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4화 〉 160화 : 왕에게 안내하라 (2)
* * *
블루벨의 가족인지 애인인지 알 수 없는 엘프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목소리로 말했다.
“……원하는 게 뭐냐?”
내 앞에 있는 이 다섯 명은 활을 거두었지만, 저 나무들 속에 숨어 있는 놈들은 아니겠지.
게다가 이들도 아마 단검 정도는 품고 있을 터.
단검 들고 엘프식 돌격을 한다면 막아내기 어려울 것이다.
아무리 인질이 있어도 여전히 우리가 불리해.
그러니 말을 골라서 해야 하겠지만…….
“대답해라, 인간! 원하는 게 뭐냐? 대체 무엇 때문에 이런 짓을 하는 거지?!”
아니 왜 저렇게 억울한 듯이 말하는 건데?
내가 나쁜 놈 같잖아!
게다가 인질이 있는데도 저렇게 고자세로 나오고 있고!
아, 맘만 먹으면 구할 수 있다~ 이건가?
쓸데없이 예리한 놈들 같으니라고.
꼴받으니까 나도 존댓말 안 한다, 이 더러운 귀쟁이 놈들아!
“말했을 텐데. 당신들의 왕을 만나게 해달라고.”
“폐하께 위험을 끼칠 수는 없다! 죽고 싶지 않으면, 얌전히 그녀를 내려놓고 꺼지는 게……!”
“상황 파악이 안 되시나보네.”
한숨을 쉬며, 나는 메린에게서 블루벨을 넘겨받았다.
그리고 놈에게 잘 보이도록, 한 손으로는 블루벨의 푹 꺾인 고개를 들리고, 다른 손에는 단도를 쥐고 그 목에 대었다.
“그어줘?”
“당장 그 칼 내려놓지 못해?!”
놈이 반사적으로 다시 활을 겨누려는 게 보였다.
멍청한 놈이……!
놈이 시위를 당기기 전에, 나는 배에 힘을 주고 힘껏 소리질렀다.
바로 앞에서 얼타고 있는 멍청이와, 그 뒤의 귀쟁이 놈들이 똑똑히 듣도록.
“뭘 날리던! 뭔 짓을 하던! 그걸 제일 먼저 맞는 건 이 엘프가 될 거다!! 명심해, 이건 경고야!!”
……그러니 활 치우고 순순히 안내나 해, 이 등신아.
아니면 너보다 더 높은 책임자를 불러오든가!
그딴 식으로 계속 뻗대지 말고!
블루벨을 보며 크게 동요해준 엘프를 향해 속으로 일갈했다.
그러나 놈은 이를 갈며 나를 노려볼 뿐이었다.
“비열한 놈……! 큭, 조금만 참아, 블루벨! 내가 꼭 구해줄게……!”
“……”
애인인가보군. 이런 어린애 몸매가 취향이라니, 변태 아냐…….
어쨌든 저 엘프가 대표로 나서는 걸 보면, 경비대장 아니면 경비조 조장은 되겠지.
블루벨이 어떻게 될까 봐 전전긍긍하고 있으니, 잘 구슬리면 들여보내줄 것 같다.
“이봐, 내가 바라는 건 딱 하나야. 당신들 왕을 만나는 거.그렇게만 해주면 이 엘프는 즉시 풀어줄게. 약속해.”
“그 말을 나더러 믿으라는 거냐?! 이 악독한 놈! 블루벨을 당장 풀어줘!!”
돌겠네, 진짜.
왜 저렇게 뻗대는 거야?
진짜로 이 녀석이 맞을까봐 활도 못 쏘면서……!
하…… 어쩔 수 없구만.
나는 블루벨을 내려놓고, 배낭에서 붕대를 꺼내어 그녀의 입을 돌돌 말아서 틀어막았다.
그런 내 머리 위에서, 메린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렸다.
“야, 뭐하냐?”
“못 믿겠다잖아. 믿게 만들어야지. 하, 진짜 우라질 놈.”
투덜대며, 나는 블루벨의 손과 상반신을 묶은 밧줄을 푼 후, 그녀를 단단히 팔에 안았다.
그리고 분통만 낼 줄 아는 멍청한 귀쟁이 놈이 잘 볼 수 있도록 마주 세운 다음, 나머지 손에 다시 단도를 쥐었다.
하…… 진짜 하기 싫다.
“……카엘, 줘. 그냥 내가 할게.”
한숨을 쉬는 게 들렸는지, 메린이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제안했다.
……그래, 그녀에게 맡겨도 된다.
그럼 나는 편하게 귀라도 막으면서, 저 얼타는 귀쟁이에게 일갈하기만 하면 되겠지.
근데 그게 무슨 소용이 있나?
