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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는 소꿉친구 검성이 무섭다-150화 (150/475)

〈 150화 〉 146화 : 용사 지원 시범사업 (1)

* * *

본의 아니게 드워프의 대표와 식사자리를 갖게 된 우리 일행은,

“와, 이 파이 엄청 맛있어요! 소스에 고기에 야채에 치즈……! 우와아, 이런 요리는 처음이에요!

근데 이 빨간 소스는 뭔가요?……토마토? 엥? 그런 게 있어요?”

“아, 이거……. 리조토였던가? 역시 본고장 요리는 다르구만. 쌀알이 살아있네. 섬에서 먹었던 건 거의 죽이었는데. 맛있네.”

앞에 누가 있든 전혀 개의치 않고,

“흠흠…… 이 닭가슴살 요리에 쓰인 소스, 딴 거에도 쓸 수 있겠네. 데이노에도 괜찮겠는데. 야, 카엘, 이 송아지 요리에 쓰인 소스, 바르그 고기에 딱일 거 같지 않냐?”

“아니, 전혀.”

그야말로 식사를 한껏 즐겼다.

흰색 치즈에 처음 보는 빨간 채소를 얹고 약간 새콤한 초 맛이 나는 드레싱을 뿌린 샐러드,

가늘고 길다랗게 뽑은 밀가루 반죽을 삶아서 소스에 볶은 요리,

커다란 호박 속에 닭을 통째로 넣고 구운 요리…….

말리스에서 경험했던 것과는 또 다른 향연이었다.

……다만, 내 옆자리의 아가씨가 이 요리들을 무시무시한 방향으로 응용하려는 게 굉장히 신경 쓰인다.

하, 이거 나중에 엄청난 요리가 나오겠는데?

몬스터 고기를 써서.

식사를 마친 후, 암피오 의장은 우리에게 시커먼 차를 내왔다.

……이거 잉크 끓인 건 아니겠지?

“커피일세. 자네들이 마시는 차보다 월등히 쓰니, 크림과 설탕을 꼭 넣도록 하시게나.”

“얼마나 쓰길래…… 허윽.”

정신이 확 들 정도로 썼다!

이야, 이거 고향에서 먹던 그 물약만큼 쓴데?

여기서 고향의 맛을 느낄 줄이야.

사양하지 않고 크림과 설탕을 팍팍 넣었다.

잉크 같던 시커먼 색깔이, 왠지 캐러멜이 떠오르는 연갈색이 되었다.

……맛은 여전히 씁쓸했지만, 향이 좋으니 그럭저럭 마실 만했다.

“자, 배도 채웠겠다.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하도록 할까?”

의장은 아무것도 넣지 않은, 시커먼 색깔 그대로 커피를 마시며 말을 이었다.

“한 달 좀 전에 종소리가 울린 후, 곧바로 ‘무엇으로 협력할 것인지’ 논의를 해왔네. 그 결의가 조금 전에 내가 이야기한 것들이지.”

사람을 지원하지 않는다.

그 대신 드워프의 기술을 담은 무구를 제공한다.

그것이 드워프 의회가 내린 결단이었다.

“궁금한 게 있는데요.”

나는 이전부터 은근히 신경이 쓰이던 걸 물었다.

“부엉이탑도 그렇고, 여기도 그렇고…… 종소리가 울리면 용사가 올 거라는 건 어떻게 아신 거죠? 정작 저는 아무런 신탁도, 계시도 못 들었는데.”

내가 예언서의 필사를 마친 바로 그 다음날에 신탁이 내렸고, 또 그 다음날에 바로 용사가 되었다.

지금 생각해도 되게 어이없네.

왜 하필 내가 일 끝내자마자 바로 갱신이 된 거야, 장난해?!

아무튼 신탁은 그 모양이지만, 내가 지금 뭔 회람판처럼 들고 다니면서 도장 받고 있는 이 맹약서는 정말 유서가 깊은 물건이다.

초대 국왕이 탄생하기 전…… 그러니까 대충 따져도 육칠백 년 전에 작성된 것이니까.

당연히 여기엔 용사의 ‘용’자도 적혀 있지 않다.

그런데도 서약을 나눈 종족들의 수장은, 하나같이 용사가 나타난 걸 알고 있었다.

종소리가 울렸을 때, 무언가 계시가 내리기라도 한 걸까?

“아, 그거?”

암피오는 어깨를 으쓱이더니 엄지손가락으로 옆쪽을 가리켰다.

그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자, 바위벽에 어떤 석판 같은 것이 걸려 있는 게 보였다.

“종소리가 울릴 때, 저 석판에 글씨가 떠올랐네. 보이시는가?”

그녀의 말처럼, 흰색으로 굉장히 또렷하게, 또박또박 글자가 적혀 있었다.

보이는 대로 가만히 읽어보았다.

