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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는 소꿉친구 검성이 무섭다-176화 (176/475)

〈 176화 〉 172화 : “나 때는 말이야……” (2)

* * *

창문으로 미끄러져 들어온 골든로드는 바닥에 엎어진 채 꼼짝도 하지 않았다.

음, 아직 충격에서 다 헤어나오지 못한 모양이군.

뭐, 그럴 만해.

하다못해 침대 밑에 숨겨둔 일기장을 들켜도 죽을만치 부끄러울 텐데, 성 취향, 그것도 이상성욕이 까발려졌잖아.

정신이 너덜너덜해진 것도 당연하지.

“……”

그나저나 왜 아무도 저 아저씨를 돕지 않는 거지?

세 녀석 모두 골든로드를 빤히 쳐다보고만 있다.

그의 갑작스럽고 독특한 등장에 어이가 없어서 굳어버리기라도 했나…….

……하아, 역시 내가 나서야 하나.

철푸덕 엎어져 있는 골든로드에게 다가가, 그의 두 팔을 잡고 질질 끌었다.

그리고 힘없이 축 쳐진 그를 일으켜, 방금 전까지 내가 앉아 있던 자리에 앉혀주었다.

“휴우.”

그렇게 안 보이는데 은근히 무겁네…….

보기보다 근육질인가?

“차 드실 거죠?”

“……”

……반응이 없군.

그냥 줘야지.

남은 찻잔이…… 없네. 물잔을 써야겠다.

찬장에서 꺼낸 물잔에 차를 가득 따라, 골든로드의 앞에 두었다.

그리고 내 몫의 찻잔을 들고 테이블에 살짝 기대어 서서, 그를 곁눈질로 바라보았다.

“……”

호로록, 시들시들한 움직임으로 차를 한 모금 마신 후, 그는 테이블에 올려져 있는 과자를 하나 입에 넣었다.

“하…… 살겠네…….”

그러자 곧바로 생기가 돌아왔다!

아니, 뭐야, 배고파서 기운 빠졌던 거였어?

이런 젠장, 괜히 불쌍해했네!

“속이 확 풀리네. 후우, 고마워.”

“아까 드신 게 체하기라도 했어요?”

내 말에, 골든로드는 한숨을 푸욱 쉬었다.

“아니. 억지로 속이 비워져서 좀 메슥거렸거든. 자네들, 블루벨이랑 같이 움직인다고 했지?

명심해……. 블루벨이 만드는 건 뭐든 먹지 마……!”

“……”

그러고보니 아까 블루벨이 무언가 그릇을 들고 부엌에서 나가던 게 떠올랐다.

약이나 수프인가 했는데 그냥 독이었구나.

하마터면 나중에 독살당할 뻔했군.

고마워요, 골든로드!

“……근데 알면서 왜 먹은 거에요?”

“자네들이 만든 줄 알았지! 하아…… 블루벨이 만들었다는 걸 알았을 때의 그 충격……. 자네들은 상상도 못할 거야. 부디 평생 모르기를 바래.”

골든로드는 굉장히 진지한 얼굴로 축복해주었다.

창백하던 그의 얼굴에 혈색이 돌아온 걸 확인한 후, 나는 그에게 말을 걸었다.

“그래서, 엘프가 영락했다고요?”

“아, 맞아, 그 얘기하던 중이었지.”

호로록, 차를 한 모금 더 마신 후, 골든로드는 여전히 김이 오르는 물잔을 손에 쥔 채 말을 이었다.

“카엘, 자네 추측대로야. 블루벨 이후의 엘프는 모두 생식행위로 태어나고 있어. 대강 169년 전부터 그랬다고 보면 되겠네.”

“생식행위?”

메린이 무슨 뜻이냐고 묻는 듯이, 나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인간이랑 같은 방법으로 태어난다고.”

“같은 방법……? 아, 섹,”

“그래, 임마, 남녀가 몸을 섞으면 여자 뱃속에 애가 들어서서 나중에 태어난다고!”

단숨에 쏟아버린 다음, 내 몫의 차를 벌컥벌컥 들이켰다.

아, 힘들다.

진짜 방심할 수가 없군.

로나는 그런 우리를 내버려둔 채, 의아한 눈으로 골든로드를 바라보았다.

“근데 그게 영락한 거에요? 그냥 다른 생물들처럼 됐을 뿐이잖아요.”

“영락이지. 명백한 영락이고, 쇠퇴이며, 멸망이야. 로나, 자네 말대로 우리 일족은 다른 생물들…… 그래, 인간들처럼 되어가고 있어.”

블루벨 이후에 태어난 엘프들은 모두, 여자 엘프의 뱃속에서 갓난아이로 태어난다.

젖을 먹고 자라고, 두 손 두 발로 기어다니다가 좀 크면 걸음마를 배워서 걷기 시작한다.