어차피 메린도 내가 시켜서 하는 거잖아.
결국은 내가 직접 하는 거나 하등 다를 바 없어.
아니, 오히려 더 질이 나쁘다.
뒤에서 나 홀로 깨끗한 척하는 거니까.
직접 저지를 각오가 없는 놈은, 시켜서도 안 되는 법이다.
“괜찮아. 걱정 마.”
고개를 저으며 그렇게 대답하자, 메린은 짧게 한숨을 쉬며 다시 앞을 향했다.
나 역시 고개를 돌려, 분노로 얼굴을 붉게 물들인 엘프를 향했다.
“야, 꼭 그럴 필요 있냐?”
위슨인지 파랑새인지가 가만히 물어왔다.
고개를 돌리지 않은 채, 나는 단호히 대답했다.
“머리가 안 돌아가서 상황 파악이 안 되는 놈이잖아. 눈앞에 현실을 들이대줘야지.”
“굳이 안 해도 될 거 같은데…….”
“위슨 씨, 이미 늦었어요. 이제 와서 안 하는 게 더 이상하니까, 그냥 지켜보세요.”
로나의 타이르는 목소리를 끝으로, 내 일행들은 모두 입을 다물었다.
시작할 때가 됐군.
“못 믿겠다고 했지? 잘 보고 있어.”
믿게 해줄게.
축 쳐져 있는 블루벨의 팔을, 단도로 홱 그었다.
붉은 핏방울이 공중에 흩날리고 그녀의 몸이 경직되면서, 감겨 있던 두 눈이 활짝 뜨였다.
“블루벨!!”
“그래, 기절했던 게 바로 풀릴 정도로 아프구나. 미안해. 더 아플 거니까 각오하고.”
입을 막아놨으니까 혀는 안 깨물겠네.
이빨은 좀 깨질지도 모르겠다.
중얼거리며, 쭉 그은 상처를 칼로 찌르고 살짝 돌렸다.
“으으으으읍!!”
막힌 비명을 내지르며, 블루벨이 내 손에서 벗어나려고 마구 발버둥쳤다.
묶이지 않은 나머지 한쪽 팔까지 내가 끌어안고 있는 탓에, 그녀는 마구 몸부림을 치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블루벨의 팔에서 쏟아지는 피가 후드득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아마 바닥을 붉게 적시고, 웅덩이가 되어 고이고 있겠지.
저 비명 아닌 비명을 듣는 것도 껄끄러운데, 바닥의 참상을 보면 정말로 마음이 약해질 거다.
나는 아래를 보지 않으려 애를 쓰며, 블루벨의 팔에 박은 칼을 뽑았다.
“블루벨!! 그만, 그만해!! 그만하란 말이다!! 이 잔학무도한 놈……! 그녀를 괴롭히는 게 무슨 의미가 있다고!!”
“의미없어 보여? 진심은 아니겠지. 진심이라면 좀 난감하니까 알려줄게.
무슨 의미냐면, 이 엘프를 죽일 수 있는데도 굳이 네 녀석들에게 협상을 걸고 있다는 뜻이다.”
내 말에, 놈이 두 눈을 크게 뜨며 딱 한 마디 말했다.
“뭐…라고……?!”
“……”
말로 하기 힘든 껄끄러움이 뒷목을 간질이면서 빡침이 올라오기 시작했지만, 일단 꾹 눌러 참았다.
“잘 들어. 우리는 반드시 너희 왕을 만날 거다. 만나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굉장히 많아.
네 녀석이 끝까지 우릴 막더라도, 그 때문에 이 녀석이 죽더라도 우린 너희 숲으로 들어갈 거고, 너희 왕을 찾아갈 거야.
알아들어? 무슨 말인지 알아듣냐고.”
거듭 이야기하지만, 우리…… 아니, 나에게 있어 블루벨의 가치는 숲으로 들어가는 통행증, 그게 전부이다.
그리고 그 가치에, 그녀의 생사여부는 그리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설사 그녀 덕분에 평화롭게 숲으로 들어간다고 해도, 그 안에서 싸우게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녀가 여기서 내 손에 죽는다면 나는 엘프들과 완전히 척을 지겠지.
근데 이미 적대관계이니까 딱히 손해 보는 것도 아니다.
그땐 당당하게, 용사로서 쳐들어갈 뿐.
물론 이 이야기를 입 밖으로 낼 순 없었다.
저 얼간이는 어쨌든, 인질인 블루벨이 들으면 실망하지 않겠는가?
그 탓에 괜히 너 죽고 나 죽자며 무슨 발광을 하기라도 하면 굉장히 곤란하다.
“그러니 너희 왕에게 안내해. 그럼 이 녀석을 풀어준다니까? 서로 평화롭게 가자고.”