“……[빛을 품은 대행자가 오리라. 그대, 맹세를 기억하는 자여, 명예를 맞이하라]……?

뭔가요, 이거? 예언?”

“그럴 걸세. 그 직후에 만난 인간들이, 수도에서 ‘용사의 출현을 알리는 선포식’이 있었다고 했다더군. 그렇게 알게 된 걸세.

다른 자들은 어떤지 모르나, 아마 비슷할걸?”

마찬가지로 석판을 보고 있던 위슨도 고개를 끄덕였다.

“어, 맞아. 수장실에도 저런 게 있었어. 뒷부분 문구는 좀 달랐을걸? 대충 ‘맹세를 더럽힌 자여, 정화의 때가 왔도다’……였던 거 같은데.”

더럽힌 자……악마의 수작으로 마녀가 된 마법사들을 가리키는 말인가?

게다가 정화라니……

뭐지?꼭 내가 그 섬에서 깽판치는 게 정해져 있었다는 소리로 들리는데.

그뿐 아니라, 어쩐지 이들에 대한 평가……

아니, 판결문인 것 같기도하다.

……그럼 마녀, 베르메는 맹세를 더럽힌 자 어쩌고 하는 문구를 봤으면서 그냥 무시해버린 거야?

우와, 진짜로 제 욕망 말고는 아무 관심도 없는 족속들이었구나.

엘프보다 훨씬 대단한 거 같은데?

위슨의 말을 들은 드워프 의장이 눈을 살짝 동그랗게 떴다.

“아, 그럼 자네가 부엉이탑 출신인가? 흠, 그렇군…….”

“왜? 마녀 껄끄럽냐? 위슨은 마녀 아닌데.”

“아니, 마녀에겐 아무 원한도 없네. 우린 거의 땅 위로 나가지 않거든. 오히려 부엉이탑엔 큰 은혜를 입었지. 아주 옛날에.”

고개를 갸웃하는 위슨에게, 의장은 나중에 이야기해주겠다며 화제를 바꿔버렸다.

아무튼 인간을 제외한 네 종족에게는 다 이런 석판이 있다는 거군.

엘프들 역시 인간, 그것도 귀족과 접촉하고 있었으니, 선포식이 있었다는 걸 들었겠지.

“……”

좀 희한하네.

다섯 종족이 나눈 서약은‘드래곤이 또 나타나면 힘을 합쳐서 없앨 것’이었지,‘용사가 드래곤을 없앨 것이니 그걸 도울 것’이 아니다.

용사가 나타날 것이라는 건, 이들 중 누구도 알지 못했다.

창조주와 가장 가까운 존재, 그 분의 목소리를 대신 전하는 대언자에게도, 용사의 등장은 굉장히 갑작스러운 것이었다.

율리아 공주가 오래 전에 들은 계시는‘드래곤의 봉인이 풀릴 것’이라는 것뿐.

그녀 역시 용사가 나타나리라는 걸 안 지 얼마 안 된 것이다.

다른 종족들에 비해 한두 주 더 일찍 알았긴 하지만, 단지 그것뿐이었다.

……보통 이런 건, 미리 예언이 내린 다음, 몇 백 년이 지난 뒤에야 실현되고 그러지 않나?

이건 뭐라고 해야 하나…….

좀 불경할지도 모르지만, 솔직히 그냥 대충 던진 거 같아.

아니 ‘일 년 뒤 세계멸망’, 이딴 조건이 걸려 있으면서 이렇게 얼렁뚱땅하게 시작해도 되는 거냐고.

진짜 어이가 없네.

그보다 왜 정작 나한텐 그 계시라는 게 한 번도 안 내리는 거야?

내가 당사자잖아, 장난해?

적어도 마녀들이 맛이 가 있다든가, 엘프가 날 죽이려 한다든가, 뭐 이런 건 알려줘야 되는 거 아니냐고.

그래야 마음의 준비라도 할 수 있을 거 아냐!

오오, 신이시여.

존귀하심이 높고 높으신 창조주시여!

이거 정말 너무하신 거 아닙니까?!

하아…… 뭐, 어쨌든 수수께끼는 풀렸다.

묵은 호기심을 해결했으니 다시 눈앞의 일에 집중해야지.

나는 어쩐지 그윽한 눈을 하고 있는 의장에게 물었다.

“무구를 지원하는 게 용사에 대한 협력이라 하셨죠. 엘프를 박살내달라 하셨는데, 협력에 대한 조건입니까?”

“그럴 리가 있나. 그냥 가능하면 해달라는 거야.”

“왜죠?”

“꼴 보기 싫으니까.”

“……좀더 장황하게 말씀해주세요.”

그녀는 낄낄 웃으며 의자 등받이에 몸을 깊이 묻었다.