처음엔 아무 말도 못해 울기만 하고, 시간이 조금 흐른 뒤에 뜻 모를 소리를 옹알대는 등, 완전히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되려면 몇 년의 시간이 흘러야 한다.

“사내들은 몸집이 커지고, 계집들은 가슴과 골반이 커지고, 매달 일주일 정도씩 피를 흘려.

그래, 인간들과 똑같아. 귀가 뾰족하고 오래오래 산다는 것 말고는! 인간과 전혀 다를 게 없어!”

말을 하다가 감정이 올라왔는지, 그는 흥분한 목소리로 외쳤다.

고개를 숙인 채 물잔을 꽉 쥐고 있는데, 그 두 손에 얼마나 힘을 주고 있는 건지 아예 하얗게 질려 있다.

그런 그를 바라보며, 나는 방금 전에 들은 말을 곱씹었다.

인간과 전혀 다르지 않다.

귀랑 수명 말고는 다를 게 하나도 없다.

그 의미는……

“모르겠어……?”

사백 년 가까이 살아온 엘프는 고개를 들어, 우리 일행 한 사람 한 사람을 돌아보았다.

마지막으로 나를 올려다보며, 그는 재차 물었다.

“모르겠어, 카엘……?”

“……”

떠오르는 생각은 있다. 그러나 감히 입을 열 수 없었다.

어렴풋이 떠오른 추측을 입에 담기엔, 그의 두 눈에는 너무나도 깊은 두려움이 서려 있었다.

“우린 이제 아무 능력도 없어, 카엘. 아무 권능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호소하듯이 외친 후, 그는 도로 고개를 푹 숙였다.

무언가 꾹 참는 듯이, 물잔을 쥔 그의 손이 파르르 떨렸다.

아무 권능도 없다는 게 무슨 이야기인지확실하게 확인하고 싶긴 한데……

……내 경험상, 당장은 말을 안 시키는 게 좋다.

안 그러면, 그의 입에서 여러가지가 마구 뒤섞인 채로 터져 나올 테니까.

그렇다고 가만히 내버려두기엔 언제 진정될 지 모르고…….

갑자기 꺼이꺼이 울거나 역정을 낼 수도 있으니, 섣불리 다독이는 것도 좋지 않을 거야.

……그럼 역시 이게 최고이지.

나는 테이블 중앙에 놓인 과자 소쿠리를 골든로드의 앞에 두고, 그의 어깨를 두드려주며 말했다.

“일단 드세요. 속이 비었으면 도로 채워야죠! 과자는 많으니까 맘껏 드세요. 차도 더 드시고.”

“……과자 원래 내 거잖아.”

“사소한 건 신경 쓰지 마시고. 그리고 메린이 구웠다면서요? 그럼 우리 거죠.”

“……재료는 우리집에 있던 건데?”

“사소한 건 신경 쓰지 마시라니까 그러네. 아무튼 자자, 팍팍 드세요, 팍팍.”

실실 웃으며 채근하는 나를 뚱한 눈으로 쳐다보며, 골든로드는 물잔을 기울였다.

그가 텅 빈 물잔을 내려놓자마자, 또 다시 그 안에 차를 쪼르르 따라주었다.

이걸로 세 잔째인가?

골든로드는 말없이 차를 한 모금 들이켠 후, 비로소 얼굴에 웃음을 띄웠다.

“이거 우리집에 있던 거 아니지? 바질에…… 레몬밤인가?”

“제가 자주 먹는 거에요. 그냥 차보단 훨씬 낫죠?”

두 허브 다,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혀주는 효과가 있다.

이중에서 바질은 두통을 좀 낫게 해주는데, 요즘은 거의 퍼 마시고 있다.

누구들 때문에.

“하하, 의외이네. 자네가 이렇게 허브를 잘 알고 있다니.”

“다들 아는 정도인데요, 뭘.”

대수롭지 않게 대꾸하면서슬쩍 살펴본 그의 얼굴은, 조금 전보다 훨씬, 아니 상당히 좋아져 있었다.

……이제야 진정이 된 모양이네.

역시 평정을 되찾는 데엔 뜨끈한 차가 제일이지.

문득, 나는 아직 부엌에 있는 다른 녀석들을 살펴보았다.

진작에 관심을 끊고 책 보고 있는 마법사님이 하나,

창 밖을 내다보고 있는 검사님이 하나,

그리고 여전히 자리를 지킨 채, 무언가를 기다리듯이 찻잔을 내려다보고 있는 사제님이 있었다.

……한 명이라도 적극적인 게 어디야?

조용히 한숨을 쉬며, 차를 홀짝이고 있는 골든로드에게 말을 걸었다.

“골든로드, 묻고 싶은 게 있는데요.”

