 깊이 다가간 거 같아서 굉장히 기쁘고, 그 사람도 나를 사랑하는 게 느껴져서 기쁘고 안심이 된대요.
괜히 귀족분들이 마구마구 애인을 만드는 게 아닌가봐요.”
무엇보다도, 아무리 이성관계에 대한 감정이 없을지라도 메린 역시 인간이며, 생물이다.
배고픔과 추위를 해결하고 위험요소를 배제하고자 하는 생존본능이 있는 것처럼, 그녀 역시 자손을 가지고자 하는 본능을 가지고 있을 터.
“그 사람이 당신에게 가진 애착, 그로 인한 친숙함과 편안함……. 그게 자연스럽게 애정으로 변하는 건, 빗방울이 바위를 뚫어버릴 정도의 오랜 세월이 걸려도 일어날까 말까일 거에요.
하지만 육체관계를 가진다면? 본능이 일깨워지며 애욕이 끓게 될 거고,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성애가 생길 수도 있겠죠.”
“……아니 애초에 그런 감정이 없는데 그렇게 좋게 되겠어?”
“히히, 카엘 님이 그게 생기도록 만들걸요? 메린 님을 많이 좋아하시잖아요. 벼랑 밑으로 떨어지는 메린 님을 뒤따라 뛰어내리는 사람이, 제 욕구만 채우려 들 리가 있나요.”
……아, 그래서 나보고 메린과 관계를 가지라고 하는 거구만.
이 녀석, 진짜 열 네 살 맞나?
말하는 건 꼭 서른 넷 같단 말이지.
내가 한숨을 쉬자, 로나는 빙긋 웃으며 물었다.
“왜요? 내키지 않으세요? 메린 님이 당신을 이성으로 보지 않으니까? 그저 순서만 조금 달라질 뿐인데도 싫으세요?”
“싫어.”
그건 옳지 않으니까.
……만약 그 방법으로 그녀가 온전히 사람으로서 감정을 품을 수 있게 된다고 해도, 그녀가 그 후에 마음을 품는 상대가 내가 아닐 수도 있지 않은가.
그때, 그녀가 나와 밤을 보낸 걸 후회하게 만들고 싶지 않다.
설령 그녀가 평생 감정을 다 깨닫지 못하게 될지라도, 나는 그런 방법은 취하고 싶지 않다.
“저런, 메린 님에 대한 연정만 깨달으면 순탄하게 될 줄 알았는데, 역시 쉽지 않네요.”
모처럼 내건 제안을 딱 잘라 거절한 건데도, 로나는 토라지거나, 그날처럼 나를 안타까워하는 기색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나를 향해 더 깊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카엘 님다워요.”
“나…답다고?”
“네. 정도(??)를 가려고 갖은 애를 쓰는 거. 자신보다 다른 사람을 더 우선시하는 거. 그냥 좋은 게 좋은 거라 생각해도 되는 건데, 절대로 그러지 않으려는 거.
정말로 맘에 들어요! 그래야 제가 도와드릴 의욕이 샘솟죠!”
……혹시 나를 시험한 걸까?
아니면 로나 역시,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제안한 것일까?
내가 내키지 않아서 그렇지, 객관적으로 볼 때 나쁠 거 하나 없는 방법이긴 하니까.
내키지 않은 건, 안 하는 게 좋은 법이다.
“그럼 두 분이서 그냥 저기 가만히 계셨어요?”
“아니…… ……그, 내가 고백했어. 좋아한다고.”
이 이야기는 정말로 의외였는지, 로나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오오~ 생각보다 빠르셨네요. 아, 그래서 메린 님이 당신을 이성으로 안 본다는 걸 아신 거군요? 저런, 가엾은 카엘 님.”
“시끄러, 임마.”
“그럼 메린 님도 이제 고민하게 되시겠네요.”
“아닐걸? 내가 억지로 그런 생각할 필요 없다고 했거든.”
내가 그랬듯이, 그런 생각은 억지로 해서 될 게 아니다.
반대로, 그런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애를 써도 자꾸 생각하게 되고.
그리고 남녀가 어쩌고 하는 것 때문에, 괜히 껄끄러워지고 불편해지면 안 되지 않은가.
……어쩌면 내가 메린에게 ‘날 남자로 보지 않아도 된다’고 한 건, 그녀와 어색해지기 싫어서 선택한 도피인지도 모른다.
씁쓸히 그 생각을 속으로 되뇌이고 있는데, 로나의 작은 웃음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리자, 그녀는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아니요. 고민하게 되실 거에요.”
“뭐 하려고? 야, 하지 마. ……진심이야. 메린을 괴롭게 하지 마.”
“고민하는 건 괴로운 게 아닌데요. 그리고 저는 누굴 괴롭히지 않아요. 사제인걸요.
헤매는 자를 바른 길로 인도하는 게 사제가 할 일이잖아요.”
큰일이네.
진짜로 뭔가 할 생각인 거 같은데.
괜히 메린이 이상한 일에 휘말리는 거 아냐?
“아, 걱정 마세요. 뭐 작당하거나 할 건 아니니까요. 평소처럼 메린 님을 옆에서 도와줄 뿐이에요.”
“……돕고 있었냐?”
“그럼요~ 사제인걸요. 덤으로 내일은 간만에, 메린 님과 시원~하게 대련이라도 할까 해요!”
아마 카엘 님도 하게 되실걸요~
겁을 주듯이 그렇게 말하며, 로나는 킥킥 웃었다.
뭐가 재미있는 건지 한참을 웃은 후, 로나는 가만히 나를 바라보았다.
“괜찮아요. 카엘 님은 하시던 대로 하시면 돼요. 어차피 변한 것도 없는데요, 뭐.이제야 제대로 시작하는 거지.”
“……그런가?”
“그렇다니까요. 놀릴 게 없어져서 아쉽지만 좋은 일이니 할 수 없죠, 뭐.”
“……”
“히히, 그만 들어가요! 카엘 님 감기 걸리셨다간, 제가 메린 님한테 혼날 거 같아요!”
말도 안 되는 소리.
그녀는 분명 나를 보며 혀를 찰 것이다.
그렇게 속으로 투덜대며, 이 어둠 속에서 홀로 빛을 내고 있는 오두막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러고보니 블루벨은? 어떻게 됐어?”
“엘프요? 여기 주인이랑 같이 별채에 던져뒀는데요. 둘 다 팔다리 분질러놨으니 걱정 마세요.”
“……”
태연하게 살벌한 소리를 하는 어린 사제님.
조금 전까지 부드럽게 웃으며 나를 격려하던 모습과는 완전히 딴판이다.
……나 참, 진짜 교단 책임자에게 편지 한 통 써야겠어.
오두막으로 들어가며, 속으로 굳게 다짐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