의자 높이에 비해 그녀의 키가 월등히 작아서, 진짜로 파묻히는 것 같았다.

어쩐지 목이 아플 것 같은 자세인데도, 그녀는 무척이나 편안하게 말을 꺼냈다.

“놈들의 그 오만방자한 태도는 하루이틀이 아닐세. 그 진득한 수명만큼 케케묵었지.

우리 지혜로운 선조들은, 놈들을 상대했다간 수염과 머리만 잃을 게 뻔하니, 그냥 협약 하나를 맺고 무시하기로 했네.”

굉장히 간단한 협약이었다.

엘프들이 산을 침범하지 않는 한, 드워프들은 산 밑에서 엘프들이 뭔 짓을 하든 전혀 신경 쓰지 않겠다는 것.

한 마디로, 상호불가침 조약이었다.

한동안은 그 협약이 굳게 지켜졌기 때문에, 드워프들은 굉장히 평온한 나날을 보낼 수 있었다.

“근데 어느 날부터 놈들이 슬쩍슬쩍 산에 기웃거리더군. 키우던 강아지가 산으로 도망가서 찾으러 온 거다, 길을 잃고 걷다 보니 산이었다, 하도 가까워서 숲의 뒷산인 줄 알았다…….

하나같이 엿 같은 핑계를 대면서 말야.”

그런 어이없는 도발이 계속되자, 드워프들도 슬슬 엘프의 숲을 건드리기 시작했다.

도끼날이 산 아래로 굴러 떨어진 거라는 둥, 굉장히 어처구니없는 이유를 대면서.

그래도 이때까지는 ‘꼴 보기 싫은 이웃’ 정도였지, 지금처럼 ‘죽여버리고 싶은 새끼’는 아니었다고 말하며, 암피오는 싱긋 웃었다.

“그러다 일 년 전부터 이상징후가 발생했네. 원래 이 산에 자라지 않던 버섯이 나질 않나, 대가리에 조약돌이 붙은 곰과 멧돼지가 튀어나오질 않나…….

요즘은 밤마다 나무가 가지를 휘적이며 노래를 부른다고 하더군.”

“노래요? 요정이 깃들어서 그렇게 보이는 것 아닙니까?”

요정들은 이따금 나무에 깃들어서, 그 앞을 지나는 생물들에게 장난을 치곤 한다.

가지를 마구 휘두르거나 뿌리로 옭아매는데,재수없으면 그대로 죽는다.

다행히 인간만 요정들의 그 장난이라 쓰고 살생행위라 읽는 짓에 당하는 건 아니다.

그래서 이따금 숲에서 몬스터와 대치할 때, 근처에 요정이 있으면 한 마음 한 뜻으로 요정을 조진 후, 훈훈하게 헤어지기도 한다나?

고향 촌장님한테 들은 이야기인데, 솔직히 진짜인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내 추측에, 드워프 의장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요정은 산에 없네. 산 위의 기운은 차분하지 않아서, 밤의 정수가 잘 모이지 않거든.

산에 내리쬐는 별빛과 달빛, 산 위에 드리우는 검푸른 밤자락의 기운은 모두 이 밑으로 흘러내리지.

그 때문에 우리 ‘산의 일족’이 땅 속에서 태어난 걸세. 옛날에 여길 찾아와 마법을 전수한 현자는, 그 낮과 밤의 기운을 ‘신비’ 또는 ‘마력’이라 불렀지.”

아무튼,

그녀는 그렇게 덧붙이며, 지금 그게 중요하지 않다는 듯이 손을 내저었다.

“노래하는 나무는 평범한 괴현상이 아니야. 나무에 ‘신비’가 쌓였다는 뜻이지. 면밀히 조사한 결과, 두 가지 사실이 밝혀졌네.

하나는 부적을 붙인 짐승의 사체가 그 나무 밑에 묻혀 있었다는 것. 또 하나는, 그짓을 한 게 바로 귀쟁이 새끼들, 엘프라는 것일세.

……놈들은 우리 영토를 노리고 수작을 부린 게야. 이건 명백한 침략 행위이지.”

“의심하는 건 아닌데, 무슨 근거로 엘프가 했다는 결론이 나온 거죠? 부적은 마녀도 다루잖아요.”

내 말에, 암피오는 어깨를 으쓱였다.

“부적에 엘프어가 적혀 있었어.”

“그 놈들 바보 아닙니까?”

“내 말이.”

아니 뭔 음모를 그렇게 티 나게…….

하, 차라리 이게 엘프와 드워프 사이를 갈라놓으려는 이간책이었으면 좋겠다.

근데 그딴 짓을 저지를 제3세력이 하나도 없잖아.

인간?

지금 있는 세력권 지키기도 벅차다.

인어?

애초에 물 속에서 사는데 뭍의 일을 신경 쓰겠나?