“그 입 닥쳐!! 연약한 여자에게 칼을 대는 놈이 평화를 논하느냐!!”
나도 하기 싫어. 진짜로.
생판 남에게 하는 것도 껄끄러운데, 좀 엿 같긴 해도 알고 지낸 사람이잖아.
그러니까 그냥 좋게좋게 가자고 하는데, 저 등신 새끼가 진짜…….
그나저나 연약한 여자? 이 녀석이?
허허, 참 살다 보니 별 웃기는 소리를 다 듣는군.
“블루벨, 들었어? 댁이 연약하다는데.”
“으으읍! 끄으흐으읍……!!”
어깨에 칼을 꽂은 채,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두 눈에 눈물을 죽죽 흘리며, 나를 죽일듯이 노려보았다.
표독스럽기만 하구만, 어디가 연약하다는 거야?
저 놈 눈에 뭐가 씌였군.
뭐, 나도 메린 녀석이 귀여워 보이니까 이해 안 되는 것도 아니다.
아무튼……
이걸로 이 녀석이랑은 완전히 틀어졌구만.
다음에 또 보게 되면, 그땐 정말로 죽자사자 싸우겠지.
이젠 개인적인 원한도 품었을 테고.
그건 어쨌든, 나는 고통으로 몸을 파르르 떨고 있는 그녀에게 사과하고 싶었다.
원래 계획은 블루벨이 기절해 있는 동안, 우리는 숲으로 들어가서 왕을 만나고, 그대로 각자 갈 길 가는 거였다.
그녀가 피를 흘리는 건 계획에 없었던 것이다.
나는 그녀의 다른 쪽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
“미안해, 블루벨. 진짜 미안해. 이럴 생각은 없었어. 근데 저 놈이 도저히 안 믿어주니까 어쩔 수 없었어.
내가 미울 거야, 그렇지?괜찮아. 미워해. 어차피 적인데, 뭐.내가 좋아서 이 짓거리를 한 게 아니라는 것만 알아줘.”
“으읍…… 흐으읍……!”
안타깝지만 그녀가 뭐라고 하는지 알아들을 수 없었다.
뭐, 뒈져버리라는 둥 저주한 거겠지.
그녀의 어깨에 박은 단도를 뽑아낸 후, 나는 한숨을 쉬며 다시 앞을 보았다.
이제 놈의 얼굴은 고운 밀가루를 바른 것처럼 완전히 하얗게 질려 있었다.
그 뒤의 엘프들도 얼굴색이 변해 있기는 마찬가지였다.
나는 완전히 붉게 물든 단도를 그들에게 보여주며, 재차 물었다.
“이제 안내할 생각이 좀 드시나?”
“네놈…… 내가 반드시…… 내 손으로……! 반드시 찢어 죽여버리겠어……!!”
놈은 두 눈을 시뻘겋게 물들이고, 분한 듯이 눈물을 흘리며 나에게 복수를 선언했다.
마치 블루벨이 죽기라도 한 것처럼.
그 개소리를 듣는 순간, 속에서 화가 치밀어 솟으며 입 밖으로 터져나왔다.
“야, 이 등신 새끼야, 지금 네가 그딴 소리나 지껄일 때가 아니잖아!!
왕에게 안내하든! 아니면 네 녀석 상관에게 물어보든! 뭔가 해야 될 거 아냐!!”
아니면 그런 건 못하니, 제발 자비를 베풀어달라면서 무릎 꿇고 엎드려서 빌기라도 하든가!
자존심만 내세워서 위협하기나 하고……!
저딴 놈이 애인이라니, 이 녀석이 불쌍해 죽겠다!
“진짜 이 녀석이 죽었으면 좋겠어?! 그걸 바라는 거야?! 댁 자존심이랑 이 녀석 목숨 중에 뭐가 더 중요해?!
멋대로 인간을 들였다거나 인간을 못 쫓아냈다고 처벌받는 거랑, 이 녀석이 죽는 것! 뭐가 댁한테 더 고통스럽냐고!
하, 됐다, 이 등신 새끼야! 가서 너 새끼 상관이나 불러와!!”
“그…… 그건……!”
“왜. 못해? 그것도 못하는 말단 중의 말단이야?! 아니면 뭐, 명분이 없어? 사실 애인이 아니라 그냥 이 녀석 짝사랑하는 남자 A이고 뭐 그래?!”
“크으윽……!”
앗.
마지막 문구에서 엘프가 분한 듯이 고개를 떨구었다.
진짜 그냥 짝사랑하는 남자 A였던 거구나!
놈은 털썩 소리가 나도록 무릎을 꿇고 엎드리더니, 갑자기 바닥에 주먹질을 하며 분통을 터뜨렸다.
“미안하다, 블루벨……! 내가 힘이 부족해서…… 널……!”