“그냥 골든이라고 불러. 뭔데?”

“아까 엘프가 아무 능력이 없다고 하셨는데, 그게 무슨 뜻이죠?”

조심스럽게 묻자, 그는 흠칫 놀라더니 곧 한숨을 푹 쉬며 대답했다.

“간단해. 이제 우리 일족은 그냥 귀 뾰족하고 징그럽게 오래 사는 인간이라는 거야. 정확하게는, 블루벨 이후에 태어난 엘프들이 그렇다는 거지.”

“어어, 그럼…… 땅 위를 날듯이 뛰거나 나무를 걸어오르내리는 건 못한다는 건가요?”

“그래. 그래서 건축법이 바뀌었어.”

160년 전에 변경된 건축법…….

나무집 문에 사다리나 계단 등을 설치해야 한다는 것이었던가?

왜 그런 법이 생겼나 했는데, 이런 이유 때문이었군.

그럼……

“그럼 문제없겠네.”

창 밖을 내다보고 있던 메린이 중얼거렸다.

아무 관심 없는 것처럼 보였었는데, 제대로 듣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문제없다니? 뭐가?”

음, 설마 인간이랑 별다를 게 없으니 다 때려잡을 수 있을 거라는 소리를 하려는 건 아니겠지?

일말의 불안을 안은 채 가만히 묻자, 그녀가 창문 옆 벽에 기대며 말했다.

“인간이랑 다를 거 없으니까 붙어도,”

“역시 그 소리냐!”

솔직히 나도 조금 그런 생각을 하긴 했지만, 다른 엘프 앞에서 그런 이야기를 하면 안 되지!

돌겠네, 진짜!

다행히 골든로드는 그저 씁쓸히 웃을 뿐, 화가 난 기색은 없었다.

하아…… 바질 땡긴다…….

머리가 지끈거리는 걸 느끼며 벌컥벌컥 차를 들이켰다.

“꼭 그렇지는 않을 거에요.”

그때, 로나가 불쑥 말을 꺼냈다.

“그 엘프의 왕은 악마이니까요. 일이 쉽게 풀리진 않을 거에요.”

“어어…… 뭐?”

그녀의 말투가 너무나도 태연한 탓에, 일순 무슨 말을 들었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엘프의 왕이 뭐라고?”

“악마요.”

단호하면서 진중하게, 로나가 말을 이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저는 못 속여요. 아무리 정체를 잘 숨겼다 해도, 전투사제의 코를 속일 순 없어요.

알현실에 들어가기 전부터 냄새가 풀풀 났어요. 알현실에 들어갈 때는, 일순 숨이 막힐 정도였고요.”

……그러고보니 로나 녀석, 왕궁으로 가는 길에 잔기침을 좀 심하게 했었지.

설마 그게 그 죄의 냄새라는 것 때문이었던 건가?

“물론 냄새만으로는 악마인지 악마숭배자 같은 이단인지 알 수 없어요. 하지만 카엘 님 덕분에 정체를 알았죠.”

엄밀히 따지면 성검 덕분이지만요, 로나는 그렇게 덧붙였다.

“성검…… 그러고보니 성검이 나왔었지.”

필요할 때만 나오는 성검이 엘프의 왕 앞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악마나 그 관련자와 대치할 때 외에는 죽어도 안 나오는 게, 갑자기 불쑥 튀어나온 것이다.

가끔은 답답한 그 우직한 특성 때문에, 성검은 일종의 감별기나 다름없었다.

“역시 악마였던 건가?”

“네. 검은 피까지 흘리고 있었으니, 놈은 악마가 틀림없어요.”

알현실에서 종소리가 마구 울리던 때, 엘프의 왕이 격분하여 소리치자, 성검이 그를 향해 빛 한 덩어리를 쏘았다.

그 기습이 왕의 목숨을 끊진 못했지만, 대신 그의 뺨에 길다란 생채기를 남겼다.

……잉크처럼 검게 물든 생채기를.

로나는 찻잔을 살짝살짝 돌리며 재차 입을 열었다.

“물론 순연한 상태로 강림한 건 아닐 거에요. 그래도 어쨌든 엘프의 수장인 이상, 무슨 수작을 부릴 거에요. 어쩌면 지금 백방으로 수색하고 있겠죠. 우리가 이 숲에 있는 걸 알고 있으니까요.”

“음…… 너랑 위슨이 어제랑 오늘 마을에 다녀왔잖아. 괜찮을까?”

못 보던 애 둘이 갑자기 나타났으니, 주민들은 내심 수상하게 여겼을 것이다.

……어쩌면 생각보다 더 일찍, 그 왕을 다시 보게 될지도 모르겠어.

“걱정 마세요. 대강 둘러댔거든요.”

그런 내 불안을 달래듯이, 그녀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적어도 주민들이 저와 위슨 씨를 수상하게 보진 않을 거에요.”