아니야, 어쩌면 엘프 내부의 정쟁 때문인지도 몰라.

일부러 분란을 일으켜서 지지도를 잃도록 하는 거지.

그래, 그런 음습한 계략일 거야!

……근데 말단이긴 해도 블루벨의 하는 짓거리나, 그 흰머리 미친 엘프가 했던 짓을 보면 가망성이 하나도 없어!

그냥 ‘들킬 리가 없고, 설사 들키더라도 뭐 어쩔 거냐’는 콧대 높은 사고방식으로 저질렀을 거 같아!

“용사, 자네가 엘프의 숲을 불태우고 싶어한다더라 들었네.”

“그런 소리 안 했는데요.”

뒤집어엎을지도 모른다고 했지.

그게 그거 아니냐며 의장은 콧방귀를 뀌었다.

“아무리 자네가 용사라 해도, 지금 장비로 놈들에게 쳐들어가는 건 자살행위일세. 자네, 놈들을 마주한 적이 있나?”

“예. 땅 위를 거의 날아다니더군요.”

가파른 경사길도 그들의 걸음을 멈추지 못한다.

블루벨이 나무를 똑바로 걸어서 올라가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했다.

의장은 내 말에 깊이 동감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날파리마냥 정신 사납게 움직이면서 활을 쏴 대지. 게다가 쓸데없이 수명이 길어서, 전투력은 가히 최강이라 할 수 있네. 솔직히 우리도 버거워.

나 역시 한때 전선에 섰던 전사로서장담하네.자네들은 놈들을 당해내지 못해.그러니 목숨 보전하고 싶으면 우리의 무구를 가지고 가게나.”

“……하지만 의장님, 놈들은 인간의 어린애들을 저들 숲으로 데려가고 있습니다. 지금도 그 애들이 무슨 짓을 당하고 있을지 모르는데, 지체할 수 없어요.”

나는 엘프들이 인간의 애들, 그것도 네다섯 살짜리 어린애들을 사가고 있다는 것을 전했다.

“그 애들을 판 건 인간이지만, 엘프가 먼저 거래를 제시했을 겁니다. 껄끄러운 소리이지만, 그런 어린애들을 팔려고 하는 인간은 없거든요.”

너무 어리니까 병에 잘 걸리지, 게다가 할 수 있는 일도 없다.

몸집도 작고, 힘도 없고, 아는 것도 없으니까.

제 자식으로 키우려는 게 아니라면, 데려가봤자 손해인 것이다.

굳이 판다고 하면, 말리스, 그 돈독 오른 도시의 고아원밖에 없겠지.

거기 출신자 말에 따르면, 먹이고 입히는데 별로 돈도 안 드니, 어느 정도 나이만 차면 무조건 이익을 낼 수 있으니까.

근데 엘프들이 그런 어린애들만 골라서 데려가고 있는 거다.

그것도 어마어마한 가치를 지닌 보석을 값으로 지불하면서.

……‘비료’라는, 불길하기 짝이 없는 별명을 붙이면서.

“엘프들이 뭘 꾸미는지는 모르지만, 묵과할 수 없는 일인 건 분명합니다.

……그러고보니 의장님, 놈들이 이 산맥을 넘었을 텐데, 무언가 들은 것 없으신가요?”

그녀는 눈을 감고 잠시 생각에 잠겼고, 이내 고개를 저었다.

“그런 이야기는 듣지 못했네. 하지만 놈들의 거슬리는 움직임이 한둘이 아니니, 의회에는 뭉뚱그려서 보고했을 수도 있어. 나중에 진영에 가서 물어보시게.”

“알겠습니다.”

“자네가 그렇게 급하다니 가는 걸 말릴 수는 없네. 하지만,”

드워프 의장, 암피오는 팔짱을 끼고, 나를 진지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고작 밥 한 끼 먹인 걸로 용사에게 협력했다고는 못하네. 우리 자존심이 용납 못해.”

“예에……, 그럼 다녀와서 다시 들를 테니……”

“그대로 가면 뒤진, 아니 죽는다니까? 그걸 알면서 그냥 두는 건 우리가 죽이는 거나 마찬가지야!”

단호히 말한 후, 그녀는 턱을 괴며 또 다시 고민하다가 별안간 씨익 웃었다.

그리고 잿빛 머리카락을 손으로 한 번 휙 넘기면서, 만족스러운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훗훗,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 그래, 어쩌면 이 편이 더 나을지도 몰라!”

“좋은 생각…이요?”

음, 이때까지 ‘좋은 생각’이라 들은 것 중에 멀쩡한 건 별로 없었는데.

살짝 불안을 품으며 의장을 바라보았다.

“그래, 그것도 아주 좋은 생각.”

더더욱 깊은 미소를 지으며, 암피오 의장이 나를 향해 눈을 반짝였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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