“야, 이 미친 새끼야, 이 녀석 아직 안 죽었어!!”
돌겠네, 진짜.
뭐 저딴 놈이 다 있어?
아, 두통이야.
후우…… 아무튼 저 엘프가 아무 명분이 없어서 책임자를 못 부른다면, 내가 불러낼 수밖에 없다.
그럼 블루벨로는 부족해. 달리 댈 만한 게……
……볼케 백작? 그게 통할까?
아냐…….
인간 측의 사절로서 행동하기로 했으니까, 좀더 그럴싸하고 공식적인 명분을 대야지.
“……아.”
잠깐, 생각해보니 원래 방문 이유부터 대는 게 맞는 거 아냐?
먼저 이유를 대고, 그 다음에 안 통하면 이런저런 짓을 하는 게 맞는 순서잖아.
젠장, 저 놈이 얼타는 바람에 괜히 나랑 블루벨만 고생했잖아!
아오, 멍청한 귀쟁이 새끼, 나가 죽어라, 그냥!
“역시 위슨이 괜히 이상하게 생각했던 게 아니군. 근데 그건 그렇고, 어떻게 거기서 바로 고문할 생각이 나냐?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던데.”
“두 분 고향 방식이 아닐까요?”
“그래, 이 자식들아! 이게 놋지빌 방식이다!”
그래야 갑자기 습격한 고블린 무리를 잡아서, 곧바로 은신처 위치를 불게 해서 조져버릴 것이 아닌가?
발 빠르게 움직여야 기습을 할 수 있으니, 바로바로 움직이도록 습관을 들여야 하는 것이다.
참고로 이거 진짜다.
메린도 옆에서 지당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오오, 그야말로 일상이 전쟁이네요!”
“거기 사람 사는 데 맞지?”
어째서인지 감탄하는 로나와, 어처구니없는 듯이 대꾸하는 위슨.
나는 두 사람의 시선을 무시하고,다시 한번 숨을 크게 들이마신 후, 목이 터져라 소리쳤다.
“숲의 엘프들에게 고한다! 그대들의 일원이 감히 우리 인간의 왕자를 시해하려 하였으니! 그 책임을 물으러 왔다!! 그대들의 왕에게 안내하라!!
책임자 튀어나와아아!!”
나와…… 나와…… 와…….
있는 힘껏 외친 소리가 메아리치며 울려퍼졌다.
어우씨, 목 아파.
잠시 고개를 숙여 잔기침을 한 후, 다시 앞을 보았다.
짝사랑남 A를 포함한 엘프들이, 이번엔 아연한 표정을 지은 채 우리를 쳐다보고 있었다.
“책임자라, 이곳의 책임자는 단 한 명뿐이다.”
그렇게 말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싶은 순간,
“끄아아윽!!”
……눈앞에 또 다른 엘프가 엎어져 있었다.
복면으로 얼굴을 감춘 이 엘프는, 양쪽 귀를 감싸 쥔 채 바닥을 뒹굴고 있었다.
음, 굉장히 익숙한 자세인걸?
이 엘프가 기습하려는 걸 알고, 파랑새가 귀를 울려버린 모양이로군.
나는 좀처럼 일어나지 못하는 복면 엘프에게 말을 걸었다.
조금 어색한데.
“……어, 음, 댁이 책임자야?”
아니, 책임자는 아니겠구나.
용사를 죽이라는 임무를 내릴 정도인 사람이, 이렇게 직접 공격해올 리가 없지.
하, 또 허탕인가?
“끄으으으……!”
놈이 부들부들 떨며 손을 뻗어오자, 메린이 그 손을 있는 힘껏 밟아버렸다.
뿌득, 하는 소름돋는 소리가 들리면서, 놈이 한차례 크게 비명을 질렀다.
그 후, 놈은 이를 박박 갈면서 나를 매섭게 노려보았다.
“블루…벨을…… 감히……!”
“댁은 짝사랑남 B구나.”
“크으으윽……! 원통하다……! 블루벨……,이 오라비를 용서해라……!”
진짜냐…….
다들 이런 어린애 취향인 거야……?
세상에…….
그보다 오라비는 또 뭐야?
딱 봐도 친오빠는 아닌 거 같은데.
아니 이게 뭔 연애소설도 아니고, 나 참, 어이가 없네.
“어휴, 변태 새끼들.”
“으흐으읍! 읍, 으으읍!!”
블루벨이 눈을 부릅뜨며 무어라 옹알거리며 또 다시 몸부림치기 시작했다.
‘그게 무슨 뜻이야, 이 새끼야’……라는 건가?
잘 모르겠네.
붉은 피가 흐르는 블루벨의 어깨를 꽉 누르며, 고개를 갸웃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