“어…… 그래? 뭐라고 했길래?”

그렇게 묻자, 평소처럼 밝고 환한 웃음꽃을 만면에 피우며 로나가 대답했다.

“엄마가 가출해서 버려진 애들이요.”

“……”

“덤으로 그 엄마가 묘지기를 찾아가라고 해서, 골든 씨에게 신세지고 있다고 했죠.”

“푸흐으읍!!”

골든로드의 입에서 차가 힘차게 뿜어져 나왔다!

난데없는 봉변을 맞은 그는 세차게 기침하면서, 헤실헤실 웃는 로나의 어깨를 붙잡고 흔들기 시작했다.

“왜? 왜? 어째서 하필 그런 핑계를 댄 거야, 사람들이 오해할 거 아냐! 여자 손은 블루벨밖에 안 잡아본 총각에게 무슨 짓이야?!”

“아하하, 죄송해요~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어요~ 근데 다들 그럴 줄 알았다며 수긍하던걸요?”

“아아아아!! 그럴 줄 알았다는 건 또 뭐야, 이런 빌어처먹을!!”

골든로드는 또 다시 크게 절규하며 테이블에 엎어졌다.

그럴 만해…….

졸지에 사생아로 의심되는 두 아이를 키우는 사람이 됐으니…….

아아, 가엾어라…….

나는 엎드린 그의 등을 두드려주었다.

“그, 죄송합니다……. 저 녀석은 제가 나중에 따끔하게 혼낼 테니……”

“……카엘, 로나,”

테이블에 납작 엎드린 채, 그가 내 말을 자르며 중얼거렸다.

“……자네들, 폐하가 악마라는 건 진심으로 하는 소리지? 농담이 아닌 거지?”

“제가 농담으로 삼는 건 카엘 님뿐이에요.”

“얌마.”

바로 발끈하는 나를 보며 킥킥 웃은 후, 로나는 아까보다 한층 더 진지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저 로나, 창조주의 검 된 자로서 선포합니다. 엘프의 왕은 악마에요. 그 몸엔, 악마가 깃들어 있습니다.”

“……그래, 알았어.”

골든로드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조금 전까지 황당과 좌절로 얼룩져 있던 그의 얼굴엔, 마주하는 내가 오싹할 만큼 싸늘했다.

덤덤한 눈동자로 나를 비추며, 그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좋아, 카엘. 자네를 돕지.”

“……네?”

“끼어들지 않으려 했는데, 생각이 바뀌었어. 내 힘과 지혜, 지식, 기억…… 내 모든 걸 다해 자네를 도와주지.

그러니 카엘, 자네의 그 성검으로 폐하를 확실하게 없애줘. 일족을 망가뜨린, 그 철천지원수를……!”

낮은 목소리로 선포하는 그의 두 눈엔, 조용히 분노가 타오르고 있었다.

그 눈을 똑바로 마주하며, 나는 조용히 물었다.

“……엘프가 이렇게 된 게, 그 악마 때문이라는 건가요?”

“카엘, 수천 년 동안 변하지 않던 엘프가 고작 301년만에 완전히 무너져 내렸어. 블루스타가 태어나기 일 년 전까지만 해도 아무 변화도 없던 엘프가 말야.”

침통한 얼굴로 고개를 저은 후, 그는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댄 채 말을 이었다.

“……할아버지답게 옛날 이야기를 해줄게. 블루벨, 너에게도 들려준 적 없는 이야기야. 와서 들으렴.”

그가 말을 맺자, 조용히 문이 열리며 블루벨이 들어왔다.

그녀는 약간 샐쭉한 표정으로 골든로드를 힐끗 보며 말했다.

“방에 안 계신다 했더니…… 여기서 노닥거리고 있었군요. 괜히 찾아다녔네.”

“그래? 내가 방에 없는 걸 알자마자 바로 여기로 왔다가, 문 밖에서 몰래 듣고 있다던데. 정령들이 잘못 봤구나?”

“……흥!”

사백 년 된 엘프는, 툴툴대는 170살짜리 할머니를 보며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이윽고 그 웃음에 씁쓸한 향을 첨가하며, 골든로드가 입을 열었다.

“……아주아주 오래 전, 어느 숲의 커다란 나무 아래에서 엘프가 눈을 떴어.”

어딘지 그리운 듯한 목소리로, 그의 입술이 누구에게도 전해진 적 없는, 길고 긴 이야기를 자아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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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 짓을 할 때가 제일 재밌는 법...!

드워프 동네에서 용사님이 상상했던 완전체 메린임미다!

( / ' ▽')/

글쓴이가 금손이었다면 여러 슈퍼슈퍼한 메린을 보여드렸을 텐데..

따흐흑...ㅡ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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